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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뇌기능개선제·사후피임약 재분류 필요식약처는 번거롭고 어렵더라도 재분류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손실보다 이익이 큰 경우라면 관련 단체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의약품이나 사후피임약이 바로 그런 약이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나 사후피임약은 안전성과 접근성, 건강보험재정, 소비자 주권을 고려할 때 충분히 전문의약품에서 비급여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연간 3000억원치가 치매 예방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진입하고, 제형을 바꾼 약물을 속속 출시하는데는 이러한 시장성이 반영되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지적처럼 미국은 이 제제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유독 막대한 양이 소비되고 있다. 냉정하게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이 제제에 급여를 적용하는 대신 고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을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보여지는 막대한 처방량은 안전성을 의논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인다. 의·약 줄다리기로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있는 피임약도 접근성을 우선하는게 국민에게 더 이롭다고 본다. 특히 사후피임약은 국민의식 향상과 시대변화, 약국 안전장치를 더한다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시대적 변화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가 여실히 반증한다. '피임을 할 권리'를 전제한다면 사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는 시대 정신과 맞지 않는다. 2012년 이후 재분류 논의는 또 멈춰있다. 상시 재분류 체계를 만든다 했지만,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아마도 재분류 논의 과정에서 의-약으로 나눈 이익단체의 갈등을 고려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다면 전면 재분류보다는 국민이 원하고, 국가가 필요한 약제만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하게끔 제도화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본다. 물론 이 역시 의제를 선정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발을 내딛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이 그럴때다. 식약처는 지금 두 약제에 대한 재분류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2019-05-03 06:16:19이탁순 -
[데스크시선] 김승호 회장의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창립 62돌을 맞은 보령제약이 지난달 충남 예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스마트공장을 완공하고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예산 신공장은 2017년 3월 착공해 2년 여만에 완공됐다. 14만5097㎡ 부지에 2100억원을 투자해 건립됐으며, 향후 보령제약 생산개발 클러스터 전진기지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예산 스마트공장의 탄생은 글로벌 NO.1 기업을 염원하는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의 꿈과 희망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올해 미수(米壽, 88세)를 바라보는 김 회장의 열정과 노력은 제약바이오업계 선후배들에게 많은 귀감과 영감을 주고 있다. 외형 5000억원 보령제약의 전신은 종로5가 보령약국에서 시작됐다. 3남 1녀 중 차남인 김 회장이 제약업에 눈을 뜬 계기는 친형이 운영하는 대창약방에서 소일 거들었던 인연에서 시작됐다. 1957년 군생활을 마친 김 회장은 봄부터 가을까지 자신의 꿈을 펼칠 공간을 찾아다녔고, 돈암동 신혼집을 처분해 300환을 마련해 당시 3평 규모의 보령약국을 창업했다. 보령은 김 회장의 고향을 뜻하기도 하지만 '보령(保寧): 평안함을 지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보령약국과 보령약품으로 이어진 성공가도는 또다른 혁신을 예고했다. '평안함을 지키겠다'는 창립이념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효과 좋은 약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스스로 약을 만들자'는 제약의 꿈으로 발전했다. 자본금 50만원으로 창립된 보령약품주식회사는 1963년 11월 동영제약을 인수함으로써 제약기업으로의 기틀을 닦았다. 지금의 보령제약을 있게 한 일등공신 품목은 용각산이다. 김 회장은 한약재를 신뢰하는 국내 분위기와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생약제제를 이용한 선진 제약기술 도입 방안을 모색했고, 그때 눈에 들어 온 약이 바로 용각산이다. 이 제품은 일본 류카쿠산사가 개발한 150년 전통을 가진 약으로 일제강점기 국내에 들어와 널리 알려졌다. 용각산을 라이선스 인 하기 위해 일본과의 기술제휴를 제안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류카쿠산사가 변변한 생산 공장 하나 없는 보령제약에 기술을 이전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끈질긴 의지로 1년여 동안 설득한 끝에 마침내 1966년 12월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1967년 성수동 공장을 완공하면서 용각산 제조를 시작했다. 그렇게 첫 출시한 용각산은 총 5만갑. 1967년 6월 26일, 보령제약그룹 60년 역사의 발판이 된 용각산은 난산 끝에 국민 일반의약품으로 자리메김하게 됐다. 