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원격의료와 규제완화, 복지부장관의 반성문지난 7월19일 대통령은 병원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하여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선포하였다. 같은 날 복지부장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원격의료 활용을 위한 규제방안을 제시하였다. 대통령의 선언은 소아당뇨환자의 사례와 더불어 외관상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반면 장관은 여당과 시민단체로부터 뭇매를 맞고 사과와 해명을 해야 했다. 규제완화에 대한 이런 현상과 반응은 바람직할 것일까? 대통령의 입을 빌어 표현한 대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의료기기 규제혁신의 변은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수출과 고용이 증가할 수 있는 기회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안전성의 우려가 적은 품목은 선 진입 후 평가의 방법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임상적 근거가 미흡한 첨단기술은 대체 정도와 잠재적 가치를 고려하여 시장에 우선 진입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 진입 후 평가나 첨단기술의 시장 선진입이 현재 불가능한 것인가? 약품을 중심으로 위험분담제나 선별급여 등의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 적용 중인 이러한 방법들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규제를 강화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기기 규제혁신을 내세우는 정부에게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혁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아당뇨환자 혈당측정기 문제를 규제혁신의 빌미로 내세운 것도 적절하지 못한 감이 있다. 예외적인 상황을 일반화한 것으로 소위 침소봉대이고 견강부회이다. 기술과 사회 현상 등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모든 것을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법을 집행하는 행정에 재량권이라는 융통성을 부여하고 있다. 혈당측정기의 문제는 행정재량권을 우선 활용하여 대처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할 사항이었다. 문제는 행정 담당자들이 재량권을 발휘하여 올바르게 대처하여야 할 상황임에도 재량권을 활용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이다. 책임의 문제 때문이다. 올바른 재량권을 발휘했음에도 단지 법규의 문구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 것이 행정의 현실이다. 법규의 규제완화 이전에 우선적으로 완화되어야 할 규제는 행정조직과 그 안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책임있는 재량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의료기기 규제혁신의 견지에서 보면 원격의료도 규제혁신의 대상이다. 장관의 원격의료에 대한 제안은 왜 뭇매를 맞았을까? 대통령 보다 격이 낮아서? 아니다. 원격의료를 보는 시각의 극단이다. 산업계 등은 원격의료를 블루오션으로 보는 반면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의료공공성을 망치는 도깨비로 보아왔고 보고 있다. 양측 모두 허상을 깨고 이성적인 평가와 표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복지부장관이 제시한 원격의료는 국민의 생명을 위해서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정하고 논리적인 방안이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규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안전이다. 안전을 담보할 수 있거나 안전의 문제로 잃는 것에 비하여 원격의료의 활용으로 얻는 것이 많다면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대면진료 후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지속 관리는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격오지 주민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하여 시공간적으로 대면진료의 제한을 받아서 진료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에게는 안전의 문제는 있지만 원격의료를 활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원격의료를 이처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의료민영화와 어떤 관련성도 없다. 장관에 대한 뭇매가 안타까울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장관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제혁신을 미룰 수 없다는 반성문을 일간지에 기고한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 규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의료기기나 원격의료 모두 마찬가지이다. 지금 대두되는 규제혁신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산업화를 촉진하자는 의도가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복지부장관이 나서서 혈당측정기 문제를 예로 들어서 규제혁신에 대한 반성문을 쓰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의료기기 업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업무이다. 