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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무상급식에서 시작한 복지 논쟁이 새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1월 초 민주당이 자신들의 건강보험 대개혁 정책에 ‘무상의료’라는 이름을 붙여 당론으로 채택함으로써 보건의료 분야도 복지 논쟁의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이미 2010년부터 ‘건강보험 하나로’라는 건강보험 개혁운동이 큰 반향을 얻으며 진행되고 있었지만 복지 논쟁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지는 않았었는데, 민주당이 ‘무상의료’를 내세우고 이를 당론으로 채택함으로써 ‘무상급식’과 더불어 핵심적인 논쟁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이렇게 볼 때 정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 아닌 표어가 이번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아무래도 ‘무상의료’라는 용어를 ‘빨갱이’나 ‘북한’이라는 단어와 연결시켜 왔던 지난 냉전시대의 나쁜 영향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의 낡은 이데올로기가 미래를 향한 진지한 논의를 가로막고 있는 셈인데, 무상의료가 대한민국 건국정신이었다는 사실을 볼 때 이런 낡은 논쟁은 무의미하다.임시정부는 1941년 건국강령을 발표했는데, 3장(건국) 7은 “工人(공인)과 農人(농인)의 免費(면비) 醫療(의료)를 普施(보시)하여 疾病消滅(질병소멸)과 健康保障(건강보장)을 勵行(여행)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무상의료 실시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을 위해 싸웠던 모든 이들의 희망이었고, 대한민국 건국이념 중 하나였다.낡은 생각은 떨쳐버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내용을 이야기 해 보자.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바꾸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우리 보건의료체계는 민간 의료 기관 위주의 의료 서비스 공급, 낭비를 유발하는 진료비 지불제도, 50% 수준의 보장성 등 여러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이 문제들은 결국 하나의 결과 즉, 질병에 대한 과도한 개인 부담과 제도의 위기로 귀결된다.질병이 불러일으키는 개인과 가정의 파국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고, 건강보험과 의료제도의 파국도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무상의료는 이처럼 당면한 파국을 막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대안이다.민주당이 발표한 무상의료 정책도 우리 건강보험과 보건의료체계의 위기에 대한 대답이라 할 수 있다. 이 정책에는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 ‘간병ㆍ상병 등의 비용을 급여대상에 포함’, ‘저소득층 보험료 면제’ 등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과 ‘포괄수가제(입원)’, ‘주치의제도(외래)’, ‘총액계약제 도입’ 등 진료비 지불제도를 개편하는 정책, ‘지역별 병상총량제’, ‘부실 병원 퇴출 제도’, ‘지방의 공공의료기관 설립’ 등 의료 서비스 공급체계를 개편하는 정책 등 다양한 방안들을 포함하고 있다.기존에 진보정당들이나 시민사회에서 나왔던 무상의료 정책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의료체계 개편을 지향하고 있다.무상의료에 대한 반론은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는 것이다. 무상의료를 실시하면 한나라당 주장처럼 30조라는 터무니없는 비용은 아니더라도 당연히 지금보다는 더 많은 비용을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내야한다. 그러나 이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난 것이 아니다.이미 환자가 내고 있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비용을 건강보험공단과 정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국민의료비 차원에서는 차이가 없다. 물론 건강보험료가 좀 더(평균 2~3만원) 올라갈 수도 있다. 그 대신에 가구당 월 평균 17~27만원을 부담하는 민간의료보험비를 줄일 수 있으니 국민들에게는(물론 부자들에게도) 더 좋다고 할 수 있다.본인부담이 없어지면서 의료이용이 증가하고 의료비도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의료이용 증가는 그동안 의료를 이용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본인부담 때문에 의료를 이용하지 못했던 미충족 의료(unmet need)가 대부분일 것이다.이외에 나타날 수 있는 과잉진료와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억제하는 것은 주치의제도와 총액계약제 등으로 해소할 수 있다.당장의 부담이 싫어서 무상의료와 같은 정책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지금처럼 ‘먼저 가져가는 놈이 임자’라는 식의 낭비적인 지출을 계속 방치한다면 건강보험의 재정 파탄이 곧 닥쳐올 것이다.건강보험 급여지출은 2020년에 61조 1천억, 2030년에 98조 7천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건강보험 중& 8228;장기 재정전망과 정책과제. 2007. 건강보험공단) 2007년 61.3조로 GDP 대비 6.3% 규모였던 국민의료비도 2020년에는 253.2조로 GDP 대비 10.8%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다. 지금 대책을 만들고 시행하지 않는다면 보장성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채 보험료만 퍼주고, 개인이 부담하는 치료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판인 것이다.