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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떠난 약사심판장..."제약 전담팀 늘려야"
이정환 기자 2019-10-04 0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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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떠난 약사심판장..."제약 전담팀 늘려야"
이정환 기자 2019-10-04 06:10:25
[DP인터뷰]강춘원 전 국장 "소년의 호기심 잃지 않고 전문성 신나게 펼쳐"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의약품 특허에 관심이 커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특허 전담부서나 전문인력 확충에 소극적인 현실입니다. 신약 개발과 상관없이 제약산업에서 특허는 필수 생존책입니다. 자사 특허를 방어하거나 타사 특허 공격에 필요한 특허팀이 더 활성화돼야 합니다. 그게 곧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한 축이죠."

최근 명예퇴직으로 특허청을 떠난 강춘원(55·중앙약대) 전 국장을 항상 수식하는 단어는 '약학박사 출신 최초 특허심판장'이다.

특허청이 1994년 박사 특채 선발제도 도입 후 20년만에 첫 약사 특허심판장 탄생을 알린 강 국장은 타이틀 답게 제약산업과 약학계 내 특허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부 상위 제약사만 특허전담팀을 두는 게 아니라 중견, 중소, 바이오벤처 제약사 전반에 특허의 중요성을 빨리 깨닫고 민첩하게 사내 특허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강 국장 견해다.

1일 데일리팜이 강 국장을 만나 국내 제약산업과 약학계가 바라봐야할 특허 비전을 들어봤다.

32년이란 긴 공직 생활을 끝마치고 민간인이 된 강 국장의 다음 발걸음은 '특허 변리사'다. 꼭 제약산업에 한정된 변리사 업무만 골라 맡지는 않겠다고 했다.

특허 분야 특성 상 단일 분야에 매몰되는 게 효율적인 직무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제약산업이 우리나라 미래신성장동력으로 전망되는 지금, 제약 특허의 중요성을 반복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 국장 역시 허가특허연계 제도 시행으로 국내 제약사가 특허에 관심이 커져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계가 특허에 두는 비중은 여전히 적다고 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차치하고서라도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봐도 제약 특허 전문성 격차가 크고 관심도나 지원 규모가 적다는 것이다.

강 국장은 "삼성전자가 지금 세계적으로 특허경쟁을 벌이며 기업을 할 수 있는 배경은 80년대 중반 해외 기업으로 부터 다각도로 소송에 휘말리며 전문인력을 자체 육성했기 때문"이라며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특허 전문부서를 확대하고 전문인력 추자를 늘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 국장은 "제약산업은 단순히 특허를 출원해서 권리를 획득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다른 특허를 공격하거나 회피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일부 상위 제약사만 특허팀을 갖췄고 다수 제약사가 개발부서가 특허 업무를 곁가지로 맡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제약특허를 비단 산업 분야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약학교육에도 적극 접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강 국장은 "다케다나 에자이 같은 일본 제약사는 특허 전담부서가 웬만한 대학교수 못지않은 수준의 특허 논문을 내놓는다"며 "우리나라도 인하우스 변리사를 늘려나가며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대에서 약사법을 배우는데 그칠 게 아니라 기본 약학지식에 특허 실무를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최근 약학교육협의회, 식약처와 함께 약대생 대상 제약특허 교육을 했는데 관심과 흥미가 높았다. 전국약대가 변리사 수준이 아니더라도 특허 전반 이해도를 높인다면 제약산업에 약사가 나아갈 길이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강 국장을 수식하는 약사 최초 특허심판장이란 타이틀에 대한 감흥을 묻자 그는 "부담과 기회를 동시에 직면하며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며 공직에 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국장은 공직이 무조건 엄숙하고, 수동적이고, 지루한 업무분야일 것이란 일각의 시각은 명백한 선입견이라고 했다.

공직약사와 같은 기술전문직군에겐 민간 기업체 만큼의 창의성과 신선함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라는 취지다.

 ▲ 특허청 강춘원 전 국장
강 국장은 "특허심판장이 됐을 때 내 발자국이 훗날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란 김구 선생의 좌우명을 가슴에 새겼다"며 "최초란 것은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와 함께 자칫 잘못된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부담이 공존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강 국장은 "오늘날 공직약사 업무는 누구보다 창의적이어야 하며 조직 내외부로 부터 기업을 넘어서는 수준의 냉철한 평가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난 지난 32년 간 내가 가진 약학·특허 전문성을 신나게 펼친 공직생활이라고 자평한다"고 부연했다.

강 국장을 쉼 없이 걷게 한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소년의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이미 지나간 과거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항상 궁금해하고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소년의 호기심을 가진 게 32년 공직생활을 지탱케 한 버팀목이란 설명이다.

강 국장은 "이걸 열면 뭐가 나올까? 어떤 일이 생길까? 항상 물음표를 던졌다. 특허청에서 일하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일한 게 창의성과 신선함에 도움을 줬다"며 "수 십년 간 공직에서 느낀 바는 댓가를 치룰 용기를 가지고 꿈과 열정으로 일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생각대로 안 되는 일이 생겼을 때 좌절하지 말고 반복해 유지하는 의지도 갖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강 국장은 "큰 돈을 벌기보다는 오랫동안 내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갈지, 직접 사무소를 열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약국약사가 아닌 공직약사로서 느낀 보람은 걸어온 길을 되짚었을 때 기억할 만한 장면이 많은 풍부한 삶을 살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약국을 운영했다면 지금보다 큰 돈을 만질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반복되는 일상으로 풍부한 삶을 살기 어려워 나와는 잘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 호흡으로 다양한 장면을 기록할 수 있는 약학변리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junghwanss@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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