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 혈우병 치료제 '베네픽스', 주1회 예방요법 승인[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사장 오동욱)은 지난 17일 혈우병 B 치료제인 '베네픽스(성분명 노나코그알파)'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주 1회의 용법용량으로 일상적 예방요법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새로운 허가 사항에 따르면 베네픽스를 투약 받는 만 12세 이상의 경우 출혈을 장기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주 1회 100IU/kg 투여요법이 권장되며, 환자의 임상적 반응에 따라 용법 조정(용량 또는 빈도)이 필요하다. 베네픽스는 최초의 9인자 유전자 재조합 혈우병 치료제로서 20여 년간 소아 및 성인 혈우병 환자의 보충요법 및 예방적 치료를 위해 사용됐다. 베네픽스는 3000IU/kg을 포함한 고용량 옵션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특성과 상황에 맞게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허가 변경사항으로 기존 일반적인 이차예방에 대한 임상시험 평균용량인 40IU/kg(13~78 IU/kg 범위)을 3~4일 간격으로 투여하는 예방요법 뿐만 아니라 주 1회 100IU/kg 예방요법이 가능해져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화이자는 12~65세 중증 이상 혈우병 B형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주 1회 용법에 대한 임상 3상 연장 연구를 통해 베네픽스 100IU/kg 투여군에서 주 1회 예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주 1회 예방요법 시 연간 출혈률(ABR)은 보충요법 대비 94% 감소되었고, 절반에 가까운 (48%) 환자가 자연 출혈을 경험하지 않았다. 주1회 예방요법 기간 동안 혈우병 환자들이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관절, 근육·연조직 출혈 등을 포함한 연간 출혈률의 중간값(median)은 0으로 나타났다. 베네픽스 투여 약 일주일 후에도 요구되는 기준치인 2IU/dL이 넘는 혈중 농도가 대부분의 환자(62%)에서 유지되어(2.13~10.39IU/dL) 반감기가 연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안전성 프로파일의 경우 12개월 동안 주 1회 예방요법을 시행한 연구에서 고용량 투여로 인해 우려할 수 있는 혈전 생성을 포함해 항체 생성 및 알레르기 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연진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상무는 "지난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용되어온 베네픽스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주 1회 예방요법 적응증까지 다양한 치료 옵션을 갖추게 됐으며, 혈우병 9인자 환우들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2021-02-22 09:00:39정새임 -
메디톡스, 에볼루스 지분 17% 취득...선불금 400억 확보[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메디톡스가 보툴리눔독소제제 분쟁 합의로 대웅제약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지분 16.7%를 취득한다. 보툴리눔제제 판매 로열티와 별도로 3500만달러(약 400억원)의 라이선스 선불금도 받는다. 22일 메디톡스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에 따라 에볼루스, 엘러간 등과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합의에 따라 에볼루스는 보통주 676만2642주를 주당 0.00001달러로 메디톡스에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는 67.6달러로 에볼루스의 지분 16.7%를 취득하게 된다. 에볼루스는 보툴리눔제제의 연간판매 매출에 대해서 상호 계약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에 지급한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ROW) 매출에 대해서 21개월동안 상호 계약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에 지급키로 합의했다. 21개월 이후 에볼루스는 미국과 ROW 국가 매출에 대해 특정기간 동안 상호 계약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에 지급한다. 에볼루스는 2년간 분할해 3500만달러를 배분해 엘러간과 메디톡스에 지급하는 내용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2021-02-22 08:29:57천승현
-
개량신약 매출 1000억 도전...항암제 라인업 확장[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올해 경영목표는 항암신약 개발 가속화와 한국형 개량신약 육성으로 대별된다. 구체적 실현 방안 파이프라인으로는 천연물 항암신약 PLK-1 저해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이 임상시험 중이며,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론칭된 블록버스터급 12개 개량신약을 통한 1000억원대 캐시카우를 통해 R&D 투자 비율을 15%대까지 늘려 연구개발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도 주목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여파로 박스권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최근 3개년 간 매출은 2017년 1970억, 2018년 2119억, 2019년 221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각각 317억, 378억, 345억원을 기록했다. 