그렇다면 무상의료의 반대편에 있는 대안인 시장의료를 도입한다면 어떨까? 시장의료는 미국의 사례가 거의 유일한데, 이는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결론이 났다. 어떤 보험혜택도 받지 못하는 인구가 5천만에 이르고 결국 GM을 비롯한 자동차 빅 3의 파산 등 국가 산업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원인 중 하나가 의료를 시장에 맡긴 정책이었다. 국민들의 건강 보장에 실패한 것은 물론이고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 시장의료정책이다.결국 무상의료라는 이름을 쓰던 안 쓰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낭비적인 의료비 지출 통제, 합리적인 의료제공체계 구축은 파국을 피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질병 치료비용을 개인에게 맡기지 말고 사회가 연대해서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런 측면에서 그간 이러한 정책들에 소극적이고 때론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이 시대적인 요구를 받아 안아 당론으로 채택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진전이다.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단지 정부 문서 위에 존재하는 숫자가 아니고, 건강보험 재정파탄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낡은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미봉책으로 현실을 외면해서는 닥쳐오는 파국을 면할 길이 없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맞이한 위기를 인정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진진하게 모색해야 한다.덧붙임 1대부분의 사람이 세금 많이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세금 없이 이 나라가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땅 파고 메우기 같은 쓸데없는 곳에 세금을 낭비하지 않을 정부라면, 아이들과 나이든 어르신들 밥 굶기지 않기 위해서 세금을 쓴다면, 아파도 치료 못 받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에 세금을 쓴다면, 살만한 사회를 만드는 데 세금을 쓴다면, 그런 정부라면 기꺼이 세금을 더 낼 수 있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덧붙임 2복지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듯이 부자이기 때문에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를 받을 자격이 없다면, 부자들은 경찰의 보호를 받을 자격도 군대의 보호를 받을 자격도 없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의무교육이라는 혜택을 받을 이유도 여러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자격도 없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을 허용할 이유도 없고, 국민연금에 받아줄 이유도 없다. 단지 부자이기 때문에. 정말 그런가? 부자들은 누구보다도 더 많은 세금을 낸다.한나라당의 주장을 100% 반영하자면 그들 덕분에 한국 경제가 성장했고 또 성장할 거다. 그들 덕분에 일자리도 생기고, 서민과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 산다. 왜 부자들에게 자격이 없다는 것인가? 그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을 뿐이다. 부자들도 국가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2011-01-20 08:45:23데일리팜 -
'100명의 이행명 사장'이 필요하다중견 제약회사인 명인제약이 일간신문 1면 광고에 한국제약산업의 염원을 담은 광고를 실어 제약업계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 이행명 사장은 자사 이가탄 광고한켠에 '제약산업 일류 국가 실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 선진국 수준의 R&D투자, GMP 국제화 및 수출 활성화로 더 사랑받겠습니다'라는 문구를 한국제약협회 이름으로 게재했다.빨깐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주목을 끈 '광고안 산업 PR 문구'는 제약산업계가 언론 등으로부터 온통 리베이트 온상처럼 그려졌을 때 그토록 하고 싶었던 '제약인들의 속 마음'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약산업계가 일언반구 못하고 범죄인 단체처럼 몰렸을 때 '협회 차원에서 산업계의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시킬 수 있는 공익 광고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업계 내부 공론은 들끓었으나, 정작 실천하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실제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리베이트 쌍벌제 등 과거 구습과 단절하는 과정에서 폄하된 국내 제약산업계지만 내면적으로는 자국민에게 직접 만든 약을 먹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세계 일류기업과 맞서 신약을 개발하는 등 긍정적으로 칭찬받을 수 있는 신통한 구석도 꽤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제 '이행명 사장의 스마트한 도발'은 일과성 이벤트를 넘어 모든 제약회사로 확산되어야 마땅하다. 제약회사들은 산업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이 결국에는 스스로를 돕는 일임을 되새기고 자사 광고 한켠을 흔쾌히 비워야 한다. 