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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바라보는 은행엽 추출물의 의미얼마 전 친구와 동네 단골 순댓국집에 갔다. 10평 남짓 되는 가게 한편에는 영업시간이 긴 가게들이 으레 그러하듯 사장님이 자주 쓰시는 물건들이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역시나 여러 물건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평소 복용 혹은 사용하시는 것으로 보이는 약통들이었다. 아아, 그렇지. 이제 이분들 연세가 되면 그들의 생활에서 ‘약’이란 존재를 빼놓고 살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던 차에 사장님께서 “아차 깜빡했네!” 라고 하시며 선반에 있던 약상자에서 하나를 꺼내셨다. 직업병 탓일까. 무슨 약을 드시는지 궁금해서 살짝 보니 모 회사의 은행엽 추출물 제제였다. “사장님 그거 왜 드시는 거예요?” 라고 나도 모르게 묻고 말았다. “아니 내가 요새 자꾸 깜빡깜빡 해서, 이러다가 치매 올 것 같아 약국에 갔더니 이걸 먹으면 좋다고 추천해주더라고.” “아 그렇구나, 네 맞아요. 그거 꾸준히 잘 드시면 좋으니까 잊지 말고 잘 챙겨 드세요.” 그렇다. 보통 요즘 깜빡깜빡 한다며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약국을 방문하시면 약사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은행엽(Ginkgo Biloba) 추출물 제제’일 것이다. 은행엽(Ginkgo Biloba)는 1950년대 처음으로 에탄올 추출에 의한 플라보노이드 분리에 성공한 이후, 1965년 독일 연구진에 의해 뇌 및 말초 순환 개선 효과가 입증되어 이후 Tebonin이란 이름으로 의약품으로 발매된 이래 그 효능과 효과에 관해 여러 연구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경우 SK케미칼에서 발매된 기넥신F가 지난 1991년 국산 은행엽 제제로는 최초로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등 3개국에 진출하였으며, 당시 세계 최초로 은행잎 혈액순환개선제를 개발한 독일에 역수출해 약효를 인정받으면서 화제가 된 의약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Ginkgo biloba는 크게 Free radical scavenging 효능을 가진 Ginkgoflavone glycosides와 Anticoagulation, Antioxidants 및 Anti-ischemic 역할을 하는 Terpenoids인 Ginkgolides와 Bilobalides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Hemodynamic improvement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개발 초기와는 달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최근에는 은행엽 제제가 임상적으로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콜린 알포세레이트 성분 제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항목이 축소됨이 발표되었는데, 그동안 이 성분은 「치매 증상」을 비롯하여 「감정 행동 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의 증상에 대한 급여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심평원은 콜린 알포세레이트가 경도인지장애를 개선한다는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재평가 이슈를 금번에 확정 지었다. 그에 따라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Ginkgoflavone glycosides의 Free radical scavenger 효과이다. 약국에서 은행엽 제제를 ‘스스로’ 찾으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기억력 감퇴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Ginkgoflavone glycosides의 작용은 세포내 metabolism 및 신경계를 보호하는 작용으로 이어져, 기억력 감퇴 및 집중력 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기질성 뇌 기능 장애에 효과적이므로, 이러한 부분의 개선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은행엽 제제는 동맥확장 작용 및 혈관 탄력성을 개선시키고, 혈소판 응집 억제와 더불어 말초 혈액순환을 개선해 현기증, 어지러움 및 두통, 청력 개선과 이명 증상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최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이명, 어지러움 등으로 약국을 찾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은행엽 제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recommendation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엽 추출물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 분류상 ‘기억력 개선 및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그 기능성 내용을 표기 가능하다. 이에 기능성 원재료 및 부재료로 은행엽 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 2020년 6월 현재 7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제품이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안전성 및 안정성이 입증되지 못한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기도 하는 등 오히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그들에게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약국’이야말로 은행엽 제제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효능 효과가 확실히 검증된 은행엽 추출물 성분의 일반의약품을 통해 환자의 불편을 해소해 준다면, 신뢰감 상승과 동시에 약사와의 rapport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2020-06-24 05:56:57이현정 약사 -
