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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투자와 저리 대출…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 투자 전략[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투자심리 위축과 자금조달 부담으로 움츠러든 바이오 업계에 모처럼 굵직한 훈풍이 날아들었습니다.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가 5000억원 규모 대형 투자를 유치하면서입니다. 숫자만 봐도 큰 거래지만 이번 투자는 단순히 '돈을 많이 받았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정부 정책자금과 최대주주 자금이 함께 들어온 직접 투자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데요. 이번 투자는 무엇이 다르고 왜 중요하게 봐야 할까요? 대출 아닌 직접 투자…국민성장펀드가 리가켐 미래가치에 베팅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총 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CP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입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입니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죠. CPS와 CB 모두 지금 당장 시장에 풀리는 보통주는 아닙니다.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CPS와 CB를 보통주로 바꿀 수 있어 회사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성격이 강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거론됩니다. 투자자가 당장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리가켐바이오 성장성이 현실화하면 보통주로 전환해 가치 상승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투자 형태라는 얘기입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하는 곳은 크게 세 축입니다. 먼저 정부 주도 정책금융 국민성장펀드가 2500억원을 투입합니다. 한국산업은행이 첨단전략산업기금 관리·운용기관 자격으로 전CPS와 CB를 나눠 인수합니다. 여기에 리가켐바이오 최대주주인 팬오리온과 제3의 금융투자자가 각각 1250억원씩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성장펀드는 뭘까요.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백신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대규모 정책금융 프로그램입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을 합쳐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것이 골자입니다. 민간 자금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고위험·장기 투자 분야에 정책자금을 마중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바이오는 이 펀드의 대표적인 지원 대상 중 하나입니다. 신약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임상 단계가 뒤로 갈수록 비용이 급격히 커집니다. 특히 임상 2상과 3상, 허가,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려면 수천억원 단위 자금이 필요합니다. 기술력이 있어도 자금 부담 때문에 조기에 기술이전하거나 임상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전체 150조원 가운데 바이오·백신 분야에 11조600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업계에 지갑을 연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4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기업 비티젠(옛 에스티젠바이오)에 850억원을 규모 저리대출을 승인했습니다. 이어 5월에는 백신 개발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에 3000억원 규모 저리대출을 승인하며 바이오 분야 지원을 이어갔습니다. 비티젠은 해당 자금을 인천 송도 바이오시밀러 CDMO 설비 증설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21가 폐렴구균 백신 글로벌 임상 3상 연구개발(R&D)과 안동 백신 생산공장 증설에 각각 사용할 계획입니다. 다만 리가켐바이오 사례는 이들과 성격이 다릅니다. 비티젠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책자금이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 구조였습니다. 반면 리가켐바이오는 CPS와 CB를 투자자가 인수하는 직접 지분성 투자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비티젠과 SK바이오사이언스 건은 "나중에 갚아야 하는 돈"에 가깝습니다. 이와 달리 리가켐바이오 건은 향후 보통주 전환 가능성이 있는 증권을 투자자가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국민성장펀드가 리가켐바이오의 미래 가치에 베팅하고 일정 부분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는 '잠재적 주주'로 참여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리가켐바이오 투자에 시장이 주목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투자자가 리가켐바이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직접 투자인 데다, 정책자금이 생산설비나 백신 개발을 넘어 신약개발사의 플랫폼 기술과 후기 임상 가능성에 투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할증 발행·무이자 CB·전환 제한…주주 부담 낮춘 5000억 조달 투자 조건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통상 바이오 기업의 증자나 CB 발행은 주가 희석과 대규모 물량 부담(오버행) 우려로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달은 이런 리스크를 줄여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비교적 촘촘히 설계됐습니다. 먼저 이번 CPS 발행은 기준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지는 할증 발행입니다. 리가켐바이오가 발행하는 CPS의 발행가액은 주당 14만93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공시 산식상 기준주가 14만4309원보다 3.5% 높은 수준입니다. 정부와 기관이 할인 없이, 오히려 기준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투자를 자청한 셈입니다. CB 조건도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이번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입니다. 리가켐바이오가 무이자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뜻입니다. 채권자, 즉 CB 투자자는 금리 수익보다는 리가켐바이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CB에 투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이자 비용 기준 실질적인 자금조달 비용이 사실상 '제로'(0)인 데다, 이자 지급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 없이 대규모 임상 자금과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크게 낮춘 조달입니다. 주가에 미칠 단기 부담을 줄인 구조도 눈에 띕니다. 이번에 발행하는 CPS에는 1년 보호예수가 걸려 있습니다. CB 역시 발행 후 1년간 전환과 권면분할이 제한됩니다. 5000억원 규모 지분성 자금이 들어오더라도 당장 시장에 유통되는 보통주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대규모 자금조달 이후 투자 물량이 곧바로 시장에 풀리는 것을 막아 단기 오버행 우려를 완화한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리가켐바이오 최대주주인 오리온그룹이 동반 투자에 나서면서 성장 전략에 힘을 실었습니다. 팬오리온은 이번 투자에서 CPS 825억원과 CB 425억원 등 총 1250억원을 부담합니다. 