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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정부도 예의주시하는 의약사 담합[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약정협의체가 본격 가동됐다. 정부와 약사회가 공식 협의체를 발족해,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과거 의약분업 추진 당시 '의약정협의체'가 있었고, 분업 이후 약사발전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로 활동한 게 전부다. 호기롭게 1차 회의를 마친 약정협의체의 주요 안건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의약담합 이슈다. 내년이면 의약분업 20년인데 의약사간 담합은 더 교묘해졌다. 급기야 의약사간 금전이 오고가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처방전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처방전을 무기로 인근 약국을 좌지우지 하려는 원장들의 횡포다. 신규 입점 약국에 병원 인테리어비, 처방 사례금 요구는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여기에 의사와 약사 간 거액의 거래를 유도하며 기생하는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의약사 은밀한 거래 역시 점점더 심화되고 있다. 클릭닉센터와 약국을 전문인 A공인중개사는 "의사들 사이에서 약사들 지원금을 받지 않고, 개원을 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 개업을 준비 중인 약사들도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지원비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같은 커넥션의 근본 원인은 약국자리는 없는데, 개국을 할려는 약사들은 넘쳐 난다는 데 있다. 클리닉센터에 약국 입점이 시작되면 수십명의 약사가 몰려들게 되고, 약사들이 경쟁하다보니 의원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물론, 브로커들의 컨설팅 비용도 치솟는 상황이 빚어진다. 시장 원리라고 보기에는 너무 비정상적인 구조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합으로 처벌을 받은 의약사는 분업 이후 거의 없었다. 한 건물의 의사와 약사가 '그들만의 리그' 처럼 담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라도 복지부가 나서 의약담합을 바로 잡겠다겠다고 하는데 늦었지만 다행이다. 복지부는 처방집중도 분석, 브로커 처벌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담합 처벌대상에 알선자도 포함돼 있지만 명확하지 않아 처벌이 어려운 만큼, 약정협의체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복지부가 의약담합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복지부 조사결과 이렇게 특정 병원 처방이 70% 이상 몰리는 약국은 전국에 3000여 곳에, 처방전 100%가 몰리는 약국도 100여 곳이나 됐다. 의약담합은 의사-약사의 적절한 역할 분배를 통해 약물 오남용 방지, 환자의 알권리를 신장시키고, 의약 상호감시를 목표를 한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다. 2002년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알고도 잡기 힘들다는 의약담합에 대한 실마리 찾기가 이제 시작됐다.2019-10-21 00:44:58강신국 -
[기자의 눈] 한의협, 첩약급여 정공법으로 돌파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민이 먹는 한약(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이슈가 결국 보건복지부 주관 첩약급여협의체 내부 논의를 넘어 국회 국정감사 수술대 위에 올랐다.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약사회 등 한약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해 온 '한의원 공동이용 원외탕전실'의 취약한 규제 현실도 여실히 공개됐다. 한 명의 한약사가 3000개에 달하는 한의원의 한의사 처방전을 관리하고 첩약을 대량 조제하는 원외탕전실에 감시주체인 복지부가 인증 도장을 찍어주는 규제 헛점이 주요 비판거리였다. 결국 국회와 국민이 첩약급여를 향해 요구한 것은 첩약의 안전성·유효성과 경제성평가 자료다. 자료 요구 수준 역시 방대하거나 엄청난 게 아닌 환자가 질환 치료를 위해 첩약을 먹어도 안전한지, 효과는 있는지, 첩약에 국민 세금을 집어 넣어 보험권 안에 진입시켜도 낭비가 아닐지를 판단할 기초 자료다. 건보료를 내고 직접 한약을 사먹을 국민으로서 이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대한한의사협회는 첩약 안유·경평자료로 정책 알맹이를 채우기 보다는 청와대와 복지부 등 유관부처를 만나 첩약급여를 '문재인 케어'와 결부시켜 외연을 화려히 하고 정책을 통과시키는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한의협이 첩약급여와 문케어 찬성을 조건으로 청와대와 밀약을 맺었다는 김순례 의원 지적에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첩약급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열 번이라도 엎드려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최 회장이 제출한 첩약 유효성·안전성 자료와 경제성평가 자료가 없어 첩약급여 심사를 검토할 수 없었다는 게 김승택 심평원장의 답변이다. 한의협이 과학적 근거와 국민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앞세워 추진해야 할 첩약급여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만 해결하려 든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특히 첩약급여 국감 뭇매에도 한의협은 국회 지적을 '한의계 음해'로 규정, 격하했다. 최 회장은 "첩약급여 대척점에 선 약사 출신 김순례 국회의원의 한의계 공격으로 협회 노력이 왜곡돼 참담하다"고 했다. 