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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20초 종합예술, CF에 대한 단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TV CF광고는 상업성을 떠나 종합예술로 평가받는다. 모델과 배경음악, 슬로건, 스토리, 장소 등 5대 구성요소의 어우러짐은 때론 영화나 다큐멘터리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 흥미 그리고 여운을 남길 때가 많다. 광고계에서 말하는 역대 빅히트작은 '또 하나의 가족, 삼성' '사랑해요, 엘지' 'KTF 쇼를 하라, 쇼!' 등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작한 3분 다큐 형식의 실향민이 이북의 고향을 자동차를 타고 가상현실로 경험하는 영상은 광고를 넘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CF 제작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바로 투자 대비 수익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탄성과 박수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그 광고를 보고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제작비를 포함해 연간 50억원을 쏟아 만든 광고영상임에도 1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그야말로 낭패를 본 셈이다. CF 제작비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은 모델 캐스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A급 배우의 출연료는 7~10억원을 호가한다. 그 밖의 A·B·C등급은 수천만원부터 수억원 정도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무조건 유명 모델을 기용한다고 해서 그 광고가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십 수년 전, 국내 모기업들은 세계적인 여배우 기네스 팰트로, 맥라이언, 드류 베리모어를 전격 발탁해 소비자로 하여금 이목은 끌었지만 기대와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반면 천호식품과 여명808은 그에 비해 저렴한 CF 제작비를 들이고도 빅히트 상품 반열에 오른 좋은 실례다.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음료 담당 PM들은 한정된 마케팅비용으로 최적의 CF광고를 탄생시키기 위해 에이전트와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을 거듭한다. 과거 20~30년 전, CF 모델 선정 트렌드는 은막의 스타와 탤런트가 주를 이뤘다. 지금도 이 같은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특이점이 있다면, 아이돌 가수를 전격 기용해 1020세대 젊은 팬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폭발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드링크류 제품에 원더걸스, 소녀시대, 미쓰에이 수지 등을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을 퀀텀점프 시키기도 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마케팅비용 과다 지출로 실패를 점치기도 했지만 해당 제약사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출시 2년 만에 250억원 외형으로 성장해 첫해 매출의 5배를 넘겼고, 지금은 1000억원대 블록버스터 드링크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경향과 시도는 경남제약 비타민C 레모나가 리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경 방탄소년단(BTS)과 광고계약을 맺고, 12월 초중순 CF를 온에어 할 계획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레모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BTS 멤버의 얼굴과 레모나 제품이 함께 인쇄된 홍보포스터는 물론 개별 제품(하트캔60포, 드링크, 20포 포장)이 출시도 되기 전에 품절사태를 예고할 정도다. BTS팬들은 SNS를 통해 '약국에서는 레모나만 확보해 주세요. 매출은 저희가 책임집니다' 라는 식의 문구와 구호로 그야말로 '전투적 구매'를 준비 중이다. 말 그대로 초대박이다. 이런 기세가 1년 간 지속된다면 전년도 더블 매출인 400억원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레모나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활기찬 에너지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전면 사용해 존재감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 젊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모델을 시의적절하게 기용하는데 방점이 맞춰져 있다. 2012년에는 가수 아이유, 2014년에는 김수현 레모나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여 중국과 동남아권 팬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광동제약 비타500으로 촉발된 제약업계 초호화 아이돌 CF 캐스팅이 경남제약 레모나로 이어져 매출 순기능의 일등공신으로 자리잡고, 이 시대 새로운 특화 트렌드로 확장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2019-12-02 15:15:00노병철 -