그야말로 숟가락 하나 더 올리는 행위가 자기를 돕고, 서로를 돕는 건전한 기부행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라는 명 광고 카피를 직접 쓴 이 사장의 새로운 시도가 확산, 승화되기를 기대한다.2011-01-20 06:30:5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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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슈퍼판매 '포퓰리즘'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이 뜨겁다. 경제부처와 소비자원이 나섰고, 일부 민간단체는 국민 대표성을 자임하기도 한다.국회입법조사처는 점잖게 영국식 절충안을 내놨고, 정치인들은 지역민인 약사들에게 '립서비스'하기 바쁘다.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은 국민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쉽게 '포퓰리즘'에 경도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포퓰리즘'이 시쳇말로 먹히지 못한 이유는 뭘까.이를두고 정치권이나 정부일각에서는 약사단체(약사회를 지칭)가 참 힘이 센 것 같다고 이구동성이다.일반약 슈퍼판매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약사단체의 막강한 정치력과 직능이기주의가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부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은 물론이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약품의 특성과 안전사용의 중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속내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는 경제부처의 이런 판단을 여실히 드러낸다.정부 돈 수천만원을 들여서 연구용역을 수행해놓고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변명은 그야말로 한심하다.연구자 개인의견이 공정위 입장으로 비칠까봐 우려된 단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결과가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위한 중요한 학술적 근거로 활용되기를 원한다.국민이 불편하다면서 일반약 슈퍼판매를 여론몰이하는 경제부처의 '포퓰리즘'은 공정사회를 외치는 대통령의 방침에 이렇게 위배된다.2011-01-19 08:22:29최은택 -
일반약 슈퍼판매 이렇게 대응하자경실련의 지속적인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요구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감기약 슈퍼판매 언급을 기화로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등 여러 시민단체의 무분별한 의약품 슈퍼판매 허용요구가 거세지고 언론매체를 통한 사회 이슈화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문제가 뜨거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예상치 못한 사태 급진전을 맞아 약사회는 의약품의 안전사용을 통한 국민건강권 보호와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통한 국민 편의성 증대 등 국민을 설득시킬 종합적인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대책을 재수립하고 즉각적인 실행에 나서야 하는 비상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미국과 일본의 예와 같이 한번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가 실시되면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되돌리기에는 많은 사회적 노력과 비용이 소모되고 이미 형성된 사회질서와 규범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따라서 문제소지가 있는 정책의 실시는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실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요구에 대한 약사사회의 대응은 크게 2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첫 번째는 대내적 자기혁신과 전문가로서 사회적 의무이행을 통해 약국 및 약사의 역할과 자세를 재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일반의약품의 적정사용과 의약품 접근성 개선에 기여를 해야 한다.두 번째는 경제단체와 시민단체의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 주장의 부당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고 반박하여 잘못된 의약품 정책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대외적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의약품 약국 외 판매 주장의 부당성은 근대 의약품 정책을 수립 시행하면서 형성되고 지켜온 의약 법률과 보건가치 및 사회질서 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데 있다.구체적 논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1) 의약품의 안전대책의 강화는 정부의 기본 방침이며, 의약품이 약국 이외에서의 판매를 인정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의약품의 안전대책 강화는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한 정부의 기본 방침이 되어야 한다.2) 헌법 제 36조 2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국민의 건강권은 의약품의 안전사용 보장을 통해서 보호되고 실현 된다. “의약품 안전관리는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원칙하에 최소 규제가 아닌 최대규제로 실행되어야 한다.