약사는 한의협 첩약급여를 반대하기만 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최 회장의 문제인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욱이 김 의원이 지적한 첩약급여 안전성·유효성·경제성평가 자료와 관련해 최 회장은 아무런 해명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한의협회장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협회 이익에도 부합하는 첩약급여 정책 관철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지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국민 건강이 최우선 과제라면 청와대를 찾아가 허리를 굽힐 게 아니라 첩약 내 중금속 등 안전성 입증 데이터와 막대한 건강보험재정을 투입해 보험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경제성평가 자료를 만들어 국민앞에 알리는 게 먼저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건보료로 국민 의심이 해소되지 않은 첩약을 보험화하겠다는 발상은 동의를 얻기 힘들다. 한의협은 첩약급여의 본 취지를 다시 새겨 청와대와 정부가 아닌 국민에게 떳떳이 자랑할 수 있는 첩약 안전성·유효성·경제성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정공법으로 첩약급여를 따내야 한다. 나아가 한의협은 첩약급여 유관 직능단체인 약사회와 한약사회를 대척점에 선 적군으로만 볼 게 아니라 국민 첩약 복용 효율성을 높일 정책 파트너로서 힘을 합칠 노력을 할 때다.2019-10-18 16:44:17이정환 -
[기자의 눈] 의약사도 모르는 의약품 성상 변경[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제약사가 의약품 성상 변경을 공지한 내용이 일선 약국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여전하다. 의약전문가인 약사가 환자 신뢰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형 크기나 색깔이 바뀌는 건 그나마 알기라도 쉽다. 최근 동일 제형 색상과 크기에 식별 표시만 바뀐 사례가 있었다. 제조일자에 따라 예전 식별 표시가 인식된 제품이 있었고, 다른 약통에는 새로 만들어진 제품이 들어있었다. 환자가 "약사가 이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줄 여지가 충분했다. 분명히 같은 약인줄 알고 조제하고 받았는데 약통을 까보니 내가 알던 것과 다른 색깔, 크기, 식별 표시가 돼 있다면 약사도 환자도 황당할 수 밖에 없다. 환자는 약사한테 항의하면 된다지만 그 분노를 받아낸 약사는 누구에게 억울함을 전할까. 이 경우 약사들은 가장 먼저 "잘못된 약을 조제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걱정을 약사만 안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누군가에겐 사소할 수도 있는 성상 변경 사실을 약사가 아느냐 모르냐에 따라 전문가로서 위신이 서기도, 죽기도 하는 대한민국이다. 영화 타짜에서 주인공 고니(조승우)가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는 명대사가 오늘날 우리네 약국에 꽂힌다. 환자가 날린 독설에 애꿎은 약사의 마음만 타들어 간다. 그 환자가 해당 약국을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의약품 성상 변경 공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제약사들이 의약품 유통업체(도매상), 약사회 등을 거쳐 전하는 행태는 변하지 않고 있다. 아예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약업계는 문제와 개선책을 안다. 바로 성상 변경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의약품 색상과 크기, 포장 등이 바뀌면 사전에 약국 등 요양기관에 의무적으로 알리는 방법이다. 정부는 법제화를 외면한다. 과잉 규제라는 입장이다. 제약사가 노력해야 한다거나 약사회 소통을 늘리면 해소할 수 있다는 말만 한다. 의약분업 이후 대한민국에서 의약품 조제와 복약지도 전문가는 약사다. 의약품 성상 변경 고지 의무화는 약화사고를 예방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2019-10-15 18:56:06김민건 -
[기자의 눈] 타그리소 1차요법 OS 결과의 기현상[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의사가 치료제의 보험급여 확대를 반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논란의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이다. 국내 일부 종양학자들이 급여 확대에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는 적응증은 1차치료, 즉 처음 진단받은 환자에 대한 타그리소 처방이다. 회의론의 근거는 이 약의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을 확인한 FLAURA 3상 결과다. 아니, 정확히는 현재 일부 공개된 이 연구의 아시아인 하위분석 결과다. 연구를 통해 드러난 타그리소의 OS는 38.6개월로 1세대 약물인 '이레사(게피티닙)'와 '타쎄바(엘로티닙)' 대비 6.8개월 개선 효능을 입증했다. EGFR TKI 중 최초라는 점, 연구윤리 상 1세대 약물에서 T790M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크로스오버(Cross over) 처방을 인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면이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아시아인 대상 하위분석의 위험비(HR, Hazard Ratio)였다. 타그리소의 아시아인 대상 HR이 0.995에 불과했던 것. 0.995라는 수치는 '1'을 기준으로 격차가 0.005라는 얘기로, 사실상 대조군과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이를 근거로 "한국인이 속한 아시아인에서 타그리소의 OS는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양학자로써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급여'로 가면 기현상이 될 수 있다. 타그리소는 이미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미 1차치료제로 시판허가를 획득한 약물이다. PFS 결과는 아시아인에서도 유의미한 유효성을 보였다. 1차요법은 정부가 투약을 승인한 적응증이란 얘기다. 