언택트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학술마케팅과 웹브로셔 등을 강화해 올해는 5~10% 상당의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생산, 개발,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정책·법규에 맞게 시스템을 개선하는데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포브스로부터 2년 연속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2014년에는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총 30여 개의 개량신약 후보가 개발 중이며, 기존 출시된 개량신약의 용량 다변화, 제형 간소화 등 업그레이드 작업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평균 연구개발(R&D) 투자는 매출액 대비 13%(260억) 상당이며 계속해서 신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12개의 개량신약과 신제제 제품을 출시했고, 매출의 약 3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매출 비중을 높여 5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는 실로스탄CR정(372억)과 가스티인CR정(193억)을 들 수 있으며, 계속해서 시장 장악력을 넓히고 있다. 칼로민에스정도 월 10억 내외의 실적을 유지하며,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4년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우수 제조기술 연구센터로 지정돼 다양한 국책과제를 진행했으며, 2010년 개량신약 ‘클란자CR’정, 2012년 ‘클라빅신듀오캡슐’, 2013년 ‘실로스탄CR정’, 2015년 ‘칼로민정’, 2016년 ‘가스티인CR정’, 2017년 ‘레보틱스CR정’, 2018년 ‘유니그릴CR정’까지 총 7개의 개량신약 개발 성과를 거뒀다. 2019년에는 ‘글리세틸시럽’, ‘칼로민에스정’ 등 신제제 개선품목을 시장에 선보였다. 2019년 말에 발매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오메틸큐티렛(35억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초 허가받은 고중성지방혈증 개량신약 복합제 아트로맥콤비젤 연질캡슐도 철저한 준비와 연구개발을 통해 나온 제품인 만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신약을 포함한 개량신약 R&D 원천기술은 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미래 성장동력원이다. 케미칼/천연물의약품 틈새시장 확장은 물론 주사제·바이오의약품 분야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반감기를 늘린 전립선비대치료주사제와 유방암·간경화 적응증을 가진 신약 개발 전임상 성공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더욱 튼실히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세종2공장의 cGMP 수준 항암제 전용 공장은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 역할이 기대된다. cGMP 허가를 인증받기 위한 절차와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타블렛(알약) 전용 공장도 cGMP 수준에 맞게 새롭게 업그레이드해 스마트팩토리로서의 위상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9에는 러시아에 100만 달러(12억) 규모로 클란자CR정(시판명: Aceclagin)을 수출했다. 같은 해 5월에는 클란자CR정을 370만 달러(44억) 규모로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항암제 60.7%, 항생제 6.8%, 순환기계 3.7%, 소염진통제 7% 정도로 구성돼 있다. 향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제네릭 품목 위주의 수출을 넘어 개량신약 수출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1990년대 초부터 의약품 수출에 사활을 걸고, 현지화 전략에 매진하고 있는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출국은 세계 40여 국가에 달하며, 항암제, 항생제, 비타민 등 완제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에 지사 및 현지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이다. R&D 투자비중은 2009년 매출액 대비 10%를 넘어선 이래, 2019년 13%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국내 특허 103건, 해외 특허 41건을 취득했으며, 현재 R&D 인원은 90여명으로 석사 박사 이상의 전문 인력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세종 1공장에서는 여러 개량 신약을 포함한 내용 고형 제제의 생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013년에는 cGMP, EUGMP 수준의 일반 주사제 전용 공장을 완공해 주사제의 해외 수출 길도 열어 놓았다. 2017년에는 ‘고형제 스마트 공장’을 준공해 높은 생산성과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자랑하고 있다. 2013년부터 항암 치료제 전문 제조 공장으로 탈바꿈한 세종 2공장은 여러 우수한 항암 제품을 고도의 품질 보증 체계 하에 지속적으로 생산해 오고 있다. 또한 cGMP 승인을 목표로 첨단 설비 및 시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흡입기 스마트 공장’을 완공했다. 향후에는 PIC/S 라는 새로운 GMP 패러다임에 발맞추기 위해 최신 설비 및 시설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QbD를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연구 생산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의약품 생산 기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하는 나눔경영을 목표로 다양한 문화사업, 기부활동, 사회 봉사, 장학사업 등을 펼쳐 오고 있다.2021-02-22 06:23:38노병철 -
'키트루다' 첫 리딩품목 등극...'타그리소' 1천억 돌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처음으로 매출 1위에 올랐다. 다양한 암종에서 확인된 우수한 효과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제패했다. 항암제 ‘타그리소’와 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가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21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MSD의 키트루다가 1557억원의 매출로 전체 의약품 중 선두에 올랐다. 전년보다 24.8% 성장하며 리피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키트루다가 국내 시장에서 매출 선두에 오른 것은 2015년 발매 이후 처음이다. 