오리온그룹은 2024년 3월 5485억원을 투입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그룹은 이번에도 정책자금 유치에 발맞춰 대규모 매칭 투자에 나서면서 회사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신뢰의 시그널'을 보낸 것인데요. 특히 이번 정책자금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이사회 구성 등 기존 의사결정 체계도 유지되는 만큼 경영권이나 지배구조 측면의 변화는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4400억 장착하고도 또 펀딩? 후기 임상·차세대 ADC 위한 선제 실탄 이제 시장의 관심은 리가켐바이오가 확보한 5000억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로 향합니다. 사실 리가켐바이오는 당장 돈이 급한 회사는 아닙니다. 올 3월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35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3802억원입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실탄만 4437억원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대규모 자금을 추가 조달한 이유는 R&D 투자 속도가 그만큼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2171억원을 집행했습니다. 전년보다 91.6% 이상 늘어난 수준입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9.3% 급증한 674억원을 R&D에 투입했습니다. 이는 한미약품(651억원)과 대웅제약(552억원), 유한양행(547억원) 등 주요 전통 제약사 R&D 투자액을 넘어서는 규모로 코스닥 바이오텍 중 압도적 1위입니다.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연간 3000억원을 R&D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향후 3년 내 10개 이상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매년 3~5개 신규 ADC 후보물질을 확보해 임상 단계로 진입시키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현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격적인 R&D 계획을 흔들림 없이 밀고 가기 위해 장기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입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R&D와 임상개발에 집중 투입한다는 구상입니다. 핵심은 파이프라인을 임상 2상과 3상 등 후기 임상 단계까지 직접 끌고 갈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ADC 신약개발은 초기 후보물질 발굴보다 임상 단계가 뒤로 갈수록 필요한 자금 규모가 급격히 커집니다.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이려면 일정 단계까지 직접 데이터를 쌓아야 하지만 막대한 임상 비용 때문에 조기 기술이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이런 제약을 줄이는 발판이 될 전망입니다. 리가켐바이오는 기존 기술이전 전략을 유지하되 가치가 큰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후기 임상까지 직접 수행하는 선택지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기술이전을 기다리는 회사가 아니라 자체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높이고 더 큰 가치로 파트너십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죠. 동시에 회사는 차세대 ADC 플랫폼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자금을 투입해 중장기 파이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투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바이오 산업에서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이 자금 지속성입니다. 정책금융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약개발사 미래 가치에 직접 투자했다는 점은 국내 바이오 투자 환경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가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ADC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과 플랫폼 고도화에서 성과를 낸다면 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 직접투자는 K바이오 후기 임상 자금난을 완화하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바이오 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성장펀드의 직접투자는 국가 첨단전략산업 차원의 전략성, 글로벌 경쟁력, 대규모 자금 필요성, 민간 매칭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술력과 파이프라인 경쟁력이 검증된 일부 기업에 선별적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리가켐바이오의 투자 유치가 한 기업의 재무 이벤트를 넘어 국내 바이오 후기 임상 생태계를 넓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2026-06-29 06:00:52차지현 기자 -
자동화에 AI·로봇 장착…디지털로 진화하는 의약품 유통업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가 단순 창고·배송 중심의 물류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첨단 물류산업으로 체질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 마진 감소와 규제 강화 속에서도 유통업계는 수년간 물류 자동화와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 그동안 이어진 선제적인 투자가 최근 들어 작업 효율과 공급 안정성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며 국내 의약품 공급망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의약품 유통사들이 ▲자동화 물류센터 ▲창고관리시스템(WMS) ▲콜드체인 설비 ▲AI 기반 재고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투입한 투자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단기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졌다. 그 결과 작업 정확하와 출고 효율 향상,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밤샘 피킹부터 AI 수요 예측까지…WMS 기반 물류 고도화 국내 주요 의약품 유통사들은 허브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의약품 유통관리기준(GSP)에 맞춘 디지털 물류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GSP는 의약품이 제조 이후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보관·출고·배송 등 유통 전 과정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관리 기준이다. 의약품 유통은 대부분의 출고 작업이 야간에 집중된다. 낮 동안 전국 병·의원과 약국에서 접수된 주문을 밤새 분류·출고해 다음 날 오전 진료와 조제가 시작되기 전에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제품명이 한 글자만 다르거나 포장이 유사해도 성분과 효능이 전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주요 유통사들은 창고관리시스템(WMS)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물동량이 많은 구역에는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을 도입해 오배송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주요 유통사들은 자율주행 로봇(AMR)과 고속 자동창고 시스템(미니로드)을 활용한 GTP(Goods-To-Person)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작업자가 직접 이동하는 대신 로봇이 필요한 의약품을 작업자 앞으로 운반하는 방식으로 작업 효율과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오영이다. 