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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저씨, 아줌마, 아가씨…참을만 하세요?거리를 걷고 있을 때 누군가 '아저씨'라 부르면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게 된다. 맞다. 아저씨라 불려도 억울할 게 없는 나이다. 세월의 이러 저러한 먼지가 뱃살에 켜켜이 쌓여있기라도 한 듯, 씩씩거리며 러닝머신 위를 달려보고, 가끔 거울에 비쳐진 좀 나아진 몸매에 안도하지만, 세상의 눈에 드러난 내 모습은 영락없는 아저씨다. 세상에 아저씨로 통용되는데 불만은 없고, 때로 '꽃'이라는 접두사를 붙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 꽃' 아저씨. 보상 받는 느낌이 근사할 것같다. 누구도 그렇게 불러준적은 없지만. 내 마음이 아저씨를 허용했다고 쳐도 누군가 사무실로 찾아와 '아저씨'라고 부른다면, 썩 유쾌하지 못할 것 같다. 본시 밴댕이 소갈딱지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수시로 현장에서 취재 보고가 이뤄지고, 안에서 데스크간 기사의 정당성을 놓고 언성을 높이며 얼굴을 붉히는 따위의 질서로 채워진 업무의 공간에선 직급으로만 불리기를 나는 소망한다. 아저씨로 불려도 넉넉할 때는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나와 하드를 핥으며 목적없이 돌아다닐 때로 한정하고 싶다. 가을 하늘은 공활한데, 약사들은 요즘 우울하다. 수면 아래 있던 '아저씨, 아줌마' 호칭 문제가 불거져 공감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약사들도 가운을 벗고, 공원을 산책할 때 누군가 '아저씨'라 부르면 그닥 저항감 없이 고개를 돌릴 것이다. 헌데 고객이 약국 안에서 눈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아저씨, 아줌마' 혹은 '아가씨'라고 부를 때 사정은 다르다. 종종 '정겨워서 그래'라는 위안의 말도 따르지만, 이 말에 위안 받을 약사들이 과연 있기는 할까? 솔직히 약국 안에서 아저씨란 말에 '존중'의 의미는 없다. 얕잡음이 깔려 있을 따름이다. 간호사, 목욕관리사 등은 기존 호칭을 좀더 품격있게 바꾼 사례이지 아저씨, 아줌마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이런 점에서 약사에 대한 아줌마 아저씨라는 부름은 참으로 톡특하고 미묘한 현상이다. 아줌마, 아저씨에 약사직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흔쾌하지 못한 감정이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닐까? 호칭은 단순하지 않다. 그 사람을 저울질한 끝에 결정된 최종 결과물인 경우다. 그렇다고 한다면 호칭은 약사 직능에 대한 사회적 무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칭은 나와 타자간 상호 관계다. 약사사회는 거울 앞에 설 필요가 있다. 거울은 솔직하다. 비록 반대의 상(카이럴)으로 나타나지만, 내 행동에 배신하지 않고 반응해 준다. 약국은 서비스 기관이다. 그것도 학술적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해 의약품이 안전하고도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하는 고급 서비스다. 동시에 판매의 행위가 일어남으로써 수반되는 통상 서비스 도 있다. 우선 순위를 가릴 수는 없으나 굳이 따져보자면 전문 정보제공 서비스가 먼저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친절로 상징되는 서비스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만 높이기 때문이다. 호칭 문제, 하찮은가? 그렇지 않다. 약사회는 호칭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이 불가사의한 아저씨, 아줌마의 현상을 분석해내야 하고, 현상유발 요인들을 찾아내 대처해 나가야 한다. 왜? 호칭이야말로 낚시의 부표처럼 약사집단이 사회에 수용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인 탓이다. 흥미로운 호칭이 하나있다. 선생님이다. 스승을 부르던 이 단어의 주인은 이제 더이상 학교 선생님이 아니다. 의사가 주인이다. 방송이든, 어디든 사람들은 죄다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약사회는 문제가 생겼을 때 부랴부랴 항의단을 보내는 대신 근본적인 현상의 분석과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2014-09-19 12:2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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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품 약사감시 예고, 식약처의 '바담 풍'"나는 바담 풍(風) 해도 너는 바람 풍(風)해라." 발음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는 이런 의미로 말한다. 하지만 아들의 귀에는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담 풍해라'로 들린다. 아버지의 뜻을 알리없는 아들은 속절없이 '바담풍'이라고만 한다. 아버지는 속이 탄다. 그런데 아버지가 '바람풍'이라고 했는 데도, 달팽이관이 뒤틀렸는 지 자꾸 '바담풍'이라고 하는 아들이 있다. 약국 교품 약사감시를 예고한 식약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품사이트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의약품이 유통되고 있는 데,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오·변질 의약품 유통 등이 우려되는만큼 실태를 파악해 보라."