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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대체조제, 필연적 흐름대로 간다[데일리팜=김정주 기자] 대체조제 간소화 논의가 예년과 다르게 실효적으로 진척되는 분위기다. 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정감사를 포함해 항상 빠지지 않는 국회의 관심사항이기도 한 이 이슈가 조만간 법안 통과로 한발짝 나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도 17일 열린 전국여약사 대표자회의에서 내달 간소화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올 초 내놓은 ’2021년 건강보험종합계획‘ 세부일정에서 대체조제 장려금제도와 궤를 같이 하는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에 대해 연내 개선안을 만들어 확정짓기로 한 데에 더해,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과 약국간 일종의 보이지 않는 권력(?) 갈등으로 치부돼 등한시 돼왔던 대체조제는 '동일성분 의약품 조제'라는 본연의 의미가 있음에도 이조차 시비거리가 되는 등 부침이 심했던 게 사실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보험급여 의약품 2개 중 대략 1개 꼴로 대체조제가 합법적으로 가능한 대상이지만, 아직까지 대체조제율이 고작 0.4%에 불과한 것은 아직도 이 문제가 의약사 간 깊은 골로 남아있다는 것을 대변해준다. 실제로 대체조제에 대한 의료계 불신과 오해, 거부감은 아직도 강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정책현안분석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의 제문제'에 따르면 의사 96%가 대체조제 활성화와 심평원 시스템을 통한 사후통보(간소화)를 반대하고 있고, 의사 3명 중 1명이 '대체조제 불가' 표시를 한 처방전을 발행하고 있다. 모든 외래처방 약제를 모든 약사가 임의대로 바꿔 조제하는 것이 아님에도 마치 처방권이 상당수 조제권으로 치환되는 듯한 이미지가 아직도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법으로, 시스템으로, 물리적인 제반 환경을 만들어도 주체자가 변하지 않고 완고하다는 건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대체조제, 즉 동일성분 의약품 조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필연적으로 확산시킬 수 밖에 없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가능한 보장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합리적인 의약품 사용과 선택, 관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더 이상 후순위로 미뤄둘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사회가 수용하는 기준 안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어 최대다수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합리적인 기반을 만들고 실행해가는 것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말해준다. 수십년간 정부와 국회, 의약계는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해 방법과 방향은 알고 있었지만 실행할 만한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해왔다. 오히려 회피해왔다는 게 과하지 않은 표현일 것이다. 건강보험의 진일보와 함께 이를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해결하려는 태도와 노력은 필연적인 흐름이 됐다.2021-10-18 20:13:04김정주 -
[기자의 눈] '의약품 오남용' 근본대책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마약류 등 의약품 오남용 문제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매년 식약처 국감에 오르는 단골소재이지만,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만 되니 주문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다. 식약처도 여러가지 대책을 통해 오남용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강력한 처벌없이는 쉽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 3월 마약류 처방이력 확인 시스템을 통해 오남용 처방 의심 의료진에게 서면 경고하고 있다. 마약류는 부작용 우려와 의존도 때문에 장기간 처방하거나 다른 마약류와 병용 처방해서 안 된다. 하지만 환자 요구와 단기간 효과를 보기 위해 기준을 벗어난 처방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료계도 이런 문제점을 깨닫고,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 기준 마련에 참여한 바 있다. 식약처는 빅데이터를 통해 안전 사용 기준을 벗어난 처방을 조사해 문제가 발견되면 해당 의사에게 서면 경고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현장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현장감시 적발시에는 마약류 취급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게 이번 국정감사 때 나온 지적이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효적 조치를 위해서는 일정기간 의사면허를 중지하는 등의 즉각적인 처분이 필요하다며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강제조사에 대한 의지도 부족해 보인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1215명에 대한 서면경고 이후 현장점검을 완료한 곳은 11개소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김강립 식약처장은 강제조치보다는 의사의 자율적 변화를 유도하는 게 근본적 대책이라며 처분 강화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식약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권을 지키면서 적정 처방을 유도해야 하는 조심스런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력한 정책을 펴나가려면 관련 제도 정비와 이해관계 수렴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런 논의는 앞으로 전진하기 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식약처가 이번 국감에서도 "의료현장의 마약류 오남용 예방을 위해 처방 관행과 인식 변화의 중요성을 의사협회 등에 적극 협조 요청하고, 실효적 조치 마련을 복지부 등과 협의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내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의약품 오남용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매년 국감 단골소재로 남길 게 아니라 근본적 대책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비상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강제 조치가 어렵다면 자율적 개선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의료계에 강력 요청해야 한다. 비단 마약류뿐 아니라 항생제 등 다른 의약품의 오남용 문제도 해결해 나가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2021-10-18 18:05:29이탁순 -
