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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식약처 허가심사 역량이 제약산업 이끈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성·바이오신약 등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 전문인력을 최대 100명까지 추가 증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지탱하기 위한 조치로 2008년 이후 인상 요인이 반영되지 못한 의약품 등의 허가·신고 수수료를 현실에 맞춰 인상하고 조정하는 내용의 '의약품 허가 수수료 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만시지탄이란 말이 딱 어울릴 만큼 바람직한 조치다. 개정안에 따르면, 생물의약품을 포함한 신약 허가수수료가 현행 372만원에서 617만원으로 오르고, 희귀의약품은 현행 289만원에서 339만원으로 인상된다. 신약허가 수수료 인상 비율이 65%나 되는 등 개별기업들에게 당장 부담 요인인 것은 사실이나, 이를 뛰어 넘지 않고서는 식약처의 허가 업무가 사회적 권위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것으로 충분한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의약품 개발 및 생산 등에 관한 우리나라 규제들이 글로벌 눈높이에 어느정도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심사능력도 충분한가'라는 질문엔 늘 물음표가 달려있었던 게 사실이다. 기존 인력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워낙 숫적으로 취약한 까닭에 심사 인력의 과중한 업무가 심사의 속도를 늦춘다는 지적이 따랐다. 신약개발의 영역이 다양해 지는데 따라 그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있느냐하는 문제제기도 꾸준히 있었다. 허가당국의 심사능력이 높아지면, 이는 신약을 개발하고 관련한 허가 서류를 제출하는 벤처나 제약기업들에게 사실상 컨설팅이 된다. 훌륭한 규제는 장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네비게이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 심사인력은 많이 확보할수록 좋다. 희귀약이나 항암제 같은 경우 신속심사라든지, 조건부 허가 같은 특수한 사례가 많은데 이는 전문인력 없이는 곤란하다. 제약산업계는 제약 선진국인 미국 FDA나 EU EMEA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아 전문 심사인력 증원을 요구해 왔다. 전문심사 인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는 곧 허가당국의 권위 확보와도 같은 말이된다. 최근 한미약품이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판하는 폐암치료제의 논란에서 보듯 신약개발 R&D가 활발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의 결과 해석 등에 일반의 시선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심사 업무에 절대에 가까운 권위가 생기지 않으면, 기업도 산업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식약처의 전문 심사인력 강화에 기대는 크다.2016-10-27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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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 금기기준·대체조제 방식 개선 급해"출근길 라디오 광고에 DUR 홍보가 나온다. 처방전을 받아오는 사람들은 이러한 제도 덕에 본인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정보를 의사나 약사가 모두 검토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 처방의, 약사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악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처방전 입력 프로그램에 연동되어 경고창이 뜨는 '처방 금기' 및 '복용 금기' 사항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다. 한때 크게 이슈화된 금기약의 처방 사유 입력란에 제일 많은 것이 'ㅋㅋㅋ'또는 'ㅎㅎㅎ'라는 통계가 그러한 사실을 알려준다. 전문가의 소견을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금기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정제를 삼키지 못할 경우 시럽제를 처방하는 것이 '복용 금기' 경고 사항이라니 얼마 전 약국에서 처방전을 입력하다 '절대 복용해서는 안되는 금기약'이라는 메시지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처방전에 있는 항생제 알약이 시럽으로 잘못 입력된 것이었는데 성인 연령이란 이유로 '금기약'이란 강력한 경고 알람이 뜬 것이다. 나이에 관계 없이 환자가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 시럽제로 복용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경우 병원에서는 늘 '성인에게 시럽제를 처방할 경우 삭감 대상'이라는 이유로 심지어 '서방정'을 갈아주도록 처방을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동일 성분의 정제 또는 캡슐제가 있는 경우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투여시 요양 급여를 인정하며 동 인정 기준 이외에는 환자에게 전액을 부담하도록 한다.'라는 고시가 있다. 시럽제 급여 인정사항은 만 12세 미만 소아에게 투여한 경우, 고령 치매 및 연하 곤란 등으로 정제 또는 캡슐제를 삼킬 수 없는 경우로 확인된다. (내용 액제 일반원칙 고시 제 2013-127호) 즉, 12세 이상에서 고시한 특정 질환을 치료받고 있지 않는 한 환자의 개인 사정상 시럽을 먹어야 하면 약값을 100% 본인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인 것이다. 그에 따라 청구 프로그램은 의사와 약사에게 '절대 복용 금기'약이라는 말로 친절히 안내해준다. 이러한 부적절한 금기 경고와 함께 해열제 시럽제 대신 서방정 알약을 갈아줄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고시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처방전 수정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대체 조제 기준의 허점 전문언론 뉴스들이 이제 '성분명 처방이 가까워졌다.'라며 일제히 보도하는 기사를 봤다. 하지만 처방전에 '성분명'으로 기록해야만이 성분명 처방인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대체조제 기준을 합리적으로 변경하기만 해도 이미 우리는 성분명 처방이나 다름 없는 조제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체조제 기준을 적용하면 정제와 캡슐제, 액제 간 대체 조제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처방전 변경을 요구할 경우 병원에서는 아예 다른 성분의 약으로 처방하거나 다른 약국을 환자를 보내기도 한다. 한가지 예로, 오래전부터 품절 상태로 약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비뇨기계 약을 받아온 환자의 처방전을 입력하다 약국에 있는 동일 성분, 동일 가격의 약을 대체 리스트에서 찾지 못해 처방 변경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대체 리스트에 그 약이 없는 이유는 단지 처방된 약은 '정제'형태인데 대체할 약이 '캡슐제'란 이유 말고 별다른 사항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처방의가 늘 써오던 전혀 다른 성분의 약으로 처방을 수정했고 한달치나 되는 약을 다시 포장해줘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비합리적 대체 조제 룰은 약효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속효성 정제, 캡슐제, 액제 등을 모두 interchangeability 범위로 적용한 해외와 달리 약사의 권한 따위는 발휘할 수 없는 규정인 것이다. 