[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이후를 대하는 약국의 자세[데일리팜=김지은 기자] 5개월여 간 약사들을 울고 웃게 했던 ‘공적 마스크’ 제도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장 상황 점검 등을 이유로 정부가 이달 말로 예정됐던 관련 고시 유효기한을 다음달 11일까지로 연장했지만, 사실상 약국은 공적 마스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도 약국가의 반응은 갈리는 것 같다. 한 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격하게 이별을 반기는 모습이지만 다른 한편에선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는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서울시약사회와 부산시약사회가 각각 진행한 공적 마스크 제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6월 이후에도 공적 마스크 제도가 지속된다면 계속 참여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서울 지역의 약사 61%가, 부산 지역 약사 56%가 ‘지속하겠다’고 응답했다. 각 문항의 어떤 단서나 조건이 붙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각 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약사가 공적 마스크 취급 연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단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상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과 함께 약국가에 깊이 파고든 ‘공적 마스크’ 제도는 지난 5개월 간 약사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변화도 가져왔다. 시민들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던 제도 시행 초기부터 마스크 색, 종류, 브랜드를 따지고 값싼 비말마스크와 비교하는 최근까지, 약사들은 단순 인근 병의원에서 온 조제 환자가 아닌 약국이 속한 지역의 주민들을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접해 왔다. 그 속에서 약사들은 실망도 많았지만, 전에 없던 보람도 컸던 것 같다. 주민들이 약국의 역할을, 약사의 노고를 먼저 알고 던지는 한마디와 건네는 작은 정성에 약사들은 다시 힘을 내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제도 시행 주체로서 지역 사회에, 감염병 예방에 공적으로 기여한단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개인적 보람과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약국가에는 잊지 못할 사건이자 역사가 될 ‘공적 마스크’ 제도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자양분으로 발전시켜 가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물론 고시 만료일까지 제도의 틀 안에서 최대한 원칙을 지키는 약국의 모습은 기본 중 기본일 것이다. 여기에 그간 말로만 거듭했던 약국, 약사의 노고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보상도 빠져서는 안 될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공적 마스크 제도로 증명된 감염병 방역, 예방 체계에서의 약사, 약국의 역할은 명확한 평가를 통해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돼야 하겠다. 전국 수 만명 약사들의 땀과 눈물이 그저 지나간 사건으로만 묻히지 않도록 하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2020-06-23 17:24:37김지은 -
[데스크 시선]신라젠과 SK바이오팜 그리고 투자광풍[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내달 중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신라젠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신라젠은 2017년 11월 시가총액이 8조원대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받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후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실패 소식으로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최근에는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체면을 구긴 상태다. 신라젠 전·현직 임원들은 자기자본 없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라젠은 임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임상 실패 발표 전 주식을 미리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받기도 했다. 현재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000억원대로 최고점 대비 10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상장 관련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내달 코스피 시장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이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총 1076개 기관이 참여해 무려 835.66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는 최상단인 4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투자자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으로 계산된다.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시가총액 4조원 규모의 대형 바이오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애초부터 SK바이오팜은 올해 상장 시장 최대어로 지목됐다. 뚜렷한 연구개발(R&D) 성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시장에 2개의 신약을 배출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에만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따냈다. 기존에 국내기업의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FDA 관문을 통과한 제품은 ‘팩티브’, ‘시벡스트로’, ‘앱스틸라’ 등 3종에 불과했다. 엑스코프리의 경우 국내 기업이 연구부터 개발, 허가까지 모두 담당한 첫 신약으로 기록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 등으로 1238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미래가치 반영으로 주가가 치솟았던 것과 달리 SK바이오팜은 R&D성과를 들고 주식 시장에 입성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SK바이오팜이 모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다른 바이오기업들의 상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신라젠이 위기를 딛고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고 SK바이오팜도 탄탄대로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그만큼 신약 성과는 워낙 변수가 많다. 