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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약가에 기준 요건도 반영…후발 제네릭 진입 원천봉쇄[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직전 최저가와 기준 요건 2개 미충족시 약가 중 낮은 금액의 85%’ 정부가 계단식 약가제도를 적용받는 제네릭에 강력한 약가인하 장치를 장착할 방침이다. 계단식 적용 제네릭의 약가를 최저가 뿐만 아니라 기준 요건 미충족 약가와 비교해 15% 떨어뜨리겠다는 구상이다. 제네릭 최고가가 낮아지고 계단식 인하가 조기에 적용되면서 14번째 제네릭은 현행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약가가 떨어질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계단식 약가제도 취지에 맞게 최저가와 비교해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의 약가제도 개선 이행 실무협의체에서 논의에서 계단식 약가 인하 적용 기준을 현행 동일제제 21번째에서 14번째로 강화하는 내용이 제시됐다. 계단식 약가제도는 제네릭 진입 시기가 늦을 수록 한 달 단위로 상한가가 떨어지는 구조다. 현행 제도에서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씩 낮아진다. 정부는 계단식 약가 적용 기준에 최저가 뿐만 아니라 기준 요건 미충족 약가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계단식 약가제도를 도입할 때 시행한 ‘직전 최저가와 기준요건 2개 미충족시 약가’ 중 낮은 금액의 85%를 부여하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계단식 약가제도를 적용할 때 기준 요건 미충족 약가를 반영하면 제네릭 약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2020년 7월부터 적용된 기준 요건이란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현행 최고가 53.55%에서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가는 구조다. 만약 기존에 등재된 제네릭이 모두 53.55원일 때 최저가를 계단식 산정 기준에 적용하면 첫 계단식 적용 약가는 53.55원에서 15% 내려간 45.52원이 부여된다. 하지만 기준 요건 2개 미충족시 약가 38.69원을 적용하면 32.89원으로 최저가보다 38.6% 내려간다. 오는 하반기 시행 예정인 개편 약가에서 제네릭 최고가가 더욱 낮아지고 기준 요건 미충족시 인하율도 높아지면서 계단식 약가제도는 더욱 강력한 약가인하 장치를 구축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한 개편 약가제도에서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지난 2012년부터 적용 중인 현행 약가제도에서 제네릭은 최초 등재시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9.5%까지 약가를 받는 가산이 부여되고 1년 후에는 상한가가 53.55%로 내려간다. 특허만료 신약도 제네릭과 마찬가지로 특허만료 전의 53.55% 수준로 인하된다.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특허만료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최초 등재되는 제네릭이 1년 동안 59.5%로 일률적으로 부여받았던 가산이 폐지되고 R&D 투자 성과에 따라 가산율이 차등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제네릭 약가제도에서 처음 선보인 ‘53.55%’가 14년 만에 사라진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제네릭 산정 기준이 45%로 결정될 경우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계단식 약가가 적용되는 14번째 제네릭은 최고가 요건 2개 미충족 제네릭 산정률 28.80%에서 15% 내려간 24.48%를 넘을 수 없다. 동일한 14번째 제네릭을 비교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53.55원이 개편 제도에서는 절반 이하로 낮아지는 구조다. 15번째와 16번째 제네릭은 최저가에서 38.6%씩 내려가면서 각각 14.98%, 9.20%로 추락한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 순서 단축, 계단형 적용 15% 인하, 최고가 요건 미충족 약가인하율 20%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후발 제네릭이 진입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계단식 약가제도의 강력하고 복잡한 약가인하 장치에 제약업계는 거세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계단식 약가제도는 이미 폐지됐다가 다시 도입된 제도다. 복지부는 지난 2012년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계단형 약가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시장에 늦게 진입해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은 특허가 만료된 지 오래 지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제네릭 난립 문제가 고착화하면서 8년 만에 계단식 약가제도가 부활했다. 2012년 이전에는 가장 먼저 약가를 받은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54.4~68%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제네릭의 최고가격은 특허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68%를 받을 수 있는데 퍼스트제네릭이 동시에 13개 이상 등재되면 제네릭 최고가는 54.4%로 책정된다. 이후 한달 단위로 등재될 때마다 제네릭 상한가는 10% 인하되는 방식이었다. 당시 계단식 적용 약가는 기등제 제품의 최저가와 비교해 10% 떨어졌다. 하지만 2020년부터 기준 요건 미충족 약가를 계단식 약가산정 기준에 포함하면서 계단식의 위력은 더욱 커진 셈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계단식 약가제도의 취지에 맞게 기등재 제품의 최저가보다 낮게만 책정해도 후발주자는 진입 동력이 꺾이게 되는데 정부가 기준요건 미충족 요건도 끼워 넣으면서 사실상 후발 제네릭의 진출을 봉쇄하는 위력을 발휘한다”라고 토로했다.2026-05-11 06:00:59천승현 기자 -
중동전쟁 위기에 규제 특례 가속…비대면진료·AI 활용 확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 해소라는 정부 목표에 더해 중동발 전쟁 여파가 겹치면서 인공지능(AI)과 비대면진료를 토대로 한 규제 장벽 완화에 한층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중동전쟁 위기 대응을 위해 AI, 비대면진료 등 신의료기술을 전폭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제 선진화 행정에 앞장설 방침이다. 이미 복지부는 중동전쟁으로 의료소모품 수급에 한층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희귀난치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주사기, 수액세트, 의약품 등 의료소모품을 비대면으로 직배송하는 행정에 나선 상태다. 9일 복지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차원에서 AI·비대면진료를 공격적으로 쓸 수 있는 규제 합리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복지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이하 지필공실) 신설을 위한 행정절차 막바지 단계다. 행정안전부 협의를 거쳐 지필공실 신설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배분받는 작업이 한창이다. 복지부는 지필공실 신설, 조직 개편을 토대로 신의료기술을 지필공의료에 접목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더 발굴할 방침이다. 1차의료혁신 시범사업이 대표적인데 지자체와 지역 1차의료기관이 선제적으로 지필공의료를 쇄신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해 복지부에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정책·예산을 지원하는 행정이다. 특히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을 기반으로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을 통한 지필공의료 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된 만큼 AI·비대면진료 규제 특례 사례를 더 발굴한다.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희귀난치질환자 의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복지부와 비대면진료 플랫폼 솔닥이 힘을 합쳐 의료소모품, 의약품 비대면 직배송을 허용한 게 규제 특례 사례에 해당한다. 