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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잔혹사' 반복되는 약정원…차용일 원장 체제가 풀 숙제는

  • 김지은 기자
  • 2026-06-04 06:00:48
  • 조찬휘·최광훈·권영희 집행부까지…약정원 둘러싼 논란 반복
  • 데이터·플랫폼·IT 사업 확대 속 인사·사업·권한 갈등 구조화 지적
  • “미래 약사사회 인프라 쥔 조직”…새 원장 체제 첫 시험대 올라
AI 제작.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집행부마다 약학정보원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는 단순 인사 문제를 넘어 조직 구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찬휘 집행부 시절 개인정보·데이터 활용 논란부터 최광훈 집행부 시기 플랫폼 사업 잡음, 최근 권영희 집행부의 유상준 원장 직위해제 사태까지 약정원이 사실상 대한약사회 집행부의 '오너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약정원이 논란 끝 차용일 신임 원장을 선임하면서 조직 안정화와 미래 전략 재정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새 원장 체제 역시 결국 약정원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약정원을 둘러싼 반복된 갈등이 특정 집행부나 특정 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공성·사업성 간 줄타기…약사회 집행부에는 정치적 부담으로도 

약정원은 청구프로그램, 조제 데이터, 공공사업,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이 확대되며 사실상 약사사회의 핵심 IT·데이터 기관으로 변모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공성과 사업성이 동시에 충돌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약사회 입장에서는 회원 서비스와 공공 플랫폼 역할을 강조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민간 데이터 사업, 플랫폼 구축, 외부 업체 협업, 대규모 IT 투자 등이 함께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만큼 원장이나 부원장 등 핵심 인사의 인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반복되는 잡음의 원인으로 꼽힌다.

약정원 사업 자체가 단순 회무 조직이 아닌 IT 플랫폼과 데이터 사업, 조직 운영, 대외 협력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보니 단순 약사사회 경험만으로는 조직 운영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반대로 IT 전문성이나 경영 능력만으로는 약사사회 특유의 구조와 정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시대적으로 원장이나 핵심 임원에게 IT·플랫폼 분야 이해, 조직·경영 능력, 약사사회 회무 경험 등을 동시에 요구하게 되는데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반복적인 인사 실패와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배경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더불어 약정원은 인사권과 사업, 예산, IT 조직, 외부 계약 등이 모두 얽혀 있는 조직이다 보니 새 집행부가 출범할 때마다 '전임 집행부 색채 지우기' 또는 권력 재편 대상으로 비쳐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원장이나 실무진 입장에서는 사업 연속성과 조직 독립성, 전문성 중심 운영 필요성을 강조하게 되면 집행부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사회는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해 움직이는 정치 조직 성격이 강한 반면 약정원은 전문성과 사업 연속성이 중요한 IT·데이터 조직 성격이 강하다"며 "양측 성격이 충돌하는 부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용일 신임 원장 체제 출범…조직 안정과 혁신 시험대

이 같은 상황에서 약정원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차용일 신임 원장을 공식 선임했다. 차 신임 원장은 지난 7년간 대전광역시약사회장을 맡아 다제약물관리사업과 약 바르게 쓰기 운동 등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회무 역량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약정원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단순한 원장 교체를 넘어 조직 혼란을 수습하고 약정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차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조직의 확고한 안정 ▲IT·AI 플랫폼 구축 ▲전문성 강화 등 세 가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약정원은 철저히 회원 서비스를 위한 기관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약국 처방·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공데이터 사업 고도화와 AI 기반 플랫폼 개발 의지를 밝혔다.

또 PM+20을 비롯한 약국관리프로그램의 안정적 운영과 고도화, 청구·복약정보 및 판매지원 시스템 강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연계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차용일 체제의 성공 여부가 단순 프로그램 개선이나 조직 안정에만 달려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 사업 방향성 정립, 조직 안정화, 약사회와의 역할 재설정, 전문성 중심 운영 체계 확립 등 약정원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이 약정원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와 플랫폼, 전자처방전, 공공 API, AI 기반 약국 시스템 등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약정원은 최근 조제 데이터 사업 파트너 교체를 추진하는 한편 청구프로그램 고도화와 각종 공공 플랫폼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신임 원장 체제의 성패는 단순한 조직 운영 성과를 넘어 약정원이 반복된 갈등의 상징에서 미래 약사사회를 이끄는 전문 플랫폼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약정원이 마주한 문제는 특정 원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정체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라며 "새 원장이 조직 안정과 혁신이라는 두 과제를 얼마나 균형 있게 풀어내느냐가 향후 약정원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약국 한 약사는 "앞으로 전자처방전과 AI, 데이터 활용 등 약국 환경이 크게 바뀔 텐데 결국 약정원이 그 변화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새 집행부와 새 원장 체제가 과거 논란을 반복하기보다 미래 준비에 역량을 집중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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