키트루다는 발매 이듬해인 2016년과 2017년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하다 2018년 700억원대로 치솟았다. 2017년 8월부터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 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키트루다는 2019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전체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 T세포 표면에 'PD-1' 단백질을 억제해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아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관문억제제다. 전 세계적으로 흑색종에 이어 폐암, 두경부암, 위암, 자궁경부암 등 30개가 넘는 암종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이면서 압도적인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타그리소’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타그리소는 지난해 전년보다 34.5% 증가한 10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국내 허가를 받은 타그리소는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등 기존 EGFR 티로신키나아제(TKI) 투여 후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 처방되는 2차치료제다. 기존 EGFR-TKI의 내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3세대 약물로 불린다. 2017년 12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후 매출이 급증했고 발매 4년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는 전년보다 8.1% 증가한 1042억원의 매출로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대에 입성했다. 휴미라는 종양괴사 인자(TNF-α)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TNF-알파 억제제다. 휴미라가 TNF-알파 억제제 중 가장 많은 1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매력에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의약품은 키트루다, 리피토, 아바스틴, 타그리소, 휴미라 등 총 5개 제품으로 집계됐다. 모두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다. 리피토의 경우 전년보다 매출이 4.9% 감소하며 키트루다에 선두를 내줬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 매출로 건재를 과시했다.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이 지난해 813억원의 매출로 전년보다 무려 64.8% 성장했다. 프리베나13'은 1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대한 감염을 예방하는 13가단백접합백신(PCV13)이다.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접종 가능한 제품으로, 성인용은 종근당이 전국 유통을 담당하고 영유아용은 한국백신이 유통을 담당한다. 프리베나13은 2016년 561억원, 2017년 491억원, 2018년 505억원, 2019년 494억원의 매출로 매년 성장세가 정체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갑작스럽게 매출이 치솟았다. 코로나19의 반사이익으로 프리베나13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베나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을 예방하진 못하지만, 폐렴 증상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성인층 접종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암젠의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가 전년보다 58.6% 증가한 751억원의 매출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11월 국내 발매된 프롤리아는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형성, 활성화,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 RANKL을 표적하는 생물의약품 골다공증치료제다. 프롤리아는 지난 2017년부터 2차치료 요법에 한해 급여가 적용된 이후 매출 상승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2017년 37억원에서 2018년 143억원으로 급증했다. 2019년 4월부터 1차치료 요법에도 보험급여가 인정되면서 매출 규모가 473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종근당과 협업을 통한 영업력 강화도 프롤리아의 성장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전체 10위권 이내에 단 1개 제품도 배출하지 못했다. 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독감백신 제품이 작년 4분기에 각각 400억원대 매출로 선두권에 포진했다. 하지만 연 매출로는 각각 638억원, 515억원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2021-02-22 06:20:14천승현 -
'효과좋은 약의 역설'...C형간염치료제 시장 4년새 73%↓[데일리팜=안경진 기자]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이 4년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완치율을 100% 가까이 높인 혁신신약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시장 축소가 가속화하는 현상이다. 가장 최근 발매된 범유전자형 치료제 '마비렛'은 전성기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매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2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C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의 외래 처방액은 433억원으로 전년대비 31.9% 감소했다. 지난 2016년 1616억원과 비교하면 4년새 처방규모가 73.2%가 사라졌다. 처방 선두품목인 애브비의 '마비렛' 처방액이 하락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도 내려앉았다. '마비렛'의 작년 외래처방액은 326억원이다.