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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가짜환자 기획조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보건복지부가 예고한 가짜 입원환자 기획현지조사가 지난주 끝났다. 복지부는 지난 11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상반기 내 가짜 입원환자 의심 병원급 의료기관 20개소에 대한 기획현지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사항목을 선정했고, 기획현지조사에 대해 의약단체에 통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기획현지조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데일리팜 확인 결과 벌써 지난주에 모든 조사가 끝났다. 우리는 여기서 보도자료를 한번 더 점검했어야 했다. 이번 상반기 기획현지조사 항목이 가짜 입원환자라는데 초점이 맞춰졌고 '현지조사'라고 했기에 통상대로 복지부 조사담당자를 반장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선임자가 팀장을 맡아 조사반을 이끌 것이라 예상했다. 오판이었다. 10개소는 건강보험공단 선임자가, 또 다른 10개소는 심평원 선임자가 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1월, 요양기관 현지조사 지침이 개정됐다. 2016년 의사 두 명이 복지부 현지조사, 건보공단 방문확인 이후 목숨을 끊은 이후 뒤늦게 이뤄진 지침 개정이다. 그래서 이 지침을 지켜야 하는 당위성은 더욱 명확하다. 하지만 이번 기획현지조사에서 복지부는 지침을 너무나 쉽게 어겼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기획현지조사에 건보공단과 심평원 직원이 각각 팀장을 맡아 이끈다고 보도되기까지 구체적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현지조사 지침 4장 조사반의 구성을 보면 복지부, 심평원, 공단 직원들이 역할이 분명하게 적혀 있다. 현지조사반은 복지부장관이 심평원과 공단 전문인력 지원을 받아 구성하게 돼 있다. 심평원은 조사계획 수립, 대상선정, 조사실시, 정산심사와 처분 등 현지조사 제반 업무를 건보공단은 급여사후관리(자격·인력확인 등)을 위한 현지조사업무 지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반장과 팀장 자격도 명확히 구분돼 있다. 그런데, 이번 기획현지조사는 조금 달랐다. 복지부는 지난 2월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에서 가짜 입원환자를 조사 항목으로 선정을 마친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마침' 금융감독원과 함께 가짜 입원환자를 조사하겠다고 해서 기획현지조사로 일원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기획현지조사는 정기조사, 기획조사, 긴급조사, 이행실태조사 등 현지조사 4가지 유형 중 하나다. 다시 말해 현지조사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복지부는 첫 번째 조사반의 편성의 원칙을 어겼다. 더 큰 문제는 복지부의 이 같은 재량적인 지침 적용이 일각에서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현지조사 주도권 싸움으로 비쳤다는 데 있다. 조사권은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해묵은 갈등 중 하나다. 기관장이 바뀔 때 마다 조사권을 두고 눈치싸움이 벌어져도, 복지부는 '나 몰라라' 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복지부는 지난 16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현지조사는 복지부가 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인력 문제로 심평원이 거든 것"이라고 했다. 거들었다고 하기엔 심평원 현지조사반에서 심평원 직원이 역할이 너무 많은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문제는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다시 이번 논란으로 돌아가면, 모든 논란을 부추긴 건 복지부다. 의료계가 요구하고 있는 현지조사의 일원화를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올해 초부터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이 수차례 회의를 가져왔다. 올해부터가 아닐지도 모른다. 20년 넘게 공단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올해부터가 아니다. 조사권 문제는 십수 년 동안 이어졌던 논란"이라고 했다. 그리고, 복지부는 올해 처음으로 기획현지조사라는 명분 아래 건보공단 직원을 조사반 팀장 권한을 줬다. 복지부는 팀장이 별다른 의미가 아니었겠지만, 방문확인, 방문심사, 현지조사 일원화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산하 기관에는 서로 다르게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조사 인력 부족 문제로 직접 현지조사를 나갈 수 없다는 복지부가 마련하는 '현지조사 일원화와 효율성 제고 방안'이 무엇일지 궁금하기만 하다.2018-05-24 06:29:48이혜경 -
[데스크 시선] 소 취하 골든타임 놓친 조찬휘 회장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서울지역 약사 3명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취하를 결정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명예훼손 소 취하를 놓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명예훼손 수사를 진행한 경찰이 검찰에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고 서울시약사회와 서울지역 분회들이 오는 26~27일 열리는 전국여약사대회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차례 걸쳐 회 화합차원에서 조 회장의 명예훼손 소 취하 주문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1일 대한약사회 이사회에서 이원일 경남약사회장은 "편의점약 판매 저지에 회세를 집중해야 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최근 조 회장과 양 원장이 서울지역 임원 3명을 고소를 했다는 점이다"며 "회세를 집중하려면 통 크게 용서하고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명모 부의장도 "회장님이 덕을 베푸셔야 한다. 2017년은 많은 갈등과 반목 속에서 보내더라도 2018년에는 회원들이 희망을 가지고 화합 속에서 새로운 약사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회장님이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완강했다. 