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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을 위한 방법은?속전속결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일을 빨리 행하여 속히 끝냄"이라는 표현이다.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제품 및 정보가 쏟아지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 보면 가장 시의 적절한 말이지 않는가 싶다.특히 IT 및 IoT 분야는 속전속결 전략이 기업의 사운을 좌우할 정도로 핵심 화두가 된지가 오래 전의 이야기이다.한마디로 속전속결 전략에서 패하게 되면 기업 자체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운명을 맞기도 하는 게 작금의 시장 상황인 것 같다.전통적으로 제약산업은 속전속결전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나의 신약을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비임상, 임상, GMP 등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만이 가능하기에 속전속결전략을 펼치고 싶어도 펼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러나 최근의 제약산업도 속전속결전략을 서서히 도입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최근 삼성그룹이 바이오산업을 추진하면서 미국에서도 국내와 동시에 바이오공장을 구축하겠다라는 내용이 기사화 된 적이 있다.기사의 내용에 보면 순차적 시설 구축이 아니라 '동시.독립적 프로젝트'로 진행한다라는 핵심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이는 달리 표현하면 바이오산업을 현지화 하여 허가.판매를 동시에 추진하는 원스톱전략 즉 속전속결전략을 시의 적절하게 추진하겠다라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이는 지금까지 삼성그룹이 전자산업에서 추진해 왔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는 스타일로 바이오산업을 접근하겠다라는 전략인 것 같다.이러한 삼성의 바이오 전략이 기존 제약업계에 종사한 분들에게는 다소 파격적으로 보일 것 같다. 왜냐하면 제약 및 바이오산업이 노하우 없는 밀어붙이기식 전략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그 어떤 산업에 비해서도 분명 제약산업은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경기의 변화에 큰 요동치는 것도 없고 한번 신약을 개발하면 10여년 이상 롱런할 수 있는 제품 구조이고 그 외 여러 가지 많은 메리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기본적으로 제약산업은 크게 3가지로 장점을 표현한다. 첫째, 망하지 않는다. 둘째, 누구든 신약만 개발하면 떼돈을 번다. 셋째, 빈익빈부익부 사업 구조다.그런데 우리나라 제약산업에서는 조금 달리 표현될 것 같다. 망하지 않는다? 망한다.지금처럼 제네릭에 의존하여 약가싸움에 등골이 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망한다. 누구든 신약만 개발하면 떼돈을 번다? 가능성은 있는데… 단, 조건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돈도 엄청 들어갈 것이고… 빈익빈부익부 사업구조다? 이건 우리나라 제약산업도 예외가 아닐 것 같다.전세계 제약 매출의 80% 정도를 글로벌 상위 20개사가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제약매출은 미미하기 그지 없지만 그 미미한 매출 구성도 국내 상위 50개사가 국내 총 제약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 할 것임에 분명하다.글로벌 제약기업 필수조건은 독창적 자기 제품그러면 어떻게 하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다분히 주관적 관점이지만 크게 3가지 분야에 대해서 나름의 해답을 찾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첫째, 독특한 자기제품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이것저것 독특한 아이템 없이 마구마구 생산해 내는 시스템에서는 절대적으로 글로벌 제약 기업이 될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화 된 특정 질환 의약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여야 한다.소량 다품종에서 다량 소품종이나 한품종에 올인하는 전략도 세워 볼 필요가 있을 것이며 항노화 관련 의약품이나 건강지향 의약품 및 화장품 지향 의약품 등도 있지 않을까?둘째, 무조건 수출 중심의 사업구조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금년에 우리 식약처는 PIC/S(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의 정식 회원이 되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모든 GMP시스템이 PIC/S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어차피 PIC/S 를 준비 할 바에는 수출 중심으로 방향 전환이 현명할 듯 싶다. 아울러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해외 영업을 시작하여야 한다. PIC/S에 맞는 모든 GMP 시스템을 갖춘 후 영업을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설계도면 한 장 들고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나라이든 간에 의약품의 인.허가 특성 상 최소 2년 전에는 신규 품목허가 준비를 해야 하기에.. 따라서 PIC/S에 맞는 GMP 시스템을 갖춤과 동시에 영업 수주를 받는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셋째,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전략은 지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제약산업의 꽃은 신약개발이다. 획기적인 신약개발 하나만 성공시키면 역설적으로 100년 이상의 매출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게 신약이다. 그러나 그 신약을 창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 여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연 매출이 10조원 이상 되는 기업들은 최대 1조원 가까이를 임상비용으로 부담할 수 있을 것이다.과연 우리나라 제약기업 중에서 그러한 투자가 가능한 곳은?? 그렇다고 가만히 손만 놓고 맨날 라이센싱 아웃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임상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맞춤형의약품 신약으로 방향을 전환 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2013년 12월 Science 저널에 사이언스 선정 올해의 10대 과학기술에 보면 5가지가 맞춤형의약품 기술들이다.그 5가지의 기술들을 보면 암 면역치료법, 유전자편집기술.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기술, 미니장기 기술, 백신설계 기술이다.