급여는 여기에 비용효과성이 추가 고려된다. 국민건강보험제도인 우리나라에서 경제성평가를 진행하고 재정부담 추이를 통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약의 급여권 진입을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처방권을 가진 의사에게 치료옵션은 다다익선이다. 타그리소의 1차요법 급여가 인정되도 선택권은 의사에게 있다.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이라는 선택지에 타그리소가 추가되는 것 뿐이다. 의학적 판단하에 한국인에 대한 타그리소 1차치료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거나 순차치료를 지지한다면 처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고가약시대인 요즘 의사도 재정을 걱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타 약제 대비 고가인 타그리소의 약가인하를 주장하면 될 일이다. 환자를 보는 의사가 "타그리소 1차요법, 급여 주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차라리 그렇게 쓸모없는 약물임을 확신한다면 한국에서 1차요법 적응증의 허가 취하를 주장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더 타당하다. 신약의 가치를 평가한 연구결과가 공개됐을때 벌어지는 학자들의 갑론을박은 바람직하다. 각자의 지견을 바탕으로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의대 교수들의 의견은 당연히 다양한 영역에서 참고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타그리소 처방이 가능한 2차치료 도달환자 비율, PFS 데이터 등을 근거로 필요성을 얘기하는 의사들도 분명 존재한다. 영향력 있는 발언의 근간에 환자가 있어야 하며, 이권은 없어야 한다.2019-10-15 06:10:28어윤호 -
[칼럼]의약사 협력, 지불제도 개혁 뒷받침돼야어느덧 가을이다. 올해는 방문약료에 대한 약사회의 홍보 노력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약사 직능 확대의 좋은 기회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약사사회가 직능 확대를 시도할 때마다 어김없이 겪게 되는 일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9월부터 의사가 주도하는 약물사용 검토 사업이 서울시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사업에서 의사의 파트너는 건강보험공단 근무 약사이며 지역약국 약사는 철저히 배제된다는 점이다. 방문약료에 대해 줄곧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의사회가 이렇듯 태도를 바꾼 데는, 마냥 거부만 해서는 방문약료 사업 확대를 저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책적 대항마(가급적 의사가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를 내세워 원안인 약사 주도 방문약료의 입지를 축소시키려는 시도가 아닌가 한다. 의사와 약사가 역할을 나눠 서로 견제와 협력을 다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본질임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작동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약사에 대한 의사의 견제 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의사가 약사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지불제도 탓이 크다. 공급된 의료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그 방식을 지불제도라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사가 의료행위를 할 때마다 돈을 받는다. 행위를 할수록 돈을 버니 중복과잉진료의 가능성도 크다. 영국은 인두제를 시행하는 대표적 국가인데, 정부가 해마다 의사와 계약을 맺어 환자를 할당해주고 환자 수에 비례해 통으로 비용을 지불한다. 의사는 자신이 맡은 환자들을 책임지고 돌봐야 하며 당국은 다양한 지표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평가하고, 의사가 관리를 잘 했다고 판단된 경우 더 많은 환자를 맡기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해 보상한다. 인두제에서는 행위를 얼마나 많이 하는 지가 아닌 건강 관리 실적을 기반으로 보상이 주어지므로 의사는 아예 처음부터 환자가 생기지 않거나 환자의 기존 질환이 악화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게 된다. 즉 만성질환 관리나 질병예방에 유리한 지불제도다. 행위를 많이 한다고 보상이 늘어나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진료행위는 스스로 줄이게 된다.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더 많은 행위를 할수록 보상이 커지므로 환자를 놓고 직능간 경쟁이 첨예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의사집단이 약사집단을 과도하게 견제하는 데는 행위별 수가제라는 틀이 끼친 영향이 크다. 반면 의사가 할당 받은 환자 수에 따라 통으로 보상받는 인두제에서는 이런 경향이 감소할 여지가 많다. 의사가 받는 보상은 정해져 있으므로 환자를 놓고 직접 경쟁하지 않게 될 뿐더러 약사가 환자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거나 약물치료에 조언하는 행위가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켜 의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므로 오히려 약사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이익이 될 소지도 크다. 인두제는 우리 상황에서 국민에게도 득이 많은 제도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경제의 활력은 떨어져가는데 의료비 지출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두제는 불필요한 진료를 줄여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우수하다. 