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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약산업 한쪽면만 바라보는 시선확실히 전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많아지긴 했다. 제약주에 몰리는 주식투자와 쏟아지는 언론기사들이 그 증거다. 그런데 관심이 너무 한쪽에만 쏠려 있다. 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한미약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른바 스타 제약사들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반면 제네릭, 내수시장, OTC(일반의약품)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고, 정부지원 순위에서도 홀대당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며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어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대중언론과 투자자, 심지어 정부조차도 내수시장 성과에는 주목하지 않는 느낌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시장에서는 완성형에 가깝고, 해외시장에서는 생초보나 다름없다. 몇몇 기업이 해외에서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내수시장에서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주면서 성장하고 있다. 한쪽에 쏠린 시선은 리스크에도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작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 해지 소식이 좋은 예다. 한번의 기회가 줄어든 것 뿐인데 주식시장은 기업이 도산한양 출렁거렸다. 이로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 작년 한미약품은 전해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금 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매출액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내수시장 영업력을 바탕으로 제약업계 3~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스타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모든 제약회사가 그럴 수 없고, 필요도 없다. 내수시장에서 제네릭약물, OTC로 사업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이는 국내 환자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 신약, 바이오시밀러와 대비되는 제네릭, OTC는 찬밥신세나 다름없다. 제네릭은 약가만 인하됐지, 오리지널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출시후 1년 뒤에는 오리지널약물과 가격이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뒷전이다. OTC 시장도 정부는 기업에 맡긴 채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에 쏠린 시선은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내수시장을 홀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만 매진하는 것은 올바른 육성정책은 아닌 것 같다. 정부부터 다양한 시선으로 제약산업을 봐야, 대중언론도, 주식시장도 올바른 인식을 지니지 않을까. 해외에서 돈 못벌어도 청년 일자리 만들고, 싸게 의약품 공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금 시대가 원하는 기업이 아닌가.2017-02-02 06:14:50이탁순 -
[사설] 조찬휘 회장부터 동일성분조제 나선다면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대상 약제'가 2017년 1월 현재 9905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69개 품목이 늘어난 것인데, 이런 경향성이라면 1만 품목 돌파도 머잖은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 품목이 특허만료되는데 따라 제네릭 의약품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동일성분조제 기반은 조성된 셈이다. 그러나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제도, 다시말해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는 약국만이 할 수 있는 건강보험 약품비 절감 대책이기도 한데, 현장에서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약국이 이 제도에 맞춰 동일성분조제를 하면 장려금까지 받지만 약국들은 환자 사전동의와 처방권자인 병의원에 사후통보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의 시도조차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약사회에서 동일성분조제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인천 남동구 약사회가 동일성분조제 활성화를 위해 실적이 우수한 약사들에게 시상하기로 하자 몇몇 약사들이 과제에 도전해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우수 상을 받은 약사의 경우 11개월 동안 2384건의 동일성분조제를 했고, 나머지 약사들도 1000건에서 2000건에 달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 물론 정부가 제도를 마련한 이상 불합리한 현장의 문제를 두고, 개별 약사들의 고군분투만 멀찌감치서 응원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성벽같은 사회적 현실, 다시 말해 동일성분 조제에 대해 처방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장 역시 현장의 약사들이 도전해 바꿀 수 있다는 여지도 찾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약국들이 일제히 약국 현장에서 동일성분 조제를 실천으로 옮기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들게 한다. 