[기자의 눈] GC녹십자의 인재경영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GC녹십자의 사업 분야별 적임자 찾기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보직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글로벌 녹십자를 위한 외국계 기업 출신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공석이던 ETC본부장 자리에 글로벌제약사 출신 허문씨를 데려왔다. 허문 본부장은 최근 20년간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 국가별 영업 부문장을 역임했다. ETC 본부장 역할은 남궁현 국내영업부문장이 겸임하고 있었다. 2018년 신설 마케팅본부장으로 녹십자에 합류한 남궁현 부문장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영업본부장 출신이다. 허문 ETC본부장과 시너지가 점쳐진다. 이로써 올 반기보고서 기준 재직기간이 2년 미만인 보직은 남궁현 국내영업부문장, 임승호 생산부문장, 허문 ETC본부장, 김지헌 사업개발본부장, 신웅 화순공장장(본부장), 신수경 의학본부장, 배백식 경영전략실장, 조정래 경영관리실장, 박찬우 QM실장, 김용운 인재경영실장, 최봉규 RED본부 데이터 사이언스 팀장 등으로 늘게 됐다. 녹십자가 크게 대표이사→부문장→본부장(또는 실장)→유닛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보직의 절반 가량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녹십자의 적임자 찾기 노력은 2016년 오너 3세 허은철 단독대표체제 가동 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허 대표는 홀로서기 후 녹십자의 '글로벌 진출 확대'와 '신약 개발' 2가지를 경영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성과와 과제가 공존하고 있다.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는 올 8월 중국 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는 지난해 9월 중국, 올 1월 일본 허가를 받았다. 중국은 헌터라제IV(정맥주사), 일본은 헌터라제ICV(뇌실투여)로 승인됐다. 혈액제제 'IVIG-SN 10%'는 내년 1분기경 미국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얀센 코로나백신 CMO 사업도 논의중으로 알려졌다. 녹십자의 코로나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은 7억 도즈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근 잦은 인사도 2가지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맞춤형 처방으로 분석된다. 허은철 대표의 끊임없는 인사 시험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2021-10-15 12:20:02이석준 -
[기자의 눈] 약국 '임금명세서' 의무화가 가져올 변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오는 11월 19일부터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화된다. 이번에 개정된 법에 따르면 근로자(1명 이상)를 고용한 사용자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 공제사항이 포함된 임금명세서를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교부하도록 돼 있다. 만약 개정 법 시행 이후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것이 적발될 경우 고용주는 일정의 과태료 부과와 더불어 이미 지급했던 임금이나 수당을 다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일선 약국들도 규모에 상관없이 다음달부터는 직원에게 임금과 더불어 그에 따른 명세서를 교부해야 한다. 직원이 한명인 약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소형 약국의 경우 이번 개정 법 시행이 여타 업종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단순 명세서 교부 그 이면에 대대적인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사전 작업이 필요해 졌기 때문이다. 우선 그간 4대 보험료 대납이나 실수령액, 즉 ‘세후’ 기준 임금 책정 등의 관행이 이번 명세서 교부와 함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해졌다. 더불어 시간외 수당이나 연차수당 등 약국 규모 별로 제도에 맞춰 각종 수당 항목을 제대로 책정하고 있는지 등 세부적인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은 약국에서 고용주와 고용인 쌍방의 암묵적 합의 하에 비체계적 임금 책정이 이뤄져 왔다. 소매업에 해당하는 약국에서 약국장과 근무약사, 전산원 모두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는 세전보다는 실제 자신이 매월 지급하고 받게될 ‘세후’ 임금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무리 쌍방 합의가 됐더라도 이것이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온 이상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고용주인 약국장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일선 약국들은 이번 법 개정을 기회로 현재 약국의 직원 노무 관리와 임금 체계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어 졌다. 현실을 직시하고 기존에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됐던 부분이 있다면 단호하게 개편할 마음가짐도 가져야겠다. 더 이상 예전 주먹구구식 노무 관리에 머물러 있기에는 노동법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고 고용인들은 계속 더 스마트해지고 있단 점을 약국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2021-10-12 15:35:13김지은 -