고령화 시대에 중요한 만성질환관리와 질병예방에도 매우 적합한 지불제도이다. 최근 복지부는 일차의료기관이 만성질환관리를 시행하면 수가를 지급하는 방안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것을 ‘주치의제도’로 소개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지불제도라는 근본적인 틀을 그대로 둔다면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수가만 신설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점점 과도해지는 종합병원의 환자 독식으로 극에 달한 일차의료기관의 불만을 달래려는 선심성 미봉책의 성격이 짙다. 지금처럼 일차의료기관과 종합병원이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배경에도 행위별수가제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두제가 통합의료를 지향하는데 반해 행위별수가제는 의료의 분절화를 조장한다. 파편화된 의료환경에서 환자를 놓고 의료기관들이 경쟁하면 더 크고 유명한 종합병원이 작고 이름없는 동네의원보다 우위에 설 것은 자명하다. 또한 아쉬운 것은 대한약사회의 자세다. 언제부턴가 큰 그림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 느낌이다. 새로 꾸려진 집행부가 밀고 있는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아젠다를 보자. 대한약사회가 최우선 화두로 삼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원희목 집행부가 제시했던 '약의 전문가'나 '셀프메디케이션과 약사의 역할'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현재 우리 여건이 어렵고 전체 의료환경에서 약사가 차지하는 역할이 의사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불제도처럼 보건의료의 틀을 좌우하는 화두 또한 마찬가지다. 크게 멀리 보고 담대하게 실천해가는 대한약사회를 기대해본다.2019-10-14 19:15:35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정쟁에 맞불 징계안으로 치달은 국감[데일리팜=김정주 기자]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들이 정쟁을 일삼아도 보건복지위원회는 달랐었다. 민생과 가장 밀접한 위원회이기 때문에 자칫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복지위가 꾸려질 때마다 이를 공식화 하진 않더라도 기록에 남는 국정감사에서 공공연히 '전통'으로 언급해 온 사실로, 그 부분에 대해선 여야 간 이견이 없다. 논쟁이 생기더라도 보건의료와 복지 부문 중 민생과 밀접하거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이슈에 대한 논쟁이 주류였던 것은 온전히 이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취임과 관련한 공세가 타 상임위에서 맹위를 떨칠 때부터 복지위도 조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야당의 맹공과 논리가 개발될 수록 여당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논문과 학술포스터 문제 등 역공 논리가 나왔고 복지위 안에서 거론될 수 있는 수준 치고는 꽤 컸다. 결국 여야 합의로 모든 정쟁 관련 질의는 배제하기로 한 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직전의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말 뿐이었다. 초반 잠잠하게 이어지던 복지부 국감에서 "대통령 치매" "대통령 기억력"이란 발언이 언급되면서 둑이 터졌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일단 현장에선 복지부를 둘러싼 주요 이슈와 쟁점을 뒤덮기 충분한 다툼으로 보였다.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고 성명 발표와 반박, 재반박이 계속돼 몇 시간동안 금 같은 시간이 날아갔고 국감 말미 늦은 시간 본격적으로 정쟁과 관련한 질의가 여야 의원들의 입에서 쏟아졌다. 결국 "특검 가자"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까지 튀어나왔다. 이달 초 복지위 '스타트'를 끊은 복지부 국감은 그렇게 오점이 생겼다. 그 뒤로 여당은 치매 발언의 정점에 있었던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후속조치로 징계안을 제출했고, 김 의원 측에서도 맹렬하게 반발했던 기동민·김상희 민주당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맞불을 놨다. 통상 정쟁으로 징계안과 제소안이 부딪힌다고 하더라도 '보여주기'식 혹은 '겁주기'식으로 곧바로 매듭지어졌던 경우에 비춰 본다면 전체 상임위 갈등에 속도를 맞추는 모양새다. 14일은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국감이 진행된다. 건강보험과 보험급여, 보건의료와 급여보장이 주요한 업무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들 기관의 국감은 복지부 보건 부문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갈등과 정쟁이 여기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하는 것은 현재 복지위 안에서 여야 정쟁으로 촉발된 이슈와도 연계된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여주기식으로 의도된 갈등인지, 내년 총선을 앞둔 특정 당 혹은 국회의원 개인의 일탈인지 국민은 그 속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계속되는 정쟁과 갈등, 이로 인해 희석되는 주요 보건의료 이슈의 무게감으로 볼 때 최종 목표가 성공하리란 관망은 접어야 한다. 외부의 눈은 그렇게 흐리멍덩하지 않다.2019-10-14 06:15:41김정주 -