결국 현장 약사의 고군분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약국가의 동일성분조제는 정부와 심사평가원, 학계, 국회 등 각계가 약품비 절감에 실효성이 높다고 인정하고 있고, 문제가 있는 사후통보 문제 역시 DUR시스템 연동 등 기술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지만 좀처럼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지금까지 정책 건의를 할 때 성분명처방제도를 1, 2번 항목에 배치하지만, 이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단골 래퍼토리일 뿐 한치도 앞으로 나가기 힘든 난제임을 약사 사회는 사실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또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시민들을 설득해 동일성분조제부터 시작해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편일 것이다. 제도를 통한 현장의 개선은 모두에게 달콤하지만 오매불망한다고 쉬 오지 않기 때문이다.2017-02-0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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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염약 장기치료와 국가 보건경제급성 감염성 질환은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단기간에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지만, 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된 국가에서는 사회적 질병부담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많은 만성 질환들은 느리게 진행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성인의 약 4%가 만성 B형간염에 걸려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다. B형간염 일차 예방법인 백신이 1980년대 중반에 개발되었고, 1990년 중반부터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지만, 그 이전에 B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은 여전히 간경화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B형간염 합병증으로 간경화증이나 간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발생하면, 이는 개인과 그 가족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직, 간접적 비용으로 인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특히 간암은 40-50대 생산활동연령층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일단 발생하면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매우 높다. 실제로 간암은 연간 사회경제적 부담액이 약 3조 7천억 원으로 지난 20여년동안 항상 암경제적부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경화증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합하면 연간 약 10조 원이 만성 간질환으로 인해 손실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많은 B형간염 환자들이 최근에 개발된 매우 효과적인 간염약(항바이러스제)들을 복용하고 있다. 문제는, 간염약을 복용하더라도 완치률은 연간 약 0.3%로 매우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기간, 거의 평생 약 복용을 지속해야 하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간 약 복용이 안전할지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국민 주민등록번호 제도와 단일 건강보험 체계 및 100%에 가까운 가입률, 그리고 간염약 평생 복용에 대한 급여 인정 등 선진화된 건강보험 정책 덕분에 보건의료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시행하기에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전국단위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대규모 안전성 분석을 시행하였는데, 그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2005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만성 B형간염약 복용을 시작한 모든 국민들에서 약물 복용을 철저히 한 경우와 그렇지 않았던 경우로 나누어 사망, 간이식, 간암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50% 미만으로 복용한 경우에 비해서 90% 이상으로 철저히 복용한 환자들의 사망 혹은 간이식 위험은 41%로 현저히 감소하였고, 간암 위험도 20% 감소하였다. 반면에 약에 의한 부작용으로 의심될만한 심각한 문제는 유의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즉, 만성 B형간염 약은 부작용 발생의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으며, 매일 철저히 복용하는 경우 간이식을 피할 수 있고 간경화증 진행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상당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약을 선택하여 안심하고 장기간 잘 복용함으로서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 활동 및 경제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만성 B형간염 완치제 신약의 혜택을 가까운 장래에 누릴 수 있을 것이다.2017-01-31 06:14:50데일리팜 -
[기자의 눈] 포지티브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악당이 하나 있다. 손님을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침대에 맞게 사지를 늘린다. 당연하지만 손님은 죽는다. 프로크루스테스 얘기다.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융통성이 없거나 일방적인 기준에 다른 사람을 억지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간혹 약가제도 시스템, 그 중 포지티브 시스템 원리주의자(?)를 보면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의 약가제도는 2007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한 이후 상당부분 진화해 왔다. 해석은 가지가지다. '예외의 역사'라고도 하지만, 현실에 맞춰 모난돌을 세련되게 단련해왔다. 독특한 한국적인 건강보험시스템과 약물이용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어디에도 '절대선'이 없으니 지난 10년의 역사는 이렇게 진척돼 왔다. 