조 회장은 "협치, 협치 하는데 평생 살면서 어떻게 자기들 입장만 생각하냐"며 소 취하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조 회장이 회 화합 차원의 명예훼손 취하 결정의 마지막 골든타임은 5월 9일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였다. 의장 개회사 이후 진행된 회장 인사말에서 소 취하를 발표했다면 고소를 당한 약사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회 화합이라는 명분도 충분했다. 조 회장은 결국 16일 소취하를 결정했다. 지난 10월 명예훼손 고소 이후 거의 7개월 만이다. 그러나 고소를 당했다 취하된 약사들도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정치는 백성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그 다음이 이익으로 이끄는 것과 도덕으로 설교하는 것이며, 나쁜 것은 형벌로 겁주는 것이고, 최악의 정치는 백성과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의 명예훼손 고소는 첫 단추부터 잘못된 것 아닐까?2018-05-21 06:29:55강신국 -
[칼럼] 식후 30분이 '고작 이런 복약지도'가 아닌 이유약국 경영과 약료 실현 [5] Communication_용법 '고작'이 아니라 '이것만은 기필코'. 2006년 한 국회의원이 '고작' 식후 30분이라는 말 한마디에 연 2000억 원이 든다며 부실 복약지도에 수가 삭감을 주장했다. 이 헤드라인은 매년 반복되며 2010년에는 '고작'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3000억 원, 2014년엔 '고작' 한마디에 4000억 원, 급기야 약사의 복약지도 무용론을 주장하는 의사 협회의 주장까지 나왔다. 기사의 헤드라인은 'agenda setting', 'framing'으로 일컬어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두 이론을 따른다. '어떻게 아젠다를 설정하느냐', '어떤 프레임을 만들 것인가'와 같은 이론에 바탕을 둔 글들은 독자의 태도와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덕분에 약사의 용법 복약지도는 '고작'이 되었다. 이런 프레임을 잠시 벗어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 약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어떻게 먹느냐'이다. 이런 정보를 포함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약사'이다. 어떤 약은 하루 세 번이다. 어떤 약은 하루 두 번이다. 어떤 약은 하루 한 번이다. 어떤 약은 일주일에 한 번이다. 어떤 약은 1주일간 복용하고 3주간 쉰다. 어떤 약은 하루는 한 알, 하루는 반 알이다. 어떤 약은 이틀에 한 번 먹는다. 어떤 약은 식후 복용이다. 어떤 약은 식사 도중 먹어야 한다. 어떤 약은 식전에 먹는다. 어떤 약은 다른 약이나 음식과 1시간 간격을 둬야 한다. 용법은 '고작'이라는 말로 폄하될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용법은 인간의 끼니에 맞춰 '하루 세 번'이 가장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음에도 2006 년부터 끊임없이 반복된 '형식적 복약지도' 논란은 '약사의 용법 지도' 자체를 폄하시켰고 약사의 짧은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환자 태도를 양산했다. 일례로 바이러스 질환이 돌아 타미플루가 처방될 때면 일선 약국은 항의 전화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른다. "다른 감기약은 하루 세 번이지만, 따로 드리는 타미플루는 5일간 하루 2번이고, 빈속에 먹으면 울렁일 수 있다"고 대부분 약사가 말로 글로 전한다. 그런데 약국에 '왜 타미플루만 부족하냐', '약 먹고 토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라는 문의 전화가 꽤 많이 온다. 약사의 설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미플루를 하루에 세 번 먹거나, 빈속에 먹었던 것이 주된 이유이다. '고작 말 한마디'라는 프레임은 말하는 약사 자신에게도 작용했다. 약사들은 그들의 말을 '고작'이라 여기듯 힘없이, 고객과 눈 맞춤 없이, 교감 없이 전달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용법을 넘어 고객이 좋아하는 다른 참신한 정보를 개발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약사의 커뮤니케이션 No.1은 제대로 잘 먹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의료비 절감과 연결되고, 부작용 저하와 연결되고, 치료 효과 극대화와 연결된다. 약을 제대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건강한 삶과 연결되어 있다. 용법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건강한 삶의 기본이다. 약사의 용법 설명은 '고작'이 아니라 '이것만은 기필코' 전달해야 하는 정보이다. '고작'이라는 프레임에 휘둘리지 말자. 약의 본질을 보자.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자. 이러한 본질적 역할을 기억하고, 오늘도 힘주어 용법을 설명하자.2018-05-21 06:29:50데일리팜 -
