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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실습, 보건인 지부심 갖는 기회"5주간의 보건사회연구원 심화실습 수기..."나를 알아가는 시간" 몇 년간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서른 다섯의 늦은 나이에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준비했던 약대 입시, 합격의 기쁨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2년의 시간이 정신 없이 지나가고 두 번째 겨울방학을 맞았다. 새로운 체제의 약학 대학 교육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시점에서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심화실습을 하기로 계획됐다. 배정된 곳은 보건의료 관련된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이하 보사연)이었다. 5주간의 실습기간 동안 보사연 식구들은 늦깎이 대학생인 나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보사연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과 느낀 점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소개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의 국책연구기관으로 기타공공기관에 속한다. 보사연은 국민 보건·의료·국민연금·건강보험·사회복지 및 사회정책과 관련된 제부문의 정책과제를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 및 분석하고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국민의 의견수렴과 이해증진을 위한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국가의 장·단기 보건복지정책 수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관에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을 하기 위한 조직 구성을 보면 99명의 연구원과 18명의 행정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영 지원에 필요한 부서를 제외하고 보건정책연구본부, 사회정책연구본부, 인구정책연구본부, 미래전략연구본부의 네 개의 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원들은 의학, 간호학, 보건학을 포함하여 다양한 전공과 학위를 가진 분들로 구성되었으며 약사도 두 분이 계셨다. 그 중 내가 실습기간 동안 속해 있었던 보건정책연구본부는 다시 여섯 개의 하위 부서로 나뉘어 졌는데, 그 중 보건정책 연구실의 김남순 박사님께 지도 받게 되었다. 참여 과제 보건정책연구 부서에서는 주로 보건의료정책, 건강보장정책, 공공보건의료 정책, 보건의료자원에 관한 연구 등의 과제를 수행하게 되어 있다. 나는 두 가지 연구과제에 참여하였는데 ‘공공보건의료의 현황과 발전방향’ 과 ‘유방암 검진 진료지침 개발’이 그것이다. 공공보건의료 관련 과제는 연구의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연구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기존 연구 스터디와 전문가 자문회의가 주된 일이었다. 지방의료원이 무엇인지, 특수법인 병원의 성격이 무엇인지, 보건의료가 왜 공공재인지 등 공공보건의료에 대해 거의 무지했던 나는 전문가들과 만나 회의하고, 관련 법규를 찾아보고, 논문들을 읽어 보면서 서서히 까막눈을 뜨기 시작했다. 또한 진주의료원사태나 의료민영화 등 최근의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관련 논문 스터디 세미나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였고, 하나의 영문 논문을 번역하여 발제도 하였는데, 많이 부족한 내용임에도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감사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상당 부분 관련된 과제는 근거에 기초한 유방암검진 진료지침 개발 과제였다. 국립암센터에서 수행하는 과제였는데 나를 지도해 주시는 김남순 박사님이 참여하시기 때문에 동참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에 기반하여 판단하는 ‘근거중심 보건의료’의 중요성을 많이 인정하는 추세다. 근거중심 보건의료의 방법론의 하나로 학교에서 약무행정학 시간에 배웠던 경제성평가라든지 코흐트 연구나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 등의 임상연구 설계 방법 등이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되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수업시간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집중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특히 체계적 문헌고찰(SR; Systematic Review)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외부 강사로 서현주 교수님(조선대학교 간호학과)을 초청하여 강의토록 해 주신 부분에 대해서 매우 감사하며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 과제를 포함해 보건의료정책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가치판단을 해야 할 순간들은 수도 없이 찾아온다. 관련된 문헌을 찾고, 문헌을 체계적으로 걸러내고 평가하여 점수화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방법론을 실무로서 경험한 것은 내 인생의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앞으로 임상 약학을 공부함에 있어서도 매우 유익한 지식이라 생각한다. 약학도로서의 보건사회연구원 약대에 오기 전에는 약대를 졸업하고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이 약국이나 제약회사에 근무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년간 공부하면서 약국, 제약회사 뿐 아니라 연구소, 병원, 공무원, 교수, 공공기관, 임상시험 전문가, 기자, 변호사, 변리사 등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분야 중 하나인 공공기관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모든 학생들에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고려할 때 이번 실습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수 년간 사기업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유연한 조직구조다. 