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의약품 교품현황을 파악하고, 만약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국정감사 직후 교품몰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신협이나 이용 약국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약사법령에서 정한 허용범위를 벗어난 의약품거래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약사회와 정책간담회, 개선대책 등을 협의하기도 했다. 이렇게 '뭔가 해법을 찾으려는가' 했더니 결론은 처벌을 전제로 한 '약사감시' 예고였다. 그러면서 해당 법령은 복지부 소관인 데 제도 정비나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규정대로 약사감시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복지부에 '공'을 넘겼다. 복지부와 협의해 교품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더니 실태파악은 뒷전이고 '처벌'만 하겠다는 것이다. '바람풍'을 '바담풍'으로 엉뚱하게 발음하는 아들같다. 사실 교품문제 해법은 국민신문고를 두드린 민초약사의 민원을 통해 다 들춰졌다. 약국의 개봉약 재고와 이에 따른 교품문제는 지역처방목록 제출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처방을 자주 변경해 발생하는 의약분업의 '사생아'다. 이 민초약사는 처방목록제출 강제화와 성분명처방, 소포장공급 의무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는 데, 이런 제도들이 시행된다면 교품는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 그런데 하나같이 다 요원하다. 소포장 의무화는 제도화돼 있지만 제약사는 수요가 적다고 하고 약국은 공급이 안된다고 해 그 자체가 골칫거리다. 그런데 복지부는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건강보호를 위해 교품은 현재처럼 제한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고수하고, 식약처는 '칼을 들겠다'고 하니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개봉 재고약은 제약사가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약국이 부담을 져야 할 상황인 데, 약사들이 이런 불합리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국회 관계자는 "약사감시에 앞서 실태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다음 문제점 개선에 나서야 지 금지와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복지부와 식약처는 현행 법령 내에서 가능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손 놓고 팔짱만 끼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의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세종시와 오송까지 전해졌는 지 복지부와 식약처가 19일 뒤늦게 업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회 관계자는 소포장제도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교품시장이 소포장 수요를 일정부분 대체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처방목록제출이나 성분명처방 등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소포장제도와 대체조제 활성화(간소화) 방안 등과 연계시켜 교품문제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더 이상 '바담 풍' 하지 않고 '바람 풍'하기를 바라는 건 국회나 약사사회의 요구를 넘어 상식의 영역에 속한다. 복지부와 식약처가 진정성 있게 화답해야 할 차례다.2014-09-18 06:14:52최은택 -
원천·기반기술로 희망 쏜 JW중외와 한미대한민국 제약산업이 약가인하 등 비우호적 환경 아래서 악전고투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향해 의미있는 한발짝을 또 내딛었다. JW중외제약과 한미약품이 바로 오랫동안 우울했던 제약산업계에 희망을 보여준 두 주인공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후보물질이나 제조방법에 관한 기술을 수출하며 가능성과 역량을 꾸준히 보여준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두 회사는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기업에 원천기술을 수출하고, 기반기술이 적용된 바이오베터 후보 물질의 성공적인 임상 2상을 마무리했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의 난도를 높인 진일보로 평가받을 만하다. 