이러한 분야는 핵심 기술을 가진 인적자원과 손만 잡으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을 가진 국내 연구자들이 저변에 숨어 있다. 그러한 인적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맞춤형의약품은 선진국과 기술적 차이도 크지 않다라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여하튼 국내 제약산업의 중단기적 사업 전략의 핵심은 제네릭 또는 바이오시밀러 전략이 우선일 것이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업 성공의 핵심은 신속한 동등성 입증과 PIC/S 기준에 맞는 신속한 GMP 시스템 구축에 있다.즉, 치열한 제네릭 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핵심 화두인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여야 하고 궁극적으로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점할 수가 있어야만이 수익성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바로 속전속결전략에 그 해법이 있다. 속전속결전략의 핵심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 그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다음의 두 가지를 잘해야 한다.그 첫째가 PIC/S와 ICH를 완벽히 이해하고 소화하여야 한다. 이제는 CGMP 또는 EU GMP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든지 통용될 수 있는 Global GMP를 구축하여야 한다. PIC/S와 ICH에 의해 GMP 규정은 하나의 GMP로 이미 통일화 되고 있다. 당연히 PIC/S와 ICH를 알아야 한다. 그 두 번째가 Validation의 실패가 없어야 한다. PIC/S 기준과 ICH 규정에 맞는 GMP 시스템을 구축 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실패의 확률이 많은 분야가 Validation이다. Validation을 원샷에 성공시키지 못하면 시간과 비용은 몇 배로 늘어나게 된다.무엇보다 무형의 영업기회 손실까지 합치면 그 기회비용 손실은 더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Validation의 실패를 없애기 위해서는 사전에 완벽한 시물레이션을 통한 실패의 케이스를 없애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ICH Q9에서 규정한 품질위험관리(Quality Risk Management)를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위험우선순위를 사전에 분석하고 실행하면 그만큼 Validation의 실패 확률은 대폭 감소할 것이다.이제는 신약 후보물질들을 상용화 하는 과정 또는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를 인.허가 받는 과정에서 GLP-GCP-GMP로 이어지는 시간과 비용적인 해결 방법을 명확히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내수든 수출이든 간에 수익성이 보장되는 제약사업이 가능할 것이다.또한 속전속결전략과 겸해서 강력한 '비용최적화전략'(Cost Optimization Strategy)을 수립해야 한다. GMP Compliance, Optimum Capacity, Minimum Running Cost, Energy Saving의 분야에서 비용최적화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아래의 도표처럼 개념설계부터 PV를 완료하는 단계까지 아무리 길어도 2년 이내에 글로벌 수출이 완성될 수 있는 속전속결전략을 수립하는 것만이 제약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 일 것이다.2014-12-07 06:14:49데일리팜 -
밑빠진 제약업계에 물부으라는 정부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정부의 다양한 세수확보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제약기업들의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있다.그 동안 규제완화를 수없이 외쳤던 정부 정책이 최근 엇박자를 보이면서 제약사들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전경련이 최근 조사한 329개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무려 91%의 기업이 국내경제 회복을 내년 하반기와 2016년 이후로 예측하고 있다.그만큼 기업들의 심리가 얼어붙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경제둔화와 심리불안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랑곳없이 각종 세제혜택을 줄이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최근 국회를 통과한 담뱃값 인상도 결국은 세수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는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그리고 이 같은 방침은 제약업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최근 국세청이 대대적으로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4년간 상품권 사용내역 조사도 세수확보 차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제약사들은 이미 상품권 사용과 관련해 접대비 지출로 처리했고, 이를 초과한 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했다.그러나 또 다시 100여 곳이 넘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상품권 사용내역을 입증하라고 한 것은 사실상 거액의 추가 세금을 내라는 통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국세청의 방침에 제약업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관행적으로 사용됐던 상품권 사용내역을 밝힐 수 없는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만일 이번 상품권 파장이 검찰조사로 이어질 경우 제약사들이 입는 데미지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일부 기업들은 자칫 수백억원대 이중 과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이익구조가 열악한 제약사들에게는 그야말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1년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은 내년 심각한 투자위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각종 규제정책과 내수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최근 제약업계의 화두는 단연 글로벌이 되고 있다.글로벌을 향한 목마름은 순이익 적자를 감수하면서 까지 R&D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상품권 후폭풍으로 인해 제약기업들이 눈물을 흘리며 연구개발 투자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면, 궁극적으로 제약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물론 제약사들이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제약사들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은 문제가 있었고, 처방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행태도 이제는 지양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기업 옥죄기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중한 정부의 판단이 요구된다.