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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고삐 풀린 기술특례 상장제도바야흐로 바이오제약 전성시대다. 증권가에서는 우리나라 의약품시장의 깊은 근간을 이뤄왔던 전통 케미칼 의약품이 퇴물로 취급 받는 일도 왕왕 발생할 정도다. 반면 단발성 호재에 힘입은 몇몇 바이오제약주는 실적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수직상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전과 임상은 모두 배제된 체, 묻지마 투자 경향이 팽배하게 자리잡고 있다. 관련주식의 롤러코스터 장세와 임기응변식 주가 대응 방식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일부 기관투자자와 큰손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을까. 근본 원인은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바로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말함인데, 이 제도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기술보증기금/나이스평가정보/한국기업데이터 등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후 상장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또는 IT기업 등이 대상이다. 일반적인 코스닥 상장 조건은 법인설립 3년 이상 유지/자기자본 30억원 이상 이지만 기술특례 상장은 설립기간 제한없이, 자기자본 10억원만 있으면 된다. 당기순이익 20억원, 자기자본이익률 10%, 매출 100억원 및 시가총액 300억원, 매출 50억원 및 매출증가율 20% 중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하는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의 수익성 기준도 적용받지 않는 특혜가 있다. 다시 말해 기술력 또는 개발 물질의 가치 평가만 인정받으면 땅 짚고 헤엄치기로 상장이라는 별을 딸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은 51개 정도로 파악된다. '상장=돈벼락'이라는 등식과 함께 이른바 돈 냄새를 맡은 일부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제약 사냥도 횡횡하다. 투자한 기업이 상장할 경우, 투자자는 원금의 수십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제약 투자 규모는 840억원에서 지난해 7016억원으로 7배 가량 증가했다. 바이오벤처 창업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연도별 바이오벤처 창업 수를 살펴보면, 2000년-291개, 2005년-140개, 2010년-479개, 2017년-306개로 현재 약 1830개 업체가 활동 중이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지난 10년 새 0.4%에서 1.7%로 소폭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실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히 제한적인 사례지만 이처럼 손쉬운 코스닥 상장은 경영진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헤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수조원에 이르는 주식가치에 따른 부정적 반대급부 행위도 도마에 오른다. A사는 창업이래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해외 출장 시, 비지니스석 이용은 물론 최고급 외제 승용차와 팬트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사 임원은 수백억대 거액의 차익 실현 후 회사를 떠나는 일도 있었다. 몇몇 기업은 아예 임상을 조작하거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엔브렐/레미케이트/허셉틴 등 통상적 개념인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케미칼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라는 가짜 탈을 쓰고 있는 곳도 있다. 누군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래를 묻는다면 자신있게 'We Can Do It!'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 바이오텍의 메카로 불리는 판교바이오밸리에서 불철주야 R&D에 매진하는 연구자들의 숭고한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리고 많은 바이오제약사들의 국위선양에 머리숙여 감사를 전한다. 다만 건실한 기업의 탄생과 올곧은 투자문화 정립을 위해서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검증되지 않은 물질과 누구나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일반적 의약품을 미래 신성장 동력이라는 미명 아래 지금처럼 증권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은 바이오 버블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진정한 신약 후보 물질은 시장이 먼저 알아본다. 이는 빅파마들의 바이오텍 인수합병 사례와 다양한 라이선스 계약 선례가 방증하고 있다. 제약강국의 첩경은 느슨한 기업 상장 특례가 아닌 현실성 있는 지원 제도와 정책에 있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기금 조성이 급선무다.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등이 그 좋은 예지만 지금의 예산보다 2~3배 이상 증액이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는 상장 후 연구개발 투자금 확보라는 지금의 잘못된 인식을 서서히 계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실적 없는 기 상장 바이오제약에 대한 옥석가리기 즉 과감한 퇴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물질 개발은 명목이고, 오직 돈방석만 바라고 상장을 준비하는 가짜 바이오제약에 대한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이제 과감히 철폐할 때다.2019-04-19 06:25:16노병철 -