비록 다수의 편의를 위해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시행하고 이로 인해 국민의 일부가 의약품 안전규제의 보호를 받지 못해 보건 상 피해가 발생한다면 헌법에 보장된 국민건강권은 실현되기 어렵다. 소아, 노인, 청소년 등 의약정보 취약계층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환자, 그 외 의약학적 치료를 행하고 있는 수많은 국민은 잘못된 정보적용과 약물과 질병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의약품 슈퍼판매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3) 우리는 과거의 약화사고를 잊어서는 안 되며, 의약품에 관한 제 규제는 과거의 약화사고 등을 교훈으로 순차적으로 재검토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에 관한 규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의 재발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규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4) 안전한 일반의약품이라고 해도 부작용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약의 전문가인 약사들이 국민에게 최적의 의약품을 선택하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에 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5) 의약품을 부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은 적절한 사용의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이며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6)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일반의약품의 부작용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용이치 않은 상태로 이를 교훈삼아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7) 의약품은 질병이나 건강 피해 시에 사용되어 지는 물질로서 본래 소비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국민.사회에 있어 바람직한 것이어서 의약품의 규제완화가 경제 활성으로 연결된다고 하는 의견은 의약품의 본질을 오인한 잘못된 견해이다.또한 1999년에 15개 약효군에 대해서 의약품으로부터 의약외품에의 분류 변경이 이루어졌지만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전체의 매상은 증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의약품 판매의 규제완화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8) 현재의 약사법은 약사의 상주가 의무 지워지고 있는 이상 그것을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조치이며 일부 약국에서 법률위반(카운터 의약품 판매 등)의 실태가 있기 때문에 현행의 법률과 제도를 무시해도 괜찮다고 하는 의견은 법치국가로서 본연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현행의 약사법이 준수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약사회는 위와 같은 논거를 바탕으로 의약품의 안전사용을 통한 국민건강권 보호 와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통한 국민 편의성 증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즉각적인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1)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안전성을 무시한 결정으로 의약품의 안전관리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가 이루어지는 일이 없게 신중한 검토를 하도록 정부에 강력 촉구하여야 한다.2) 야간과 휴일에 의약품구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당번약국과 심야응급약국 운영체제를 재정비하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실있게 운영해야 한다. 3) 외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위장약, 진경제, 사후피임약 등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고,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된 것을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하여야 한다.의약품 재분류가 사회 공론화되어 정책의제로 설정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국민 설득이 필요함을 직시하여 지금부터라도 저비용-고효율 의약품 안전사용 체계 구축을 위해 전반적인 의약품 재분류를 주장해야 한다. 지금처럼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요구에 대한 방어적 수준에서 즉흥적으로 주장하는 의약품 재분류 요구로는 사회적 의제형성은 어렵다.4) 소비자, 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의약품 판매 관리 정책을 연구하고 시행해야 한다. 복약지도 충실화 뿐 아니라 의약품의 진열, 구색, 가격 등의 측면에서 국민의 선택권 행사와 약사의 조언이 좀 더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의약품 판매 관리 방향을 재설정 할 필요가 있다.5) 의약품 구입자에게 적절한 설명과 복약지도를 철저히 하고, 고객의 응대와 상담 체제의 충실을 위해서 "약사님께 물어 보세요"라는 복약지도 캠페인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DUR 대상에 처방의약품 뿐 아니라 일반의약품까지 포함하도록 정책적으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2011-01-17 06:31:48데일리팜 -