[기자의 눈] 글로벌 진출, 신약만이 능사는 아니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을 글로벌제약사에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300만달러(약 153억원)를 받았다. 파트너사가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 임상과 허가, 판매 등의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발생하는 경상기술료를 합칠 경우 계약규모는 최대 13억7300만달러(1조619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을 SC제형으로 변환할 수 있는 원천특허를 세계 2번째로 보유한 기업이다. 그간 투자업계에서는 알테오젠보다 먼저 SC제형 변환 특허를 보유한 미국 할로자임(Halozyme) 사례를 들어 기술이전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 할로자임은 지난 2005년 미국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자체개발 히알루로니데이즈을 허가 받은 후 로슈, 박스터(당시 박스앨타), 얀센, BMS, 일라이릴리, 알렉시온, 아젠엑스 등 복수 기업과 1건당 평균 1억달러 상당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사용권을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부여하고, SC 제형 개발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하는 형태로 알테오젠의 이번 계약과 유사하다. 할로자임은 허셉틴, 리툭산, 하이큐비아 등의 SC 제형이 상업화에 성공한 후 로열티 매출이 최근 5년간 평균 70% 이상 오르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 알테오젠 역시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은 다른 제약사와 추가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번 계약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시사점은 다른 데 있다. 기술력 만큼이나 글로벌 시장수요를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은 IV를 SC 제형으로 변경해 투약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일종의 바이오베터 개념에 해당한다. 세상에 없던 혁신신약은 아니지만 개량신약과 같이 FDA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은 품목의 제형만 변경하는 형태로, 신약대비 임상성공 가능성과 시장성이 높다는 장점을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비단 알테오젠 사례만은 아니다. 지난달 말 FDA 판매허가를 받았던 SK케미칼의 치매치료 패치 'SID710'은 노바티스의 '엑셀론'과 동일한 리바스티그민 성분으로 일종의 제네릭 개념이다. SK케미칼은 치매 환자들이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패치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노바티스가 이미 2007년 첫 개발에 성공했지만 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에 전달하는 '경피전달체계’(TDS)'기술의 장벽이 높아 경쟁 제품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공략한 셈이다. 신약은 아니지만 SK케미칼은 SID710으로 지금까지 유럽(2013년), 호주(2016년), 캐나다(2018년)를 비롯해 19개국에 진출, 24개 제약사와 판권과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미국 아테네스와 '오라스커버리(ORASCOVERY)'라 불리는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제 형태의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항암제의 경구 흡수를 방해하는 막수송 단백질 P-glycoprotein(P-gp)을 차단함으로써 경구약물의 단점으로 지적받아온 흡수율을 개선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아테넥스는 오라스커버리 기술을 이용해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오락솔' 외에도 '오라테칸', '오라독셀', '오라토포' 등 다양한 항암제의 제형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FDA 판매허가 획득과 같은 성과를 거둔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회사는 글로벌 진출전략을 짤 때 혁신신약 개발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개량신약 등을 막론하고 시장 수요를 캐치하는 데 주목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 흐름을 잘 읽어낸다면 갈 수 있는 길은 많다.2019-12-02 06:10:59안경진 -
[기자의 눈]심평원 '서울시대' 마감과 전문직 이탈[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서울 서초동 시대를 마감한다. 심평원은 내달 15일까지 서울사무소와 국제전자센터를 비우게 된다. 이전 인원 규모는 1095명으로 내달 3일 자동차보험심사센터가 가장 먼저 원주 2사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심평원 1사옥은 기획상임이사와 개발상임이사 소관 실부서가 2사옥은 업무상임이사 소관 실부서가 배치된다. 심평원은 본격적인 원주 시대를 맞아 서울에서 원주로 내려오는 1095명의 직원에게 월 20만원씩 2년 동안 정착 비용을 지원한다. 임시사택 173채를 운영하면서 519명이 입주하도록 했으며, 통근버스 또한 기존에 8대 운영하던 수도권 출퇴근 버스를 18대로 늘려 서울과 원주 출퇴근이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직원의 약 80%가 여성인 것을 감안,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도 확대했다. 비상근 전문, 자문위원이나 외부 인력이 참여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 회의를 위해 국제전자센터 내 스마트워크센터 또한 운영한다. 그동안 의약계 등 현장과 실무 접촉이 많았던 실·부서 위주로 2사옥 완공 전까지 서울사무소와 국제전자센터에 잔류했었지만, 2사옥 완공으로 예외없이 모두 원주로 내려가게 된다. 문제는 심평원의 원주 이전으로 의·약사 등 전문 인력 일부가 퇴직했거나, 퇴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데 있다. 심평원에는 상근심사위원으로 의·약사나 약제관리실 소속의 약사, 그리고 법규송무부에 근무하는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이 근무 중이다. 약사의 경우 정원이 72명인데, 현재 약제관리실에는 2급 2명, 3급 8명, 4급 51명 등 총 61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심평원 원주 이전의 영향으로 5명이 퇴사했다. 약제관리실은 약사들의 이탈을 우려해 올해 상반기부터 개별 면담을 실시했지만, 이탈을 막을 순 없었다. 하반기 퇴직자까지 고려해 약제관리실은 신규 약사 채용 정원을 8명에 맞췄지만, 원주 이전에 따른 영향으로 약사들이 충원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심평원보다 3년 더 먼저 본부의 원주 완전이전을 마친 건강보험공단의 경우, 약무직 채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전문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원주 이전에 따른 전문인력 이탈이 아쉽지만, 심평원은 서울 서초동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원주 시대를 맞이하는 만큼 이탈 뿐 아니라 전문 인력 채용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2019-11-29 18:21:55이혜경 -