용각산이 보령의 초석을 다졌다면 겔포스는 골격을 완성시킨 제품으로 평가된다. 1975년 출시된 겔포스는 액체 위장약이라는 생소한 제품으로 처음 등장해 현재까지 국민 위장약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겔포스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암포젤이라는 병에 든 제산제가 있었는데 이 제품은 병뚜껑을 여닫다 보니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았고, 부피도 커서 휴대하기에 불편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서 겔포스는 포로 출시됐다. 일회용 정량을 포장해서 휴대가 간편했고, 제때 복용하기도 수월했다. 겔포스가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는 대만으로 1980년 첫 수출 이후 대만 제산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대만에 이어 진출한 곳은 10억 인구의 거대 시장 중국이다. 1992년 국내 완제의약품 중 최초로 포스겔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론칭됐다. 2004년 100억원의 현지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 현재 5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제2의 창업을 이끌고 있는 국산 신약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도 보령제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다. 1992년 개발을 시작해 18년 간 연구 끝에 2010년 탄생한 카나브는 글로벌 신약이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신약 중 최고 누적 매출인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나브는 2011년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3개국과의 첫 라이센스 아웃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중국, 2015년 동남아 13개국 등에 기술수출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독일 AET사와 손잡고 유럽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에는 아프리카 10개국을 포함해 글로벌 51개 국가에 카나브를 론칭했다. 지금까지 총수출 규모는 4200억원에 이른다. 카나브는 이 기세를 몰아 선진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창업 이후 보령제약은 크고 작은 위기도 많았다. 1977년 여름 집중호우로 안양천이 범람해 흙탕물이 보령제약 공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공장은 올스톱됐다. 겔포스 라인을 비롯해 고가의 최신 설비, 완제/원료의약품 모두가 흙탕물에 잠겼다. 천상 업을 포기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회사를 구한 것은 직원들이었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든 직원들은 수해복구에 땀방울을 흘렸고, 기적을 만들어 냈다. 피해조사단은 복구기간이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3개월 만에 공장을 정상 가동시켰다. 그때 김 회장은 결심했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이 빚을 갚기 위해 여생을 헌신하겠노라고. 그리고 결코 혼자 빨리 가지 않고 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 멀리 가기로.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신념과 의지는 다양한 의약품 개발에 큰 족적을 남겼다. 세계 최초 천연 인슐린 양산 기술 개발, 국내 최초 원료 개발 독소루비신, 국내 최초 먹는 장티푸스 백신 지로티브 출시, 국내 최초 2세대 유전자 재조합B형 간염 백신 헵티스-비 발매, 복막투석 의약품 페리플러스 국산화 성공 등이 그것이다. 어느 기업이든 설립정신이 있다. 그 철학/사상은 직원이 아닌 창업자의 이념에서 비롯된다. 누군가 김승호 회장에게 물었다. 회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의 근간은 무엇이냐고. "자전거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그것이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의 비밀입니다." 미수의 나이에 접어든 관록의 사업가 김 회장. 하지만 62년 전 홍안의 청년 실업가 김승호의 도전과 꿈을 향한 자전거는 오늘도 달린다.2019-05-03 06:11:13노병철 -
[칼럼]故 임세원 교수와 진주방화 사건, 해법은?최근 안타깝게도 소중한 선후배이자 동료인 故 임세원 교수를 잃었고 가족과 이웃 여러 명을 잃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에 대한 언론, 각계 각층,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간격을 두고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났고 대책을 마련하기에 부족한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인 동시에 예방가능한 일이었고 인재였다고 이야기합니다. 故 임세원 교수 사건의 경우 환자가 입원을 한 적이 있었으나 환자의 지속적인 퇴원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보호자들이 퇴원을 시켰고, 이후 적절한 치료가 단절되었습니다. 당시 충분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고 치료가 유지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더라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병원에 꼭 오라는 당부 외에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사례관리를 위해 연계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의료기관에서 외래치료명령제를 신청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행할 주체가 정해져 있지 않고 병원에서 직접 퇴원하고 외래에 방문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제공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주방화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찰, 치료감호소, 병원 여러 곳에서 상당 기간 접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에서는 존재 자체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일정 책임 기간이 지난 뒤에는 대상자의 치료에 대한 책임을 담보하던 공공 영역의 책임의 소명도 불이 꺼져버렸습니다. 