타 부처의 업무에 대하여 반성문을 쓰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복지부장관이니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복지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혁신하여야 할 것은 정부부처 간 제자리 찾기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 담당자들의 융통성 있고 책임감 있는 업무처리를 보장해주는 분위기와 마인드의 변화가 아닐까. 약품이나 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분야 기술은 국가 간 장벽이 없다. 신약과 신의료기술을 보유한 다국적회사들은 지금도 국내 시장에 조기에 고가로 진입하기 위하여 온갖 압력과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국내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규제를 완화할 경우 다국적회사들에게도 동일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인가 우려스럽다. 오히려 혁신형제약기업 등 국내 업체에 대한 특혜를 재고하여야 할 필요도 있다.2018-07-31 06:29:12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장하준 교수와 의료산업화 정책'나쁜 사마리아인들' 재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발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장하준 교수가 본격적으로 한국경제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한 건 IMF 외환위기부터다. 진보적인 성향의 장 교수 발언은 유리한 쪽의 입맛에 따라 부풀려지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장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성장을 위해 늘 주장해온 의료산업화 정책에 일침을 가한 발언 역시 논란의 중심이 섰다. 장 교수는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며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 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 된다. 한국은 0.003% 정도"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인데 의료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소재 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지 성형관광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차라리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OECD 꼴찌인 인구 1000명당 2.2명(2015년 기준)이니까 의료접근권 강화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는 산업이 아닌 공공재의 성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의료산업화에 찬성하는 쪽은 장 교수가 의료산업 전체를 보지 않고 의료서비스에 국한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의료산업에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영역이 확장되고 경제학적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짧은 인터뷰 내용으로 국내 의료산업화 정책을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 교수의 발언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의료산업이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는 장 교수의 주장은 제조업 등 육성하고 지원해야 할 중요한 산업이 더 많은데 굳이 의료산업에 얽매이지 말고 오히려 의료 접근성 강화에 신경 쓰라는 것이다. 의약계의 갈등 과제인 원격의료, 투자개방형 영리법인, 조제약 택배, 편의점 의약품 판매 이슈 등도 모두 의료가 산업의 대상이냐 아니면 공공재의 성격으로 봐야 하나의 충돌에서 불거진 이슈들이다. 보건의료의 영역에 산업정책 수혈이 필요하지, 아니면 정부의 규제 속에서 공공의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둘지는 찬반이 너무 팽팽한 의제다. 그러나 장 교수의 발언을 다시 한번 음미해보면 보건의료 산업화로 이룰 수 있는 수혜보다 국민건강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역시 부풀려지거나 일방적인 매도가 될 수 있지만 말이다.2018-07-30 06:20:00강신국 -
[기자의 눈]폭염 속 운집한 약사들, 얼마나 공감 얻었나35도를 웃도는 폭염 속 3300여명 약사들이 청계 광장에 모였다.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모인 약사들, 그들은 '국민건강 수호'를 이번 대회의 대명제로 삼고 시민들 앞에 섰다. 이를 반영하듯 대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참석한 약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궐기대회를 통해 얻고자 하는 건 우리만의 권익이나 직능 인정에 앞서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건강권 회복이다.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정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끝까지 고수해야 할 핵심 가치"라고 말이다. 이날 모인 약사들은 또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약사(藥事) 정책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결의문을 채택하고, 의약품 오남용을 조장하는 편의점 판매약 제도 즉각 폐지 등을 주장했다. 이날은 약사 뿐만 아니라 미래 약사인 약대생까지 대거 참가해 시민들을 향해 국민 건강 수호를 외쳤다. 