[기자의 눈] SK바이오팜 '신뢰와 혁신'의 무형자산[데일리팜=이석준 기자] SK바이오팜의 유의미한 무형자산이 쌓이고 있다. 최근 독자개발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가 미국 승인을 받으면서다. FDA 허가 타이틀은 기업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다른 무형자산을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만 CNS(중추신경계) 약물 2개에 대해 미국 허가를 받았다.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는 기술수출 파트너를 통해, '엑스코프리'는 독자 행보로 미국 문턱을 넘었다. 27년간 CNS 분야에 매진해 온 결과다. SK바이오팜은 잇단 FDA 승인으로 CNS 특화 제약사 이미지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과정만 있었다면 이제는 결과까지 더했다. 기업 이미지는 향후 약물 판촉,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 및 허가 과정, 기술수출, 인재 확보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임상만 봐도 그렇다. 특히 SK바이오팜 같이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환자 모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는 통상 환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때 네임밸류 있는 회사와 아닌 곳의 환자 등록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인재 확보도 마찬가지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신약이다. CNS 약물 특성상 판촉 활동은 특정 전문의만에만 하면 된다. '인력=세일즈'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이유다. 엑스코프리 FDA 허가 이후 SK바이오팜 인력 확보도 용이해지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엑스코프리 FDA 허가 후 세일즈맨 12명 모집에 400명 지원할 정도로 회사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 상승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기업 측면은 아니지만 산업계의 분위기 전환도 만들어냈다. 바로 K바이오 불신 해소다. 최근 국내 바이오산업은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 대표 바이오벤처들이 3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미국 허가는 기업 이미지 상승 등 '없던' 무형자산을 만들어냈다. 그 무형자산은 나비 효과를 일으켜 동시다발적인 무형자산을 생산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2019-11-27 06:18:15이석준 -
[칼럼] GPP, 더 이상 미룰 수 없다GPP(우수약국실무기준)는 약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회무 경험이 있는 약사회 임원이라면 GPP 도입을 완전히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정부와 국민 여론이 십 수년째 약사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회원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정책을 대한약사회가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는 어려운 탓이다. 조찬휘 전 집행부에서도 GPP 논의를 위한 토론회가 열린 바 있으나 회원들의 반응이 냉랭하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GPP의 핵심은 약국의 업무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여기에는 약물치료에 관련된 환자 서비스부터 약국의 체계적이고 청결한 관리까지 폭넓은 내용이 망라된다. 무자격자에게 조제나 일반약 판매 같은 불법 행위를 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평가를 통해 우수약국을 인증함으로써 개선을 유도하고 전체 약국의 업무 수준을 상향평준화하는 것이 이 제도가 꾀하는 바다. 하지만 GPP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수용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거나, 또 하나의 불필요한 규제로 보는 시각마저 있다. 사실 GPP 시행으로 약국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내 마음대로 편하게 약국을 운영했지만 GPP가 시행되면 기준에 맞추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인증을 위해 외부기관에게 평가를 받는 것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GPP의 긍정적인 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 약사사회 전체에 피해를 주는 수준 미달인 약국들을 줄일 수 있다. 바람직한 약사상에 걸맞게 성실히 운영되는 약국이 많지만, 그렇지 못한 약국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약국들 때문에 약사사회 전체의 위상이 추락한다. 대한약사회가 이런 약국들을 비호해주는 것은 회원 전체의 권익을 내팽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성분명처방 등 약사들의 숙원사업이 현실화되려면 국민 여론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약국에 대한 신뢰나 기대감이 낮은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약사 직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알아야 한다. 