지오영은 자체 개발한 WMS ‘지오넷플러스’를 기반으로 오토스토어(AutoStore) 자동화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큐브 형태의 적재 공간 위에서 80대의 입출고 로봇과 다관절형 피킹 로봇이 연동돼 움직이며 하루 최대 60만개의 의약품을 처리한다. 동원약품그룹도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에이엠알랩스와 협력해 물류센터 내 마이크로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업자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해 생산성과 작업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재고관리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던 발주 방식은 AI 수요 예측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전국 약국의 주문 패턴과 계절성 질환 발생 추이, 제약사의 품절 정보 등을 분석해 적정 재고를 산출하고, 재고 부족과 과잉 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콜드체인 고도화…생물학적제제 관리 체계 안착 최근 몇 년간 강화된 생물학적제제 배송 규정도 업계 전반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주요 의약품 유통사들은 인슐린과 백신 등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바이오의약품을 입고부터 포장까지 전용 패킹룸에서 관리하고 있다. 패킹 이후 배송 과정에서도 자동 온도기록장치(타코메타)와 GPS 기반 관제 시스템 등을 활용해 운송 중 온도를 관리한다. 주요 유통사들은 배송 전 과정의 온도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며 콜드체인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수송 용기에 IoT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쿨러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배송 완료 직전까지의 온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수령 기관에서도 적정 온도 유지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용마로지스는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 기업 윌로그의 IoT 센서를 수송 용기에 적용했다. 배송 기사가 약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센서를 인식하면 이동 과정의 온도 변화가 그래프로 표시돼 수령 즉시 적정 온도 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RFID 기반 추적관리…‘1일 2배송’ 체계 정착 물류 자동화와 함께 의약품 유통의 안전성을 높이는 또 다른 축은 RFID 기반 의약품 일련번호 관리 시스템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문의약품은 제품마다 고유 일련번호가 부여된다. 주요 유통사들은 정부 제도에 맞춰 RFID 터널식 스캐너 등을 도입해 박스와 팰릿 단위의 제품을 한 번에 인식하고, 입·출고 이력을 개별 제품 단위까지 관리하고 있다. 이같은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1일 2배송’ 체계도 업계 전반에 정착했다. 유통업계는 추가 물류비 부담에도 배송 횟수를 유지하며 병·의원과 약국의 재고 부담을 줄이고 필요한 의약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의약품 인계 과정에서도 검수 절차는 이어진다. 품목과 수량, 일련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냉장 보관 대상 의약품의 온도까지 최종 점검한 뒤 인계를 마무리한다. 일련의 공급 체계는 요양기관의 재고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필요한 수량만 주문하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불필요한 재고 부담을 줄이고, 유통기한 경과에 따른 폐기 물량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물류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품질관리와 추적관리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자동화 설비와 정보기술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수년간 이어진 투자가 최근 들어 공급 안정성과 운영 효율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의약품 공급망은 국가 보건의료 체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앞으로도 AI 수요 예측과 로봇 자동화, RFID 기반 일련번호 관리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2026-06-29 06:00:50김진구 기자 -
여야,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대치…보건복지위도 미지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몫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협의없이 통보하면서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커지게 됐다. 의장의 국민의힘 상임위원회 배분안 팩스 통보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상임위원장 배분과 위원 구성 협의 향방은 알기 힘들게 됐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여야 원 구성은 이달(6월) 내 완료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정식 의장의 상임위 명단 제출 요구에도 국민의힘이 두 차례에 걸쳐 응답하지 않고, 의장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을 배분한 명단을 공표하면서 원 구성 협의는 난항에 빠졌다. 여야 원 구성 협상에서 핵심 변수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배분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관례상 원내 제1당이 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게 합리적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여야 원 구성 갈등이 재차 촉발되면서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분과 위원 구성에는 시간이 더 소요되게 됐다. 특히 보건의료·약무정책과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을 도맡는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역시 여야와 비교섭단체 구성 내역이 좀처럼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의장은 국민의힘 복지위원으로 권성동, 김미애, 김예지, 백종헌, 서명옥, 안상훈, 윤용근, 최보윤, 한지아 총 9명을 직권 배분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는 후기 국회에서 복지위를 신청하지 않은 의원도 있는데다, 의장 직권 배분을 놓고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하면서 사실상 이대로 결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의 상임위원 팩스 통보를 놓고 "이게 바로 독재"라며 "멋대로 독식·독재해보라. 응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수 밖에 없다. 110명 의원들이 단합해 끝까지 투쟁하는 게 유일한 힘"이라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원 구성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원장, 상임위원 배분 절차는 민주당 역시 완료하지 못한 분위기다. 일차적으로 여당과 야당 간 상임위원장 배분 결과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 위원장 명단이 꾸려져야 순차적으로 상임위원 배치에 속도가 붙는데, 여야가 원 구성 대치중인데다 민주당 내에서도 아직 상임위원 배치가 완벽히 정해지지 않은 영향이다. 이에 전반기 국회 민주당 복지위원들이 후반기까지 남아 있을지도 쉽사리 예상이 어렵다. 현재로서 복지위 잔류 확률이 높은 민주당 의원은 경기 부천갑 지역구 약사 출신 서영석(재선) 의원과 의사 출신 비례대표 김윤(초선) 의원, 간호사 출신 이수진(재선) 의원, 장애계 비례대표 서미화 의원, 광주 북구을 지역구 전진숙(초선) 의원, 서울 송파병 지역구 남인순(4선) 부의장 정도로 알려졌다. 비교섭단체 복지위원이자 의사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후반기 국회 복지위 잔류 여부도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결국 내주 여야 원 구성 협의 향방에 따라 후반기 복지위원장, 복지위원 결과가 구체화할 전망이다. 복지위 야당 관계자는 "의장이 일방적으로 후반기 상임위원을 직권 배분하면서 여야 합의 폭은 더 줄어든 분위기"라며 "복지위의 경우 민주당은 지원자가 미달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원을 다 채우거나 초과한 것으로 안다. 여야 협의 여부와 각 당내 상황을 더 지켜봐야 복지위 윤곽이 잡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2026-06-29 06:00:48이정환 기자 -