[데스크 시선] 위드 코로나, 비대면 진료 재검토를[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논의할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가 이번 주 출범한다. 정부는 국무총리 중심의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해 민간 전문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방역전략 전환의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11월9일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복지부는 위드코로나를 대비해 재택치료 확대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에 격리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경증 코로나 환자는 집에 머물면서 의료진이 비대면으로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중중환자만 전담병원 등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한 명분이지만, 하루 2000~3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 확진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걱정도 깔려 있다. 11월 도입이 유력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재택치료만큼 중요한 이슈가 비대면 진료 전면 재검토다. 지금은 전화 한 통이면 별다른 제약 없이 전화로 상담을 하고, 약국에 팩스로 처방전을 보낸 뒤 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 지침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위드코로나 시작되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 대상은 명확해진다. 바로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된 확진자의 가족들이다. 이들에게는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특히 만성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데 약이 떨어졌을 경우, 비대면 진료 만큼 효율적인 수단은 없다. 복지부는 이번 달 중으로 향정 등 마약류, 오남용우려의약품에 대한 비대면 처방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보다 중요한 점은 무차별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 문제다. 위드코로나 도입, 재택치료 확대와 함께 비대면 진료도 한정적으로 집중해서 시행해야 한다. 대상은 재택치료자나 자가격리자로 한정하는게 타당하다. 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도 이참에 비대면진료 전면 재검토에 힘을 모아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한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 주부터 가동될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가 기회다.2021-10-12 01:05:31강신국 -
[기자의 눈] 갈림길 선 국내개발 경구용 코로나치료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머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미국 승인이 임박했다. 머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몰누피라비르의 임상3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환자의 입원·사망 위험이 50%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머크는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지에선 이르면 내달 중 긴급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머크를 비롯해 화이자·로슈 등과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의 선구매 협약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백신 확보 과정에서 진땀을 뺐던 터라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관련 예산으로 362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국내에선 종근당·대웅제약·신풍제약 등 10여개 업체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 임상 진행현황을 살피면 연내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몰누피라비르가 긴급 승인되고 나아가 한국정부가 이를 도입할 경우, 독자적으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던 국내 제약사들은 '닭 쫓던 개'의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몰누피라비르 임상결과가 전해진 지난 5일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업체 대부분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에 앞 다퉈 주식을 매도했다. 여기에 단순히 시장선점 기회를 뺏기는 것뿐 아니라, 개발동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개발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구용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부광약품은 머크가 몰루피라비르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 '레보비르'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임상2상 결과 주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임상 디자인 변경을 통해 3상을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이때 투입되는 수백억원의 비용과 불투명한 임상 성공 가능성 등이 개발 중단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젠 나머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개발 업체들의 차례다. 이들은 몰루피라비르의 승인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임상시험의 고삐를 더욱 당겨 조금이라도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고 글로벌제약사의 제품과 경쟁할지, 아니면 부광약품처럼 개발 중단을 통해 임상시험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낄지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임상비용은 얼마를 추가해야 하는지, 그리고 개발에 성공했을 때 시장성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2021-10-08 06:15:41김진구 -