심지어 사건 직전에 주민들의 반복적인 신고로 여러 위험이 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시스템 속에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경찰은 그 위험성을 직시하지 못하였고 보호의무자의 자격이 없는 친형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시킬 수 없었고 보호자의 존재로 시군구청장이 책임을 지는 행정입원의 당위성은 희석됐습니다. 이 안타까운 일련의 사건들은 준비가 부족한 탈원화의 기조, 정신건강복지법의 개정, 왜곡된 인권에 대한 해석, 투자의 부족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질환자의 퇴원 사실 통보가 필요한 경우 진행을 하는 법안, 국가가 직접 환자들의 입원 및 치료에 대해 결정하고 주체가 되고자 하는 사법입원 제도를 담은 법안, 외래치료명령제의 실효성을 강조한 법안 등이 소위 ‘임세원법’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개가 상정 및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병원에서 사례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입원시키지 않고 지역 사회에서 직접 사례관리를 할 수 있는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환자 인권의 인권과 치료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절차보조인 시범사업 등이 준비 및 진행 중입다. 이 모든 법안과 시범사업은 환자 및 사례관리가 필요한 대상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담보하는 데 그 핵심이 있습니다. 정신질환의 특성상 단발성의 개입은 그 의미가 크지 않은 바, 지속적으로 서비스 혹은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서비스를, 끊기지 않고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현 상황의 구멍들을 메워야 하고 끊긴 치료의 끈들을 연결해야 합니다.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 그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와 시범사업이 실제로 현실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수적입니다. 첫 번째는 아낌없는 투자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력, 인프라, 작동기전을 마련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 관심의 연속성입니다. 대상자들의 치료 및 공존의 근간이 되는 연속성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연속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잠깐 놀라고 분노하고 처벌만 강조하고 마는 게 아니라, 계속 연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법에는 문제가 없는지, 개정을 위한 노력은 잘 이뤄지는지, 나는 이 문제에 대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고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2019-05-02 10:49:33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정부, '제네릭 대책' 발표만 하면 끝인가정부 제네릭 약가 개편방안이 발표된지 한달 지났다. 당초 개편안 발표 직후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 파악에 분주하는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약가인하 모면을 위한 생동성시험을 검토하면서 혼선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제네릭 약가 개편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원료의약품 등록(DMF)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인하는 관련 규정 개정 이후 3년 뒤에 시행된다. 제약사들은 위탁 제네릭에 대해 매출 규모가 큰 제네릭을 중심으로 약가인하를 모면하기 위한 생동성시험을 준비 중인데, 수탁 기관과 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한다. 제약사들은 생동성시험을 수행할 수탁기관과 의료기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부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만 고수한다. 복지부 측은 제도 개편안 발표 때부터 최근 데일리팜이 개최한 미래포럼에서도 “임상시험 기관 중 일부도 생동성시험 시행에 가담하면 생동시험 수행기관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동기관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제약사들의 눈높이와 온도 차가 느껴진다. 정부 시각대로 제약사의 생동성시험 스케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제약사들의 생동성시험 시도 건수와 소화가능한 임상기관 파악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동성시험 승인현황을 보면 피험자의 채혈이 진행되는 의료기관은 특정 기관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생동성시험계획은 총 178건이다. 이중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116건을 담당했다. 베스티안 병원은 49건이다. 2개 의료기관에서 전체 생동성시험 90% 이상을 담당한 셈이다. 반대로 최근 생동성시험을 경험한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약사들은 회사 수익과 직결된만큼 과거 생동성시험을 많이 수행한 기관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기존에 생동성시험을 진행하지 않은 임상기관이 생동성시험에 뛰어들더라도 제약사가 신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 몇 년간 생동성시험을 한 번도 수행하지 않은 임상기관이 제약사들의 수요가 폭증했다고 생동성시험에 가담할지도 미지수다. 