이런 약가제도를 놓고 우리가 진보나 보수, 이른바 '보혁'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 토론회에서 보면 마치 이런 진영논리가 보이는 듯 하다. 포지티브의 원칙, 다시 말해 근거에 입각한 비용효과적인 의사결정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예외는 변칙이거나 '결탁', '부정'으로 거론하는 기류가 있다. 그리고 이런 기류는 때로는 '진보'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난다. 포지티브 10년은 붙힘이 많았다. 그리고 이 짧은 역사 안에는 '반성적 급부'가 적지 않다. 바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한 완화된 조치들이다. 지난 20일 권미혁 의원 주최로 열린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규제완화가 선별목록제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선별목록제도가 시행된 이후 신약 접근성, 특히 대체 가능한 약제나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조차 급여권에 진입하기 어려워 반성적으로 마련된 완화조치들을 싸잡아 '친기업적인' 비정상적 왜곡으로 치부하고 비판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적어도 그 '반성'이라는 흐름, 곤궁한 환자들의 비탄에 화답할 준비가 충분치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 위험분담제로 대표되는 일련의 규제완화 조치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지만 일종의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비상구이자 선별목록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숨통을 틔워준 작은 출구로 보는 게 합당해 보인다. 포지티브 10년, 그리고 평가와 대안을 모색할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진화였는 지 후퇴였는 지 똑바로 바라보고 평가해야 시점이다. 원리주의적 측면에서 ICER 탄력적용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이런 비상구조차 원칙을 훼손하는 '불순물'이라고 치부하는 태도. 외람되지만 이런 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비춰지는 건 왜 일까.2017-01-24 06:14:50최은택 -
판례를 통해 본 자보심사 구제절차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2012년 2월 개정되며 심사평가원에서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대하여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여부를 심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동차보험심사에 대하여 의료기관과 보험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다툴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규정과 판례를 통하여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 전에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기준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보험회사가 개별적으로 심사를 행하여 심사의 전문성이 부족하였고 보험회사별로 심사기준이 일치하지 않아 병의원과 보험사간의 분쟁이 일상적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환자들의 민원도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2012. 2. 22. 개정하여 보험회사는 의료기관이 청구하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 8901;조정업무 등을 심사평가원에 위탁하고, 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보험회사 또는 요양기관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에 따라 이의제기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의제기결과에도 불만이 있는 경우 법 제19조에 따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이의제기 결과를 받은 때로부터 30일 이내에 그 심사를 청구하여야 하며 기한 내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험사가 심사를 담당하던 때에는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병의원이 보험사에 대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심사결과를 다투었습니다. 이후 법이 개정되며 심사평가원으로 심사가 위탁되고 난 뒤, 심사평가원의 심사가 처분성이 있는지 즉 이를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4.1. 선고 2015누41212 판결 등 다수의 판결에서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는 보험회사 등이 보험가입자 등을 대신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보험금 중 의료기관의 진료에 따른 의료비용이므로, 그에 대한 지급의무 여부 및 지급범위 등은 본질적으로 사법(私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며 심사평가원은 보험회사 등과 별도의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의료기관인 원고들이 청구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며 자배법상 피고가 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결과에 대한 불복방법으로 제19조 제1항에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한 구제절차를 밟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고 판시하며 심사평가원의 심사는 처분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의 심사결정에 처분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8. 10.23. 선고 2008다41574 판결에서는 심의회의 구성, 심사절차, 심사결정의 효력 등에 관한 규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심사결정을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위 판례 및 관련규정에 의하여 심사평가원의 심사에 이의가 있는 요양기관 또는 보험사는 우선 민사합의기구인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의회의 심사결과에 대해서도 불복하는 경우,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보험금지급을 둘러싼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심사평가원의 심사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을 것입니다.2017-01-21 06:14:50데일리팜 -
