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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새해 R&D 키워드 'GLP-1·방사성약·TPD'[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신약개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글로벌 R&D 트렌드로 급부상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방사성의약품,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에 개발(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GLP-1은 올 한해도 R&D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GLP-1은 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뇌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신약개발이 이어지고 있다.또 하나 R&D 트렌드로 급부상한 분야는 방사성의약품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한 화합물을 인체에 투여해 암세포에 도달한 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내보내 암조직을 파괴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 의약품은 특정 단백질을 표적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할 수 있다. 현재 전림선암, 소세포폐암, 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임상연연구가 진행 중이다.TPD 개발연구도 올해 계속된다. TPD는 세포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원하는 단백질을 특이적으로 분해시킬 수 있는 차세대 신약후보물질이다. 오름테라퓨틱 등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글로벌제약사에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GLP-1, 다양한 질환서 가능성…관심 지속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HK이노엔, 인벤티지랩, 펩트론, 디앤디파마텍 등이 GLP-1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등극한 만큼 후발주자들의 개발 열기도 뜨거운 상황이다. GLP-1 계열 주사제만 맞으면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장점에 비만치료제의 사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국내 업계 중 가장 상용화에 가까운 건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 신약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 회사는 GLP-1 타깃뿐만 아니라 디지털치료제, 섭식장애 개선 비만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주사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번 임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임상3상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사노피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가 2020년 한미약품에 반환된 신약후보물질 물질이다. 사노피는 당뇨병 치료제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었으나 경영 전략변경으로 권리를 반환했다.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형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임상에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또 한미약품은 GLP-1·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글루카곤에 동시 작용하는 비만 신약후보물질 HM15275도 개발 중이다. HM15275는 지난해 FDA로부터 임상1상 진행을 승인받았다. 현재까지 GLP-1과 GIP, 글루카곤을 동시 타깃하는 비만신약은 개발되지 않아 혁신신약(First-in-Class) 진입이 가능하다.HK이노엔은 GLP-1 계열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며 단숨에 후기 임상에 진입했다. 2024년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 도입에 성공했다.에크노글루타이드는 현재 중국에서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임상2상을 통해 중국 20개 이상 병원에서 145명의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제약업계는 기존 상용화된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가져가기 위해 장기지속형 비만 주사제도 개발하고 있다. 삭센다의 경우 1일 1회 투여,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주 1회 투여가 가능하지만 후발주자들은 월 1회 투여로 투약 기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인벤티지랩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월 1회 투여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21을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전임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IVL3021은 1개월간 안정적인 혈중 약물 방출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했다.펩트론도 장기지속형 비만치료 신약후보물질 PT403과 PT404를 보유하고 있다. 두 후보물질에는 펩트론의 독자적인 약물전달기술 스마트데포가 적용됐다. 두 후보물질은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GLP-1은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을 원활하게 하는 만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디앤디파마텍, 올릭스, 한미약품 등이 GLP-1을 MASH 신약으로 개발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MASH 신약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다국가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글루카곤, GLP-1,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기전이다.전임상에서 한미약품은 MASH 치료의 핵심 지표인 간 섬유화를 직접적으로 개선한 효능을 확인했다.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임상2상이 순항 중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MASH 신약후보물질로 지난 2020년 MSD에 기술이전됐다.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24주차 간지방 함량을 기저치 대비 72.7% 감소시켰다. 이는 대조군인 세마글루타이드가 기록한 42.3%와 차이가 나는 수치였다.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임상2상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FDA로부터 DD01의 글로벌 임상2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임상2상은 MASH를 동반한 과체중, 비만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미국 내 10여 개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DD01은 GLP-1·글루카곤 이중 수용체 작용제다. DD01은 전임상에서 경쟁력 있는 지방간,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글로벌제약사 방사성의약품 인수전…국내 업계도 대거 참전방사성의약품도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의 R&D 핫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과 치료 시장으로 구분되는데 현재까지 진단 시장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 위·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 등 방사성의약품 치료 신약들이 속속 허가되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SK바이오팜은 3대 신규 모달리티 중 하나로 방사성의약품치료제를 선정하고 3년 내 임상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은 2023년 9월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서의약품 핵심 원료인 악티늄-225(Ac-225)을 활용한 신약 연구와 임상개발과 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동아에스티 자회사 앱티스는 셀비온과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앱티스의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과 셀비온의 방사성의약품 랩 링커 기술을 활용해 위암·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방사성 동위원소 접합체(ARC)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앱티스는 강력한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Ac-225을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임상·생산·상업화 등의 분야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셀비온은 현재 임상2상에서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성의약품의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 결과, 종양 크기의 감소를 나타내는 ORR은 47.5%를 기록했다. 이는 기승인된 플루빅토의 허가 임상결과보다 높은 수치였다. 셀비온은 올해 방사성의약품 임상을 마무리하고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방사성의약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제약업계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릴리는 지난 2년 간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에만 3조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BMS 등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퓨처켐, 동아에스티 등이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나서며 기술이전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퓨처켐은 지난해 거세저항성 전이환자 대상으로 한 전립선암 치료제 FC705의 미국 임상 2a상의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FC705는 전립선암 세표 표면에 과발현하는 PSMA를 타깃하는 방사성의약품이다. 이 치료제는 PSMA 단백질에 결합하는 펩타이드에 치료용 동위원소를 도입해 암세포를 사멸한다.임상1상에서 FC705을 투여했을 때 객관적반응률(ORR), 질병통제율(DCR)이 모든 환자에게서 확인됐다. 퓨쳐켐은 미국 임상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임상2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중국과 기술이전 협상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ADC 다음은 'TPD'…신약개발 활발SK바이오팜, 유한양행, 대웅제약, 삼진제약, 오름테라퓨틱 등 여러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TPD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특히 이들은 TPD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기존 저분자 치료제가 단백질 기능을 억제했다면 TPD 신약은 질병의 원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제거하므로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내성 문제가 없다고 평가된다. 표적단백질분해 신약은 기존 저분자 화합물로는 조절할 수 없었던 80% 이상의 질병 유발 단백질을 타깃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SK바이오팜은 일찍이 이 시장에 참전의사를 드러냈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후속 약물로 TPD 신약을 점찍고 상용화까지 이어나가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유한양행도 국산신약 렉라자의 후발주자로 TPD 신약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UBX-103에 대한 임상시험 주도권과 개발·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했다.유한양행이 확보한 UBX-103은 TPD 기술 기반 전립선암 신약후보물질이다. UBX-103은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분해해 암을 치료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제약사에 TPD²® 플랫폼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R&D 능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7월 미국 바이오 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TPD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버텍스는 유전자 가위를 통해 유전자 편집 치료 치료제 엑사셀을 개발한 기업이다.