사기업이 업무에 따라 조직을 나누고 수직적인 업무 하달 및 보고 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보사연은 개개의 연구자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연구 과제에 따라 각각의 업무를 수행하므로 유연한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구자의 독립성이다. 국책 연구기관이라고 하면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연구자들의 주관보다는 정책 방향에 순응하는 연구가 주를 이룰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의료영리화’가 정부의 추진방향인 현 시점에 ‘공공보건의료’의 발전 방향을 연구한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연구자가 소신껏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확립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인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이다.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유사한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나 실제 임상에서 경험하신 분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일이 많았는데,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은 실제로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연구자들이 만나서 해야 하는 성격의 일이 많으므로 보사연에서 근무하다 보면 자연스레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사기업에서는 본연의 업무 이외에 인사, 경리, 회의준비 등의 주변 업무를 행정직원이 도맡아 처리해 주어 업무의 효율을 높였는데, 보사연에서는 연구자들이 각자의 행정업무를 직접 처리하게 하여, 행정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연구자들의 시간을 뺏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연구자들은 자신마다 전문화된 분야의 연구 과제들을 수행하였는데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에는 좋겠지만, 사회 전체를 보는 지도자적 마인드를 함양시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본인의 전문 분야 외에 다른 부서의 과제에 부연구자로 참여시켜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 달간의 실습기간 동안 보사연에 근무하면서 내가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보사연 담당자분들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내가 연구자들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료들을 찾아보며 공부하고자 노력했다. 앞으로 약사로서 근무할 때,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공공재의 제공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과 약사의 진출분야의 하나로서 보사연을 동기 및 후배들에게 긍정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2014-05-02 12:24:51데일리팜 -
'저질원료 성명서'에 발목잡힌 약사회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의 말과 행동에 앞뒤가 서로 맞지않을 때 쓰는 말이다. 대한약사회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고려은단 비타민C 마트 유통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값싸고 저질의 원료를 사용한다'는 표현이 화근이 됐다. 고려은단도 약사회의 입장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회사는 "현재 비타민C 1000mg 제품 중 고려은단을 제외한 타사의 제품들은 모두 중국산 원료를 쓰고 있다"며 "그런데도 중국산 원료를 '저질 원료'라고 지적한 것은 약국에서 판매되는 타사 비타민C 제품이 저질 원료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놓고 업체는 약사회에 자가당착이라는 표현을 썼다. 결국 경솔한 대한약사회의 대응이 업체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원료 문제로 접근을 한 게 잘못이었다. 비타민C 제품의 성분은 중국산과 영국산이 있다. 영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곳은 고려은단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중국산이 저질이고 또 영국산이 더 좋다는 명확한 입증자료가 없다는 데 있다. 그냥 중국산이라는 선입견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당초 약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문제가 자칫 약국에서 취급 중인 비타민C 제품에 타격을 줘서는 안된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약사회가 갑자기 발표한 성명서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은 온데 간데 없었다. A지부장은 "대한약사회가 고려은단 문제를 지부에 일임을 했다고 하는데 결국 4월14일 성명서를 통해 공식 개입을 한 게 돼 버렸다"며 "지부장들과 상의도 없이 발표한 성명으로 인해 업체에 망신만 당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지역의 B분회장은 "요즘 대한약사회가 발표하는 성명서를 보면 당혹스러을때가 많다"며 "자극적인 문구와 표현 방법 등을 보면 과연 중앙회가 발표하는 성명서가 맞는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의 경솔한 대응으로 이마트 비타민C 논란이 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약사들의 자존심도 살리고 약국 비타민C 시장도 유지해야 하는 묘수가 필요한 때다. 약사회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2014-04-30 06:14:54강신국 -