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 8종의 외래처방액 중 75%를 점유하면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전년대비 매출 규모는 26.6% 감소했다. '마비렛'은 애브비가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범유전자형 만성 C형간염 치료제다.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인 글레카프레비르(100mg)와 NS5A 억제제인 피브렌타스비르(40mg)의 복합제로, 1~6형에 이르는 바이러스 유전자형의 구분 없이 모든 C형간염 환자에게 처방 가능하다. 모든 유전자형에서 리바비린 없이 1일 1회 3정을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되는 데다 치료기간도 8주로 기존 DAA 제제보다 짧다. 애브비가 앞서 출시했던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은 물론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소발디', '하보니' 등은 특정 유전자형에만 쓸 수 있고 약물복용기간도 12주로 한달가량 길었다. '마비렛'은 이러한 차별성을 앞세워 2018년 9월 급여 출시와 동시에 처방량이 수직상승했다. 발매 첫해 3개월만에 75억원의 처방실적을 냈고 이듬해 처방액은 445억원까지 치솟으면서 C형간염 시장을 평정했다. '마비렛' 등장 효과로 전체 C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시장 감소세도 주춤해지는 듯 보였지만, '마비렛' 처방액마저 고꾸라지면서 감소세가 다시 가팔라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약물의 문제가 아닌, C형간염 치료시장 자체의 숙명 탓이라고 진단한다. 환자수가 제한적인 C형간염 분야에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나타내는 혁신신약이 등장하면서 시장 수명이 짧아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진단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되는 C형간염은 DAA 등장 전까지 치명적인 질환으로 꼽혔다. 한 번 감염되면 80% 이상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그 중 약 30~40%는 간경변, 간암으로까지 악화돼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나빴다. C형간염 완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시한 DAA 제제 '소발디'가 발매와 동시에 블록버스터 약물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소발디'는 2013년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받고 이듬해 글로벌 매출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발디'를 복용하고 완치된 환자가 늘어날수록 시장 규모도 빠르게 축소됐다. '소발디'보다 한발 앞서 출시됐던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는 물론, 길리어드의 '하보니', MSD의 '제파티어',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 등 후발품목들도 전성기가 오래가진 못했다.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처방시장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2017년과 2020년 C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의 품목별 처방점유율 변화를 살펴보면 이 같은 판세변화가 뚜렷하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소발디'의 작년 외래처방액은 9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대비 감소율이 77.6%에 달한다. 2017년 '소발디' 단일품목의 DAA 시장점유율은 62%였는데 지난해에는 2%에 그쳤다. 길리어드의 또다른 간판품목인 '하보니'의 작년 처방액은 86억원이다. 전년보다 소폭(1.5%) 올랐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처방액이 57.4%억원 감소했다. 에스티팜, 유한화학 등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API)을 공급하던 국내 업체들도 덩달아 실적부진에 시달렸을 정도다. 국내 첫 발매된 DAA제제로서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는 2017년까지 점유율 15%를 유지했지만 3년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BMS는 경쟁약물 증가와 수요 감소를 이유로 국내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2017년 2분기 출사표를 던진 MSD의 '제파티어'와 비슷한 시기 발매된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는 '마비렛' 발매 이후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더욱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제파티어'의 작년 외래처방액은 11억원이다. 1년새 9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점유율은 발매 첫해 7%에서 3년만에 3%로 떨어졌다. '비키라'·'엑스비라'는 자사의 후발제품 진입으로 작년 처방 자체가 집계되지 않는 실정이다.2021-02-22 06:19:30안경진 -
신일제약 주가, 오너家 주식 처분 7개월만에 70% '뚝'[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신일제약 주가가 수개월째 하락세다. 2월 17일 종가(1만2500원)는 지난해 7월 23일 종가(5만8100원)와 비교해 73.8% 하락했다. 신일제약 주가 하락은 대주주의 주식 매도 시점 이후 두드러졌다. 신일제약 오너일가는 지난해 7월 130억원 규모의 보유 주식을 장내서 처분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일제약 주가는 2월 19일 1만5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7월 23일 고점을 찍은 후 최저다. 두 시점을 비교하면 7개월새 70% 이상 주가가 빠졌다. 1만원이던 주가가 3000원 밑으로 내려간 셈이다. 신일제약 주가는 코로나 수혜주로 뽑히며 지난해 3월 19일 4500원에서 7월 24일 5만8100원으로 13배 가량 수직상승했다. 특히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5만8100원에 도달했다. 