환자의 안전한 약물 복용이나 최상의 치료와도 관계 없는 이러한 원칙의 기준은 무엇인지 다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해외의 대체 조제, 처방 금기 등은 환자를 위한, 약사의 판단을 신뢰한다 실제 해외 사례를 들어보자. 아래의 캐나다의 interchangeability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을 보면 아목시실린 캡슐제를 처방했다 할지라도 환자가 캡슐을 삼킬 수 없는 연령일 경우 시럽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동일 투여 경로, 동일 성분에 동일 효과를 보이는 약이라면 약사의 판단 하에 대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in the Health Professions Act permits you to use professional judgment in specific circumstances. For example, if a physician prescribes 250 mg capsules of amoxicillin for a 3-year-old, you will still be able to use your judgment and dispense a suspension if, upon discussion with the caregiver, it is clear it is the more appropriate dosage form for the child. Those two products would meet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Similarly, if new information in the medical literature demonstrates that a generic product meets the definition of an interchangeable drug with a brand name product, those products can be interchanged. This is true even if the brand name product was not listed as the Canadian Reference Product on the generic product's Notice of Compliance. (DRUG INTERCHANGEABILITY UPDATE Amended from the August 2004 Vol. 3 No.1 FYI Newsletter 발췌 ) 특히 눈여겨 볼만한 내용은 상품명으로 처방된 '브랜드명'약이 오리지날 약일 경우, 시판 허가된 '제네릭'약이 있을 경우 어느 약으로든 '주저 없이' 대체 조제를 하도록 명시한 점이다. 1. When a generic product is approved for sale in Canada, it is immediately interchangeable with the brand name product it was compared to. There will be no delays in determining interchangeability. (DRUG INTERCHANGEABILITY UPDATE Amended from the August 2004 Vol. 3 No.1 FYI Newsletter 발췌 ) 이는, 전체 건강 보험 재정의 낭비를 방지하는 의미도 있지만 환자들이 약을 찾아 이약국, 저약국을 다닐 필요가 없이 '내약국'에 있는 약으로 바로 조제가 가능해 편리하고 약물 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성분명 처방'보다 '대체 조제의 헛점'을 발견해 내고 시정하는 일이다. 환자들에게 최선의 약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사의 권한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사항들을 포함해, 그릇된 기준과 목적 없는 규제 사항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그 바탕에는 약사들의 전문성과 윤리의식이 필요하다.2016-10-25 12:14:55데일리팜 -
"청탁금지법과 개국약사 상관관계"김영란 전 대법관이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추진하여 김영란법으로 통칭되는 청탁금지법이 2016. 9. 28.자로 시행된 지도 벌써 보름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의약계에서는 자신이 대상이 되는지 및 어떤 행위들이 문제되는지에 관하여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향후 청탁금지법과 관련된 법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소개 및 관련 법적 쟁점들에 대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법의 두 가지 큰 줄기는 바로 ‘부정청탁’과 ‘금품수수’의 금지입니다. 일견 기존에 형법상 뇌물죄 등에서 이미 위 사항을 규율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벤츠여검사 사건에서 보듯 청탁과 금품 수수 사이의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여 처벌이 어려웠던 점을 해결하고자,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금품을 받은 자 또는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은 자 및 부정청탁을 한 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부정청탁의 금지는 법 제5조 1항 1호에서 14호까지 규정된 인허가 관련, 시험 관련, 평가 업무 관련에 대한 청탁 등의 다양한 유형의 부정 청탁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대상자에게 무언가를 법령에 위반하여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나, 제3자를 통하여 청탁을 하는 경우 모두가 이 법의 제재 대상인 부정청탁입니다. 금품 등의 대가를 수수하거나 요구가 없더라도 부정청탁 그 자체로서 처벌이 됩니다. 의약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례는 대학병원 교수가 입원실에 관련된 지인의 부탁을 받아 원무과에 입원실을 마련해 달라고 청탁하는 경우를 대표적인 사례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금품 수수의 금지는 대상자가 직무관련성 없이 1회 100만원, 연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거나 직무관련성 있는 금품을 받거나 요청하는 것을 금지는 것입니다. 다만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라도 외부 강의에 대한 적정한 사례금이나 사회상규상 받아도 되는 경우, 다른 법에서 허용된 경우에는 일정 금액의 금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허용되는 예외로서 사교, 의례, 부조 목적의 음식물, 선물, 경조사비가 3, 5, 10만원으로 규정되어 각 금액 범위 내에서만 허용이 됩니다. 국민권익위의 해석상 직무관련성을 넓게 보고 있기에 업무와 관련이 있거나 있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식사 등을 하거나 경조사비를 받는 경우 각별히 유의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외가 되는 금품 중 ‘그 밖에 다른 법령, 기준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에서 법령, 기준의 범위에 따라 약사법 시행규칙, 공정경쟁규약 등에서 허용하는 금품액수가 적용되는지가 문제될 것입니다. 국민권익위의 해석에서 약사법 시행규칙의 식사비 부분은 예외로 허용이 된다고 보았으므로 약사법 시행규칙 별표 2의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등의 범위’에 해당한다면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공정경쟁규약 및 세부운용지침은 공공기관의 기준이 아니므로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제공되는 금품 등은 법률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권익위의 답변이 있으므로 공정경쟁규약에서 허용된다고 할지라도 청탁금지법의 저촉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주석 1). 청탁금지법은 적용 범위에 있어 기존의 뇌물죄의 경우 공무원 등에만 적용되던 것에서 나아가, 공직유관단체 직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및 언론사 직원들까지 적용범위를 넓혔습니다. 의약계 재직자는 어떤 경우에 청탁금지법의 대상이 되는지가 주된 관심사일 것입니다. 