[칼럼] 젊은약사 10인의 도전적 실험과 대한약사회세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머리와 입들은 참 많다. 그렇지만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의 본질을 찾고 바꿔보려 시도하는 이는 드물다. '옷에 사람을 맞추라'는 군대 언어처럼 불합리한 현실을 곁에 두고 있다보면, 그게 왜 문제였더라? 옆사람에 물어보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길들여져 문제를 망각하게 되는 것인데, 시민들이 약국에 가져오는 폐의약품이 그렇다. 왜 폐의약품이 발생하게 됐는지, 왜 시민들에게서 그걸 받아 놓고 끙끙대는지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져 버렸다. 대신 선의로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하는 약국이 고통받는 적반하장이 일어난다. 현상에 집중하다보면 폐의약품을 제 때 수거하지 않는 지자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물론 지자체의 느슨한 태도는 문제다. 당연히 그러해 보였던 폐의약품에 대해 휴베이스 소속 젊은 약사 10명은 작년 하반기 그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 보기 위해 도전적 실험에 함께 나섰다. 말이 좋아 실험이지 '노가다'나 한가지 였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약국에 모인 6만정 이상 의약품을 일일이 분류하고, 낱알을 세고, 여기에 약가를 곱해 전국 단위서 연간 버려지는 의약품의 총 가격을 추산했다. 그 성과로 어떤 의약품이 많이 버려지고, 발생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도록 단초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와 약사 사회, 그리고 이 사회가 폐의약품 양산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줬다. 문제의 현장에서 실천한 이 실험은 그래서 의미가 매우 크다. 과장해 이야기하자면 쓰레기 더미를 뒤진 끝에 그 위에 장미꽃을 피워냈다. 이해 당사와 관계자들이 다같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오늘의 사회에서 그럴싸한 주장이나, 성명서 한 줄의 힘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한 이해관계자의 주장은 또 다른 주장으로 이내 덮이고 만다. 정책 당국자는 고사하고 행인 한 명 설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의도하는 바를 관철하기 힘들다. 주장을 하려면, 데이터의 뒷 받침이 필요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 부랴부랴 수천만원 들여 용역연구를 해본들 소용없다. 이브닝 드레스를 갖춰 입은 여인의 화장한 얼굴에서도 "파티가 열린다"는 사실은 짐작할 수 있다. 해서 그 연구의 목적과 결과는 순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된다. 손 놓지 않고 무엇인가 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빼고 나면 돈이 아까울 따름이다. 젊은 약사들이 금쪽같은 시간과 노동력을 들인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래서 더 값지다. 현장의 살아있는 이런 연구 성과들은 앞으로 더 나은 정책 연구에 빛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거의 모든 처방마다 들어가다시피하는 소염진통제나 위장보호제 같은 '깔아주는 광범한 처방의 현실'은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환자 임의로 약 복용을 판단하는 현실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는 어떻게 진화 발전해야 할지 과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약국은 물론 약국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유의미한 정보는 엄청나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관한 연구는 물론 환자 행태조사까지 실로 연구의 보고나 한 가지다. 한데 중요한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점이다. 약사 사회의 가장 큰 단체인 대한약사회의 정책이 사실은 젊은 약사들의 실험과 같아야 한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길거리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돌발 사안을 잠재우려 이리저리 바삐 쫓아다니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며 대처해야 할 현실과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증요법에 몰두하느라 직능의 미래 운명과 직결될 사안의 연구를 내일로 미루는 것은 결코 상책일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화상투약기, 원격의료, 드론은 가까운 장래에 팔을 뻗어 함께 어깨동무를 할 친구들이다. 필연 이들의 기술은 자고나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를 수익모델 삼으려 욕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들은 그들의 수익모델에 적합하게 다른 보건의료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젊은 약사들의 실험은 폐의약품의 현실과 대처 방안을 넘어 약사 미래의 실존적 가치를 묻고 있다.2017-01-16 12:15:00조광연 -