[기자의 눈] 논리 확장과 A.I 신약개발의 역설헬스케어산업의 근본 목표 그리고 불교의 원리와 사상은 교집합이 많다. 제약기업은 생명 존중과 인류 건강을 지상 최대의 과업으로 신약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질병으로부터 중생을 구제하는 화신을 일컬어 약사여래라 부른다. 병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자비의 영약으로 건강한 삶을 되찾아 준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형태론과 사상론에서는 다른 영역이지만 그 방향성과 궤를 같이한다. 매년 음력 4월 8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의 속명은 고타마 싯다르타로 '석가모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는 산스크리트어로 샤카와 무니의 합성어다. 샤카는 태자 싯다르타가 출가 전 통치한 샤카부족을 의미하고, 무니는 깨달은 사람을 뜻한다. 우리말로 의역하면 '샤카족의 깨달은 자'로 표현할 수 있다. 태자라는 보장된 지위와 영화를 버리고, 6년 설산고행 끝에 마침내 보리수나무 아래서 그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바로 연기법이다. 공(空)과 만(卍)사상으로 통하는 이 원리는 원인과 결과에 의해 우주의 모든 현상이 발생·소멸을 거듭함을 강조한다. 현대 과학적 언어로 바꾸어 말하면 등가법칙과 연결돼 있다. 즉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인 E=mc2 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물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수상대성 이론의 발전적 개념은 다중우주와 11차원, 초공간, 무한미분과 무한적분으로 대별할 수 있다. 불가에서는 이를 화엄이라 칭한다. 앞서 살펴본 종교와 물리학 그리고 수학적 개념 전개가 각각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그 맥은 상통해 있다. 특히 화엄은 인간 뇌파의 무한 확장 개념을 통한 초공간 진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생각이 상상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이루어지는 세계'를 말함이다. 이를 수학적 개념으로 풀면 0을 기준으로 음수와 양수로 증가/감소할 경우의 무한 무리수와 같은 개념이다. 그 수축과 확장에 다차공간을 대입한 것이 바로 화엄과 초공간 그리고 지금 살펴볼 뉴로시냅틱이다. 최근 알파고와 왓슨으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 기술도 기본 원리는 같다. 인공지능은 뉴로시냅틱 컴퓨팅 기술을 응용해 지구상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자가 습득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궁극의 '전지적 완성체'로 평가된다. 다차원 적층시스템을 기본 모델로 삼고 있는 3D프린팅은 인공지능의 논리와 인식을 현상과 물체로 만들 수 있는 매개역할로 보면 이해가 쉽다. 인공지능·3D프린팅 개발 업체들의 최신지견에 따르면 이를 활용해 신약개발 확률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단축할 수 있다. 통상 신약개발은 글로벌 빅파마 기준, 1~5조원 가량의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성공확률은 0.02%에 불과하다. 관련 인력만도 최소 5000명에서 3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계속된 기술 발전이라는 전제 조건 하에 인공지능과 3D프린팅을 활용하면 신약개발 기간을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입장이다. 30년 전, 미국 슈퍼컴퓨터는 인류가 지구상의 모든 질병을 정복하는 시점을 서기 3000년으로 예측한 바 있다. 구글과 IBM의 심층 신경망과 학습기술의 발전 속도로 볼 때 허황된 추측과 주장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신약개발에 돌입한 부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정보를 결합하고 합성해 질병의 기전을 이해하고, 신약후보물질을 검증·생성할 수 있다. 이후 기존 약물을 용도 변경해 새로운 약으로 설계하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가상의 초공간에서 진행된다. 임상시험만 실제 병원에서 진행되는데, 모집단계 역시 인공지능이 약물 적합성과 부작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선택, 최적의 개발·성공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2562년 전, 샤카족의 깨달은 자-싯다르타는 그 시대의 언어와 논리로 진리의 세계관을 전달했다. 그것이 종교와 철학적 관점에서 존경·비판받거나 혹은 배척되는 것은 다음 문제다. 다만 수학과 물리학 법칙을 이용해 이를 증명하고 포괄적 개념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더욱이 간과해선 안 될 점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는 하루라도 빨리 신약이 개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부처님 오신 날에 즈음해 논리의 병합과 확장으로 인공지능을 역설한 이유다.2018-05-21 06:29:30노병철 -
[기자의 눈]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약국개설 허가권자'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속담이 비난하는 대상은 무엇일까. 생선을 탐하는 고양이일까, 고양이를 의심하지 않은 순진무구한 생선가게 주인일까. 이러한 구도에서 우리는 생선가게 주인을 주인공으로 놓고 고양이를 쉽게 악역에 놓는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악의 무리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걸고 그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만큼 지나치게 정의롭다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니 말이다. 지금 약국 개업 시장을 놓고 보면 이 혼란해진 세상에 빗댈 만 하다. 약사에게만 주어진 약국 개설권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알게 모르게 도매가, 일반인이, 병원이 가세했다. 창원경상대병원은 그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전례가 된 지 오래다. 창원 약사들은 병원 부지 건물 1층에 약국을 막고자 창원시와 지자체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싸움을 하고 있으나, 아직 싸울 자격이 있는 지 조차 확신하지 못한 채 오는 16일 1차 변론을 기다리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인지 몰라도, 창원 사태가 시작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병원 부지 약국 개설 사례가 봇물 터지듯 불거졌다. 서울에서만 H병원에 이어 S병원까지 부지 내 건물에 약국 인테리어를 진행하며 지역 약사회 눈치를 보고 있다. 