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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3곳 중 2곳 R&D 투자↑…리가켐, 전통제약 추월

  • 차지현 기자
  • 2026-05-26 12:08:59
  • 올 1분기 시총 상위 20개사 R&D 2288억 집행…18곳 중 12곳 투자 확대
  • 알지노믹스, 투자액 159%↑…국민성장펀드 출범, 바이오 자금 유입 기대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1분기 주요 코스닥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전반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다. 고금리·고환율 부담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이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과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판매를 시작하면서 R&D 집약도가 높은 코스닥 바이오 분야로 정책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올 1분기 R&D 투자 비용은 총 2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해 비교가 어려운 에임드바이오와 리브스메드를 제외한 18곳의 R&D 투자액은 2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 가능한 18곳 중 R&D 비용을 늘린 기업은 12곳이었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보로노이, 알지노믹스, 메지온, 삼천당제약, 올릭스, 파마리서치, 에스티팜, 펩트론, 클래시스, 엘앤씨바이오 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R&D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 에이비엘바이오, HLB, 디앤디파마텍, 셀트리온제약, 휴젤, 케어젠 등 6곳은 R&D 비용이 감소했다.

20개사 중 1분기 가장 많은 R&D 투자를 단행한 곳은 리가켐바이오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1분기 322억원에서 올 1분기 674억원으로 R&D 비용을 109.3% 늘렸다. 1년 새 R&D 비용을 두 배 이상 확대 집행한 셈이다.

리가켐바이오의 R&D 투자 규모는 국내 대형 제약사 1분기 R&D 투자비를 뛰어넘었다. 주요 제약사의 올 1분기 R&D 비용을 보면 한미약품 651억원, 대웅제약 552억원, 유한양행 547억원, 종근당 500억원, GC녹십자 415억원 순이다. 리가켐바이오의 1분기 R&D 비용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집행한 한미약품보다도 3.5% 더 많다.

리가켐바이오는 더욱 활발하게 R&D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한 해 3000억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R&D 투자가 가장 활발한 축에 속하는 셀트리온의 지난해 R&D 비용이 4824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000억원은 공격적인 목표치다. 이로써 리가켐바이오는 향후 3년 내 10개 이상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겠다는 목표다.

리가켐바이오 다음으로 R&D 투자 규모가 큰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1분기 221억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했다. 이는 1분기 매출의 16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회사의 R&D 투자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7.0% 줄었지만 이중항체 기반 신약개발 기업 특성상 여전히 높은 R&D 집약도를 유지했다.

알테오젠은 올 1분기 217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알테오젠은 1분기 매출 대비 31.9%에 달하는 금액을 R&D 비용에 쏟았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85.8% 늘어난 규모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와 바이오시밀러·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이 병행되면서 R&D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보로노이도 올 1분기 170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1분기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임상과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확대했다. 보로노이는 매출 공백 속에서도 2023년 250억원, 2024년 291억원, 2025년 474억원 등 R&D 비용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올 1분기 109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했다. 이는 1분기 매출의 14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임드바이오는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2018년 설립한 ADC 전문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이 회사는 2024년 말 미국 바이오헤븐에 FGFR3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2'를 기술이전했고 작년 6월 SK플라즈마와 ROR1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3'에 대해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차세대 ADC 후보물질에 대해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3종의 전임상 단계 ADC 자산을 모두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HLB와 파마리서치도 1분기 1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HLB의 올 1분기 R&D 비용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4% 감소했다. 파마리서치는 102억원을 집행해 전년 동기 대비 R&D 투자를 13.3% 확대했다. 이외에도 올릭스(88억원), 메지온(88억원), 삼천당제약(79억원), 알지노믹스(75억원), 디앤디파마텍(67억원) 등도 1분기 60억원 이상을 R&D에 투입했다.

올 1분기 20개사 중 R&D 투자 비용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알지노믹스다. 알지노믹스의 올 1분기 R&D 비용은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29억원 대비 158.6% 증가했다. 이어 삼천당제약이 37억원에서 79억원으로 115.2% 늘었고 메지온 역시 43억원에서 88억원으로 104.6% 증가하며 R&D 비용을 두 배 이상 늘린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활발한 R&D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펀드 출범에 따른 코스닥 바이오텍 자금 유입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정책펀드다. 올해 판매 규모는 6000억원으로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매년 6000억원씩 총 3조원의 국민 자금을 모집해 민간 투자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업종은 국민성장펀드의 잠재 수혜 분야로 거론된다. 국민성장펀드가 첨단기술 기업의 스케일업 자금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R&D와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성장기업에 자금이 배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정책자금이 실제 R&D 집약 바이오텍으로 유입된다면 한동안 위축됐던 코스닥 바이오 투자심리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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