[칼럼] 비타민C 논란, 누가 자가당착인가영락없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아니하고 모순될 때 자가당착이라고 말한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자신의 왼쪽다리에 오른쪽 다리가 걸려 넘어지는 모양새다. '반값 비타민C' 논란이 대표적인데, 먼저 문제를 유발한 고려은단과 이에 맞대응한 대한약사회가 '자가당착'을 주거니 받거니하고 있다. 대화로 문제를 풀 것같았던 약사회와 고려은단은 28일 고려가 낸 장문의 보도자료를 기점으로 다시 대립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고려은단은 '약사회 불매운동 주장은 자가당착"이라며 공격했다. 이번 논란의 근본은 고려은단의 '이중가격 정책'이었다. 몇년전 광고전을 펼치며 한 차례 천연원료 논란을 일으키며 영국산 원료를 고집하는 비타민C의 이미지를 굳혔던 고려은단이 약국보다 훨씬 저렴한 제품을 대형마트에 내놓으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약국 입장에선 '이건 뭐지?'하는 의문을 당연히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약국이 갑작스레 폭리를 취하는 곳으로 소비자들에게 '사회적 고발'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원료가 달랐다. 약국 비타민C 제품은 영국산 원료인데 반해 마트제품은 중국산이었다. 고려는 법상 원산지 표기가 의무가 아니었지만 더 세심하게 약국의 입장을 고려했어야 옳았다. 그랬다면 이 문제가 이토록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산지 표시를 마트가 원하지 않았다는 따위의 설명은 약사들을 더 자극시켰을 뿐이다. '약사회의 불매운동은 자가당착'이라는 고려은단의 논리는 좀 고약하다. 약국 진열대를 채우고 있는 '다른 업체의 비타민C 호적이 중국아니냐'며 비타민C 상품군 전체를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상생을 운운하던 한 당사자가 '너죽고 나죽자'는 식의 끝장전략을 감행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 고려은단이 이같은 주장을 하도록 빌미를 준 곳은 약사회다. 약사회는 이달 14일 '고려은단 비타민 사태-국민·약사 배반행위'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본질과 다른 문제를 스스로 야기했다. 약사회는 이 자료에서 자충수를 뒀다. 지적할 내용이라면 '어떻게 이중약가 정책으로 약국을 힘들게 하느냐, 정확하게 사과하고 납득할만한 후속조치를 내 놓아라'라고 했어야 했다. 하지만 약사회는 '값싸고 저질의 원료를 사용해'라고 했다. 어떻게 거리의 과학자라는 전문가 단체가 '중국산=저질'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통상 품질을 이야기 하려면 데이터가 동반돼야 하는데도 노골적인 감정적 푸념만 늘어 놓다가 상대방에게 멱살을 잡힌 꼴이 되었다. 이제껏 진행 상황은 그렇다해도 현재 중요한 건 약사회와 고려은단이 함께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도록 자중자애하며 합의점을 모색하는 것이다. 양측의 감정대립이 멈추지 않고 계속돼 비타민C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증폭되면 어렵사리 육성된 이 시장은 거꾸러질 수 밖에 없다. 거꾸러져 소비자 건강이 좋아질 수만 있다면 얼마든 불신 증폭에 나서도 좋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약국도, 고려은단도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할일이 있다. 고려은단은 '마트상품에 중국산 원료 표기를 했다는 것'만으로 할일 다했다고 해서는 안된다. 이 보다는 앞으로 브랜드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약국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층 단단한 상생의 기반을 닦을 만한 정책을 내는데 나서야 한다. 그래서 약국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다면 불매같은 극단의 수단은 거둬들여야 한다. 꼭 갈데까지 가봐야 그 끝을 아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2014-04-29 12:2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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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엔 섬세한 여성 MR이 필요해의약품 영업 현장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많은 외국계 제약사는 물론이고 국내 제약사들도 여성 인력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관계 중심에서 근거 중심의 학술 마케팅 확대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여성의 존재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영업은 여성에게는 변방의 지역이다. 데일리팜이 지난 2008년 매출액 기준 상위 50위권 제약사를 대상으로 영업사원 성비를 조사했을 때 국내 제약사는 100명 당 5명이, 다국적 제약사는 100명 당 25명이 여성이었다. 국내 제약사 MR 중 여성은 10% 미만이다. 채용인원도 적지만, 여성들의 지원율도 떨어진다. 여성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직업군이지만, 일반적으로 의약품 영업이 거칠고 힘들다는 인식이 사회 초년생인 여성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 27일자 데일리팜 기사 '제약회사의 요직 MR '여성들에게 최고 직업이죠''에 출연한 여성 MR들은 하나같이 의약품 영업이 여성들에게 힘들다는 인상은 편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오히려 의약품 영업이야말로 여성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한다. 