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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대통령이 나서야경상남도가 결국 진주의료원을 폐업했다.경남도민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나서 폐업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폐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소집해 폐업을 결의한 상태였기 때문이다.이 날은 2월 26일 폐업 방침 발표 후 진영 복지부장관이 정상화를 권고했던 직후였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애초부터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국회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민사회단체나 보건의료노조 역시 폐업 철회를 위한 시위를 벌였다.경남도는 이런 와중에도 환자를 강제 퇴원시켰다. 진주의료원에서 강제 퇴원 당한 환자 중에는 사망자가 9명이나 발생했다.하지만 경남도는 환자 사망이 강제퇴원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가 계속입원을 유지했어도 숨졌을 것이는 궤변 늘어놨다.경제논리로만 보면 대부분의 공공병원은 폐업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공공병원이 사라진다면 돈이 없는 환자의 치료접근권은 떨어질 게 뻔하다.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이 반대의 입장을 표했지만, 홍 도지사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이제는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지방의료원·지역거점 공공병원 활성화'를 약속했다.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서야 한다.2013-06-03 06:30:01최봉영 -
B형간염약 급여기준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지난달 14일 보건복지부는 '경구용 만성B형간염 치료제 일반원칙'과 그에 따른 질의응답(Q&A)을 발표하고,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만성 B형간염치료제는 1999년 최초의 경구용 약인 라미부딘(상품명: 제픽스)이 나오고 2004년 라미부딘 내성에 쓸 수 있는 아데포비어(상품명 헵세라)가 나왔다. 그후 엔테카비르(상품명 비리어드), 클레부딘(상품명 레보비르), 텔비부딘(상품명 세비보), 테노포비어(상품명 비리어드) 등이 출시됐다.이들 약의 급여 기준은 이번 개정을 포함하면 라미부딘은 11번 이상, 아데포비어는 17번 개정됐다. 새로운 약이 나오거나 의학적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급여기준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약들에 비해서 그 횟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급여기준은 기존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 추가하는 형태로 개정되는데 현재의 내용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B형간염치료제 급여기준이 그러한데, 이 치료제는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이 쓰는 1차 치료제와 기존 약에 내성이 있을 때 쓰는 2차 치료제로 구분돼 있다. 또 2008년까지는 내성환자는 2차 치료제를 단독으로만 쓸 수 있었다.그런데 작년 10월 1, 2차 치료제 구분이 없어지고 올해 1월 두 가지 약을 쓸 때 모두 급여가 됐는데 오랫동안 이 약을 쓰던 의사와 환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급여기준을 해석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예를 들어 작년 12월 출시된 테노포비어는 아데포비어의 일종의 개량약으로 아데포비어와 급여기준이 사실상 동일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간 보험급여 상 내성치료의 원칙은 단독 복용이고 예외적으로 병용을 인정해왔으나 아데포비어와 급여기준의 문구가 같은 테노포비어는 다른 약의 내성으로 쓰게 될 때 단독사용을 인정하지 않았다.오히려 단독사용에서 아데포비어 보다 더 나은 임상자료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랬다. 현재 급여 기준만을 보면 단독요법은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병용요법은 내성에서 쓸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돼 있다.심평원은 1, 2차로 쓸 수 있는 약인데 병용요법에만 내성에서 쓸 수 있는 기준이 명시돼 있으니 내성에는 단독요법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하지만 그런 기준이면 아데포비어도 내성에서 단독요법을 할 수 없어야 한다. 담당자가 급여기준의 연혁까지는 몰랐던 게다.우리나라에서 B형간염환자를 가장 많이 본다는, 그래서 B형간염치료 경험도 가장 풍부한 병원 중 하나인 한 상급종합병원이 해당 처방의 절반 가까이를 삭감 당한 이유다.이번 급여기준 개정을 보고 대다수 언론들은 복잡한 B형간염치료제의 급여 기준이 명확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기준은 6월 1일 이후 치료를 시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미 경구용 만성B형간염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기존 급여 기준을 따라야 한다. 