두 회사의 행보는 그래서 더 주목된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일 Wnt 신호전달 경로를 타깃 삼아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일본 프리즘 파마에게 계약금과 개발단계별로 마일스톤을 받는 조건으로 기술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출이 제약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것은 바로 '혁신신약 개발의 자궁'이랄 수 원천기술을 JW중외가 확보,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원천기술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나 마찬가지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개발하거나 사들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던 영역이다. JW중외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Wnt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합성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자체개발중인 후보물질(CWP291A)의 라이센스 아웃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의미다. 한미약품은 15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LAPS-GCSF)의 공동 개발사인 미국 스펙트럼사가 2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내 3상 임상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LAPS-GCSF는 호중구 감소증을 치료하는 바이오베터(Bio-better) 치료약물이다. 종전 대비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투약 주기는 하루 한번에서 3주 한번으로 크게 늘린 약물이어서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상업적 성공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술적 진보가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한미가 독자 개발한 기반기술 때문이다. 랩스커버리로 명명된 이 기반기술은 대장균을 활용한 재조합 캐리어(전달체)로 약효 시간이 짧은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을 개선해 그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쓰임새 많은 기술이다. 한마디로 말해 '약물의 약점을 고쳐주는 또다른 약'이나 한가지인 셈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마태복음 7장 7절)을 금과옥조 삼아 끊임없이 글로벌의 문을 두드리는 대한민국 제약기업들은 적지 않다. 각자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제약회사들은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결과물들을 도출, 미국 FDA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두 회사가 오늘의 결과를 이루기까지 걸어온 세월은 길었고, 험난했으며, 앞으로도 대부분 가시밭길일 것이다. 기업은 어려움에 굴하지 말고, 정부와 사회는 제약산업에 대해 비판과 격려의 균형점을 찾아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기업을 만드는데 함께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제약기업으로 먹고산다해도 과언이 아닌 스위스의 성공, 우리가 거두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2014-09-16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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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면대행위에 협조 하지 않는다그리스 신화를 보면 지상과 저승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 하나 나온다. 바로 스틱스강이다. 망자는 스틱스강을 건너지 않으면 저승으로 갈 수 없다. 역으로 스틱스강을 건너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인천지역의 A약사는 법원에 제출한 장문의 반성문을 들고 기자를 찾았다. 면대약국을 고발하고 자수를 했다며 지금도 면대약국에 가담을 하고 있거나 또 면대약국 유혹을 받고 있는 후배약사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이 약사는 자수를 했고 또 반성문을 통해 잘못을 인정, 시인하며 사법당국에 선처를 호소했다. 실제 주인은 따로 있는데 개설약사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해야 한다는 점도 부당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사법당국의 해석은 명확했다. '법은 불법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대약국 개설과정에서 업주에게 월 650만원의 월급을 받기로 하고 면허증을 빌려주기로 한 업주와 약사의 약정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면대행위에 반성하고 자수를 했지만 불법에 동조하고 공모한 약사라는 점을 법원은 잊지 않았다. 이같은 사법당국의 판단은 면대약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약사들을 더 움츠려들게 할 수 있다. 결국 자본을 틀어쥐고 있는 면대업주는 처벌을 받은 뒤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면대약사는 수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약사법 전문 변호사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면대약사를 위한 정책적 배려를 하기는 어렵다"며 "업주 처벌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은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는 기능과 잘못을 못하게 경고하는 기능이 있다"면서 "어느 약사도 면대로 처벌 받지 않을 때 까지 법은 존재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통해보면 면허대여를 하지 않는 게 최선책이다. 국가가 준 면허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행위에 대해 용서는 없었다. 면대행위는 바로 스틱스강을 건넌 것과 같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다. 또 면대약국이 호황을 누리고 면대약사에게 지급되는 월급이 인상된다면 자수하고 용서를 구할 약사가 몇 명이나 될까? 과연 자수할 약사는 있기나 한 것일까?하는 의문도 남는다.2014-09-15 06:14:51강신국 -