다만 많은 바이오기업들의 우여곡절을 보면서 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위치한 현실에 비해 과도한 기대를 품은 건 아닌지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R&D 실체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간 성패가 엇갈리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보면 또 다시 불안감이 커져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 소식에 기업들의 주가는 치솟는 현상이 반복됐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가 제약바이오기업에게 주가 부양의 기회로 작용한 듯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해 코로나19와 연관된 호재성 뉴스를 내놓는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신라젠과 SK바이오팜의 상반된 뉴스가 등장한 지난 19일 KRX헬스케어지수는 4242.72를 기록하며 3달 전보다 2배 가량 상승했다. KRX헬스케어는 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83개로 구성됐다. 지난 3달 동안 웬만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평균 2배 가량 상승했다는 의미다. KRX헬스케어지수는 바이오 투자 광풍으로 주가가 동반 급등한 2년 전 수준에 근접했다. 빠른 시일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관련 R&D성과를 내놓는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실패 등의 소식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왔다.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R&D기대감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나 투자자들 모두 냉정해질 때다. 실체 없는 호재로 주가를 띄우는 시대는 지났다.2020-06-22 06:10:16천승현 -
[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면세와 코로나 피해 보상[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신종감염병에 대한 준비와 대응도 중요하지만 대응 이후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개인 및 기관에 대해 얼마나 지원 및 보상을 하느냐는 향후 신종감염병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의료기관 내 종사자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다. 과도한 업무, 국민의 불신, 감염에의 위험 등을 대응 과정 내내 경험하면서 대응에 참여한 개인에 대한 지원이 없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메르스 백서-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에 기록된 문장들이다. 메르스 당시 손실보상위원회는 일곱 차례 회의 끝에 의료기관 176개소, 약국 22개소, 상점 35개소에 총 1781억원의 손실보상금 지급을 확정했다. 코로나 유행 약 5개월. 정부는 의료기관과 약국 등의 코로나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부의 손실보상 투입 예산은 추경 포함 총 7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확진자 방문 약국의 숫자도 증가세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서울 지역의 확진자 방문약국만 300곳을 넘어섰고 이중 대부분은 방역 후 정상영업에 들어갔지만, 일부는 휴업 및 격리 조치 등으로 피해를 떠안았다. 감기와 유사한 증상, 비말 전염 등의 특징으로 지역 약국과 병의원의 피해는 코로나 종식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국은 보건용마스크 공급 등으로 확진자 동선에 흔히 포함되고 있고, 약사들은 확진자 방문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 방역을 강화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1인 약국의 휴업, 2인 이상 약국의 휴업 또는 부분 격리 등을 따져봐도 메르스 보상 약국의 숫자(22곳)를 크게 상회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보상에 필요한 예산은 빠듯해 보인다. 외래중단 등 병의원의 피해 발생규모를 감안한다면 추측컨대 증액된 손실보상 예산 7000억원은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공적마스크 면세 이슈도 이같은 보상 한계의 연장선상에 있다. 만약 KF마스크 구입을 위해 방문한 환자로 인해 약국이 휴업을 했다면,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 외에 공적마스크 공급 업무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논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다. 다시 말해 약사들은 휴업과 격리 등의 손실 가능성을 감내하면서까지 공적 역할을 해왔지만 적정 보상(지원)을 받지는 못 하게 될 것이라며 불만인 것이다. 현재 기재부는 약국에만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면세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공적마스크 면세를 공급에 대한 적정 보상이나 지원으로 볼 것인지, 또는 특혜로 볼 것인지는 21대 국회에서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현 정부의 모습에서 '과도한 업무, 국민의 불신, 감염에의 위험 등을 대응 과정 내내 경험하면서 대응에 참여한 개인에 대한 지원이 없었다'는 지난 메르스 보상에 대한 평가가 오버랩되는 것은 지울 수 없다.2020-06-21 20:13:16정흥준 -
[기자의 눈] 제약업계가 자초한 '무관용 원칙'[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예상대로 메디톡신이 퇴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25일자로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3개 품목(50·100·150단위)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18일 밝혔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 이유를 밝히면서 “서류조작 등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단속·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매우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데이터 작성·수정·삭제·추가 등 변경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배포하겠다는 게 골자다. 제약사는 이 관리지침을 준수해야 하며, 향후 현장검증을 통해 관리지침에 어긋나는 행위가 발견될 경우 ‘데이터 조작시도’로 간주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식약처는 예고했다. 