다만 새로운 급여 기준이 기존 사용자의 처방을 개별 심사할 때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있겠다.결국 급여기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이미 여러 약을 쓴 적이 있는 환자는 더욱 그렇다. 바뀐 급여 기준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라미부딘 내성에서 엔테카비르1mg과 아데포비어(또는 테노포비어) 병용을 보자. 명확히 급여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서 이미 이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할 듯 하다.그러나 이들 환자 대부분이 라미부딘 내성에서 바로 엔테카비르, 아데포비어 병용을 쓴 것이 아니라 엔테카비르1mg 또는 아데포비어 단독 복용을 하다가 바이러스 억제가 충분치 않아(부분바이러스반응) 다른 약을 추가한 것이다.이번에 함께 발표한 질의응답(Q&A)에 치료반응이 불충분할 때는 내성이 아니더라도 약제 교체가 가능하다고 했고 약제를 교체할 때는 보다 높은 유전자 장벽을 가진 약으로 하라고 했으니 순차적으로 바꾼 환자는 라미부딘 내성에서 엔테카비르1mg과 아데포비어 병용이 꼭 비급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급여기준이 바뀌더라도 한동안은 사례별 심사를 주목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빠른 시일 내에 급여기준이 정리돼야 의사와 환자 모두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급여 기준 개정 때문에 지금까지 급여상 문제가 되지 않았던, 잘 듣는 처방을 바꿔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급여기준이 길이에 맞춰 다리를 자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아니지 않은가.2013-06-03 06:30:00데일리팜 -
"바닥으로 떨어진 의사윤리 회복해야"의사들의 윤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에 피소된 의사 회원들도 가지각색이다.회원권리정지 2년에 대한 재심을 기다리고 있는 노환규 의협회장부터 최근 허위진단서 작성으로 논란이 된 세브란스병원 A교수, 수면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부적절한 성관련 언사를 행한 강남의 모 병원 B원장까지.의협은 29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최근 공중파 방송을 통해 허위 진단서 발급 의혹을 받고 있는 S병원 A교수와 수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부적절한 성관련 언사를 행해 경찰에 피소된 강남 모 병원 B원장을 윤리위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윤리위는 내달 1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이 같은 사건이 지속되자 의협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리베이트 자정선언과 함께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출범한 제37대 의협 집행부인 만큼 비윤리적인 의사들로 인한 논란은 곤욕일 수 밖에 없다.의협은 의사윤리를 대폭 강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강화 방안 중 하나로 연수교육시 윤리교육을 의무화 하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하지만 의대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윤리교육 의무화한다고 윤리를 잃어버린 소수(?)의 의사들이 윤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물론 윤리는 의사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갖춰야할 덕목이다.그러나 국민들이 의사들에게 꾸준히 윤리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믿고 맡기는 의료인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교육만으로 하루 아침에 모든 의사를 윤리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이미 의료계 내부에서도 자발적으로 의료윤리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만큼, 각 지역, 직역, 수련기관, 의대 등에서 의사 윤리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13-05-30 09:04:02이혜경 -
전약협의 현재, 약사의 미래다신경도 청년약사위원장23회 전약협 출범식에 즈음하여지난 24일 전약협 출범식이 아주대학교에서 있었다. 전약협은 전국약학대학학생회협의회로서 올해가 벌써 23회째 맞는 출범식이다.어느새 여름이 되어서 한 낮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약대생 후배들이 전약협 출범식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수원으로 달려갔다.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아 무더운 날씨에도 출범식이 열리는 체육관 옆 운동장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약대생들이 부스를 차려 놓고 여러 부대행사와 체육대회 결승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젊음의 열정과 옛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학교별로 차려진 부스에는 여러 가지 맛있는 먹거리와 게임들이 준비 되어있었고 30분마다 열리는 미꾸라지 경주대회에는 경기가 열릴 때 마다 약대생들이 한데 모여 본인이 걸었던 미꾸라지를 응원하며 축제의 열기를 더하였다. 