좋은 연구를 완성도 높은 특허로 바꾸려면최근 대학 혹은 연구소에서 수년간 수십억 혹은 백억여원이상을 투자해서 성숙시킨 기술들이 꿈틀대고 있다. 필자가 아는 꽤 많은 수의 바이오텍 신생기업들 혹은 예비창업자들이 활발히 대학과 협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우리의 기초연구 역량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대학교수들과 국책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그 동안 산업계와의 협력 을 통해서 신약 (바이오신약 포함)들에 대한 지식들과 관점들이 제고되면서 연구 결과를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최근 산업계 전문간행물인 BioCentury에 실린 비교 통계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시사적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의 2015년 특허출원 건수는 약 1800여건인데, 이 중 기술이전되는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창업의 메카인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2014년 특허출원건수는 240여건로 칭화대의 1/8정도지만, 기술이전 비율은 무려 40%이다. 연구비나 연구인력 등을 고려하면 스탠포드 대학이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지만 스탠포드 대학은 상업적 가치가 큰 완성도 높은 소수의 특허들을 출원하는 반면, 중국 대학들은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특허들을 대량으로 출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학역량평가에 특허출원·등록 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국내 대학교나 정부출원연구소 기술 도입을 위한 검토를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특허의 완성도이다. 특허라는 지적재산을 근거로 향후 전임상과 임상 등 수백억원을 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특허 완성도는 건물에 비한다면 기초와도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집을 지은 들,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불명확하거나 약하면 이 얼마나 허망한 경우이겠는가? 어떻게 하면 특허의 완성도를 높여서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특허 청구항들이 방어가능한 넓은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그 청구항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실시예들이 다양하고 충분해야 한다. 사실 좋은 특허는 이러한 실시예들을 풍부하게 넣다 보니 다양한 실험들을 하게 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둘째, 특허 출원된 국가의 수가 충분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진입 개별국 수는 5개 (대한민국, 일본, 중국, 유럽, 그리고 미국)이다. 그런데 다국적제약사의 기준으로 하면 진입 국가수는 20여개국이다. 진입 국가 수를 늘리려면 당연히 비례해서 특허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셋째, 하나의 특허로 권리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다수의 후속 혹은 관련 특허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원특허에 기반하되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부가적인 특허들을 출원함으로써 특허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 현실은 중국보다는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 특허의 완성도가 낮은 여러가지 배경 중에,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특허출원 혹은 등록건수가 평가지표로 활용되면서 양 위주로 특허를 내야 하는 '보이기식 평가지표'가 있다. 이러다보니, 미성숙한 상태로 특허를 내게 되고 청구항을 충분히 넓게 받지 못하게 되면서 추격자들이 회피한 불완전특허들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들이 특허관련 자체 재원이 없이 정부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비 확보가 어렵다. 서둘러 특허를 내면서 보강연구를 할 수 있는 재원도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들은 무엇일까? 먼저, 특허 출원 전부터 기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충분한 실험 결과를 확보하여 완성도 높은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학이나 연구기관들보다 특허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훨씬 축적돼 있고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에도 익숙해 있다. 아울러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자체 재원을 마련하여 유망한 대학 기술을 특허 출원 전단계부터 자문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학협력단도 이제는 재원과 인력을 보강해 초기의 '단순 행정처리 기관'에서 탈피해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지적재산권화 전문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교원들이 확보한 연구비에서 간접명목으로 20~40%를 떼고 있으니 이 중 일부를 연구자들에게 '지적재산권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지적재산권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권리화'하려면 연구만큼 중요한 전문성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하면 마치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건물을 짖고는 등기를 하지 않아 권리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 왜 스탠포드 대학의 특허출원 건수가 그렇게 작은지를 한번 고민해보고 '건수' 위주의 특허관리에서 '완성도' 중심 특허관리로의 인식전환을 서두르자.2017-01-16 06:14:51데일리팜 -