생각해보면 이미 국민 건강을 무기로 한 보건의료계 단체들의 거듭되는 집회에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이다. 전문가라는 이유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만 한편으로는 직능 이기주의로 밖에 비쳐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 중심에는 공감이 있다. 한 직능의, 단체의 메시지가 국민의 생각, 마음에 와 닿기 위해선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약사들의 외침이 국민들에 얼마나 공감대를 샀을 지는 의문이다. 이번 궐기대회에 참석한 약사가 기자에 보낸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 약사는 본론에 앞서 "이번 대회가 국민들에게는 무관심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민이 공감하지 않을테니."라고 잘라했다. 이어 "궐기대회 전 2010년 심야약국운영을 계획하고 실천 했던 시절처럼 약사회 임원들이 새벽 1시까지라도 전국적으로 심야약국을 운영한다고 공표하고 실행 한 후 궐기대회를 했다면 시민의 공감을 사고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며 "어찌됐든 내키지는 않지만, 약사이기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참가한 약사조차 국민 공감을 사긴 역부족이란 사실을 이미 인지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 속 3000명이 넘는 약사가, 약대생이 한자리에 모였단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이 중대하단 사실을 보여준다. 사안이 중대하고 시급한 만큼 단순 보여주기식을 넘어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한 때다.2018-07-30 06:19:50김지은 -
[기자의 눈] FDA 바이오시밀러 정책이 보내는 시그널미국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 촉진정책 발표 이후 국내 기업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FDA 국장이 18일(현지시각) 공개한 바이오시밀러 액션 플랜(Biosimilars Action Plan)에는 총 11가지 정책이 담겼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허가절차를 간소화하고, 처방률 증대 차원에서 환자와 의료진, 보험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한 시장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골자다. 가령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진입을 늦추기 위해 법정 소송을 벌이거나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규제를 받을 수 있다. FDA에 따르면 2015년 3월 산도스의 작시오가 미국 최초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된 지금껏 시판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11종(7월 18일 기준)에 이른다. 그럼에도 실제 시장에 출시된 품목은 3종에 불과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기간이 남았거나 법정 소송 등의 사유로 발목이 묶여있는 탓이다. 시장론칭에 성공했더라도 거액의 리베이트를 빌미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관련 시장의 절반과 독점 계약을 맺고,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한꺼번에 계약하는 조건으로 큰 폭의 할인율을 제공한 존슨앤드존슨이 대표적인 예다. 그로 인해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상품명)는 레미케이드보다 15% 저렴하다는 가격 혜택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급기야 인플렉트라의 미국 현지 판매사인 화이자는 지난해 연방독점금지법과 바이오의약품 가격경쟁 및 혁신법 위반 사유로 존슨앤드존슨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FDA 액션플랜은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들을 비롯해 증권가에서도 FDA의 변화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정책의 이면에는 또 다른 시그널이 담겨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더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메시지다. 미국, 유럽을 통틀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미 과당경쟁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 그룹의 산도스나 밀란과 같이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특화된 기업 뿐 아니라 화이자, 암젠, 베링거인겔하임 등 빅파마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지 오래다. 산도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핵심시장에서 암과 면역질환 분야 바이오시밀러 5종의 허가를 취득하고 발매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제시해 왔고, 조금씩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 셀트리온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험을 쌓은 화이자는 지난해 말부터 바이오시밀러 3종의 FDA 허가를 따냈다. FDA가 선사한 행운의 카드가 국내 업체들에게만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이유다. 민간의료보험 비중이 높은 미국은 정부 정책 만큼이나 보험사의 급여리스트에 의한 리베이트 유무가 의약품 판매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이 같은 특성을 간파한 밀란은 지난달 허가된 퓰필라(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의 고시가격(AWP)을 오리지널 의약품의 67% 수준으로 책정했다.