여론만 잠잠해지면 바로 내일이라도 약국이 문을 열 태세다. '약국을 하면 큰 돈을 번다'는 속설은 약사들이 직업을 택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도매와 병원이 편법을 자행하면서까지 약국 자리에 매달리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다. '돈만 있으면 다 하지. 그걸 누가 마다해'라는 어느 유통업계 관계자의 푸념처럼, 약사 아닌 자의 약국 개설은 이제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아닌, 기회만 되면 누구나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생선이 약국 자리라면, 고양이는 자본가이자 병원이다. 그럼 생선가게 주인은 누구일까. 100% 적확하다 할 순 없으나 약국 개설 허가를 내주는 정부, 지자체가 될 수 있겠다. 고양이가 생선을 먹는 건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데, 그 걸 알면서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주인이 순진한 걸까. 단지 '순진해서 당했다'며 고양이를 탓하기 전에 생각해보자. 나쁜 짓 할 여건을 허용하면서 나쁜 짓 한 고양이만 장대에 매다는 건 생선가게 주인의 순진함과 어리석음에 면죄부를 주는 짓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보건소와 지자체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약사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사와 약사와 국민을 위해서다. 병원에 귀속된 약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를 우린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2018-05-17 06:27:19정혜진 -
[사설] 복지부의 제약산업 규제개혁 의지 환영한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제약 바이오산업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공동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규제부처라는 인식이 강했던 보건복지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의 유기적 협의를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는 패러다임 변화로 읽혀진다. 결론부터 말해, 보건복지부의 정책 수립에 있어 과학기술부 등 타 부처가 요구하는 규제 개혁에 대한 접점을 찾아보겠다는 복지부 수장의 지속적인 의지를 환영한다. 제약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들의 제품개발력과 끊임없이 환골탈태를 해야하는 투명경영 노력이 있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약바이오산업을 규제산업으로 바라보지 않는 정부의 시각과 지원정책이다. 아쉽게도 그동안 제약 바이오 업계는 보건복지부를 산업 육성을 위한 부처로 인식하지 않았다. 제약산업이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고정관념은 정부와 산업계의 오랜 수평선이었다. 복지부의 규제정책은 최고 수준이라는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제약산업 자체가 공공성이 연관돼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지나칠 정도라는 것이 제약 바이오 산업계의 주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의 규제개혁 의지는 마른땅에 단비와도 같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몇 년간 범부처 신약개발지원과 육성정책이 잇따라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해서 이번기회에 제약산업이 국가경제를 주도하고 바이오 분야 핵심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범 정부 차원의 소통 확대는 필연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약 바이오 산업 육성추진 계획과 의지를 밝혔고, 지난해 12월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하 헬스케어 특별위원회를 가동한 것은 부처간 협력을 위한 첫 단추로 인식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중심이 된 '제약산업육성협의체' 구성과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산업 특별위원회 가동 등을 통해 산업 육성을 위한 컨트롤타워 마련과 대화창구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 글로절 신약 개발의 무한한 시장성과 성공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미 도출돼 있는 후보물질들의 임상시험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범 정부 차원에서 과감히 지원해 준다면 신약 개발 선진국에 진입하기는 더욱 수월해진다. '보건부' 부활도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보건부와 사회복지부로 정부 조직을 분리할수 없다면 복수차관제 도입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업무 영역이 보건의료분야와 사회복지분야로 분리됨에도 불구하고 1명의 차관만 두고 있는 것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산업육성을 담당할 전담 차관을 두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근간이 규제보다 '진흥'이고 '지원'이 될 수 있다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지원을 위한 정부 전략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성과 함께 경쟁력에 근간을 둘 수 있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정책과 인식 변화는 '글로벌 기업‘ 탄생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2018-05-14 06:30:2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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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치매국가책임제 성공적인 완성 위한 해법오는 7월 1일이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에는 치매를 앓던 노부부의 자살, 치매로 인한 가정파탄기사가 언론의 화두가 되던 시절이었다. 