또 오름테라퓨틱은 TPD를 이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개발에도 나선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TPD를 접합한 신약후보물질이다.DAC는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저분자 물질인 TPD를 이용하기 때문에 약물에 결합하는 ADC 대비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다만 TPD는 세포 내 표적 특이성이 높고 단백질 발현 감소를 유도할 수 있지만 생체 이용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개발사들은 TPD와 ADC 장점만을 꼽아 정확한 표적 특이성을 찾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TPD 작용 기전(자료=한국화학연구원). 오름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후보물질로 개발 중인 ORM-6151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ORM-6151은 항 CD33 항체 기반 GSPT1 단백질 분해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ORM-6151의 임상1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CD33은 백혈병 환자 최대 90%에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오름테라퓨틱은 단백질 분해제에 항체 약물 접합체를 결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알아본 BMS는 2023년 ORM-6151의 라이선스 인에 성공했다. 계약규모는 최대 2300억원이지만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만 1298억원를 지불했다. BMS는 TPD 접근방법을 통한 DAC 후보물질 개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대웅제약과 삼진제약은 국내 TPD 개발 기업 핀테라퓨틱스와 전략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핀테라퓨틱스는 2017년 설립된 표적단백질분해 신약개발사로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 ‘PinUS’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회사다.2025-01-07 06:20:40손형민 -
인공지능, 혁신신약 개발 넘어 경영 효율화까지 확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 인공지능(AI)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연구개발(R&D) 외에도 회사 업무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핵심은 업무의 효율화다. 복잡한 규제환경과 시장에 대응하고, 고객관리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아직 초기단계이지만 규제와 조화를 이루면 장기적으로 약물감시, 품질관리 등 업계에 AI 접목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AI 활용, 반복적인 업무 줄이고 효율은 높이고"제약업계에서 AI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신약개발이지만 마케팅 영역과 시판 후 조사, 규제 등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여기에 생성형 AI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업계에서 활용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물론 유통단계의 수요 예측까지 활용범위가 커지고 있다.가장 큰 이유는 제약바이오업계가 가진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빅파마뿐만 아니라 국내제약바이오 기업 역시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국가의 규제기관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응해야 하지만 반대로 규정의 양과 복잡성이 늘어나 한정된 인력 풀에서 이를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특히 이 과정에서 규정 준수에 걸리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규제 당국은 보고 시간을 단축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AI가 각광받고 있다.아이큐비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40~50%의 제약회사들이 AI를 활용 중으로 3분의 2의 기업들이 IT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아이큐비아 관계자는 "제약산업에서 AI 활용이 증가하는 것은 여러 구조적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매년 8000개 이상의 새로운 규제와 참고 문서가 발표되는 복잡한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AI는 이러한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객관리부터 규제, 품질까지 제약업계 영역 확장이 같은 이유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AI 시장은 오는 2029년까지 연구 및 임상(연평균 20.3% 성장) 외에도 ▲제조 및 공급망 19.7% ▲출시 및 상업화 18% ▲시판후 조사 및 환자지원 17.4% ▲기업 16.2% ▲규제 준수 18.7% 등의 분야에서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연구개발 외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분야는 고객관리다. AI는 고객과의 대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핵심 패턴을 추출하고, 이를 통해 더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AI 기반 영업 지원 시스템은 영업 활동 전후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함으로써 영업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AI 기반의 고객 인게이지먼트 플랫폼은 부서 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고객 맞춤형 접근을 가능하게 해 전반적인 고객관리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며 "AI 도구는 단순 반복적인 정보 검색과 보고 업무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줘, 보다 전략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GSK, 화이자, 로슈 등의 기업이 고객과의 접점을 위해 챗봇을 구현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지난 2019년 미국 소비자들의 산업별 챗봇 활용도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헬스케어 분야는 22%로 소매업(40%) 다음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또 전자건강기록(EHR), 환자 생성 데이터,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등 다양한 소스에서 발생하는 실제 임상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가 AI 활용의 필요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제약업계 관계자는 "AI는 약물감시 분야에서 실시간 안전성 데이터 분석과 위험 예측에 활용되고 있다"며 "품질관리 영역에서는 자동화된 모니터링과 문서 관리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결국 큰 틀에서 ▲규제 준수 및 품질관리 자동화의 고도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보편화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개인화된 서비스가 확대 ▲문서 관리 및 규제 대응의 효율화 등 4가지 항목에서 AI 도구가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AI 기술 활용 비용절감 목표 아닌 근본적인 변화 이끌 것"다만 국내 상황으로 한정했을 때 제약분야에서 AI 활용은 몇 가지 도전과제가 존재하고 있다.먼저 신약개발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및 인력확보의 문제가 존재한다. AI 기술의 정확성은 데이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상당히 부족하고, 표준화와 품질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특히 개별 기관들이 고유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어, 이를 AI 학습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헬스케어산업의 특성상 엄격한 규제와 복잡한 산업 구조로 인해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도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지속적으로 뒤쳐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대해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문서 관리, 품질관리 등 비교적 도입이 용이하고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는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데이터 공유 및 표준화, 전문 인력 양성, 규제 개선 등의 근본적인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그러나 제약업계의 AI 활용 증가가 현시점에서는 인력 재배치나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에 가깝다는 의미다.아이큐비아 관계자는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업무를 AI가 처리함으로써, 인력이 더 전략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서, 임상 설계나 등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 발전하면서 기업의 자원을 보다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단순히 기존 시스템 위에 챗봇을 얹거나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혁신이 요구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모든 부서와 계층에서 AI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부서 간 협업과 데이터 공유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2025-01-07 06:00:39황병우 -
K-신약, 상업적 성과 쏟아질까...글로벌 경쟁력 시험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경쟁력을 검증받는다.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렉라자가 미국과 유럽 시장 관문을 통과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녹십자의 혈액제제와 휴젤의 보툴리눔독소제제가 미국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미국에 내놓은 신약 제품들의 성장세도 관전포인트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국내 시장 흥행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유한양행 렉라자 미국·유럽 출격...K-항암신약 첫 글로벌 시장 도전장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렉라자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시판허가를 승인받았다.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렉라자는 지난해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승인을 받으며 국내개발 항암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렉라자의 미국과 유럽 승인은 MARIPOSA 3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렉라자·리브라반트 병용요법군은 타그리소군보다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을 3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렉라자·리브라반트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6개월 보다 길었고 반응 지속 기간(DOR)도 25.8개월로 타그리소의 16.8개월보다 9개월 더 길었다. 렉라자의 미국과 유럽시장 허가로 올해부터 현지 의료현장에서 본격적으로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 처방이 시작될 전망이다.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 1차 치료제로 권고됐다. NCCN은 암의 진단, 치료, 예후 등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이 기관은 미국 국립암센터, 연구소 등 32개 기관이 연합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전 세계 의료진들은 NCCN을 암 진료와 치료에 있어 주요 가이드라인으로 참고하고 있다.렉라자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추가 기술료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미국과 유럽 허가로 각각 기술료 6000만달러와 3000만달러를 확보했다.렉라자는 국내 시장에서도 항암신약 매출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태세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521억원으로 전년동기 164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지난해부터 렉라자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서 처방 수요가 수직상승했다. 