잘못된 정보 또는 현실적인 걱정 때문에 회원들이 GPP를 기피하기도 한다. GPP가 법인약국을 시행하기 위한 꼼수라거나,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 반대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특히 인테리어나 자동조제기와 같은 하드웨어적 요소가 우수약국이 되기 위해 중요한 조건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렇지 않다.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약사의 지식이나 환자에 대한 면밀한 돌봄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들을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인증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도의 참 취지인 약사직능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GPP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착되려면 이러한 고민을 약사회가 충실히 담아내어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옳다. 최근 국민권익위의 권고로 복지부가 GPP 시행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에 수동적으로 떠밀려 가기보다 적극적으로 먼저 대응하는 자세가 아쉽다. 소비자의 요구에 약사사회가 버티는 듯한 지금의 형세를 버리고, 약사들이 먼저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변화는 늘 고통스럽다. 그러나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미래를 열어 나가는 원동력이다. 지금이라도 약사사회가 지혜와 용기를 모아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우기를 기대해본다.2019-11-25 06:13:17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제네릭 품질향상' 외치는 정부의 궤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몇 년 전 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시장에 제네릭을 출시하면서 ‘고품질’을 표방한 적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엄격한 생산관리와 제품 모니터링, 품질보증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품질 좋은 제네릭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담당 과장은 “제네릭 제품의 품질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제네릭이 허가받으려면 원료의약품부터 완제품 제조시설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또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물 흡수 속도와 농도 등이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정한 기준을 모두 통과해 판매허가를 받은 제네릭 제품들은 품질이 동등하다고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제네릭 허가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18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전공정 위탁제조 제네릭의 허가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위탁제네릭 허가심사자료 중 면제됐던 GMP평가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 등을 제출해야 허가를 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식약처가 제네릭 규제 강화 배경에 대해 ‘고품질 제네릭’을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정 규정의 규제영향분석서를 보면 제네릭 규제를 강화하는 항목마다 “제네릭의약품의 품질 향상을 통해 '고품질'의 의약품 제공하고 의약품 유통의 건전성을 제고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제네릭 규제 강화로 고품질 제네릭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도다. 이는 제네릭 제품마다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식약처의 엄격한 허가절차를 통과했다면 품질은 동등하다”라는 기존의 시각과 배치되는 견해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더라도 품질 낮은 제네릭도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과연 허가 기준 강화 내용이 품질 향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애매하다. 위탁제네릭의 GMP 평가자료 제출은 이미 식약처가 검증한 적이 있는 자료를 다시 내라는 의미와 같다.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 제출은 불과 5년 전에 사라진 제도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GMP 적합판정서 제도’ 도입으로 품질관리 강화 기반을 마련했고, 검증받은 시설에서 허가용 의약품의 적합 판정을 내린 상황에서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를 또 다시 받는 것은 중복 규제라는 판단에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5년만에 이미 검증한 GMP자료를 허가 때마다 제출토록 하는 것이 제네릭 품질향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현재 추진 중인 공동생동 규제도 마찬가지다. 식약처는 지난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시 시행 1년 후에 원 제조사 1개에 위탁제조사 3개까지만 허가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된다. 생동성시험 1건당 제네릭 4개까지 허가를 내준다는 뜻이다. 이후 3년이 지나면 위탁생동이 전면 금지된다. 