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 관대한 투명사회협약문
- 홍대업
- 2005-09-14 06: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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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와 의약계 단체 등 20개 보건의료단체가 13일 투명사회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의 골자는 보건의료단체 스스로가 리베이트 등 관행적 부조리를 척결하겠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협약식이 선언적인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용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각 협회의 자율에만 맡긴다는 것이 자칫 무리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협약문을 이끌어내기까지 복지부를 비롯한 관련단체들이 수차례 머리를 맞댄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외면하거나 쉬쉬해왔던 내용도 협약문에 포함시킬 정도면 꽤나 논의가 진지했다는 것도 인정된다. 관행적 부패를 통감하고 수면위로 끌어올렸다는 것도 평가받을만하다.
그러나, 이번 협약은 스스로의 다짐을 공표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협약문에 서명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으로부터의 따가운 눈총이 ‘강제’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왕 스스로에 대한 투명선언식을 할 양이면, 회초리로 자신의 다리를 내리치는 강제규정 한 두개 조항쯤 삽입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구체적이지도 않고 단순한 선언 문구만으로 투명사회가 앞당겨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프레스센터 19층에는 취재진만 북적거렸지, 실제로 협약실천의 주체인 의약사와 도매상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향후 투명사회협약의 실천이 순탄치 않거나 별 실효가 없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언의 의미는 크지만, 내용을 채우지 못하면 이번 협약도 선전용 또는 ‘빛좋은 개살구’로 끝날 수도 있다. 9월말 구성될 투명협약실천협의회에서는 보다 진전된 ‘자기반성’과 ‘자기강제’의 내용이 합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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