당초 렉라자는 1, 2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투여 후 특정 유전자(T790M) 내성이 생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지난해부터 렉라자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렉라자는 국내개발 항암신약 중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렉라자 이전에 허가 받은 국내 개발 항암신약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제품도 없다.녹십자 알리글로 미국 시장 본격 판매...안정적 원료 공급처 확보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서 상업성 검증에 나선다. 녹십자는 2023년 12월 FDA로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알리글로는 혈장분획으로부터 정제된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알리글로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혈액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녹십자는 지난해 7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했다. 알리글로는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IVIG)로 신속히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다른 IVIG 약물과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해 유통과 보관이 편리하며 유통 중 변질 위험이 적다는 평가다.미국에서는 면역글로불린제제가 100개 이상의 적응증에 허가범위 초과사용(오프라벨)으로 처방되고 있어 알리글로가 추가 적응증 확장 없이도 다양한 질환에 오프라벨로 처방될 것으로 전망된다.녹십자는 작년 7월 알리글로의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 녹십자 혈액제제의 매출은 1522억원으로 전 분기 906억원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68.0% 확대됐다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로 300억원 이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녹십자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혈액원을 사들이며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1380억원을 들여 ABO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20년 미국 현지에 보유한 혈액원을 매각한지 4년 만에 새로운 혈액원을 사들였다혈액제제는 혈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특성상 원료 확보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는데 녹십자는 ABO홀딩스 인수로 안정적인 혈액 공급처를 확보했다. 녹십자가 ABO홀딩스로부터 공급받은 혈액으로 국내 오창 공장에서 알리글로를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알리글로의 미국 판매 유통 채널도 빠른 속도로 정비됐다. 녹십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유통 채널의 약 50%를 차지하는 전문약국(Specialty Pharmacy)을 통해 알리글로를 판매한다. 지난해 알리글로는 시그나 헬스케어(Cigna Healthcare),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 블루크로스 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 등 미국 내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며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했다.알리글로는 익스프레스스크립츠(ESI, Express Scripts) 등 미국 내 3대 처방급여관리업체(PBM, Pharmacy Benefit Manager)를 포함한 6곳의 의약품 구매대행사와의 계약 체결도 완료된 바 있다. 알리글로를 판매를 위한 보험사, PBM, 전문약국, 유통사에 이르는 수직통합채널의 구축이 일단락됐다.동아에스티, 첫 바이오시밀러 미국·유럽 진출...휴젤, 보툴리눔제제 미국 공략올해 동아에스티의 첫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가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출격한다.동아에스티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를 지난해 10월 FDA 허가를 받았고 작년 12월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인터루킨-12,23 저해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염증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등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이뮬도사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1년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에스티젠바이오 송도 공장 전경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2013년부터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이뮬도사의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 7월 효율적인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동아에스티로 개발과 상업화 권리가 이전됐다.동아에스티는 2021년부터 2022년 말까지 미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9개국에서 총 60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뮬도사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결과 이뮬도사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품목허가를 위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스텔라라와 동등성을 확인했다.이뮬도사의 글로벌 상업화는 인타스의 자회사 어코드 헬스케어가 담당한다. 동아에스티는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이뮬도사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인타스는 한국과 일본,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의 허가와 판매에 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인타스는 85개국 이상의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인도의 다국적 제약사다.휴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레티보가 미국 시장 판매를 시작한다. 휴젤은 지난해 3월 FDA로부터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적응증은 '중등증~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이다. 레티보는 대웅제약 나보타에 이어 국내 개발 보툴리눔독소제제 중 미국 시장에 두 번째 진출했다.휴젤은 지난해 7월 레티보 미국 초도 물량을 선적했다.당초 휴젤은 2022년 10월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2023년 4월 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 휴젤은 공정설비와 일부 데이터 등에 대한 보완 작업을 완료하고 2023년 9월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휴젤은 현지법인인 '휴젤아메리카(HUGEL AMERICA)'를 통해 세계 최대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휴젤은 지난 2018년 8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휴젤아메리카를 설립했다. 휴젤의 글로벌 파트너사인 크로마파마(CROMA-PHARMA)의 미국 자회사 크로마USA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크로마 측 잔여주식을 취득하며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레티보는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서 벗어나며 미국 판매 걸림돌을 해소한 상태다.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미국 ITC에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레티보가 자사 영업비밀과 균주를 도용했다며 휴젤과 휴젤아메리카, 크로마파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레티보가 지적재산권 침해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사례가 없다고 심결했다.SK바이오팜·한미약품·대웅제약, 미국 판매 신약 고공행진 기대감SK바이오팜,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미국 시장에 내놓은 신약의 매출 성장도 기대되는 R&D 성과다.SK바이오팜이 미국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급성장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부분발작 증상을 보이는 성인 뇌전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제품으로 SK바이오팜이 초기 개발부터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9년 11월 세노바메이트를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5월부터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분기별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단위: 억원, 자료: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는 국내기업이 개발한 신약 제품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2분기 첫 매출 21억원을 발생한 이후 매 분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11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7% 늘었다. 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매 분기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총 8402억원으로 집계됐다.세노바메이트는 현재 미국외에도 유럽과 캐나다, 아시아, 중남미 지역은 파트너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파트너사 안젤리니파마가 온투즈리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은 임상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월 동아에스티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가 한국, 러시아, 터키, 호주, 남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30개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허가·생산·판매 권리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동아에스티는 SK바이오팜에 계약금 50억원을 지급했다.SK바이오팜은 성인 대상 전신 발작 임상3상, 소아/청소년 대상 부분발작 임상3상을 통해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다.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관문을 통과한 롤론티스도 성장세가 기대된다.롤론티스는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적용 받는 암환자에게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된다. 과립구(granulocyte)를 자극해 호중구 수를 증가시키는 'G-CSF'(과립구집락자극인자) 계열로 암젠의 블록버스터 약물 뉴라스타와 유사한 작용기전을 나타낸다.한미약품은 지난 2012년 스펙트럼에 롤론티스를 기술이전했고 2021년 9월 FDA로부터 롤베돈이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받았다. 미국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3조원에 달한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4월 중추신경계·통증·염증 전문 제약사 어썰티오홀딩스에 인수됐다. 롤베돈의 작년 3분기 미국 시장 매출은 1500만 달러(약 21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7.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460만달러를 기록했다. 롤베돈은 2022년 4분기 미국에 출시된 이후 올린 누적 매출은 총 1억1030만 달러로 집계됐다.대웅제약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의 미국 판매 확장도 전망된다. 미국에서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인 나보타는 국내 개발 의약품 중 엑스코프리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에볼루스의 작년 3분기 매출은 611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000만 달러 대비 22.2%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총 1억8700만달러의 매출로 1년 전보다 32.6% 증가하며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에볼루스의 매출 대부분은 나보타 판매 실적에서 나온다. 대웅제약은 에볼루스와 지난 2013년 나보타 공급 계약을 맺었고 에볼루스는 2020년 북미 시장에 나보타를 선보였다.