hADM 안전성, 기증부터 추적까지 전주기 관리체계로 검증[데일리팜=황병우 기자]인체유래 세포외기질(ECM)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안전성도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규제와 검증 절차를 통한 명확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제시됐다. 미용·재건 영역에서 활용되는 인체 무세포 진피기질(hADM, human acellular dermal matrix) 역시 기증자 동의부터 감염성 질환 검사, 가공·멸균, 품질 검토, 추적관리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관리체계를 거쳐 환자에게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페이스 P. 케이스 조직은행 전문가(Faith P. Case)는 28일 대한피부항노화학회 제16회 하계학술대회 'ECM 시대의 주인공 hADM, 같은 듯 다른 그들의 이야기' 세션에서 미국 조직은행의 윤리 기준과 규제 준수, 안전성 검증 체계를 소개했다. 케이스 전문가는 미국품질협회(ASQ) 공인 품질경영 전문가이자 미국 조직은행연합회(AATB) 공인 조직은행 전문가로, 현재 조직은행연합회 인증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실사·감사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기증자 동의부터 시작되는 hADM 안전관리 체계 케이스 전문가는 hADM과 같은 인체유래 조직 이식재가 합성 생체재료와 출발점부터 다르다고 강조했다. 제조 공정 이전에 기증자의 결정이 있고, 이 결정이 안전관리의 첫 단계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체 조직은 실험실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증이라는 인간의 결정에서 시작된다"며 "이 결정은 기증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하는 도덕적 책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미국 조직은행 체계의 윤리적 기반은 통일해부학적 기증법(UAGA)이다. 이 법은 자발적 조직 기증과 동의 절차의 근거가 된다. 기증자 또는 가족은 어떤 조직을 회수할 수 있는지, 재건 또는 미용 목적 등 어떤 임상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승인한다. 케이스 전문가는 "높은 수준의 조직 확보와 안전성 기준은 단순한 규제 요건이 아니라 기증자의 뜻을 지키는 약속"이라며 "공공의 신뢰가 보호될 때 환자를 위한 지속적인 치료도 보장된다"고 전했다. 그는 기증자 동의와 FDA 규제가 맞물린 구조도 설명했다. 기증자의 허가가 조직 회수의 출발점이라면, FDA 규제는 해당 조직이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수준인지 확인하는 장치라는 의미다. 케이스 전문가는 "기증은 시작일 뿐, 기증이 동종이식재 생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증자가 초기 안전성 확인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과정은 그 단계에서 멈추고 조직은 회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염검사·무균회수 거쳐 검증된 조직만 환자 사용 기증 이후에는 감염성 질환 검사와 무균 회수, 가공·멸균 검증이 이어진다. 케이스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 조직은행은 기증자의 의학적·행동학적 병력을 검토하고, 급성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핵산증폭검사(NAT)를 적용한다. 검사 대상에는 HIV, B형간염, C형간염, 매독, HTLV,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등이 포함된다. 그는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의 관리 방향도 환자 보호라는 점에서 같다고 짚었다. 케이스 전문가는 "FDA와 식약처는 행정 절차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목적지는 같다. 절대적인 환자 보호"라며 "기증자 선별과 감염성 질환 검사에서 요구되는 핵심 안전 가치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안전성 검증에서는 실제 환경 관리가 핵심으로 제시됐다. 케이스 전문가는 "미생물은 서류를 보지 않는다. 환경을 본다"며 "조직 안전성 검증은 조직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오염 위험을 줄이는 다층 방어체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은 회수 단계에서부터 오염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후 의사와 조직은행 의료책임자의 평가를 거쳐 가공 적합성이 판단된다. 가공 단계에서는 한 구역에서 한 기증자의 조직만 처리하는 방식이 적용되며, 클린룸과 HEPA 필터, 검증된 멸균 프로토콜, 콜드체인 관리 등이 더해진다. 완제품도 곧바로 유통되지 않는다. 의료책임자의 방출 결정, 기증자 검사 결과, 가공 기록, 멸균 기록 등을 품질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검토한 뒤에야 환자 사용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고유 식별번호 기반 추적관리로 안전성 검증 완성 케이스 전문가는 추적관리도 hADM 안전성을 설명하는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모든 기증자에는 고유 식별번호가 부여되고, 이 번호는 조직 회수부터 가공, 보관, 국제 운송, 최종 임상 현장까지 연결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초 기증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특정 조직이 어떤 환자에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그는 "현대 동종이식재의 진정한 정교함은 임상 적용 자체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직은행은 궁극적으로 기증이라는 선물을 존중하고, 이를 받는 환자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이 책임은 오류가 허용되지 않는 시스템과 정밀한 책임성으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세션을 마무리하며 좌장도 강연의 의미를 ECM 안전성 논의와 연결했다. 좌장은 "ECM에 대해 일부에서 제기됐던 윤리적인 의구심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과학적인 근거와 국제적인 관리 기준으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강연이었다"고 평가했다.2026-06-29 06:00:46황병우 기자 -
샤페론 '7트랙 수익화' 승부수…포트폴리오 최대 30억 달러[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샤페론이 핵심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단기·중장기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기 위한 '7트랙 종합 수익화 전략'을 공개했다. NuGel 기술이전과 니즈텍 인수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창출, 나노바디·ADC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사업개발(BD)을 동시에 추진해 임상 데이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보수적으로 약 10억달러, 공격적으로 최대 30억달러(3B)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가치를 제시했다. 단기 현금창출과 중장기 기술이전을 병행하는 구조를 통해 자산의 본질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샤페론은 경증·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NuGel의 글로벌 임상 2b상 Part 2에서 나타난 위약군 과반응과 병원 간 평가 편차가 자산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Part 1에서는 치료군 환자 전원이 EASI50에 도달했고, 위약 반응도 경쟁사 수준에 그쳤다. 