전국 각지의 약대생들이 준비한 축제를 우리 선배 약사님들이 같이 즐기지 못한다는게 너무 아쉬웠다.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심히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학생들로 가득한 운동장과는 달리 체육관에는 공연 리허설중인 약대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준비중이였다.2000명 이상이나 되는 관객들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단순히 동아리가 아닌 프로다운 모습이 느껴졌다. 그리고 주황색 단체 점퍼를 입고 전약협 출범식이 잘 진행될 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기획단을 보면서 오늘 전약협 출범식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사실 약대가 6년제로 바뀌고 신설약대가 많이 생겨나면서 예전과 같은 전약협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많이 걱정을 했었던 게 사실이였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전약협 자문위원을 자처했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기우였던것 같다. 오히려 20개 대학이 함께했던 전약협 출범식보다 더 크고 멋진 출범식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오히려 선배로서 후배들의 젊음의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어둠을 밝히는 불빛처럼 약대생들은 미래를 밝혀나갈 것이다.드디어 7시 반쯤에 출범식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덕성여대 풍물패의 오프닝 공연과 함께 출범식 축하 영상과 35개 대학의 소개 영상이 나왔다. 그리고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입장이 시작되었다. 장차 20~30년 후 우리 약사회를 이끌고 갈 듬직한 회장님들이 멋진 의상과 당찬 모습으로 무대 앞으로 등장하였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은 회장님들이 무대 앞에 서서 당당히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다.중운위 소개와 기획단 소개 등이 끝나고 이번 행사에 많은 도움을 주신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님께서 축사를 해주셨다. 오늘 전약협 출범식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대한약사회 많은 임원분들이 수원까지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전약협 출범식 최초로 대한약사회 회장님께서 축사해 주신 덕분에 전국에서 모인 약대생들도 회장님 한마디 한마디 귀담아 들으면서 큰 환호를 보내주었다. 뒤이어 서울시 약사회분들과 나를 비롯한 전약협 자문위원분들이 축하를 해주었다. 약대생 행사를 축하해주러 온신 약사님들은 오히려 젊은 약대생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에 큰 힘을 받고 돌아가실 수 있었다. 이후 각 대학들의 공연과 클럽파티 및 마무리 문선을 끝으로 제23기 전약협 출범식을 성황리에 끝마칠수 있었다.다른 일을 다 제쳐두고 수원까지 온 나의 선택에 전혀 후회가 없었고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더 많은 약사님들께 전약협 출범식에 같이 가자는 얘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사실 요즘 약업계에 여러 어려운 현안들이 많다. 약사회 분들을 비롯한 여러 약사님들이 약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현실이 그렇게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PEET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약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약대생들이 약사고시를 합격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약업계 현실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후배들이 약업계 현실을 보고 선배들을 원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안해야겠다. 약사의 미래는 선배님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약대생들도 같이 만들어 가야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에게 든든한 후배들이 있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약업계에 현안에 대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함께 문제를 해결 하기위해 머리 맞대 논의해야겠다.외부에서 약사들에 대한 공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다 같은 약사이고 사회적으로 약사들의 역할이 더 인정받고 확대되기 위해 다 같이 맞서 싸워야한다. 그리고 다양한 약사들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여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약사의 미래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는 분명이 현재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장차 앞으로 약사사회를 이끌어갈 젊은 약사들 그리고 PEET 세대인 약대생들도 함께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 약사들의 미래를 더욱 밝다고 확신한다. 후배들의 융통성 있는 열린 사고와 선배님들의 지혜가 잘 어우러지길 기대해 본다.2013-05-30 08:45:31데일리팜 -