나보타의 미국 사용 경험 축적으로 신뢰도가 축적된 데다 2019년부터 진행한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소송이 종결된 이후 수출 실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21년 2월 메디톡스는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 미국 판매와 관련해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애브비와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메디톡스와 애브비는 미국 내에서 주보의 지속적인 판매·유통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하고 일정 금액의 대가를 받는 내용이 핵심이다.분기별 나보타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3분기 나보타의 매출 475억원을 기록했는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4.0%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수출이 80%를 상회하며 해외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다.에볼루스는 지난해 6월 스페인에 나보타를 정식 출시하며 유럽 시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나보타는 누시바라는 제품명으로 스페인을 비롯해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 진출하며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 진출 국가가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나보타는 전 세계 68개 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80여 개국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HK이노엔 케이캡 미국 시장 진출 예고...임상3상 막바지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HK이노엔은 지난 2021년 12월 미국 제약사 세벨라의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케이캡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으로 250만 달러를 수취하고, 임상·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5억3750만 달러를 추가로 수령하는 조건이다.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2022년 4월 케이캡의 임상1상시험을 완료했고 2022년 10월 미국 임상3상시험을 시작했다. 케이캡의 미국 임상시험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및 치료효과 유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테고프라잔과 PPI계열 간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2건이 진행 중이다. 비미란성식도염의 임상3상시험이 완료됐고, 미란성식도염 임상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케이캡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45개국에 기술 수출이 완료됐고 케이캡은 수출 계약 이후 현지 허가 절차를 거쳐 중국, 필리핀, 몽골,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 해외 9개국에 출시됐다.이미 케이캡은 국내 시장에서 상업성을 입증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3분기 누계 처방실적이 1422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캡은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제품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전후 상관 없이 복용이 가능한 점 등 장점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케이캡은 출시 3년째인 2021년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섰다.HLB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도 올해 미국 허가가 기대되는 약물이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VEGFR2)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다.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FDA 품목허가(NDA)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5월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CRL은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NDA를 다시 제출하라는 통지서다.HLB가 지목한 CRL 수령 원인은 캄렐리주맙 제조공정(CMC)과 바이오리서치 모니터링(BIMO) 실사 관련 문제다.FDA는 지난해 11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한 임상병원에 대한 BIMO 실사를 진행한 결과 '보완할 사항이 없다'고 판정했다. BIMO는 FDA가 신약 승인 과정에서 임상을 진행한 주요 지역(site)를 확인하는 절차다.지난해 9월 HLB의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CMC에 대한 모든 보완 업무를 마치고 간암신약 허가를 위한 재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허가를 받으면 렉라자에 이어 국내개발 항암신약 중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2025-01-06 06:20:22천승현 -
신약 개발에 녹아드는 AI…생태계 조성이 핵심[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제약·바이오산업에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신약 개발은 물론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신약 개발의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을 AI를 이용해 획기적으로 줄이는 시도가 이뤄지는 중이다.가능성과 한계를 두고 여러 시각이 교차하고 있지만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AI활용 늘리는 제약사…글로벌 시장 연평균 19% 성장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의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정의한 일련의 목표에 대해 실제 또는 가상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 ▲권장 사항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계기반 시스템이다.자동화된 방식으로 분석을 통해 모델로 추상화하고, 모델추론을 사용하여 정보 또는 조치에 대한 옵션을 공식화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최근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으며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의 기술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추세다. 제약분야에서 AI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신약개발이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의 경우 평균적으로 10~15년의 기간과 1~2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약 1만 개의 후보물질 중 1개(0.01%) 만이 신약으로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메디데이터 관계자는 "최근 신약 개발은 정밀의료로의 전환,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의 다양성 확대, RWD와 RWE 활용 증가 등 더욱 복잡하고 정교해지고 있다"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연구자들이 경험해야 하는 시행착오에 비해 개발 성공률은 더 낮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부담을 줄이고자 AI 알고리즘을 활용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이 때문에 글로벌 생명공학 분야 AI 시장은 2024년 4조7539억원(3230백만 달러)에서 연평균성장률 19.1%로 증가하여 2029년에는 11조4108억(7753백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내업계도 전통 제약사를 필두로 바이오벤처까지 자체기술 개발, 업무협약 등을 통해 신약개발에 AI를 접목 중이다.특히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AI 신약 개발 연구에 상당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어, 2029년에 1975억원(1억3420만 달러)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실제 국내 AI 활용 신약 개발 관련 과제 수는 최근 3년 사이 많이 증가한 상태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8% 증가하였고, ▲2022년 543건 ▲2023년 541건이 수행되면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AI신약개발 전방위 확대…국내 경쟁력 확대는 과제AI는 신약개발에서 특히 후보물질 발굴에 가장 많이 활용된다.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약물 후보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가상환경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해 유망한 선도 물질을 선별하는 방식이다.이와 관련해 생명공학 솔루션 기업 바이오비아는 통합 솔루션 GTD를 활용하면 후보물질 탐색 과정에 필요한 4000개 이상의 합성 화합물을 기존의 1/4 수준으로 줄이고, 선도 물질 선정 및 최적화 시간을 50% 단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특히 AI는 향후 후보물질 발굴에 그치지 않고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활발히 활용될 전망이다.현재도 업계에서는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 시험기관 선정, 자료수집 및 관리, 분석 등 다양한 단계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제약업계 관계자는 "AI를 통해 많은 과정이 디지털화, 자동화돼 이루어진다면 후보물질 선별부터 전임상시험까지 기간을 크게 단축하고, 더 낮은 비용으로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의 규제기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약에 대한 시장 수요와 환자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AI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고 밝혔다.다만 이러한 흐름과 별개로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AI 활용 신약개발의 경쟁력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 그리고 데이터 활용의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 꼽힌다. AI신약 개발지원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61.3%가 기업 내 자체 AI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88.2%가 숙련된 인력 부족과 고용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제약과 AI 두 분야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부족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국내 신약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국외는 실제 데이터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신약개발 목적으로 생산된 데이터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폐쇄된 환경에서만 관련 데이터 접근이 가능하고, 연구 외 목적으로 데이터를 구축한 사례가 많아 실제 신약개발 시 활용성이 낮은 편이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AI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국가 단위의 데이터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통합 데이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자료, 실습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 연구 지원과 같은 방안 마련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빅파마 및 메디데이터, 아이큐비와 같은 기업과 협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실제 일라이릴리, 사노피, 암젠 등 큰 기업들은 AI 신약개발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여러 타겟에 대한 후보물질의 공동개발에 나선 상태다."아직 초기 단계인 AI 활용, 규제 조화 이룬 생태계 만들어야"AI가 임상시험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제약업계는 궁극적으로 규제기관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현재 AI 신약개발은 후보물질을 비롯해 1상 및 2상에서 성공률을 높였지만, 신약개발의 최종 관문인 3상의 유효성과 안정성에 대판 평가는 보수적인 시각이 더 크다.특히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도 변화하는 임상시험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나 아직 AI 신약개발과 관련된 규제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제약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연구개발 투자, 인력의 부족 등으로 신약개발의 효율적인 진행이 더욱 중요하고, 이때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써 AI 활용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또한 국가마다 규제 기준도 다른 상태로, 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규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규제 조화를 이루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업계는 신약개발 생산성은 제약기업의 존폐에 중요한 문제로, 신약개발 효율화를 위해 AI 활용은 필연적이라고 바라보고 있다.궁극적으로는 AI기술과 데이터 중심 혁신을 활용한 신약개발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메디데이터 관계자는 "AI를 신약개발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게 하는데 필요한 통합적이고 협력적인 접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AI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기술 발전과 데이터 관리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신약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5-01-01 17:31:33황병우 -