[데스크시선] 부광약품의 약물 재창출 양심선언[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생명을 살리는 신약을 개발하는 '약(藥) 과학자'의 사명과 철학은 무엇에 방점을 둬야 할까. R&D 전과정에 직접 참여한 경험은 없지만 지근거리에서 그들과 교감·동고동락하며 얻은 소중한 교훈은 바로 '양심'이다. 신약의 제1 가치는 효능도 중요하지만 부작용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자 변수다. 이는 임상적 통계 미학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1950년대 개발돼 임산부 입덧치료제로 사용된 탈리도마이드 성분이 기형아 유발 의약품으로 낙인찍힌 후 다시금 다발성 골수종·한센병 치료제로 약물 재창출된 경우가 좋은 실례다. 우리나라 합성의약품의 역사는 90년 정도로 유럽에 비해 50년 가량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바이오기업 기술특례 상장제도 도입 이후 '신약 개발=상장=돈방석'이라는 '일확천금' '먹튀'를 일삼는 사이비 제약바이오기업이 횡행한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할 과제로 평가된다. 일부 악덕 기업주의 KRX 상장·주가 유지를 위해서 임상·통계 변수 자체를 임의로 조작한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기대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주들에게 희망고문으로 막대한 투자 손실을 유발한 실례도 다반사다. 이러한 제약바이오산업 현실을 감안했을 때, 최근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단 선언은 업계·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시사점과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외자사들의 임상시험 포기를 알리는 보도자료 배포는 왕왕 있었지만 토종제약사 중에서는 역대급 사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의 갑작스런 발표는 꿈을 먹고 자라는 주식시장에 패닉을 몰고 왔다. 심리적 지지선인 2만원대 주가는 기대심리 실망감으로 수직낙하, 9월 30일, 10월 1일, 10월 5일, 10월 6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만2000원선에 머물러 있다. 부광약품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수혜주에 편입됐고, 지난해 7월 임상시험 성공 기대심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역대 최고치인 4만2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 경쟁기업들의 근거가 빈약한 보여주기식 경쟁적 임상시험 등등의 여파 그리고 레보비르 자체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유의미한 임상결과 도출에 대한 전망 '희비'가 교차되면서 주가는 2~3만원대 강보합 박스권을 유지해 왔지만 결국 2년 전인 2019년 평균 1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산 신약 11호 레보비르는 지난해 4월 위약과 함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공개·무작위 배정 방식의 제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국내에서 개발한 약물 중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건 레보비르가 처음이었다. 임상의 발단은 한국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환자 검체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에 대한 시험관내 시험(in vitro)에서 '레보비르'의 효과가 코로나19의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음을 확인한 것에 기인했다. 이후 8월에는 코로나19 치료효과 특허도 등록했다. 특허명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L-뉴클레오사이드의 용도'다. 이 시점에서 부광약품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성대조군으로 렘데시비르를 사용해 인간 폐세포내 효과를 확인, 원숭이 신장 세포에서 진행한 시험에서도 효과가 나타나 특허가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는 FDA로부터 레보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승인, 중증 환자를 제외한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그리고 2021년 9월 30일, 레보비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도전해 오던 부광약품은 "두번째 2상 CLV-203 임상시험에서 주평가변수를 미충족했다"고 밝히며 개발 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임상에서는 활성 바이러스 양 감소를 평가했으나 위약군 대비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바이러스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지만 경증도 환자군에서는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광약품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뼈아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러한 임상결과는 비단 레보비르에 국한된 사안은 아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MSD 몰누피라비르를 제외하면 그동안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상당수 헬스케어기업들의 예정된 수순일지 모른다.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0.001%에 도전하는 일이긴 하지만 실패가 자명한 임상을 주가부양 명목으로 부여잡고 있는 비양심적 기업윤리는 범법행위나 마찬가지다. 부광약품의 이번 선언적 결단이 대한민국 '임상 투명화의 모범사례와 디딤돌'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2021-10-07 06:15:00노병철 -
[기자의 눈] 해피드럭 비대면 처방 중단, 늦었지만 다행[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직접 병의원에 가지 않고 전화 등으로 의사와 상담하고 처방, 조제를 받는 '비대면 진료'에 있어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 처방이 제한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달 중 비대면 진료 처방 제한 의약품을 공고할 예정인데, 현재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시국에 병의원 등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며 밀접 또는 n차 접촉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논의됐던 부분이다. 병의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자 등에 초점을 맞춰 한시적으로 허용되고는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젊은 층이다. 