고령사회를 맞아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새로운 사회보장제도가 출범했다. 이제는 국민의 큰 관심과 이용자 가족들의 사랑 속에 적은 비용으로 치매어르신에 대한 돌봄 서비스로 발전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시설부족과 수발인력의 부족을 우려했다. 다행히 시설 확충이 원활하게 이뤄진 현재는 경증치매까지 대상자를 확대하고 장기요양기관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포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서비스 질을 제고하기에 이르렀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치매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얘기한다. 즉, 나이가 들면서 치매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 내가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는 사람, 치매진단을 받아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하지만 돌봐줄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 치매에 걸린 가족이 있어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빈곤층 등 다양한 환경과 생활여건에 따라 어르신들의 욕구는 제 각각 다를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치매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하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했다. 이제는 치매어르신에 대해 수발도움을 주는 장기요양서비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경도인지장애 등 고위험 군을 대상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외국의 경우에는 치매노인 정책으로 국가의 직영시설을 통해서 서비스제공의 매뉴얼을 만들고 작성된 매뉴얼을 민간의 우수기관에서 실행한 후에 보완을 통해서 이를 확산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방법의 질적 향상과 질 관리 향상을 위해 수급자와 그 가족에게 제공하는 이용지원사업을 강화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복지의료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정책 방향성에 대해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방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치매노인이 지역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문화를 매개하는 서비스의 제공 방안도 함께 시범사업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시범사업을 통해 치매의 사전예방과 사후에 제공되는 서비스 내용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공동체의 역할과 기능이 새롭게 구상돼야 한다. 아직까지 세부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조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한 노인질환예방사업 실시와 이를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지원' 관련 시행령과 규칙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을 추진하는 보건복지부와 지역사회의 여러 협력기관간에 유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협동기구의 설치가 중요하다. 예방사업의 협동적인 실행방안에는 유기적인 현장운영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 단체,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여러 협력 기관 간에 연계가 필요한 자원과 프로그램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길 바란다. 노인성질환예방사업의 역할과 기능도 중요하지만 결국 치매환자의 인지능력과 활동능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치매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치매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콘텐츠가 모색돼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국민 모두가 치매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가치매책임제가 다가오는 2026년 초고령사회가 도래하기 전에 하루 빨리 굳건하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해본다.2018-05-14 06:29:40데일리팜 -
[칼럼]제약 '홀로서기'...책임·전문경영 패러다임 정착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독립경영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확산되고 있는 '홀로서기'가 국내 제약산업의 또 다른 패러다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부 분사와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경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다. 독립경영은 향후 국내 제약산업계에 발빠르게 정착할 것이 확실하다. SK케미칼이 혈액제제와 백신 전문법인을 출범한 사례는 최근 산업계 흐름을 잘 대변한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백신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안을 의결했다. 회사명은 'SK바이오사이언스(SK bioscience Co.,Ltd.)'다. 