'명절 선물' 명확한 기준 필요명절 선물 제공을 놓고 제약업계가 여전히 혼란스럽다.지난 추석때에는 "정말 안되는 겁니까?"라는 질문이 쏟아졌다면 이번 설을 앞두고는 "명절선물을 판매촉진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이 이어진다.지난 추석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설에도 제약업계는 선물 제공을 놓고 확실히 딜레마에 빠져있다.명절 선물 제공 여부를 놓고 왜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마음을 담은 작은 명절 선물이 리베이트가 되냐 안되냐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는 것이다.사회적 정서 상 명절선물은 미풍양속이다. 지난 추석때도 그랬지만 역시 이번 설 선물제공과 관련한 정부의 방침은 사회적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밖에 볼수 없다.'판매촉진 목적이 아니면 리베이트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기준을 제약업계가 너그럽게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모호한 구석이 많다.들리는 이야기로는 지난 추석때와 마찬가지로 대다수 제약사들이 설 명절 선물을 포기했다고 한다.쌍벌제도 좋고 투명경영도 좋지만 '정'이 오가는 선물 문화가 없어지는 것은 너무도 안타깝다.'판매촉진'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정부가 명절 선물 제공을 유연하게 허용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를 해야한다. 현명한 정부의 판단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2011-01-17 06:30:58가인호 -
건보재정을 살펴야 정책이 보인다건강보험재정이 지금 상태로 계속 유지되는 경우 2030년에 이르면 47조7000억원이 넘는 당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비관적 전망치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건보공단이 최근 발간한 '건강보험 중장기 재정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른 것으로 현행 수입과 지출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재앙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따라서 한정된 건보재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생존하고 있는 제약산업의 정책은 물론이거니와 건보재정과 연관성 깊은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정책들도 한층 더 건보재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모든 정책은 건보재정 안정화에서 비롯되는 만큼 제약회사든 약국이든 이제 모든 생각의 출발점을 건보재정에 기초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지원금을 보험료 수입의 20%로 설정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281억원, 2013년 1조원대 돌파, 2015년 4조7756억원 등 적자폭이 급격하게 커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폭은 2030년에 들어설 경우 무려 47조72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공단은 보고서에서 "적정수준의 건보료 인상과 추가 재원 발굴, 지출 합리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건보료 재원 확보를 위해 부과체계 개선, 목적세 신설, 국고보조 방식 개선이 요구되며 부당청구 방지 시스템의 개발과 합리적 의료이용 정착도 전제돼야 한다"고 늘어나는 지출에 따른 재정수지 균형책을 제언했다.분명한 것은 이 같은 구조 위에서라면 제약산업은 내수 시장만 바라봐서는 생존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외국으로 적극 나가 달러를 벌어들이도록 체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2030년까지도 지금처럼 200여 제약회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약국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주장의 명분은 소비자 편익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건보재정 안정화 차원이라는 관측이 그래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건보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감기 정도는 건보 제도권 밖에서 해결되도록 하기위한 1단계 조치가 일반약 약국외 판매일 수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이라는 우산 아래있는 이해관계자들은 건보재정 친화적 정책만이 생명력을 갖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주장들이 영구불변이 아니라는 점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는 측면에서의 사고와 주장이 필요한 시대에 진입했다.2011-01-17 06:30:0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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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 정치적 검증 배제해야식약청이 IPA 제제에 대한 국내 안전성 검증절차에 나섰다.해외실적에 비해 부실한 국내 사용자료를 볼 때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항상 해외기관 눈치만 보던 식약청이 이번에는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다만 여론에 의해 밉보였다고 해서 과학적 검증절차를 무시한 채 업소에 무리한 요구가 없는지는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몇몇 해외 사례와 언론 포플리즘으로 형성된 여론 가지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업소의 억울한 측면이 크다.IPA는 UAE에서 시판이 금지됐지만, 일본이나 EU 등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잘 사용되고 있는 약이다.