이와 함께 서류조작 행위에 대해 엄단처벌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자료 조작이 적발된 업체에 대한 허가·승인 신청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최대 5년으로 늘리고, 징벌적 과징금을 생산·수입액의 5%에서 공급액 수준으로 상향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비단 이번 사태만으로 이같이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아닐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과거부터 크고 작은 거짓말과 비(非)양심으로 몸살을 앓아왔던 게 사실이다. 가깝게는 지난해 5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가 메디톡신과 비슷한 이유로 퇴출된 바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 측이 세포주 변경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고의 은폐한 것으로 판단했다. 과연 이들뿐일까. 식약처의 대책 발표에 떨고 있는 곳은 정말 없을까. 신약개발 성과를 부풀리거나 불리한 내용을 축소·은폐하는 행위로 범위를 넓혔을 때 ‘양심’의 영역에서 떳떳한 제약사는 얼마나 될까. 메디톡신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제약사는 과연 몇 곳일까.2020-06-19 06:10:13김진구 -
[기자의눈] 의약계 법안 고속도로 깔린 국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룡여당의 첫 행보는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었다. 집권여당이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53년 만(1967년 7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여야 원 구성 갈등 뇌관이던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선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전용 법안 고속도로'를 구축하게 됐다. 176석과 법사위를 확보한 민주당은 103석의 미래통합당 없이도 법안을 단독 심사·처리할 수 있는 실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곳은 보건의약계다. 민주당이 모든 법안을 나홀로 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상황에서 보건의약계는 민주당이 총선 이전부터 내놨던 공약을 빠짐없이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원격의료 확대는 당정청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의제다.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500명~1000명 확대 역시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었다. 이같은 이슈는 법안 고속도로가 뚫린 지금 민주당이 얼마든지 속도를 내 추진할 수 있다. 원격의료 확대는 비단 의료계 뿐만 아니라 약사회에도 미칠 영향이 지대하다. 원격의료 확대로 인한 원격 처방전 발행 사례 증가는 전자처방전 활성화와 원격 조제, 의약품 택배 시스템 도입의 뇌관이다. 현재 원격의료는 적용 대상, 범위, 방법 등 정책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정의된 게 없는 상태다. 상급종합병원과 동네 의원 모두에게 일괄 적용할지, 부분 적용할지, 적용 시 의료전달체계에 생길 변화는 무엇인지 보건의료 전문가들도 제각기 다른 판단을 내놓고 있다. 전자처방전 발행도 마찬가지다. 전자처방전 발행이 일반화했을 때 의료기관과 약국 간 생태계 변화와 환자의 조제약 수령 패턴 변화 등에 대한 연구·분석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원격의료 시행에 따른 의약품 택배배송 부분·전면 허용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미 정부는 내년까지 드론 의약품 안전·시설기준을 마련하고 시범사업을 거쳐 2025년부터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운송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0월 내놓은 바 있다. 원격의료 등 정부정책 추진 양상에 따라 의약품 택배 시스템 역시 다방면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대 정원 대폭 증가도 가져올 파장이 의료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사가 늘어나는 만큼 의료기관이 증가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병·의원 경영이 추가될 수 있다. 약국 생태계 역시 이같은 의료산업 변화에 직면하는 게 불가피하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 등 보건의약계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모두 검토해 시급한 사안부터 대응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이미 정부는 수 차례에 걸쳐 규제혁파 시그널을 대외에 보내고 있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속도가 기존 대비 몇 배 더 빨라진 지금, 보건의약계의 걸음걸이도 이에 맞춰 재게 놀려야 할 때다. 유관 정책에 대한 필요성과 문제점을 전문가 시각으로 진단하고 대정부, 대국회 협상·협력안을 도출해야 시행착오없는 보건의약계 정책 마련이 가능할 테다.2020-06-17 16:53:41이정환 -
[칼럼] 비급여 이중청구, 형법상 사기죄 고발 가능보건복지부 장관은 요양기관이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면 그 요양기관에 대하여 1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여기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경우는 거짓청구와 부당청구로 구분되고, 보건복지부 고시에서는 거짓청구유형을 입원일수 또는 내원일수를 부풀려 청구한 경우, 비급여대상 비용을 전액 환자에게 부담시킨 후 이를 다시 요양급여대상으로 청구한 경우, 실제 실시 또는 투약하지 않은 요양급여행위료, 치료재료비용 및 약제비를 청구한 경우, 의료행위 건수를 부풀려 청구한 경우, 면허자격증 대여나 위·변조를 통해 요양기관에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인력을 근무한 것처럼 꾸며서 청구한 경우, 무자격자의 진료나 조제 등으로 발생한 비용을 청구한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의 현지조사 등을 통하여 위와 같은 거짓청구가 확인된 경우에는 형법상의 사기죄로 고발조치가 이루어지거나,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인 때에는 명단 공표 처분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의료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당청구와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살펴볼 사건은 거짓청구 유형 중‘비급여대상 비용을 전액 환자에게 부담시킨 후 이를 다시 요양급여대상으로 청구한 경우(이하 ‘비급여 이중청구라고 합니다가 문제되었던 사건입니다. 