소분 건기식...약국 실손청구 대행...의료급여 정률제 개편[데일리팜=약국경제팀] 올해 약국 관련 새로운 제도 변화도 많다. 상반기에는 개인맞춤형 소분건기식 본사업이 시작되고, 하반기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기관이 약국으로 확대된다.또 공공심야약국이 정부 운영으로 일원화되는 해다. 국비가 투입되는 만큼 내년 확대 운영을 위해서는 대국민 홍보와 활성화가 더욱 중요해졌다.17년 만에 이뤄지는 약국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금 정률제 개편도 큰 변화다. 달라지는 제도를 알아야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다.'건기식 소분사업' 전면시행...주도권 쟁탈전 시작1월 3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시행규칙 공포 시점이 1월 말 예정으로 시행 시점은 약 한 달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2020년부터 4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친 맞춤형 건기식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것이다.때문에 시범약국에 한정돼 적용되던 맞춤형 건기식 소분이 전체 약국으로 확대된다.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업 업종을 신설하고 소분·조합시설 구비, 맞춤형건강기능식품관리사 선임 등 영업자가 갖춰야 하는 요건 등을 정해 1월 3일 공포·시행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영업신고와 시설기준 등이 담긴 시행규칙이 법제심사와 총리재가가 필요해 1월 말 공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화상과 통화 이외 채팅 판매가 허용됐다. 또 맞춤형관리사 자격기준에 약사, 영양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한약사 등이 포함됐다.약사 등 맞춤형관리사가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신규 6시간, 매년 3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약국도 해당되기 때문에 공포되는 시행규칙에 따라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시범사업을 주도해 온 약사와 영양사가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의사, 한의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경쟁구도 연출은 물론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대한약사회는 단계적으로 약국 시범사업을 실시했는데, 1차에서는 12곳이, 2차에서는 489곳이 참여해 총 501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에 참여 중인 약국은 10여곳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상담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인 약국도 1~2곳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식약처는 올해 9월 기준 누적 이용자는 약 30만명으로, 687개소에서 24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며 "내년 1월까지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업의 시설기준, 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소분·조합 안전관리 및 판매기준 등 세부사항을 정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완료해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과 구매 편의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의료급여환자 약국 2% 정률제...17년 만에 정액제 개편복지부가 정액제였던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금을 정률제로 개편하면서 약국도 변화가 예상된다. 작년 7월 발표한 개편안대로라면 총 약제비가 2만5000원을 넘기면 2%(상한 5000원)를 환자가 부담하는 방안으로 변경된다.약국은 의료급여환자 2% 정률제로 개편된다. 상한액은 5000원이다.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 정액제는 지난 2007년 도입 이후 17년간 변화없이 유지돼왔다. 진료비나 약제비에 상관 없이 상급종합병원 2000원, 의원 1000원, 약국 500원으로 본인부담금이 일괄 적용됐다.정률제로 변경되면 1종 외래 본인부담률은 의원 4%, 병원·종합병원 6%, 상급종합병원 8%가 된다. 약국은 2%로 상한액을 5000원으로 뒀다.정부는 물가와 진료비 인상 등을 고려해 본인부담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결국 과도한 의료쇼핑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해 정률제 전환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또 현재 의료 이용 패턴대로라면 급여환자 91%는 본인 부담이 인상되지 않고, 실제 인상되는 환자는 약 7만 30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약국은 500원이었던 본인부담금이 최대 5000원까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정률제 전환 시 환자 저항도 예상된다.정률제 전환 발표 이후 시민단체의 개편 철회 촉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에도 보건의료노조와 참여연대, 빈곤사회연대 등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료급여환자 정률제 개악을 외친 바 있다.정부 주도 공공심야약국 일원화...전국 220곳 운영지자체별로 운영해오던 공공심야약국이 올해부터는 정부 주도로 일원화된다. 작년까지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약국과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약국이 이원화돼있었다.지난 2023년 4월 약사법 개정을 통해 공공심야약국이 법제화되면서 올해부터는 220곳이 정부 운영으로 일제히 전환된다.작년 상반기 기준 정부 지원 공공심야약국은 64곳, 지자체 지원 약국은 154곳으로 총 218곳의 공공심야약국이 운영됐다. 앞서 지자체는 약국 지정을 재정비하는 등 정부 주도 운영을 대비한 바 있다.약국 심야 운영 지원금에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이 5대5로 들어간다. 지자체에 따라 제각각이었던 시간당 지원금액도 4만원으로 통일된다. 운영 시간은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지만 지자체 상황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그동안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하던 공공심야약국 모델은 정부 지원 약국과 운영시간, 지원금에 차이가 있었다. 모범 사례로 언급되는 곳도 있기 때문에 향후 약국 지원금 상향과 운영 모델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계속될 전망이다.특히 공공심야약국은 편의점 상비약 확대 여론에 대항할 정책이라는 점에서 약사단체는 올해 활성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10월 25일부터 약국도 '실손청구 전산화' 적용오는 10월 25일부터 약국 2만5000곳과 의원 7만곳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실시된다.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을 필두로 시작됐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올해부터 약국과 의원 등까지 확대되는 것이다.'환자의 진료비 내역 뿐만 아니라 민감한 의료정보가 담긴 전자적 프로파일링된 개인 의료정보가 보험신용정보시스템(ICIS)에 누적 관리되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청구간소화를 빙자한 의료정보 축적을 통해 가입자인 국민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실시가 본격화되는 셈이다.작년 병원급과 보건소에서 시행된 실손보험청구 간소화가 올해 약국과 의원으로 확대된다.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요청하는 경우 약국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약제비 계산서와 영수증, 세부 내역서 등을 보험회사에 전송해야 한다. 전자적 형태로 전송 가능한 서류로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7조 제1항의 계산서·영수증 및 이에 준하는 서류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7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세부산정내역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에 따른 처방전 등이 포함됐다.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가입자는 2022년 말 기준 약 4000만명이고, 연간 1억건 이상의 보험금 청구가 발생 중이지만 일일이 서류를 발급받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등 청구 절차가 복잡함에 따라 청구를 포기한 금액이 연간 3000억원 내외에 달하는 등 국민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대부분의 병원이나 약국을 직접 찾아 종이 서류를 발급받고 보험설계사나 보험사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해당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창구 방문 없이', '복잡한 서류 없이' 보험청구 절차를 간편하게 하고, 그간 포기했던 소액 보험금을 보험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제도"라며 "의료이용자가 서류 발급을 위해 들였던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절감하고 서류 발급 업무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지난해 9월 말 기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총 4223곳으로 병원 733곳, 보건소 3490곳이다.2024-12-31 20:39:39약국경제팀 -
카드수수료 줄고 수가는 인상...최저임금 1만원 시대[데일리팜=약국경제팀] 새해에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약국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 반면, 수가 인상과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희소식이 기다리고 있다.또 약국 절세상품으로 꼭 챙겨야 할 노란우산공제 상한액이 인상된다. 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4가지 변화를 살펴봤다. 새로운 계약서 작성부터 납부금 증액까지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리 체크해야 할 약국 경영 이슈들이다.최저임금 1만원 시대 도래…근로계약서 새로 작성해야 올해 최저임금은 작년 9860원 보다 170원(1.7%) 오른 1만30원으로 인상돼 적용된다.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인데, 2021년 8720원, 2022년 9160원, 2023년 9620원, 2024년 9860원, 2025년 1만30원으로 최근 5년 동안 인건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약국 운영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환산하면 약국의 최저임금은 257만 7710원(월 257시간 기준)이 된다.아울러 올해부터는 2년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주52시간 근무'가 시행되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상시근로자가 5인 이상인 경우가 많은 대학병원 문전약국 등의 경우 주 5일 근무하는 경우가 많긴 하나, 주 6일 근무하는 대형약국들도 더러 있다 보니 관련한 제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환산지수 수가 2.8% 인상...3일치 조제료 6800원 올해 약국 환산지수 수가는 작년 대비 2.8% 증가했다. 3일치 약국 조제료는 올해 대비 190원 인상된 6800원이다. 91일 이상 조제료는 1만9750원에서 560원 인상된 2만310원이다.올해 약국 환산지수, 즉 상대가치점수당 단가는 102.1원으로, 성인 기준 가루약·마약류를 포함하지 않은 3일치 기본 조제료는 6800원이다.2021년 이후 처음으로 수가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상회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4년 만에 최저치다. 1일분 조제수가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약국관리료 760원(20원↑) ▲조제기본료 1660원(50원↑) ▲복약지도료 1120원(30원↑) ▲조제료 1760원(50원↑) ▲의약품관리료 660원(2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또 내복약 기준 가루약 총조제료는 하루에 6490원으로 올해 6300원 대비 190원 인상됐으며, 3일치 기준은 7580원이다.