복지부는 솔닥과 의료기관 연계 기반 자격 확인 시스템을 활용해 희귀질환자에 대한 의료소모품 택배 직배송 행정에 나선 상태다. 주사기, 수액세트, 석션팁, 석션카테터, 멸균 식염수, 소독솜 등 희귀질환자 재가 치료에 필수적인 소모품이다. 복지부는 필요한 경우 의약품 배송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개정 의료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12워부터 비대면진료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는데, 희귀질환자 등에 대한 비대면진료를 폭넓게 허용하고 제한적으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도 비대면진료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법 시행 전까지 지필공의료를 토대로 비대면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기조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 문제 해소가 복지부 주요 정책 방향인 만큼 지필공실 신설과 함께 AI·비대면진료를 활용한 지필공의료 강화 방안이 더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지필공의료 강화에 이어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복지부가 비대면진료, AI 신기술을 통한 보건의료 규제를 지금보다 완화하려는 움직을 반복적으로 보이고 있다"면서 "규제 특례란 이유로 보건의료 카운터파트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는 경우도 일부 감지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026-05-11 06:00:58이정환 기자 -
제약바이오 PBR 시장 평균 7배↑…삼성전자보다 5배 높아[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 30개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KRX300 평균을 7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파이프라인 가치가 선반영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40배 이상 높은 PBR을 기록한 반면 안정적인 매출과 자산 기반을 갖춘 전통 제약사는 1~3배 수준에 머물면서 동일 업종 내 밸류에이션 양극화가 뚜렷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30곳의 평균 PBR은 20.7배로 집계됐다. 8일 종가 기준 시총과 2025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PB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순자산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BR이 1배라면 시장에서 평가한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 가치와 같다는 의미다. 국내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30곳 평균 PBR은 KRX300 지수 평균 PBR 2.7배보다 7.8배 높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 대형주에 대한 시장의 성장 기대가 국내 상장사 평균보다 훨씬 높게 반영돼 있다는 얘기다. 국내 코스피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해도 격차는 컸다. 삼성전자의 PBR은 4.2배로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30곳 평균 PBR은 이보다도 4.9배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5월 5만4600원에 머물던 주가가 8일 종가 기준 26만8500원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1년간 400%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시총 상위 제약바이오 30곳의 평균 PBR이 삼성전자보다 5배가량 높은 셈이다. 집계 대상 기업 가운데 KRX300 지수 평균 PBR을 웃도는 기업은 25곳이다. PBR이 40배 이상인 기업도 6곳에 달했다. 이외 10배 이상 40배 미만 구간에 10곳이 몰리며 중상위권 밸류에이션을 형성했고 5배 이상 10배 미만 그룹은 5곳으로 조사됐다. PBR 5배 미만 기업은 9곳이었다. PBR 상위권에 신약개발 바이오텍과 플랫폼 기술 기업이 대거 포진하며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이들 기업은 아직 자본총계 규모는 크지 않지만 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과 기술수출 기대감이 몸값에 반영되면서 순자산 대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PBR이 가장 높은 기업은 메지온으로 145.8배를 기록했다. 8일 종가 기준 메지온 시총은 2조5074억원인 반면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72억원에 그치면서 PBR이 세 자릿수까지 상승했다. 메지온은 단심실증 치료제 등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신약개발 업체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년간 122.4% 상승했다. 지난해 5월 3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던 이 회사 주가는 올 1월 매수세가 급격히 몰리며 단기간에 급등했다. 메지온 주가는 1월 30일 52주 최고가인 17만9900원까지 치솟았다가 조정을 거쳐 현재 8만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 중이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보로노이는 PBR 50.4배로 뒤를 이었다. 보로노이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1038억원에 불과했지만 시총이 5조2354억원까지 오르면서 PBR 배수가 높아졌다. 보로노이는 자체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과 인산화효소 분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폐암·유방암 등 항암 분야 정밀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약개발 업체다. 보로노이도 주가가 최근 1년간 204.2% 상승했다. 이 회사 주가는 1년 전 9만~11만 원대에서 등락했으나 하반기부터 상승 흐름이 뚜렷해지며 지난해 10월 20만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20만원대 초중반을 유지하다가 올 2월 말부터 다시 매수세가 몰리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3월 13일 장중에는 52주 최고가인 37만5500원를 경신한 뒤 차익실현 매물과 급등 부담에 따른 조정을 거치며 최근 3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 46.5배, 펩트론 42.2배, 알지노믹스 40.5배, 알테오젠 40.1배 순으로 PBR이 높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 1567억원 대비 8일 종가 기준 시총이 7조2840억원에 달했다. 펩트론도 자본총계 1420억원에 시총 5조9926억원을 기록했다. 알테오젠 역시 자본총계는 4544억원이지만 시총은 18조2283억원으로 불어나며 40배대 PBR을 나타냈다. PBR 10배 이상 기업도 적지 않았다. 디앤디파마텍은 39.3배로 40배에 근접했고 삼천당제약 26.1배, 케어젠 24.6배, 올릭스 22.7배 등은 20배대를 기록했다. HLB 15.7배, 에임드바이오 14.8배, 한올바이오파마 14.2배, 오름테라퓨틱 13.6배, 리가켐바이오 12.8배, 오스코텍 10.4배 등도 두 자릿수 PBR을 보였다. 이와 달리 상업화 기반을 갖춘 대형 바이오 기업과 전통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PBR 구간에 분포하는 흐름을 보였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에는 미래 파이프라인 가치가 선반영된 반면, 실적과 자산 기반이 큰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PBR을 기록하면서 동일 업종 내 밸류에이션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 상업화 제품과 생산·수익 기반을 갖춘 바이오 기업의 경우 PBR이 대체로 5~9배대에 분포했다. SK바이오팜(9.4배), 삼성바이오로직스(9.1배), 클래시스(6.6배), 셀트리온제약(5.5배), 에스티팜(5.5배) 등이 해당한다. 이들 기업 PBR은 신약개발 바이오텍처럼 초고배수로 형성되지는 않았으나 KRX300 평균과 삼성전자 PBR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하면서 일반 대형 상장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PBR 0~4배 구간에는 탄탄한 실적과 유무형 자산을 보유한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시밀러·제조 기업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파마리서치(4.9배), 한미약품(3.9배), 휴젤(3.7배), 유한양행(2.9배), 한미사이언스(2.6배), 셀트리온(2.5배), 삼성에피스홀딩스(2.3배) 등이 저PBR 그룹에 포함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1.6배)와 녹십자(1.2배)는 1배대 PBR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일부 초고PBR 바이오텍에 비해 시가총액 상승 폭이 제한적인 데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축적한 자본총계가 커 PBR이 상대적으로 낮게 산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2026-05-11 06:00:55차지현 기자 -
