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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겸허히 수용하겠다"에 담긴 블랙코미디'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가 있다.' 겸허하다의 사전적 의미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근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당 윤리위가 김순례·김진태 의원의 징계를 전당대회 뒤로 미루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징계 '유예'다. 징계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아무런 결정도 나지 않았는데 무엇을 수용한다는 것일까.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낮추고 비우겠다는 것일까. 징계 유예를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쯤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 김 의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초선이면서 비례대표인 그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빼들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거라고 본다. 의도야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니라고 했지만, 특정 정치적 견해를 가진 세력의 지지를 얻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그의 '한 방'은 제대로 통했다. 아무렴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말하는 게 국회의원들 아닌가. 김 의원은 입장문의 말미에 "사즉생의 각오로 전당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최종 결정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회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도 조만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부디 김 의원이 이 징계에 대해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반응하길 바란다.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의 엄중한 꾸짖음에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길' 소망한다.2019-02-21 06:17:47김진구 -
[기고] 김순례 의원에게 5·18 유족 약사가 보내는 편지약사 출신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5·18 민주화운동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약사사회 내외부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5·18 유족 유공자임을 밝힌 최문숙(63·이대약대) 약사가 데일리팜으로 김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순례 의원님께. 5·18 유족 유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파렴치한 발언들을 도저히 들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서울에서 약사라는 직업에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사는 평범한 약사입니다. 김 의원님이 ‘괴물 집단’이라고 표현한 5·18 유족 유공자이기도 하고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70년대 말은 그야말로 암흑기였습니다. 사회적 혜택을 누리기엔 ‘긴급조치’로 대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도 참혹했죠. 약대에선 약학이라는 학문 이전에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사명의식을 배웠습니다. 그 결과로 성숙한 시민으로서 행동해야할 바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그땐 4학년이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전두환 군부가 정치적 집권을 위해 일으킨 학살이고,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의미를 남긴 시민운동임을 배웠습니다. 김순례 의원님, 당신은 아니셨나요?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사명을 배우지 못하셨나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약사로 활동하시며 사회적 기득권과 경제적 이득을 누리신 약사 선배님이 어떻게 그토록 비인격적이고 비사회적인 발언의 수위를 높이시나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5·18 유족 유공회에 이따금 참석합니다. 거기서 보고 듣는 유족들의 삶은 참으로 혹독합니다. 정서적 불안으로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유족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어린 자녀 앞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택해야 했던 평범한 시민이 거기에 있습니다. 그 자녀들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하루를 힘겹게 살아갑니다. 모임에 다녀오면 약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민주 투사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했던 행동들에 긍지를 갖고 살며, 이제야 그 긴 터널을 지나 한국 정치사의 발전을 감동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순례 의원님, 당신이 지금 그 자리에 계신 것은 절대로 본인이 똑똑해서도, 정치적 역량이 뛰어나서도 아닙니다. 약사라는 직역을 대표해 계신 것입니다. 자신의 발언이 약사들의 명예를 얼마나 떨어뜨렸는지 아시나요? 반역사적 발언으로 약사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일선 약국에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후배 약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자극적인 발언으로 정치적 입지를 높이고 싶으셨나요? 그렇다고 해도 저는 당신을 약사 대표로 국회에 보낸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내려오십시오. 그렇게나 출세를 하고 싶다면, 약사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 아닌, 당신의 발언에 환호하는 일부 비정상적 보수 세력의 대변인으로 당신의 지역구에서 다시 출마하십시오. 