[기자의눈] 식약처는 왜 반박성 자료를 냈을까헌법 제36조 3항.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지난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현장에서 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자리는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였다. 복지부가 국민으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추진하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 활성화' 방안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보건의료단체 소속임을 알린 이 국민은 "인보사 사태 중심에 있는 식약처와 허가-평가연계제도를 강화하는 건 의약품 안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냐며 불만을 쏟았다. 공청회 정책의 핵심은 희귀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보장이었다. 의약품 안전성과는 관련이 없었음에도 난데없이 식약처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였다. 인보사 성분 논란을 두고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 식약처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간명한 사건이다. 보건정책을 다루는 자리에서 식약처를 향한 불신이 왜 드러났을까. 작금의 인보사케이주 성분 변경 논란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케이주 주성분 중 2액의 형질전환세포(TC)가 293세포(신장세포)에서 변경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식약처는 허가 과정에서 신장세포로 알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일 모양새다. 인보사케이주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정부가 기업과 진실 싸움이라도 벌이려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격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의 발표 과정도 의문이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14분.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질전환세포 주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TR(Short Tandem Repeat·유전학적 검사) 시험 결과 "비임상단계부터 시판까지 신장세포를 계속 사용해 온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이었다. 뒤이은 11시 40분. 식약처도 '인보사케이주 중간검사 결과'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식약처 발표 핵심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자료로 제출한 서류를 분석하니 2액의 주성분은 연골세포가 확실하다"는 내용이었다. 기업과 정부가 같은 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분 논란 발생 약 보름 만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표된 식약처의 반박성 자료. 조금 달리보면 식약처의 이러한 '시간차 공격'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왜 식약처는 이보다 일찍 발표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하지 못할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코오롱생명과학 해명도 이해가 어렵지만, 그것을 몰랐다고만 하는 식약처를 바라보며 느낄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지난 10일 공청회장에서 불신으로 나타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진실이 호도될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식약처가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할 것은 '국민 건강'과 더불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실성일 것이다. 공무원 헌장 속 공무원은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NEWSAD2019-04-19 06:12:34김민건 -
[기자의 눈]협상생략 약제에게 꼭 그래야만 했나'환자를 위해서'. 명분은 같은데, 행동은 충돌한다. 약가협상 생략제도를 선택한 약제를 부속합의서가 막아섰다. 빠른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약가 욕심을 버렸지만 환자보호조치로 인해 등재 속도가 늦춰졌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공단을 내세워 약가협상 지침 개선과 함께 별도로 작성을 요구하는 부속합의서가 화두다. 환자보호조치, 조건이행확약, 제약사 귀책사유 등에 대한 배상책임 등 내용을 담고 있는 부속합의서는 등장부터 업계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을 대표하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부속합의서는 '합의'가 아닌 '규제'라고 비판하며 행정절차법에 따른 행정예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부속합의서 자체를 잘못됐다고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아니, 오히려 의약품 공급중단 사태 등을 방지할 수 있는 환자보호조치 의무조항이 그간 없었던 것이 의아할 정도다. 글리벡, 리피오돌, 아이클루시그. 공급에 문제가 생긴 이 약들은 '암' 치료에 쓰인다. 당연히 대비와 책임이 필요하다. 협회의 주장에도 무리가 있다. 약가협상과 급여목록 등재는 어디까지나 정부와 제약사 간 '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계약 과정에서 작성되는 합의서를 놓고 규제심사를 적용할 이유는 없다. 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을 보더라도,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다만 조항들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듯 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항들만 보더라도 제약사들의 당황에 공감은 된다. 이같은 조항들의 가감이 개별약제마다 달라진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가 요구하는 표준계약서를 수용하진 않았지만 정부도 이에 대해서는 의견수렴을 통한 조정 의사를 밝혔다. 앞에서 강력한 조항에 부대합의를 이뤄 놓으면 보건당국은 훗날 소송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신약은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 불가능한 선을 고집할 수는 없다. 실제 약간의 조정이 있었고, '울며 겨자먹기'의 모양새로 스핀라자, 린파자, 프롤리아, 다잘렉스 등 약제들의 보유사들이 부속합의서에 날인했다. 