도네페질+메만틴 격전 2라운드...후발대 저가전략 승부수[데일리팜=정흥준 기자]5월에는 산정대상 약제 84개, 신약 1개가 급여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치매 복합제 시장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8개 제약사가 경쟁하던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시장에 우판권 6개사가 추가되며 2라운드 경쟁이 시작됐다. 저가 등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후발 제약사도 있어 격전이 예상된다. 보령은 대표 품목인 ‘카나브’의 후발 품목들이 거센 공세를 이어가자 복합제로 방파제를 세웠다.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인 ‘카나브젯’ 등재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우판권 6개사 등재 도네페질·메만틴(10/20mg) 복합제는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도네페질과 메만틴 병용요법 대체제로 사용된다.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따로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공략해 기존 단일제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고 있다. 작년 3월 현대약품을 필두로 공동개발사인 영진약품, 일동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환인제약, 종근당, 고려제약, 부광약품이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마더스제약 도메틴엠정, 삼일제약 알츠듀오정, 삼진제약 뉴토인듀오정, 하나제약 도네트엠정, 신일제약 도네빅사정, 동국제약 아리만틴정이 새롭게 급여 진입했다. 우판권 효력이 한 차례 연장돼 내년 1월 31일까지 후발주자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낮은 약가로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제약사도 있다. 기존에 출시한 8개 제품의 약가는 2825원~3879원에 형성돼있다. 삼진제약 뉴토인듀오는 2795원으로 등재했다. 등재 최고가 기준 약 28% 저렴한 가격으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보령,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카나브젯' 보령이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인 ‘카나브젯’ 등재로 카나브패밀리 라인업을 확대했다. 새로운 복합제로 시장을 방어와 동시에 매출 확대를 도모한다.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의 피마사르탄칼륨에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한 3제 복합제다. 카나브젯정 60/20/10mg, 60/10/10mg, 30/20/10mg, 30/10/10밀리그램(피마사르탄칼륨,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등 4개 용량이 급여 진입했다.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해 지난 2010년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이다. 작년 하반기 후발 제약사들이 진입하며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보령은 카나브 단일제 외에도 2제와 3제 복합제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고혈압 2제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와 듀카브,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인 투베로와 아카브 등이 있다. 고혈압 3제 복합제로는 듀카브플러스,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로는 듀카로를 보유하고 있다. 내달 카나브젯까지 등재하며 3제 복합제가 하나 더 늘어난다. 제네릭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복합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령의 복합제 확장은 계속된다. 카나브젯에 암로디핀을 추가한 4제 복합제인 ‘BR1018’을 개발하는 중이다. 프레가발린 성분 구강붕해정 국내 첫 급여 등재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인 프레가발린의 구강붕해정 제제가 국내 최초로 급여 등재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비아트리스의 리리카에는 없는 제형이다. 지엘파마의 리리엘구강붕해정(프레가발린) 3개 품목(50mg, 75mg, 150mg), 한올바이오파마의 프레논구강붕해정, 휴온스생명과학 루레카OD정, 휴온스 프레가구강붕해정이 동일 용량으로 진입하며 총 12개 품목이 신규 등재했다. 프레가발린 성분은 지난 2017년 비아트리스코리아 리리카캡슐의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사들의 시장 공략이 계속돼 왔다. 캡슐과 정제를 포함하면 국내 허가 받은 제품만 280여개에 달한다. 입에서 녹여 먹는 구강붕해정 제형은 제네릭 과열을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등장했다. 특히 다등재 시장으로 낮은 약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높은 약가 산정이라는 강점도 있다. 리리카캡슐 50mg, 75mg, 150mg의 약가는 437원, 523원, 666원을 받고 있다. 새롭게 등재하는 품목들은 439원~700원까지로 약가를 받으면서 모든 용량에서 오리지널 대비 높은 약가를 받았다. 씨투스 제네릭 과열...안국약품 비투스·바이넥스 씨투케어정 삼아제약의 천식·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씨투스(프란루카스트수화물)’의 제네릭인 안국약품 비투스정50mg, 바이넥스 씨투케어정50mg이 급여 등재했다. 작년 하반기 우판권이 풀린 이후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에 나선 상황이다. 올해도 매달 제네릭이 늘어났다. 1월에는 한국프라임제약의 프란카정50mg, 2월에는 오스틴제약의 루프란정50mg이 급여 진입했다. 3월에는 코오롱제약의 코투스정50mg, 4월에는 테라젠이텍스 푸란투스정이 잇달아 제네릭 경쟁에 합류했다. 안국약품 비투스정50mg, 바이넥스 씨투케어정50mg까지 급여 진입하면서 씨투스 제네릭사는 12개사로 늘어났다. 새로 등재한 2개사 제품 모두 447원의 약가로 출시했다. 우판권을 받았던 4개사 외에도 후발 제약사들의 급여 진입이 잇따르며 씨투스는 처방 실적 방어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진제약 뇌전증 라인업 보강 '에필라탐서방정1000mg' 삼진제약은 뇌전증 치료제 에필라탐서방정 500mg, 750mg에 이어 1000mg까지 급여 라인업에 추가했다. 레비티라세탐 성분 서방정 중 1000mg 등재는 처음이다. 일반 정제는 250mg, 500mg, 750mg, 1000mg 제품이 모두 급여를 받고 있는 반면, 서방형은 500mg와 750mg만 등재돼 있다. 레비티라세탐 서방정은 오리지널인 한국유씨비제약의 케프라엑스알서방정이다. 500mg와 750mg 제품이 급여를 받고 있다. 명인제약과 환인제약도 동일 용량의 서방정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이들 보다 뒤늦게 서방정을 출시했지만 1000mg 고용량 서방정은 가장 먼저 국내 허가를 받았다. 에필라탐서방정 1000mg는 1020원의 상한액을 받았다. 유씨비제약의 케프라정1000mg 1090원과 비교하면 소폭 낮은 약가다. 삼진제약은 고용량 서방정으로 환자 상태에 맞는 선택적 처방, 장기복용에 따른 약제비 부담 완화 등을 강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2026-05-11 06:00:52정흥준 기자 -