우선 대학병원에 교원으로 재직 중인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등은 모두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입니다(주석 2). 그리고 개국약사의 경우에도 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공공기관의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 청탁금지법이 적용됩니다. 또한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으로 언론인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약협신문 등의 정기 간행물을 발행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인의 경우에도 언론인에 해당하면 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법 시행초기이기에 법률의 해석에 있어서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혼선이 있는 상황입니다.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업무에 지장을 받거나 부담을 느끼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나, 공정한 직무수행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길을 제시한 법률입니다. 의약계 종사자분들도 이 법 관련 내용을 잘 숙지하셔서 저촉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2016-10-25 06:14:51데일리팜 -
[기자의 눈] 본질 벗어난 '보툴리눔 톡신' 논란저러다 말줄 알았던 ' 보툴리눔 톡신' 논란이 일파만파 커져가고 있다. 발단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신 성분(?)'이었지만 이미 문제의 본질은 흐려진지 오래다. 브로커에 의한 불법적인 균주 거래가 이뤄졌다거나 경쟁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훔쳐왔다는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루머마저 더해지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젤 3사 간 상호비방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 실제 공개토론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데, 언론사 뒤에 숨어 각자에게 유리한 입장만 어필하려는 모양새가 씁쓸하기조차 하다. 이번 논란을 촉발시킨 메디톡스의 주장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휴젤의 '보툴렉스'에 대해서는 2002년 '상업화된 통조림'에서 균주가 발견됐다면 당시 같은 생산라인에서 제조됐던 통조림을 즉각 회수하는 등 역학조사가 들어갔어야지 않느냐는 지적.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대해서도 "균주가 용인시 처인구 축사 인근 토양에서 발견된 것이 맞다면 해당 지역에서 감염병 사례가 보고되던지 역학조사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일체 그런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100년 전 미국에서 발견된 홀 균주와 한국 토양에서 발견된 균주가 어떻게 동일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자사의 주장이 아니라곤 하지만 나보타의 염기서열 전체를 공개해봐서 메디톡신과 완전히 일치한다면 균주 획득과정에 대한 의혹을 거둘 수 없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어찌됐건 표면적인 명분은 "출처가 불분명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다같이 공멸하게 될 것"이란 우려다. 다만 이 문제를 제기한 시점이 왜 하필 지금이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찝찝함이 남는다. 이미 양사의 제품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데다, 무려 4조원에 달하는 미국시장 진출을 앞둔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진출이나 판매량 면에서 메디톡스보다 후발주자였던 대웅제약과 휴젤은 도리어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나보타는 2014년 국내 출시 이후 아시아 및 남미 지역에서 시판 중으로, 현재 60여 개국에서 7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된 상황. 미국에서도 3상임상을 완료한 뒤 내년 초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서(IND)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생산시설 완공 후 밸리데이션을 포함해 2018년 미국 발매가 예상된다고 한다. 휴젤 역시 작년 12월 FDA로부터 3상임상 승인을 받고 연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니 일각에서는 미국 진출을 추격당한 메디톡스가 '배가 아픈 나머지(?)' 딴지를 거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될 정도. 보툴렉스 등 경쟁사 제품의 급성장으로 메디톡신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물론 대웅제약이나 휴젤이 잘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의 대응이 세련되지 못한 것도 분명하다. 경쟁사에 기술을 밝혀야 할 의무야 없다지만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만큼, 그들에게 요구되는 적절한 대응방식은 상대방을 겨냥한 반박자료가 아닌 공식성명서였어야지 않을까.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안전성에 타격을 입힌 데 대한 부분적인 책임감을 회피해선 안 될 것이다. 한 때 대한민국은 나름의 '보톡스 자부심(?)'이 있는 나라였다.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앨러간,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체 개발한 토종 제품들이 내수 시장을 점령한 덕이다. 이러한 제품력을 해외 시장으로 떨치려던 찰나, 불거진 집안싸움은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우리는 모두 안다. 시간 문제일 뿐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란 걸. 감정 섞인 진흙탕 싸움이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자중지란이 잠재워지길 바란다.2016-10-24 06:14:49안경진 -
"한약사 문제, 대한약사회가 문제다"올해 국감 자료에 따르면 약사 없이 한약사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약국이 전국에 213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반의약품 판매를 통해 경영을 꾸려가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약사를 고용해 처방 조제까지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한약사를 고용해 일반의약품 판매를 맡기는 일부 약국의 작태는 약사들의 공분을 자아낸 지 오래다. 한약사들은 약사법 제20조 1항을 들어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동법 제50조 3항의 "약국개설자는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과 연계해 자신들이 일반의약품을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사법 제2조 2호의 용어 정의에서, 한약사란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업무를 담당하는 자라고 명백히 못박고 있다. 동시에 이 조항은 약사가 한약제제를 취급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애초에 한약사 탄생의 배경은 한약분쟁이었다. 약사가 취급하는 한약의 범위를 제한하는 대신 한의사는 한방의약분업을 조속히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므로 한약 조제를 담당할 직역으로서 한약사 제도를 신설했던 것이다. 