국내 임상 2a상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 신호를 확인했다. 현재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함께 Part 2 데이터를 정밀 분석 중이며, 오는 9월 최종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완료한 뒤 글로벌 파트너가 매력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후속 허가용 임상 프로토콜까지 마련해 공격적인 기술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NuGel의 임상 1·2상 데이터 패키지와 특허 포트폴리오, 후속 허가용 임상 프로토콜을 포함한 자산 가치가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14억달러(1.4B)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니즈텍 인수로 단기 현금창출 기반 마련 단기 수익 구조의 핵심은 지난 6월 인수한 홈뷰티 디바이스 기업 니즈텍이다. 샤페론은 니즈텍 지분 60%를 확보했으며 연결 기준으로 올해 목표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는 바이오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안정적인 현금창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니즈텍 유통망을 활용한 의료기기(Class 2 창상피복재) 기반 NuDifin의 2027년 1분기 출시도 추진한다. 치매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인지 건강기능식품의 국내외 판매와 함께 홍콩법인에 이어 대만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자회사 허드슨 테라퓨틱스를 통한 북미·남미 진출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나노바디·ADC 글로벌 기술이전 본격화 샤페론은 2028~2031년 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의 특허 만료를 차세대 면역항암제 시장의 기회로 보고 글로벌 사업개발을 확대한다. CD47-PD-L1 이중특이성 나노바디 PapiliXimab은 가장 성숙한 전임상 패키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데이터를 공유 중이다. ADC 나노바디 PdRaxane은 기존 항암제의 6분의 1 용량으로도 마우스 종양 성장을 100% 억제한 전임상 결과를 확보했으며, 2027년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세계 10번째 나노바디 항체치료제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폐렴 치료제로 유럽 임상 2상을 마친 NuSepin은 바이러스성 폐렴 유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올해 안에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IND 패키지를 완료해 데이터와 특허, 임상 프로토콜을 글로벌 파트너에게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아토피 치료제 프랜차이즈 구축 장기적으로는 GPCR19 기반 아토피 치료제 프랜차이즈 구축에 나선다. HY310 경구제는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를 먼저 개발해 개념증명(PoC)을 확보한 뒤 사람 대상 임상을 추진하는 '듀얼 마켓 전략'을 적용한다. NuGel과 HY310을 하나의 아토피 치료제 프랜차이즈로 묶어 순차적으로 기술이전함으로써 계약금과 마일스톤 규모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GPCR19 기반 합성신약들도 독성 평가와 CMC, 대량생산 공정 구축을 마치고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GPCR19 기반 작용기전과 염증복합체 관련 전임상 데이터, 다수 후보물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며, 1세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업적 가치도 수십억달러 규모로 기대하고 있다. 샤페론 관계자는 "니즈텍 인수로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영업망을 기반으로 단기 수익 자산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고, 바이러스성 ARDS 치료제와 NuGel의 허가용 임상 프로토콜 등 핵심 사업도 3분기 내 가시화될 예정"이라며 "임상 데이터의 일시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자산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리스크 완화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026-06-29 06:00:44이석준 기자 -
조기 폐암 치료 진화…'타그리소'가 연 재발 예방 시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다양한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됐다. 전이성 환자의 장기 생존이 현실화되면서 치료 전략도 생존기간 연장을 넘어, 조기 병기에서 재발을 예방하고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도 새로운 치료 목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전이성 치료를 넘어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재발 예방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데일리팜은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타그리소 수술 후 보조요법의 임상적 의미, 그리고 장기 생존 시대의 치료 목표에 대해 들었다. 타그리소를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러한 치료 환경 변화를 '퀄리티 서바이벌(Quality Surviva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발을 지연시키고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 치료 지속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치료 목표다. 수술 후 보조요법부터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 전이성 치료까지 이어지는 타그리소의 전 주기 치료 전략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실제 조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재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완전 절제술을 받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률은 1기 약 20%, 2기 약 40%, 3기에서는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 환자는 수술 후 3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이에 따라 수술 이후 재발 여부를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재발 위험 자체를 낮추기 위한 보조요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타그리소는 임상3상 ADAURA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73% 줄였고,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키며 조기 EGFR 변이 폐암 치료 전략 변화의 근거를 마련했다. 