더 이상 돌아가신 제 남편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저희 약사들을 욕보이지 마십시오. -2019년 2월 14일, 서울 강남구 한 약국에서 약사 최문숙.2019-02-18 11:59:36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오너를 위해 몸을 던지는 충성심의 원천「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 한 제자 이르되 "제가 여기 있나이다 저를 보내소서." [성경 이사야서 6장 8절]」 복음을 전파하는 성업은 항상 고난과 시련이 따른다. 때론 죽음도 불사해야 한다. 교통과 치안, 숙박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던 2000년 전에는 '로즈 로드(Rose Road, 복음 전파의 길)' 과정 중 괴한의 습격을 받거나 사막·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유기의 주인공 중 1명인 삼장법사가 법화경을 전하러 서역으로 가던 중 겪게 되는 무수한 구도역정이 그 좋은 실례가 아닐까. 이 같은 종교적 신념과 기업에 대한 직원의 충성심은 극한의 경지에서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과정·목적론 상에서 자발성과 금전적 보상의 유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수년 전, A제약사 총괄본부장의 뜨거운 고백도 신(信)·의(義)·충(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일화다. 해당 제약사가 불법 유통구조로 '환란'을 겪을 당시 쓴 웃음을 머금고, 먼산을 바라보던 총괄본부장의 모습이 아련하다. "오너를 구치소나 교도소로 보낼 순 없지 않겠느냐. 한번 가는 게 무섭지 나처럼 한번 다녀 온 사람은 괜찮다. 그동안 입었던 은혜를 갚을 기회로 생각한다. 비 맞기 전이 두렵지 이미 비를 맞으면 거칠게 없다." B제약사 개발임원과 나눈 대화도 눈길을 끈다. 그 역시 3개월여 동안 구치소 수감 전력이 있다. "어머니에게 수의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였을 때는 불효 막급의 심정으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름 수감생활에 익숙해지더라. 무혐의를 받고 출소하는 날 오히려 상쾌한 심정의 무언가를 느꼈다." 이어진 그의 또 다른 고백도 어느 정도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현금으로 3억~5억원 정도만 보전해 준다면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1~2년 형을 살 용의가 있다. 우리 같이 작은 회사를 다니면서 단기간에 무슨 수로 수억원을 만져 보겠냐."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C제약사와 관련된 추측성 루머도 일말 수긍이 간다. 업계 떠도는 소문은 C제약사 최고경영자 보호를 위해 해당 CSO업체 관계자가 모든 총대를 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친인척 관계로 보인다' '조건부로 수억원 상당을 보상해 줄 것이다' 등등 확인되지 않은 '말말말'이 횡횡하다.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때론 현실이 더 영화 같을 때가 많다. 최근 10년 새,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검경의 리베이트 수사가 한층 강화됐다. 대형·중소제약사 할 것 없이 수사 범위도 전방위적이다. '제약사 리베이트 수사는 털면 다 잡힌다'라는 이상한(?) 학습효과가 생겨나면서 시군구 단위의 경찰서에서 조차 리베이트 수사에 착수했던 사례도 있었을 정도다. 사회 부조리와 불법은 사라져야 하고, 응당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는 절대공감하지만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확장성 정밀수사는 재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2019-02-18 06:12:28노병철 -
[기자의 눈] 가루조제 가산과 처방의사 갑질 논란수가 신설이라는 반가운 소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6세 이상 가루조제에 대한 수가가산이 이뤄진지 두 달째, 약국가의 불만은 한창이다. 약사들의 질타는 불완전한 수가에 대한 공분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의약분업 이후 '을의 되풀이'를 겪는 약사들의 진통에서 비롯된다. 문제를 고쳐보자는 것을 넘어서 "이럴거면 차라리 없던 걸로 하자"고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가루조제수가는 의약분업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낸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의 슬로건은 의사의 조제감시와 약사의 처방감시 역할을 내포한다. 하지만 가루조제수가 가산에서 드러난 현실은 어떤가. 가루조제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는 처방을 휘두르고, 약사는 처방만을 바라보며 의료기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얼마 전 한 의사단체 임원은 회원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에 가루약 처방표기를 하지말라고 요구했다. 어린이 진료에 대한 수가 신설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제수가 인정은 부당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가루조제 관련 취재 중 "병의원과 친하면 표기되고, 아니면 표기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금액이 적어 그냥 포기했다"고 푸념하는 약사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결국 가루조제수가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정말 이같은 문제를 예상하지 못 했을까. 1% 미만으로 저조한 대체조제율에서 사후통보가 의미하는 바를 몰랐을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재정관리를 위한 정부의 큰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됐든 연하곤란자에 대한 복약편의는 큰 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경남 지역의 한 약국장은 최근 "두세곳에서 조제를 받지 못하고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조제양이 워낙 많아 저녁시간에나 시간을 내 2시간이 넘도록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개선방향에 대한 약사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소수점처방은 가루조제 가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 환자동의로 청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일별로 조제수가를 계산해달라는 요구 등이다. 정부는 애써 만든 제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망가진 기능을 고쳐 회복하는 것은 의약사만의 일이 아니다.2019-02-17 18:39:10정흥준 -