[기자의 눈]K-바이오, 투자자 신뢰회복이 우선[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주식투자 대상의 기업탐방이나 기업설명회(IR) 행사 참석은 자제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 한 인기 경제 팟캐스트에 출연한 공인회계사가 밝힌 소신이다. '재무제표 모르면 절대 주식투자하지 마라'라는 책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이 회계사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종목을 고르는 투자 철학을 고수한다. 간혹 주가흐름이 예상을 벗어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IR 행사에 가보기도 하지만, 기업탐방이나 IR 행사에서는 대부분 좋은 얘기만 나오니 오히려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업탐방 다녀오면 투자하고 싶지 않은 회사가 없더라"는 동료 회계사의 말도 농담삼아 전했다. 한 회계사의 개인적인 투자원칙이 정답은 아니다. 더욱이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거나 개발 중인 1~2개 파이프라인만을 보유하는 바이오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다소 동떨어진 발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행태를 보면 곰곰이 곱씹어볼만한 얘기인 듯 하다. 지난 몇주간 코스닥에 상장한 일부 바이오기업의 주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의 3상임상 실패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던 한 회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을 시도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임상 중단 선언 이후 시총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에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선 사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소위 '카더라' 통신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단일 파이프라인이나 불투명한 재무운용 구조 등을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한계로 진단하는 언론보도도 쏟아져 나왔다. 투자자들에게는 언론보도나 주식 카페, 지인 등을 통해 얻는 정보 대신, 회사의 재무상태나 기술력을 토대로 투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현명한 태도가 요구된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의 정보가 비대칭적이라는 데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지표를 분석하는 기관투자자나 기업 내부 관계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IR은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바이오기업 CEO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실패한 임상을 성공으로 둔갑시키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임상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교묘한 용어를 사용하는 모습에서는 투자자들을 혼란시키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상습적으로 공시 규정을 어기는가 하면 임상 지연, 실패 등 주가에 민감한 경영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빈번하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IR을 주가부양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지난 몇년간 수많은 국내 투자자들은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우는 과정에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기업이 제시한 목표대로 신약이 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혹여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발매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약개발 본연의 신성한 가치를 훼손한 채, 투자자들을 기만하려는 태도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력과 더불어 그에 걸맞는 IR 원칙을 정립해 나가길 기대해본다.2019-10-11 06:10:59안경진 -
[기자의눈] '발암 위장약' 프레임이 안타깝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완제의약품 원료에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이 연일 이슈다. 과거 페놀 사태, 멜라민 분유 사태에 이어 지난해에는 고혈압약 원료가 되는 발사르탄 성분에서 발암을 유발하는 NDMA가 검출되면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이번 라니티딘 사태는 발사르탄 사태와 유사하다. 지난 9월 13일 미국 식품의약국이 속쓰린데 먹는 위장약으로 유명한 '잔탁'을 비롯한 라니티딘 성분 제품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수거해 검사했다. NDMA가 잠정관리기준(0.16ppm)을 초과한 라니티딘 사용 완제의약품 268품목은 잠정적으로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 발표에서 지켜볼 점은 강제회수가 아니었고, 이미 처방전이 발행됐거나 조제의약품을 가지고 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처방', '재조제'를 하겠다는 점이었다. 먹고 있던 약을 중단하지 말라는 경고도 없었다. 라니티닌 성분 의약품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약과 달리 소화 불량이나 속쓰림, 그리고 단순 감기나 해열제를 처방하면서 소화불량 부작용을 막기 위해 처방하는 의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엔 발사르탄 파동 당시 고혈압약 복용 환자 14만명 보다 10배 많은 144만명의 의약품 교환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약을 처방하는 병의원이나 조제하는 약국에서 일반 환자 진료를 보지 못할 정도로 업무 마비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의문을 갖고 여러 전문가, 보건당국 행정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여러 답변은 똑같았다. 