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임에도 오리지널 및 곧 출시될 후발주자들과 가격 차별성을 두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물론 제네릭과 달리 높은 제조비용이 수반되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무조건적인 가격인하가 능사는 아니다. 초안 발표 이후 1년째 시간을 끌고 있는 대체조제(Interchangeability)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경우, 대체조제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비용을 감수해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 대한 이해와 탄탄한 임상근거가 겸비되지 않는다면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의미다. 국내 제약산업 역사상 가장 많은 수출 실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해외 시장에서 조금 더 멀리, 오랜 기간 선전하기 위해 가격 이외 다양한 차별성을 갖춰야 할 때다.2018-07-26 06:29:59안경진 -
[칼럼]이명은 적극적인 환자상담이 필요한 증상의약분업 이후 많은 약사들이 처방전을 가져 온 환자들의 건강관리를 해주는 주치약사로 자리매김해가는 것 같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담 잘하는 약사들의 공통점은 늘 자신감에 찬 미소로 마음을 열고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환자에게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명은 특히 상담이 중요한 증상 중 하나이다. 건강보험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이명은 이명 진료환자의 44%가 50-60대이고 현대인 5명 중 1명꼴로 앓고 있으며 이 중 25%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치료를 받은 이명 환자는 매우 호전(25%), 호전(50%)되었고 나머지 25%는 별 호전이 없었다고 했다. 이호기(소리이비인후과) 등은 이명 방향이 편측 51%, 양측 35%, 불명확 14%라고 보고하였다. 필자는 머리만 대면 자는 편인데 몇 년 전부터 화장실에서 오른쪽 위에서만 들리던 삐-소리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침대에 누웠을 때도 들리는 걸 보니 좀 더 관리해 달라는 몸의 호소인 듯하다. 핸드폰 글씨도 TV 소리도 크게 보고 듣지만 60년을 사용한 것치곤 잘 관리해서 이정도라 생각한다. 환자들은 갑자기 이명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서서히 진행된다. 어느 순간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잠들기 어려울 때가 돼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이명치료는 병원진료를 의뢰해야 할 증상과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돌발성 난청이나 어지러움, 이석증, 메니에르질환, 중이염, 호흡기질환과 함께 이명이 시작된 경우 병원 진료를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 얼마 전 이명과 난청으로 이비인후과에 의뢰한 60대 환자는 귀지가 까맣게 막혔다는 기막힌 경우도 있었다. 호흡기 환자가 많았던 지난 겨울 이명환자 역시 많았는데 이는 심한 비염, 축농증, 중이염, 턱관절장애와 관련 있다는 보고와 유관하다. 대부분의 자각적 이명은 수면부족, 우울증, 귀 중심의 근육 긴장, 노화로 인한 혈관경화 및 혈관 내 플라크 침착, 스트레스로 인한 노르아드레날린의 과도한 분비(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기 때문) 등의 원인과 청신경 손상을 줄 수 있는 약물복용, 과도한 흡연도 이명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은 깨어있던 동안 해결하지 못한 세포대사를 마무리하고 발생한 노폐물을 정맥과 임파를 통해 제거하여 세포재생을 돕는데 이명의 경우도 유모세포와 주변 세포조직의 손상, 청각신경의 손상, 동맥과 정맥의 혈류 장애, 귀 주변의 임파염이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유모세포와 청신경 및 주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원인은 너무도 많을 것이다. 요즘 이명환자들은 TV광고, 포스터 또는 인터넷 경험담 등을 통해 이명약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실비도, 은행잎제제, 동맥경화·정맥류 치료제, 혈관청소에 도움이 된다는 약(나토키나제, 코큐텐, 신경비타민, 빈혈약 등) 등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먹고 나았다는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라고 물을 때면 한동안 머뭇거리게 된다. 이명이 치료가능한 질병도 아니며 적응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할 때 환자들의 표정을 집중해서 보기를 바란다. 작은 희망의 끈조차 주지 않는 단호함에 환자들은 때로 더 우울해지고 질병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명환자와 상담할 때 수면부족과 우울증을 가장 먼저 질문한다. 며칠 전 50대 후반의 남자환자가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고 갔다. 어제 상담 덕에 잘 잤다며 상담료라 했다. 약 한 달 반전, 이명으로 이비인후과와 내과 처방전을 한번씩 조제해 간 이 환자는 한동안 약국에 오지 않았다. 신경정신과와 종합병원에서 MRI까지 진료 받았으나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수마트립탄과 삐콤을 처방받았다고 했다. 