국내에서도 여태껏 크게 문제된 적도 없다. 하지만 여론의 요구가 강한만큼 검증절차를 거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기업 입장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면에서 크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다만 비용부담과 이미지 악화가 우려되지만, 제품에 자신이 있다면 식약청의 요구도 받아들일 만 하다.식약청도 제품퇴출이 목적이 아니라면 기업 스스로 안전성 검증에 나설 수 있도록 자문역할을 톡톡히 해야 할 것이다.소비자들은 IPA가 좋은 약인지 아닌지 헷갈린 상태에서 제대로 된 결과를 보고 싶을 것이다.아무쪼록 이번 IPA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선례로 남아 차후 다른약에도 참고가 됐으면 한다.2011-01-14 06:30:36이탁순 -
한 몸의 두 얼굴 : 통큰치킨과 일반약 슈퍼(?)판매종합편성채널 신설에 따른 전문약 광고허용 움직임과 휴일이나 심야시간대에 약 구입이 불편하다며 일반약의 '슈퍼' 판매를 주장하는 것, '일반인' 약국개설 등은 얼핏 보면 전혀 별개의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그 저변에 일관해 흘러가는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있고, 이 흐름 속에서 이런 일련의 일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슈퍼'는 우리가 아는 코딱지만한 '동네 슈퍼'가 아니다. 그 '슈퍼'는 대형유통업체들에게 고객을 다 빼앗겨 썰렁한 그런 측은한 동네의 그 '대성슈퍼'가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일반인'은 목에 힘주고 다니는 동네 조그만 건물주 최씨가 아니다. 그들은 종편사의 지분을 갖고 강력한 로비력으로 국회를, 행정부를, 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슈퍼 - 말 그대로 거대한 - 자본이다.동네상권을 죽이는 SSM이나 얼마 전 롯데 통큰 치킨 사태나 이마트 피자건도 같은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곧 '통큰 휘발유', '테*코 비타민영양제'가 회자될지 모른다. 이러한 흐름을 보려면 홈플러스 지분을 갖고 있는 테스코와 같은 외국의 대형유통업체들이 그 동안 어떤 전략을 가지고 사업을 해왔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왜 지금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영국에서 우리는 (의약품 등)비식품시장의 겨우 5%를, 편의점 시장의 6% 만을, 금융시장의 2~3% 만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지금보다 더 큰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스코의 CEO인 테리 리히가 2004년 1월 한 말이다. 이런 사고를 갖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영국보다 더 먹을 것이 많은 이 나라에서 그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며 이윤을 찾아 강력히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요람에서 무덤까지 영국에서 테스코는 안 걸친 부분이 없다. 주택사업에서 금융 교육 광고 보험 우체국 장의업 약국 등등. 2004년 6월, 영국정부가 비법률회사도 법률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발표하자 '테스코 로'를 출시했다. 이로 인해 슈퍼마켓 선반에 법률서비스를 올려놓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는가의 논쟁을 일으켰다.이제는 심지어 공공기관의 소소한 교도소 야채공급권이나 병원내 매장까지 진출하려 한다. 테스코는 이제 부츠나 슈퍼드러그보다 의약품과 세면화장용품을 더 많이 판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버딕트 리서치는 600개 이상의 약국(총 영국 약국 수의 5%)이 앞으로 5년 내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테스코의 전략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테스코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도, 학교도, 매장 내에 두고자 한다. 아침에 예배도 보고, 장도 보고, 매장 내에서 놀고, 식사도 해결하고, 아프면 테스코 병원에서 처방하고, 테스코 약국에서 조제하고.한마디로 그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 '베이비앤토들러' 클럽에서 '원플러스 원' 테스-커핀(현재는 사용할 수 없다)까지 - 우리의 삶을 컨트롤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로비를 통해 법을 개정해 없애려는 것이다. 테리 리히는 정부에 엄청난 형향력을 갖고 있으며 내각에 있던 네빌-랄프 등을 영입하여 행정부 강력한 로비 교두보를 형성하고 있다.평균적으로 영국인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약 3%의 시간을 대형슈퍼마켓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큰 체인들은 그들이 더 오래 매장 내에 머물도록 흥미를 끌기위해 돈을 투자하고 있다. 조명, 분위기, 프레젠테이션, 트롤리 테이머(부모가 쇼핑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즐겁게 DVD와 게임을 하도록 하는 새로운 종류의 쇼핑카트)를 새로 도입하고 있다.도우 매카보이 영국전국교원노조 사무총장은 '(블레어)총리는 학교가 테스코 매장과 같이 운영되길 바란다. 우리가 특별한 것을 제공할 것이다. 하나의 가격에 2개의 화학수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경쟁업체인 월마트-아스다의 전문사업 부문에서 약국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 월마트-아스다는 드럭스토어 체인업체 얼라이언스유니켐으로 부터 1억 파운드에 모스약국을 사들여 점포 내 약국을 얻게 됐다. 2004년 월마트-아스다는 83개의 구내약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 라이센스법이 변경되어 5년간 추가로 80개의 약국을 더 열려고 하고 있다.