이번에 식약처가 검출한 라니티딘 NDMA 기준은 0.16ppm이다. 라니티딘 성분이 들어간 위장약 600mg을 매일 70년간 섭취해야 발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잔탁 70mg을 하루에 9알씩 70년을 먹어야 한다는 얘긴데,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고혈압약은 매일 복용해야 했고, 발사르탄 NDMA 검출기준은 라니티딘보다 높은 0.3ppm이었던 만큼 꾸준히 오래 복용하면 발암 노출에 더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라니티딘에 '발암 위장약' 프레임을 씌워 국민에게 혼란을 제기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식약처는 발사르탄 사태를 교훈 삼아 라니티딘 성분에서 발암 물질이 검토됐다는 FDA 보고에 따라 발빠르게 대처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혈압약과 다른 특성의 위장약의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 조치를 해놓고 발생한 국민들의 혼란과 의구심을 해결하는 몫은 현장의 의·약사에게 던져놨다. 식약처의 역할은 위해의약품 차단 뿐 아니라, 정확한 위해 사실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제2의 발사르탄 사태가 불과 1년만에 발생했고, 또 다시 어디에서 불순물이 검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위해의약품을 찾아내는데 급급하기 보다 제3, 4의 발사르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와 의약품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 국민들을 위한 다양한 홍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2019-10-07 11:17:51이혜경 -
[데스크 시선] 식약처의 승부수, 해피엔딩으로 끝날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매우 파격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을 단행했다. 지난달 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로 전 제품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불순물 검출을 이유로 특정 성분 의약품의 사실상 퇴출을 결정한 것은 초유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의외의 과감한 결정이다. 해외에서 라니티딘제제의 회수를 시작한 일부 국가가 있지만 아직시장 퇴출에 버금가는 강력한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일부 기업의 자진 회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조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라니티딘 약물 자체가 갖는 불안정성이 크다는 게 식약처 판단의 가장 큰 배경이다. "문제가 없는 원료의약품도 시간이 지날수록 NDMA 생성 가능성이 있다"며 라니티딘의 안정성에 낙제점을 줬다. 식약처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라는 추가 단서를 달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식약처의 결정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라니티딘제제의 퇴출 결정을 납득할만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라니티딘 완제의약품의 유해성 여부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원료의약품 조사만으로 전 제품 판매중지를 결정한 것은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니냐는 불만이 가득하다. 제약업계의 불신은 지난해 불거진 발사르탄 의약품의 후속조치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발사르탄제제의 판매중지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한 조치를 내렸다는 비난이 많았다. 불순물 발사르탄의 경우 식약처는 2015년 1월부터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에서는 제조단위별로 구분해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만 회수가 진행됐다. 제약사들은 상당수 제품은 문제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중지되면서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입었다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고지서도 날아왔다. 더욱이 발사르탄 완제의약품의 유해성이 끝내 밝혀지지도 않았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NDMA가 검출된 화하이 발사르탄 사용 완제의약품을 실제로 복용한 환자의 개인별 복용량과 복용기간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시할 만한 정도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라고 결론내렸다. 발사르탄과 마찬가지로 라니티딘 완제의약품에서도 최종적으로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제약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의 라니티딘 조치는 과학적인 판단 뿐만 아니라 국내 의약품 시장 환경도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는 판매중지 결정 브리핑에서 “국내에 제네릭이 많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네릭을 포함해 200개가 넘는 제품을 모두 수거 검사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치내렸다는 의미다. 