병원 기부금, 도매의 이중적 시선산업계 출입 기자들은 스킨십이 많을수록 자연스레 기업의 입장을 전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면 가끔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데, 몇몇 기업의 입장을 전체 업계의 입장인양 정당화하는 잘못이 그 것이다.특히 기업 이익과 일반적인 가치관 사이에서 혼동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딜레마에 빠지기가 쉽다.최근 이슈화된 대형병원 기부금 리베이트 논란도 그렇다. 도매업체들 반응을 살펴보면 대체로 무리한 수사라는 의견들이 많다. 그간 정부 조사에서 기부금이 정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이유에서다.법적해석이 분분한 상황이기에 이런 주장들도 의미가 없진 않다. 하지만 수가 많다고 해서 업계의 의견으로 논하기엔 문제가 있어 보인다.그동안 유통업계는 기부금을 통해 경쟁을 부추기는 대형병원의 행태를 규탄해 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일부 원로 그룹에서는 이번 문제를 대승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그래서 검찰의 이번 조사가 유통업계를 향하고 있지만, 병원과 같이 무고하다는 입장이 업계 전체 의견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일반적 시선으로 봐도 기부금은 의약품 공급에 대한 정상적인 대가가 아니다. 더구나 선의에서 나온 정상적인 기부금이라기보다 계약관계에서 파생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이번 병원 기부금 검찰 조사 관련 기사에서 도매의 이러한 입장을 그대로 전하기는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들이 이중적이라고 느껴지는 건 과거 주장들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2013-05-27 06:30:02이탁순 -
국제화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아침에 아이폰(미국)의 알람을 듣고 양모이불(호주)의 따뜻함에 잠시 일어나지 못했다.최근 머리숱이 걱정되어서 티트리오일이 들어간 천연샴푸(미국)로 머리를 감으니 산뜻하다.중국산 토스트기에 토스트와 브라질산 커피 그리고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로 간단히 요기한다.최근에 장만한 도요타하이브리드(일본). 웬만한 국산중형차보다 저렴하게 장만해서 기분이 좋다.차 안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중국산 USB에 담겨있는 영어회화를 튼다.출근후 인텔칩과 윈도우8이 내재된 컴퓨터를 켠다.그리고 값싸고 편안한 중국산 슬리퍼로 갈아신는다.요즘 돈이 달려서 스카이프 화상영어로 필리핀 원어민과 영어회화를 아침에 20분정도 한다.그저 돈이 부족해서 선택한건데 너무 만족한다.컴퓨터를 오래 들여다보니 눈이 뻑뻑하다. 일본산 원료의약품으로 만든 인공눈물을 넣으니 한결 편하다.점심시간 칠레산 돼지고기와 중국산 김치로 볶은 두루치기 백반을 먹는다. 요즘 식당 종업원들은 어떻게 다들 조선족분들이다.정말로 저분들이 인건비가 싸서 고용되는 것일까? 잠시 의문을 가져본다. 점심부터 고기를 먹었더니 속이 부담스러워 직원들과 스타벅스에서 카라멜 마끼야또 한잔하니 속이 부드럽다.저녁에는 직원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 하기로 한다. 아웃백(미국)에 예약하고 감자칩과 맥주 한잔 뒤 서둘러 귀가한다.집사람과 홈플러스(영국계)와 코스트코(미국계)에서 장보기로 했기 때문이다.어느 직장인의 간단한 하루일과다. 굉장히 평범한 하루 일과이다. 그런데 뭔가 씁쓸하다.대한민국은 이미 ASEAN, EU, 미국, 싱가포르, 인도, 칠레 ,터키, 페루, 콜롬비아 등과 FTA를 체결하였고, GCC(걸프협력회의), 뉴질랜드,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과 FTA협상중이며, MERCOSUR(남미4개국공동시장), 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 러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이스라엘, 중미 등과 FTA 검토 중이다.이에 맞물려 미국이 주도하려 하는 TPP(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정)와 중국이 주도하려 하는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와 한-중-일 FTA에도 대응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 국제화에 한발 더 다가서고 우리도 그들 시장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그저 느낌이다.필자는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다. 제약산업은 산업분류상 제조업이다. 그 제조업의 근간인 원료의약품(API)의 경우 국내산은 거의 미미하고 중국산이 태반이고 인도산이 그 뒤를 달리고 있다.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에도 DMF통과된 원료의약품이라면 다만 10원이라도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원료의약품을 찾기 마련이다.