한쪽에서는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정부가, 또 한쪽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과세를 종용하는 것은 찜찜하다.정부도 제약기업도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상품권 사용내역 조사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2014-12-05 12:24:53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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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제약계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린다"지난달 박람회 참석 및 수출 관련 건으로 미국 시카고에 출장을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시카고는 영하 12도 이상에 바람까지 강해서 매서운 강추위를 느끼고 왔다.시카고에서 업무진행 중 추위를 잊게 해준 것이 곳곳에 있던 따뜻한 스타벅스 커피였다. 달달한 스타벅스 화이트초콜릿모카 커피가 3.05불(대략 3400원정도) 같이 동행했던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국에선 6000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같은 커피인데 한국에선 두 배의 가격을 주고 마셔야 한다고 한다. 아메리카노도 2.4불(대략 2500원)인데 한국에선 4500원이다. 더구나 미국에선 커피리필도 된다. 우리나라 스타벅스는 리필은 커녕 돈 더 내고 마시라고 하는데 말이다.창조경제시대에 똑똑한 소비자들 사이에 해외직구가 화두가 되고 있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얼마 전 PD수첩에도 보도되었던 LG전자 47인치 LED TV의 아마존닷컴 판매가가 대략590불(한화 65만원선)수준이고 해외직구 시 관세8%+부가가치세10%+해외 배송료+보험료+국내 배송료 등 부대비용이 30만원선 이란다. 다 합쳐도 95만원선 이 제품의 국내온라인 쇼핑몰 가격은 135만원선.단통법 시행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는 휴대폰의 경우 최신휴대폰인 갤럭시S5에 대한 기사도 나왔었다. 해외직구VS국내대리점 구매적용에 대한 내용인데 해외직구가 55만원+배송비 및 기타부대비용 다 합쳐도 61만원선이고 국내대리점은 76만7000원이다. 더구나 국내대리점 판매는 적어도 7만원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선택 할 때의 가격이고 해외직구는 내맘대로 요금제를 선택 할 수 있다. 좀 더 비참한 기사는 전세계에서 아이폰을 가장 비싸게 사는 나라가 한국이란다.미국에 있는 Meh.com이라는 쇼핑몰에서 지난 7월 한국에서 13만원정도에 판매되는 아이폰용 스피커독을 15달러 약 1만6천원에 판매하고 한국의 직구족들이 그 내용을 정보공유하면서 폭발적인 해외직구가 늘자 Meh.com은 쇼핑몰 내 한국직원을 고용하고 JIKGUJOK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한다.이에 더욱 기막힐 노릇은 온라인 쇼핑몰을 차츰 주도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마저도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아무렇치 않게 마치 쇼핑의 트렌드인양 추가하고 매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직구족은 미국물품구매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베이 등의 미국사이트를 넘어 중국, 유럽의 식기 생활용품까지 국내판매가의 40~60%까지 저렴하게 사고 있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실례로 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는 쇼핑몰싸이트에는 한국어서비스는 물론이고 한국사람만을 위한 전용할인쿠폰까지 발행하고 있다고 한다.쇼핑에 똑똑한 한국 소비자들은 유명한 비타민 센트룸, 원데이렌즈(콘택트렌즈)직구는 물론 화장품, 옷 , 건강식품, 주방용품, 구두 같은 생활용품까지 구매에 열을 올리고 200불미만 구매 시 관부가세 없다는 점 등을 정보공유하고 아이포터(배송대행)가입해서 외국 주소 받고 미국의 경우 할인이 많은 주까지 정보공유를 하는 이른바 국경 없는 똘똘한 소비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정금액 이상 구매하면 관세문제(관세청자동 통보)를 적용하고 휴대폰, TV등에 전파법을 적용해서 좀 막아보려고 하는 모양이다.창조경제시대에 창조소비를 하겠다는 소비자에게 가격경쟁력 있게 내수판매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생각은 않고 규제철폐를 주장하는 정부가 또 다른 각종규제를 양산하는 꼴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직은 해외직구가 불편한 것도 많고 우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정부가 판단하는 모양인데 가까운 중국의 경우를 보면 이게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할게 아니다.중국의 타오바오 등의 해외직구가 2009년에 50억위안(한화 9000억규모)이던 것이 불과 5년만인 올해는 1500억위안(한화 27조원규모)으로 집계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래도 한국 사정이 좀 나은 것이 사실 중국사람들은 자국 내 상품을 그렇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Made in Korea제품은 그래도 외국제품과 견주어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다만 가격에 대한 부분에서 한국사람은 인터내셔널 호갱님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한국기업이 만든 제품들이 한국에선 더 비싸게 팔리고 외국에선 싸게 팔린다는 것이 기업입장에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대해 수긍 못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다만, 소위 공장도가와 소비자가 사이에 과도한 유통마진과 세금에 대한 부분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본다.서두에 언급했듯이 미국스타벅스의 커피가 한국에서 두 배를 받아도 잘 팔린다는 그런 얼토당토 않은 기업의 유통마진에 대해선 좀 더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똑똑한 소비를 하겠다는 소비자에게 규제를 만들어 막는 방법으론 대안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가까운 중국의 경우처럼 해외직구가 너무 늘면 국내 유통가는 물론 내수 그리고 세수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우려해야 할 사안임이 분명하지만 말이다.