이 새로운 법 개정은 지역사회와 병원, 약국에 대해 잠재적으로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월마트-아스다 매장은 이제 '무료 NHS 눈검사를 제공하는' 안경사를 고용하고 있다. 2002년 아스다는 또한 일반의보다 더 낮은 가격에 독감예방주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월마트-아스다는 아이들에게 매장에서 쇼핑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려고 매장 주변에 학생들을 위해 'Big Eat trails'를 운영하고, 2002년 '과학의 해' 행사의 일환으로 교육부와 함께 매장에 학생들을 초청하여 '전형적인 쇼핑목록에서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과학'을 찾아보는 'The Big Science' 행사를 시작했다. 미래의 고객인 아이들에 대한 세뇌(?)교육을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다. 지역 사회에서 '테스코 효과' 독립 소매유통업체들이 망하면서 영국의 중심가 거리는 '유령 마을'로 변해가고 있다. '마을 밖'의 쇼핑센터 또는 테스코 편의점(우리로 말하면 SSM 격)에 손님을 뺏겨 망한 식품점이나 야채가게 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일하던 유리청소 업체부터 운송업체까지 모든 지역 상권들이 사라졌다.대형체인점들은 그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일자리는 더 줄고 단순한 교대작업으로 대체해 버려 어떤 지역공동체든 그 사회 구조와 사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상징인 시내 중심가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향이 중소도시인 사람들은 한 번씩 고향에 내려가면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게 큰 이마트니 홈플러스가 들어서면서 지역 상권이 날로 쪼그라드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이윤을 추구하는 브레이크 없는 자본에 동네 슈퍼, 통닭집, 피자가게, 주유소, 우체국, 약국, 의원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라진다. 이제 브레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참! 이런 것을 규제하라고 정부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이 정부가 이를 더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같이 막아야 한다. 그리고 중소 유통이나 지역상권을 살릴 그런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이런 여파가 우리에게는 의약품 슈퍼 판매니, 일반인 약국개설이니 하고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들이 이런 여론에 대항하기 위해 당장 해야 할 일은 일반약 DUR도 해야 하고, 부작용보고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일반약에 대한 많은 부작용 보고가 절실하다. 일반약은 안전하다는 대중의 의식을 깨야한다. 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약품 안전사용강사 활동 등 대국민사업도 더 확대하고, 윤리적인 약사상을 위해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그리고 둑의 한 곳이 터지면 나머지도 다 무너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SSM을 반대하고, 통큰치킨과 이마트 피자를 반대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오늘의 내 일이 되었다. 그들을 돕지 않으면 우리에게 일이 터졌을 때 어디에 도움을 청할 것인가?‘처음에 그들은 00주의자를 잡으러 왔다. 나는 00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다음에는 노동조합원들을 잡으러 왔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다음엔 그들은 유태인을 잡으러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다음에 그들은 나를 잡으러왔다. 그 때 나를 위해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그들은 처음에" - 마틴 니묄러(Martin Niemuller)2011-01-13 10:01:08데일리팜 -
슈퍼판매 논란, 게보린이 웃는다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과잉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진통제, 해열제, 드링크 등 일반의약품이 매일 마시는 음용수처럼 매우 안전한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의약품 안전사용에 대한 중요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다.약국 문을 닫은 늦은 밤 머리가 아플 때 약을 살 수 없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장부터, 소비자 대다수가 진통제 같은 일반의약품은 약국외에서도 구입하기를 원한다는 정부기관 소비자원의 발표까지 최근 양상은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국민이 나서지 않았나하는 착시를 일으킬 지경이다.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나섰다. 그는 11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약국 만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독점적 이익으로 규정하고, 양보해야한다고 했다. 이는 마치 그동안 정부가 비정상 이익을 약국에게 관용 차원에서 인정했는데, 이제는 그 이익을 이웃과 나누라는 주문과 다르지 않다. 