한의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약 처방조제를 할 수 없게 되자 한약사들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이 새로이 눈을 돌린 영역이 약사법의 허점을 이용한 약국 개설과 일반의약품 판매였음은 서로 다 아는 사실이다.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 질서가 문란해진 근래 몇 년을 제외한다면, 한약국이 아닌 약국을 개설하여 당당히 일반약을 취급할 생각으로 한약학과에 입학한 이들이 과연 있겠는지 묻고 싶다. 법 조항의 미비를 악용하여 억지 주장을 펴기 이전에 한약사 제도가 생겨난 유래부터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일이다. 면허란 본디 배타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데, 약사에게 이미 일반약 취급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약사라는 직역을 새로 만들어 일반약 취급 권한을 중복으로 부여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한약제제는 모두 일반의약품이다. 백 번 양보하여 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인 한약제제를 취급할 권리를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한약제제 대상 품목은 포장의 일반의약품 표시 옆에 한약제제임을 병렬 표기하여 한약사는 이러한 한약제제만을 취급하고 기타 일반의약품은 취급하지 못하게 금지함이 합당하다. 한방의약분업이 시행되지 않아 겪고 있는 곤란을 법의 미비함을 악용하고 다른 직능 영역을 침범하여 해결하려는 태도는 결단코 허용될 수 없다. 또한 약사법 제20조 1항의 내용을 시급히 개정하여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업무범위와 개설범위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해결방법은 이미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모두가 알 듯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공공기관 대부분은 약국개설, 채용, 요양기관 자격 부여 등에서 약사와 한약사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업무범위를 벗어난 월권행위로 볼 수 있지만, 한약사 수가 늘어나면 월권행위가 아닌 직역갈등의 차원으로 비화된다. 4년제 한약사가 6년제 약사와 할 수 있는 업무는 별차이가 없는 현실이 고착화되는 것 또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대약이다. 지난 모든 집행부가 그랬듯이, 조찬휘 집행부 또한 문제를 단호히 해결하기는커녕 시일을 끌며 악화시켜 왔다. 조찬휘 회장은 지난 임기 중인 2013년 말 한약사TFT를 만들어놓고도 일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시간을 낭비했다. 심지어 약준모와 전국실천하는약사들이 민원투쟁을 통해 한약사 문제 해결을 시도하자 당국이 불편해하니 자제해달라는 요청까지 해온 바 있다. 조찬휘 회장은 2015년 9월 "한약사 문제 해결 위해 약사법을 개정하려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장기과제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정말 심각한 것은, 대약이 이런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한약사들은 자신을 얻어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복지부가 보기에도 대약의 태도가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대약 스스로도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복지부가 나서서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한약사의 월권행위를 처벌해줄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대약의 이러한 우유부단한 태도 뒤에는, 강경책을 썼을 때 잃을 것이 많다, 또는 미래의 이익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약제제 범위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약사들이 일부 일반약을 취급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미래에 한방의약분업 또는 의료일원화가 현실화되었을 때 통합약사를 통해 얻게 될 과실을 놓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이익을 위해 현실의 확실한 불이익을 감수하자는 주장으로서 상식에 비춘다 해도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 새물결약사회는 지난 2015년 10월 대약회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팟캐스트 를 통해 약사사회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약사 문제의 해결법을 반드시 공약에 포함하고 검증 받을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조찬휘 회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약사 문제에 진척이 있다는 어떠한 발표도 징조도 없었다. 지난 임기 때 판단을 그르쳐 문제 해결의 적기를 잃어버린 가장 큰 책임은 조찬휘 회장 자신에게 있다. 조찬휘 회장은 지금이라도 약사법 개정과 업무범위 월권에 대한 처벌조항 신설을 국회와 복지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한약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안팎에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다가오는 참사를 막는 길이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 경우, 조찬휘 회장은 한약사 문제라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2016-10-18 12:14:50데일리팜 -
제도적 인프라, 규제과학 역량 함께 키우자몇가지 숫자를 먼저 보자. 1058명 대 81명 0.04건 대 0.44건 28억원 대 414만원 첫번째 숫자는 미국과 한국 허가당국에서 일하는 바이오의약품 및 의료기기 심사전문인력 수를 비교한 것이다. 두번째는 각 허가당국 심사전문인력 일인당 연건 신약허가 건수고 세번째는 신약 품목허가 신청시 납부하는 건당 수수료(혹은 심사료)이다. 위의 숫자로 볼 때 국내 식약처 심사전문이력 보강의 필요성은 너무나 자명하고 절박하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그야말로 규제로 시작해서 규제로 끝나는 산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주 사소한 사항도 국민과 더 좁게는 환자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된 이해관계자도 매우 많고 다양한다. 그러기에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규제는 모든 측면을 종합하여 검토할 수 있는 규제과학이 되어야만,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제약바이오회사, 환자, 의사, 보호자, 보험사, 입법기관, 언론, 학자 등)들을 설득하거나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규제과학을 수행하는 식약처의 심사전문인력은 매우 중요하다.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첫째, 심사전문이력이 부족하면 심사가 느려질 수 있다. 그런데 국내는 그렇게 느리지 않다. 이유는 대부분의 약물이 해외에서 기허가를 받은 약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신약이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임상허가 혹은 품목허가를 신청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다국적제약사들이나 해외 바이오텍 회사들도 요즘은 한국에서 세계최초의 임상을 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둘째,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의 임상허가 신청 혹은 품목허가 신청이 있을 경우 과학적 판단의 틀을 만들 여유가 없기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때로 어떤 사회적 이슈가 국회나 언론을 통해 제기 돌 경우,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라 부족하면 일단 “보수적”으로 나가는게 안전하고도 합리적인 처신임은 명약관화하다. 