[전문가 칼럼] 한국의 '데스밸리'를 넘어서려면데스밸리(Death Valley)라는 용어는 벤처업계에서 아이디어가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화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의미한다. 데스밸리가 생기는 주된 이유는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했거나 도중에 자금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기초연구단계를 지나 환자에 첫 적용되는 임상에 진입까지의 단계를 데스밸리라고 칭한다. 미국의 경우 기초연구단계는 NIH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임상부터는 빅파마나 벤처투자 등 민간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기초와 임상사이의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영역은 미국 NIH도, 민간투자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2000년대부터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신약은 나오지 않는 R&D생산성위기(R&D Productivity Crisis)를 초래했다. 미국 NIH는 R&D생산성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진중개과학센터(National Center for Advanced Translational Science)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간투자도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후속 파이프라인이 고갈됨에 따라 조금씩 투자단계를 앞당기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바이오헬스분야 데스밸리를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환경은 많이 달랐다. 글로벌제약기업은 없고 국내제약기업이나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경험이 부족했으며 민간투자자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벤처기업의 경우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 신뢰가 부족하고 지식재산권도 취약해 글로벌 라이센싱이 어려웠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데스밸리는 메우기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중심병원, 병원-기업 상시연계형 R&D 플랫폼 등 각종 인프라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 글로벌제약펀드 등 민간전문성을 도입한 투자기전을 마련하여 노력해왔다. 아울러, R&D단계의 글로벌 혁신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발달하여 자금만 있으면 웬만한 서비스는 모두 조달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동안 꾸준히 신약개발경험을 축적해온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5년 한미제약의 빅딜 이후로 벤처기업에서도 글로벌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라이센싱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2018년에도 5조원을 돌파하며 일시적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2016년에는 제2의 바이오기업 창업붐이 일어났고 2018년 기업을 제외한 민간투자만 3조원에 달한다. 바이오헬스 R&D도 민간투자가 정부투자를 이미 넘어서 변곡점에 와있다. 국내제약기업이나 바이오벤처기업의 수준은 글로벌 수준을 향해가고 있는데 비해 대학과 기업 사이의 간극은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 대학교수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대학교수 인센티브는 다른데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는 정년보장을 받기 위해 연구비를 받아 실험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학원생을 유치해 논문을 생산해야 한다. 논문과 특허 생산주기는 대학원생의 재학기간과 연구과제 수행기간에 맞춰지기 일쑤다. 더구나, 연구과제 수행기간과 교수평가 기간 내 성과를 제출하지 못하면 평가에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설익은 논문과 특허라 할지라도 일단 내야한다. 기업이 설익은 논문과 특허를 이전받아 개발하기에는 데이터는 재현성이 부족하고 특허는 부실하다. 대학교수가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았다 할지라도 더 개발할 이유가 별로 없다. 열악한 대학환경에서 그 이상을 개발하기는 가보지 않는 길이라 힘들고 어렵고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어렵다면 교수창업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창업가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는 제도 하에서 실패는 무덤과도 같다. 미국과 같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창업만 하면 민간투자기관이 자본부터 경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만 지원하는 건 혁신의 절반을 버리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의 절반은 대학을 비롯한 공공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학협력정책은 15년이 넘었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고 나서야 대학도 산학협력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산학협력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발전이 더디다. 그동안 대학 산학협력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정부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의 열쇠는 ‘연결’에 있다. 인구 800만 중소국가인 스위스의 경쟁력은 내부와 외부의 연결에 있다. 연구자와 연구자, 전문가, 투자자를 연결하고,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스타트업과 글로벌기업, 대기업을 연결하여 촘촘히 거미줄처럼 연결된 혁신네트워크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한다. 