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제16조 제5항 제2호에서는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인 경우 약국 개설 등록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약국 개설 예정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약국 개설 등록을 할 수 없습니다. 이 때 약국 개설 예정 장소가 의료기관의 건물 안에 있거나 의료기관의 분명한 울타리 안에 있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울타리가 불분명하거나, 의료기관과 인접한 독립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려고 하는 경우, 의료기관의 구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많습니다.

약사법 제16조 제5항 제2호는 의약분업의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특정 의료기관과 특정 약국 사이에 업무상 배타적인 연관을 가지거나 그러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공간적 독립을 기하여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여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에 약국개설을 금지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약국 개설 예정 장소가 의료기관의 구내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그 문언적 의미와 함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의료기관으로서 허가를 받은 대지 위의 장소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과 약국이 배타적인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병원 이용자들을 오인케 할 수 있는 경우”에도 의료기관의 구내라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의 시설 내 또는 구내의 범위는 의료기관으로 허가받거나 신고한 대지 위의 건물로서 의료기관에 부속되는 모든 시설을 포함한다.”고 하여 의료기관의 대지 위의 건물은 모두 의료기관의 구내에 해당한 것으로 보고, 의료기관의 대지 밖에 있는 건물이더라도 “의료기관 주변에 약국 개설 등록 판단 요건은 의료기관과 약국이 경제적, 공간적, 구조적, 기능적으로 독립됨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여 독립성을 갖추지 못 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구내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2003두 315 판결에서 약국이 개설된 건물에 병원과 무관한 다른 점포가 다수 입주해 있고, 별도의 통로가 있고, 약국이 병원의 주차요금 정산소 밖에 위치하였더라도, 서로 인접한 채 구내 통행로로 연결되어 있고, 약국이 병원 이용객의 출입 길목에 위치하고 있고, 외부로부터 약국으로 통하는 다른 통로는 약국의 통로로 거의 이용되지 않고, 위 병원 정문 밖에 많은 약국들이 영업 중임에도 유독 이 약국만이 유일하게 위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한 점 등을 고려하여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병원과 배타적인 연과관계에 있는 것으로 병원 이용자들을 오인케 하기에 충분하므로, 의료기관의 구내에 위치한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문언상 구내에 해당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문언상 구내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구내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