인터내셔널 호갱님으로 전락하는 한국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씁쓸한 현실에 그래서 해외직구가 똘똘한 소비라는 말과 미국에서 나온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에서도 적용되는 이상한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내수를 지키기 위해 기업들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여 소비자가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바야흐로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해외직구시대에 역으로 우리가 가진 월등한 제품력과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바로 국내 제약의 시대 말이다.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만든 비타민, 영양제 및 각종 OTC제품(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등이 중국, 일본, 동남아, 미국, 유럽 등 해외직구 활성화 역군이 되는 방법 말이다. 지금 작금의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수사, 세무 조사 등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말뿐인 구호가 아닌 진정으로 제약계에 소금과 빛이되는 창조경제를 한번쯤은 제대로 보여 주면 어떨까.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중국인, 미국인, 유럽인들이 국내 제약사 사이트에서 해외직구 안하면 호갱님 된다는 소리가 들려오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2014-12-04 06:14:50데일리팜 -
'산업을 산업'으로 본 약가 정책 지지한다2일 정부가 내놓은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보완조치'에 담긴 약가 정책은 '제약산업을 산업으로 바라본 사실상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크나큰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보험약가 정책은 '건강보험 곳간'을 지키는데 치중한 나머지 산업의 성장과 발전, 육성을 도외시 했다는 비판적 평가를 달고 다녔다.복지부 배병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날 '5개년 계획 보완 조치'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개발신약에 대해 약가인하 대신 환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약 접근성을 크게 늦춘다는 지적을 받아온 약가협상에 대해서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를 수용한 신약의 경우 약가협상을 생략하는 유연한 방안도 제시했다.국내개발 신약에 대해 약가인하 대신 환급제를 시행하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모처럼 개발한 국산 신약이 우리나라에서 낮은 약가를 받아 수출국에서도 제가격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국내서 초기임상을 통해 허가받는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 혹여 국가간 통상 이슈의 우려의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 참으로 스마트한 정책이다.신약 약가결정시 부작용 감소나, 편의성 개선도 의미있는 가치로 인정해 반영하기로 한 것도 높게 평가할만 하다. 지금까지 기조는 지나치게 임상적 유용성에 국한된 목표점을 제시해 소위 개량신약 연구개발 등을 사다리삼아 신약의 장벽을 넘어가려는 기업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온 게 사실이다. 특히 신약개발이 더뎌지는 국제 환경과도 잘 부합하는 내용이다.이번 정책은 산업의 특성을 인정하며 정면으로 바라본 사실상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모두를 충족시킬 만큼 완벽할 수는 없겠으나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 다시말해 2% 시장을 떠나 98%를 겨냥하는 기반정책으로써 2일 발표한 정책이 더 정밀하게 보완,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누가 뭐래도 제약산업은 일차적으로는 산업이고, 2차적으로는 건강보험에 봉사하는 '공익형 산업'이다. 정부의 지원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2014-12-03 06: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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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시장확대기본법"공공성을 파괴하고 민영화를 촉진할 수밖에 없어 국민들의 반대 속에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 상정되었다.이에 보건의료계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등 10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도 27일 국회 앞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상정 야합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법안 상정 소식에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약고모 등도 성명서를 통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을 즉각 중단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28일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5단체도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왜 보건복지위 일도 아닌데 보건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왔을까? 이 법에는 교육과 의료 등을 서비스산업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복지부 배제서비스법은 교육과 의료 등 공공적 사회복지의 영역이 '서비스산업'으로 규정되며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이 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에 사실상 전권을 부여해 규제완화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사실상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정책의 주체에서 배제되어 버리는 것이다.서비스법은 기재부가 모든 공공서비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꾸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기재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앞으로 공공영역 정책 추진의 실질적 책임자, 권한자가 되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게 된다.