민간투자 3조원 시대에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연결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경쟁의 이념으로 21세기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억지 춘향식 연결도 곤란하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정부사업에 맞춰 연결해오는 그룹이나 양쪽을 연결해주는 주체에게 돈을 주는 식으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돈을 쫓아 억지로 연결된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리가 없다. 만나고 협력하는 활동이 신뢰가 쌓이고 서로 이익이 되어야만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정부는 서로 이익이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탐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부터 시작해서 투자확대 등 민간의 자율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교수가 더 이상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게 제도를 바꾸고 대학 지원도 연결 가치에 부합하게 지속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장안에 화제가 된 드라마 ‘SKY 캐슬’을 보면서 21세기 협력의 시대에 20세기 경쟁에 매몰된 사회의 단면을 보게 되어 씁슬했다. 협력의 기술도 핀란드처럼 조기 교육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법인데 어찌보면 한국사회에서 서로 연결이 잘 안되게 당연하다. 획일적인 줄세우기로 사람을 평가하는 교육체계에서는 21세기 부를 향유하기 어렵다. ‘SKY’는 우리 모두 같이 호흡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하늘’이 본래의 뜻이다. 같이 공유하면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지만 소수 이익이 지배하면 모두가 숨쉬기 힘들뿐이다.2019-02-11 12:17:13데일리팜 -
[기자의 눈]양날의 검 희망퇴직프로그램 보상금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반대로 기업이라면 사정이 어려울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감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도 상황에 따라 감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우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라는 방식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다. ERP는 말그대로 '자원'이라는 아름다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자원'에 의해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여하튼, ERP도 구조조정이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다루고 있으며 심한 경우 노사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특정 보상 없이 감원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수기 때문에 다국적사들의 ERP를 부럽다고 말하는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다국적사 직원중에는 ERP 통해 목돈 마련을 노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이직을 생각하던 사람에게 ERP는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국적사 ERP 대상자가 받는 보상금은 어느정도 수준일까? ERP의 중심이 되는 것은 보통 '근속년수'다. 지원자들은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액을 받게 된다. 설명을 보편화하기 위해 자원자의 근속년수를 이직이 활발한 시기인 7년으로, 급여는 300만원(실제 외자사 해당 연차 직원들의 급여는 대부분 더 많다)으로 정한다. 일반적인 공식을 통해 ERP를 진행한 회사 중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은 A사가 있다. 이 회사는 당시 '근속년수x2+8개월'이라는 조건에 특별위로금 명목으로 12개월분 급여를 추가로 지급했다. 그럼 7년과 300만원이라는 가정을 대입해 보면 해당 직원은 34개월치, 1억200만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또 보상조건의 평가가 좋았던 B사의 경우 '근속년수x1.5+18개월치 급여'가 조건이다. 적용하면 28.5개월, 8550만원이 지급된다. 지난해 ERP를 마감한 C사는 '근속년수x2+8개월'에 5년차 이상 근무자에게는 추가 보상금을 제안했다. 300만원을 대입해도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회사가 사람을 내보내는 상황은 당연히 웃을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어차피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라면 보상이 따르는 것이 낫다. 양날의검 ERP, 아름다운 감원은 없겠지만 차선이 되길 기대한다.2019-02-11 06:18:00어윤호 -
[데스크 시선] 명분없는 제네릭 규제 혼란만 부추긴다정부 규제는 모두 그럴만한 존재 이유가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기준 규제는 점차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 전임상, 임상 1~3상까지 거치도록 한 것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의약품만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제약업계에선 공동생동 규제가 화두다. 정부가 제네릭 난립 대책으로 공동생동 제한 부활 여부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서다. 이 규제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한번 시행했다가 폐지된 제도라는 이유로 업계의 관심이 더욱 크다. '공동(위탁) 생동 제한' 규제가 탄생한 배경은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이다. 지난 2006년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무더기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 307개 품목의 허가가 취소됐다. 이른바 '생동 조작 파문'이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제네릭 난립도 생동조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때 참여 업체 수를 2개로 제한하는 공동생동 제한 규제를 2007년 5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식약처는 시행 5년 만인 2011년 11월 이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 규제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공동생동 제한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똑같은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별도로 해야한다는 불필요한 규제라는 성토가 업계에 만연했다. 