그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느꼈을 불안과 절망감이 조제한 처방전을 꺼내주는 손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가볍게 '잠은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깼는지', '처방약을 먹고 어땠는지', '사업은 잘 되는지', '일본 유학 중인 딸의 생리통은 어떤지' 등을 묻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명 말고 가장 큰 걱정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이명 때문에 잠을 못자 두통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지속되면 사업에 영향을 줄까 걱정이다"라고 했다. 기승전결 이명이 문제다. 정신과에서 받은 수면제를 먹어도 잠들기 어려운지 물었을 때 "먹어도 이명은 그대로인데 잠만 잘 잔다. 중독될까 요즘은 안 먹었다"고 했다.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해왔다. 필자는 '지금 오른쪽 귀에서 소리가 납니까? (아니요) 오늘부터는 은행잎과 수면제가 들어있는 이비인후과 처방약을 잘 먹고. 잘 때는 음악을 틀어놓으세요'라고 말했다. 약사는 너무도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고려해야한다. 좌우상하의 밸런스, 영양소와 노폐물의 과잉과 결핍, 대사의 항진과 저하, 3대 영양소와 미네랄, 무기질, 비타민 대사 장애의 원인 등을 고려해야한다. 또, 동맥과 정맥과 임파를 통합하여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가 바로 약사다. 앞으로도 약사들의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이명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18-07-25 06:29:30데일리팜 -
[기고] 늘어난 안구건조증, 올바른 인공눈물 선택은흔히 안구건조증은 건조한 날씨의 영향으로 겨울철에 심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 안구건조증 월별 평균 진료 인원 현황을 살펴보면 겨울철 뿐만 아니라 봄, 여름철에도 환자가 많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안구건조증으로 진단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눈의 건조함이나 불편함을 호소하며 약국을 찾는 환자들이 최근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최근의 환경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봄철이 되면 더욱 심해지는 황사, 중국발 미세먼지 등 각종 공해물질에 따른 기후적 변화뿐만 아니라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증가, 에어콘이나 히터 사용 등으로 인한 실내 건조함 등 생활 환경의 변화 또한 이런 증가 추세를 뒷받침 하고 있다. 그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약국에서도 계절과 관계없이 인공눈물을 찾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평소 안구건조증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 미리 안구 관리를 위해 인공눈물을 찾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자극감이나 불쾌감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역할만 했던 기존의 인공눈물과는 달리 최근의 환경 변화에 따른 공해나 먼지, 건조한 열, 에어콘, 항공여행, 장시간 컴퓨터 사용 등으로 인한 눈의 건조감이나 피로감 개선을 위한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라식, 라섹 등 시력 교정술을 받았거나 렌즈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방부제 유무 또한 인공눈물을 선택함에 있어 또 하나의 고려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시장변화 트렌드에 맞춰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인공눈물은 트레할로스 제제이다. 인공눈물의 제 1세대 성분으로 불리는 카르복시메칠셀룰로오스(CMC), 2세대 히알루론산을 넘어 최근 주목받는 트레할로스 수화물 성분은 부활초, 선인장 등에 많이 존재하는 자연 유래 성분이며, 식품 첨가물으로 사용될 정도로 안전성이 높고, 각막의 상처 치유 작용 및 세포를 재생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보습력 지속 시간이 히알루론산과 동등하거나 더 길다는 논문자료도 있어 점안시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러한 트레할로스 성분에 히알루론산을 첨가한 제품 중 하나인 아이톡이 약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톡이 히알루론산 복합제로 리뉴얼되면서 트레할로스의 세포 보호 능력은 유지하면서 점도 및 흐름성이 개선되어 사용감이 더욱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또 방부제가 함유돼 있지 않아 렌즈 착용 시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바람, 공해 등 여러 미세먼지 문제와 히터, 에어컨,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항공 증가 등 생활 환경 이슈에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인 만큼 약국에서 환자들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 이외에도 자외선과 에어컨 바람 등으로 인한 자극으로 안구건조증이 오기 쉽다. 