[칼럼] 공짜 점심 없고, 댓가없는 면허대여 없다'도둑이 들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옛말은 개인적 경험에 비춰봐도 무릎을 치게 만든다. 욕심이란 도둑이 바로 그렇다. 그 놈은 참 솔깃하게 다가와 소리없이 마음 한 가운데 똬리를 튼다. 그러곤 은밀하고, 낙관적으로 내게 속삭이며 거래를 시작한다.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다들 탈 없는데 뭘.' '그래도 이건 아니야'라며 머리를 흔들다가도 어느 순간, 욕심이 이끄는대로 가기 십상이다. 남의 사정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입체적으로 보이던 그 허술한 실상들도 내 문제가 되면 헷갈리기 일쑤다. 이익과 불이익 평가에서 이익이 크게 보이는 탓이리라. 인간의 나이에 맞춰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이순이니 하는 말을 붙인 것도 불완전한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자각시키고 경계하도록 하기 위함일지 모른다. TV 한 프로그램에서 일본인 특유의 억양으로 '밥 주세요'라고 말을 하고는 음식에 관한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과 해석을 내놓아 그를 달리보이게 했던 사유리 씨. 그의 '트윗 어록 30선'이라는 모음 글이 추석 명절에 SNS에 공개돼 화제가 됐다. 정리하면 이렇다. "미수다 끝나고, 우리들에게 많은 사기꾼들이 다가왔다. 자칭 유명한 피디, 자칭 기획사 사장님, 매니저...아무리 말잘하는 사기꾼이라도 욕심없는 사람을 속일 수 없다.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맞아 속일 수 없어. 욕심이 없으면 누구도 절대로." 사유리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마음 속 욕심이 외부의 유혹과 야합하려 꿈틀거리는 '개수작'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또 매순간 도리질하며 견뎌내고 있다. 오늘 아침 "평범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모 약사가 면허를 빌려줬다가 그 수렁에서 어렵사리 빠져나오며 겪은 고통들을 고백했다. 650만원의 월급을 주겠다고 제안한 모 도매사장의 말에 혹해 면허를 빌려주고, 약국장을 맡아 일하다 봉변을 당했다는 게 골자다. 전주의 욕망에 부응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고, 나중엔 불법으로부터 야기되는 감당못할 채무 때문에 이 약사는 매순간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난, 노예였다"고 말한 이 약사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졌고, 경제적으로 수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인간적으로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면허대여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니 이 약사의 행위마저 애써 이해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약사 사회에 '면허대여는 안된다'는 공론이 튼튼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변 약사들이 욕을 할지 모르지만, 면허대여의 무서움을 알리고 싶었다"는 진심어린 반성에 대해서는 박수로 격려하고 싶다. '나같은 일 당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가상하다. 그래서 애당초 솔깃했던 650만원의 제안을 원천적으로 의심하고, 단호히 배격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약사의 어려운 고백으로 전문직능인이 자본에 종속될 경우 '밤낮없는 판매기계'가 될 수 밖에 없음도 드러났다. 영리를 앞세운 법인약국과 불법 면대약국은 '약국의 상업화'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는 듯하다. 세상에 공짜 점심 없듯, 면허대여는 결국 댓가를 요구한다. 댓가는 고루 나타난다. 면허를 빌려준 약사들에게는 약값 등 눈덩이가 된 채무의 굴레는 물론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안긴다. 면대약국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 약을 먹었을지 모른다. 천박한 자본에는 티끌 만큼의 인정이 없다. 끊임없는 증식 욕구만 꿈틀거릴 뿐이다. 대한약사회 등이 면대약국에 대해 나서고 있다고는 하나, 실상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길이 없는 현실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의 자본처럼 위장된 자본가들의 약국이 수없이 생겼다는 이야기만 무성할 따름이다. 상황이 이렇다고 한다면, 면허를 가진 약사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알만한 사람의 소개로 다가오는 유혹을 경계 또 경계해야 할 것이다. 법이 허락하지 않는 욕심이 바로 면허를 빌려주는 것이다. 