대형병원의 경우 이미 임상시험에 집중하고 있어 생동성시험을 새롭게 진행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경우 최근 생동성시험 소화 건수를 늘리기 위해 시험실을 증설키로 결정했다. 제약사들의 생동시험일정 선점을 방지하고 실제 시험이 필요한 제약사 및 관련 CRO들이 시험 진행을 못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동시험 예약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이미 현장에서는 제약사들의 생동성시험 진행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가 폭증하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약사들이 단지 “임상기관이 충분하다”라는 수치만 제시하는 정부에 큰 불만을 제기하는 배경이다. 사실 정부 승인을 받고 잘 팔고 있는 제품을 약가를 이유로 생동성시험을 다시 진행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현상이다. 상당수 업체들은 판매 중인 제네릭의 생동성시험을 진행했는데 동등 판정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까 걱정하는 눈치다. 제약사들은 허가받은지 오래된 제네릭의 경우 제조환경 변화 등의 요인으로 동등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오리지널 의약품도 제조시기나 공장 환경에 따라 약물의 특성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생동성시험 결과 비동등 결과가 나오게 되면 판매 중인 제품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큰 고민이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인정받지 못한 제품을 팔아왔다는 눈초리를 받게 된다. 해당 제품을 승인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정부 정책 방향이 정해졌다면 이제와서 재고를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현장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들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비단 복지부에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서류에 집계되는 수치와 현장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서류만 보고 상황을 예측하는 것을 흔히 탁상행정 또는 책상머리행정이라고 부른다.2019-04-29 06:15:51천승현 -
[기자의 눈]'주먹구구식' 제약바이오 IR, 혼란만 가중제약바이오 업체의 크고 작은 기업설명회(IR)가 넘쳐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이후 제약바이오주가 요동치면서 정보 공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방문하면 공시되지 않은 IR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IR 참석자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등 소위 '전문가' 집단에만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일반투자자 참여가 일상화됐다. 정보 공개 확대는 바람직하다. 특히 신약 개발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정보에 관한 외부 장벽이 심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현상 이면에는 아쉬움도 발견된다. 주먹구구식 IR 정보 제공이 대표적이다. 바이오벤처 A기업의 사례다. 이 회사의 IR은 전반적으로 두루뭉술하다. 임상 및 수출에 대한 타임라인, 매출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등은 제시하지 않은채 장밋빛 미래만 늘어놓는다. 흑자전환, 중국 시장 진출 등 호재성 단어만 쏟아진다. 20페이지가 넘는 슬라이드는 단 10분 정도의 설명으로 끝이 난다. 구체적인 질문에는 '목표'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목표는 어느 기업이든 크게 잡으며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한다. 기업 종사자를 만나 팩트 기반 정보를 얻으려고 온 참가자는 의아할 뿐이다. 또 다른 바이오벤처 B사는 임상 스케쥴 딜레이에 대해 '신약 개발 어려움'을 토로한다. 실제 어떤 이유로 임상이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대신 신약 개발은 3상에 들어가도 50% 성공 확률이며, 세계적인 기업 바이오젠도 3상에서 치매치료제 개발이 중단됐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어 신약 개발은 변수가 많다는 말이 거듭된다. 참석자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고 싶은데 말이다. 대외비를 제외한 정보 제공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환자 모집 진행 사항 등은 대외비가 아닐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도 펼친다. IR 내용이 기사화되면 그 정보는 오프더레코드였다고 하소연한다. 일부는 불쾌감을 토로한다. 참석자에 알린 정보와 기사 내용이 같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IR 확대는 찬성이다. 다만 모호한 정보 제공 등 주먹구구식 IR는 시장의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IR 문화가 정착되면 이슈 파이팅이 아닌 확실한 정보만이 오가는 IR이 올거라 믿고 싶다.2019-04-29 06:15:16이석준 -