다 좋다. 향후 논의를 거치고 수정·보완이 이뤄지면 어느샌가 부속합의서는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런데 엄한 곳에서 부속합의서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100%를 수용, 약가협상 생략 트랙을 밟고 올라온 파슬로덱스, 알룬브릭, 아고틴 등 3개 약제에 대해 부속합의서 미작성을 이유로 조건부 등재 판정을 내린 것이다. 속도를 위해 약가를 포기한 약들이다. 대부분 대체약제가 있고 제약사 저마다 전략적인 니드와 목적을 고려해 선택한 등재제도이다. 알룬브릭은 네번째 ALK 표적항암제고 파슬로덱스는 입랜스 병용급여를 위해 먼저 단독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 약이다. 이들 약물에 대한 공급중단 우려가 당장에 있을까? 현행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11조의2 제7항 2호와 3호에서는 '(약가협상 생략 약제는) 30일 이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시한 후 30일 이내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해당 약제의 예상청구금액에 대한 협상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 돼있다. "약가협상 생략은 협상에 준하는 가격으로 조기 등재하면서 환자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환자 보호 방안이 먼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재를 지연시키는 것은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규정에 의해 우선 고시 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KRPIA의 주장에서도 허점을 찾기는 어렵다. 두말할 필요없이 제약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예상 등재시기가 나오면 급여출시 한달전에 영업사원을 채용하고 병원 랜딩 일정을 조율한다. 이 모든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복지부는 "건정심이 그런걸 어찌하랴", "최대한 빨리 협상이 완료되도록 하겠다"라는 대답이 아닌, 그들이 잃게 된 5~7주간의 시간에 대한 복안을 내놓아야 한다.2019-04-17 06:15:24어윤호 -
[칼럼] 스무살 데일리팜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데일리팜 관계자를 사석에서 만났다. 그는 "칼럼엔 '비판'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모 약사의 글은 너무 우회적이다. 현상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제안도 가끔은 써 달라"고 말했다. 비판이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이슈(issue)와 사람(person)을 잘 구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슈에 대해 비판을 하면, '이슈'에 대한 대응이 아닌 '사람'에 대한 대응이 나온다. (아니, 네가 뭔데 나를? 뭐 이런 패턴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일은 직위가 높거나, 버르장머리가 있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오늘 나는 데일리팜 관계자의 요청대로 비판하는 글을 써보려 한다. 주제는 언론의 아젠다 세팅과 저널리즘이다. 데일리팜은 아젠다 세팅을 통한 저널리즘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아젠다 세팅(agenda setting:의제 설정) 이란 보통 미디어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현행 이슈에 대한 공중의 생각과 토론을 설정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용어이다. 수많은 이슈 중에, 정책적으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라고 판단하면 언론은 의제를 설정하고, 공중에게 생각해 볼 문제를 전달해 준다. 의제를 옳은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은 목적한 저널리즘 실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데일리팜은 약업계의 대표 미디어이다. 현재 약업계에 나오는 대부분의 이슈는 데일리팜이라는 채널을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데일리팜의 의제 설정 능력에 따라,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생각과 토론의 주제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약사회 집행부는 국제 일반명 제도(INN,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s)를 정책화하기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 일반명 제도란 1950년 세계보건기구 (WHO)가 제안한 제도로 의약품은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약속에 의한 이름을 사용하자는 것을 큰 골자로 하고 있다. 가장 심플한 형태는 회사+성분명, 예를 들면 한미-파라세타몰, 휴텍스-아토르바스타틴 이런 식이다.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한 생명공학의약품의 이름 규칙은 조금 다르지만 큰 골자는 위에 적힌대로이다.(Gopakumar, K. M., & Syam, N. (2008).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s and Trademarks: A Public Health Perspective. Journal of World Intellectual Property, 11(2), 63-104.) 약사회가 이러한 목소리를 낼 때 데일리팜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저 이 제도를 그저 약사회의 공약정도로 보거나 정책 연구소가 해야 할 일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서야 한다. 이 시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앞으로의 기사도 집행부를 인터뷰하고 집행부의 말을 옮겨 적는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필자는 '국제 일반명 제도' 관련 세 가지 의제를 데일리팜에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왜 이런 취재를 하지 않고 있냐는 비판이기도 하다. 첫째, 이 국제 일반명 제도가 공공 건강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양한 공중의 의견을 취재하길 바란다. 