이사회 결의에 따라 신설법인은 6월 15일 주주총회를 거쳐 7월 1일 정식 분할하게 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2015년 전문법인 SK플라즈마를 출범시킨 SK그룹이 올해 백신사업부를 독립시킨 별도법인을 설립하면서 백신과 혈액제제 부문에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SK케미칼은 2021년 백신법인에 대한 IPO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공개와 맞물려 투자유치에 나서고 글로벌 백신 생산 설비 투자와 M&A,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 백신 및 혈액제제 전문 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휴온스글로벌의 바이오부문 전문법인 설립도 눈에띈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개발(R&D) 전문 법인 '휴온스랩(Huons Lab)'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이 향후 바이오 분야를 리딩하겠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바이오 R&D전문 법인을 신설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바이오 R&D 역량 집중 및 효율성 및 생산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처방약중심 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도 관심이다. 제일약품은 제일헬스사이언스라는 OTC 전문법인을 설립했고, 화장품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면서 사업다각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의료기기사업부를 본격 출범 시킨 이후 필러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는 OTC 전문법인과 함께 유통판매전문 법인 '제일&파트너스'를 가동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ETC와 OTC 부문 분할과 유통판매 부문에 대한 법인 분리를 통해 책임경영을 가속화하고, 기존 전문의약품 마케팅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리딩기업 유한양행의 신사업 의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대형 도입품목을 통해 외형확대에 나섰던 이 회사는 오래전부터 미래전략실을 가동하며 신사업 진출을 고민해왔다. 이후 ‘유한필리아’라는 뷰티 전문 법인을 출범시켰고 화장품을 타깃으로 한 신규사업 영역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1월에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관련식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헬스앤푸드 사업부를 발족하면서 다각경영에 나서고 있다. 전통의 OTC 강자였던 동국제약은 조영제와 진단사업을 별도 분리한 동국생명과학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2012년 헬스케어 사업부를 독립시키며 센텔리아 등 화장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던 동국제약이 조영제, 의료기기, 진단장비 사업부문을 아우르는 전문 법인을 가동시키며 ‘파미레이’로 대변되는 주력 사업부문인 조영제를 포함해 타 사업군도 키워나가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신규 사업군 확대를 통해 매출 1000억원대 진입과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OTC 전문법인 설립은 산업계 트렌드다. 1세대였던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을 필두로 국내제약사들의 잇단 전문법인 설립은 이어지고 있다. 보령제약은 보령수앤수와 보령제약 OTC 부문을 통합한 보령컨슈머헬스케어를 가동시키며 일반의약품 판매와 온라인몰 사업 역량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광약품은 OTC 생산, 판매 전문 자회사인 부광메디카를 설립한 이후 간 약 30여종의 OTC, 컨슈머헬스케어 신제품을 발매하는 등 제품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법인을 설립하지 않았지만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조직을 통합하는 등 비급여 시장 확대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다양한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일반의약품과 헬스케어 사업부문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제약사들의 의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뷰티, 의료기기 등 국내사들이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투자대비 빠른 수익환원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독립경영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역량강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처방약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약가 등 처방약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신규사업 진출은 필연적이다. 기존 처방의약품으로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국내 제약사들의 인식은 향후 전문법인 설립, 신규 사업부 가동, 신시장 진출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절대적인 이유다.2018-05-08 06:30:30가인호 -