중추신경계(CNS) 재발 위험 감소 효과까지 확인되면서 장기 생존뿐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고려한 치료 옵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EGFR-TKI가 연 정밀의료 시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치료가 정밀의료 시대로 전환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분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조직형과 병기 중심으로 치료 전략을 세웠다면, EGFR 변이가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로 자리 잡으면서 환자의 유전자 특성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후 ALK, ROS1, RET, MET, BRAF, KRAS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되며 폐암은 가장 빠르게 정밀의료가 발전한 암종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등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별 분자적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고, 맞춤형 치료 전략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EGFR-TKI는 폐암 분야에서 정밀의료와 표적치료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EGFR 변이가 폐암 치료에서 갖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특정 분자 표적을 기반으로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정립하며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 개발과 정밀의료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면서 폐암 치료 성과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그는 "EGFR 변이는 폐암 정밀의료 시대를 연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라며 "특정 분자 표적이 존재해야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정립했고,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 개발과 정밀의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면서 폐암 치료 성과 자체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타그리소 역시 치료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1차 치료를 시작으로 수술 후 보조요법, 절제 불가 국소진행성(3기)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치료 전략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치료 단계별 핵심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교수는 "타그리소는 뇌전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확인된 약제인 만큼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CNS 재발 위험을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뇌전이를 예방한다는 것은 단순히 재발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인지 기능과 뇌 기능을 유지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수술 후 경과관찰에서 재발 예방으로…조기 치료 전략 변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최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치료 개입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수술 이후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하다가 재발이 확인되면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재발 위험을 조기에 낮추는 것이 장기 생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면서 수술 후 보조요법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EGFR 변이 폐암은 완전 절제술을 받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 위험이 높은 암종이다. 재발이 발생하면 다시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후에는 전이성 폐암 치료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재발 이후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보다 재발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한 치료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ADAURA 연구가 있다. 완전 절제술을 받은 EGFR 변이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타그리소 수술 후 보조요법이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뿐 아니라 OS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여기에 CNS 재발 위험 감소 효과도 주목받았다. EGFR 변이 폐암은 다른 폐암보다 뇌전이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전이는 생존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와 신경학적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단계부터 이를 예방하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가 완치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면 재발 이후 사용할 치료를 미리 고민하기보다 현재 시점에서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맞다"라며 "치료는 다음 단계를 걱정하며 미루기보다 지금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술 후 보조요법은 재발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질병 없이 일상을 유지하는 시간을 늘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재발 없이 생활하는 기간 자체도 환자에게는 중요한 치료 성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보조요법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기 폐암에서는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도 있는 만큼, 일부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치료가 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견해다. 이 교수는 "EGFR-TKI가 전이성 환자에서 장기 생존의 이점을 입증한 만큼, 조기 폐암에서도 치료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며 "어떤 환자는 장기 생존의 관점에서 재발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고 또 다른 환자는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존 넘어 일상 회복까지...장기 관리 시대의 새로운 치료 목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성적이 향상되면서 의료진이 바라보는 치료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을 얼마나 오래 조절하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치료를 이어가면서 환자가 일상과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이 교수는 장기 생존 시대에는 환자 개인의 치료 목표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임상 데이터를 두고도 어떤 환자는 완치 가능성을 우선할 수 있고, 또 다른 환자는 재발 없이 일상을 유지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진단이다. 이 교수는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환자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다를 수 있다"며 "의료진은 객관적인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자신의 삶과 치료 목표를 고려해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의료진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환자가 이를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환자가 치료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라며 "치료 효과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타그리소의 의미도 단순한 치료 효과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표적치료제를 통해 질환을 장기간 조절하면서 환자가 직장과 가정,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 역시 장기 치료 시대에는 중요한 가치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타그리소가 1차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1·2세대 EGFR-TKI보다 내약성이 우수하고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도 후속 치료 옵션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자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는 질병의 진행 없이 오랜 기간 일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십 년 동안 재발 없이 지내다가 이후 재발한다면, 그 기간 동안 질환 부담 없이 지낸 시간 역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은 환자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2026-06-29 06:00:42손형민 기자 -
