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폐렴, 치명적 예후 부각…예방 전략 재설계 필요"
- 손형민 기자
- 2026-03-23 0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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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렴 사망원인 3위…고령층 질병 부담 지속 확대
- 성인 NIP 사각지대…연령 세분화 등 제도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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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폐렴이 고령층 사망과 기능 저하를 동시에 유발하는 주요 질환으로 떠오르면서, 예방 전략 재설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폐렴 발생 이후 예후가 더 치명적인 만큼, 진단 이후 치료 중심 접근에서 예방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고령층 폐렴의 임상적 위험성과 함께 백신 전략 변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개선 필요성을 짚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은 2024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3위로,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주요 사망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 인구 구조를 고려할 때 폐렴의 질병 부담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폐렴구균 감염은 고령층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65세 이상에서 폐렴구균 균혈증 사망률은 약 60%, 수막염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기능 저하가 남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질병 부담에도 불구하고 성인 예방접종 체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질병관리청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평가에서도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 대상에서 상위 우선순위로 제시됐지만, 실제 제도 반영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23가 다당질백신(PPSV23)과 13·15·20·21가 단백접합백신(PCV)이 허가돼 있으며, 대한감염학회는 2025년 권고안을 통해 65세 이상 성인 및 고위험군에서 PCV20 1회 접종 또는 PCV15와 PPSV23 순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질병 부담이 높은 혈청형을 중심으로 예방 전략을 재편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성인 NIP 확대 필요성↑…'연령 세분화'도 대안
폐렴구균 예방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기반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소아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단백접합백신 접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성인은 여전히 개인 부담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예방접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 교수는 "성인 예방접종은 제도적으로도, 인식 측면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치료 중심 의료 구조에서 예방을 자연스럽게 포함시키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령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고령층을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70대 중반 이후 기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김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NIP에 포함시키려는 백신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재정적 한계도 존재한다"며 "이런 점에서 연령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층에서의 질병 부담과 입원율, 중증도, 기능 저하 등을 고려하면 예방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이득은 충분히 크다"며 "성인 NIP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층 폐렴, 진단보다 발병 이후가 문제"
김 교수는 고령층 폐렴을 단순 감염 질환이 아닌 "사망 위험과 장기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으로 규정했다.
고령층에서는 노화에 따른 면역 기능 저하가 기본적인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면역 방어 능력이 떨어지면서 폐렴구균과 같은 병원체가 쉽게 침투하고 감염 이후에도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등 다양한 기저질환이 동반되면서 위험은 더욱 커진다.
임상 양상이 비특이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같은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의식 저하나 전신 쇠약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연하 기능 저하로 인한 흡인 위험 역시 주요 요인이다. 음식물이나 분비물이 기도로 유입되면서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질환의 중증도를 더욱 높인다.
무엇보다 회복 이후 기능 저하가 중요한 문제로 남게된다. 감염은 호전되더라도 근력 감소와 신체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많고, 이전 상태로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고령층에서는 폐렴에 걸리는 것보다 발병 이후의 예후가 더 치명적이다.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 접근으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폐렴구균 예방은 침습성 감염 이후를 막는 것뿐 아니라, 점막 단계에서 균의 정착과 전파를 억제해 폐렴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백신 전략 변화도 언급했다. 최근에는 20가 단백접합백신(프리베나20)과 같이 혈청형 범위를 확장한 백신이 등장하면서 예방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PCV20은 기존 PCV13 대비 7개 혈청형(8, 10A, 11A, 12F, 15B, 22F, 33F)이 추가된 백신으로 침습성 질환 가능성과 질환 중증도, 항생제 내성 등을 고려해 주요 혈청형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혈청형 개수가 많다는 점에서 다당질백신이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점막 면역을 통해 감염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단백접합백신이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감염학회에서도 20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으며, 권고안을 바탕으로 NIP 역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약 51%가 PCV20에 포함된 혈청형으로 확인되면서, 실제 질병 부담을 반영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 혈청형은 100가지가 넘지만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질병 부담이 큰 혈청형을 얼마나 포함하느냐"라며 "도미넌트 혈청형을 커버하면 일부 혈청형만으로도 전체 감염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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