또 발사르탄과 마찬가지로 선별적으로 판매중지와 회수를 결정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라니티딘이 시장에 퇴출되더라도 대체 약물이 많다는 점도 식약처의 과감한 결정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부 입장에서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은 참 어려운 영역이다. 모든 약물은 근본적으로 부작용과 같은 유해성을 지니고 있지만 환자에게 제공하는 실익이 월등하게 크다고 판단되면 판매를 유지시킬 수도 있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만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불안감도 고려해야할 요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약품 안전관리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의약품의 NDMA 검출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발생한 새로운 고민이다. 과거에는 NDMA라는 유해물질을 짐작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유해물질이 원료의약품에 혼입된 것을 확인했으니 판매중지는 당연한 결정이라는 게 식약처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정책의 명분에 대해 과학적 근거로 납득시켜야 한다.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라니티딘의 NDMA 검출량이 극미량이어서 회수나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지 않은 상태다. FDA는 최근 일부 샘플에서 NDMA가 과다 검출됐다며 확대 조사를 시사했지만 아직까지는 식약처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안전관리 정책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약처와 FDA의 NDMA 점검 결과가 왜 상이하게 나왔는지는 우리 정부가 증명해야 할 숙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안전관리 늑장대응을 비판하는 지적에 대비해 과잉대처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실제로 식약처는 라니티딘제제의 조치에 대해 전 세계 규제기관 중 가장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지만 과거 라니티딘의 NDMA 검출 가능성이 제시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늑장대응이 아니냐는 억울한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아마 우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만큼 NDMA 시험을 많이 한 규제기관이 아마 세계적으로 없을 것이다”라며 과학적 판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한민국 식품의약품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앞으로 과학적 결정에 대한 근거를 어떻게 제시할지 관심갖고 지켜볼 일이다. 만약 이번 조치가 추후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거나 중대한 허점이 노출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그 책임은 식약처가 스스로 져야한다.2019-10-07 06:10:55천승현 -
[기자의 눈] 녹십자그룹의 '자금 조달'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녹십자그룹이 승부수를 던졌다. 방식은 외부 자금 조달과 상장사 늘리기다. 사업 지속성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다. 녹십자그룹은 최근 외부 자금 조달이 잦다. 1년새 상장사 4곳과 비상장 해외법인 1곳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수혈했다. 올 9월 녹십자엠에스(단기차입금 300억원, 유상증자 528억원), 7월 녹십자랩셀(단기차입금 150억원), 5월 녹십자(일반사채 1200억원), 지난해 12월 녹십자셀(단기차입금 70억원)과 Green Cross Bio Therapeutics Inc.(유상증자 750억원) 등이다.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도 사상 첫 공모채(1000억원 규모) 발행을 검토 중이다. 녹십자웰빙은 조만간 10월 상장을 통해 공모 자금 500억원 이상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녹십자그룹의 또 다른 승부수는 상장사 늘리기다. 상장사 늘리기도 결국 외부 자금 수혈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기업공개=자금조달'은 하나의 공식으로 봐도 무방하다. 녹십자그룹은 2014년 이후 2년마다 자회사 상장에 나서고 있다. 2014년 녹십자엠에스(진단시약 사업), 2016년 녹십자랩셀(제대혈과 세포치료제 사업), 2018년 녹십자웰빙(건강기능식품)이다. 녹십자웰빙 상장이 마무리되면 녹십자그룹 상장사는 6개로 늘어난다. 1978년 녹십자홀딩스(지주사), 1989년 녹십자(제약사), 1989년 녹십자셀(옛 이노셀) 등과 함께다. 향후 녹십자헬스케어(의료서비스 사업), 녹십자지놈(유전자분석 사업) 등도 차기 상장후보로 꼽힌다. 시장이 바라볼때 녹십자그룹의 전방위적인 외부 자금 확보는 양날의 검이다. 운영자금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현 사업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주가 등에 부정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그룹 대표 사업회사 녹십자 주가는 10월 2일 종가 기준 11만2500원이다. 1년전 10월 2일(16만3500원)과 비교하면 31.19% 빠진 수치다. 녹십자그룹의 선택은 전자다. 시장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사업 지속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동시다발적 외부 자금 조달을 택했다. 일종의 승부수다.2019-10-04 06:11:48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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