고시 시행 4년 뒤에는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1개의 제네릭만 허가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4년 뒤에는 똑같은 제조시설에서 만든 동일한 제품도 생동성시험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같은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고품질 제네릭’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위탁제네릭의 허가심사 규제 강화는 과학적 판단에 따라 면제해준 서류를 제네릭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다시 제출하라고 규정을 변경하는 것이다. 제네릭의 품질 향상과는 밀접한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식약처의 제네릭 규제 강화의 목표는 뚜렷하다. 제네릭 난립이 심각하기 때문에 허가 장벽을 높여 시장에 유통되는 제네릭 개수를 줄여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전 제조공정 위탁제네릭의 범람이 시장 난립의 원인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네릭 난립은 정부의 허가 규제 변화가 기폭제로 작용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차라리 정부 정책이 제네릭 난립을 부추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정책기조를 바꿀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이는 게 낫지 않을까. 규제 내용과 연관없는 ‘품질 향상’이라는 명분은 오히려 산업 현장에서 혼선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물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가 규제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정책에 대한 명확한 명분과 근거를 제시해야 기업들도 믿고 따라올 수 있다. 정부가 명분없는 정책을 양산하고, 손바닥 뒤집 듯 정책기조를 바꾸면 신뢰도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2019-11-25 06:10:52천승현 -
[기자의눈] 위탁업체 3배치 생산은 추가비용 안 드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제네릭 난립 대책으로 칼을 빼들었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 방침으로 경고장을 던진 가운데 이번에 3배치 생산 의무화 카드를 던지며 위탁 생산 제네릭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제네릭약물의 3배치 생산 의무화는 품목허가 시 품질의 균일성을 보기 위해 제조시설을 세번 돌려 미리 약물을 만들어 보고, 이를 허가자료로 제출하는 제도다. 사전GMP의 핵심인 공정 밸리데이션의 내용이다. 사전GMP가 도입된 2009년 이후 위탁 제네릭사들은 수탁사가 허가받은 품목과 똑같은 시설에서 약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당 3배치 생산 자료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도 지난 2014년 이를 받아들여 위탁제네릭사의 허가용 3배치 생산을 면제했다. 5년만에 폐지된 제도가 부활한 셈이다. 목적은 간단하다. 위탁 제네릭약물에 부담을 안겨 허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국내 제약업계가 비용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허가용 3배치 생산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팔려야 손해를 안 본다. 1배치당 10만정이 만들어졌다면 30만정은 제품 유효기간 내 판매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판매부진으로 재고로 쌓일 수 있는데다 오리지널품목의 특허로 인해 허가 후 만들어놓고 유효기간이 도달했음에도 판매를 못 할 수도 있다. 이들 모두 제약업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위탁업체의 3배치 생산 자료를 추가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를 담은 개정령안 입법예고시 위탁사의 3배치 생산 비용은 '편익분석'에 빠져 있다. 식약처는 3배치 생산자료가 포함된 전공정 위탁제조 의약품 GMP 평가자료 제출로 인해 제약업계가 10년간 추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37억원으로 계산했는데, 이는 인건비와 GMP 심사 수수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식약처는 3배치 생산비용이 업체가 시장판매를 위해 당연히 지불해야 할 돈으로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게 아니라면 편익을 낮게 잡아 규제심사를 재빨리 통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어찌됐든 편익분석을 통해 3배치 생산비용은 추가비용이 드는 규제가 아니라고 식약처가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3배치 생산분이 판매가 되지 않고 버려지게 된다면 기업피해는 둘째치고 사회적 비용 낭비를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규제 목적대로 제네릭 허가 신청이 감소된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어찌 제도가 정부 목적대로만 움직이겠는가. 제네릭사들은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기꺼이 3배치 생산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품목허가에 매달릴 것이다. 이미 공동·위탁 생동 폐지와 약가인하 카드로 위탁생산 제네릭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해당 규제를 도입 예고한 건 정말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위탁 제네릭약물의 허가용 3배치 생산 도입에 대한 편익분석을 다시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2019-11-24 23:41:20이탁순 -