보건의료단체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는 교육이나 의료정책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복지부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기재부 독재로 민영화를 일사천리로 진행시키고 말겠다는 정부와 기업들의 의지를 반영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이 위원회는 민관합동위원회라고는 하지만 민간위원은 각 부처의 장관이 추천하여 기재부 장관이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과 비판적 전문가들의 참여를 배제한 매우 폐쇄적 위원회로 어떤 공적인 사회정책분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성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야당의 역할?한편 이러한 후퇴를 막아야 할 야당이 오히려 이 법안 상정과 관련해 합의해준 것은 야당의 행동이라고는 이해하기 힘든 행태다. 새정치민주연합 기재위 간사인 윤호중 의원이 새누리당과 합의해 이 법안을 상정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의료민영화 추진을 막겠다며 공언해온 공당의 태도로는 너무나 부적절하다. 서비스법은 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공공영역을 민영화하겠다는 기업독재법임을 야당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보건연합 관계자는 "이는 결코 용인될 수 없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로, 새민련은 겉으로는 의료민영화 반대와 복지 확대를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배신적 합의로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세력들과 손을 맞잡으려는 것"이라며, 즉각 서비스법 야합을 철회하고 기재위 논의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길 주문하였다.자본에 시장 확대해주기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2조를 통해 그 대상을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으로 정의함으로서 의료를 포함한 교육 등 사실상 정부가 원하는 모든 산업을 포괄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1·2차 산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를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하여 교육·복지·의료분야 등 공공재의 영역까지 산업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면서 공공성을 파괴할 위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의료 부문에서는 지난 4차, 6차 투자활성화대책 등으로 이미 '영리자회사'를 허용했고 지난 9월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의료관광 활성화를 핑계로 보험사의 병원 진출을 허용하려 하고 있으며, 게다가 최근에는 영리병원 허용과 병원 간 인수합병을 위한 조치까지 준비하고 있다.약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비스법은 기재부가 추진하는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2012년 발의 당시 정부는 외국투자병원 도입,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의료서비스 선진화 관련 법률(영리법인약국 포함), 의료관광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서비스선진화 방안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사천리로 진행시킬 것임을 예고했다. 최근 기재부가 약국을 포함한 ‘보건의료사업체의 브랜드화 방안 연구’를 발주했고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건약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법이 만약 국회를 통과한다면, '브랜드 약국'으로 위장한 기재부의 영리법인약국 추진 움직임에 부처를 초월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기재부는 원격의료 추진을 포함해 그간 관심을 기울여온 원격조제 및 의약품 배송,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온라인 약국 등의 정책 또한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공공성 약화서비스법은 기업독재법이다. 서비스법에서 교육과 의료 등 공공적 사회복지의 영역은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하여 기획재정부가 전권을 갖고 규제완화와 민영화에 앞장서도록 허용하고 있고, 위원회 구성에서도 사회적 논의와 민주적 의견 수렴을 철저히 차단하고 모든 공공서비스에 대해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모든 이를 위한 정부가 되어야 할 이 정부가 자본의 대리인으로 나서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과 함께 공적연금 공격, 서민증세, 복지축소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들의 생활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보건연합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이런 정책의 대부분을 국회와 여론을 무시한 채, 행정 독재로 밀어붙여 빈축을 사고 있으며, 국회를 무시하고 행정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편법들을 모두 동원해서 각종 민영화를 강행하는 이런 박근혜 정부는 국민을 위한 통치철학이라는 것이 도대체 있는지조차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이런 식으로 소수 자본에게 모든 부를 몰아주어서는 우리 사회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 총자본의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윤을 나누어야 소비가 이루어지고 경제가 돌아간다. 이른바 서비스산업은 이 사회의 소상공인이나 중상층에게 남은 하나의 보루다. 이를 재벌에게 몰아주는 것은 절대 선진화도 창조경제도 아니다. 재벌은 재벌답게 생산 활동에 몰두하고 '서비스산업'은 다른 경제 주체들이 운영하도록 건드리지 말고 다 함께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2014-12-01 06:14:50데일리팜 -