[기자의 눈] 다국적제약기업과 오너십 부재개봉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 '베테랑'을 최근에야 보게 됐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 씨의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영화 속 전개가 우리네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란 생각에 가슴 한켠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왜곡된 주인의식에서 비롯된 일부 경영진들의 갑질 행태. 제약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란 생각 탓이다. 그런데 요근래 만나본 다국적 제약사 직원들은 정반대의 불만사항들을 털어놨다. 기업문화가 비교적 합리적일 것 같은 외국계 회사에서는 되레 경영진들의 '책임의식 부재'로 인해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기본적으로 한국 직원들에 대한 애착이 없는 데다, 성과를 쌓은 뒤 승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보니 직원들 복지는 뒷전이라는 것. '본사 방침'이란 핑계로 직원들의 요구는 묵살한 채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단다. 한국인 사장도 예외는 아니라고 토로했다. '바지사장', '꼭두각시'라는 극단적 표현이 이들의 심경을 대변해주는 말이리라. 지난해 2월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은 뒤 크라우스 리베 임시대표가 9개월째 공백을 채워가고 있는 노바티스만 해도 그렇다. 내부사정이야 다르다지만 회사를 포함해 전현직 임원들이 줄줄이 연루된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인 한국노바티스는 권한대행이나 다를 바 없는 임시대표 체제를 9개월째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기약없이 '임시사장'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노바티스 직원들의 속앓이가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본사가 한국법인의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란 소문이 끊이질 않는 것도 '임시'라는 직함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며칠 전 만났던 한국노바티스의 직원은 "한국법인을 철수하다는 설은 근거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크라우스 리베 사장이 단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와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임시대표 체제가 장기화 되면서 조직 내부에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리베이트 기업이란 오명을 씻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내부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이러다 신임 대표가 오면 성과기반 평가방식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는 얘기였다. 임금협상 결렬로 인해 사측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고 있는 노조원들이나 일부 직원들의 주장만 듣고서 다국적 제약사들 전체를 매도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다. 취재를 하다보면 "저 회사 참 다닐 맛 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기업도 분명히 있다. 다만 "부당대우를 받고 있다"거나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업무에만 매진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그토록 이상적인 주장인건지, 한번쯤은 다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국 직원들이 원하는 건, '진정한 오너십'이다.2017-01-16 06:14:50안경진 -
"약사의 중재는 환자를 보호한다"2016년 5월 인천의 한 여성이 사전피임약 야스민을 처방받아 복용한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야스민 복용 후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국내에서 두 번째다. 첫 번째 케이스에서 유가족이 처방한 의사를 대상으로 재판을 진행하였으나 의사는 무죄 확정 선고를 받고, 그 삼 년 후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케이스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2012년, 4월 한 20대 여성이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월경통 때문에 처방 받은 '야스민'을 복용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여성의 사인은 폐혈전색전증이었다. 유가족은 의사에게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의사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사망자의 직접적 사인인 폐혈전색전증과 관련된 병력이 없었고,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약사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설명의무 위반과 이 사건의 인과관계도 적다는 것이 무죄판결의 이유였다. 사망한 문제의 환자는 과거 편두통과 자궁내막근종을 진단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 여성의 병력을 살펴보면 의사가 야스민을 처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왜냐하면 이 병력들은 합성 여성호르몬제 복용 시 주의를 요하는 조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편두통의 측면에서 볼 때, 특히 "AURA"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편두통은 야스민 복용의 금기 요건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편두통 병력을 가진 여성들은 편두통이 없는 여성들보다 혈전 생성 위험이 더 높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합성여성호르몬 복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런 환자에게, 사전피임약 중에서도 가장 혈전 위험이 높은 4세대 약물인 야스민을 의사가 처방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나는 생각해본다. 만약, 약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환자의 처방전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사건의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환자의 병력을 듣고 의사에게 직접 전화해서 처방을 바꿀 수 있었다면, 그리고 환자에게 혈전의 위험과 그 경고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하고 대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더라면 말이다. 