국제화 시대에 산다는 것이 칼럼 서두에 쓴 것처럼 국내산으로는 거의 살 수 없고 결국 모든 세계에서 들어오는 물건들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제조업 입장에선 품질이 보증되고 경쟁력 있는 단가의 기초재료가 있다면 당연히 국산이 아니라도 쓰게 마련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막론하고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이 있다면 당연히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좋은 것을 택하게 마련이다.필자는 이것이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싶다.칼럼 서두에서 처럼 칠레산 돼지고기가 저렴하기만 하고 질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외면 받겠지만 이미 칠레산 돼지고기는 수입돼지고기 중 가장 의존율이 높았던 벨기에산을 제치고 한국 내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당연히 한-칠레FTA의 효과이고 칠레가 품질에 더 정성을 들였던 까닭이다.필자는 FTA나 지역무역협정 등이 대한민국 내수시장이 조금씩 침체에 들어서는 이때 안정적인 해외수출시장을 확보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판단한다.그러나 그저 체결만 하고 협정에 싸인 만 한다고 국제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과거에 가격만 싸고 품질이 낮았던 다른 나라 제품들이 이제는 품질마저 경쟁력을 갖고 있고 더불어 높아지는 시장(특히 서비스산업)개방 압력에 따라 너무나 자연스레 모든 환경에 국내자급도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우려도 하게 된다.얼마 전 필자의 직원을 일본 동경 cphi에 보내고 보고를 받았다.실제로 우리 직원은 엔저의 영향을 고스란히 느끼고 돌아왔다고 한다. 일본의 엔저태풍은 급속도로 부상해 100엔대 0.99달러가 무너졌다.일본은 영악하게도 선진국 특히 미국, EU와는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그런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려는 TPP협정에 조기참여를 선언하였다.이는 일본의 장기침체에 한-미 FTA 및 한-EU FTA 발효에 따라 무역전환효과로 인해 일본내 제조업의 위기감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EU간에도 FTA추진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미국과 같이 TPP 표준제정자로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이익을 관철하고 아울러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에 불리해진 미국, EU시장을 TPP체결로 만회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다.전문가들도 대한민국을 Nut-Cracker라고 한다. 신흥국가 등에서는 가격에서 밀리고 선진국에는 품질에서 밀리는 이중고를 겪는 시장이라고 한다.그런데 얼마전 흥미로운 두가지 상반된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지난 2월 7일 보건산업진흥원이 우리 정부의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등 보건산업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미국의 26분의 1에 불과, 관련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게다가 중국 등 신흥국가의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리고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에 치이는 넛크레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의 보고서를 내놓았다.반면 이 보다 앞선 대한상공회의소가 2010년 내놓은 '성장잠재력 확충노력과 정책 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견·중소 기업 가운데 55%는 미국 등 선진국기업과 경쟁력 격차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우리 대한민국의 기업들의 자신감 만큼은 사기충천하다는 증거이다.대한상의 설문서를 계속 인용해 보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지원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51%만이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이처럼 정책지원제도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은 독자적인 R&D노력을 통해 기존사업분야 혹은 유관·밀접사업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산학연 협력과 신산업분야위주로 지원하고 있어 양자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필자는 우리 대한민국이 절대 일본이나 여타 나라에 품질에서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울러 가격경쟁력에서도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위의 두 보고서 내용의 결과처럼 정부도 국제화 시대에 기업에게 생색만 낼것이 아니라 일본의 영악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이다.엔저의 태풍으로 침수된 업종들에게 선별적이나마 지나가고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말고 FTA체결나라 및 각종 무역협정 나라에 대한 시장연구에 더욱 많은 홍보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아울러 우리 기업들도 가급적 국내 자급도를 높여서 국산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더욱 치중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도 품질에서 가격에서 우수한 국내산제품(서비스)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많이 찾아야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국제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저력이고 경쟁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2013-05-27 06:30:01데일리팜 -