[기자의 눈] 사업다각화 나서는 제약사, 성공 묘수는?[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최근 어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가 기자를 만나자마나 말했다. "제약사들 건기식으로 그만 넘어오라 해요. 너무 많이 넘어와서 여기 업체들이 살 수가 없어요" 그만큼 많은 제약사가 의약품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고 더 많이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라 해서 약만 만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제약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는 시장이 건기식이라는 점은 자연스럽다. 의약품과 가까울 뿐 아니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장에도 많은 제약사가 진출해있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제약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갖춘 제약사는 물론 약국 관련 업체, 약국체인, 개인 약사와 의사까지 건기식과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약사들은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가치 고양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도 10년은 넘은 듯 하다. 그러나 이 중 성공한 곳이 있었나? 언뜻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극소수의 브랜드가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는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다. 좋은 성분과 뛰어난 제제기술, GMP시설을 기반으로 최고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의약품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건기식과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 당사자들은 어떻게 분석할까?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는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만들더라"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의약품은 좋은 성분을 개발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를 그대로 화장품 개발에 적용하더란 뜻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좋은 성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화장품 성분의 흡수성이라 한다. 화장품 기업들은 좋은 성분이 피부에 겉돌다 씻겨내리가지 않게 더 빠르게 더 많이 흡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 제약사는 좋은 성분을 찾아내 성분을 그대로 제형에 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다. 위장에서 흡수되는 의약품과 방어기전이 많은 피부에 흡수되는 화장품은 제형이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말이다. 건기식은 어떨까. 최근 건기식 업체들은 좋은 성분과 흡수만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감성에 소구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 수가 너무 많아졌고 정보도 넘치고 있어 이제는 '제품' 싸움이 아니라 '마케팅' 싸움이 되어가고 있단다. 마냥 올바른 방향은 아니지만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 기발한 마케팅 방법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신약개발이 아니라면 제약사가 만드는 의약품은 대부분 성분이 정해져 있다. 영업도 중요하지만 효과가 좋으면 소비자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력을 인정하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건기식과 화장품의 성공 방식은 조금 더 복잡하다. 최근에는 일부 제약사들이 자사의 화장품 성공을 위해 젊은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홈쇼핑에도 나가 '마데카솔'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화장품 '마데카' 매출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대원제약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시리즈를 기획해 소비자 감성에 다가가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방법들이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해야 한다'고 마음먹지만 구체적인 방법까지 고민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약사들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으니 더 다양하고 참신한 소구 방안들이 나올 것이다. 기왕 시작했으니 성공해야 하지 않겠는가.2019-11-22 06:10:59정혜진 -
[기자의 눈] 분업예외약국은 왜 '무법천지'가 됐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업계 기자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안돼 취재차 찾았던 지방의 한 의약분업 예외 지역의 약국이 떠오른다. 고령 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은 어느 한곳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조제실에는 개봉된 약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직업을 떠나 의료 소비자로써 이곳을 과연 약국이라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고, 분업예외 약국에 대한 인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었다. 최근들어 연일 분업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불법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강원도와 경기도에 이어 경상남도에서도 관내 지정 분업예외 약국들에 대한 단속이 진행됐고, 다수 약국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 약국의 위법 행위는 종류도 다양하다. 의약품 혼합보관이나 사전 대량조제, 사용기한 경과 의약품 저정과 진열, 전문약 판매일수 초과, 의약품 택배배송은 기본이다. 의사 처방 없이 한외마약이나 스테로이드제를 대량 판매한 약국들도 다수 적발 대상이 됐다. 