대한약사회도 이 문제를 사회 문제화시켜 할 것이다. 개인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주위의 연민으로 흐지부지 될 사안이 아니다.2014-09-11 12:14:50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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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한국인 CEO의 빛과 그림자좋은 일이다. 당연히 다국적제약사의 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사람은 외국인보다 한국인인 편이 낫다. 현재 제약업계 한국인 CEO 점유율은 불과 5년만에 40% 가량 증가, 70%에 육박하고 있다. CEO 선전의 가장 큰 요인은 신규 진출 회사들이다. 최근 3년간 국내 진출한 다케다, 레오파마, 메나리니, 신파, 한독테바 등 5개 제약사들이 모두 한국인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여기에 최근 법인을 등록한 샤이어 역시 내국인 CEO를 채용했으며 국내 진출을 확정한 암젠도 국내 인사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수장도 2011년 이동수(현 화이자 사장)회장이 선임된 후 현재 김진호(현 GSK 회장) 회장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 맡고 있다. 이는 한국 지사에 토종 대표를 선임함에 따른 이점이 높다는 다국적사들의 판단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본사의 전략적 판단이라 할 지라도 점유율의 상승은 곧 힘의 상승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처럼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제 다국적사 한국인 CEO들은 단순 매출증대를 넘어 국내 제약업계 발전을 위한 고민을 시작할 때다. 국내 인재들의 글로벌 법인 진출을 돕고 제품판매와 직결된 후기임상이 아닌, 기초임상을 국내 병원들이 유치할 수 있도록 힘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만의 출세욕에 눈이 멀어 본사 배당금 높이기에 무리수를 두는 일이나 지위를 앞세워 판매제휴사에 과도한 횡포를 부리는 일 등은 이제 내국인 CEO가 앞장서 뿌리뽑길 고대한다. 오랜기간 묵혀온 의약품 도매상들과 유통비 문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아직까지 업계 한켠에서는 '바지사장', '수입판매상'이라는 수근거림이 남아 있다. 앞으로 내국인 CEO들의 개념있는 활약이 이같은 논란을 뿌리채 불식시키길 진심으로 바란다.2014-09-11 06:14:50어윤호 -
약국 평균 고객수 감소는 심각하다"몇년 전부터 약국 평균 객수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신종플루 때부터였나. 국민들의 위생 관념이 너무 철저해 진거지." 최근 몇몇 약사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한 약사가 농담과 진담을 섞어 던진 말이다. 놀라운 것은 같이 있던 다른 약사들의 반응이다. 웃고 넘기겠거니 했던 예상과 달리 다른 약사들도 그 약사의 말에 격하게 동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최근 몇년 사이 전반적인 약국 평균 객수와 객단가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 의식이 향상되면서 잦은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준 것도 원인이지만 전반적으로 약의 소비가 줄었다는 것. 무엇보다 의약품 이외 제품들의 구매가 약국 밖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약'이 아닌 이유로 약국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단순 약사들의 푸념으로 듣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어찌보면 약국을 찾는 객수가 줄고 있다는 것은 법인약국 도입보다 더 무섭고 위험한 징조일 수도 있다. 무언가 변화가 시급하다"는 약사의 한마디는 분명 시사점을 던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악재에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의 약사사회이다. 여전히 문전약국은 조제에 허덕이고 있고 고령 약사들이 운영하는 동네약국은 운영 중인지 조차 의심될 정도로 낡아있다. 고객이 자꾸 약국에서 충족해 왔던 니즈를 약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약사사회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위험한 신호이다. 고객이 꼭 처방약 조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고자 하는 약의 구입을 위해서가 아니여도 약국을 찾고 약사를 만나고자 하는 약국만의 그 '무언가'가 시급한 시점이다.2014-09-10 06:14:50김지은 -