KRPIA '명칭' 변경 움직임의 속내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KRPIA)가 수장 교체와 함께 제약업계 상생의 길 모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누가 보더라도 제약업계는 지금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내수·해외시장, 국내·외 제약사 가릴것 없이 그렇다.안으로는 일괄 약가인하 시행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 격차가 사라지고 정부는 대대적인 불법 리베이트 척결에 나섰으며 밖으로는 세계적인 신약기근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월 국내에 진출한 33개 다국적사가 모인 협회 KRPIA의 새 회장이 된 김진호 GSK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RPIA는 외자사만의 협회가 아님을 공표했다. '다국적'이 들어간 협회 명칭을 바꿀 의사도 내비췄다.KRPIA는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는 제약사라면 국적과 상관없이 가입이 가능한 협회라는 것이다. 실제 협회는 현재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KRPIA의 새 명칭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그러나 명칭에서 '다국적'을 뺀다고 협회의 기능적 편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니 사실 어렵다.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오리지널'과 '제네릭' 개발사들이 각각 편성된 협회가 자리잡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독 '토종'과 '외자'라는 개념이 업계에 깊게 뿌리내렸다.이는 국내사는 제네릭 중심, 외자사는 오리지널 중심으로 유지돼 왔기 때문에 국적 분할과 기능 분할에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특유의 일종의 민족주의도 가미됐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KRPIA의 움직임을 대정부 영향력 확대를 위한 꼼수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그래도 KRPIA가 꺼낸 '화합'의 카드는 의미가 있다. 실제 국내사의 가입이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국내사들은 어느때보다 신약개발에 목말라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을 갈구하고 있다.기업은 이윤의 논리에 움직인다. 아무런 이유 없이 다국적사들이 상생을 말하진 않는다. 국내사 역시 마찬가지다. 내민 손을 뿌리칠 것 만이 아니라 단순한 품목 제휴를 넘어,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다국적사를 활용해야 한다.공장이 없다 하더라도 다국적사가 가진 임상 노하우, 해외진출 전략 등은 충분히 국내사에게 필요한 것들이다.김진호 사장은 "국내사는 인프라 구축이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다국적사들은 수십년에 걸쳐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며 "신약이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그 다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진위 여부를 떠나, 변화하고 있는 다국적사들의 기조에 대해 국내사들의 현명한 접근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때다.2013-05-23 06:30:02어윤호 -
MSG는 마음껏 먹어도 안전한 천연 조미료다건강에 좋은 웰빙음식의 조건은 MSG(글루탐산 소듐)를 넣지 않은 음식으로 인식될 정도로 MSG에 대한 거부감이 널리 퍼져있다. 일반 사람들은 물론 음식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MSG는 공장에서 합성된 화학물질일 뿐 아니라 몸에 해로운 물질이라고 굳게 믿으며 이를 전파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시판되고 있는 MSG는 공장에서 합성된 것도 아니고 몸에 해로운 것은 더더욱 아니다.MSG는 글루탐산에 소듐(나트륨) 이온이 결합한 물질로 물에 녹으면 글루탐산과 나트륨 이온으로 분리된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개 아미노산 중의 하나로, 단백질 대사과정, 신경전달 과정 등 다양한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글루탐산은 육류, 어류,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은 물론 다시마, 김, 미역 등 해조류와 표고버섯, 그리고 간장, 된장 등에도 많이 들어있다.MSG가 독특한 맛을 낸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동경대학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로 1908년 다시마를 끓여 졸인 물에서 MSG를 추출해 냈다. MSG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소위 ‘천연조미료’를 만들 때 많이 쓰는 다시마의 맛도 알고 보면 MSG의 맛인 셈이다. 