예를 들어 A업체가 5개 업체로부터 위탁을 의뢰받고 총 6개의 제네릭을 허가받을 때 3번의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인데도 똑같은 절차를 여러 번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B업체가 다른 업체에 포장만 바꿔 새롭게 허가를 받는 위임 제네릭을 내놓을 때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 2개를 두고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하는 불합리한 현상도 나타났다. 제도 폐지 7년만에 부활 여부가 논의되는 결정적인 배경은 불순물 고혈압약 사태다. 제네릭 개수가 지나치게 많아 국내에서 유독 발암물질 검출 발사르탄 의약품이 많았다는 지적이 만연했다. 만약 공동생동 규제를 재시행하면 허가받는 제네릭이 줄어들어 난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란 견해가 제기됐다. 공동생동 규제를 다시 시행하려면 명분이 확실해야 한다. 7년 전에 비상식적인 제도라는 이유로 폐지됐지만 달라진 환경에 따라 도입 필요성이 있다면 충분히 재시행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공동생동 규제 폐지 당시와 현 시점의 가장 큰 차이는 약가제도다. 사실 2011년 공동생동 규제를 폐지할 때는 계단형 약가제도라는 제네릭 진입 장벽이 있었다. 계단형 약가제도는 제네릭 진입 시기가 늦을 수록 한달 단위로 가격이 떨어지는 내용이 핵심이다. 최초에 등재되는 제네릭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68%를 받고, 이후에는 한달 단위로 10%씩 깎이는 구조다. 그러나 2012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계단형 약가제도가 폐지되면서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제네릭도 최고가격(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한참 지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하는 패턴이 고착화했다. 규개위가 공동생동 규제 폐지를 권고할 당시 “계단형 약가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공동생동 규제를 풀어도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계단형 약가제도마저 폐지되면서 제네릭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다만 폐지된 규제를 다시 부활시키기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공동생동 규제의 부활로 제네릭 난립이 억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만약 하나의 생동성시험에 4개의 제네릭 허가만 허용하면 제약사들이 제네릭 시장 진입을 주저하게 될지 미지수다. 공동생동 규제가 재시행될 경우 과학적 상식과 맞지 않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조약 제조업체가 수탁사업을 활발히 할 경우 포장만 다른 똑같은 약 2개를 비교하는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촌극이 펼쳐질 수 있다.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큰 이유는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얽혀있어서다. 시장 장악력이 높은 대형제약사의 경우 후발주자들의 무분별한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 부활이 매력적이다. 대형제약사 입장에선 생동성비용은 큰 부담이 아니다. 반면 자본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제약사들은 규제 부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탁사와 수탁사도 사정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은 생동성시험 건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규제 부활을 적극 반길 수 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 새로운 규제의 도입은 매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한번 폐지된 제도라는 점에서 규제 시행을 위한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규제는 없다. 기업간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규제 강화 여부를 떠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대책을 기대한다. 그게 정부가 할 일이다.2019-02-11 06:15:55천승현 -
[칼럼]제약산업 구조조정 큰그림과 공동생동 제한'소품종 대량생산'. 제약산업 구조조정을 향한 정부의 큰그림은 쉴틈없이 페달을 밟았다. 그 빅픽쳐 안에 공동위탁생동 폐지 방안은 정부의 속주머니에 있었다. 그리고 이제 1+3이라는 충격완화 장치를 거쳐, 공동생동 전면제한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을 진단하는 정부의 정책기조와 함께한다. IT산업과 함께 BT 산업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제약기업중에서도 제2의 삼성전자를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빅파마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시장을 주도하고 끊임없이 R&D 투자를 이어가는 '선순환'구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다. 국내제약 리딩기업 매출이 1조원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대변한다. 선진국의 제네릭 점유율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큰 그림에 동의한다. 실제 국내 제약산업은 그간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속에서 제네릭 난립은 불가피했고, 잔인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불법 리베이트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100:100, 100:200, 100:300이라는 용어가 현장에서 일상처럼 사용됐다는 것은 국내 제약산업의 민낯이다. 영업력이 뛰어난 기업이 승자가 됐는데 결국 그 무기는 불공정거래 악습이었다. 무엇보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제약기업들도 1년에 직접생동 건수가 평균 1~2건에 불과한 현실속에서 공동생동이 전면제한 될 경우 기업 생존이 어렵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빈약하다. 제네릭 비중이 축소되면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하다. 공동생동 허용으로 평균 2억원에 달하는 생동비용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었는데, 다시 비용부담으로 힘들어 질수 있다는 지적은 1차원적인 논리다. 