약국 과징금 높이는 것만이 능사 아니다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약국 과징금 산정기준이 현 수준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약국가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약국가는 1991년 이후 20년 넘게 과징금 산정기준의 완화를 목마르게 기다려 왔고,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정부산하 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은 과징금 산정금액을 현행보다 크게 낮춘 연구안을 도출했다. 약국들은 한껏 기대를 부풀렸으나, 최근 복지부는 과징금이 낮아질 경우 약국에서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이 안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들인 연구를 버리고, 직관에 의존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결론부터 말해 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법치국가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과징 금액은 적정선에서 책정되어야 한다. 과징 금액이 높아지는 만큼 정비례해 법 위반 건수가 줄어든다는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담뱃값을 1만원 이상 올리면 금연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추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과징금액 산정 기준은 법 집행 대상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어야 하며, 이웃한 직능과도 형평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대상자들이 정부의 과징금 부과를 흔쾌히 수용할 수 있으며, 과징금 부과의 원인이 되는 법 준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약국 과징금 산정기준에 대한 약사, 보건사회연구원, 복지부의 인식을 살펴보면 그 간극은 넓다. 예컨대 현행 1일 과징금 57만원(현재는 연간 매출 2억5000만원 이상은 모두 57만원)을 내는 연간 매출 구간 5억원 이상 5억5000만원 미만의 경우 보사연 연구안은 10만원, 복지부 안은 31만원이다. 약사회 절충금액으로 19만원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법상 유사구간의 1일 과징금은 32만5000원으로 표면상 의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일견 유사직능간 형평성을 이루는 듯 하지만 약국의 산정기준에는 약값(처방전당 75% 비중)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약국의 과징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약국의 산정기준과 진료비 중심의 의원 산정기준은 단순 수치만으로 등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징금 부과의 궁극적 목적이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고, 향후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여러 배경과 여타 과징금간 형평성을 따져 연구된 보사연 연구용역은 존중돼야 마땅할 것이다. 복지부는 책임을 중하게 묻고 예방을 강화한다는 목표에만 매몰돼 과징금을 높일수록 좋다는 입장만 고수해서는 안될 것이다. 과징금 내기 싫으면 100% 법을 준수하면 된다는 발상에 앞서 수용성도 충분히 고려하는 게 마땅하다.2014-09-06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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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와 상급 병실료의 종언(終焉)선택 없는 선택 진료, 그리고 원치 않은 상급 병실료가 그것의 폐지로 인한 수입 손실을 수가인상으로 보상하는 것으로 종료된다고 한다. 중요한 환자 불만사항이 이로써 해소되고 상식은 회복되는 것일까? 이제 종료가 된다고 하니 그 의미를 한번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원무과에서 증상을 얘기하니 진료 과를 정해주는데 그 과장님은 선택 진료에 해당이 되고 다른 의사를 선택할 수도 없지만 진료비는 비급여 항목으로 선택 진료비가 추가되어 있다. 병원에 입원을 하여야 하는데 6인실이 없어 4인실에 배정이 되었는데 역시 상급 병실료를 비급여로 지불해야 한다. 얼핏 대수롭지 않은 문제같이 보이지만 이 때문에 달라지는 급여비의 규모가 의약분업이래 최대라고 한다. 문제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진료의 내용에 있어서도 환자에게 설명하고 선택을 할 수 있게 해도 좋은 것들을 실제에 있어서는 선택할 수 없도록, 그리고 선택할 수 없었던 그 선택에 대하여 톡톡히 댓가(?)를 치르도록 한다. 환자의 피해는 톡톡히 치르는 비급여 항목의 금액보다 선택의 봉쇄에 있을지 모른다. 선택은 가능성의 개방을 의미한다, 폭넓은 가능성은 사실 의료의 치료적 결과 못지않게 과정과 선택행위, 거기에 참여하는 인간들의 상호작용과 같은 삶의 내용과 행복까지 연결되어 있다. 선택의 폭은 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A라는 치료방식인가 B라는 치료방식인가? 아니면 두 가지 다인가? 특별한 비급여 검사법을 꼭해야하는가 아닌가...와 같은 치료적 내용 구석구석에 놓여있지만 병원 문에 들어선 환자가 병원을 나설 때는 대개 이미 마련된 길을 따라갈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흔적만 남겨놓고 단절되어버린 다른 선택의 길 끝에는 인지행위나 능동적인 실천 같은 상실된 인간 본연의 모습이 얼핏 투영되어있다. 선택 진료가 특별히 추가되는 비용의 청구를 정당화시킨다면 그 선택에 무언가 특별한 효용성이나 행복이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강요된 허위의 행복이다. 행복인지 불행인지는 그것을 결정하는 주체의 선택행위를 필수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없는 조건에서 환자가 특별한 복지나 행복이 가정되었다면 그것은 선택이 아닌 강요, 억압이거나 기만이 된다. 의료기관이 되묻는, 정당화의 구실은 언제나 그런 것이다. “환자가 뭐를 아는가? 