그의 발언에는 정부가 기보호하는 전문가 집단의 독점 범위도 영구히 보장될 수 없으며 시대 변화에 맞춰 조정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일테지만, 그의 인식은 경제논리 위에서만 유효한 것이다.같은 날 저녁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약사들 앞에서 슈퍼판매 논란에 실질적으로 불을 지핀 이명박 대통령의 감기약 발언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은 알려진 것과 매우 다른 맥락이라고 전제하고 "국민의 안전에 더 방점을 두고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약국외 판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식약청은 12일 게보린으로 대표되는 IPA제제에 대해 제약회사 스스로 안전성을 입증해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IPA 성분을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거나, 안전성을 입증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것이다.게보린이 어떤 약인가. '한국인의 진통제'다. 물론 이 제품을 내는 제약회사가 내건 프로파간다의 대표 문구지만 국민들의 머릿 속에는 '맞다 게보린'이라는 말로 각인된 '매우 안전한 진통제'다. 게보린 만의 안전성 문제로 좁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바로 의약품의 두 얼굴이자 속성이다. 동전 앞뒷면처럼 의약품에는 유효성과 안전성(부작용)이 친구처럼 붙어 살고있다.실제 또다른 진통제인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도 음주 후 머리 아프다고 복용하면 간괴사 같은 심각한 독성을 일으킨다. 약사들이 이 같은 이야기를 내세워 안전성을 강조하면 슈퍼판매론자들은 '그걸 누가 모르느냐'며 조롱한다. 국민들은 정말 이 정도는 다 알고 있을까? 그렇게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진실일 것이다.소비자원은 11일 발표에서 슈퍼판매의 경우 사후적 안전확보를 위한 부작용 신고센터도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 약국이라는 안전망이 있는데 부작용신고센터는 무엇이고, 음용수처럼 안전한 의약품인데 거추장스럽게 부작용신고센터는 또 왜 필요한가. 게보린의 안전성 논란에서 정작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이 모순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2011-01-13 06:30:3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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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전문약 대중광고인가전문약 대중광고 허용방침을 두고 보건의료계 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단체가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의약광고가 자유롭게 허용된 미국, 뉴질랜드에서의 전문약 대중광고로 인한 폐해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그 중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에게 약 선택권이 주어지면서 발생하게 되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이다.대중광고를 통해 자신의 질병을 의심하고, 급기야 의사에게 의약품 처방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질병판매학'이란 책에 따르면 전문약 대중광고는 건강한 사람도 아프다고 믿게 만드는 제약사의 마케팅으로 표현된다.하지만 이 같은 대중광고는 의학적 연구결과보다 국민과 의사들의 인식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지적됐다.지난 2002년 미국의사회지를 통해 미국정부가 8년간 대규모프로젝트로 진행한 'ALLHAT'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ALLHAT는 630개 병원 3만 4000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치료제와 이뇨제의 효과를 비교했다.결과는 이뇨제는 한 가지 혹은 더 많은 유형의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더 우수하고 덜 비싸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책에 따르면 연구결과는 더 새롭고 더 비싼약으로 처방을 내리는 의사의 처방 행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고혈압 치료비로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과학적 증거보다 TV광고 등 거대한 제약회사의 판촉망이 더 영향을 끼친 것의 한 사례로 판단되고 있다.이 같은 이유로 의약광고 자유허용의 나라인 미국에서 조차 전문약 대중광고의 효용성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캐나다, 영국 등 대다수 나라는 제약회사의 직접광고를 불허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방통위가 전문약 대중광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이미 여러 나라에서는 전문약 대중광고가 소비자의 전문약 선택권,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약품 판매만 증가시킨다는 이유로 대중광고를 반대하고 있다.국내 보건의료계 또한 전문약 대중광고 허용의 경우 의사의 처방권 침해 등을 문제 삼으로 의사와 환자간 신뢰관계 형성에 있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전문약 대중광고 허용방침 의지를 밝힌 방통위는 과연 지금의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2011-01-10 06:30:34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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