해당 사건은 1심, 2심 및 대법원을 거쳐 최종 확정된 사건으로 원고는 치과의원을 개설·운영한 치과의사이고,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원고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원일수 거짓청구, 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내역 등이 확인되면서 보건복지부장관은 원고에게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하여 과징금 부과 처분을 했습니다. 1심은 처분사유 중 내원일수 거짓청구 부분은 인정되나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내역 부분은 적법한 청구로 보고, 피고(보건복지부장관)의 항소에 따라 진행된 2심은 1심과 달리 내원일수 거짓청구 부분 및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내역 모두 부적법한 청구로 보고, 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심 판결에 대해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건이 확정됐습니다. 법원은 비급여 이중청구와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법령의 요양급여대상에 관한 법규정의 체계·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보면, 요양기관이 가입자 등에게 실시한 행위 또는 사용한 약제 및 치료재료가 요양급여기준규칙 및 상대가치점수 고시 등에서 정한 비급여대상에 속한다면 외형상 보건복지부장관이 법규정에 기하여 고시한 급여목록표에 열거된 행위·약제 및 치료재료에 해당하더라도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08두19345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문제된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이중청구 내역은 비급여대상인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금 등을 사용한 충전치료)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요양급여대상인 GI(글래스아이오노머) 와동이장을 실시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GI 와동이장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사실이었으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시행한 GI 와동이장 행위가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에 의한 충전처치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이루어진 치료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진료행위인지 여부였습니다. 독립적인 진료행위로 판단될 경우, 그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는 비급여 이중청구가 아닌 적법한 청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하여 1심은 GI 와동이장은 간접충전과 독립된 치료목적을 갖는 별도의 치료행위이고, GI 와동이장이 금 등을 사용한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의 모든 경우에 필수적으로 실시되는 것은 아니며, 술식의 복잡성이나 그 소요시간에 비추어 보아도 GI 와동이장을 금 등을 사용한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에 포함되는 일부 진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았고, 그 결과 비급여인 금 등을 사용한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과는 별도의 급여대상 진료행위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항소심(2심)에서는 우식 등으로 손상된 치아에 와동을 형성하고 충전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치수를 화학적·전기적·기계적·열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고 시술 후 통증 등의 지각과민증상 완화 및 예방, 미세누출에 의한 요염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와동이장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는 손상된 치아를 적절한 기능과 형태로 회복시켜 주기 위한 충전 치료 목적 하에서 충전치료 실시 기회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와동이장이 간접충전에 반드시 필수불가결한 행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간접충전 치료에 포함되거나 이를 위하여 필요한 행위로서 비급여대상인 간접충전 범위에 포함된다고 봤습니다. 또한 글래스아이오노머를 이용한 와동이장 행위가 포함된 간접충전 치료는 환자의 개별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것을 하지 않는 간접충전의 경우와 비교하여 최소 15분 이상의 시간이 추가로 필요한 점, 중등도 이상의 복잡성을 갖는 점 등의 문제는 급여대상 충전치료의 경우 상대가치점수를 상향 조정하는 방법으로, 비급여대상 충전치료의 경우 의사와 환자 사이의 계약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계약에 따른 가격 조정을 거치지 않고 비급여대상 진료를 하면서 이와 별개로 진차룔, 즉일충전처치, 충전 등의 진료비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 과정에서 GI 와동이장을 한 것은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에 의한 충전처치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이루어진 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현행법 체계상 이를 별도의 독립된 처치로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GI 와동이장 부분에 관하여 별도의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은 이중청구로서 허위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그에 따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처럼 1심 판결과 달리 2심 및 3심에서는 GI 와동이장과 관련한 원고의 청구가 허위청구로 해당한다고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1심 판결에 따라 혹은 개인적 판단 하에 인레이 또는 온레이 간접충전 과정에서 GI 와동이장을 시행한 후 비급여 비용을 지급받은 것과는 별개로 GI 와동이장에 대한 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급여 이중청구는 거짓청구로서 업무정지처분 또는 이에 갈음한 과징금처분 뿐만 아니라, 형법상의 사기죄로 고발될 가능성이 있고, 명단공표처분 및 자격정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는 사안이므로 요양기관에서는 진료 및 청구를 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2020-06-15 09:33:41데일리팜 -