[데스크시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태 해법은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태가 발생한지 일주일여가 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정치권,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분식회계로 결론지으며 파상공세를 퍼붓는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절차대로 진행된 합법적 회계처리라며 항변하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금융당국의 논리를 들어 보면 분식회계로 가닥이 잡힌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입장을 회계학적 관점에서 보면 전혀 근거없는 말은 아니다. 문제의 발단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해 장부가치(취득가액) 산정이 아닌 공정시장가치(미래성장가액)로 과대 계상한 점이다. 이에 대한 근거 기준은 바이오젠에게 부여한 콜옵션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미지수 x의 차수가 많은 고차방정식과 x축의 변화에 따라 y값을 도출할 수 있는 함수개념 등을 정밀하게 도식화한 고차회계 방식'을 채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사안이 복잡할수록 잔가지는 쳐내고, 뿌리와 큰 줄기만 봐라볼 필요가 있다. '콜옵션 부여와 관계사 변환 등 일련의 자산재평가가 어떤 궁극의 목적을 두고 진행됐을까'하는 점이 바로 뫼비우스의 고리를 끊는 알렉산더의 칼이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3T에 근거한 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T는 Time(시의성), Trick(계략=고의성), Top Management(최고경영자의 경영전략)를 지칭한다. 먼저 시의성을 살펴보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직전 2015년 지분 91.2%를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했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회사가 관계회사로 전환되면 최초 취득가액이 아니라 시장가치로 재평가한 가격으로 회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는 장부가액 기준으로 3000억이었지만 4조8000억의 공정시장가액을 인정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당기순이익에 공정가액이 반영되면서 2014년 393억 적자에서 2015년 1조9000억 흑자로 전환됐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자산재평가 후 상장을 진행한 점이다. 통상 자산재평가는 회계처리상 일관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쟁이나 IMF 외환위기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 국한돼 이뤄진다. 두 번째 살펴봐야 할 부분은 고의성이다. 4년 연속 적자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왜 상장 1년 전에 자산재평가를 했는지 그 목적성과 합리성을 따져봐야 한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평가 당시 DCF(discounted cash flow) 즉 현금흐름할인 방식을 사용한 점이다. DCF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벤처기업들이 주로 쓰는데 몇몇 변수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고무줄처럼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 있어 한국거래소가 배포한 상장심사 가이드북에서도 DCF는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감사보고서에서 이 DCF 방식을 적용해 장부가 3300억원이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5조2000억으로 재평가했다. 상장을 앞두고는 기업가치가 8조4000억으로, 11개월새 3조원 이상 늘었다.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높은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로부터 2조원이 넘는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고경영자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그동안 제시한 회사의 비전과 청사진을 꼼꼼히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삼성은 2008년 스마트 프로젝트 당시부터 바이오산업 진출에 따른 20년 타임테이블(계획표)을 기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태한·고한승 대표는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신사업팀) 전무를 거쳐 2011·2012년 지금 회사에 합류한 화학분야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 대표 모두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톱 매니지먼트에 있었던 만큼 제반의 모든 역학관계를 꿰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위의 1차 감리는 이달 17일로 예정돼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당시에도 감리위원회가 3차례 진행된 만큼 이번 사안이 감리위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로 전달되기 까지는 최대 석달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로 결론 날 경우 서울행정법원에 제소한다는 입장이다. 이마저도 불복 할 경우 고등법원과 대법원까지 항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악의 경우, 2023년에 달해서야 결론이 날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상장폐지가 아닌 수십억에서 수백억대 과징금 처벌이 내려질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수용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결론이 늦어지는 사이 피해를 입는 것은 개미투자자들이다.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잡아 온 바이오산업 위상도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판단과 이용이 아닌 신속하고 정확한 매듭이다. 당장 시장의 파장을 두려워해 유보적 입장을 고수하면 오히려 충격을 배가시킬 수 있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 법. 금융당국은 순간의 도려내는 아픔을 두려워해 결국 팔·다리를 잘라야 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2018-05-07 06:20:00노병철 -