이케다 교수는 MSG의 맛을 '우마미(감칠맛)'라고 이름 붙였다. 1909년 MSG가 처음 시장에 나오자 주부들이 환호했다. 음식에 첨가했을 때 음식의 맛이 획기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지난 백여 년간 MSG의 생산법도 변천을 겪었다. 처음에는 밀의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생산하다가 한 때는 화학적 합성법으로 생산되기도 했으나 1970년대 이후는 생산비가 훨씬 싸고 안전한 미생물발효법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재료로 사용해 MSG를 생산한다. 미생물발효법은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의 생산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매우 안전한 방법이다. MSG는 합성조미료가 절대 아니고 완벽한 천연조미료라는 말이다.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1968년 미국의 의사 로버트 호만 콕이 중국음식점에서 식사한 후 생긴 불편감이 MSG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FDA와 유럽식품과학위원회를 중심으로 MSG의 안전성에 대해 숱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모든 연구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1987년 유엔식품농업기구(UNFAO)와 유엔보건기구(WHO)는 MSG가 가장 안전한 식품첨가물 중의 하나라고 공동으로 발표했다. 1991년 유럽식품과학위원회는 글루탐산은 신생아는 물론 미숙아라도 소화시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라는 발표했으며 2013년 1월 6일 이런 내용의 법안을 발효시켰다. 글루탐산은 소금의 대체품으로 사용할 수 있고 몸무게 1킬로그램 당 10그램, 즉 몸무게 50킬로그램인 성인이라면 500그램을 한꺼번에 섭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MSG는 설탕이나 소금보다도 훨씬 안전한 셈이다.MSG가 몸에 나쁘다는 일반 대중의 오해는 MSG를 생산하는 두 회사가 똑 같은 제품을 가지고 내 것은 좋고 남의 것은 나쁘다고 수십 년간 서로 비난을 해 댄 데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은 두 회사 제품이 모두 나쁜 조미료가 되고 말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글루탐산은 우리 몸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물질이다. 음식을 만들 때 MSG를 쓰는 주부들은 공연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필요한 양만큼 마음 놓고 사용하자.2013-05-22 06:30:00데일리팜 -
[칼럼] 맨바닥에 자리펴고 교재 바닥난 '약사학술제'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배웠던 알량한 지식에 나는 얼마나 더 많은 지식을 보탰을까? 모든 교육과정 보다 더 긴 세월을 보낼 동안 말이다. 직업적 이유 때문에 귀동냥한 지식 한 움큼, 별달리 할 게 없어 시간 죽이며 본 TV에서 또 한 스푼,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을 맞아 얼떨결에 잡은 교양서에서 또 얼마간을 보탠것 외엔 없다. 내 지식의 창고는 이렇게 여유롭다. "반질 반질한 000 교수님 강의 노트 봤어"라며 지적질을 했던 내가, 지금의 이 모습 그 땐 정말 상상도 못했다.대학시절 과대표였던 '남ㅇㅇ'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2년 늦게 입학한 탓에 나보다 두 살이 많았지만 대충 부르며 지냈다. 어느 날 이 친구, 몇몇 친구를 그의 하숙집 옥상으로 불러 모으더니 갑자기 촛불을 켜곤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게 아닌가. 어이상실이었다. 불려온 다른 친구들도 킥킥댔지만, 인내심 강한 이 친구 끝까지 낭송했다. 그리곤 앞으로 정기적으로 모여 돌아가며 시를 낭송하거나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거울보고 혼자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진지한, 너무도 진지한 그의 태도에 동의하고 말았다. 이 모임은 그 후 꽤 오랫동안 지속됐고, 요즘 생각해도 괜찮은 추억의 한편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리더십을 보았고, 나의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알게됐다면 과대포장일까?지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요즘 평생교육이란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특히 약사같은 전문직업인의 경우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지식의 창고에 새로운 학술정보를 채우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시대다. 올해 8회를 맞은 경기약사학술제는 약사들의 지식재충전 의지를 잘 보여줬다. 