[기자의 눈] 공적·비말마스크, 그리고 약사[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정부가 비말차단용 KF-AD마스크를 공적 공급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정부의 마스크 정책 결정 과정을 보면 "KF94등급을 써야한다"에서 "KF80도 안전하다"로 말을 바꿨고, 날이 더워지니 "덴탈마스크도 괜찮다"에서 "비말차단용이 좋다"고 계속 지침을 변경했다. 특히 지난 12일 비말차단용 KF-AD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인증한 것은 국민에게 "이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다"고 부추긴 것과 마찬가지인 결과를 불렀다. 현재 모든 국민이 500원짜리 비말차단 마스크에 목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정부에 약국에 있는 1500원짜리 KF94, KF80 공적마스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1인당 구매량을 늘린다고 마스크 수급 안정화라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까. 당장 대형마트나 온라인몰만 찾아봐도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를 입맛대로 골라 구매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 마스크 정책 핵심은 적절한 시기에 누구나 공평하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는 점이다. 이제 공적마스크는 그 의미가 퇴색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덴탈마스크는 물론 KF등급조차 1300원에 팔리고 있다. 그간 마스크 유통 채널에서 배제됐던 대형 유통마트와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비말차단용이 공적에서 제외되며 다시 시장경제 체제로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마스크는 공공재인가, 소비재인가. 이번 정부 방침이 합리적이었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500원에 책정된 공적마스크에 비해 500원대 비말차단용 마스크 가격은 파격적이다. 적정 가격인지는 의문이다. 마스크 제조사 외에 아무도 적정한 값인지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KF등급조차 500원 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팔렸다. 무엇보다 정부는 약국 기반으로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되자 이달 1일부터 5부제를 폐지했다. 질병관리본부, 일선 병원,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같이 약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핵심 역할을 했음에도 비말차단용을 공적에서 제외한 결정은 너무나 쉽게 사람들 기억에서 약국의 공적 기능을 잊히게 만들었다. 공적마스크 폐지를 수순에 둔 판단이었다 해도 약국의 공적 기능을 인정하고 헌신에 감사를 표한 정부 태도에 맞지 않는 결정이다. 이는 그동안 헌신적으로 공적마스크를 맡은 약국에서 공적 기능에 회의감을 가지게 만든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대응 일선에 서있던 약사들은 비말차단용과 덴탈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라인몰과 마트로 몰리는 사람들을 보며 공적마스크 판매 이유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들인 수고와 정성을 생각하며 느낄 허탈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타개를 위해 보여준 약사들의 헌신은 지금껏 본적 없었던 또 다른 '이름없는 영웅'의 모습이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도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을 앞두고 "불편과 항의를 감당하는 것도 약국의 몫이 되었다.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도 나선 것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일 것"이라며 "정말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위안이 될 수 없다. 약사 스스로 마스크 판매원이냐는 자조섞인 말을 내뱉을 정도로 극심한 민원과 항의,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로 인한 피해와 손실을 감내한 것은 전국민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약사로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약국은 공적마스크 판매 대가를 바라지 않았지만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전국 2만여개 약국의 이름없는 영웅인줄 알았던 약사들이, 이름없는 피해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대가없는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희생과 노력의 뒤에는 정당한 대우가 따라야 더욱 빛이 나는 법이다. 약사도 국민이다.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2020-06-14 17:57:12김민건 -
[데스크시선] 환자 실익없는 '콜린알포' 선별급여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만 60~69세 노인 43%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치매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 치매 관리 비용은 2010년 8조7000억원에서 2050년 134조6000억원으로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인구 증가와 사회적 이슈화 속에서 다수의 중장년층은 치매를 막기 위해 의료진에게 처방을 요구하게 되었고, 경도인지장애에 처방할수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처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9년 3525억원의 청구 실적을 기록하는 대형 시장으로 성장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청구금액 증가로 인해 보건복지부는 해당 성분 의약품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절한지 재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선별급여로 지정해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적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효성이 불충분하며 과도한 처방으로 건강보험재정이 손실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현재 치매를 치료하는 약은 존재하지 않으며, 화이자, MSD, 릴리 등 내로라 하는 세계적 제약회사들도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었지만 끝내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당장이라도 치매가 정복될 것처럼 각종 희망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2003년 이후 미국 FDA의 신약 허가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는 단 한 개의 제품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때부터 인지기능을 최대한 보호하며 치매 진행 여부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의료진의 불만도 여기에서 나온다. 