국민들이 본인이 먹는 약의 성분을 기억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분을 기억하는 것은 poly-pharmacy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성분명으로 통일성을 갖는 것이 의약품 사용 오류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공공 건강의 다양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파비드정과 팜비드정(오플록사신과 팜시클로버)은 이름이 비슷한데 하나는 항생제, 하나는 항바이러스제이다. 레노보정, 노레보정은 항생제와 사후 피임약인데 이름이 비슷해 사용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참고: 이후경·손기호, 의약품 사용의 안전관리- 조제 및 투약을 중심으로, 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지 2009;2:14-25) 둘째, 약국 현장에서 엇비슷한 제네릭 이름들로 인해 고객과 약사가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고, 이것이 의약품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사례연구(case study)를 해주길 바란다. 취재를 통해 다양한 사례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의 품격과 관련돼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은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셋째, 국제 일반명 제도가 다양한 나라에서 실제 어떻게 제도화 되었는지,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언론의 객관적인 눈으로 취재하길 바란다. 약사, 의사, 제약업계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Public Health Promotion'이다. 데일리팜이라는 언론이 존재하는 목적 역시, 업계와 함께 공중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와 이슈를 생산하고, 토론의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가 객관적인 취재를 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제도와 정책의 기본적인 토대로 이어진다. 언론(言論: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의 정의에 맞게 국제 일반명 제도 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료비 절감과 국민의 알권리 상승, 공공 건강 관점에서 의제를 설정하고, 취재를 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창간 20주년을 맞는 데일리팜이 실현해야 하는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2019-04-16 16:39:28데일리팜 -
[칼럼] 의약품 전성분표시제 시행 유감환자 알권리 보장을 위한 전성분표시제의 약국 적용 유예기간이 전반기로 종료되고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약국으로서는 직접 취급하며 환자에게 판매용으로 쓰는 모든 의약품·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 전품목에 대해 전성분표시제가 적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해 미적용 제품을 걸러내고. 반품을 해야 하는 수고가 예정된 셈이다. 그런데 환자 알권리를 보장하는 과정이 꼭 전성분표시제 같이 약국에 과도한 업무량을 부과하고, 경우에 따라 실수가 있을 때 행정처분을 받아야 할 위험을 감내하는 정책이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환자의 알 권리는 언제든 필요할 때 쉽게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만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다. 예를들어, 언제 어디서든 제품명을 스마트폰에서 검색하는 것으로 전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웹 사이트나 앱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환자 알권리 보장이란 목표는 성사시킬 수 있었다. 해당 사이트나 앱의 광고만 잘 하더라도 환자의 권리보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조차 없을 수 있다. 식약처가 제도를 지나치게 빠른 시간 내 완벽히 시행하겠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게 아니라면, 현재 생산중인 품목들만 제대로 전성분표시제가 적용되게끔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차피 기존 미적용 제품들은 소진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서 폐기되면서 전성분표시제 제품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성분표시제로 남겨진 혼란과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약국이 떠안게 된 과중한 업무와 행정처분에 대한 위협은 왜 필요한 것일까. 식약처는 속 시원히 약국 약사에 답해야 한다. 더불어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런 불만없이 식약처의 의중에 충실히 따르고 있는 대한약사회도 답할 의무가 있다. 전성분표시제로 부과되는 추가 업무와 행정 부담이 약국 약사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자 기타 어떠한 대체법도 없는 필수불가결한 것인지, 지금의 태도가 약사를 대변해야 할 약사회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인지를 말이다.2019-04-15 20:02:06데일리팜 -