이에앞서 중소제약사들이 고용창출과 국가기여도 부문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다시한번 점검해봐야 한다. 심한 표현을 빌리자면 '부익부 빈익빈', 경쟁력없는 기업의 도태는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제네릭 규제 정책은 작두 위 무속인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 현실과 맞닿아있다. 정부의 정책기조가 제약사들의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국내 제약산업을 진단해보면 모든 기업들이 신약개발에 올인할 수 없는 구조다. 모든 제네릭의약품이 고비용을 들여 시장에 나와야 할 필요도 없다고 인식한다. GMP와 의약품 품질관리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의약품 안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제약기업을 그룹별로 묶어 제약산업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동생동 제한이후 시장이 경색된다면 궁극적으로 국내 제약산업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쓴소리도 들어 달란 얘기다. 정부의 제네릭 육성정책에 따라 과감한 GMP 시설투자를 진행했던 상당수 기업들이 공동생동 전면 제한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공유된다. 이와함께 공동생동 제한이 본격화 될 경우 오리지널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과 일부 대형제약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장기적으로는 보험재정에 좋지않은 영향이 예상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 중요한것은 제네릭을 시장경쟁에 맡겨야지, 인위적으로 규제한다면 부작용이 더 커질것이라는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공동생동 전면 제한 카드가 상당수 제약기업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정부와 제약기업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부문이 바로 정부의 딜레마다. 사실상 제네릭 규제와 관련한 정책기조 방향은 정해졌지만 이를 과감하게 끌고 가지 못했던 이유다. 일각에서는 1+3이라는 완화정책을 제시한 제약바이오협회가 과연 연구용역 등의 과정을 제대로 거쳐 정책을 건의했는지 되묻고 싶다는 기업들도 있다. 해서 정부와 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산업 혁신의지와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큰 그림을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충분히 설득하고 공감대를 얻도록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정면돌파가 필요한 시기다. 오롯이 국내 제약산업을 생각한다면 과감하고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산업계는 지금 그 기로에 서 있다.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모두가 도태될 것이라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제네릭 규제 정책 발표보다 더 중요하다.2019-02-07 11:53:41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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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나보타, 다음 목표는 시장성공이다대웅제약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가 미국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웅제약의 미국 현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주보(나보타의 미국제품명)'의 시판허가를 획득하면서다. 나보타는 국내 개발 보툴리눔독소제제들 중 처음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2017년 5월 FDA에 생물학적제제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한지 20개월만에 얻어진 성과다 비록 신약은 아니지만 국내사의 기술력이 반영된 바이오의약품이 올해 FDA 허가 첫 발을 내디디면서 업계에 활력을 더해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 고무적인 건 해외시장에서 상업적 성공가능성을 인정받는 국내 개발 의약품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해외에선 주보의 미국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로이터 등 다수 외신은 주보를 수십년간 보툴리눔독소제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과시해 온 엘러간 '보톡스'의 강력한 경쟁상대라고 지목했다.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구조를 갖추고,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한 동시에 25~30%가량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투자회사 엘리시움 인베스트먼트(Elysium Investments)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주보가 2건의 3상임상을 통해 보톡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분자크기가 900kDa으로 보톡스와 동일하기 때문에 보톡스 시술에 익숙한 의료진들이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고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주보의 시장성이 높이 평가받는 또다른 요인은 에볼루스의 인적네트워크다. 에볼루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소규모 메디칼에스테틱 전문회사다. 주보 상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1년 전 나스닥에 상장했다. 에볼루스의 파이프라인은 2013년 대웅제약과 수출계약을 통해 확보한 주보가 유일하다. 하지만 에볼루스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남다른 경쟁력이 숨어있다. 에볼루스 지분의 78.65%는 스트라스피크라운의 자회사인 알페온이 소유한다. 알페온은 200명이 넘는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리더(KOL)들이 출자해 세워진 회사다. 대웅제약과 계약체결 직후 에볼루스가 스트라스피 크라운(Strathspey Crown)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지배구조가 갖춰졌다. 