육아나 팀워크, 체력적인 부분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여성MR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디테일이나 자료수집 등에서 여성MR은 월등한 실력을 뽐낸다. 거래처의 호평은 실적으로 이어져 조직 내부에서도 여성MR을 보는 분위기가 전과는 달라졌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영업에도 여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여전히 영업 조직에 잔존하고 있는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능력있는 여성들의 제약업 진출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여성 스스로 지원율도 떨어지지만, 여성을 원하다면서 속으로는 남성 출입만 허용하고 영역표시를 해온 조직의 자가당착이 현재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거칠고 힘들다는 이미지로 굳어진 의약품 영업직종을 전문적이고 진취적인 직종으로 인식을 전환하려면 조직 내부에 남아있는 남성 우월주의 사고부터 고쳐야 마땅하다. 일선 영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수록 더 많은 인재들이 몰려오고, 그것이 최고의 지식산업이라는 제약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될 것은 자명하다.2014-04-29 06:14:52이탁순 -
회장님의 미션과 김대리의 미션"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깨면 꿈을 이룬다." "한 시간 덜 자면 마누라(남편)가 달라진다." 위의 글은 최근 어느 고3교실에 있는 급훈이라고 한다. 거칠기는 하지만 현재의 고등학생들에게 공부하도록 자극을 주기 위한 메시지는 충분히 있다. 과거 우리세대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급훈으로는 '4당5락' 이라는 말이 있었다. 4시간 자면 합격이고 5시간 자면 불합격이라는 메시지다. 이렇듯 급훈도 시대와 상황, 대상자에 따라 바뀌고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 같다. 신용카드 회사의 고객정보 유출 파문이 이슈가 되던 즈음 우연히 필자는 한 신용카드사에 갈 일이 있었다. 그 회사의 현관 정면에는 “고객의 정보는 우리의 생명이다”라는 사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평상시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문구가 유달리 강한 신뢰를 주며 감명을 주었다. 과거 증권회사의 미션 중에는 이러한 것도 있었다. "자기매매 뿌리 뽑아 우리자신 지키자" 지금시점에서 봤을 때는 이상하지만 90년대의 상황에서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였다. 그 때는 증권회사 직원들이 자기매매로 인해 패가망신하였던 사례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느 업종의 사훈일까? "친절봉사, 인화단결, 자재 절약, 수익증대" 제조업 같지만 호텔서비스 업종의 회사 사훈이다. 특히 자재절약이라는 사훈이 재미있는 것 같다. 그러면 제약회사의 미션은 어떨까? 외국 제약사의 경우에는 "Working Together for a Healthier World(더불어 건강하게)", "To discover, develop and provide innovative products and services that save and improve lives around the world"로 국내 제약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듯 사명 즉 미션은 짧은 문장 속에 구성원이 공동으로 지향해야할 목표를 설정해 놓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목표는 고객지향적인 것이 많다. 하지만 미션의 주체는 조직의 구성원이다. 그런데 조직의 구성원에 따라 미션을 보는 느낌이 틀리다. 회사 오너의 관점에서 사명은 회사의 성장과 지속을 위한 고객과 직원에 대한 생각이다. 특히 직원들이 이런 방향으로 일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반면 직원들이 느끼는 사명은 직원의 입장에서는 거리감이 있다. 가장 사명을 완수해야 하는 직원의 입장으로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오히려 직원들은 기사의 사명보다는 직원의 복지 및 직업안정성에 관심이 있다. 그러면 미션에 대한 구성원 간 차이는 어떨까? 구성원이 상위 직급, 하위 직급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상위 직급이 미션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미션의 참여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미션을 수행하는 자인가, 아니면 미션을 관리하는 자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번쯤 직급별로 자사 미션에 대한 생각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면 고객의 입장에서 기업의 사명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회사의 CEO는 자사의 철학과 목표를 고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지만, 고객들은 회사의 미션에 대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실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목표를 설정해 놓은 기업이나 미션과 행동이 다른 기업을 볼때 고객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거부감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저 회사가 과연 저렇게 할 수 가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드는 회사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 여객선 회사의 미션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 봤다. 그 회사의 미션은 '새로운 해상문화의 창조'였다. 해상문화를 창조하기는 커녕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낸 회사의 미션치고는 매우 거창해 보였다. 기업의 미션은 중요하다. 그런데 한번 쯤 우리 제약사의 미션이 구성원에 어느 정도 동감하고 있는지, 그리고 환자나 고객들이 해당 제약사가 설정해 놓은 미션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2014-04-28 06:14:00데일리팜 -
