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품목' 절반이 생산포기라니
- 데일리팜
- 2004-10-07 00: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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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인증을 받은 490개 의약품중 절반에 달하는 무려 246개 품목이 시중에 유통되기는 커녕 공장에서 아예 생산조차 안됐다고 하니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그러나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가 타산이 맞지 않는 품목을 생산할리 만무하다.
품목당 수천만원이 들어간 생동성 품목을 줄줄이 포기해야 하는 제약회사들의 속 타는 심정을 봐야 하는 것이 못내 안쓰럽다. 거액의 예산을 앉아서 날려야 하는 제약회사들의 아픈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생동성 시험은 이처럼 취지와는 다른 벼랑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아무리 좋은 의약품이라고 인증을 해주고 추천을 해도 판매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생동성 인증 품목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효과가 동일하다고 정부가 강력히 보증해 주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생동성 품목이 홀대받고 있다는 것은 제도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반증한다.
물론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약사의 대체조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제약업체가 생동성 품목을 생산하지 않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약사들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관련 법 조항의 문제가 큰 탓이다.
생동성 인증 품목이라도 약사는 대체조제를 하면 의사에게 사후보고를 해야 한다. 이 규정이 약사들의 대체조제 활성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아울러 약화사고시 약사에게 돌아오는 책임소재가 역시 생동성 품목의 대체조제를 가로막는 중요 요인이다.
그렇다고 제약회사들은 의사의 대체처방을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 특정 제약사가 처방시장에서 오리지널을 밀어내고 생동성 품목으로 대체처방을 유도하는데는 제품력과는 별개의 막강한 영업력과 자금력 및 로비력 등을 총체적으로 요구받는다. 중소제약사 입장에서는 대체처방 유도가 결코 쉽지 않다.
생동성 품목 상당수는 ‘약사의 대체조제’나 ‘의사의 대체처방’을 기대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는 생동성 인증에 따른 제약사의 메리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동성 시행 당시 정부의 유인책을 믿고 너나없이 따라 간 제약사들은 오히려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지경이다. 판매가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생산을 포기한 업체는 차라리 현명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생동성 품목의 생산포기 업체가 있는 이상 생동성 인증사업의 성공여부는 솔직히 불투명하다. 아니 지속이 될 수 있을지 조차 걱정이다. 정부가 옆은 돌아 보지 않은 채 목표만 또는 의욕만 갖고 밀어붙이다가는 한계상황에 닥친다는 얘기다.
따라서 생동성 품목이 시장에서 많이 팔리도록 정부가 제도와 법령을 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장 핵심적인 키는 재론하지만 대체조제후 의사에게 사후보고를 하는 규정의 철폐다. 품목만 달랐지 동일한 효능·효과의 약을 대체하는 것이기에 약사의 재량에 전적으로 맡겨도 무방하다고 본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막을 슬쩍 걸쳐 놓고 대체조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위에 올라 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니고 무엇인가. 의사, 약사의 눈치를 보고 양다리를 걸치는 정책이라면 정부가 중심을 가져야 할 정책기능이 실종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아니면 정부 스스로 생동성 인증 품목의 품질에 자신이 없다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대체조제 사후보고는 생동성 인증 사업을 가로막는 빗장이다. 문을 단단히 잠가 놓고 문을 열고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 있는가. 생동품목의 대체조제 사후보고 조항을 과감히 철폐하지 못한다면 생동성 사업은 절대 성공하기 어렵다. 약의 독점권이 의사에게 가느냐, 약사에게 가느냐 하는 문제는 일단 논외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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