셋째,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신기술을 수용하기 위한 선제적 연구업무를 할 수가 없다. 이 경우 다시 '신기술에 대한 보수적 접근법'을 취하거나, 혹은 결정을 미루는 대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경우도 규제과학의 틀 정비가 미비해지면 그 피해는 제약바이오 업계에게 돌아간다. 또한, 최종적으로는 신기술의 혜택을 신속하게 누리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규제과학을 담당하는 심사전문인력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규제과학에 얽힌 이해관계자들(보험, 환자, 의사, 국민, 국회, 여론, 정부 관련부처 등)을 합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체계적인 연구와 과학적 설득이 필요한데, 이런 일들은 그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차분한 자료 검토와 연구,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장기간의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이 받쳐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찌보면 '잉여'가 진정으로 필요한 곳이 규제과학 기관이다. 이러한 문제를 매우 슬기롭게 해결한 예가 미국에 있다. 미국의 User Fee Act(사용자부담법)이라는 것이다. 이 법안은 제약바이오업계와 식약처의 합의 하에 심사료를 높이는 대신, 심사료인상으로 확보된 예산으로 FDA의 심사전문이력을 채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납부 심사료의 상당부분이 기획재정부의 잡수익 계정으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제약바이오업계와 식약처는 협상을 통하여 매 5년 동안 심사료인상으로 마련되는 자원을 이용하여 이루고자 하는 양적 혹은 질적 성과지표를 합의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기술들이 임상에서 시도되는 상황에서도, 심사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신기술에 대한 임상허가 측면에서도 과학적 논리만 뒷받침되면 가장 융통성있게 수용하는 규제체계를 가진 나라가 됐다. 국내는 반면 세계에서 가장 낮은 품목허가 심사료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러한 낮은 심사료로 인해 가장 혜택을 보는 곳은 신약 품목허가를 많이 신청하는 다국적제약회사들 혹은 이들로부터 품목을 도입해서 판매만 하는 혁신하지 않는 국내 제약회사들이다. 그 동안, 국내의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여 왔다. 또한 이에 호응해서 정부도 제약바이오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이제는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전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성장은 업계의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제네릭 품목 가격 우대 정책 등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에 힘입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업계도 정부와 함께 지혜를 모아, 제약바이오 산업의 제도적 인프라 역할을 하는 규제과학의 양적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종 심사료의 인상을 통한 심사전문인력의 확보를 할 수 있도록 하자. 심사료 인상이 약간의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과학적으로 높은 수준의 규제과학을 통한 신약개발 지원으로 수혜를 가장 누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다 들어야 하는 규제과학 담당자들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임상신청의 허가나 신약 임상 진행이 느려지거나,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우려에 근거한 보수적 규제'로 인해 비싼 비용을 치르고 해외에 나가서 임상을 해야 하는 현재의 고충을 계속 겪을 것이다.2016-10-17 06:14:52데일리팜 -
[기자의 눈] 올리타 사태와 식약처가 가야할 길한미약품 올리타 부작용 이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심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임상3상 조건부 신속허가제도는 쟁점으로 부상했다. 최근 종료된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은 3상 조건부 허가제를 올리타 환자 사망 부작용과 연계시켰다. 환자가 숨진 의약품을 허가한 타당성을 입증하란 여론 지적도 매섭게 몰아쳤다. 아직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약을 시판허가해 중증 피부질환에 따른 사망 등 부작용을 환자들이 입게됐다는 지적이다. 제도 위험성을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식약처는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폐암 말기 환자를 위해 치료제를 신속허가 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환자 치료기회 확대와 부작용 안전성 강화'라는 상충지대 위에 놓인 올리타 약효와 환자사망 중증 피부부작용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국회가 지적한 3상조건부 허가제도는 우리나라 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도 운영중이다. 우리나라는 해당 제도의 적용범위를 기존보다 확대, 구체화하는 일명 '획기신약 특별법'을 연내 국회 제출할 계획이다. 올리타는 글로벌 신약을 타깃으로 해외 빅파마와 기술수출 협약을 체결한 국내 첫 항암제였다. 말기 폐암약으로 조건부 허가 특례도 적용됐다. 식약처는 올리타 만큼 볼륨 큰 신약의 허가심사와 부작용 규제능력을 처음으로 검증받는 상황이었다. 환자사망 부작용 논란 해소를 위해 식약처가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웠던 이유다. 당연히 긴급하게 터진 안전성 이슈 탓에 신약 허가 시스템 전반을 빠른 시간 내 다각도로 점검해야 했다. 말기 폐암 치료를 중심으로 신약 접근성 확대, 환자 부작용 안전 강화라는 상충지대 최소화 고민도 곁들여 졌으리라. 집계, 분석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를 언제 어떻게 언론과 여론에 효과적으로 알려야 국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 대상이었다. 이번 올리타 이슈로 식약처는 약효·안전성을 중심으로 신약 임상연구자-제약사-식약처 보고시스템에서부터 임상·신속시판허가 제도, 시판 후 부작용 인과성을 입증하는 과학·역학적 체계 전반을 현미경 위에 올려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올리타 논란으로 식약처도 진땀을 뺐다. 능숙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신약 허가심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근육을 키울 수 있었다. 3년. 식약처가 지난 2013년 3월 복지부 산하 청에서 처로 홀로서기에 나선 기간이다.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관리 최고기관으로서 올리타 사례를 향후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허가심사 역량 제고에 밑거름으로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중증 부작용 안전관리 능력도 향상시키는 데 힘써야 한다. 식약처의 의무다. 특히 3상조건부 제도와 획기신약 특별법에 대한 안전성 이슈를 불식시키려면 산업, 전문가 외 국민과도 활발한 소통으로 제도 필요성을 설득시켜야 한다. 결국 제약계에는 의약품 개발 과정중 안전성 분야를 기존 대비 강화하고, 식약처도 조건부 신속허가를 내주는 절차의 논리적 객관성과 과학적 근거기반 심사 역량을 더 강화해야한다. 