해외 시장에선 보험지불에서 자유로운 메디컬에스테틱(자기부담) 시장에서 피부, 성형외과 분야의 강력한 인적네트워크가 시장침투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작년 5월에는 데이빗 모아제티디 CEO를 비롯해 엘러간 출신의 임원진이 대거 합류한 점도 시장성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Daedal research, Bloomberg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독소제제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4.2조원 규모를 형성했다. 그 중 80%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주보 출시 이후 보툴리눔독소제제 시장의 점유율 변화에 주목한다. 웰스파고의 데이비드 마리스(David Maris) 애널리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지난해 보톡스 매출액이 36억달러로, 엘러간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주보 출시가 보톡스 매출에 얼마만큼의 손해를 입힐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보 허가 이후 에볼루스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반면 엘러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현상은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RBC캐피탈마켓이 제시한 최신 설문결과도 흥미롭다. 랜달 스타니키(Randall Stanicky)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주말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 대상으로 2차례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보 허가에 대한 기대치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차 설문참여자들은 보톡스 시술을 받던 환자의 43%가 신제품(주보)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2차 설문에서 신제품으로 전환할 의사가 10점 만점에 6점 이상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전체 참여자의 61%에 달한다. 스타니키 애널리스트는 "설문 결과 약 28%의 할인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응답자의 절반은 대부분의 환자가 의료진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며 "엘러간 경영진이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보톡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자신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장에는 예기치 못한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FDA 허가만으로 축배를 드는 건 이를지 모른다. 글로벌 보툴리눔독소 시장에서 30년 넘게 기반을 닦아온 엘러간 역시 만만하게 봐야 할 상대는 아니다. 엘러간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는 신제품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보톡스 마케팅 비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다만 국내 개발 의약품이 허가단계를 넘어 시장성공을 바라보는 경지에 이른 데 대해서는 자긍심을 느껴볼만 하지 않을까. 험난한 여정을 거쳐 어렵사리 FDA 허가관문을 통과한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길 응원해본다.2019-02-07 06:17:27안경진 -
[기자의 눈]약무직 늘린 공단, 제약사와 스킨십 넓혀야건강보험공단 약제관련 부서 규모가 커졌다. 2019년 현재 3부 11팀으로 구성됐다. 신약 약가협상과 사용량-연동협상 등 '약가협상'을 주요 업무로 약가협상부와 약가사후관리부로 나뉘었던 약제부서에 약가제도부가 신설되면서 약가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상태다. 현행 18명이던 약무직 정원은 35명으로 늘어났다. 17명의 정원이 올해 신규채용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약제관련 부서를 '실'에서 독립시켜 '단'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건보공단 안팎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얼마전 출입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진행한 이익희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 또한 조직개편 당시 내부에서 약제관련 부서의 독립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2006년 선별등재제도(포지티브리스트) 도입과 함께 약가협상을 위해 건보공단 내 약제관련 부서가 생겼다. 여기에 등재약 사후관리의 필요성 까지 언급되면서 조직의 전문성과 위상 제고를 위해 약제관련 부서를 관리단 형태로 승격시켜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7년 16조2098억원이 약품비로 지출됐다. 약품비가 건강보험 진료비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약제관리 부서가 독립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고 독립의 필요성이 언급되는 만큼 건보공단 약무직들의 마인드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심심찮게 건보공단의 손질된 약가협상 계약서와 합의서 이야기가 들린다. 담보 설정 비율을 높이거나, 의무 사항 이행을 약속 하는 '선조건'을 합의해야 본격적으로 약가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자꾸 건보공단 약무직이 '갑'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를 여기서 짐작할 수 있었다. 바뀌어야 한다. 약가협상에 앞서 '우리는 갑이 아니다'라는 선언문을 읽기 보다, 스킨십을 넓혀야 한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나 이행 사항에 대해선 극도의 '비공개'를 유지해야 하지만, 그 외의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제약업계와 소통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준비했던 약가협상 합의서와 계약서 재정비를 마쳤다면, 바로 적용하기 보다 이해당사자로부터 의견조회 과정을 거쳤으면 어땠을까. 늦지 않았다. 조직의 전문성과 위상 제고는 하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가가기 어려운 부서'라는 선입견이 깨질 수 있도록 커진 규모만큼이나, 올해에는 제약업계와 스킨십을 넓히는 건보공단 약무직들의 역할을 기대해본다.2019-01-31 06:20:53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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