[기자의 눈] '몰랐다'는 변명, 환자는 무슨 죄인가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국내 유통제품 성분 분석 결과가 오늘(15일) 공개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주성분 2가지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며 자발적으로 유통·판매 중지를 결정한지 보름 만이다. 국산 신약 29호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 기로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분석 결과에 업계 관심이 높다. 인보사는 미국 임상 진행과정에서 1액(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 중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라는 사실이 지난주에야 밝혀졌다. 15년 동안이나 인보사의 구성성분을 잘못 알았던 코오롱생명과학은 부랴부랴 국내 판매 중인 인보사의 세포주 분석을 미국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미국 3상 과정에 쓰인 세포주와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주가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세포주가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올 경우, 인보사 판매가 재개되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인보사에 적시된 내용물을 변경하는 '허가 변경' 정도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임상제품과 국내 유통제품에 사용된 세포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된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보사에 포함된 실제 세포가 식약처 허가사항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당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은 신장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였다. 이를 두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행정적으로 허가사항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세포주를 사용한 것이 맞다면 식약처가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강도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기를 당한 건 비단 식약처만이 아니다. 최초 임상시험 시행과 시판후조사에 이르기까지 11년간 인보사를 투여받았던 국내 환자들은 3500여 명에 달한다. 그들 중 일부는 '국내 유전자치료제 1호'라는 말을 믿고 한회 평균 600만~700만원씩의 시술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환자들이 지불한 신뢰는 몇년 뒤 안전성 논란으로 되돌아왔다. 개발사는 "이름표만 잘못 붙였을 뿐, 약품 자체의 성분은 허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다. 인보사케이 물질 개발 당시 시험법의 한계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TGF-β1유전자를 연골세포에 삽입한 이후 해당 세포가 연골세포인지를 점검했을 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시험 결과가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허가당국인 식약처 역시 이번에 인보사 성분을 걸러낸 STR(염색서열반복검사), 일명 유전자지문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표했다. 식약처와 회사 측이 '모를 수 밖에 없었던' 변명을 늘어놓는 사이, 죄없는 환자들은 성분을 알 수 없는 약을 맞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보사' 함유된 GP2-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파만파 번지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완벽한 방사선 조사를 통해 종양원성(암 유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보사케이 허가과정에 고의적 은폐가 있었는지 여부는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따져볼 문제다. 다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질 순 없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는 산산조각나버린 환자들의 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도를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2019-04-15 06:15:52안경진 -
[데스크 시선] 아산병원 문전약국 조사와 공권력하루 외래환자 1만 2000명의 서울아산병원. 키오스크에 등록된 약국만 20여곳이나 될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약국 밀집지역이다. 상황이 이러니 아산병원 문전약국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승합차를 이용한 약국간 호객행위 경쟁은 일간지 단골 보도내용이 됐고 면대약국 수사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마약류 처방조제와 관련해 경찰과 보건소가 아산병원 문전약국 14곳을 기습 조사한 사건도 발생했다. 약국 14곳을 조사한 만큼 특정약국에 대한 인지조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위법여부를 떠나 강압적인 수사가 진행됐다는 약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영장도 없이 무려 조사가 진행된 1시간여 동안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는 것이다. 약국들의 위법여부를 따져봐야 겠지만 조사과정에서 있었던 강압수사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 등 약사단체들은 송파지역 국회의원에게 해당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구청이나 보건소에 항의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의 과잉수사인지 아니면 불법사례를 인지하고 확인을 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약사단체에서는 마약류 처방조제와 연관된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푸로포폴 투약사건,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경찰도 약국의 마약류 사건에 더 큰심을 가지면서 과잉수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예상도 이래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약국직원의 제보로 시작된 수사라 실제 약국들의 불법행위를 인지하고 전체 약국으로 조사를 확대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실제 약사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는 언급도 곱씰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보건소 조사는 문제가 많았다. 갑자기 들어닥쳐 1시간 동안 약국장과 직원을 압박하고, 환자들을 어리둥절하게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경찰과 보건소가 이렇게 무리하게 조사를 해야할 사안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려면, 사건개요 등을 공개하고 왜 긴급조사를 진행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논쟁도 없을 것이다.2019-04-14 21:17:43강신국 -