[기자의 눈] 국민 뒷전인 정부의 건기식 규제완화'의사 처방 성분의 건기식 1+1, 당일 배송' 곧 대형마트와 백화점, 인터넷에는 이와 유사한 홍보문구가 도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규제 문턱을 낮춰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건기식 원료의 허용범위는 넓히되 판매 자격기준은 낮추고, 광고 규제는 완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향성이다. 말 그대로 혁신적 규제완화 방안이다. 문제는 정부가 산업의 팽창에만 모든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 계획대로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수입 건기식의 구매대행자는 집에서도 영업이 허용된다. 또 건기식 판매업 폐업신고는 지자체 신고에서 온라인신고로 간편해진다. 앞으론 누구라도 해외 건기식 구매대행을 집에서 알바처럼 할 수 있고,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신고없이 자유롭게 건기식 판매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건강기능식품시장 진출입 활성화' 방안이라고 표현한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지점은 원료와 광고 허용범위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검토중인 허용 원료 중에는 전문의약품 원료도 포함됐다. 해당 의약품 원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이는 별개로 검토해볼 사안이다. 문제는 만약 의약품 원료가 건기식으로 허용된다면,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사용을 근거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인 광고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완화로 허위과대광고에 속게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다. 그동안에도 건기식의 허위 과대광고 문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건기식의 허위과대광고 급증을 관리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에 대비할 묘책을 가지고 있을까. 식약처 관계자는 '문턱은 낮추되 모니터링은 강화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이는 대대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혼탁한 시장 질서를 잡지 못하는 현 주소는 외면한채, 산업 확대에만 매몰된 것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약사들도 건기식 정책을 우려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특정 직능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국민으로서의 의견으로 수렴하고 규제완화 정책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2019-04-25 19:28:29정흥준 -
[칼럼] 치매치료제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치매는 5060중년 세대 사이에서 암보다 두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질환 자체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주며, 가족과 주변에 간병 부담을 안긴다는 걱정도 크다. 또한 치매는 평균 유병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다 . 아직 완치 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기에, 치매 환자 입장에서는 끝이 보이지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부터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면 중증 치매 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다 . 현재로서는 '조기부터', '꾸준히'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치매 치료 및 관리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 치매 약 복용, 조기부터 꾸준해야 치료혜택 커져 치매 치료가 조기부터 시작돼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치매도 다른 질환처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체 치매 환자 100명 중 5~10명은 치매의 원인을 알면 회복할 수 있는 유형이다. 치매는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 지는 상태로 , 그 원인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 중 뇌종양·우울증·갑상선질환·약물부작용·영양문제 등으로 인한 치매는 일찍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다. 비가역적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형 치매'조차도 약물 치료를 조기에 시작할수록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4. 따라서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치료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둘째,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할 경우, 환자가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치매는 질환이 진행될수록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데 초기부터 고혈압, 당뇨 등 동반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약물적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환자의 독립성 유지기간이 길어지면,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의 돌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치매 환자의 가족은 매일 환자를 돌보는 데에 6~9시간을 투자하며, 연간 약 2000만원을 간병비로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약물치료를 지속한 치매 환자의 가족들은 향후 8년 간 약 7900시간의 여가시간을 더 누릴 수 있고, 6300만원을 더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발병 8년 후에는 치료군과 방치군의 돌봄 비용이 각각 155만원과 256만원으로, 100만원 상당의 차이를 보였다. 