내복약을 기준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포함한 투약 일수 별 총조제료는 ▲1일분 6220원 ▲3일분 7060원 ▲5일분 7810원 ▲7일분 8640원 ▲10일분 9510원 ▲15일분 1만1480원 ▲26~30일분 1만4230원 ▲51~60일분 1만8690원 ▲81~90일분 2만60원 ▲91일 이상 2만570원으로 각각 인상 적용된다.대한약사회는 "주요 변경 내용은 팜IT3000 및 PM+20에 업데이트 돼 2025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2월부터 카드수수료 인하...연 매출 10억 이하는 0.1%p 줄어약국 카드수수료가 내달 14일부터 연 매출 구간에 따라 차등 인하될 예정이다.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이 변경되면서 연 평균 2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부담이 줄어든다.매출 구간별 인하폭은 ▲3억원 이하 0.5%→0.4%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1%→1%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는 1.25%에서 1.15%로 줄어든다.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약국은 1.5%에서 1.45%로 수수료가 감소한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이 2월 중 인하 적용된다.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 우대수수료율은 매출 구분 없이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0.1%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우대수수료율 인하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3000억 규모다.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인하에 들어가는 비용 산정 주기가 길어졌다. 금융당국은 우대 수수료율 인하에 사용되는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6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다만 대내외 경제여건과 소상공인과 카드사의 경영 상황을 통해 재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재산정하기로 했다.약국 절세 필수상품 ‘노란우산공제’ 한도 상향 올해부터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 한도가 상향된다. 기존 연 500만원이었던 최대 한도가 600만원으로 올라간다.세부적으로는 ▲4000만원 이하 사업 소득자는 5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4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는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각 100만원씩 인상된다. 1억원 초과 사업소득자의 공제한도 200만원은 그대로 유지된다. 공제한도 상향은 이달 납입분부터 적용된다.노란우산공제 한도가 최대 5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증가한다. 노란우산공제는 연 매출 50억원 이하 약국이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공제 세율이 높아 약국 필수 절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5월 말 기준 약국 1만 9057곳이 가입했다.전문직 중 의사가 5만 542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약사 1만 9057건, 건축사 9597건, 세무사 4573건, 수의사 2508건, 법무사 2479, 변호사 2187건, 회계사 578건, 변리사 421건 등의 순이었다.납입 한도를 확인하고 부족한 공제액은 추가 납입을 하면 세제 혜택을 최대로 늘릴 수 있다.노란우산공제 무이자 대출도 사유도 확대돼 필요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작년 질병과 상해, 재해, 파산 등의 이유로만 가능했던 무이자 대출 사유에 ‘출산’이 포함됐다.2024-12-31 18:13:22약국경제팀 -
'IPO 도전장'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의 각양각색 매력[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기술특례 제도 도입 이래 올해 가장 많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내년에도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기술수출 빅딜 2건 오름테라퓨틱, 내년 기술특례 바이오 첫 주자 노크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2025년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첫 바이오 기업이 될 전망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7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2월 4~5일 이틀간 일반청약을 실시, 내년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2016년 설립한 오름테라퓨틱은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활용한 표적단백질접합체(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TPD는 표적 단백질 자체를 분해·제거해 질병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의 차세대 신약 플랫폼이다.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 2건을 연이어 성사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에 총 계약금 1억8000만달러 규모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이어 올 7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도 TPD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오름테라퓨틱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21~2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까지 마쳤으나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했다.오름테라퓨틱은 몸값을 낮춰 IPO를 재추진한다. 당초 오름테라퓨틱은 총 3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공모 주식 수를 250만주로 줄였다. 희망 공모가 밴드 역시 이전보다 20%가량 낮췄다. 바이오 업종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공모가를 낮춰 IPO를 완주하겠다는 구상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역시 내년 상반기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 2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심을 청구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7월 12일 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초격차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첫 주자로 도전장을 내민다. 초격차 기술특례는 금융당국이 작년 신설한 제도로, 딥테크·딥사이언스 등 국가 차원에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중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성 평가를 허용한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 기관 한 곳에서만 A 등급을 받아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할 수 있다.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8년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장기부족 현실을 타개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접미사 '유사한(oid)'의 합성어다. 줄기세포나 장기기반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구조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다. 작년 말 기준 차바이오텍이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다.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플랫폼을 상용화하면서 매출 기반을 만들고 있다. 2022년 말 공간 생물학 기반 유전자 분석 플랫폼 '오디세이'를 내놓은 데 이어 작년 연구자 대상 오가노이드 배양 서비스 '오가노이즈'를 출시했다.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약물평가 플랫폼 'ADIO'도 판매 중이다.이를 기반으로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2021년 3억원 수준이었던 연결 기준 매출이 지난해 1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다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아직 적자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적자 106억원에서 적자 폭이 소폭 감소했다.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공모 예정 주식 120만주를 포함해 총 649만4950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 구조는 100% 신주 모집이다. IPO로 모집한 금액은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확장을 꾀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인투셀·제노스코 등 투자자 관심↑ 벤처 상장 대기…시장 침체 우려도이외 올해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6곳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가 IPO를 대기 중이다. ▲인투셀 ▲이뮨온시아 ▲제노스코 ▲지씨지놈 ▲프로티나 ▲지에프씨생명과학 등이다. 바이오 업계 주목을 받은 신약개발사들이 대거 출격을 앞뒀다.인투셀은 올 8월 예심 청구서를 접수했다. 인투셀은 2015년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 박사를 취득한 바이오 전문가다. LG생명과학 기술연구원 출신으로 리가켐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ADC 플랫폼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하다.인투셀은 자체개발 ADC 링커 플랫폼 '오파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B7-H3'을 개발 중이다. 인투셀은 작년 초 스위스 ADC테라퓨틱스에 자사 플랫폼을 기술수출한 데 이어 같은 해 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국내 첫 신약개발 파트너사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이뮨온시아와 제노스코 역시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이 높은 바이오벤처다. 면역항암제 전문 개발사 이뮨온시아는 2016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가 설립한 합작사다. 지난해 말 유한양행이 소렌토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67%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뮨온시아는 올 4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뒤 10월 예심 청구서를 냈다.제노스코는 지난 10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심을 청구했다. 제노스코는 국산 31호 신약이자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의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2010년 초 모회사 오스코텍과 함께 후보물질을 개발해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했다.제노스코는 지난 4월 전문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모두 A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제까지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AA·AA)을 획득한 신약개발사는 제노스코가 유일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으로 범위를 넓혀도 업체는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루닛 한 곳뿐이다.녹십자그룹의 유전체 분석 계열사 지씨지놈도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 예정 주식 294만4445주를 포함해 총 2250만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앞서 지씨지놈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지씨지놈은 2013년 7월 설립한 비상장사다. 임상 유전체 검사를 기반으로 질병 진단과 예측하고 나아가 환자 맞춤형 의료를 실현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6월 말 기준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가 각각 12.44%와 25.57% 지분을 보유했다.지씨지놈은 비침습적 산전검사를 포함한 산과검사, 암 및 희귀질환 유전자 검사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약 900여개 병·의원 및 검진 기관에 300종 이상의 분자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진출 국가는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19개국에 달한다.