평소 증상이 없던 사람이라도 눈의 건조함이나 자극감이 느껴지는 경우 증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약국에서 미리 올바른 인공눈물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항공 여행 또는 야간 운전이나 장시간 운전, 자외선이 강한 해외지역 방문 등 눈에 피로감이 오기 쉬운 휴가철, 미리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약국에서 휴가 상비약으로 트레할로스 제제를 권장해보는 것은 어떨까?2018-07-24 06:30:00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해외제조소등록제, 미룰 일 아니다중국 제지앙하와이가 만든 발사르탄 원료에 발암가능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된 사태는 유럽과 아시아에 이어 미국 대륙까지 강타해 현재까지도 나라마다 크고 작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네릭 약제 생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우리나라는 만성질환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이나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약제 생산과 유통, 단일보험 관리체계와 100%에 육박하는 전산 시스템에 힘입어 발 빠르게 진화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후 인도 원료의약품 업체 헤테로까지 발사르탄 원료에 NDMA가 함유된 것이 발견돼 자진회수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업계를 철렁이게 만들었다. 식약당국은 국내 수입된 실적이 없다는 점에서 헤테로 원료로 인한 파장은 없다고 했지만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내 식약당국이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손을 뻗칠 수 없는 수입 원료의 오염 가능성이 아직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발사르탄과 무관하게 조금 더 시야를 크게 확장한다면, 이번 사태와 유사한 해외 원료 사태가 벌어질 때 우리는 이들 업체를 선제적이고도 능동적으로 관리할 법적 기반이 있냐는 물음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제지앙하와이 발사르탄 원료 사태가 유럽발로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주장한 해외제조소등록제도 의무화 조속 도입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약처 또한 해외제조소등록제도의 의미를 국내와 국외가 아닌, 제조소를 기준으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법률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와 관련해 수 년 동안 이슈관리를 해오며 2015년 관련 법률개정안을 내놨지만, 업계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과 이견이 잔존한 탓에 아직도 국회의 공감대를 온전히 얻지 못한 상태다. 만약 해외제조소등록제도가 과거 식약처 발의 시점에 발맞춰 도입 됐었더라면, 제지앙하와이 사태와 인도 헤테로 사건이 벌어질 당시 식약처가 보다 주도권을 갖고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들이 보다 값 싼 제네릭을 만들기 위해 혹은 국내 원료보다 접근성을 높이고 조달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를 수입하는 것은 보편화 된 사실이다. 완제수입품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제 해외제조소 생산 원료와 국내 제조·생산 원료 조달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얘기다. 사용하는 원료의 출처가 다국적이니, 관리하는 기준도 이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후반기 국회가 발사르탄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에 있을 정부·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도 주요한 질의 이슈로 지목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정부와 국회는 NDMA 사태의 표면인 발사르탄 사태에만 논점을 머물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근본 원인과 해법을 입법·개정으로 풀어갈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2018-07-24 06:29:55김정주 -
[기자의 눈] 발사르탄 진정국면 뒤엔 그들이 있었다소동이 따로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토요일) 정오쯤 중국산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의약품 219품목에 대한 판매 중지를 발표했다. 식약처가 유럽의약안전성(EMA) 발표 검토 후 신속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국내 환자 160만 명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최종적으로 문제 의약품 처방·조제가 확인된 환자는 17만8000여 명이다. 하필 주말이어야 했을까. 이틀 동안 밤샘 현장조사를 했다는 식약처는 9일 219품목 중 104품목에 대한 판매중지를 풀었다. 그리고 아직 판매중지 중인 115품목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검출량과 위해성 여부도 모른다. 조사가 끝난 이후 후속조치까지 마련하고 요양기관이 문을 여는 월요일(9일) 오전, 최종 115품목 판매중지를 공개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식약처의 행정절차 과정은 발사르탄 고혈압약 회수가 모두 이뤄지고, NDMA 위해성이 공개된 이후에 또 다시 평가가 있으리라 본다. 그 중간점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교환율이 의미하는 바다. 판매중지 의약품 115품목을 처방·조제한 환자 중 14만명 이상이 다른 고혈압약으로 교환을 마쳤다. 정확히 2주만에 80%가량이 재처방·재조제를 마쳤다. 발사르탄 고혈압약 리콜 조치에 들어간 유럽 22개국과 미국은 교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우리 나라가 급하게 결정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이미 발암물질 유발 가능성으로 식약처의 판매중지가 내려진 상황에서 국민정서상 소동을 잠재우기 위해 교환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의약품 교환 결정이 내려지면서부터의 과정은 보건복지부가 맡았다. 