[기고] 독버섯처럼 번지는 의약담합 해법을 찾아의사와 약사의 담합은 의약분업 정신을 훼손하여 국민건강에 위해를 가한다. 약사법은 이를 두 가지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행위 그 자체로 담합의 개연성이 높은 경우는 약국 개설등록을 허용하지 않고(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내지 제4호), 그 밖의 경우는 일정한 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다(동법 제24조 제2항). 그런데, 현행 약사법의 개설등록불허조항을 포함한 담합금지조항이 과연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의약분업 실시 초기 교묘히 회피해 가려는 수준에서 이제는 이를 무시하고 무력화하려는 대범한 시도까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위 규정들은 이젠 수명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창원 경상대병원 사태는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의 전형적 사례다. 처분청인 창원시장은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를 문언적으로만 따져 등록처분을 한 것인데, 이는 의약분업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 소극행정의 전형이다.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 대법원은, 위 조항의 입법취지, 즉 위 조항은 의약분업의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특정 의료기관과 특정 약국 사이에 업무상 배타적인 연관을 가지거나 그러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입법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시 취지를 고려할 때, 창원시의 약국 개설등록 처분은 결국 법원의 판결로 취소될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앞으로다. 일부 의사, 약사의 법무시 태도와 이에 대한 행정당국의 소극적 태도는 국민을 매우 혼란스럽게 하고 있고, 무엇보다 국민 건강권을 심히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이 관련 법령의 입법취지를 살릴 능력이 모자라거나 이를 포기, 방기할 경우에는 입법자가 의도한 바를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에 보다 세세하게 규정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병원과 특정 약국이 주차장을 공유하거나, 둘 사이에 형식적 경계만 표시하고 있다거나, 병원 홈페이지 등에서 특정 약국을 소개, 안내하고 있거나, 병원과 특정 약국 관계자가 일정한 범위 내의 친인척관계에 있거나, 특정 약국이 원외처방을 일정 비율 이상 독점하거나 하는 경우 중 2개 내지 3개 항목에 해당하는 경우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로 보아 행정당국이 약국개설등록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나머지 개설등록불허조항인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3호, 제4호의 경우도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 일부 의사, 약사의 탈법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 다음으로 약국개설자(또는 개설예정자)와 의료기관개설자(또는 개설예정자) 사이에, 직접 또는 브로커를 통한 인테리어 명목 등의 금전 등 수수, 요구, 약속행위는 약사법 제24조 제2항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다. 약사법 제24조 제2항 제2호는, “약국개설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처방전 알선의 대가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보아 이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을 문언 그대로만 본다면, 약국 개설예정자, 의료기관 개설예정자, 브로커와 같은 제3자 등이 위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금전 등 제공 외에 이를 수수, 요구, 약속한 경우도 위 범죄의 행위태양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최근 김순례 의원이 위 조항을 보완하는 약사법개정안을 발의하였다). 결국, 약사가 아무런 원인관계도 없이 의사에게 금전 등을 건네도 현행 약사법의 담합금지조항으로는 이를 규제하는데 역부족이다. 그러나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약사가 의사에게 돈을 건넬 리는 없지 않은가? 같은 건물 혹은 같은 층, 또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의료기관 관계자와 약국 관계자 사이의 수상한 돈거래는 담합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결국 약사와 의사 사이의 이유 없는 돈거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국민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다. 일정한 신분에 있는 자에게 금전 등 수수를 금지하는 법률은 이미 존재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그것이다. 부정청탁금지법은 일정한 금액 초과의 경우에는 직무 관련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할 수 있고, 위 금액 이하라도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대가성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를 따라 약사와 의사 사이의 금전 등의 수수 그 자체를 금해야 하며, 이를 입법화해야 한다. 이제 그 수명을 다한 현행 약사법의 개설등록불허조항을 포함한 담합금지조항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서둘러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적 이익 추구에 광분한 담합행위가 독버섯처럼 여기저기서 자라나 우리 국민의 건강을 심히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2018-05-05 06:22: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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