선택을 보장하면 이로운 선택을 할 능력이 있는가....” 하지만 이런 구실로서 구성한 복잡한 비선택의 미로에 빠진 환자는 행복이나 치료적 성과에 대한 만족보다는 무력함과 무능감, 수동성에 빠지고 질병은 단순한 고통과 불만의 상징이 되어간다. 여기에 더하여 결과를 놓고 보면 선택은 환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병원이나 의사의 수입이나 편리를 위한 것일 뿐이다. 현대 산업사회는 인간을 훈련된 무능에 빠뜨리고 조작된 유능함을 구사하는 공급자는 도덕적 긴장을 상실하고 스스로의 분배의 몫을 키우는 행동의 타성에 젖어든다. 그리고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 무언가 요란한 수정의 과정을 한바탕 엮어낸다. 선택 진료비와 비급여 상급 병실료의 폐지는 그 전형적 패턴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읽어야 할 것은 환자의 불만이 계산서에 쓰인 이해하지 못할 비급여 항목의 금액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막아버린 환자의 선택에는 그들에게 스스로를 주체적 인간으로 느끼고 행복을 증대 시킬 수 있었던 기회의 상실이 있었고 그것의 봉쇄에 대하여 사실 환자는 알고 있고 분노감마저 녹아 있다는 사실이다. 의료계도 수입의 감소와 증가가 편중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보장되지 못한 선택을 폐지하는 대가로 그것으로 창출되던 수입 전부를 합법적인 수가인상으로 보전해준다는 것은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억울하고 부당한 것이다. 이런 정책에 누군가 특별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도 수가를 떠나서 의료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국민의 관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의료의 위기를 얘기하는 목소리들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들려온다. 지하철에 빼곡히 붙은 성형수술 등 상업의료 광고들은 그런 실정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하지만 환자의 선택을 무심히 막아버리고 질을 떨어뜨리는 의료 행태가 지속된다면, 그러한 실정을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면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선택 진료와 상급 병실료의 폐지가 다만 두 가지의 불합리한 관행의 제거에 그치는 게 아니라 봉쇄된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환자의 상실된 주체성을 복원하라는 메시지로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지나친 바람일까?2014-09-04 06:14:00데일리팜 -
[칼럼]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제약사들숱한 조사와 처벌을 겪으며 단련이 되었다고는 하나, 제약산업계에서 리베이트라는 말은 그 자체로 늘 민감하다. '사랑에 속고, 돈에 속았던 사람들'처럼 가까이 하기에 두려운 '어비'다. 8월31일 일요일, 한국제약협회(KPMA)는 이례적으로 바빴다. 협회는 이틀 전인 8월29일 39개 제약회사가 CP(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 운영 등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료를 냈었다. 결국 사달이 났다. 윤리경영사를 1차 취합하는 과정에서 10개 회사가 누락됐기 때문이다. 협회는 일요일인데도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고 메일을 보내 부랴부랴 명단을 추가했다. 명단 취합 과정서 협회가 진짜 실수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건 제약회사들이 리베이트 문제를 얼마나 예민하게 대하는지 다시한번 명확히 확인됐다는 점이다. 윤리경영 실천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이 불법 리베이트를 하지 않는다는 증표가 아닌 것처럼,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역시 리베이트를 하고 있다는 방증도 아닌데 말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손을 씻지 못하는 제약회사들의 오래된 '불법 리베이트 현상'은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와 매우 흡사하다. 죄수의 딜레마가 뭔가. 차포 다 떼고 말해 죄수 두명이 협력해 여죄를 불지 않으면 둘은 합리적으로 가장 낮은 벌을 받게 되지만, 내 입장(이익)과 상대방을 의심하는 순간 최악(높은 벌)으로 가게된다는 내용이다. 제약회사들은 각자 자사의 이익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위로하며 '불법 리베이트'를 감행하지만, 이는 필연 다른 경쟁사의 리베이트도 촉발시킬 것이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제대로 된 이익을 회수하기는 만만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제재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이익을 취하려면 둘은 협력해야만 한다. 제약사에게 주어진 협력의 방법론은 두가지 밖에 없다. 리베이트 조건을 '기준'으로 만들어 같이 행동하거나 아예 리베이트를 함께 하지 않는 것뿐이다. 