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해외 허가 전력 없는 '밈라이로주' GIFT 지정
- 이탁순 기자
- 2026-06-24 06: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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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치료법 없음’ 사유로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 편입
- 헵시딘 호르몬 모방한 신기전… ‘사혈 고통’ 줄일 혁신 치료제로 기대
- FDA·EMA 등 희귀의약품 지정됐으나 최종 허가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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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희귀 혈액암의 일종인 진성적혈구증가증(PV)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신약이 국내 규제기관의 신속심사 궤도에 올랐다. 특히 이 약물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도 아직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국내 허가 및 출시 시점에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다케다제약(주)이 개발 중인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 ‘밈라이로주(성분명 루스퍼타이드)’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GIFT) 프로그램 제71호 품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정 일자는 지난 6월 10일이다.
식약처는 이번 밈라이로주의 GIFT 지정 분류 사유에 대해 ‘기존 치료법 없음’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기존 치료법으로 적절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 영역에서 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개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밈라이로주가 대상으로 하는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은 골수에서 적혈구가 통제력을 잃고 과도하게 증식하는 만성 골수증식성 종양(희귀 혈액암)이다. 혈액 내 적혈구가 과다해지면 피가 비정상적으로 끈적해지며, 이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폐색전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 ‘혈전(피떡)’ 발생 위험이 극도로 높아진다. 또한 만성 피로, 전신 가려움증, 비장 비대 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기존 환자들은 늘어난 적혈구 수치를 낮추기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대량의 피를 뽑아내는 ‘사혈(Phlebotomy) 치료’에 의존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는 환자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동반하는 번거로운 방식이었다.
밈라이로주는 이러한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신약이다. 우리 몸에서 철분 대사를 조절하는 내인성 호르몬인 ‘헵시딘’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세포에서 혈류로 철을 배출하는 단백질인 ‘페로포르틴’의 활성을 억제해 골수가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분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적혈구의 과도한 생성을 막는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이 약물은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피를 뽑아야 하는 사혈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환자 삶의 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점은 밈라이로주가 아직 전 세계 어느 주요 규제기관에서도 최종 허가 관문을 넘지 못한 ‘초기 신약’이라는 점이다.
신속심사보고서에 따르면 밈라이로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T) 및 혁신의약품지정(BTD)을 받았고, 유럽의약품청(EMA)의 프라임(PRIME) 프로그램에 편입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찍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에서 모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다. 그러나 미국, 유럽, 일본 전 세계 규제기관 모두 공식 허가일자는 ‘해당없음’으로, 현재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미승인 상태다.
의료계 관계자는 “미국 FDA 등 선진국 허가 기관에서도 최종 승인되지 않은 혁신 신약이 국내 GIFT 프로그램에 지정된 것은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며 “식약처의 신속심사 지원을 통해 국내 환자들이 글로벌 출시 시점과 비교해 비교적 빠르게 혁신적인 치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는 GIFT 지정을 바탕으로 향후 밈라이로주의 허가심사 제출 자료가 접수되면 신속하게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식약처 측은 “정확한 효능·효과는 추후 본 허가 심사 시 자료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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