민관이 함께 만든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시장형 실거래가 제도가 어렵사리 폐지된 이후 22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 제도'는 제약산업계 등의 전문가들이 말을 하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귀를 활짝 열어 듣고 토론하며 이해관계를 조정한 끝에 민관이 함께 만들어 낸 대표적 '거버넌스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보험약가제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 정책은 또한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앞세운 그동안의 정부 정책들이 '가격통제 일변도'로 흘렀던 것과 다르게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약품비를 관장하는 두가지 핵심 요소인 '가격(P)과 사용량(V)'을 함께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지금까지 약가정책은 산업계의 가격은 쥐어짜면서도 의료현장에서의 과도한 양적 증가는 모른척 외면해 왔던 게 사실이다. 불균형한 정책이었던 것이다. 물론 가격과 사용량을 'AND' 조건으로 묶어 다시말해 병의원 등 요양기관의 저가구매 욕구와 처방량에 기인한 사용량을 동시에 충족시킬 때만 요양기관이 최대 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번 정책은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약품비 절감을 목표한 보험 약가정책의 종결자일 수는 없다. 설계 목적과 다른 현상들은 '생물인 시장'에서 얼마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건은 향후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면밀한 모니터링과 돌발변수들이 빚어내는 이상반응에 대한 통제가 될 것이다.지금까지 고시가 상환제, 실거래가 상환제,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등 모든 보험약가 정책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나온 이번 새 정책의 경우 앞서 언급한대로 여러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만큼, 또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커버하는 정책은 없다는 점에서 민관이 함께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새 정책의 형상(틀)을 만들어 내고, 크고 작은 이해관계를 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약가제도협의체는 장려금제도가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유지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목적성 협의체여서 폐지돼야 한다면, 그 정신 만이라도 민관은 잊지 말아야 한다. 투쟁 기류가 강했던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잠재우며 정부의 약속을 신뢰하며 협의체에 참여했던 제약협회나, 당초 약속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한 복지부의 노력, 관련 전문가들의 균형잡힌 식견 같은 것들은 보건의약계 모든 정책의 골조로 삼아야 할 유산들이다.2014-04-24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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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걸릴게 걱정되나요?처분기준 논란과 상관없이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도입취지에는 동의한다. 7월 시행 예정인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려보다 '리베이트를 뿌리째 제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든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응원하는 입장이지만, '리베이트' 불가피론 주장에 대해서는 그래도 동의할 수 없다. 리베이트로 회사는 당장 살을 찌울진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증가로 산업 전반적으로는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23일 제약협회에서 열린 '약제 급여 정지·삭제법 시행과 제약산업 환경변화' 설명회는 그런 시각에서 사실 불편한 자리였다.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은 일리있어 보인다.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약가인하 연동제가 작동하고 있는 시점에 아예 급여를 정지하고 삭제하는 방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제도로 규제할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한다. 쌍벌제나 리베이트 연동 약가인하제가 시행돼 경향성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리베이트는 여전하니까 말이다. 제약업계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도 '리베이트는 근절돼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는만큼 과도한 규제라도 근절할 수만 있다면 도입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토론회 자리가 불편했던건 제도 시행 이후 리베이트가 적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주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위헌 가능성이 있으니 처분 받은 제약사가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전달됐다. '강력한 제도가 나왔으니 이제부터라도 리베이트는 그만두세요'라는 내용은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인사말 외엔 들리지 않았다. 마치 리베이트는 계속 될거라고 예고하는 것처럼. 이날 참석한 제약계 관계자들도 리베이트 적발 이후 나타날 문제를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위법사항이라면 안하는게 정상 아닌가? 이 정도로는 괜찮겠지하는 후진적 태도로는 새 질서를 형성되지 않는다.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의견을 개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불가피하다는 듯한 태도나 전제는 접었으면 좋겠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인사말을 다시 새겨들었으면 한다. "의사의 무리한 요구를, 회사의 불합리한 영업지시를 탓하고 핑계대기 전에 제약인의 직업윤리와 책임감과 본분을 상기해야 할 때입니다."2014-04-24 06:14:53이탁순 -