실무 작업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이 권한을 쥐고 있다. 심평원은 의약품안전대책추진단을 구성했고, 공단 또한 발사르탄 대처를 위한 임시조직을 계획하고 있다. 복지부, 심평원, 공단, 그리고 의료계와 약업계가 함께 했다. 심평원은 DUR을 활용해 요양기관이 판매중지 의약품을 처방, 조제할 수 없도록 차단조치를 했다. 식약처가 7일 219품목에서 9일 115품목으로 판매중지 의약품을 조정했을 때도 심평원 DUR관리실은 24시간 대기하면서 DUR시스템을 업데이트하기 바빴다. 판매중지 의약품에 대한 처방전이 발행되면서 잡음이 일었지만, 이는 'DUR 온·오프' 기능 탑재로 인해 '오프'한 요양기관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요양기관이 DUR을 켜뒀더라면, 판매중지 이후 처방·조제가 이뤄진 발사르탄 고혈압약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르탄 사태에서 의약품 일련번호 제도 또한 빛을 봤다. 심평원 의약품종합관리센터는 판매중지 품목을 확인 후, 제약사가 발사르탄 고혈압약을 어느 요양기관에 공급했는지를 일련번호를 통해 파악했다. 올해부터 제약회사에 의무 적용된 '일련번호 즉시보고'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결과다. 만약 도매업체, 요양기관까지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졌다면 어느 환자가 발사르탄 고혈압약을 복용했는지 까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교환부터 회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까지는 도입 전에는 각 이해관계로 인해 반대가 심했지만, 도입된 이후 빛을 발하는 제도도 한몫했다. 그리고,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의사와 약사다. 심평원은 요양기관에서 처방이나 조제가 이뤄진 내역을 파악할 수 있지만, 환자 개인정보가 없기 때문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안내를 할 수 없다. 공단은 수진자별 개인정보가 있지만, 어쩐지 이번 발사르탄 사태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결국 요양기관이 나서서 문제가 된 의약품을 처방, 조제 받은 환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야 했다. 식약처 발표 이후 주말 내내 환자들의 민원을 받아낸 사람들도, 교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마찰까지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도, 모두 현장에 있던 의·약사였던 것을 잊으면 안 된다.2018-07-23 12:06:52이혜경 -
[칼럼] "모기약 주세요" 하는 소비자에게 약사는약국 경영과 약료 실현 [6] Communication_이해도 나의 '모기약'은 당신의 '모기약'과 다르다. 김영하 작가의 2002년 산문집 '포스트잇'에 실린 '에프킬라' 단편집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작가가 농활을 갔는데 주인어른이 '에프킬라'를 모기 물린 데 뿌리더란다. 놀란 작가가 그걸 몸에 뿌리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주인 왈, "모기 물린 데는 이게 직방이여, 그러니까 이게 모기약이지 달리 모기약인감." 우스갯소리로 넘기려다 곰곰이 책을 덮고 생각을 해보니, 실제 약국에서 이런 일이 적지 않았다. "모기약 주세요."라고 해서 모기 물린데 바르는 약을 드리면, "그거 말고 모기 죽이는 거요."라고 한다. "스프레이로 된 모기약 주세요."라고 해서 모기 죽이는 스프레이 약을 드리니 "이거 몸에 뿌려도 돼요?"라고 묻는다. 알고 보니 '모기 기피제'를 찾는 경우였다. 약사는 모기약을 모기 살충제, 모기 기피제, 덜 긁게 해주는 약 등 다양한 용어로 풀어 생각한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그 모든 것이 그저 모기약일 수 있다. 나의 모기약과 너의 모기약이 다르다는 것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다른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커뮤니케이션 '이해도' 관련 가장 기본적인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나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 같은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단어에 대한 이해는 개별적이다. 단어는 한 개인의 지적, 경험적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일례로 약사의 혈압약은 '혈압을 조절하는 약'이다. 하지만 어떤 고객의 혈압약은 '혈압을 치료하는 약'이다. 그 고객은 '혈압약을 꾸준히 먹으면 혈압이라는 병이 나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약을 왜 먹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건강분야의 용어는 일상어보다는 어려운 편이라, 다르게 이해하고 해석할 여지가 적지 않다. 그래서 단어 자체를 보지 말고, 그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상대에 대한 '이해'는 약국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척도이다. 약국에서 약사는 상대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같은 단어를 반복하며 되묻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며 되묻기' 기술은 다음과 같다. "모기약 주세요."라고 하면 "모기약, 어디에 어떻게 쓰실 건가요?"라고 묻는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상대가 정의한 모기약을 파악할 수 있다. "에탄올 주세요."라고 하면 "에탄올, 어디에 어떻게 쓰실 건가요?" 라고 묻는다. 때때로 상처에 그냥 뿌리려고 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에탄올은 열린 상처가 없는 곳을 소독할 때 사용한다.) "타이레놀 주세요."