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이라 합니다.)은 상가건물의 임대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함으로써 임차인들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민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입니다. 임차인이 상임법에 의하여 민법보다 강화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1. 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건물일 것

상임법의 적용을 받은 상가건물은 부가가치세법 제5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자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건물을 말하며, 임대차 목적물의 주된 부분을 영업용으로 사용할 때도 이법에 의한 보호대상이 됩니다. (제3조)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장은 사업자 또는 그 사용인이 상시 주재하여 거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하는 장소로 규정하고 사업자가 자기의 사업과 관련하여 생산 또는 취득한 재화를 직접 판매하기 위하여 특별히 판매시설을 갖춘 장소는 사업장으로 보나, 사업자가 재화의 보관·관리시설만을 갖춘 경우에는 사업장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약국으로 개설 등록된 건물은 상임법의 적용을 받으나, 단지 의약품 보관 창고에 불과한 경우에는 상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2. 일정한 보증금 이하일 것

가. 법률의 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에는 보증금의 액수에 관한 제한이 없으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시행령 제2조에 규정된 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2조) 일정한 규모 이상의 상가 건물 임차인은 소액 임차인에 비하여 대등한 관계에서 임대인과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으므로 민법에 의하여 충분히 규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나, 실제 그 적용 범위를 보다 확대할 필요성이 높다고 할 것입니다.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상가건물의 보증금액이 서울특별시는 4억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수도권중 과밀억제권역은 3억원, 광역시(군지역과 인천광역지역을 제외)는 2억 4천만원, 그 이외의 지역은 1억 8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나. 차임의 보증금으로 환산

보증금 외에 차임이 있는 경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시행령 제2조 제2항에 의해 월 단위의 차임액에 100을 곱한 후 보증금을 더하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보증금을 산정하게 됩니다. 예컨대, 보증금이 1억이고, 월차임이 100만원인 경우 100 만원x100 + 1억= 2억원을 보증금으로 보게 됩니다.

다. 관리비의 포함 여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차임 이외에 관리비도 정액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리비 역시 환산보증금에 포함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① 시행령 제2조 제2항에서 “월차임”이라고 명백하고 규정하고 있고, ② 건물 자체에 대한 사용 대가인 차임과 전기, 수도요금, 경비 급여 등과 같이 실비변상의 성격이 강한 관리비는 그 성격상 구별되며,③ 집합건물의 경우 관리비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차임과 달리 임차인이 직접 관리사무소에 지급하며, ④ 상임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상임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월 정액으로 정한 관리비라도 환산보증금 계산에서 제외된다고 할 것입니다.

라. 부가가치세의 포함 여부

임차인이 차임과 별도로 부가가치세를 지급하는 경우 부가가치세를 환산보증금에 포함시킬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임대차 거래 관행상 부가가치세와 차임을 구별하여 취급하지 않고, 임대인이 임차인으로부터 실제 수령하는 금액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는 금액이라는 점을 근거로 법무무에서 부가가치세를 환산보증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유권 해석을 한 바 있으나, ① 임대인은 차임에 상응하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으므로 거래에서 부가가치세를 구별하지 않더라도 본질상 부가가치세는 항상 포함되어 차임과 구별된다고 할 것이고, ② 부가가치세는 임대인의 실제 소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의 세급 납부를 대행한다는 성격이 강하고, ③ 임차인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려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아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가가치세를 환산보증금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에 관한 하급심 판례도 나온 바가 없으므로 향후 논란이 예상됩니다.

마. 세무서 제출용 임대차 계약의 문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세무서에 제출하는 별도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여 실제 임대차보증금이나 차임보다 낮은 금액을 명시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때 실제 임대차 계약에 의하면 환산보증금이 적용 범위를 넘어서나, 세무서 제출용 임대차 계약에 의하면 적용 범위 이내에 있는 경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을지 문제됩니다. 원칙적으로 실질적 권리 관계에 따라 법률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실제 임대차 계약 내용에 따라 법률의 적용 범위를 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법 제4조에서는 이해관계 있는 자가 사업자등록 신청일 당시의 보증금 및 차임, 임대차 기간을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제 공시되는 내용은 실질 관계가 아니라 세무서에 신고한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세무서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작성한 것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동 법률의 적용을 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툼의 여지가 충분합니다.


3. 2002. 11. 1. 이후에 체결된 임대차 계약일 것

부칙규정에 의하면 상임법은 2002년 11월 1일 이후에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에 대하여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에 관한 규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5조(우선변제권에 관한 규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4조(최우선변제권에 관한 규정)의 규정은 2002년 11월 1일 이전에 체결된 임대차에 대하여도 이를 적용하고, 다만 2002년 11월 1일 이전에 소유권, 저당권 등의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4.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 계약이 아닐 것

제16조에 의해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상임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때 일시 사용의 범위는 획일적으로 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동 법률 제9조 단서에서는 1년 미만의 임대차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임대차 기간이 수 개월에 불과한 경우에도 동 법률이 적용된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임대차 보증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채 월 단위로 차임을 지급하며 매월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의 계약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