돌봄 시간은 각각4시간, 8.2시간으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조기 치료를 통해 중증 치매로의 진행을 늦출수록 향후 새로운 치료 약제가 나왔을 때 그 치료 혜택을 더 크게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치매 치료제 개발은 치매의 다양한 발병원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다각적인 연구결과가 축적되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 치매를 극복할 방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환자와 가족들은 희망을 잃지 말고 최선의 건강 상태에서 새 치료제를 맞이할 수 있도록 현 상태 유지에 힘써야 한다. 치매환자 관리에 복약정보 중요, 주변의 꾸준한 노력도 필수적 이처럼 현재 치매 치료목표는 '조기부터', '꾸준히' 치료를 함으로써 증상을 조절하고 질병 진행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의약품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65~74세 노인은 약 2%만이 의약품을 복용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비해, 85세 이상 노인은 약 20%가 의약품 복용을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치매의 경우 기억력 상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가 약 복용을 깜빡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꾸준한 약물 복용이 어렵다면, 가족이나 주변에서 환자가 약물 복용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먼저 환자와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치매 치료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인지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치매 치료를 위해 환자와 그 가족들까지 치매대응요령, 복약지도, 환자를 돌보는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숙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꾸준한 약 복용을 돕는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체크’ 애플리케이션은 투약 알림과 일정 관리 기능을 통해 치매 환자의 약 복용을 돕는다. 이 외에 돌봄 상담,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자조모임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제약사와 공동 개발한 '안심돌보미'도 치매 환자의 안전하고 정확한 약 투여를 돕기 위해 개발된 앱이다. 환자의 복약 정보 등을 가족그룹 내 공유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외에 치매안심센터의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치매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도 약물 복용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 60세 이상이며 ▲치매 상병코드 중 하나 이상 포함하여 진단을 받아 의료기관을 통해 치매 치료제를 복용 중이고 ▲전국가구 평균소득의 50% 이하인 환자는 관할 구·군 보건소 산하 치매안심센터에 신청을 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0명은 치매 환자이다 . 현재 고령화 속도를 볼 때 치매 환자는 앞으로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치매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가운데, 치매 조기발견 및 꾸준한 치료가 가능해 지기 위해선 치매치료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명확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2019-04-25 11:18:50데일리팜 -
[칼럼]'약사' 브랜드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얼마 전 대한의사협회는 방문약료 시범사업에 대한 불만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약의 전문가는 의사'라는 문구가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약사들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필자는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것이 있다. 의약분업 직후 원희목 대약 집행부가 홍보하던 '약의 전문가는 약사'라는 캐치프레이즈다. 약의 전문가는 약사가 아니라 의사라는 의협의 주장은 마치 이에 대한 응답처럼 읽힌다. 의약분업이 시행되던 당시 널리 홍보되던 표어인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를 다들 알 것이다. 필자가 늘 궁금했던 것이 있다. 의사는 진료를 한다. 그런데 약사는 대체 약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일까? 의사의 행위는 명료하게 이해되는 반면, 약사가 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문제는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태로 의약분업 시행 후 20년이 지났다. 물론 우리는 모범답안을 알고 있다. 또 하나의 유명한 표어를 빌려보자. '약 모르고 오용 말고 약 좋다고 남용 말자'는 표어다. 약사는 약물의 잘못된 사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사람이다. 일반약을 구입하는 경우 사용목적에 맞는 약인지 확인하거나 적절한 약을 선택해준다.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병원에 보내야 할 위중한 상태는 아닌지 판단하고 구토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것을 환자평가(patient assessment)라 한다. 처방 조제도 마찬가지다. 처방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의사에게 연락해 처방을 변경하도록 중재(intervention)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사 본연의 역할은 국민에게 거의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 대한약사회의 인식과 노력이 그 동안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약사가 일반약을 줄 때 환자평가를 거쳐 환자의 안전을 기한다는 사실이 널리 인식됐다면, 편의점에 약이 풀리는 사태는 아마도 국민들이 먼저 반대했을 것이다. 