사실 약사의 의사 처방에 대한 중재(intervention)는 의약분업이 선행된 선진국에서는 아주 중요한 약사의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극히 환자 중심의 약료서비스이며, 환자의 이익(benefit)에 부합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약사가 감히 의사에게 처방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의사에게 종속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의사와 관계가 틀어질 것을 각오하고 약사가 자기 소신을 펼치기는 매우 어렵다. 설혹 용기를 내어 병원에 전화를 해도 의사와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사들의 눈치를 보는 시스템에 갇혀버린 한국 약사들은 호부호형을 못하는 홍길동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뿐이다. 다시 사망한 20대 여성에게 돌아가보자. 그리고 그날, 그 여성이 율도국에 있는 나의 약국에 왔다고 상상해본다. 야스민이 처방 나왔지만, 환자가 편두통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의사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율도국의 약사가 있는 곳 말이다. "선생님, 이 분이 편두통 병력이 있는데요, 비록 AURA와 같은 전조증상은 없는 경우라 금기 사항은 아니지만, 편두통이 없는 분들보다는 혈전 위험이 높다고 생각되니까요, 4세대 말고 상대적으로 혈전 위험이 적은 2세대 약물을 처방하시면 어떨까요?" 약사의 이런 제안에 율도국의 의사는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준다. 그것이 환자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환자에게 약을 건네주며 다리 통증 등 혈전 위험을 암시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이나 약국에 연락을 취할 것을 당부한다. "감사합니다." 인사하며 나가는 환자를 보며, 율도국의 약사는 혼자 읊조린다. 약사의 중재는 환자를 보호한다.2017-01-13 12:14:52데일리팜 -
[사설] 초고가약 유통과정 부작용들 살펴 봅시다최근 선보이는 신약들이 '고가화'되면서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이 유통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은 대개 이 신약을 적시에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쪽으로 귀결될 것으로 우려된다. 냄비 안의 개구리가 수온 변화를 얼른 알아채지 못한 것처럼 '고가약 시대'도 그렇게 우리 곁으로 은근슬쩍 다가왔다. 그런데 이를 당연한 것으로 수용할 수 만은 없는 상황들이 감지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데일리팜은 신년 기획으로 '고가의약품이 유통과정에서 유발시킨 문제점' 을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 고가의약품을 말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의약품의 가격을 높다 혹은 낮다라고 말하려면 기존의 의약품은 물론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품 가격과 견줘 볼 수 밖에 없는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격을 겪어보고 나서 '그렇게나 비싼가'라고 체감적으로 말 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의약품의 경제성 평가 영역으로 끌어들이면 이 또한 쉽게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신약의 삶의 질 개선효과라든지, 신약 투여의 결과가 입원비용을 낮춘다든지, 기존 치료에 비해 삶의 질은 높이면서도 사회적으로 감당할만한 가격 수준이라든지 '비용대비 효과'라는 경제성 잣대 탓이다. 그렇다고 그냥 두자고만 할 수도 없다. 점차 신약들의 가격은 자연스레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투자대비 신약개발 효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제약회사들은 희귀의약품을 통로 삼아 이를 개발한 뒤 적응증을 넒혀가는 트랙을 밟고 있다. 소수 환자를 겨냥한 신약개발의 리스크가 높은 가격으로 보상되는 논리가 통용되는 탓이다. 이 뿐 아니라 면역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 역시 체감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 분야 의약품의 가격이 높다고 하지만, 앞으로 신약의 가격은 높아지고 기존 의약품들은 퇴장방지의약품 목록에 넣어 보호해야 할지도 모르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건보재정과 고가약의 상관성이라든지, 경제수준에 합당한 사회적 수용가격 같은 거시적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통과정에 드리워진 고가약 시대의 그늘은 무엇보다 우선해 걷어내야 할 현실적 문제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수수료일 것이다. 예를 들어 조제료가 1만5000원인데, 카드수수료가 4만원, 5만원인 사례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이 모순은 약국이 아무런 이익을 취하지 않는 전문의약품의 환자 본인부담금이 총 거래액으로 잡히면서 카드수수료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약국은 심각한데 카드사는 웃는 이 불합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보니 약국들은 이들 의약품을 취급하지 않으려하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불편을 겪게된다. 의약품 유통 이해관계자들의 '고가약시대에 관한 이해'도 필요하다. 약국은 카드수수료로 인한 조제료 잠식을 원망하며, 원체 고가다보니 관리 과정서 훼손되거나 잃어버린 의약품을 제약사에게 보전해 달라며 갈등이 야기된다. 처방패턴과 다른 고가의약품의 용량은 또 어떤까. 피같은 약을 버리는 것을 그저 방치해야만 할까? 외래처방한다고 해 고가의 생물학제제를 들여 놓았던 약국이 처방은 나오지 않고, 반품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결손 보완을 하겠다며 제약회사 출고전 품질 검사용 제품을 달라는 요양기관의 요구는 합당한가. 고가약을 출발점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은 결코 하찮은 것들이 아니다.2017-01-1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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