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작년 매출액은 273억원으로 전년 241억원보다 약 13% 성장했다. 2019년 122억원, 2020년 136억원, 2021년 185억원 등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액체생검 방식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을 예측하는 '가던트 리빌'과 개인 비타민 대사 능력을 검사하는 '비타민 진스케치' 등을 속속 출시, 외형 확장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단백질 간 상호작용(PPI) 빅데이터 분석 업체 프로티나와 바이오 소재 전문 업체 지에프씨생명과학도 이달 예심을 신청했다. 프로티나는 2015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로 자사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돕는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엑소좀 기술 기반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153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올렸다.올 한 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는 3곳이다. 항체 신약개발 업체 노벨티노빌리티, 뇌 질환 영상 AI 솔루션 업체 뉴로핏, 약효지속성 의약품 개발 업체 지투지바이오가 기술성 평가를 통과, IPO의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노벨티노빌리티와 지투지바이오는 각각 A·A 등급을, 뉴로핏은 A·BBB 등급을 받았다.다만 금융당국 상장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 국내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한 환율 급등 등 불안정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우호적인 IPO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면 대기주자들의 IPO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2024-12-31 06:20:42차지현 -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논의는 시작...시행은 불투명[데일리팜=이탁순 기자] 2024년은 제약업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통한 약가인하 추진을 본격화한 해다. 2023년 11월부터 시작한 관련 민·관 간담회는 지난 7월까지 10차례나 진행됐다.제약업계는 정부 측과 만나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의 부당성과 시행시기의 부적절을 지속적으로 어필했지만, 정부의 시행의지를 꺽기엔 부족했다.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약가제도가 다르고, 특히 우리나라와 비교하려는 8개 국가는 신약 산업이 발달해 제네릭 약가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며 "환율 폭등과 내수 부진, 전공의 이탈로 의약품 경기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 비판했다.7월 10차 간담회 종료 이후 정부는 시행계획 마련에 몰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2024년 계획 공고, 2025년 재평가 시작 일정은 확고했다.하지만 초유의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향방도 오리무중이다.전 정부부터 계획안 마련…재정절감 차원 적극 추진사실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계획이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4월 발표한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도 나와 있다. 당시 계획안에서는 약제군별(만성질환, 노인성 질환 등)로 약가 수준을 해외와 비교해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정부는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건강보험에서 약품비 비중은 23~24%를 유지하고 있지만, 약제비는 매년 1조원 이상 폭등하며 건보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고가신약의 등장으로 건강보험에서 신약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를 타개할 절감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윤석열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연스레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허 만료 의약품 가운데 만성질환 치료제의 가격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 재정 절감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그러다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가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외국조정평균가 산출 대상국가를 추가하면서 부터다. 심평원은 기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A7 국가에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하는 방안을 내놨다.그러자 제약업계가 크게 반대했다. 호주의 경우 수입 위주의 제약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제네릭 약가가 낮기로 유명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주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대상국으로서 선정된다면 국내 제네릭 약가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심평원은 제약업계의 의견을 토대로 호주는 제외하고, 캐나다만 참조국에 추가했다. 제약업계의 우려처럼 외국조정평균가 산출 대상국가 추가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의 서막이었다.호주, 캐나다 공적급여 비교 논란…복지부 결정 안개속정부는 작년 11월부터 제약업계와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관련 간담회를 실시했다. 지난 7월 마지막 간담회까지 10차례 만남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업계는 만날 때마다 수용 불가 입장을 굳히지 않았다. 제도와 환경이 다른 국가와 약가를 직접 비교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용량-약가 연동제도 등 여러 사후관리 제도가 있는 데다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 다른 제도와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의지는 강력했고, 마지막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안이 제시됐다.당시 알려진 정부안에 따르면 1년차에는 위장관용약(2043품목), 고혈압치료제(2268품목), 항생제(2156품목)가 재평가 대상이다.2년차에는 고지혈증치료제, 호흡기계용약, 정신신경계용약, 당뇨병용약, 근골격계질환치료제가, 3년차에는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용약, 진통제, 비뇨생식기관용제, 항혈전제, 피부질환용제, 항암제, 기타 17개 효능군이 재평가 대상이다.지난 7월 정부가 간담회 자리에서 밝힌 일부 재평가 계획안 조정기준 금액은 A8국가의 절사 평균가로, 최고·최저 제외한 조정평균가이다. 외국 약가 조정 가격 산출은 해당 국가에서 공적으로 급여되거나 이에 준해 급여되는 가격이 기준이 된다.제약업계는 이 가운데 공적 급여를 문제 삼았다. 독일이나 캐나다의 경우 참조가격제도가 시행되는 국가로 공적 급여 가격이 상당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참조가격제는 일정 이하 가격의 제네릭약제만 급여 등재된다.이에 제약사들은 독일과 캐나다를 제외한 미국, 일본, 영국,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만 비교 대상으로 삼자고 건의했다.또한 약가인하의 50%를 감면하는 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고려한 내용이다.지난 7월 마지막 간담회 이후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 마련에 돌입했다. 계획안은 연내 공고하고, 내년 시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하지만 계획안 공고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12월초 갑자기 터진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안까지 통과되면서 정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더구나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치솟으면서 우리나라 기업 경제의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의약품 원료의 75%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로 원가 부담을 더 크게 만드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결국 27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도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계획안'은 담겨 있지 않았다. 비상시국인 만큼 정부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진행이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2차 종합계획에도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 방안'이 담긴 만큼 어느 정부든 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2024-12-27 15:46:52이탁순 -
심사기간 4년새 '55→115일'...높아진 기술특례 상장 문턱[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에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상장 문턱은 높았다. 올 한 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15영업일이다. 한국거래소 규정 45영업일을 훌쩍 뛰어넘는다.특히 금융당국은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신약개발사들은 거래소 예심을 통과한 이후에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차례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다. 기술특례 제도 도입 이래 신규 상장한 신약개발사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거래소 예심 기한 45영업일 지킨 곳 '0'…최장 심사 약 9개월 소요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7개사가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14.8영업일이다. 기업들이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실제 심사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평균 약 5.7개월이 소요됐다.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상 상장 예심 기한은 45영업일이다. 거래소는 상장 예심 청구서가 접수되면 45영업일 내 승인 여부 결과를 통보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는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사안은 아니다. 거래소가 형식적 또는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 추가 심사가 필요할 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술성장 기업 중 45영업일 내 예심 결과를 받아들인 곳은 전무했다. 신규 상장 기업의 70% 이상이 예심 청구 후 결과를 받기까지 100영업일을 넘겼다. 예심에 가장 짧은 기간이 소요된 쓰리빌리언의 심사 기간조차 60영업일을 초과했다.올해 예심 기간이 가장 길었던 곳은 이엔셀이다. 이엔셀의 심사 기간은 175영업일로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고 실제 결과를 받기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이어 온코크로스가 171영업일, 아이빔테크놀로지가 151영업일, 디앤디파마텍이 147영업일, 씨어스테크놀로지 146 영업일 순으로 심사 기간이 길었다.거래소의 심사 기간이 길어진 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부터다. 2020년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7곳의 평균 예심 기간은 54.8영업일이었다. 2021년까지만해도 평균 심사 기간은 64.8영업일이었는데 이듬해부터 심사 기간이 대폭 늘었다. 2022년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8곳의 평균 심사 기간은 93.1영업일로 집계됐다.작년 거래소 상장 심사는 작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9곳의 평균 예심 기간은 120.8영업일로 조사됐다. 거래소가 특별심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올해 평균 심사 기간이 조금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예심 기간은 거래소가 규정한 45영업일을 훌쩍 뛰어넘는다.IPO 정정신고서 제출 건수↑, 금감원 공식 정정 요구 사례도 증가금감원의 예비 상장사에 대한 심사 역시 한층 까다로워졌다. 금감원의 IPO 정정신고서 요청 건수가 증가했다.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7개사의 평균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는 2.6회였다. 