파마리서치, 매출 6000억·영업익 2500억…최대 실적 예고[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파마리서치가 올해 매출 6000억원과 영업이익 2500억원 달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리쥬란 중심 의료기기 사업 성장과 화장품 수출 확대, 글로벌 시장 확장이 맞물리며 또 한 번 실적 레벨업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마리서치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61억원, 영업이익 5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 28.1% 증가한 수치다.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올 1분기 전체 수출 매출은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은 40%까지 확대됐다. 유럽 시장 확대와 글로벌 의료진 네트워크 강화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현재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매출 6000억원 돌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연간 매출 5357억원, 영업이익 214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과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동시에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외형 6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핵심은 수익성이다. 파마리서치는 외형 확대에도 40% 수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39.99%였다.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이익률 39.2%를 기록했다. 외형 성장과 동시에 이익 체력을 유지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실적 기반은 리쥬란 중심 의료기기와 화장품 사업이다. 의료기기 부문은 안정적인 내수 성장과 유럽 중심 수출 확대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리쥬란은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과 장기간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의원 중심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입 확대와 스킨부스터 시장 성장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1분기 화장품 매출은 4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 수출은 269억원으로 55.8% 늘었다. 리쥬란코스메틱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미국·아시아 유통망 확장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파마리서치는 상장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매출은 2015년 375억원에서 지난해 535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1억원에서 2142억원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8년 13.5%에서 지난해 39.99%까지 상승했다.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어간 셈이다. 올해도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특히 파마리서치가 의료기기·화장품 기업 M&A 추진 계획까지 밝히면서 단순 유기적 성장을 넘어 외형 급증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는 앞서 6000억원대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국내외 의료기기·화장품 생산·유통 기업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리쥬란과 리쥬란코스메틱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마리서치는 에스테틱 업종 내에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배당 확대를 동시에 이어가는 드문 구조를 구축했다”며 “글로벌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경우 기업 체급은 한 단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파마리서치의 현금배당은 2015년 19억원에서 지난해 428억원으로 확대됐다. 상장 이후 누적 현금배당은 1068억원이다. 실적 성장과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지속 확대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2026-05-11 06:00:50이석준 기자 -
챗-GPT로 예습하고 온 환자들..."약사 역량을 증강하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AI가 약사의 역할을 대체한다.' 2014년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Futurist Thomas Frey)가 2030년 AI에 의해 위협받는 101가지 직업 중 하나로 약사를 꼽으면서 약업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2026년 현재 AI는 정말 약사들의 직능을 위협하고 있을까? 경기도약사회가 10일 킨텍스에서 진행한 약사학술제 기조강연과 심포지엄에서 AI를 '보조적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사례가 제시됐다. 내게 필요한 앱을 만들어 주는 바이브 코딩부터 다제약물 포괄 관리 사업 등까지 아는 만큼 보이고, 배우는 만큼 쓰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하지만 약국의 경우 환자 민감정보를 다루고 있고, 환자 안전은 물론 생명까지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보니 윤리나 책임 등에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AI를 비서로…왜 AI는 약사를 능가할 수 없을까 김명규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AI가 대체하는 것은 직업이 아닌 '기계적 업무'라며 "AI가 약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환자는 데이터가 아닌 '사람'으로,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환자마다 생활습관·식이·심리상태 등이 각각 다르며 같은 약을 처방받아도 반응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는 것. 또한 AI는 스스로 상황을 해석하거나 문제를 능동적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 즉 '프롬프트'의 질과 범위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질문이 불완전하거나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는 경우 불완전한 답을 낼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은 AI의 한계로 꼽히고 있다. 또한 법적·윤리적 책임의 주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AI는 단순 정보를 전달하고, '약을 드세요'에서 끝나지만 약사의 역할 중 하나는 '환자가 약을 잘 먹도록 하는 데' 있다"며 "왜 약을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행동에 변화를 주고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감정 공감 능력, 문화적 이해, 윤리적 판단, 인간적 관계 형성 등은 알고리즘으로 코딩하기 어려운 인간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헬스 이해, AI와 기술 활용 능력 장착, 환자 중심 커뮤니케이션 강화, 멈추지 않는 평생 학습이라는 준비과정이 약사들에게 필요하다"며 "AI로 대체되지 않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래 약문약답 대표는 이미 환자들은 AI에게 약과 건강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특화 서비스가 출시되는가 하면, 약국에서도 '챗GPT한테 물어봤더니~'라고 운을 떼는 환자들 역시 늘어났음을 체감한다는 것. 이 같은 변화는 AI에게 1차적으로 질문을 한 뒤 전문가에게 검증받으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습을 하고 온 환자들의 경우 복약지도를 귀 기울여 듣고, 질문 역시 구체적이다. 