올리타는 27번째 국산신약이었다. 정부는 제약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누차 공표했다. 향후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까지 겸비한 고품질 신약이 탄생하려면 향상된 식약처 허가심사 역량과 제약계 개발력이 융합돼야 한다. 어쩌면 올리타 사례를 수 차례 더 겪어야 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합성약 대비 생물학적제제로 이뤄진 첨단 바이오신약이 차세대 의약품으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심사가 까다롭고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바이오신약을 식약처가 규제 관리해야 할 빈도수가 증가하는 셈이다. 올리타 이슈로 확인된 것은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 능력과 부작용 관리력이 국민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스스로 자신의 심사역량을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교훈은 명확하다. 식약처는 지속될 올리타 파동을 향후 신약강국을 향한 경험치를 쌓고, 신약개발 제약사와 규제기관의 역할, 3상 조건부 허가제 등 여론 이해도를 높이는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2016-10-17 06:14:49이정환 -
7·7 약가제도 개선안, 이대로 좋은가지난 7월7일 오전, 보건복지부는 대통령이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바이오 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을 보고했다. 이와 관련하여 오후 2시에 개최된 장관 주재 혁신형제약CEO 간담회에서는, 추가로 실거래가에 의한 약가인하제도 개선안도 발표됐다. 업계 모두가 이를 반겼다. 6년(2010.10.1.~2016.7.7.) 약가제도 큰 가뭄에, 학수고대하던 개선의 단비라고 생각된 때문일 것이다. 전문 언론들도 앞장서서 뉴스와 평론 등을 뒤질세라 신바람 나게 쏟아냈다. '제약업계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고도 전했다.(M파나 Lee기자, 2016.7.8.) 특히, 혁신형제약기업CEO 분들과 제약협회가 더더욱 그랬다. 전폭적으로 환영하면서 감지덕지(感之德之) 당국에 눈물어린 감사까지 표했다. 그동안 그토록 목말랐었나보다. 그러나 이젠, 묻지마식 들뜬 마음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약가 개선안을 냉철하게 곱씹으며 따져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개선안이, 과연, 혁신신약 등의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연구개발 과정상의 인적 재정적 시간적인 엄청난 위험 부담과 온갖 시련 등을 제대로 충분히 반영 보상(보전)해 주는 것인가, 아닌가, 등에 대해서. 새삼스럽지만, 금번의 '보험약가제도 개선안'의 골자를 다시 들추어보자. (1) 글로벌 혁신신약(의료 기여도가 높고 임상적 유용성을 개선한 신약) - 대체약제 최고가의 10%를 가산하되, 대체약제가 없는 항암제 등 경제성평가 면제 대상인 경우 외국(A7 국가)의 유사약제 가격(조정최저가)을 적용. (2) 바이오 의약품 (가) 바이오시밀러(개선안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한 biosimilar) - 오리지널 종전가격의 70%에서 80%로, 10% 인상 (나) 바이오베터(biobetter) - 개발목표제품(오리지널 등) 약가의 100~120%로 산정 당국은, 이러한 약가 개선안이 신약 RnD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한 강화된 인센티브 성격의 보험약가 우대 정책일 뿐만 아니라, 이 개선안으로 국내 제약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고 양질의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예컨대, 어떤 글로벌 혁신신약이 어렵사리 개발됐는데, 대체약제가 있었고 그 약제는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온 탓에 오리지널 제품가격은 30% 인하됐고, 그 제네릭들의 가격은 인하된 오리지널 가격의 50%정도로 이미 아주 낮게 책정돼 있었다. 그런데 그 혁신신약은 개발과정에서 부딪힌 수많은 역경 등을 극복하느라 원가구조가 높아지면서, 낮아진 오리지널 가격의 15% 가산된 가격이 손익분기점이 되었다. 이 경우, 그 혁신신약은 '가격 우대 인센티브'인 대체약제 최고가의 10%를 더 받고도 결국 5%만큼의 가격 적자(赤字)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약가개선안에 따른 가격우대를 받고서도 인센티브는 고사하고 원가보전도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될 판국인데, 이렇게 되어도, 당국이 기대하는 것처럼 과연 국내 제약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고 양질의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을까? 그럼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걸까? 당국은 고심 끝에 나름대로 전례(前例) 없는 가격우대 인심을 썼고, 제약사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선을 다해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해 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타제품 또는 타국 등의 약가를 비교해서 보험약가를 책정하는, '상대적 비교(比較) 약가'라는 현행 보험약가제도의 철칙(鐵則)이 혁신신약 등에도 그대로 적용된 때문이다. 제약사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원가 자료는 그저 참고일 뿐 보험약가에 전혀 반영이 안 되니, 이로 인해 세상에 둘도 없는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해낸다 하더라도 원가보상도 못 받는 보험약가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2012년4월부터 시행된 약가일괄인하제도에 의해, 보험약가가 정기적으로 참담하게 잘려나가고 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하지만, 오늘의 보험약가제도가 근본적으로 무조건 잘 못됐다는 건 아니다. 경쟁을 먹고사는 자유시장 경제사회에서 비교가격은 중요한 가격결정 수단의 하나이고, 게다가 보험약가는 국민소유인 건강보험재정의 안정화에 직결되는 요소라는 점에서, 지금의 보험약가 제도의 근간(根幹)에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예외가 없는 법률이 없듯, 보험약가 제도에도 예외는 꼭 필요하다. 앞에서 예시한 것과 같은 사태가 현실적으로 발생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국산 글로벌 혁신신약이나 바이오의약품 등, 이게 어디 보통의 노력으로 얻어질 수 있는 과실(果實)인가. 척박하기 그지없는 국내 신약개발 터전에서, 보물찾기부터 시작해 인고(忍苦)의 동물실험과 각 단계별 임상 및 허가 과정 등을 거치기 위한 최소 10여 년간의 긴 시간, 그리고 적어도 1조원 가까운 초 거액의 금전적 선투자와, 수많은 전문 연구개발 인력의 투입 등 사운(社運)을 걸어야 겨우 얻을까 말까한 귀중한 열매 아닌가.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 때, 당국의 이번 '7.7 보험약가 개선안'은, 고뇌의 흔적은 역력하지만, 육성책으로서는 미안하지만 낙제라고 생각된다. 갖은 고생 다해서 개발된 혁신신약의 손익 여부가, 겨우(꼴랑) 대체약제의 가격수준에 달려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혁신신약을 개발해 놨다 해도 대체약제의 최고가 수준에 따라 얼마든지 적자가 날 수도 있는 개선안인데 어떻게 이 개선안을 육성책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뒤 안 따지고 무턱대고 쌍수를 들며 환호한 혁신형제약사와 제약협회에 질문을 드리고 싶다. '솔직히, 대체약제 최고가의 10% 가산이면 되는 겁니까?'라고. 누누이 언급했지만, 당국이 진정(眞正) 글로벌 혁신신약과 바이오 의약품의 육성을 통해, 국내 제약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고 양질의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지기를 기대할 요량이라면, 현 개선안의 근저인 상대적 비교약가 개념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예외적 한시적인 통큰,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의약품 개발자 입장의 보험약가 우대 제도를 예외로 도입하면 된다. 