임상시험 가치를 왜 폄하하나기재부와 국세청이 임상시험에 대한 부가세 결정과 소급적용을 확정하면서 논란이 병원계에서 제약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세청이 기재부 유권해석을 수용해 한림대병원, 을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일부 병원에 130억원대 부가세를 내도록 결정한 것은 단순한 해당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을지병원 등은 국세청의 임상시험 부가세 과세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상황이다. 향후 대형병원으로 부가세 과세적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송결과에 관심을 모은다. 제약계 입장에서도 향후 부가세가 포함된 임상시험 비용을 부담할수 있다는 우려감에 이번 이슈에 민감하다. 병원계와 제약사들의 분쟁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임상시험을 의료행위의 범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임상시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제약산업 육성을 수없이 외쳤던 기재부 판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럽다. 임상시험의 정의를 살펴보자. 임상시험(Clinical Trial, Clinical Study)은 신약이나 새로운 시술법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의미한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경우 해당 약물의 약동, 약력, 약리, 임상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실시된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단계는 총 4상(Phase)으로 이뤄진다. 임상 1단계에서는 대부분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 2단계에서는 적정용량의 범위(최적의 투여량 등)와 용법을 평가한다. 임상 3단계는 대부분 수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허가후 임상으로 표현되는 임상 4단계는 약물 시판 후 부작용을 추적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추가적 연구를 시행한다. 그만큼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가장 명확하게 판단하고 검증하는 일이 바로 임상시험이다. 단순한 공산품 및 기호품과는 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임상시험 과세를 결정한 기재부는 부가세 결정 유권해석 이유로 약사법 제34조를 근거로 했다. 용역제공자, 용역 제공 받는자, 용역결과물 등을 고려할 때 임상시험은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이다. 기재부의 유권해석은 병원에게 부가세 과세를 결정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임상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재부 유권해석은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볼 수 있다. 임상의 가치에 대해서는 수천번 말해도 과하지 않다.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현장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며 임상을 통해 새로운 과학적, 의학적 검증이 필요한 중요한 연구과정이다. 국내 제약산업과 임상시험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기재부와 국세청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기재부과 국세청은 임상시험에 대한 명확한 가치 판단과 향후 제약산업과 의료산업에 미칠 영향도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가세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문제이기 때문이다.2014-04-24 06:14:52가인호 -
제약회사, 그 어느 곳보다 더 공개성의 원칙 필요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 즉 여론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공개성(모든 정보의 공유)'이 필수적이다. 인류는 근대 이후 그런 방향으로 더욱 공개적인 사회로 한발 한발 나아갔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그렇지 않은 - 오히려 역행하는 - 분야도 있다. 공개를 거부하며 이를 (기업의)사유재산이라고 재산권이라고 주장한다. 한 편으로는 '투명성'을 강조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실험데이터 조차 '자료독점권'이라 우기며 공개를 거부하고 이를 보호해달라며 기업들은 이를 지키려고 WTO나 FTA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킨다.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 문제가 단순히 타인에게 돈만 빼간다면 '자본주의 세상이니 그려러니' 하겠지만, 문제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이익 추구가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범죄'로 밖에 볼 수 없다. 