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의약품 6년새 17% 증발…강력한 제네릭 억제 정책 여파
- 천승현 기자
- 2026-05-28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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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급여 등재 의약품 2만1898개...2020년 10월보다 4655개↓
- 2020년 계단식 약가제도 적용...2021년 공동개발 규제 시행
- 전문약 허가 급감...약가 개편 이후 새 캐시카우 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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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20년 약가제도 개편 이후 6년 동안 건강보험 급여 등재 의약품이 17% 감소했다. 시장에 늦게 진입할수록 약가를 깎는 계단식 약가제도와 공동개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강력한 시장 진입 억제 장치로 작동했다. 제네릭 약가 기준을 더욱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의 캐시카우 발굴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오는 6월 1일 기준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 의약품은 총 2만1898개로 5월 1일 2만1872개보다 26개 늘었다. 급여 의약품은 작년 11월 2만1685개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동안 213개 증가했다. 다만 작년 6월 2만1983개와 비교하면 1년 동안 85개 줄었다.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은 지난 2020년 10월 2만6527개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2020년 10월과 비교하면 약 6년 동안 4655개 감소했다. 건강보험 급여 목록 신규 등재보다 시장 철수나 퇴출 제품이 4655개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 6년간 급여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이 17% 사라진 셈이다.

지난 2018년 11월 급여등재 의약품은 2만689개를 기록했는데 2020년 10월에는 2만6527개로 1년 11개월 동안 5838개 늘었다. 이 기간에 급여 등재 의약품 규모가 28.2% 확대될 정도로 신규 진입이 시장 철수 건수를 압도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5년 동안 급여 등재 의약품 개수의 감소세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 약가와 허가 규제 강화로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이 크게 억제됐다고 진단한다.
2020년 7월부터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제품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 제약사가 제네릭을 직접 개발하고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으면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구조 탓에 전 공정 제조 위탁 제네릭의 허가가 크게 감소했다는 평가다.
당시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시행됐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을 수 있다. 시장 진입 순서에 따라 약가가 차등 부여되면서 후발 제네릭의 진입 동력이 꺾였다.
허가 규제도 강화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 2021년 7월부터 개정 약사법 시행으로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가 제한됐다. 이른바 '1+3' 규제로 불리는 새 규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직접 시행한 제약사의 의약품과 동일한 제조소에서 동일 처방·제조법으로 모든 제조공정을 동일하게 제조하는 경우 생동성자료 사용이 3회로 제한된다. 1건의 생동성시험으로 4개의 제네릭만 허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 자료 역시 직접 수행 제약사의 의약품 외 3개 품목만 임상자료 동의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특정 제약사가 생동성시험을 거쳐 제네릭을 허가 받으면 수십 개 제약사가 동일한 자료로 위탁 제네릭 허가를 받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공동개발 규제로 '제네릭 무제한 복제‘는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입 시도가 크게 위축됐다. 전문약 허가 건수는 2019년 4195개에서 2020년 2616개로 38% 줄어든 이후 감소세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전문약 허가 건수는 747건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6년새 82%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허가 받은 전문약은 총 306개로 같은 기간 허가 취하 또는 취소로 철수한 제품 530개에 크게 못 미쳤다.
사실 2019년과 2020년 전문약 허가 급증은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가 폭증했다는 것이다. 2018년 불순물 초과 검출로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175개 품목이 판매 금지됐다. 이때 복지부와 식약처는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내비치자 제약사들이 사전에 제네릭 제품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제네릭 허가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 건수가 급증했고 제도 개편 이후 종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8월로 예고된 약가개편 이후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 동력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인다.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 사용 등 최고가 요건을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면 약가인하 폭은 더욱 커진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약가가 25.6% 떨어진다.
계단식 약가제도를 적용할 때 기준 요건 미충족 약가를 반영하면 제네릭 약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정부는 2020년 계단식 약가제도를 도입할 때 시행한 ‘직전 최저가와 기준요건 2개 미충족시 약가’ 중 낮은 금액의 85%를 부여하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계단식 약가가 적용되는 13번째 제네릭은 최고가 요건 2개 미충족 제네릭 산정률 28.80%에서 15% 내려간 24.48%를 넘을 수 없다. 동일한 13번째 제네릭을 비교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53.55원이 개편 제도에서는 절반 이하로 낮아지는 구조다. 14번째와 15번째 제네릭은 최저가에서 38.6%씩 내려가면서 각각 14.98%, 9.20%로 추락한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 순서 단축, 계단형 적용 15% 인하, 최고가 요건 미충족 약가인하율 20%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후발 제네릭 진입이 원천봉쇄되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으로 이미 시장 진입 동력이 크게 꺾였는데도 또 다시 제네릭 진입을 억제하면 제약사들의 캐시카우 장착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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