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취하, 면죄부 될 수 없다
- 천승현
- 2009-03-30 06: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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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 역시 임상을 실시했는데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결국 임상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기존에 출시한 제품은 팔 수 있게 됐다.
최근 논란이 됐던 태반 및 생동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음직한 사례다.
기자는 자료를 제출한 제품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며 슬그머니 허가를 자진 취하한 제품은 비난은 받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봤다.
물론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믿고 싶다. 임상이나 생동 비용을 감안할 때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일부 업체의 경우 재평가 결과가 미흡하게 나올 경우 추후 허가취소 등으로 인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진취하를 선택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자진취하의 경우 시중에 유통중인 제품은 팔 수 있을뿐더러 명단도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무모하게 자료 제출 후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 것보다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
오죽하면 자료를 제출한 이후 허가취소를 받은 제품에 대해 무모하게 일처리를 했다는 동정어린 시선도 나오는 실정이다.
식약청은 자진취하 제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품질부적합 등의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자사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데 또 다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진취하 제품의 경우 재평가 마감일이 임박할 경우와 같이 정황상 취하 사유가 의심이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의심만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떤 사람이 도둑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도둑이라고 단정짓고 수사를 진행할 수 없지 않느냐”며 “100명의 선량한 사람이 있는데 1명의 도둑을 잡겠다고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게 식약청의 논리다.
하지만 식약청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생동 및 태반제제 재평가 결과에 따라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 조치된 제품들 역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지 못했을 뿐 국민에게 위해요소를 제공할 정도로 ‘부적절’한 의약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한 상식적으로 재평가 진행 과정에서 허가를 취하한 제품들 중 일부는 이번에 허가취소된 제품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추측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진취하 제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 앞서 말했다시피 식약청은 품질부적합이라는 명백한 근거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시장을 철수한 제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불이익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영문도 모른 체 품질부적합 제품을 복용할 가능성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파수꾼이라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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