하지만 질문 수준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다 보니 잘못된 답변을 진실로 이해하거나, 경우의 수가 매우 낮은 부작용 등을 과도하게 우려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문제도 생긴다"면서 "결국 약사의 역할이 AI 답변을 검증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한 복약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외국의 사례에서도 AI는 약사의 역량을 증강하는 다양한 솔루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Stanford Medic'은 아마존 파마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친화적 복약지도를 자동 생성, 약사가 AI 결과를 검증-확정하는 협업 모델로 사용되고 있으며 상담 대화를 자동 기록·요약하는 'Ambient AI Scribe', 노인 환자의 잠재적 부적절 약물을 탐지하고 처방 정리 후보를 제안하는 'MedSafer'도 있다. 포괄적 약물관리 AI인 PhAI(파이) 역시 10종 이상 약물검토를 5분 내 수행하는 AI로, 다제약물 관리사업에서도 사용되는 모델 중 하나다. "AI의 한계를 알아야" 약사가 알아야 할 법적 책임 범위는? 우종식 법무법인 규원 변호사(약사)는 약국이 AI의 분명한 한계를 인식하고, 사용할 때 법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인공지능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약국 역시 핵심 의무를 사전에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개인정보 침해'와 'AI환각에 의한 조제·복약지도 오류'다. 그는 "환자 동의 없이 민감정보를 외부 AI 서비스에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위반으로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이나 형사처벌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AI환각에 의한 조제·복약지도 오류 역시 약사법 위반, 민형사상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챗GPT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인용한 변호사가 징계조치를 받는 미국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약국 현장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우 변호사는 "법적 의무를 인지하고, AI를 동반자로서 활용하는 것은 증강이라는 차원에서 의미를 가진다"며 "검증, 환자고지, 지속적 역량 개발 등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유상준 약학정보원장 역시 무엇이 사용자에게 진정으로 유용한 AI서비스인지, 안전성과 책임윤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어떻게 열린 생태계를 유지할 것인지 등은 해결돼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강재현 마이팜 대표(열린온누리약국)는 열린 생태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약사 개발자인 그는 다양한 영역에서 오픈API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맞춤화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약국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의 폐쇄성, 제도적 경직성, 데이터 소유권의 모호함 등으로 인해 관련 데이터 등을 연구나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쉽게 말해 스마트폰을 가졌는데 앱스토어가 없는 상태가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AI가 약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약사가 성장할 환경이 있어야 한다"며 "약국에 필요한 것은 더 똑똑한 AI 보다도 열린 생태계"라고 주문했다.2026-05-11 06:00:48강혜경 기자 -
"국내 신약 개발 경쟁력, 과제 수보다 환자 도달성"[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가신약개발사업이 2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다음 과제로 단순한 파이프라인 확대보다 성공률을 높이는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투자심의 과정에서도 혁신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이분법적으로 보기보다 환자군 정의, 임상적 포지셔닝, 바이오마커 전략 등을 기준으로 과제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지난 8일 '2026 투자심의위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성과를 만드는 투자심의: 국가신약개발사업의 방향과 선택'을 주제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패널토의는 고대경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수석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성훈 연세대학교 교수 ▲임정희 인터베스트 부사장 ▲정재호 연세암병원 교수 ▲백태곤 아름테라퓨틱스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국내 신약개발, 과제 수 넘어 임상·자본 과제 부각 토론은 국내 신약개발 경쟁력에 대한 진단에서 출발했다.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글로벌 신약 성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연구개발 역량과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이 발생하는 원인이 논의됐다. 패널들은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의 양적 성장은 분명하지만, 이를 글로벌 신약 성과로 연결하려면 임상 3상 자본, 사업화 판단, 환자 중심 개발 전략이 함께 보완돼야 한다고 봤다. 먼저 김성훈 교수는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양적 확대가 곧바로 글로벌 신약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수천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움직이고 있고, 확률적으로 대부분 실패하더라도 글로벌 신약이 나오는 날은 멀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구조적으로 가능하려면 결국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는 펀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임정희 부사장은 국내 파이프라인 수 증가를 양적 확대 이면의 구조와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상당수 과제가 초기 임상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고, 대학 실험실 창업 기반 벤처 증가와도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임 부사장은 기술을 가장 잘 아는 주체가 회사를 만들고 개발을 주도한다는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사업화 관점에서 엄격한 적격 판단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별도의 문제라고 봤다. 임상 현장의 관점에서는 '환자 중심'이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다. 정재호 교수는 신약개발의 종착점은 결국 환자인 만큼, 물질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어떤 환자군에서 어떤 바이오마커를 가지고 어떤 임상적 편익을 만들 것인지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환자 도달 가능성에 대한 확률 게임을 하는 것"이라며 "물질 중심이 아니라 환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약 후보물질 수가 아니라 임상적 편익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봐야 한다고 했다. 어떤 환자 세그먼트에서 어떤 클리니컬 포지셔닝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수천 개 약물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심 역할, 혁신성과 실패 가능성 함께 봐야 국내 신약개발 경쟁력 진단 이후 토론은 사업단과 투자심의위원회의 역할로 옮겨갔다. 고대경 수석은 글로벌 경쟁력, 혁신성, 성과 가능성, 사업화 가능성 가운데 어떤 기준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물었다. 