약사 무용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수십 년째 꾸준히 노력 중인 단체가 있다. 바로 대한의사협회다. 일반약은 소비자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을 지명해서 구매하는 것이 합당하며, 조제행위는 기계가 할 수 있으므로 결국 약사는 필요 없다는 주장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 일선 병의원에서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하면서 "약은 약국에 가서 사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조제 투약을 단순 판매행위로 폄훼하는 어법이다. 그 효과가 있는 것인지, 국내 미디어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없어질 직업으로 약사가 여러 번 언급되기도 했다(약사 역할이 우리에 비해 제대로 정립돼 있는 선진국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 약사 직능을 (나쁜 쪽으로) 포지셔닝함에 있어 어찌 보면 대약보다 의협이 성공적인지도 모른다. 대약 집행부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조제라는 수입원을 현행 제도가 보장해주는 데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제도는 사회 인식이 변화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설마 했지만 결국 편의점에 약이 풀린 것을 생각해보라. 약사의 역할이 제대로 인지되지 못한다면 이는 직간접적으로 약사 직능에 대한 여러 형태의 위협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의협이 원하는 것도 이것이다. 문제는 의지다. 의협의 견제와 정부의 몰인식으로 쉽지 않음을 필자도 알고 있다. 그러나 약사의 역할과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지금 약사사회가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격언을 되새길 때다.2019-04-24 17:00:12데일리팜 -
[기자의 눈] '투명성·공정성' 할 말 잃은 심평원4월 22일 오후 1시 10분. '심평원 채용 필기 제보'를 제목으로 한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지난 20일 심평원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자였다. 채용 과정 중 논란이 생겼다면서 유선상 대화를 요청했다. 다른 취재 일정으로 답신이 늦어지자, 그는 데일리팜 독자제보란에 '이혜경 기자님께 메일을 보냈으나'로 시작하는 제보글을 올렸다. 이메일과 독자제보란을 동시에 확인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직접 들은 사건의 정황, 그리고 문자로 보내준 커뮤니티 주소를 통해 확인한 일련의 상황들을 정리하면서 '설마'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심사의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과정이 '안일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사건을 요약하자면, 답안을 적는 OMR 카드가 문제였다. 심사직 5급 300여명이 시험을 치르던 선린고등학교 4층 시험장에서는 1교시 80문항 시험 문제에 50문항 OMR 카드가 배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를 인지한 감독관이 중간에 가답안지(A4 복사용지)에 답을 적게 하고 1교시 시험이 종료됐다. 시험지와 가답안지는 감독관이 모두 걷어갔다. 총 250문항의 2교시 인적성검사는 문제없이 끝났다. 모든 시험을 끝낸 지원자들은 귀가만 앞둔 상황이었다. 이때 감독관이 이미 1교시에 제출했던 가답안지와 80문항 OMR 카드를 가져와 그대로 옮겨 적으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1교시 이후 2교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30분간 휴식 시간이 주어졌고, 일부 지원자들은 개인 휴대폰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1교시 정답을 교환했다는데 있다. 답을 확인한 응시자들에게 새로운 답안지에 기존 답안을 옮겨 적으라는 순간, 이미 공정성은 깨졌다. 공공기관 취업준비생이었던 제보자는 이 같은 상황을 알리면서, '많은 지원자가 심평원 인사부에 항의했다. 하지만 감독관 감시하에 이뤄진 OMR 수정은 부정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했다. 통화로 이어진 보충 취재 과정에서도 '심평원은 지원자들이 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Q&A 코너도 닫아버렸다'고했다. 많은 지원자가 심평원이 '쉬쉬'하며 모르게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22일 오후 5시. 심평원 인사부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채용위탁업체에 소명을 요청했다. 개연성을 파악 중이다"는 말만 했다. '시험이 끝난지 3일이 됐다', '이미 응시자들이 가입한 커뮤니티에서는 그날의 사건이 올라와 있다', '대책 마련은 언제 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이번 사건을 감추려는 곳이 심평원일까, 채용위탁업체일까. 시험은 20일 오후 12시 30분에 종료됐다. 하지만, 이날 문제의 시험장에 있었던 응시자들은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게 한명, 두명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지원자들은 월요일 오전부터 심평원 인사부에 항의전화를 했다. 이때 위탁업체가 심평원에 고의적로 20일에 발생했던 문제를 보고하지 않았다면, 심평원이 사건 발생 4일이 지나서야 사과문과 대응책(비록, 재시험으로 지원자를 두번 울리는 상황이 발생했지만)을 마련한 데는 조금의 납득이 간다. 하지만 만약 지난 20일 사건을 보고받고도 4일 만에 늑장 대응이 이뤄진 것이라면, 공공기관으로서 투명성과 공정성은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심평원은 재시험을 공지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절차 준수를 위한 부득이한 결정을 헤아려달라'고 하지만, 데일리팜 독자이자 제보자였던 그는 "언론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묻힌 채 금요일(26일)에 필기 합격자 발표가 날 것 같다"고 불안에 떨었다. 