전체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3차례 이상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졌다.올해 신규 상장 업체 중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하스로 총 5번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디앤디파마텍이 증권신고서를 4번 정정했다. 정정 신고서를 3번 제출한 곳은 7곳으로 라메디텍,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이엔셀, 셀비온, 에이치이엠파마, 온코닉테라퓨틱스, 파인메딕스 등이 해당한다.금감원이 심사 강도를 높인 시점 역시 2021께다.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평균 IPO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는 ▲2021년 1.3회 ▲2022년 1.9회 ▲2023년 2.3회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는 3차례 이상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었다. 금감원은 올해 디앤디파마텍, 이엔셀, 에이치이엠파마,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공시를 냈다.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 기존 신고서의 효력은 정지된다. 통상 정정 공시는 금감원이 발행사와 상장 주관사에 자진 정정 방식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금감원의 정정 요구 공시는 일 년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불확실성 큰 신약개발사에 더욱 깐깐…신약개발사 비중 역대 최저특히 금감원은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분위기다. 신약개발 기업은 업종 특성상 매출 등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데 따라 기술수출의 질이나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파두 사태와 연이은 임상 실패 등으로 인해 바이오 섹터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실적이 실제 달성가능한지를 보겠다는 의미다.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은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같은 기조가 잘 드러난다. 먼저 올해 상장을 추진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순수하게 신약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디앤디파마텍, 온코닉테라퓨틱스, 오름테라퓨틱 3곳은 모두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기업들은 정정 신고서에서 기술수출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임상 중 부작용 발생 내용 등을 추가했다.정정 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예비 상장 기업의 신약 사업 비중이 축소되는 사례도 존재했다. 온코크로스는 정정신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자체 신약개발보다 AI 신약개발 플랫폼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전략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신약개발은 리스크가 큰 사업인 만큼 단기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다.이엔셀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장 전 기업설명회(IR)를 할 때 신약개발 사업의 비중은 줄이고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중심으로 설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회사의 주요 사업모델인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와 세포유전차 치료제 신약개발 중 CDMO 사업에 초점을 맞추라는 게 당국의 요청이었다.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IPO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추정 실적을 실제로 달성하지 못할 경우 보유 주식 일부를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하는 확약을 설정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기술특례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신약개발사 비중도 쪼그라들었다. 올해 신규 상장한 업체 17곳 중 순수 신약개발사는 디앤디파마텍과 온코닉테라퓨틱스 단 2곳에 불과하다. 연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최대어로 손꼽혔던 오름테라퓨틱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전체 상장 업체 중 신약개발사 비중이 12%로 줄었다.2005년 기술특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올해는 코스닥 시장에 신규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수가 가장 많은 해였다. 그러나 순수 신약개발사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9곳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했는데 이 중 4곳이 신약개발사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라티스, 큐로셀,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이다.올해와 상장 건수가 동일했던 2020년의 경우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신약개발사 비중이 35%를 차지했다. 신규 상장 업체 17곳 중 6곳이 신약개발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곳이었다. 당시 네오이뮨텍, 큐라클, 바이젠셀, 에이비온, 차백신연구소, 툴젠 등의 신약개발 업체가 코스닥에 입성했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기술성 평가 과정에서도 신약개발사에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데다 예심이 통과된 이후에도 금감원이 과거보다 철저하게 증권신고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증권신고서 기재 정정으로 일정이 연기되면 큰 사고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IPO 증권신고서 정정이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 상황"이라면서 "예심에도 오랜 기간이 걸리고 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치면서 상장이 지연되는 기간도 늘어났다"고 했다.2024-12-27 06:20:05차지현 -
22대 국회 '의대약소'…입법심사 직·간접 영향[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올해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는 이례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선포한 가운데 치러진 총선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8명이나 당선되면서 보건의약계 시선을 집중시켰다.이와 대조적으로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약사 출신 국회의원은 단 1명으로, 4명의 약사 의원이 활동했던 21대 국회와 명암을 달리했다.특히 22대 당선된 의사 국회의원 8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명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되면서 국내 보건의료 분야 입법 활동에 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27일 기준 22대 국회에서 활동중인 보건의료인 출신 의원은 의사 8명, 치과의사 1명, 약사 1명, 간호사 2명으로 총 12명이다여야 비례대표 명단…의·약사 당선 명암 갈라의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윤, 차지호 의원과 국민의힘 서명옥, 안철수, 인요한, 한지아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국회 입성했다.치과의사는 민주당 전현희 의원, 약사 민주당 서영석 의원, 간호사 민주당 이수진, 진보당 전종덕 의원이 당선됐다.이 중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중인 의원은 김윤, 서명옥, 한지아, 김선민, 이주영, 서영석, 이수진 의원으로 총 7명이다.국회의원의 출신 직능은 중요하다. 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직능에 대한 규제·진흥 입법이 발의되거나 정부 행정 등이 예고·시행됐을 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스스로 법을 발의할 수 있는 헌법기관인데다, 재선을 위해서는 지역구나 비례 직능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는 입법 활동에 매진할 수 밖에 없다.의사나 약사가 원하는 법안을 발의, 통과시키거나 원하지 않는 법안을 지연, 저지할 수 있는 만큼 출신 성분은 중요하다.22대 국회는 역대 최다인 8명의 의사 국회의원이 배출됐는데, 의사 당선인이 많았던 배경에는 비례대표 제도 영향이 컸다.8명 중 5명인 김윤, 인요한, 한지아, 김선민, 이주영 의원이 비례로 국회 입성했다.반면 약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민주당의 경우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발표 명단에 보건의료인은 김윤 의원이 유일했고,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약사를 포함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약사 국회의원 배출이 줄어 들었다.야당인 민주당에서 4명의 약사가 지역구 출마했지만, 21대 당선됐던 서영석 의원만이 재선에 성공하며 유일한 약사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이다.4명의 약사(김상희·전혜숙·서영석·서정숙)가 21대 국회에 포진했던 것과 견주면 입법부에서 약사 목소리를 직접 낼 수 있는 역량이 4분의 1로 쪼그라든 셈이다. '의대약소' 구도, 향후 쟁점 입법 심사 때 영향의사 5명, 약사 1명이 보건복지위원회에 포진한 점은 추후 의·약사 입장차이가 큰 입법안 심사 때 법안 통과 여부나 심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22대 국회 개원 후 약 7개월 동안 직능갈등이 첨예한 입법안이 심사대에 오르지 않으면서 의사가 많고 약사가 1명뿐인 일명 '의대약소' 국면이 윤곽을 드러낼 일이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의사 국회의원과 약사 국회의원이 법안 통과를 놓고 직능 파워게임을 벌이는 풍경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특히 올해같은 경우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정책 추진으로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고 의료공백 사태가 촉발되면서 의약사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으르렁거릴만한 입법이 심사될 확률이 낮았다.되레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야 민주당으로 나뉘어 정당에 따른 충돌이 반복됐다.복지위가 지난 6월 의대증원 정책 문제점과 의료공백 사태 해결책 모색을 위해 개최한 '의료계 비상 상황 청문회'와 두 달 뒤인 8월 복지위·교육위가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타깃으로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윤 대통령 의대증원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게 대표적이다.하지만 내년부터는 조금 다른 복지위 환경이 구축될 공산이 크다.먼저 비대면진료 제도화 입법이 화두에 오를 경우 의료계는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을 환자에게 배송하는 정책까지 법제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특히 약국의 처방약 대체조제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고 의사를 향한 약사 사후통보 방식을 전화나 팩스 등을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는 법안은 의사와 약사가 오랜기간 극한대치해 온 법안이다.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은 정당을 넘어 의사와 약사 출신 의원이 서로 다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복지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아울러 국가필수약과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해 성분명 처방을 권고하고, 시판허가 때 성분명을 기재한 제품명을 쓰도록 독려하는 법안도 국회 제출된 상태라 입법심사 때 의·약사 충돌이 전망된다.다만 해당 법안은 의사 출신인 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했다는 점에서 의사와 약사가 편이 나뉘어 다투는 국면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여야 정치권 내 혼란이 커진 것은 내년 국회 의정활동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이미 여야가 윤 대통령 탄핵안 의결 후 나머지 특검법 등을 놓고 다면적으로 줄다리기 중인데다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안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또는 임기단축 대선 등 여러가지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2024-12-26 15:54:49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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