작정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불법을 감행한 경우도 있지만, 바뀐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관리 소홀로 인해 불법이 부지불식간에 자행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경 특성상 분업예외 약국의 경우 고령 약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부분에 더 둔감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분업예외 약국이 사실상 무법지대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들 약국의 관리를 강화하는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가 하면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국의 불법 행위와 관리 소홀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사사회에서도 의약분업 예외지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대한약사회는 내년 의약분업 20주년을 맞아 의약분업예외지역 범위나 조항을 재검토 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약사회 입장대로 의약분업이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제도의 불안정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던 예외 규정을 언제까지, 또 얼마만큼 유지할 지는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의약분업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개별 약국의 일탈 문제를 넘어 분업 예외지역 약국 범위 축소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2019-11-19 16:43:42김지은 -
[칼럼]필요한 병원진료, 자기지역서 받게하려면보건복지부가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어느 지역에서나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하였다. 대책의 방향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필수의료 제공하기 위한 인력 등 자원을 확충하며, 질이 높고 경제적인 의료 제공을 위하여 지역별로 의료기관의 책임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필수의료를 우선하고 지역 내 책임과 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새롭고 바람직한 시도이다. 새로운 시도에 비하여 “어디서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필수의료 제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미흡해 보인다. 제시된 수단과 방법들이 공공의료의 확충을 위하여 제안·시도되었던 기존의 것들과 유사하다. 기존의 방법들이 효과적이지 못하여 정책의 지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새로운 시도가 바라는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고전환과 새로운 수단과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포괄적 의료에서 선별적 필수의료로 제시된 정책의 핵심은 “지역 내 포괄적인 2차 진료기능 강화”로 기존 공공의료 강화와 동일하다. 포괄의료도 중요하지만 금번 정책은 필수의료를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필수의료는 생명과 건강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의료이다. 정책의 시작은 정책목표인 필수의료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포함한 포괄적인 2차의료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이어여야 한다. 위의 정의에 따라 특정 지역의 수요를 정의하고, 수요에 부합하는 종합병원 또는 전문병원의 종류와 규모를 정의하여야 한다. 지역은 수도권과 대도시 등 의료공급이 충분한 지역과 의료의 질과 양이 불충분한 지역으로 구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등 지역 수요에 부합하는 병원이 있는 경우에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진료기능과 지리적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요를 감당할 만큼의 병원만 제한적으로 지정하여 집중적 지원·육성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법처럼 최소 요건에 부합하는 모든 병원을 지정할 경우 과잉공급과 이로 인한 과당경쟁으로 국가 차원의 자원 낭비와 필요(수요) 이상의 공급에 대한 지원·육성으로 질 및 이용 편의성과 무관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공급이 불충분하여 지역 내 수요를 감당할 병원이 없는 경우에는 기존 병원을 지정하여 지원·육성하거나 새로운 병원을 건립한다. 지정·건립 기관의 우선순위는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위치 등 이용편성과 지속성을 고려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일괄 지원에서 차별 지원으로 필수의료 제공에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공급의 현실을 감안하여야 한다. 민간 중심의 병원들은 수요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은 인구가 소밀한 군단위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환자수는 병원의 수입이다. 동일한 필수의료 제공 기능을 갖춘 병원 중 대도시와 군지역의 수익성이 차이가 있는 이유이다. 병원의 주 수입원인 건강보험은 단일수가를 적용한다. 진료기능을 반영한 의료기관 종별 가산율이나 의료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지역가산율이 유인책으로 활용되거나 거론되고 있다. 종별가산율은 수가인상 편법으로 유인책으로 여길 수도 없고 부적절하다. 지역가산율 또한 진료기능의 특성과 환자 수 차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유인책으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처럼 기존 지원 방법은 병원의 진료기능 유지와 환자 수의 차이에 따른 수지개선의 방법으로 부적합하다. 