물론 코로나 밀접접촉자, 늦은 시간 홀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앱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앱의 운영형태 등이 '해피드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탈모나 피부, 성기능약 등 대놓고 처방을 받기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비대면으로라면 한번 쯤 처방을 받을 의향이 있는 위주의 약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덕분에 관련 앱 이용자들은 '민감한 부분이라 약 처방 받으러 가는 것도 그렇고, 약을 사가지고 나오는 길도 눈치가 보였는데 빠르게 진료하고 받고 싶은 약을 받으니 정말 좋다', '약을 받으면서도 다른 사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서 매우 편하다. 약국에 갔다가 약사가 젊은 여성이거나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쓸데 없는 걸 결제하고 나온 적도 많았는데 편리하다'는 칭찬과 별점이 쏟아진다. 의원들의 무분별한 다이어트약 처방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일부 의원들은 '특효 레시피'를 통한 처방으로, 블로그 등에서 유명세를 떨치며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가 진료를 하고 환자와 상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병력을 확인하고, 기존 섭취하고 있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걸러주는 것은 너무 당연해 쉽사리 간과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처방을 하고, 약국에서 한차례 더 오남용을 막아주는 게 현 보건의료 시스템이다. 전화통화만으로 환자의 불편을 파악하고, 수 분, 수 시간 내에 약까지 배달해 주는 것은 편리할 수는 있지만 오용 또는 악용될 소지 역시 크다. 제한 없는 마약류 처방과 해피드럭 남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에 처방 제한 논의는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남은 과제는 '위드 코로나' 속에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부분이다. 5일 기준 접종을 완료한 국민은 전체 인구 대비 53.0%에 다다른다. 1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무려 77.4%이며, 추가 접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한시적 지침'을 바라고 시장에 뛰어들어, 스타트업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 위드 코로나 발표와 맞물려 하루 아침에 사업 철수를 명령할 수는 없는 상황일 것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 속에 어떻게 비대면 진료 정책을 펼쳐 나갈지도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2021-10-06 01:04:30강혜경 -
[칼럼] 필름사진의 추억과 약국'리더십(Leadership)과 약사(藥師, Pharmacist)' 라는 주제로 지난 컬럼에서는 리더십(Leadership)이란 "긍정적이며 비점진적 혁신(non-incremental change)을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사람들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비전을 설정하고 이끌며, 구성원의 협력을 만들어내고, 변화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역량"으로 정의한 낸시 코헨 교수의 주장을 공유했다. 여기에서 비점진적 혁신이란 기존의 것과 연속적인 관계에 있는 형태가 아닌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자원이나 속성들을 사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써 하버드대학 크리스텐센 교수가 주장한 파괴적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과 어느 정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예를 들면 우버(Uber)나 넷플릭스(Netflix) 등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사고를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소비자와 함께 윈윈(Win-Win)하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많은 독자 분들은 아마도 코닥(Kodak)필름을 구매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필름사진기를 이용한 사진이 우리의 삶 속에서 유일한 것이라 여겼으며 이러한 일상을 지배하고 있었던 필름사진 산업 중심에는 코닥(Kodak)이라는 회사가 있었다. 1988년 뉴욕소재 은행 서기였던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에 의해 창립된 코닥은 “당신은 찍기만하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라는 광고와 함께 필름카메라 사진 산업에 뛰어들었고 그후 필름을 코닥이라 부를 정도로 사진산업에서 세계 1위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5년 코닥회사 엔지니어인 스티브 새슨(Steve Sasson)이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했을 때, 경영진은 필름 없는 사진이 디지털 사진으로 대체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으며 수십 년간 기존 필름 사진이 가져다 주는 성과에 만족하며 변화를 주저했다. 코닥 경영진은 기존의 사고 틀 안에서 머물러 있으면서 필름이 없는 새로운 사진 영역, 즉 파괴적 혁신이 보여주는 가치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지만 디지털사진 시대를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다. 과거로부터 단단하게 만들어진 필름사진 산업 영역에서 나오는 필름 매출이 코닥 회사에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오히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매우 취약한 매출 구조가 됐다. 코닥은 뒤늦게 필름 사진을 대체할 디지털 사진 기술에 집중했으나, 사진을 통한 추억과 정보의 공유 같은 변화된 소비자의 서비스 욕구가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결국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고로 접근한 경영 방법은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됐고, 마침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는 사진 기능이 확장된 스마트 폰과 같은 파괴적 혁신 제품의 등장으로 회사는 결국 2012년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됐다. 지금 대부분 약국의 역할과 기능이 조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많은 약국들의 매출이 대부분 처방조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제 기능은 약사와 약국의 중요한 역할이며 약사법에 따라 보호 받고 있다. 