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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보험 계약제로 보건의료정책 정비하자
이평수 교수(차의과학대학교 보건의료산업학과)
데일리팜 2017-06-08 06:14:54 |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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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정책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수단이다.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를 필요한 시기에 경제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건강보험은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의 수단이다. 건강보험은 초기에 질병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적용범위를 불건강의 극복에서 건강의 보장으로 확대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국민 건강권 보장의 독보적 수단이 되었다.

건강보험의 확대와 발전은 기존 보건의료 제공체계에 재정적인 영향은 물론 제공 행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영향과 변화에 따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제공체계는 기존의 상황에 머물러 있어서 부조화와 비능율로 인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건강보험을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정비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당연히 시도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보건의료 분야의 해묵은 당면과제

보건의료의 당사자는 이용자인 국민, 공급자인 보건의료인 그리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관리하는 정부와 보험자이다. 건강보험이 도입된 40여 년 동안 이들 당사자 간에는 불만이 증폭되고 갈등이 지속되어 왔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 의료비 부담은 여전하고 이용은 불편하다. 공급자들 입장에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살림살이는 어렵고 지속되는 규제로 활동은 불편하다. 정부와 보험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보장성은 제자리이고, 공급자들의 수가에 대한 불만은 물론 보건의료 관련 사고와 갈등은 지속·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위하여 새 정부가 출범할 때 마다 보건의료와 건강보장에 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가 활용되었다. 위원회에는 관련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많은 내용과 양의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성과는 미미하였다. 모든 위원회가 활동보고서를 채택하고 발간하였으나, 기본방향이나 내용 이전에 실행이 담보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해당 정권 임기 내 성과를 염두에 두고 서두른 단기계획이어서 기간 내 실행이 어려웠고, 더군다나 차기 정권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동안 거론되었던 보건의료 분야 화두는 보건의료 제공체계의 효율성과 건강보험의 적정성으로 현재까지 진전도 별로 없고 당사자 간 갈등의 원인이다. 새 정부에서는 이러한 과제에 대한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것 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틀이 마려되었으면 한다.

사상누각 보건의료정책 기초보강 건강보험으로

대통령 선거공약에 의하면 새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기본방향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보장성 강화와 의료공급의 효율성 제고이다. 공공성을 위하여 공공의료기관 외에 민간의료기관도 공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보장성을 위해서는 적정부담-적정수가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의료제공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의료기관 간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것이다. 각각에 대한 실행 전략으로는 지원과 유인은 물론 규제를 포함하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새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실행과 성과는 물론 정권을 초월한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내용을 수용하여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그 그릇은 깨지지 않아야 한다.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단단하여야 하고, 단단하기 위해서는 그릇을 만들고 유지하는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참여와 협조는 건강보험에서 재정활용의 효율성을 전제로 한 부담, 보장과 보상의 적정성에 대한 것부터 논의돠어야 한다. 적정성을 기반으로 건강보험이라는 수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릇은 총액계약제와 요양기관계약제이다.

총액계약제는 보험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통하여 보장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보장성의 저해요인은 비급여이다. 보장성을 위하여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기 위해서는 공급자들의 비용절감형 급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공급자들이 참여하는 비용절감형 총액계약제는 현재와 같은 비급여의 만연을 방지함은 물론 건강보험재정 활용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공급자의 총액계약제에 대한 거부감은 보상의 수준에 대한 불신이다.

제도의 초기에는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절감을 위한 통제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불신의 해소를 위한 실질적 방안과 소통이 필요하다. 총액계약제는 적정보상을 전제로 하여야 하고, 적정보상은 공급자의 적정공급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총액은 공급자의 적정공급에 부족함이 없어야 함은 물론 의료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자의 비용절감은 공급자의 수익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즉, 공급자 스스로 비용효과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인이 작동되어야 한다.

총액계약을 위해서는 적정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치열하고 지난한 논의에 의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동시에 총액과 공급자들의 공급을 일치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는 의원이나 병원 모두 환자유치를 위하여 경쟁하지만, 총액이 확보될 경우에는 의원이나 병원의 그룹 차원에서는 환자 수를 늘릴 유인이 없어진다. 즉, 환자 수와 상관없이 의원이나 병원 그룹이 보상받을 크기는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의 구분이 전제되어야 한다. 외래와 입원 그리고 의료기관과 한방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의 구분이 난제가 될 것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적정한 양과 질의 공급을 확보하면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기존 또는 신규 진입 의료기관과 보험자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적용 조건을 계약하는 것이다. 보험자 입장에서는 가입자인 국민들의 의료이용에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적정공급을 확보할 수 있고, 공급자는 계약 범위 내에서는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당연 내지 강제 지정은 보험자에게는 권리에 비하여 의무는 미미하고, 공급자에게는 의무에 비하여 권리가 미미한 형상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보험자와 공급자 간에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여 적정공급과 적정보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다. 보건의료 전반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요양기관계약제와 총액계약제는 동시에 연계·활용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초기에는 기존의 의료기관 중 희망하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활용을 수용하고, 신규 진입이나 증설에 대해서는 적정 여부를 적용하는 것이다. 적정 여부의 판단을 위하여 지역별로 병상은 물론 의원급 기관과 특수 장비나 시설의 양과 질을 관리하는 방안을 활용하되, 기관의 기능과 역할 분담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계약기관에 대한 보상방법으로는 총액계약제에 의한 일반적인 기준의 보상을 기본으로 하고, 개별 기관의 기능과 역할 또는 취약지나 응급이나 분만 등 특별 조건에 따라서는 기관별로 별도 보상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총액계약제와 요양기관계약제는 공급과 보상의 적정화 방안이다. 효율을 기반으로 하는 공급과 보상의 적정화는 부담과 보장 적정화의 조건이다. 따라서 두 가지 계약제를 기초로 공급체계와 지불체계의 정비 환경을 마련하여야 한다. 공급체계가 정비되면 공급에 필요한 인력, 시설과 장비 등 필요 자원의 양과 질을 마련할 기준이 마련되고, 지불체계가 정비되면 보장성과 공급체계 유지에 필요한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 현재와 같이 절대인력이 부족하고 보상이 부적절한 상황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무턱대고 확대하려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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