[데스크 시선] 이행명 회장이 남기고자 하는 것[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기업가는 무엇을 남겨야 할까. 누군가는 매출을 남기고, 누군가는 공장을 남긴다. 어떤 기업가는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를 남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과는 언젠가 새로운 기록에 자리를 내준다. 영원히 남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명인제약 창업주 이행명 회장은 다른 답을 내놓은 듯하다. 그는 회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업이 사회로부터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면 언젠가는 그 결실을 다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철학은 2023년 사재 350억원 출연이라는 결단으로 이어졌다. 현금 100억원, 명인제약 주식 250억원. 이행명 회장은 회사의 이름을 건 명인다문화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진짜 의미는 출범 자체보다 그 이후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재단이 출범한 지 3년. 350억원으로 시작된 씨앗은 이제 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장학재단으로 성장했다. 누적 장학생은 473명, 누적 장학금 지원 규모는 13억2200만원에 이른다. 장학생 출신 국가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17개국으로 확대됐다. 최근 선발된 장학생 가운데는 의예과와 치의학과, 간호학과 진학생도 포함됐다. 누군가는 의사가 되고, 누군가는 간호사가 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연구자가 되고 교사가 될 것이다. 그들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에는 명인다문화장학재단이 있다. 이행명 회장이 주목한 대상이 다문화가정 자녀였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다문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도 다문화 학생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언어와 문화, 경제적 환경이라는 여러 장벽을 동시에 마주한다. 결국 이들이 어떤 교육 기회를 얻느냐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그는 이런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재단은 단순히 등록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진로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명인다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장학생들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의사를 꿈꾸는 학생,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학생,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까지 각자의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누군가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줬다는 경험이다. 장학금의 가치는 단순히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이 아니다. "너는 할 수 있다"는 사회의 응원일 수 있다. 그 응원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결국 사회를 바꾼다. 명인제약은 창립 40주년을 넘겼다. 회사는 국내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을 대표하는 제약기업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행명 회장이 남기고자 한 것은 다른 곳에 있는 듯하다. 매출과 공장, 주가와 시가총액은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는 더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가 설립한 장학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를 넘어선다. 한 기업인이 평생 일군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에 가깝다. 기업은 성장하고 변한다. 경영진이 바뀌고 시장 환경도 달라진다. 그러나 장학금을 받고 성장한 학생들이 의사와 연구자, 교사와 공무원이 되어 다시 사회를 움직인다면 그 영향력은 훨씬 오래 지속될 것이다. 좋은 약은 사람의 몸을 치료한다. 좋은 교육은 사람의 미래를 바꾼다. 이행명 회장이 350억원으로 시작한 선택은 어쩌면 새로운 약을 만드는 일과 닮아 있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오래간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명인다문화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은 한 학생이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것이 이행명 회장이 남기고 있는 가장 큰 유산인지도 모른다.2026-06-29 06:00:40이석준 기자 -
"본인부담률 95%가 급여냐"…의사들, 관리급여 반대 집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범의료계 단체들이 정부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 추진을 국민 치료권 박탈이자 일차의료 말살 정책으로 규정하고 백지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 특별위원회와 정형외과·신경외과·마취통증의학·재활의학과의사회 등 은 28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국민의 치료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궐기대회 전면에 나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수가의 5%만 감당하면서 비급여 가격과 횟수, 진료 기준 등 100%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며 “본인부담률이 95%에 달하는 제도가 과연 국민을 위한 급여이고 제도냐, 아니면 실손보험 회사를 위한 제도냐”고 따져 물었다. 김 회장은 이어 최근 건정심의 수가 결정에 대해서도 “초진 300원, 재진 200원인 1.6%를 주겠다면서 거기서도 0.7%를 떼어 필수의료를 살린다고 한다”며 “이는 아랫돌 빼서 윗돌 채우는 정책이자 도둑놈 심보며, 일차의료 말살 정책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사의 진료권은 의사만을 위한 권리가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라 제대로 판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국민의 권리”라며 “정부가 정한 숫자가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라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관리급여 도입이 비급여 체계를 강제로 퇴출시켜 재벌 실손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관치의료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단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획일적인 기준에 묶이면 현장 중심의 맞춤형 도수치료 중 절반 이상이 의료 현장에서 강제로 사장될 것”이라며 “통증 완화와 재활이 시급한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보 재정 악화 우려도 제기됐다. 