예년에 견줘 2000명 정도 참여할 것이라고 경기도약사회는 예상했지만, 실제론 3000명이나 모여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약사들은 자리가 부족하자 맨바닥에 자리를 펴고, 수강하는 열성을 보였으며 점심 시간에는 식당의 재료가 모두 동이나는 통쾌한 장면도 연출됐다고 한다. 물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일각에선 학술제의 대성황을 두고 연수평점 때문이라고 간편하게 말하지만, 이 보다는 함삼균 회장 등 초선 신임집행부의 열정, 조양연 학술담당 부회장의 탄탄한 기획, 변화를 절감하는 약사들의 욕구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어설프게 첫 발을 내딛었던 경기약사학술제는 이제 8회째를 맞아 성숙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당뇨 증상과 진단, 당뇨의 일반적 관리, 당뇨환자 구강관리, 당뇨환자 복약지도 등 질환을 A부터 Z까지l 패키지로 다뤘다. 그런가 하면 약국세무와 재무 관리, 일반약 셀링포인트, 개인정보법 이해, 약사법 규제와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 등 거시적 사안과 미시적 사안을 균형있게 다뤘다. 참석자들은 이를 좋게 평가했다. 전문가부터 일선약사까지 나선 발표자 역시 괜찮았다고 했다.누가 뭐래도 약사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교육에서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병의원에서 처방전이 나오고 그에 따라 약국이 조제하는 이 시스템이 영구불변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행 시스템이 철저히 치료에 기반한 것이라면, 고령화 사회 혹은 고령사회가 펼쳐지는 미래는 예방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건보재정이 압박 받을수록 고혈압 당뇨 등 비용이 많이드는 만성질환을 사전에 관리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은 변화될 수 밖에 없다. 경기학술제 같은 학술행사는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자'라는 허무한 구호보다 더 강력하게 약국의 형질을 미래 환경에 맞춰 바꾸는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2013-05-21 12:2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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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수가협상, 꼼수는 없다요양기관 한 해 농사를 가름할 유형별 수가협상이 이번주를 기점으로 2주 간 진행된다.의약단체들은 보험자인 건보공단에 내세울 유형별 실리와 명분을 구상하고, 협상 레이스 앞에서 숨고르기 중이다.올해는 여느 수가협상과 달리, 처음 조기시행 되면서 크고 작은 변화들이 많다.4개월여 앞당겨 협상을 벌이는 만큼 실질적인 누적 자료가 부족한 데다가,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보장 사업이 의료체계 개편 전체와 맞물려 수가계약에 적잖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토요일 수가가산제(토요가산제) 확대 등 지속사업인 보장성강화 계획도 시기적으로 얽혀있어 어느 유형 하나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유례없는 협상을 치러야 한다.의약단체들은 건보공단 재정이 사상 처음 4조원대를 육박하고, 국고지원과 재정이 6월에 논의되는 만큼 추가재정 폭이 커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지만, 보험자는 순순히 곳간을 열어줄 기세가 아니다.그러나 협상을 둘러싼 환경이 이 같은 불완전 요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수익악화로 비롯된 경영난과 물가인상률 반영 등 틀에 박혔던 그간의 협상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보험자는 유형 내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유형 세분화로, 물가인상률 반영을 빈도 수 통제 논리로 충분히 응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부대합의조건이 새 정부 추진 정책과 연계돼, 여느 때보다 세밀하게 제시되는 동시에 협상이 결렬되면 주어질 건정심 패널티도 더욱 실효적이고 엄격해질 것을 시사한다.여러 쟁점들은 집행부와 임원 교체로 협상 경험이 부족한 의약단체들 간 '제로섬 게임'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그만큼 이번 협상은 위기 대응에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세밀한 준비를 하는 단체만이 그 결실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유형 간 편차도 두드러질 전망이다.의약단체들은 협상 막판 유형 간 순위싸움으로 변질돼 '승자없는 싸움'으로 치달았던 그간의 전례를 거울삼아 공격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새로운 협상전략을 먼저 제시하거나, 인상 논리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한 예다.협상 테이블에서는 보험자에 읍소를, 협상장 밖에서는 회원들을 의식한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구태적 행태는 '한 물' 갔으니 회원들에게도 통할 리 없다.2주 간의 짧은 레이스에 '스타트' 총성은 울렸고, 이제 앞질러 나가야할 때다.2013-05-20 06:30:02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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