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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파킨슨병과 다른데"…MSA, 희귀신경질환 관리 사각지대

  • 손형민 기자
  • 2026-05-15 06:00:40
  • 희귀질환 분류 공백 지속…재활·돌봄 지원 체계 한계
  • 평균 생존 6~10년·빠른 장애 진행…"다학제 관리 필요"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다계통위축증(MSA)이 파킨슨병보다 빠른 진행과 높은 장애 부담을 보이는 치명적 신경퇴행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독립적인 희귀질환 관리체계 밖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 주요국들이 별도 등록·지원 체계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질환 코드 혼용과 제한적 지원으로 환자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한덴마크대사관에서 열린 'Denmark-Korea Roundtable on MSA care'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MSA의 임상적 특성과 진단 한계, 장기 돌봄 공백, 희귀질환 지정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덴마크 운동장애질환 전문가들이 참석해 관리 체계를 공유했다.

주한덴마크대사관이 주최한 'Denmark-Korea Roundtable on MSA care' 행사 전경. 

미카엘 헴니티 빈터(Mikael Hemniti Winther) 주한 덴마크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희귀·난치 신경질환 환자들은 단순 치료 접근을 넘어 장기 돌봄과 사회적 지원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며 "덴마크와 한국이 임상 경험과 정책 모델을 공유하면서 환자 중심 관리체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SA는 뇌의 기저핵·소뇌·뇌간 등 여러 신경계가 동시에 위축되는 진행성 신경퇴행질환이다. 초기에는 몸이 굳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등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기립성 저혈압과 배뇨장애, 수면장애, 호흡장애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빠르게 동반된다.

이 질환은 파킨슨병 치료제로 활용되는 '레보도파' 기반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고 증상 진행 속도가 빠르다. 실제 자료에 따르면 MSA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증상 발현 후 6~10년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병 후 수년 내 보행 보조기기나 휠체어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권도영 고대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MSA는 희귀질환으로 분류될 정도로 환자 수는 적지만 임상적·사회적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며 "환자들은 파킨슨 증상뿐 아니라 소뇌실조와 자율신경 기능장애, 수면장애 등을 함께 겪으며 상당수가 수년 내 심각한 장애 상태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보건의료빅데이터상 MSA 환자 수는 2024년 기준 3000명 미만 수준으로 집계된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파킨슨병 코드(G20)로 등록·운영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이 같은 코드 혼용이 실제 환자 규모와 질환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해외와의 차이도 크다. 미국은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을 기반으로 MSA 치료제 개발 인센티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정난병 제도를 통해 환자 등록과 의료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럽 역시 희귀질환 코드와 연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가 단위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MSA가 별도 희귀질환 관리 체계 안에서 운영되지 않다 보니 장기 재활과 완화의료, 수면·호흡 관리 등 질환 특성을 반영한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빠른 진행·복합 증상에도…파킨슨병과 동일 지원 한계

유수연 서울의료원 신경과 교수

유수연 서울의료원 신경과 교수는 MSA 진단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MSA는 초기 단계에서 파킨슨병과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특정 증상이 진행된 이후에야 특징적인 자율신경계 이상이나 영상학적 변화가 나타나는 환자도 있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3~4년가량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환자들이 적절한 재활이나 장기 돌봄 계획 없이 치료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유 교수는 "MSA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실신이나 낙상, 배뇨장애, 체온조절 이상 등으로 삶의 질 저하가 매우 심하다"며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들의 심리적·경제적 부담도 상당한 질환"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진행을 늦추는 근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재활·호흡·수면·완화의료까지 장기적으로 연계되는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며 "공공의료 차원에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진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역시 MSA를 파킨슨병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현재 체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진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윤 교수는 "파킨슨병은 약물 조절을 통해 장기간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MSA는 신체 기능 저하가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며 “소뇌 증상은 현재 증상 개선 약제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MSA는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단일 진료과 중심 접근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약물은 파킨슨 증상을 완화하는 대신 기립성 저혈압이나 변비 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윤 교수는 "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이 다른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흔하다"며 "신경과뿐 아니라 비뇨기과·호흡기·재활·수면 분야까지 함께 보는 다학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MSA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재활·수면치료·호흡보조·장기 돌봄 서비스 상당수가 현재 제도 안에서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MSA 환자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인지 기능도 비교적 유지되는 편"이라며 "기존 장기요양시설이나 치매 중심 돌봄 체계와 맞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피력했다. 

덴마크 사례는 이런 국내 현실과 대비됐다.

앤메테 헤이(Anne-Mette Hejl) 덴마크 비스페비에르 병원 교수는 "덴마크에서는 신경과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물리·작업치료사, 신경심리 전문가 등이 함께 MSA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화상진료와 재택 돌봄, 호스피스까지 연계한다"고 언급했다.

주한덴마크대사관이 주최한 'Denmark-Korea Roundtable on MSA care' 행사 전경. 

실제 덴마크에서는 3개월 단위 추적관찰과 장시간 상담, 재가 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환자가 병원 방문이 어려워질 경우 화상진료와 지역 기반 돌봄 체계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MSA의 질병 진행 자체를 근본적으로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재활, 호흡·수면 관리, 장기 돌봄 체계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MSA 진행 억제를 목표로 한 치료제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룬드벡의 '암레네투그(Amlenetug)'는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으며, 테바 '엠솔루민'. 바이오아크틱의 '엑시다브네맙', 알테리티 테라퓨틱스의 'ATH434' 등도 임상 개발 단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질병 진행 억제 치료제가 등장할 경우 조기 진단과 국가 단위 환자 등록 체계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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