병원 주민번호 수집 완화 길었던 3개월의료기관 내 환자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이 허용됐다. 의료기관 특성 상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불가피하다는 병원현장의 목소리가 제도시행 3개월 만에 반영된 것이다.보건복지부와 행정자치부는 11월 28일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 예외조항에 전화·인터넷 등을 이용한 병원 내 진료·검사 예약과 건강보험 및 건강검진 대상 여부 확인 등이 필요한 경우를 포함했다.지난 8월 7일부터 주민등록번호 보호 강화가 포함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환자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해야 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전화 및 인터넷 진료 예약시 환자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동명이인 등 예약오류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와 민원이 발생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실제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외래환자 200만명 중에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이 10만명이 넘는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불가능할 경우 환자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반문하기도 했다.결국 안정행정부는 6개월 계도기간을 두고 내년 2월 6일까지 6개월 간 병·의원 진료예약 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도록 했다.이 기간동안 대한병원협회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긴급 주민등록번호 수집 관련 현황조사'를 실시했다.계도기간 동안 진료 및 검사 예약 시스템을 바꾼 것은 대부분 대형병원이었다. 그 마저도 소수였다.대부분의 의료기관은 별다른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초진 환자들은 병원에 직접 방문한 이후부터 진료(진찰)번호로 예약을 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이 때문일까. 복지부와 안행부는 아직 2개월 남짓의 계도기간이 남았지만, 의료기관의 환자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허용하기로 했다.8월 7일부터 현재까지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취지에 맞춰 진료 및 검사예약 시스템을 변경한 병원들은 시간과 비용 투자에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정부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하지만 정부의 결단은 필요했다. 잘못된 정책을 밀고 나가기 보다, 쓴소리를 들으면서도 고쳐야 할 것은 고치고 넘어가야 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또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정책 발표, 그리고 유예, 완화까지. 이 과정은 '선시행후보완' 정책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정부는 제도 발표하기에 앞서 전문가 단체 또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완성된 제도를 내놔야 한다.2014-12-01 06:14:49이혜경 -
'판매예정가'가 몰고올 변화를 주목한다일부 제네릭 가격이 오리지널 대비 15%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제약회사들이 정해진 약가산식에 따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가격을 포기하는 대신, 이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약가를 책정하는 현상이 하나의 물줄기를 형성하며 나타난 결과물이다. 제약사들은 '판매예정가' 방식을 통해 당해 오리지널은 물론 경쟁 제네릭보다 낮은 가격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쟁에 나선 듯하다. 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동일가 시대에서 나타나는 이 현상은 크게 보아 두가지 측면에서 변화의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우선 예상되는 변화는 보험약가 구조의 이원화를 꼽을 수 있다. '특허가 살아있는 신약'과 '특허가 풀린 오리지널 및 제네릭'으로 구분되는 약가의 이원화가 그것이다. 쉽게 풀어 미국 등과 같이 높은 가격과 낮은 가격으로의 재편이다. 특허보호를 받는 의약품의 경우 등재된 상한가격을 향유하겠지만, 특허풀린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하향 평준화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특허풀린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2년 뒤 53.5% 선에서 동일가격이 형성되지만, 판매예정가가 확산될 수록 제네릭 가격은 떨어질 것이며, 특허풀린 오리지널 역시 동반 하향 수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특허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이 하향 추세라면 이에 상응해 특허로 보호받는 의약품, 다시말해 신약에 대해 적정가격을 매기는 논의 또한 제약산업의 혁신을 유도하고 육성하는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제네릭이 건보재정에 기여하는 만큼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을 촉진시키는 혁신의 가치 역시 보장돼야 한다. 이래야만 기업도 살고, 건보 시스템도 제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현행 모순을 혁신해야 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대체약제 가중평균가격이다. 예컨대 A라는 신약이 30년만에 개발됐는데 A의 가격을 30년전 개발돼 쓰이고 있는 약물들의 가격과 견줘 값을 메기는 경제성평가는 문제가 있다. 기업의 혁신 가치를 보장받을 여지가 없는 탓이다. 물론 A의 임상적 유용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고려 사항이다. 그런 만큼 신약 가격 책정 시스템은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져야 할 것이다.판매예정가를 통해 큰폭으로 낮아지는 제네릭 가격은 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권 혹은 개입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행 가격체계에서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이 덜하지만, 가격편차가 커질수록 제네릭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무엇보다 같은 약효군에 특허로 보호받는 신약과 특허풀린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공존하는 경우 약값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 관심은 자연 증가하게 될 것이다. 여기다 약국이 동일성분조제(일명 대체조제)에 적극 참여하는 경우 정보 비대칭으로 속수무책이었던 의약품 선택에 있어 소비자들의 개입은 한층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판매예정가는 경직된 보험약가 체제에서 자유경쟁의 숨통을 열어줄 것으로 보여 그 변화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2014-11-28 12:2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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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움카민 시럽제 논란 어쩌나첫 수를 잘못 두면 일은 그르치기 마련이다. 이럴 땐 문제를 조기 인식하고 신속히 수정하는 게 최악의 상황을 막아낼 방편이 된다.