의약 분야의 여러 비판서들 예로 '질병판매학'이나 '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 등은 대부분 효능을 부풀리는 임상시험 조작이나 과대과장 마케팅, 그리고 의료계와 제약업계 간의 검은 뒷거래나 유착관계 같은 문제들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출판을 통해 제약기업들이 자료자체를 속이고 자료를 은폐하는 문제를 폭로하고 있다. 2012년 '파이낸셜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벤 골드에이커(Ben Goldacre)가 쓴 '불량 제약회사(Bad Pharma)'가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판되었다. 제약회사가 의사를 속인다? 제약회사와 의사는 서로에게 솔직할까? 약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할까? 같은 질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결론은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제약회사가 의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인을 어떤 식으로 기만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의사는 환자에게 기존 약이 잘 듣지 않으면 더 좋은 새로운 약을 찾는다. 보통 광고나 약품 설명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동료 의사의 말, 학회 자료 등을 참고해서 새로운 약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게 했는데도 환자가 전혀 나아지지 않고 부작용만 나타난다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저 환자가 특이체질이기 때문일까? 그러나 원인은 의사가 온갖 경로를 통해 접한 자료가 제약회사에서 내놓은 편향된 자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약회사가 '공개하지 않은 자료' 중에는 새로운 약이 기존 약보다 효과가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임상시험이나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에 관한 보고들이다. 그러니 의약사들이나 환자가 약의 진짜 효능이나 부작용에 관해 전혀 알 수가 없다. 제약회사는 자기네 약에 유리한 결과만 발표하고 불리한 결과는 은폐한 채 공중에 ‘공개’하지 않는다. 규제 당국에도 보고하지 않는다. 설령 제약회사가 그런 자료를 규제 당국에 제출한다 하더라도 규제 당국 역시 의사나 환자에게는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다. 기초에 기초인 ‘공개성’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R&D 보다 마케팅에 열중 연매출이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다. 신약 임상시험 결과는 조작되기 일쑤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신약에 맞는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규제 당국은 그들을 거의 규제하지 못한다. 제약회사의 연구 자료가 모두 '공개'되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환자를 위한 최상의 처방을 내릴 수 있지만 의약사들은 그런 정보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권위 있어 보이는 학술지들은 사실상 제약회사의 '광고지'나 다름없다. 저명한 학자들의 이름이 붙은 의약학 논문들은 대개 제약회사에서 대필로 작성한 것들이다. 의대 졸업 후 약 40년간 임상 진료를 하는 의사들은 제약회사로부터 '무료' 의학 교육을 받고 그 제약회사의 약을 환자에게 처방해 준다. 명백한 사기이자 부정행위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이 모든 것이 완전히 '합법'이거나 완전히 허용되고 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두들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서서 해결하지 않고 있다. 때마침 외신을 타고 타미플루의 의심스런 효과와 데이터 비공개 문제에 대한 언론보도들이 잇따랐다. 연구그룹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이 공개한 오셀타미비르와 자나미비르 임상시험에 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타미플루를 복용한 성인은 위약군과 비교해 독감증상 완화기간을 7일에서 6.3일로 반나절 가량 단축시키는 데 그쳤고, 소아 환자의 경우 완화 효과 자체가 불확실했다. 더구나 연구팀은 "제약회사에서 타미플루의 유효성 및 이상반응에 대한 모든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 보고서가 숨겨진 데이터와의 거대한 투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가 파라세타몰(타이레놀)과 다를 바 없는 진통해열제를 비축하는 데 수백만 파운드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제조사인 로슈는 타미플루의 임상연구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의약 연구자들의 요구를 계속 묵살하고 있다. 당시 연구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타미플루 임상시험은 일반적인 독감 환자들에게 실시되지 않고 타미플루의 효능이 부풀려질 만한 특정한 독감 환자들에게 실시됐으며, 국가별 보건 당국에서 발표한 효능이 제각각이었고, 심각한 신경정신과적 유해반응(부작용)도 500건 넘게 보고됐다고 한다. 계속되는 로슈의 '공개'거부 로슈는 임상연구보고서 전체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타미플루의 약효와 부작용에 관한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인 2014년 3월에 '4년 전 독감 유행 시기'를 중심으로 한 타미플루 처방의 효능 분석 결과가 노팅엄 대학교 주도로 발표되기는 했지만 의혹이 가라앉기는커녕 증폭되고 있다. 애초에 로슈는 타미플루가 사망을 포함한 합병증 발생률을 67퍼센트까지 줄여준다고 했지만 노팅엄 시험은 '입원' 환자들의 사망률을 19퍼센트 가량 줄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도 효능을 확신했다. 