다만 그 후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4연속 상한가 이후 첫 거래일인 7월 27일 하한가를 치며 4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며 올 2월 19일 종가는 1만5200원으로 내려앉았다. 업계는 신일제약의 주가 하락이 대주주 주식 매도 시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시장에서 대주주 주식 처분은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일제약 오너일가 중 다수는 지난해 7월 장내매도를 단행했다. 규모는 홍성국 28억, 조혜순 27억, 홍승통 25억, 신건희 20억, 홍현기 17억, 홍영림 6억, 홍청희 5억원, 홍자윤 3억원 등 총 131억원이다. 이들은 창업자 홍성소 회장 배우자 및 형동생, 친인척 관계다. 특히 이들의 주식 매도는 주가가 급등한 7월 17일부터 23일에 집중됐다. 홍승통, 신건희, 홍청희, 홍영림, 홍현기, 장동일, 조혜순 등은 사실상 고점이라 볼 수 있는 5만5000원 안팎에 주식을 팔았다. 증권가 관계자는 "임원이 1주만 매매해도 공시하는 이유는 그만큼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원의 대량매도는 시장에서 악재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해 7월 오너 일가 대다수가 장내매도에 참여했지만 회사 핵심인 홍성소 회장(창업주)과 홍재현 대표(창업주 딸)는 주식 처분을 하지 않았다. 홍 회장과 홍 대표는 신일제약 1,2대 주주다. 홍재현 대표의 경우 2019년 1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가업을 이어받은 상태다.2021-02-22 06:18:22이석준 -
IPO 대박나면 우리도?…SK사이언스·HK이노엔의 고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상장을 앞둔 SK바이오사이언스와 INNO.N(HK이노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사례처럼 우리사주를 배당받은 직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대거 퇴사를 결정할지 모른다는 고민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내달 상장 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 내외부에선 우리사주 취득과 관련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선 2억원 한도에서 우리사주 취득을 위한 대출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희망 공모가는 4만9000~6만5000원이다. 기업공개를 통해 2295만주를 모집, 최대 1조491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기업 가치는 최대 4조9800억원에 이른다. 시장의 평가는 이보다 크다. 장외주식 시장에서 19일 기준 20만원대 주가를 기록 중이다. 이를 통한 기업가치는 12조 내외로 평가받는다. 상반기 최대 IPO 흥행 포인트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는 배경이다. ◆SK바이오팜, 작년 IPO 후 3개월간 직원 34명 줄퇴사 회사 내외부에서 우리사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지난해 SK바이오팜의 사례 때문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은 7월 1일 상장 이후 4만9000원이던 공모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한때 21만7000원(2020년 7월 8일 종가기준)까지 오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졌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보호예수 기간 1년을 기다리지 않고 퇴사하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직원 1인당 실현할 수 있던 차익은 최대 16억원 수준이었다. SK바이오팜의 2분기 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를 비교해보면, 상장 이후 3개월여간 SK바이오팜의 임직원 수는 218명에서 184명으로 34명(1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의 이탈이 심했다. 3개월간 108명에서 88명으로 20명(18.5%) 줄었다. 신약연구소에서 14명(50→36명), 항암연구소에서 8명(27→19명) 각각 줄었다. R&D혁신실은 4명에서 6명으로 2명 늘었다. 석박사급 인력이 줄지어 이탈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지난해 3분기말 38명에서 3분기말 28명으로 감소했고, 석사학위 소지자는 68명에서 54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상위 제약바이오기업 10곳 중 임직원수가 10% 이상 감소한 회사가 전무한 점에서, SK바이오팜의 상장 대박이 부작용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회사 내부선 기대감 고조…분위기 단속 등 예의주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고민도 여기서 비롯된다. SK바이오팜과 마찬가지로 주식가치가 치솟을 경우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흥행이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INNO.N도 마찬가지다. INNO.N은 올 하반기 상장이 유력하다. INNO.N은 지난해 말 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시장에선 INNO.N의 시장가치를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INNO.N의 한 직원은 “올해 상장을 앞두고 직원들의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우리사주가 직원들에게 얼마씩 배분될지는 모르겠으나, 회사에서도 SK바이오팜 사례를 보고 직원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어 대비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나 INNO.N 모두 직원들의 대거 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 분위기 단속이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별도의 직원 이탈방지 대책을 마련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사례가 있었지만, 떠날지 남을지는 직원들 자유다. 회사의 미래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하면 남을 것이고, 당장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면 떠날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선 기존 백신 사업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 CMO사업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INNO.N 관계자는 “상장 일정이나 희망공모가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직원 이탈과 관련해서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2021-02-22 06:18:19김진구 -