이 구간에서 논의의 초점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고르는 것'과 '실패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조기에 걸러내는 것' 사이의 균형으로 모였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단기 성과만 볼 수 없지만, 혁신성만을 앞세워 개발 가능성 검증을 늦추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정 교수는 투자심의의 핵심 기준으로 '트랜슬레이셔널 프로버빌리티', 즉 환자 도달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공적 지원의 역할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뽑는 데 그치지 않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조기에 스크리닝 아웃하는 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약개발이라는 위험한 여정의 엔드포인트는 환자 도달 가능성"이라며 "이를 정량화하고 지표화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투자심의위원회의 다음 세대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DF가 남은 기간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단계라는 점에서는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국가 차원의 장기 신약개발 로드맵과 개별 사업단의 단기 로드맵은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이 보다 중요하게 언급됐다. 임 부사장은 투자심의위원회를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이유도 한 과제를 여러 관점에서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베스트 인 클래스 약물을 지향한다면 경쟁 약물과의 헤드투헤드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작용기전, 근거 있는 실험모델, 임상시험 디자인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블 타깃에 대해서도 연구와 개발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아카데미 입장에서 노블 타깃은 장기간 탐구할 수 있는 연구 주제일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한된 자원과 시간 안에서 성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후속 사업, 임상 성공률 높이는 지원체계 과제 토론 후반부에서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이후의 지원 방향과 후속 사업 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패널들은 후속 사업이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과제의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봤다. 투자 연계, 임상기관 매칭, 플랫폼 기술 지원, 휴먼 PoC 확보 전략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디스커버리와 임상 단계의 지원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디스커버리 단계는 리스크가 큰 만큼 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공동연구를 연계하고, 국가 예산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 프로그램에 보다 집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또 김 교수는 플랫폼 기술 지원 트랙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기술은 개별 파이프라인과 달리 독자적 가치가 있지만 민간 투자 관점에서는 애매하게 보일 수 있어 공적 지원이 별도 트랙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후속 사업의 재원 확보, 전문가 자문단 운영, 공공 주도 위험분담 체계, 법적 기반 마련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정부 예산만으로는 후속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연금 등 장기 투자 자금과의 연계, 민간 자본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은 혁신성 확보, 평가와 관리의 균형, 중단 과제 예산의 재활용, 전문가 조직의 연속성 등이 모두 후속 사업에서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혁신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공적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평가 기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VC 입장에서는 조기 엑시트가 중요할 수 있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끝까지 지원받아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을 개발하고 싶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계 평가나 말 평가에서 중단되는 과제도 있는데, 중단된 예산을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6-05-11 06:00:46황병우 기자 -
'리브리반트' 급여 난항…엑손20 폐암 치료공백 지속[데일리팜=손형민 기자]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의 급여 논의가 다시 미뤄지면서 치료 접근성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변이는 기존 EGFR 표적치료제 반응률이 낮고 치료 옵션도 제한적인 영역으로 꼽힌다. 현재 사실상 리브리반트 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급여 적용까지 지연되면서 환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최근 얀센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에 대한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재논의로 결정했다. 이번 평가 대상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질환이 진행된 EGFR 엑손20 삽입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단독요법이다. 리브리반트는 지난 2022년 12월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현재까지 급여 적용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 ▲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변이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EGFR TKI 치료 이후 환자 대상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 모두 잇따라 급여 기준 설정에 실패했다. 엑손20 변이 치료제 잇단 고전…리브리반트만 남아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기존 엑손19 결손이나 L858R 변이와 달리 구조가 복잡하고 아형이 다양해 치료제 개발 난도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치료제 개발 실패 사례가 이어졌다. 다케다의 경구 표적치료제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는 초기 임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 28%를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확증 임상 3상 EXCLAIM-2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했다. 