하지만 100여년간 필름 사진 시장을 장악해 온 코닥이 바로 그 필름 매출에만 의존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파괴적 혁신에 대한 인식과 이에 필요한 변화된 행동을 하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금번 코로나 사태는 한국의 약사와 약국의 역할과 기능이 어떻게 이 사회에서 자리잡고 있었는지 그리고 약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코닥필름에 이어 2인자의 자리에 있었던 후지(Fuji)필름의 파괴적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필름 매출로 인한 이익이 코닥처럼 압도적이며 안정적이었지만 후지필름은 2000년도 초반부터 정밀화학제품인 필름 개발의 노하우를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사진 필름의 주요성분인 콜라겐 가공 기술을 재생의료분야에 적용하여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사진 필름의 변색을 방지하는 기술을 화장품에 응용하거나, 나노입자 생산기술을 약물전달물질 개발에 활용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으로 회사를 확장하고 있고 현재까지 이러한 변화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상품에는 수명이 있지만 기술에는 수명이 없다" 라는 말이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조제, 복약상담, 처방검토, 약물모니터링, 의약정보제공, 만성질환관리, 기능성화장품, 일반의약품상담, 경증질환상담등 약사와 약국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확장성은 엄청나다. 결국 약사의 역할과 기능이 상품의 영역에서 머물지, 기술(서비스)영역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지는 약사 사회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다. 필름 사진이 주는 느낌, 추억 등을 디지털사진이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한다. 손 편지가 주는 감동을 이메일이 대신할 수 없는 것처럼 필자 역시 이 부분은 동의한다. 세월이 흘러도 필름사진이나 손 편지는 없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름 사진의 추억은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고 이것이 주는 기쁨은 그대로 그 자리에 계속해서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름 사진이 아닌 디지털 사진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소비자가 원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들이 의약품 관련 건강전문가에 요구하는 많은 것들에 약사 사회가 빠르게 답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대체 가능한 다른 상품과 기술(서비스)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100년 넘은 코닥 회사도 필름 사진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 필름 사진은 우리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2021-10-04 18:52:56데일리팜 -
[칼럼] 정낭염의 조기치료 중요성[데일리팜=노병철 기자] 58세의 L씨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병원을 찾아왔다. 자신의 생식기관에서 정액과 함께 피가 섞여 나왔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그런 증세가 나타났습니까? 혹시 과도한 성행위를 했거나 회음부를 다친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이런 증세는 처음입니다.” “과거에 요도염이나 전립선염을 앓은 적이 있으신가요?” “젊어서 한두 번 있었는데요.” “정액에 피가 나올 때는 정낭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낭, 전립선, 방광 등을 정밀 검사해야 합니다.” 우선 혈액 화학 검사 및 전립선, 정낭 초음파 검사를 했다. 전립선 PSA 수치는 정상, 초음파 검사에서는 전립선이 50g으로 비대해져 있었다. 정낭은 정상보다 조금 커지고 부어 있었다. 정액 검사에서는 혈정액과 염증세포가 관찰됐다. 간혹 방광으로부터 혈뇨가 묻어나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광 내시경 검사도 시행했으나 방광에는 이상이 없었다. “암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정낭에 염증이 생기고 충혈돼 나타난 현상입니다. 만성 전립선염과 비대증 등이 생겨 정낭염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과 휴식을 취하시고 약물 치료를 하면 좋아지십니다.” “휴! 암만 아니면 다행입니다.” “전립선과 방광 쪽에는 암이 잘 생기지만 정낭에는 암이 잘 안 생기니 염려 마세요.” 정낭은 전립선 뒤쪽에 위치한다. 정낭은 수많은 방으로 나뉘어 있다. 길이는 약 5㎝로, 작은 손가락 정도의 크기와 형태를 가지고 있다. 4㏄ 정도의 용적을 가지는 방추형 모양으로 무게는 약 2g이다. 정관의 팽대부와 합쳐져 사정관을 형성한다. 사정관은 전립선을 통과한 뒤 요도 둔덕에서 열린다. 정낭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분비물을 만든다. 정액의 60%를 정낭액이 차지하며 과당이 풍부해 정자운동의 1차 에너지가 된다. 사정 직후에는 유백색의 묽은 청포묵 모양을 하고 있다가 20∼30분 뒤에 액화돼 맑아지며 정자운동을 좋게 한다. 정액의 과당이 부족하면 정자운동에 영향을 미쳐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낭염은 대부분 만성 전립선염을 동반하기 때문에 오랜 치료가 필요하다. 항생제와 소염제 및 남성 호르몬 억제 약물을 처방했다. L 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가 궁금해하는 것은 부부생활과 정낭염과의 관계였다. “부부생활을 금해야 하나요?” “아니요, 오히려 정액과 전립선액을 오래 배출하니까 성생활을 하는 게 좋습니다. 너무 금욕 생활을 하게 되면 전립선과 정낭이 울혈이 돼 피가 나오는 증상이 다시 나타납니다. 더운 물에 하루 30분 이상 회음부좌욕을 하세요. 처방약을 4주 정도 드시고 충분한 휴식 후 오세요.”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정액에 피가 묻어 나오는 혈정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전립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므로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이 칼럼은 최형기 세브란스병원 명예교수의 비뇨기 임상 경험을 근간으로 작성되었습니다.2021-10-03 12:32:42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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