'톡신 분쟁' 합의…메디톡스, '나보타' 美 판매 로열티 수취[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미국에서 대리전 양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간 보툴리눔 톡신 분쟁이 합의로 마무리됐다. 메디톡스는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의 미국 판매와 관련해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과 에볼루스, 메디톡스간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3자 합의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미국 내에서 나보타의 지속적인 판매·유통을 위한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한다. 대신 에볼루스는 합의금(마일스톤)과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엘러간 측에 전달한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추가로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에 보통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도 철회될 예정이다. 동시에 대웅제약 측이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판결 이후 신속절차로 제기했던 항소 역시 자동취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합의가 완료됐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합의 당사자에서 대웅제약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선 소송 등의 분쟁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다. 본 합의는 한국과 타 국가에서의 메디톡스·대웅제약간 법적 권리나 지위, 조사, 소송 절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우리는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며 사전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에볼루스가 합의에 응한 것은 회사의 영업활동 중단을 피하기위핸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 따라 ITC의 결정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사라져 유감"이라며 "다만 이번 합의로 미국 내 사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평가한다. 나보타의 글로벌 매출과 이익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2021-02-20 11:15:26김진구 -
유전자 치료제, 허가심사 하세월...인보사 트라우마?[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졸겐스마' 등 유전자 치료 신약이 1년이 지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잠자고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도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보사 사태'로 타 유전자 치료제가 피해를 보고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지난해 1월 식약처에 졸겐스마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졸겐스마는 신생아 유전질환 중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희귀질환 척수성근위축증(SMA)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부족한 SMN1 유전자의 대체 유전자를 만들어 환자 몸에 투약함으로써 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25억원 상당의 초고가이지만 1회 투약만으로 유전자 생성능력을 갖춤으로써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졸겐스마는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허가를 받고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2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타 약물보다 허가심사기간이 단축된다. 그런데 졸겐스마는 희귀의약품 지정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 우리나라의 신약 허가 심사 기간은 약 300일 정도다. 희귀의약품은 이보다 짧은 평균 180~190일 정도가 소요된다. 반면 졸겐스마는 1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더 늦게 허가를 신청했던 '에브리스디'가 더 빨리 허가 승인이 나면서 SMA 분야 두 번째 치료제가 됐다. 졸겐스마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도 받았던 터라 안전성이나 효능 문제라 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불거졌던 전임상 데이터 이슈도 해소된 상태다. 졸겐스마는 지난 2019년 8월 미국에서 전임상 자료 중 동물실험 관련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다. 한차례 파장이 일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물 데이터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는 영향이 없었을 것이라 판단해 허가를 유지했다. 국내 허가 신청 당시 제출한 자료에는 잘못된 데이터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술의 의약품으로 식약처가 심사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동일 질환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역시 새로운 RNA 기전이었음에도 허가 신청 약 6개월 만에 승인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졸겐스마 허가 지연은 2019년 4월 불거진 '인보사 사태' 영향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인보사 사태 이후 국내 허가를 받은 유전자 치료제가 전무하다는 점도 이같은 추정에 힘을 싣는다. 