포지오티닙 역시 기대에 못 미친 효능과 독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리브리반트는 현재 해당 영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허가받은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적 항체다. EGFR 변이 외에도 MET 의존성 내성 경로를 함께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전체 환자의 약 10~15% 정도에서 MET 기반 내성 기전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환자군은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데, 리브리반트는 장기 생존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능성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차 병용요법 효과 확인…환자 부담은 여전 리브리반트의 급여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임상 현장에서는 단독요법보다 1차 병용요법의 치료 가치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PAPILLON 임상 3상에서 리브리반트와 알림타(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은 기존 화학요법 대비 PFS와 ORR을 모두 개선했다. 해당 임상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엑손20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08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에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의 PFS는 약 11.4개월로 기존 화학요법군 6.7개월 대비 개선 효과를 보였다. 다만 현재 급여 논의는 2차 단독요법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급여 상태가 이어되면서 환자 부담도 상당한 수준이다. 리브리반트의 연간 비급여 투여 비용은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기 4주 동안은 주 1회 투여가 이뤄지기 때문에 첫 치료 구간에서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다. 이후에는 2주 간격 투여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제약사가 초기 투여 구간에 대해 일부 비용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실제 환자 부담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 4주 동안은 약가 일부를 지원하고 이후 유지 치료 구간에서도 일정 비율 지원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얀센이 단독요법 급여 논의와 별개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병용요법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브리반트는 현재 렉라자 병용을 중심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엑손20 삽입 변이 영역에서도 초기 치료 단계 활용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1차 병용요법 중심으로 치료 전략이 확대되는 반면, 급여 논의는 여전히 2차 단독요법에 머물러 있어 제도와 치료 흐름 간 간극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2026-05-11 06:00:44손형민 기자 -
"AI시대 약사 생존법, 단순 조제 넘어 지혜형 전문가 돼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무엇을 타깃으로 약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결국 기초과학의 몫입니다. 그리고 약사의 미래 역시 AI에 대체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34년 간 재직하며 독성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활동해 온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67, 서울대)이 AI 시대 속 약학교육과 약사 직능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대 약대 학장과 한국약학교육협의회 2대 이사장을 지내면서 약대 6년제 개편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국내 최고 과학기술 석학 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AI·바이오 융합 시대 속 국가 과학기술 전략을 조망하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해 정회원 4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를 통해 원장직에 당선됐으며 내년까지 3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데일리팜이 지난 8일 정진호 원장을 만나 AI 기반 신약개발, 약사 직능 변화, 약학교육 혁신 방향 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약사이자 과학자, 현 과학기술한림원장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제약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바이오시밀러나 CDMO 같은 제조·상용화 영역에서는 글로벌 수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과거의 ‘추격자(Follower)’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을 만들 수 있는 연구개발 혁신 역량이 핵심입니다.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 시대에는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기술뿐 아니라 약효·대사·독성을 실제 검증할 수 있는 전임상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실험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AI와 기초과학, 검증 인프라가 함께 가야 합니다. -AI와 바이오 기술 융합으로 약학 분야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나요. 가장 큰 변화는 신약개발 패러다임 자체입니다. 과거 Wet-lab 중심에서 AI 기반 예측·설계와 자동화 실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AI가 결국 ‘속도’를 높이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진짜 혁신은 질병의 새로운 기전을 발견하는 기초과학에서 나옵니다. 결국 미래 경쟁력은 AI와 기초과학이 함께 맞물린 ‘초융합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시대 속 약학계의 존재감과 역할은 충분하다고 보이나요. 약학은 분자 수준 화학 설계부터 환자의 임상 결과까지 연결하는 거의 유일한 학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융합 시대에 매우 강력한 자산을 가진 분야입니다. 하지만 약학계의 잠재력에 비해 사회·정책적 영향력은 아직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내부 네트워크 중심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는 AI 신약개발, 정밀의료,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국가적 의제를 약학계가 먼저 제시하고 주도하는 ‘아젠다 세터’로 나아가야 합니다. -AI 시대 속 약사 직능의 가장 큰 위기와 기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직능도 마찬가지이지만 미래 약사는 AI에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가장 큰 위기는 단순 조제와 매뉴얼화된 복약지도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그런 영역은 AI와 자동화가 가장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가장 큰 기회는 초개인화 정밀의료 시대입니다. 유전체·생활습관·웨어러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환자의 삶에 적용해 줄 전문가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 전문가의 가치가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오는 것이죠. 약사는 이제 단순히 약이라는 물질을 다루는 직업을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코디네이터’로 확장해야 합니다. 저는 ‘살아남는다’는 표현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미래 약사는 단순한 ‘지식형 전문가’가 아니라 정보를 환자의 삶에 적용하는 ‘지혜형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유전체·웨어러블·리얼월드데이터(RWD)를 해석하는 데이터 역량과 함께, 환자의 정서와 복약 이행을 이끌어내는 인간적 신뢰 능력이 동시에 중요해질 것입니다. -AI 복약상담과 디지털 치료제 확산 속 약사, 지역 약국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비대면 진료 확대와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결국 약국은 ‘단순 조제 공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첫째는 다제복용 환자 복약관리 거점 역할입니다. 