[기자의 눈]곽명섭 과장의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약가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불과 반년 새 '향후 5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건과 고가 면역항암제를 타깃으로 시작한 사후관리방안은 기등재 의약품까지 손을 뻗쳤다.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안과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밑그림이 담겼다. 약제비 적정화와 의약품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굵직한 방향성이 잡히기까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수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본다. 그중 가장 많은 입김이 작용한 인물은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일 수밖에 없다. 그는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약가와 관련한 신념을 밝혀왔다. 말 한마디에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엿보이기도 한다. 곽 과장은 지난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캐시카우(Cash Cow)'라는 단어를 언급했고, 이번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를 사용했다. 앞서 위험분담제 도입 5년 토론회에서 기억에 남는 비유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도 잊히지 않는다. 약가제도의 실무 지휘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입을 통해 나온 경제학 용어들은 현재 우리나라 약가제도를 짐작게 한다. 죄수의 딜레마. 요약하자면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불과 6년 전, 고가 신약의 국내 신속 도입을 위해 표시약가제를 적용할 수 있는 RSA 제도가 들어와 재정을 지불하는 정부와 약제를 도입하려는 제약사가 모두 '윈-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제도가 지금은 '재정 독성'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이번 약가제도를 통해 이 재정 독성을 잡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캐시카우와 트레이드오프는 서로 맞물리는 용어다. 신약을 급여권으로 끌어들일 재원 확보를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캐시카우를 정리하는 트레이드오프 전략을 짠 것이다. 캐시카우는 정부의 판단보다, 국내 제약회사가 제네릭 약가제도의 파급력을 줄이고자 제네릭 판매를 캐시카우라고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이 캐시카우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의약품 보장성과 약제비 적정성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급여 정리가 돼야 할 의약품' 중 하나가 돼 버렸다.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은 하루아침에 나온 제도가 아니다. 천천히 하나, 둘 준비하면서 이번에 밑그림이 공개된 것이다. 지난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선별목록제 도입에 따라 고가 신약의 비용효과성 입증 실패에 따른 급여 등재 탈락이 증가했다. 이후 고가의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 및 제약산업 발전을 목표로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2011.8),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13.3), 제약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2013.7), 위험분담제(2014.1), 경제성평가 특례제도(2015.5), 약가협상절차 생략 도입(2015.5) 등이 추진되면서 신약의 급여 등재 기준이 완화되고 신속 절차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제네릭 약가제도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보면 이들 제도도 실패했다는 무언의 인정일 수도 있다. 이번 제도는 다른 제도처럼 또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더 촘촘한 세부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2019-04-12 06:11:57이혜경 -
[기자의 눈] 세월호 팽목항과 강원산불 봉사약국강원도를 뒤덮은 산불로 강원도민은 물론 온 국민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갔다. 산불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 6일 약사회는 봉사약국 투입을 신속히 결정했고, 7일에는 김대업 회장 등 주요 임원이 강원도를 방문해 차량으로 운영하고 있는 봉사약국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약사회의 봉사약국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현장에도 봉사약국이 있었다. 당시 유가족이 머문 팽목항과 체육관에서 약사들의 자원봉사로 약국 두 곳이 운영됐다. 유가족은 물론 잠수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에게 필요한 약품과 용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허브가 되었다. 비록 지금까지 '약사회가 운영한 봉사약국'을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겠지만, 약사들 마음에 세월호 봉사약국 경험은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런 봉사약국에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보살피는 마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산 임원 때문이다. 유가족을 위한 지원 물품을 챙기려 하거나 사진과 영상에 집착해 적절치 않은 행동을 한 임원도 있었다. 직접 본 사람이 많지 않고 증거로 제시할 사진이나 녹취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들은 논란이 되지 않고 금세 묻혔다. 