움카민 성분 시럽제 급여제한 논란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내용액제 일반원칙은 2012년 도입된 동일성분약가제에 부합하지 않는 기준이다.특허가 만료된 같은 성분함량 제품의 의약품에 동일가격을 부여하는 이 제도는 정제와 시럽제 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데, 일반원칙은 정제와 시럽제간 가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실제 움카민정제는 동일성분약가제에 따라 시럽제와 동일가격으로 지난 9월 등재됐다. 이런 상황에서 만12세 이상은 정제에만 급여를 인정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데일리팜은 움카민 성분논란이 제기되기 전부터도 이 일반원칙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이 일반원칙은 시럽제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제 사용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그런데 진해거담제 시장을 분석해봤더니 오히려 동일성분에 정제가 없는 훨씬 비싼 시럽제 사용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더욱이 이 일반원칙은 처음부터 모순적인 기준이었다. 현행 법령은 의사에게 상대적으로 싼 약을 처방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인센티브를 통해 처방약품비를 줄이도록 유인하는 게 일반적으로 채택돼온 방식이다.하지만 이 일반원칙은 급여기준을 통해 상대적 고가약인 시럽제 사용을 원천 봉쇄하면서 내용상 싼 약을 처방하도록 강제한 고시에 해당된다. 다른 제도에 견줘 일관성이 없다.복지부도 내용액제 일반원칙이 동일성분약가제도의 원리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고시 개선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움카민 시럽제 제네릭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꼬여버렸다.사실 이번 논란은 복지부가 움카민 성분을 포함해 진해거담제 성분약제들을 별도 고시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다. 실제 복지부도 별도 고시에 무게를 두고 검토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제약사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복지부가 대응에 나서면서 고시 개선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복지부는 소송대응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멀지 않은 곳에 출구가 보이는 상황에서 발목이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꼴이 돼 버렸다.제약사들은 복지부가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아 자력구제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그렇지만 소송을 유일한 해법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소송에 참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별도 고시 가능성만 있으면 소송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복지부가 명확히 방침을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소송을 취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소송을 통해 대립하는 게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라고 우리도 생각한다. 출구를 찾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고도 했다.이처럼 소송 당사자인 복지부와 제약사들 모두 갈 길이 무엇인 지 알고 실제 같은 방향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취재기자조차 권한만 있다면 강제조정(중재)이라도 내리고 싶은 심정인데, 당사자들의 속내는 어떨까. 다시한번 지혜를 모을 때다.2014-11-27 06:14:49최은택 -
[칼럼] 허니버터칩, 너는 참 좋겠다연일 허니버터칩이 화제다. SNS에는 허니버터칩을 먹어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경험담이 넘쳐난다. 이런 저런 괴담이 출몰하는가하면 바이럴 마케팅의 승리라는 나름의 분석도 눈에 띈다. 허니버터칩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현상만 놓고 보자면 대박이다. 영화든 책이든 '히트 현상의 대열'에 즐겨 동참하는 편은 아니지만, 먹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땅히 너도하고, 나도하는 제네릭을 빼면 마땅히 내놓을 신제품이 빈곤한 제약회사 입장에선 그저 부러울 수 밖에 없는 허니버터칩이자 현상이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신제품 만큼 유용한 수단은 없는 탓이다.이 귀하디 귀하다는 스낵의 품귀 현상은 자연스럽게 연구개발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랬기 때문에 '대박현상'도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이 스낵은 일본의 한 제품에서 영감을 얻어 회사가 2년간 연구 개발한 끝에 '소비자 혀끝을 사로잡을 결과물'을 내놓았고 한다. 2년이라. 일반 소비자에겐 참으로 긴 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신물질 발견부터 각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받는데까지 어림잡아도 10년 이상 걸린다는 신약 개발과정과 견주면 조족지혈 일 뿐이다.의약품은 허가 그 자체론 별것 없다. 허가가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적정 보험약가를 받아야하고, 의사들이 인정하고 쓰도록 데이터로 입증하고, 정보 전달이 주인 마케팅을 지난하게 펼쳐야 한다. 약가가 자유롭다는 일반의약품(OTC)이라 할지라도 허니버터칩처럼 자유롭게, 마음껏 마케팅을 할 수는 없다. 의약품의 운명이다.최근 제약협회가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신약을 국내 시장에 내고 싶어 외국에서 발굴해 왔는데, 정부가 비용대비 효과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아 보험 급여가 안되는 것은 물론 가격이 너무 싸 결국 손실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이 대체 뭐하는 짓이냐, 도매상 영업 잘되도록 하자는 주장이냐'는 비판도 당연히 따른다. 그러나, 어쩌랴. 이게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오늘날 현실인 것을.비슷한 시점에 나온 진흥원의 보고서도 같은 맥락으로 말한다. 국내 의약품 분야 수출경쟁력이 5년째 제자리라는 내용이다. 진흥원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우리나라 보건산업은 비교열위에 있고 수입에 특화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시장비중이 전세계의 2% 밖에 안되는데 국내기업들이 이 비좁은 시장으로 끌어들여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이게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실력이다. 