심평원이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준수했다면, 20일 필기시험에서 발생한 사건의 원인과 이유, 그리고 침묵하던 4일동안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것만이 5월 25일 재시험장을 찾을 1135명의 지원자가 다시 심평원을 믿을 수 있게끔 하는 길이다. 참고로 이번 재시험 대상자는 1차 서류를 합격한 심사직 5급이다. 지원 자격이 '경력 1년 이상'의 간호사·의료기사·의무기록사 등 보건의료인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벌써부터 3교대 일정을 변경할 수 없어 시험에 결시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공식 채용일정 이외 추가된 시험에 응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을 위한 '공정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묻고싶다.2019-04-24 06:12:19이혜경 -
[기자의 눈] 첩약보험, 직능 간 파워게임 전락할까보건복지부가 연내 첩약보험 시범사업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오는 10월 시행이 목표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한약급여화협의체 첫 회의가 신호탄이다. 이로써 지금껏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한의사·약사·한약사 등 보건의료직능 간 갈등의제가 물 위로 고개를 내밀게 됐다. 지역 별 가격이 천차만별인 비보험 첩약을 보험제도권 내 포함시켜 국민 한약 보장성을 높이자는 게 복지부 청사진이지만 협의체 초반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일단 첩약보험과 직접 관계가 있는 직능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 간 견해가 크게 상충된다. 한의협은 한의사를 중심으로 첩약보험을 하루라도 빨리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첩약 사용량 95%를 한의사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한의원이 제도 한가운데 위치해야 한다고 했다. 첩약보험은 한의협이 1년 전 신임 최혁용 회장 취임 직후부터 특위까지 출범시키며 회세를 집중시킨 의제다. 약사회·한약사회는 첩약보험에 앞서 한약분업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약분업 방식의 한약분업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첩약에 한정해 급여를 인정하는 것은 제대로 걷기도 전에 뜀박질을 시키는 꼴이라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두 단체는 첩약보험만 따로 떼어 내 논의할 수 없고, 한약제제 분업과 첩약 포함 한약 완전분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앞으로 열릴 협의체에서 반복해 내세울 공산이 크다. 아울러 협의체는 한약분업·급여 시 면허권 등을 포함한 한약사 직능 범위까지 논의할 방침인데, 해당 의제는 약사와 한약사가 대척점에 서있다. 두 직능이 수 십년째 서로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는 '약사의 한약제제 취급권·한약사의 비한약제제 일반약 취급권'이 갈등 원인이다. 한의사·약사·한의사가 동상이몽중인 가운데 의사의 복병도 예상된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 주관 정책회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지만 첩약급여 시범사업 모델이 윤곽을 드러낼 경우 찬반 견해를 펼칠 가능성이 관측된다. 실제 협의체 첫날 회의는 의협을 협의체 포함 시킬지 여부를 놓고 논의하다 첩약급여 논의는 채 포문도 열지 못하고 끝났다. 한정된 자원인 보건의료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이라 모든 보건의료직능이 빠져선 안 된다는 시각과 한의사를 주축으로 약사, 한약사,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면 된다는 견해가 공존한다. 정부와 협의체는 이런 상황을 머리아파 할 게 아니라 정면돌파해야 한다. 협의체는 왜 한의사·약사·한약사·의사가 제각기 견해 충돌로 대립할 수 밖에 없게 됐는지를 차분히 되짚어가며 정밀진단할 필요가 있다. 한약급여를 둘러싼 갈등과 직결되는 한약정책의 뿌리를 짚어 직능갈등의 원인을 해소하는 노력 없이 첩약보험 도입에만 매몰되면 결국 직능갈등을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욱이 적잖은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이라 협의체 중요성은 한층 크다. 건강보험공단은 연구보고서에서 치료용 첩약을 12개 질환에 대해 급여화할 경우 최소 2799억원에서 최대 4244억원의 재정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우려는 협의체 회의가 보건의료직능 간 파워게임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한의사·약사·한약사·의사가 제각기 주장을 펴 협의체가 직능 파워게임으로 전락하는 순간 끝나지 않을 면허권 분쟁의 시작과 함께 최종 피해자는 국민으로 남게 된다. 협의체 좌장격인 복지부는 회의 별 의제를 명확히 상정하고, 각 참여단체의 주장을 고루 듣되 최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한다. 참여단체 각자는 국민 건강이라는 첩약보험 본질을 각인해 실효성있는 시범사업 모델 마련에 협력·견제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 직능단체는 타 직능 딴지걸기식 회의 참여로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쁘단 비난에 직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회의체 참여할 각 단체 임원들이 상호 존중을 기초로 발전적·실용적 정책제언에 구슬땀을 흘리는 풍경을 기대해 본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협의체가 운영의 묘를 살려 직능갈등 험로를 탈출하고 국민 한약보장성 강화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2019-04-19 18:25:41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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