그렇다고 있던 행동이 없던 행동이 될 수 있을까. 약사회는 8일 이번 봉사약국을 약 열흘 정도 더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민들이 시설과 환경이 갖춰진 지역 호텔로 숙소를 옮기면 약국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 거라는 예상에서다. 봉사약국을 빨리 정리하는 건 그만큼 정부의 대책과 대응이 신속하다는 뜻이므로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단 열흘 동안이지만, 강원도약사회가 주축이 되어 운영을 맡고 대한약사회는 후방에서 봉사약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 임원은 물론 사무처 직원들이 파견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확히 5년 만에 국민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시 나타난 봉사약국이다. 과시형, 내보이기식 봉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피해입은 국민을 돕고, 상처를 보듬겠다는 마음이 이재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2019-04-09 11:31:31정혜진 -
[칼럼] '신뢰의 철학'과 국내기업 중국시장 진출중국은 글로벌 제약시장 중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10년 새 괄목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제약산업에서 보는 현재의 중국시장은 과거 우리 기업들이 바라보던 투자나 생산기지 또는 인프라 개척시장이 아닌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인프라 개척에 투자하던 사업을 대부분 철수하거나 축소하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의 과거 외국인 투자유치에 대한 혜택들이 상당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국 내 기업과 동일한 법인세를 부과함은 물론 토지사용권에 대한 외국인 우대정책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25% 단일 소득세로 이익이 300만 위안 이하인 소형기업에 대해서만 차등 적용한다. 특이하게 이익이 0원이어도 5%의 법인세는 부과된다. 게다가 과거 15년 전 대비 현재 중국 인건비는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오른 상황이다. 베트남의 경제특구 정책을 보면 외국인 투자유치 우대정책 중 수익발생 후 4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이후 9년간 5%의 단일 법인세율을 적용한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50년간 토지사용권을 부여한다. 일부 경제특구는 70년 토지사용권 혜택도 주어진다. 가장 중요한 인건비의 경우 베트남 공장노동자의 통상 월 임금은 180달러~200달러 정도(일부지역은 최저임금이 140달러)로 저렴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이제 중국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투자나 인프라 개척의 시장이라기보다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필자는 지난 1월 산동성 위해시, 연태시, 칭따오시를 비롯해 강서성 난창시, 주장시, 강소성, 난징시, 절강성 샤오싱시, 항저우시 4개성 12개 도시의 의약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릴레이 미팅을 진행한 바 있다. 여기서 느낀 점은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며 신뢰를 매우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사들이 효율적으로 중국 시장에 연착륙 하는 방법은 뭘까. 14억 인구는 글로벌 최대 소비시장이지만 결코 만만히 접근할 대상은 아니다. 문제는 두 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도와 접근성을 들 수 있다. 가격접근성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국은 대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있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난관은 기업 대 기업 또는 사인 간의 신뢰도 형성과 확보 그리고 유지다. 필자가 중국법인 위해금비무역유한공사 직원 자격으로 현지 기업인들과 상담을 통해 얻은 배경지식이 있다면 중국인들은 신뢰를 무엇보다 중시한다는 것이다. 한번 정식으로 관계를 쌓으면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게의치 않고 거래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라오쯔하오(老字號)라 불리우는 100년 이상 된 업체 중 한곳인 동인당(통런탕)은 의약품 전자상거래 온라인플랫폼에 뛰어들어 젊은 세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중약을 믿을만한 전통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하며 신뢰를 쌓아 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동인당은 중국 CCTV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유통기간이 지난 벌꿀 사용의혹 보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쌓아온 신뢰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일례가 좋은 본보기다. 일본 제약기업들도 중국 보건당국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지금도 꾸준히 중국 내 임상시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일본 제약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안전한 의약품 개발·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직간접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본토를 직접 공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따르기 마련이다. 몇몇 국내 제약기업들은 수년간 옥동자로 키워왔던 기존 중국 법인을 철수하며, 동남아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그만큼 '만리장성의 벽'은 높다. 하지만 중국의 내밀한 속성을 알고 기본부터 다시한번 접근해 보는 노력도 생각해 볼 때다.2019-04-09 06:15:0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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