물론 그 대상 의약품은 당연히 글로벌 혁신신약과 바이오의약품(시밀러 및 베터 등)으로 한정된다. 이 제품들은, 의약품으로서의 가치성이나 국위 선양 및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 그리고 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이 월등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보험약가제도에서 예외로 적용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발자의 원가계산서에 의한 원가보전은 물론 개발과정의 각고의 노력과 위험부담 등에 대한 우대 보상(incentive)을 충분한(최적) 수준으로 해준다. 다만, 보험약가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으므로 우선 10년 한시로 시행하되, 10년 후 결과를 분석평가(신약개발 촉진 정도 및 보험재정 추가 부담 등)하여 예외 규정의 존속여부 등을 결정한다. 이런 것들이 대책의 주요 얼개다. 최근 제약업계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다는 '자율가격제와 환급제를 결합한 특단의 우대대책(D팜 Choi기자, 2016.8.1.)'도 개발자 측면의 우대방안이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검토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7.7 보험약가제도 개선안'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2016-10-13 12:14:52데일리팜 -
"돔페리돈 논란, 비급여 처방 투명화가 우선"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더민주 전혜숙 의원이 "임부와 수유부에게 위험한 의약품인 돔페리돈을 2015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산부인과에서 7만8천건이나 처방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12만 의사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한 것으로, 돔페리돈이 그렇게 위험한 약이라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돔페리돈 소화제의 판매 또한 즉각 중지해야 하며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즉각 DUR을 시행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심 구토 증상에 사용되는 위장관 운동 촉진제에는 돔페리돈 외에도 여러 약물이 있다. 이 시장에서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제약사의 마케팅은 돔페리돈보다 부작용은 적고 약가가 높은 다른 약물로 옮겨간 지 오래이며 돔페리돈 처방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산부인과에서 여전히 처방하고 있는 것은 돔페리돈의 부작용 중 하나인 모유량 증가를 통해 산모의 젖이 잘 돌게 할 목적인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에서 돔페리돈 투여로 환자가 사망한 사례는 모두 약물 일회량을 한꺼번에 정맥주사 bolus injection 한 경우였으며 정제나 액제를 복용한 경우가 아니었다. 영국에서는 2014년 9월 약국에서 OTC로도 판매되던 돔페리돈을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되는 전문약으로 전환했지만, 이웃나라인 아일랜드에서는 OTC 돔페리돈을 약사가 직접 관리하는 BTC로 전환하고 일주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또한 여전히 돔페리돈을 OTC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OTC 돔페리돈은 소청과의사회가 언급했듯 말레인산돔페리돈보다 흡수율이 높지 않은 비이온형 돔페리돈이다. 또한 모두 유리병에 들어있는 액제여서 의사들이 처방 내는 정제에 비해 보관과 휴대가 불편한 관계로 단기간의 소화불량이나 오심 구토가 있을 때 한두 병씩만 구입하여 복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유즙분비 촉진 등 허가 외(오프라벨) 목적으로 비교적 많은 용량을 사용하거나 장기간 사용할 경우다. 유즙분비 촉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히 식약처가 허가한 적용증에 해당되지 않으며, 이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일선 산부인과에서는 비급여로 처방 낼 것으로 짐작된다. 소청과의사회에서는 의사들이 하루 30mg 이하의 상용량으로만 처방 내고 있다고 주장하나, 비급여로 내는 처방은 DUR 대상도 되지 않는데다 급여청구를 위해 보험공단에 처방내역을 보고하지도 않으니 그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돔페리돈이 임부와 수유부에게 위험한 지 그렇지 않은 지가 아니다. 식약처가 허가해주지 않은 오프라벨 목적으로 약품을 사용하기 위해 의사들이 비급여로 처방을 내곤 하는 관행을 사회와 보건당국이 과연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가 오히려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허가 받지 못한 적용증이란 곧, 효능이 있다고 일부 인정할 수 있으나 효능이 충분치 않거나 잠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 등으로 인해 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돔페리돈을 산모에게 투여할 경우 세 명 중 한 명은 젖이 느는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점을 생각해볼 때, 허가 받지 못한 적용증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허가 받은 적용증으로 사용할 경우보다 더욱 엄격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오프라벨 목적을 위해 비급여로 처방된 약물은 정부가 자랑하는 DUR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심지어 일선 의원에서는 환자 주민번호 뒷자리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비급여 처방을 남발하여 처방내역이 DUR에 조회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회피하기도 한다. 비급여 처방은 보건당국의 관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은 30일치 까지만 처방이 가능한 수면제인 졸피뎀을 더 많이 처방해주기 위해 비급여로 처방한 사실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되기도 했다. 비급여 처방이 급속히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비급여 처방 내역까지 의무적으로 DUR에 편입시키지 않는다면 지금의 DUR은 하나마나 라고 할 수 있다. 의사들은 DUR과 보건당국의 심사평가를 자신들의 처방권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관여'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전문가인 국민은 의사의 처방과 처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기에 제3자가 관여하여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의사들이 못미덥고 의심스러워서가 아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는 불완전하고 실수가 있을 수 있으며, 제3자의 점검에 의해 그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비급여 처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토돼 약물이 보다 안전하게 사용되고 국민 건강권이 증진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2016-10-13 12:14:50데일리팜 -