법적으로나, 사회적 요구로 볼 때 불법 리베이트 공모(협력)는 어불성설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리베이트가 개별 제약회사들의 약점을 가장 쉽게 장점으로 바꿔주는 촉매제일지 모르지만, 그건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고강도 마약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마약이 결국 개인의 육신을 모두 허물어 트리듯 불법 리베이트는 기업의 건전성을, 산업계의 발전적 토대를 갉아먹는 악마일 뿐이다. 그래서 미래지향적 협력의 방법론은 한가지 일 수 밖에 없다. 죄수의 딜레마를 차용해 여러 조건을 따져보자. 만약 모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떤 일들이 빚어질까. 검찰, 공정위에 이은 국세청 세무조사는 연중 계속될 것이며, 언론은 제약산업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공격하고 궁극적으로는 제약산업 관련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표적인게 약가 정책이다. '리베이트 줄 여력이 약가에 숨어있었네'라고 반기며 '낮추고, 낮추고, 또 낮추게 될 것'은 자명하다. 여론? 지금껏 '임상경험상' 뜨거운 박수를 칠 것이다. 정부, 참 잘한다고 말이다. 개별회사들은 불안한 가운데 매출을 맞추고, 이익난 재무제표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겠지만 오늘을 견디고 살뿐 건강한 내일을 도모하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연구실로 가야할 R&D 투자비용이 애먼 곳으로 향할 때 미래는 암담하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만약 모든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다면 어떤 현상이 펼쳐질까. 틀림없이 제약산업의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아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산업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대소 제약회사'들의 역량 차별성을 단숨에 메꿔줬던 리베이트가 빠져나가면 중소 제약사들에겐 고통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약사별로 특성있게 성장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제약계 관계자들은 거의 없다. 애먼 주머니로 들어갔던 돈들이 연구실과 해외시장 개척에 쓰일 것이며, 산업친화 정책도 적극 주장하고 관철시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리베이트로 실현시킬 눈앞의 이익에 비하면 참으로 한가한 전망이지만 '싱크홀 없는 토대' 위에 안전한 도로를 내고 건물을 짓고하려면 이 방법이 유일하다. 만약 나(일부 제약사)만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면 어떤까. 예상할 수 있는 대로 '대박'이다. 독점적 매출 증가로 인한 빠른 성장이 예견된다. 제약산업을 긍정적으로 말할 때 흔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이라고 하지만 '나홀로 리베이트' 역시 같은 궤적에 있다. 제약회사들이 책임질 사람을 예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너나 대표이사 CEO 역시 늘 '교도소 담장위를 걷는 악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나만 불법 리베이트를 안한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업이 최우선으로 삼는 가치가 이윤 추구에 있다는 측면에서 참으로 바보같은 짓이 아닐 수 없다. 경쟁사들에게 '나를 잡아 잡수시오'라고 선언하는 것과 매 한가지다. 고객을 잃고 매출은 급락하며, 이로인해 경영이 다급해질 것이다. 구조 조정이 불가피해 지고, 진행중인 R&D 파이프라인도 지지부진하거나 내려 놓아야만 한다. 역설적이다. 리베이트를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이 뒤엉켜 있는 작금의 현실에선 R&D에 총 역량을 몰아가는 곳이 휘청거리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시장 밖으로 쫓아내는 현실, 과연 정당한가. 이 지점에서 정부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 진다.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한다지만, 목표가 뚜렷한 정책을 이끌어 가려면 처벌 단계서는 아니더라도 조사 단계서 만큼은 정상을 참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력하게 리베이트를 억제하되 R&D 투자에 적극적이거나 외국 시장 개척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곳에 앞서 리베이트만 내세워 영업에 올인하는 곳이 어딘지부터 찾아내 강력하게 끝장 조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잡아가고 그 방향으로 길을 터주면 물길은 기다렸다는 듯 그 곳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제약회사들 역시 '어비, 어비'하며 남의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산업의 기틀을 다진다는 대의와 그 효과를 신뢰하고 서로에게 등을 내밀어 '어부바'를 다정다감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최근 윤리경영 선포 신드롬은 바로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협력은 정당한 사안과 지점에서만 유효하다. 불법 리베이트에서 협력은 음험한 공모일 뿐이다.2014-09-03 06:14:56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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