라고 하면 "타이레놀, 어디에 어떻게 누가 드시려고요? "라고 묻는다. 콧물에 타이레놀을 먹으련다는 분을 걸러 낼 수 있다. (어떤 분의 타이레놀은 종합감기약 타이레놀콜드였다.) 처방약 복약상담 시에도, "이거 혈압약이에요."라고 하기 보다는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해주는 혈압약이에요."라고 하는 것이 좋다. "이거 소염진통제에요."라고 하기 보다는 "염증을 없애주고, 덜 아프게 도와주는 소염진통제입니다."라고 하는 편이 좋다. "이건 콧물약이에요. 입마름 부작용이 있어요."라고 하기 보다는 "코에서 나올 수 있는 콧물, 가래처럼 목 뒤로 넘어가는 물 등 몸에서 분비되는 물이 덜 나오게 하는 약이에요. 그래서 침도 덜 나오게 만들어서, 입이 마를 수 있어요."라고 해주는 편이 약리적 효과, 부작용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고객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단어를 반복하며 되묻고, 단어에 올바를 정의를 붙여 설명하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고, 정확한 정의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전문용어를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단어를 전달했으니 상대가 이해했을 거라 미루어 짐작해버리지 말자.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은 이해해보려는 노력, 이해를 위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2018-07-23 06:29:55데일리팜 -
[기자의 눈] 한미의 복합제 전략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한미약품이 내놓은 복합제 신제품들이 올해 상반기 원외 처방약 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작년 하반기부터 선보인 신제품 가운데 일부 수입 오리지널약물을 제외하고 한미약품 제품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상반기 3제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 플러스'가 39억원을 기록했고, 천식+알레르기비염 복합제 '몬테리진'이 35억원, 골다공증복합제 '라본디'가 30억원으로 순항했다. 신제품 상위 5개 품목 가운데 3개가 한미약품 제품이다. 복합제는 이미 국내 제약사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성분을 토대로 우리만의 뛰어난 제제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 조합의 복합제들이 탄생했다. 아모잘탄 플러스나 몬테리진, 라본디 역시 그전에는 보지 못한 조합이다. 특히 한미약품은 아모잘탄플러스, 로수젯, 로벨리토 등 복합제로 내수시장에서 크게 재미를 봤다. 한미의 성공은 다른 제약사들을 자극해 수많은 복합제들이 양산되고 있다. 복합제는 양날의 검이다. 2~3개 약을 하나로 합쳤기 때문에 그만큼 환자들은 복용이 편리하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과거 제네릭약물 만들듯이 복수의 복합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면서 제약사 간 과다경쟁과 취급 곤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임상시험을 거친다지만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준의 허가입증 자료도 국내 복합제를 폄하하는 근거로 사용되곤 한다. 영업 현장에서는 제품력보다는 'MR을 다그쳐 실적을 내는 제품'이라며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의 복합제 전략은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그 수많은 복합제 가운데 한미약품처럼 눈에 띄는 실적을 내는 제약사는 손에 꼽힌다. 한미 복합제의 선전은 최초 조합이라는 제품력과 영업력이 시너지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한미는 최초를 위해 남다른 특허전략을 세우고, 남들과 손잡지 않는다. 로수젯은 MSD와 에제티미브 특허 허여 계약을 맺어 경쟁사보다 6개월 일찍 나왔다. 한미의 복합제들은 또한 단독임상을 통해 홀로 나와 경쟁자를 허락하지 않는다. 반면 다른 국내 제약사들은 복합제 역시 개발비 부담을 덜기 위해 위탁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나온 복합제들이 영업을 잘해 성공하기도 하지만, 같은 공장에서 나온 타사 제품들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가 어렵다. 한미는 글로벌 신약개발로 다른 국내제약사들을 이끌면서 또한 내수시장에서 판매전략도 가장 선진적이다. 과다경쟁의 온상인 제네릭으로 돈을 벌기 어려워지자 재빨리 복합제, 개량신약으로 눈을 돌렸다. 이제는 외형성장과 제품구색을 맞추기 위해 '제네릭'을 묻지마식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중국산 발암 우려 발사르탄 원료로 제네릭 가치가 폄하되고, 공동·위탁 개발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는 상황에서 한미의 앞선 제품개발 전략은 국내 제약사들이 한번 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2018-07-19 06:29:20이탁순
오늘의 TOP 10
- 1[기자의 눈] 다시 본사로…R&D 자회사 합병 늘어나는 이유
- 2화장품 매장 내 반쪽 약국 결국 보건소 단속에 적발
- 3상장 제약 5곳 중 3곳 원가구조 개선…비급여 기업 두각
- 4거수기 국내 제약 이사회, 글로벌 시총 1위 릴리에 힌트 있다
- 5위더스, K-탈모약 생산 거점 부상…피나·두타 플랫폼 확보
- 6유영제약, 순환기 라인업 확대…환자군별 포지셔닝 강화
- 7위고비, 체중감소 넘어 심혈관질환 예방까지...쓰임새 확대
- 8제일약품, 자큐보 비중 첫 20% 돌파…주력 품목 재편
- 9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준비...수사관 교육과정 개발 착수
- 10SK플라즈마, 레볼레이드 제네릭 허가…팜비오와 경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