특히 가산율 등 수가와 연계된 지원 내지 유인책은 “부익부 빈익빈”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환자 확보가 용이한 대도시 지역의 병원은 특정 기능 병원의 지정에 따른 명성만으로도 충분한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대도시 지역 병원에는 별도 지원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다. 반면 군단위 지역의 병원은 지정에 따른 명성에도 불구하고 환자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일률적인 가산도 진료기능 유지를 위한 수익 마련에 한계가 있다. 군단위 지역에서 필수의료 기능은 그 존재 가치를 인정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응급의료를 위한 인력 등의 자원과 시스템은 환자 수가 적더라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즉, 수익과 무관하게 확보·유지되어야 한다. 필수의료 소외지역에서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보상되어야 한다. 환자진료 수익으로 부족한 부분은 병원의 특성을 감안하여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모니터링과 평가로 지속성 확보를 모니터링과 평가는 해당 병원의 활동 준거가 되어 변화와 개선의 계기가 된다. 모니터랑과 평가 및 이의 활용방안을 제도화하지 않으면 필수의료의 질은 물론 경제성 등 효과도 측정하지 못하여 정책의 평가는 물론 지속성도 담보하지 못할 것이다. 질 좋은 필수의료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해당 병원의 인력이나 시설 등 투입자원, 의료의 제공 과정과 시스템 및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가 제도화되어야 한다. 모니터링과 평가의 결과는 각 과정에 환류되어 수정·보완의 근거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모니터링과 평가의 내용과 방법 및 활용방안은 계획단계부터 설계되고 공표되어야 한다. 참여와 협력체제로 실효성있는 정책 추진을 정부의 계획에 제시된 책임과 협력은 참여병원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 병원의 책임을 강화하고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 측의 노력과 관심 그리고 체계적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존의 보건의료정책은 중앙정부인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형태이었다. 시·도 등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활동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이 결과 지역 기반 보건의료는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필수의료가 지역을 기반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도의 책임과 권한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필수의료 제공을 위한 계획단계부터 시·도가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여야 한다. 시·도가 각 지역에 요구되는 필수의료의 내용과 크기 그리고 제공방법을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도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모니터링과 평가도 시·도와 이해관계자들이 주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중앙정부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시·도가 제시하는 계획을 검토하여 재정을 지원하는 등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제한점의 인정과 단계적 극복방안 고려를 정부의 필수의료 제공방안은 현실적으로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의 제공주체가 민간 중심이다. 민간병원의 유지·발전을 위한 경제적 원동력은 진료수입이다. 병원들이 환자유치 등 진료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민간이라는 속성상 영리추구는 당연하다. 영리추구의 민간이 중심인 의료제공체계는 기능과 역할의 분담이나 지역적 균형 배치 등 의료의 공공성을 위한 제도가 없는 상태이다. 의뢰제도나 본인부담차등제 등이 있으나 병원의 공급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국민)의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이 결과 의사 등 인력과 병원 등 시설은 수요가 많은 대도시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무한경쟁을 치르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군 지역 등 인구 소밀지역에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유인력에는 한계가 있다. 필수의료의 소외지역을 해소하는 방안의 한계인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에 상응하는 인력 등 자원 육성(개발)과 배치 방안이 필요한 이유이다. 소외지역에 시설을 유치(배치)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보다 어려운 것은 필수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건강보험 요양기관을 지정제에서 계약제로 전환하여 지역별로 필요 기관을 확보하는 공공성 강화가 고려되어야 한다. 의사인력 중 전공의의 정원은 병원의 수요가 아닌 의료수요를 기준으로 전문의 양성을 개편하여야 한다. 간호인력은 활동인력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배출인력을 조정하여야 하고, 과도기에는 보조인력의 활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안들이 고려되지 않을 경우 필수의료 제공정책은 추가 재정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선언에 불과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고안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한다.2019-11-18 21:51:2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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