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수집 인생 30년…"황소처럼 살았다"
- 영상뉴스팀
- 2013-01-30 06: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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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의 독특한 취미]유니온약품 안병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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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독특한 취미]
1983년 9월 어느 날, 청년은 명동 고미술상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문득 눈을 돌려 상가 안을 들여다봤다. 황소 한 마리와 눈을 마주쳤다.
"뼈만 앙상한 것이 그놈 참 못생겼네."
청년은 혼자 중얼거렸다. 그런데 '못생긴 그놈'에게 자꾸만 고개가 돌아간다.
"이 녀석 왜 이렇게 화가 났지? 무얼 보고 그렇게 용을 쓰고 있니? 그런 네 모습과 난 참 많이 닮았구나."
청년은 7000원을 주고 그림을 샀다. 이중섭 화백의 '황소'다. 진품이 아닌 '실사(사진)'다.
'황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아내의 핀잔이 눈에 선하다. 불과 3개월 전에도 한달치 월급 20만원을 털어 '도석화(이남호 作)'를 샀기 때문이다.
"황소야! 네가 용쓰는 만큼 나도 용쓰며 살아 보련다. 그래 나와 함께 인생 대차게 쟁기질 한번 해보자."
28년 후. 청년은 '진품 황소'의 소유인이 됐다. 유니온약품 안병광(58) 회장의 '황소 에피소드'다.
모든 일에는 전환점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안 회장의 터닝포인트는 '황소'와의 인연이었다.
'미술품 수집왕(30년동안 400여점 수집)' '성공한 CEO' '서울미술관 설립' 등 따지고 보면 '황소의 뚝심'과도 무관치 않다.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있기만 해도 좋잖아요. 저에게 미술 작품 수집이란 바로 그런 거죠. 함께 나누고 푼 그 어떤 것 말이에요."
안 회장과 '황소'는 인연의 골도 깊지만 닮은 구석도 많다. 바로 '나눔과 희생'이다.
황소는 평생 주인을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고,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기꺼이 주인에게 바친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미술관은 시민들과의 소통로이자 젊은 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개인소장은 혼자만의 감흥에 그치지만 미술관을 통한 전시는 만인에게 희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지 1만 4000평 규모의 서울미술관은 크게 전시관과 석파정으로 나눌 수 있다. 흥선대원군의 별채였던 석파정은 복원을 통해 도심 속 산책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 회장은 지금까지 900여명의 심장병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선행을 펼쳐 왔다. 하지만 '나눔과 봉사'라는 말 앞에서 그는 항상 작아진다.
"30년 전 한일약품 영업사원 시절이었죠. 동료 조카였던 5 살배기 보람이가 심장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 부탁해 약제비도 보조받고 제 월급과 모금한 돈을 보태서 보람이 수술비 250만원을 마련한 일이 인연이 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 작품을 관람할 때 결과론적 산물에만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아! 이 그림 멋진데." "얼마면 살 수 있을까?" "소장가치가 있을까?"
하지만 안 회장은 "이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볼 뿐 달은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작품이 최고의 걸작입니다. 작품 세계에 빠져 때론 위안과 희망을 얻고 때론 희열을 맛볼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친구가 있을까요?"
황소와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시작된 미술 작품 수집.
말 그대로 그의 취미는 인생을 바꾼 스승이자 동고동락한 좋은 친구다. 지금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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