단체들은 “기존 비급여 체제에서는 실손보험을 통해 처리되던 비용 중 5%를 국가 건보 재정에서 지급하게 된다”며 “정부가 건보 적자를 걱정하면서도 불필요한 지출을 늘려 결국 전 국민의 건강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거대 실손보험사의 하수인 노릇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대사에 나선 이태연 범대위 관리급여 대응위원장 역시 관리급여 확대가 가져올 의료 현장의 붕괴를 경고했다. 이태연 위원장은 “오늘은 도수치료이지만 내일은 체외충격파, 그다음은 또 다른 비급여 치료가 타깃이 될 것”이라며 “관리급여가 확대되는 순간 허리 통증 환자가 골절을 당하거나 뇌졸중 후 재활이 절실해도 ‘기준 초과’ 한마디로 치료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의료계는 전문학회가 근거에 기반한 자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정 진료를 관리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정부는 통제와 규제만 선택했다”며 “양질의 의료기관이 진료를 포기하게 만들어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탁상행정으로 빚어진 관리급여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범의료계 단체 회원들은 ▲초법적 관리급여 도입 즉각 중단 ▲의사의 전문적 비급여 진료권 침해 규제 철회 ▲실손보험 구조의 근본적 개혁 동참 등을 요구하며,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부의 방침에 명운을 걸고 단호히 맞설 것을 결의했다. 한편 복지부는 최근 건정심을 열고 '지역·필수의료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의결하고 연간 3.6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검체검사와 CT·MRI 분야를 '과보상 영역'으로 규정, 무려 2.6조원 규모의 수가 조정을 하길로 결정했다.2026-06-28 23:42:01강신국 기자 -
동국대 대학원 제약바이오산업학과, 내달 3일까지 신입생 모집[데일리팜=정흥준 기자]동국대학교가 2026학년도 후기 일반대학원 특별전형을 통해 제약바이오산업학과 석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접수는 진학어플라이를 통해 지난 25일부터 7월 3일까지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서류 제출은 7월 6일 오후 5시까지 완료해야 한다. 이후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산업학과 석사과정은 다학제적 융합 커리큘럼과 복지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 전폭적인 장학 혜택이 강점이다. 전일제 입학생은 동국대 일산병원 캠퍼스 연구실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재학할 경우, 정규학기 수업료 100%를 감면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업에 종사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시간제 입학생에게도 정규학기 수업료의 최대 30% 이내까지 장학금을 지원한다. 동국대 제약바이오산업학과는 자연과학 계열의 학과 간 협동과정으로 운영된다. 전통적인 기초 과학과 의약 분야인 약학과, 생명과학과, 의학과뿐만 아니라 법학과, 컴퓨터·AI학과, 경영학과까지 총 6개 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부터 인허가, 마케팅, AI 활용까지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서 요구하는 융복합적 지식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구조다. 한편, 동국대 제약바이오산업학과는 복지부가 주관하는 '제약바이오산업 특성화 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입학 관련한 세부 문의는 제약바이오산업학과 사무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2026-06-28 17:20:12정흥준 기자 -
약정협의체 본격 가동…복지부-약사회, 7월 1일 첫 실무협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와 보건복지부가 재가동한 약정협의체의 사실상 첫 공식 실무회의가 오는 7월 1일 열린다. 그동안 약정협의체 재개 사실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후속 회의 일정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약사 문제를 비롯해 창고형약국 대응, 성분명처방 등 약사사회 주요 현안 논의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28일 경기도약사회 정책토론회에서 "한약사 문제는 284일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 문제를 종결하기 위해 복지부에서 제안한 약정협의체가 오는 7월 1일 두 번째 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6일 대한약사회와 복지부는 5~6년 만에 약정협의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하고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에는 협의체 운영 원칙과 향후 논의 방향을 공유하는 상견례 성격의 회의가 이뤄졌으며 이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권 회장이 이날 공개한 2차 회의는 협의체가 실제 정책 논의를 시작하는 첫 실무협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약정협의체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 중 하나는 한약사 문제다. 약사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대통령실과 복지부 등을 상대로 릴레이 집회와 정책 건의를 이어오며 한약사의 전문의약품 취급 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다. 이번 협의체 역시 한약사 업무범위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식 협의 창구 성격이 강하다. 이와 함께 최근 약국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창고형약국 대응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약사회는 현재 창고형약국 확산을 막기 위해 약국 개설 단계에서 임대차계약서와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제출받아 면허대여나 담합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협의체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성분명처방 역시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약사회는 의약품 품절과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분명처방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복지부와도 정책 방향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일반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방안 등도 협의체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약정협의체 재가동은 그동안 대립 양상을 보여온 복지부와 약사회가 현안을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신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협의체가 2주 단위 정례 운영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단발성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희 회장은 이날 "한약사 문제를 반드시 종결짓겠다는 각오로 협의체에 임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약사사회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2026-06-28 16:47:54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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