오래된 대체 약물의 낮은 가격이 '가격협상의 기준선'이 되다보니 신약개발, 다시말해 혁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비교대안을 찾아야 한다.'글로벌로 나가라, 수출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정부의 메시지? 수긍이 간다. 언제까지 제약산업을 온실에 모셔둘 수 만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혁신과 답습'은 철저하게 구분해 정책을 적용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신약이 갖는 혁신의 가치가 합당한 보상을 받을 때 연구개발은 선순환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제약업계 안에 '연구 개발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일으키는 방아쇠는 혁신의 가치를 정부가 크게 보는 일이다. 만약에 허니버터칩을 심평원 급평위와 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2014-11-26 12:2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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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댓가는 손에 쥐어줘야 한다"미국 FDA의 의약품 허가 담당 산하 부서인 CDER(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에서는 매주 발생한 주요사항 즉, 신제품 허가 사항, 신설된 규정 등을 포함한 내용을 신청자에게 이메일로 제공해주는 'US FDA Weekly Digest Bulletin'이라는 제도가 있다.시행된 지 제법 오래된 기억이 나는데, 우선은 우리나라 식약처도 이런저런 형식으로 산재되어 있는 의약품 관련 공지 정보를 위와 같은 형식으로 통합하여 주 단위로 업계에 인지시켜 주는 장치가 있다면 매우 효율적인 소통 수단이 되리란 제언을 먼저 하고 오늘 나누고자 하는 주제로 넘어간다.위 뉴스레터의 지난 10월 19일자에선, CDER의 매우 고무적인 'Guidance for Industry'가 배포됐는데, 'New Chemical Entity(NCE) Exclusivity Determinations for Certain Fixed-Combination Drug Products'라는 제목을 갖고 있고, 굳이 한글로 번역하면 '일부 복합제에 대한 신물질(NCE) 독점권한 결정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http://www.fda.gov/downloads/ drugs/guidanceComplianceRegulatoryinformation/guidances/ucm386685.pdf)의약품허가에 정통하신 분들이 이후에 내용을 더욱 명확, 구체화해 주시는 바램을 덧붙이고, 그 골자를 정리하기 앞서 FDA의 인식변화와 관련된 서론 부분이 중요하다 생각되어 이 부분을 요약한다.그간 FDA는 신물질 허가에 대해 5년간의 자료독점권을 부여해왔다는 점을 먼저 상기하자. 수요와 공급에 있어 경쟁을 유도하는 시장경제의 근간에 독점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는 특허제도의 기초는, 혁신(innovation)을 시장에 공개하여 다수가 그 혁신을 공유하게 하되 그 대가로서 일정기간의 단독 권한을 부여한다는 취지이다.그러나, 의약품의 경우 인체시험을 장기간 거치게 됨으로써 특허를 활용하는 기간이 자연스럽게 짧아지고, 경우에 따라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 허가를 취득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가적인 독점권 부여는 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제도라 할 수 있겠다."FDA는 신물질에 대해 5년간의 독점권을 부여해 왔으나 일부 복합제 특히, 고정함량복합제에 대해서는, 그 복합제 중에 신물질이 포함된 경우라 하더라도 독점권을 부여해오지 않았다. FDA는 복합제가 여러 질환(암, 순환계질환, 감염질환)에서 보편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환자의 투약 개선 및 질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이에, 일부 복합제 개발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 신물질에 대한 5년 자료독점권에 대한 해석을 개정하기로 했다."그리고,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새로운 규정 시행을 상기 guidance가 발표된 시점 즉, 2014년 10월부터 시행한다고 공표하고 있다."결과적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제출된) 복합제가, 이전에 허가된 바 없는 성분을 포함하여 허가 신청될 경우 해당 복합제 역시 5년간의 독점권을 부여한다."이 같은 결론을 이끄는 부분에선, 지난 20년 간 신약성분 함유 복합제 허가가 19개였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최근 7년 사이에 이루어졌다는 점과 본 규정에 대한 해석 변경에 대해 2013년 업계에서 다수의 민원을 제기한 바 있음을 공개하고 있다.굳이 이 guidance를 소개하는 이유는, 제정 21년만에 그 해석을 극적으로 달리하기로 한 의사결정 배경으로 "신제품 개발에 추가적인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부분 때문이다.아무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부인하고 싶더라도, 가격이 고정 고시된 복수의 의약품이 있을 때 경제적 및 비경제적 혜택을 원천적으로 제공할 수 없는 경쟁체제에선 글로벌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채택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나?그래서, 이젠 '다국적'이라는 표현이 거부감을 일으킨다고 판단하고 소비자에게 장기 문화적 어필을 시도하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조차도 브랜드 vs. 제네릭 가격이 동일해지는 것에 대해 결국 찬성하지 않았겠나?결국 종국의 경쟁이 눈에 보이듯 뻔하다면, 현실적으로 잘 하고 있는 국내기업 분야에 대해 선제적인 정책을 더 늦기 전에 모색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지지부진한 채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신제품에 대한 자료보호를 더 늦기 전에 광범위하게 보장해주어서(재심사대상으로 지정해주는 것만으로는 보호가 미흡하다.이노베이션에 대한 대가가 국내에서라도 안전하게 확보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더 나은 의약품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해도 시장에서의 선택엔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계속 바라보게 되면 어느 기업가가 신뢰를 갖고 이 분야에 투자를 하겠나?이제 좀 걷기 시작했다고 미국 나가서 사업하라 요구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넘어지고 쓰러지더라도 노력하는 자가 있다면, 프로스펙스 운동화는 사서 신을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인센티브를 줬으면 좋겠다. 별것도 아닌 제네릭 우선판매권 확보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말이다.2014-11-24 06:14:53데일리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