특히 '아이들'의 사망률을 줄이는 데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면서도 이상하게 아이들에 대한 처방을 섣불리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팅엄 대학교에서'랜싯' 온라인에 발표한 이 연구는 하필이면 타미플루 제조사인 '로슈'의 전적인 후원을 받아 진행됐고 로슈와 이해관계가 있는 학자들이 대거 논문에 이름을 올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렇다 보니 타미플루가 감기를 비롯한 독감 유사 질환들에 엄청나게 과잉 처방되고 있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아이들에 대한 투여도 이전과 똑같이 계속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 로슈의 '자료 공개 거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코크란연합, '영국의학저널', 근거중심의학센터 등은 지금까지 모든 임상시험에서 나온 결과를 공개하도록 촉구하는 캠페인 AllTrials를 주창해 온라인 임상시험 등록소 www.alltrials.net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5만여 명의 개인, 120여 개 환자 단체, GSK를 비롯한 주요 제약회사, 의학지, 의학 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14년 1월에는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가 저자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들을 불러 독감 약 타미플루 비축과 제조사 로슈의 연구 자료 은폐에 대해 듣고 나서, 현재 처방되고 있는 모든 치료제에 관한 모든 임상시험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보건부에 권고하기에 이른다. 비공개가 불러온 비극 인류의 생명과 건강이 기업의 이익보다 우선이라는 명제에 동의한다면 이제 우리가 요구할 것은 최소한 생명을 다루는 기업들의 이런 문제에 관련된 모든 자료는 '공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막아낼 수 있다. 그런 예를 보자. 바이엘의 항 콜레스테롤 약물인 Baycol(세리바스타틴, 리포바이)은 치명적인 근육부작용을 일으켜 미국에서만 31명이 죽었고, 세계적으로 52명이 죽고 1,100명 정도가 손상을 입었다. 독일의 보건부 장관은 2001년 8월 25일 바이엘이 바이콜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베를린정부에 거의 2달 동안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이엘을 고발하였다. 화이자의 전직 직원들은 인공심장밸브를 만들던 화이자의 자회사인 실리사의 제작자와 감독들이 밸브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증언은 FDA가 GMP제조과정에서 심각한 위반 상황 하에서 밸브가 제작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1979년부터 1986년까지 판매된 밸브 중 최소한 501개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그때서야 실리는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생산을 중단했다. 적어도 250명의 사람이 이 고장으로 인해 사망했다. 우리는 위의 사례와 같이 의약품들이나 의료기기의 문제점을 기업들이 '공개'하지 않고 공중들을 속여 이로 인해 발생한 사망 사건들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자료들은 아직도 기업들이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이 '공개성'의 원칙이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약기업에는 특히 더 요구되어야 할 시점이다. *참고자료 - 영국기업감시, 제약회사, 화이자/바이엘 편, - 공존, '불량제약회사' 보도자료2014-04-24 06:14:00데일리팜 -
위생복과 약사 그리고 카운터약사 가운 미착용시 부과되는 30만원 과태료가 폐지된다. 이유는 유사직능에는 의무화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을 보면 약사, 한약사, 약대 실습생의 위생복과 명찰 패용 의무가 폐지되고 종업원에게 약사로 오인될 수 있는 위생복을 입히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약사들은 위생복을 입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지만 종업원에게 위생복을 입히면 처분을 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자격자 약 판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약사 마저 가운을 입지 않으면 전문카운터와 약사 구분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기 부천의 P약사는 "전문카운터가 약을 판매하는 약국에서 약사나 종업원 모두 위생복을 입지 않을 수 있다"며 "명찰 패용과 위생복을 입지 않으면 약사라는 사실을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위생복 미착용 의무화 폐지로 인해 시장통 대형약국에서 위생복을 입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촌극이 벌어지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다. 반론도 있다. 약사 자율적으로 위생복을 입으면 되지 점심시간 잠시 벗어뒀던 위생복 때문에 30만원의 과태료를 내는 것은 너무 불합리한 규제라는 주장이다. 약사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위생복을 입으면 된다는 것이다. 모 지역약사회장은 "팜파라치 고발사건을 보면 가운을 입지 않은 약사들이 무자격자로 오인, 다수 고발돼 과태료 30만원을 부과받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약사들 스스로 위생복을 입고 무자격자 정화를 하면 될 문제이지 과태료 부과가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우려와 걱정, 기대와 환영 모두 교차하는 위생복 과태료는 결국 폐지가 유력해졌다. 약사들의 손톱 밑 가시가 빠졌는지 아니면 또 다른 부작용을 잉태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약사들의 자율적인 가운 착용으로 종업원과 분명히 구분되는 외관은 물론 업무도 차별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2014-04-21 06:14:51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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