둘째는 비대면 의료 시대의 안전판 역할입니다. 화면 너머 처방이 환자의 실제 상태와 충돌하지 않는지 마지막으로 검증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디지털 헬스 안내자 역할입니다. 의료가 비대면화될수록 오히려 지역 약국의 대면 신뢰와 접근성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약대 6년제 도입을 주도했던 입장에서 현재 약학교육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더불어 현재 약학교육은 AI 시대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고 있다고 보나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 ‘실패한 6년제’라는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당시 6년제를 추진하며 지역·병원·산업 약사 중심 교육 체계를 만들고 국가시험 개편도 함께 추진했지만, 결국 제도 변화가 현장 보상 체계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교육 연한과 임상 역량은 높아졌지만 그것이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또 하나는 연구 중심 교육과 임상약사 교육이 점점 분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연구와 임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하이브리드 약학 인재’가 필요합니다. 현 약학교육의 AI 시대에 대한 대비는 아직 부족하다고 봅니다. 현장은 이미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약학교육은 여전히 미래 과제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AI·데이터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다만 단순히 과목 몇 개 추가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교수진 구성, 연구 방향, 국가시험 체계까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이 문제는 개별 대학 자율에 맡기기 어렵습니다. 국가 차원의 톱다운 방식 지원과 약학교육협의회·약사회·국시원의 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미래 약대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역량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를 꼭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융합 역량입니다. 약학뿐 아니라 AI·데이터·임상의학·생명공학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실패에서 배우는 회복력입니다. AI 시대에는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셋째는 환자를 향한 공감과 윤리적 책임감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약은 결국 사람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환자의 눈을 마주 볼 줄 아는 약사가 진짜 전문가입니다. 저는 오랜 세월 약학대학 강단에서 미래의 약사를 길러내는 일에 몸담아 왔고, 정년퇴임 이후에는 과학기술계의 최전선에서 과학기술 전반의 현안을 살피고 변혁을 모색하는 고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두 영역을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보면, 약학과 과학기술은 더 이상 분리해서 논의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약학이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를 흡수하고, 동시에 그 변화의 결실을 국민건강이라는 가장 따뜻한 가치로 환원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한림원장으로서 우리 원이 앞으로도 약업계가 추격자(Follower)를 넘어 글로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고 약사가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현장에서 가장 따뜻하게 실천하는 신뢰받는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이길 기대합니다.2026-05-11 06:00:42김지은 기자 -
[데스크 시선] 한국산 개량 약품, 환자들은 정말 편해졌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제형 변경 제네릭은 현재 국내 제약사들의 제품 개발 트렌드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다. 특히 정제를 구강붕해정으로 변경해 복용 편의성을 내세운 제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녹여서 먹는 구강붕해정은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노인이나 어린이, 연하곤란 환자들에게 분명 편리한 아이템임에 틀림없다. 이들을 위해서라면 국내 제약사들의 제품 개발이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여러 회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동일성분의 구강붕해정을 개발한다? 소수의 환자층을 생각하면 고개가 쉽게 끄덕여지지 않는다. 일례로 고지혈증치료제로 사용되는 피타바스타틴 구강붕해정에 오리지널사뿐만 아니라 다수 제네릭사들도 제품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피타바스타틴 2mg 정제는 42개로 이미 포화상태 상황인 데 말이다. 구강붕해정 제품 개발 경쟁 이면에는 약가가 있다. 국내 약가 산정은 동일성분 동일제형 동일함량을 기준으로 한다. 계단식 약가제도 하에서 이들 조건을 갖춘 동일제제가 20개를 넘게 되면 다음 등재되는 제품은 직전 최저가보다 15% 낮게 산정된다. 피타바스타틴 2mg 정제는 42개가 있기 때문에 현재 최저가인 462원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제형이 다른 구강붕해정은 현재 등재된 제품이 없어서 동일 성분 최고가인 561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볼 점은 환자층 자체가 적은데 최고가를 받는다 해서 기업의 이윤 니즈를 충족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여러 제약사들이 경쟁한다면 파이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제약사들은 이윤을 맞추기 위해 구강붕해정으로 알약 복용이 어렵지 않은 일반 환자층도 노리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일반 환자들이 의사로부터 구강붕해정을 처방받게 될 수도 있다. 만약에 두 가지 이상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약마다 제형이 다를 경우 불편은 더 가중된다. 하나는 물로 알약을 넘기고, 또 하나는 녹여서 먹여야 되는 불편이 생긴다. 특정 환자층에 편하게 복용하라고 만든 약이 일반 환자에게는 오히려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 선택은 오로지 의료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의성이 향상된 의약품 개발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러 약을 하나에 담은 복합제는 이미 포화상태임에도 새로운 조합의 제품들이 계속 생겨난다. 복합 개량신약도 약가 가산이 부여된다. 이제 붐을 탄 구강붕해정 개발도 시장 성공이 확인된다면 더욱 진화될 것이다. 약국 진열대는 이러한 제품들로 가득 차 있다. 약국에서는 한국산 개량 약품이 재고 문제의 골치덩어리로 지목하고 있다. 이런 약들이 수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용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편의성이 향상된 의약품 출현은 환자들에게 좋은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여러 제품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복합제나 제형변경 등 한국산 개량 약품이 과연 건보재정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제품개발 경쟁을 약가가 유인하고 있다면 정부는 꼭 환자에게 필요한 것인지 지금의 약가 산정 제도를 다시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2026-05-11 06:00:40이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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