도네페질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 아세틸엘카르니틴의 적응증 축소에 이어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선별급여 조정까지 뇌 관련 약제에 있어 의료진의 선택의 폭이 계속 좁아지는 것은 정부에서 강조하는 치매 국가책임제 확대와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 치매 조기 발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높인다면 당장의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겠지만 환자의 꾸준한 병원 방문으로 인한 종합적 관리 기회를 박탈해, 추후 더욱 많은 치매 환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질환에 따른 본인 부담률 적용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삭감이 속출하고, 상병코드 갈아타기 등 진료 현장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임상적 유효성이 불충분하다고 하지만 뇌기능 개선제 중 가장 많은 임상 근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전문의약품으로 사용하는 러시아에서는 건망형 경도인지장애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연구도 있다. 연구에서 저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내약성이 뛰어나고 안전하며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치매 예방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뇌 관련 약제는 대규모 임상 모집이 어려우며,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 청구액이 많다는 것은 사회적 요구도가 높고 대안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이유로 급여를 조정하고 처방을 억제한다면 환자 및 보호자의 심리적 불안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2020-06-11 06:20:25노병철 -
[기자의 눈] 코로나시대 '상생'이 필요하다[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때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리 수로 줄면서 종식에 가까워지는 듯 했지만,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소규모 종교모임, 탁구장 등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코로나19와의 영원한 이별은 힘들어 보인다.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 삶은 이미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스며들었다.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온라인 마케팅과 같은 비대면 업무가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아슬아슬하지만 관중이 없는 야구관람에도 어느덧 익숙해져 간다.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자세는 사람들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창간기획 기사 준비과정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는 제약사내 직급에 따라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 코로나19 위기 정국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묻는 질문에서 제약사 최고경영자(CEO) 48명 중 36명은 '임직원 급여·마케팅 비용 등 운영비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CEO 4명 중 3명이 최우선 비용절감 분야로 직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을 지목한 셈이다. 실무진 7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725명 중 452명(65.1%)이 '매출목표 하향조정'을 선택하면서 다른 응답수를 압도했다. 제약사 실무진 3명 중 2명은 코로나19와 같은 악재가 발생했을 때 실적 목표를 현실적으로 낮추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CEO가 최우선 비용 절감 방안으로 꼽았던 '운영비 축소' 응답률은 실무진 조사에서 28%에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대면영업 축소 여부에 대해서도 CEO와 실무진간 온도차가 나타났다. CEO 중 70.8%는 대면영업 축소 질문에 대해 '종전대로 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실무진 역시 기존 영업방식을 유지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응답률은 54.5%로 CEO보다 다소 낮았다. 상대적으로 CEO가 실무진에 비해 영업방식 변화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전과 현실 사이에서 경영진과 실무진간 위기 대처 방식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 경영진과 실무진간 갈등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지난 2월 19일 31번 확진자의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다수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을 때도 일부 경영진들은 실적 압박을 지속하며 거래처 방문을 독촉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코로나19는 누구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다.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사람들마다 처한 위치에 따라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도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통된 위기를 겪으면서 한번쯤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고민을 공감해보면 어떨까. 상생의 사전적 의미는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이다. 제약업계에도 상생의 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2020-06-10 06:10:47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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