그 사이 미국 FDA가 BMS의 '브레얀지', '테카르투스' 등 여러 유전자 치료제를 허가한 것과도 비교된다. 인보사는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였다. 하지만 허가 시 기재한 2액 주성분이 다르게 기재된 이유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식약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허가 심사 자료를 강화했다. 특히 인보사 성분 조작 혐의로 이뤄진 형사재판에서 재판부가 식약처의 허가 검증 부실을 거론하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빠른 유전자 치료 신약의 등장이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졸겐스마보다 조금 앞서 허가신청을 한 또 다른 유전자 치료제 '킴리아'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희귀의약품에 대한 빠른 심사가 필요하다"면서도 "통상 의약품 심사가 길어지는 이유는 여러 보완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며, 인보사 사태의 영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2021-02-20 06:24:14정새임 -
"인보사 사태, 식약처도 책임"…검증부족 재판서 드러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사법부가 '인보사(인보사케이주) 사태'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인보사의 품목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의 검증이 부족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인보사에 내려진 처분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허가취소는 유지될 전망이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행정법원은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1심 판결을 연이어 내렸다. 2019년 3월 주요 성분이 뒤바뀐 것으로 드러나면서 촉발된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첫 판결이었다. 우선 형사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과정에서 자체시험 검사 등의 자료를 허위로 작성·제출한 혐의로 코오롱생명과학 김모 상무와 조모 이사를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의 판단은 달랐다. 오히려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행위가 식약처 담당 공무원의 심사 업무에 오인을 유발했다"면서도 "식약처가 인보사의 심사를 충실히 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가 인보사 허가를 위해 추가조사나 시험을 제안하거나 검토하지 않았고, 원칙적으로 인보사 2액 세포의 종양원성시험을 요구했어야 함에도 다소 경솔하게 면제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와 조 이사의 사기 혐의도 무죄 판결했다. 두 임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중단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처럼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 정부보조금 82억원을 지급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조 이사 등이 기망하려 했다거나, 당시 시판허가가 명백히 불가능하다고 인식했을 정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약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번 재판 과정에선 전 식약처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은 조 이사가 김태균 전 식약처 연구관에게 175만원을 뇌물로 공여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뇌물을 받은 김 전 연구관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4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김 전 연구관은 인보사 품목허가 당시 식약처에서 바이오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심사업무를 담당했다. 이날 오후 내려진 행정법원 판결에서도 재판부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의도적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하진 않은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식약처)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코오롱생명과학)가 품목허가 심사에 불리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식약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직권으로 취소한 처분에는 위법성이 없다"며 "의약품이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 영향이 미치는 만큼, 품목허가서에 다른 사실이 기재된 게 밝혀졌다면 중대한 결함으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두 재판부의 판결에서 공통으로 드러난 것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의도적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품목허가 심사를 담당하는 식약처가 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다면서 식약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판결 직후 검찰은 형사사건의 항소 의지를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의도적으로 허위자료를 제출했는지, 식약처의 허가심사 과정에서 미비한 점이 없었는지 여부는 2심에서 재차 다뤄질 예정이다.2021-02-20 06:20:51김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