[칼럼] 한미약품은 왜, 속수무책 당했나공든 탑이 무너졌다. 43년 차곡차곡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데 14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1973년 한미약품을 세운 이래 거친 도전과 모험으로 조각해 온 글로벌 R&D 기업의 이미지와 사회적 신뢰가 최근의 늑장 공시 파동으로 적잖이 훼손됐다. 작년 대규모 기술 수출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자 유능한 연구원이기도 한 이관순 대표는 허리를 90도로 꺾어 사죄를 해야했다. 제약바이오 붐을 일으켜 투자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던 한미약품은, 이제 역설적이게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켜 놓은 기업이라는 원성마저 사고 있다. 정부의 신약 정책에도 부정적 기류를 만들었다는 비판대에도 올랐다. 한미약품 파동은 어디서부터 꼬이고, 잘못된 것일까. 명백하게도 그것은 회사의 느슨한 위험 감수성과 안일함에서 비롯됐다. 회사가 '제넨텍에 기술수출을 했다'는 호재성 공시를 한 것은 9월29일 오후 4시 30분 무렵, 코스피(KOSPI)가 폐장한 후였다. 공교롭게도 베링거가 '폐암신약 후보 물질인 올무티닙(한국 상품명 올리타)의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내온 게 이날 저녁 7시 6분이었다. 익일 새로운 장을 앞두고 호재와 악재가 겹치게 된 것이다. 운명의 장난이 아니라 리스크(Risk)였다. 정상적 '리스크 매니지먼트 프로세스'가 작동했다면, '제넨텍 호재'에 기대를 걸고 다음 날 오전 코스피 개장을 밤새 기다릴 투자자들을 무겁고 엄중하게 의식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30일 장이 열리기 전 공시를 했어야 했다. '24시간 안 공시 같은 규정'을 염두에 둘 사안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한미는 그렇게하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 개장되고 29분이 흐르고 나서야 악재 공시를 올렸다. 회사는 여러 정황을 앞세워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누가 이를 액면으로 믿어 주겠는가. 회사 내부의 책임 회피를 위한 설명으론 그럴듯 할지 몰라도 대외적 메시지로는 불충분했다. 만약, 회사가 '익일 개장전 공시의 절박성'을 인식해 최선을 다했다면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았거나, 담당자가 자리에 있든 없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장 전 공시를 했어야 옳았다. 모든 투자자들이 '호재와 악재'를 천칭 저울에 올려 투자를 결정하도록 했어야 맞다. 그게 책임있는 기업의 자세다. 작년 기술 수출을 할 때처럼 시차가 나는 외국 기업과 업무 협의를 위해 밤샘했던 것처럼 투지와 열정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면 작금의 한미파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미에겐 14시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속절없이 흘려 보냈다. 베링거 악재공시, 코스피 개장전 공시했어야...안일함이 화 불러 '베링거 개발 중단 악재'를 개장 전에 공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그런데 실책은 실책을 부르는 것일까. 파동이 불거진 이후 한미가 제대로된 메시지 한 줄 내놓지 못한 것은 더 한미답지 못한 실책이었다. 30일, 일반 투자자들이 '악재를 장전에 공시하지 않아 손실을 보았다'며 분노하자 언론들은 일제히 '판도라 상자'를 열어 보겠다며 달려 들었다. 언론들이 베링거 개발 중단 사유를 의심하고, 작년 기술수출액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등 다양한 방향에서 문제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오후 4시께 식약처가 '올리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자 아주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확산됐다. '약을 먹고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이 주류였다. 늑장공시, 임상시험중 사망사건 등이 한 덩어리로 묶여 한미를 통째로 휘감아 버리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렇게 금쪽같은 금요일과 토요일은 흘러갔다. 만약, 금요일 오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였으면 어땠을까? 제약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의 특수성은 무엇이며, 얼마나 많은 계약이 체결된 후 임상개발 과정에서 드롭(중단)되는지,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무엇을 뜻하는지,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들 말이다.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보도의 방향은 주말과 연휴를 기점으로 조금씩 변화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흔하디 흔한 보도자료조차 단 한건 밖에 내지 않던 회사는 연휴 한 중간인 10월 2일 오전 일문일답형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한데, 회견으로 논란이 수그러 들기보다, 되레 기사량 만 늘려 놓았다. 선제적이지 못했던 기자 회견은 드러난 의혹에 마지 못해 해명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렇다 보니 기자회견으로 외부를 설득하려 한 것이었는지, 내부를 향한 제스처였는지 그 목적성이 헷갈릴 지경이었다. 일련의 사태를 설명해 줄 자료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무슨 자신감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특히 기자 회견에서 늑장공시와 관련한 담당 임원의 설명은 전형적인 내부용이었다. "공시 정정은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중요한 건이어서 내용을 모르는 당직자나 당번에게 설명하고 승인 받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30일 아침 8시35분에 공시 담당자와 전화가 됐다. 8시 40분 공시 절차를 진행했다. 신속을 요하는 것은 거래소와 한미 모두 알고 있었다. 결국 늦게 공시하게됐다." 과연 이 발언은 조사권한을 갖고 있는 금감원이나 거래소에게 어떤 뉘앙스로 전달됐을까? 공동 책임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이관순 대표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허리를 깊숙이 숙여 사과하고, 한편에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거래소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늦어졌다고 말하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얼마지나지 않자 금융 당국이 대답했다. "철저히 조사하겠다."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산업사에서 R&D를 선도해온 기업이다. 1989년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3세대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600만달러를 받고 로슈에 기술을 수출했으며, IMF로 실의에 차있던 1997년에는 마이크로 에멀전 기술이 적용된 면역억제제 임플란타 기술을 스위스 노바티스에 7400만 달러(내수포함)에 수출한 기업이다. 그런가하면, 개량신약 아모디핀을 개발해 새로운 장을 열었고, 곧이어 복합신약을 개발했다. 작년에는 잇따라 기술을 다국적 제약사에게 수출한 명실상부한 신약개발 R&D 기업이다. 예기치 않게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위기 관리시스템 부재로 필요이상 비난에 휩싸이게 됐지만, 다시 시스템을 정비하고 추스려 글로벌 행진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이번 파동을 면밀하게 복기해 잘잘못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2016-10-13 06:14:55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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