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방의 변경, 수정 조제

가. 법률 규정과 입법 취지

약사가 임의대로 의사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처방과 다른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 의사의 진료권이 보장될 수 없으므로, 약사법 제23조 제1항에서는 약사는 의사의 동의 없이 처방을 변경하거나 수정하여 조제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처분 기준에 따르면 자격 정지 15일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약사가 고의로 의사의 처방과 다른 의약품을 교부하거나 용량을 변경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할 것입니다.

나. 과실에 의한 변경 조제

약사가 고의가 아닌 명백한 과실로 유사한 모양의 다른 의약품을 조제하였다거나 의약품의 용량을 처방과 다르게 조제를 한 경우에도 처방의 변경 조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실제 일부 보건소에서는 위와 같이 약사의 과실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처방 내용과 다른 의약품이 조제된 경우조차도 변경 조제로 보아 행정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보건소의 태도에 의하여 일부 환자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위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사가 약사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빌미로 과도한 금원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변경이나 수정의 문언적 의미는 조제 약사가 변경, 조제 사실을 인식하고 고의로 행한 경우에 한정될 뿐만 아니라 동 조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약사법 제76조에 의하여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형사책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과실에 의한 행위 책임을 묻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아 동 조항은 고의로 변경 조제를 한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약사의 조제 과실로 인하여 처방과 다른 의약품이 환자에게 투여되어 부작용이 발생하여 환자에게 위해가 생겼다면 약사는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과 형사상 업무상 과실치상죄의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입니다.



2. 의문점에 대한 확인 의무 조항

가. 법률 규정과 입법 취지

의약분업은 상호간의 직능의 권위를 인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상호간의 과실이나 잘못된 인식 등에 관하여 견제와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성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약사법 제23조 제2항에서는 “약사가 처방전의 내용에 의심이 나는 점이 있을 때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문의하여 의심나는 점을 확인한 후가 아니면 조제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여 약사에게 의사의 처방전에 대한 감사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역시 처방의 변경 조제와 마찬가지로 형사처벌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 의심이 나는 점에 대한 판단 기준

위 조항에서 의심이 나는 점에 대한 판단 기준은 개개의 약사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하여 주관적으로 의심이 생긴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적인 약사라면 당시 처방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의심을 가질 수 있었는지 여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나 약사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견해의 차이에 의하여 발생하고 치료 방법에 있어서 재량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는 사소한 의문점에 대해서까지 약사가 일일이 확인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다. 확인 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의문이 나는 점에 대한 확인 의무 조항은 ①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적응증이 전혀 없는 의약품이 처방된 경우 ② 통상의 의약품 사용량을 과도하게 초과하여 처방된 경우 ③ 특정 환자에게 사용이 금지되는 의약품이 처방된 경우 ④ 병용 금기에 해당하는 의약품이 처방된 경우 ⑤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이 처방된 경우 등과 같이 통상적인 의사라면 위와 같은 처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라. 의문점 확인 이후의 조치

약사가 처방전의 문제점에 관하여 의사에게 확인을 하였으나 의사가 본래의 처방을 고집하는 경우 ① 약사는 문제점을 확인하는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의문점을 팩스로 전송하고, 처방전에 확인 사항을 상세하게 기재하고, 환자의 서명, 날인을 받는 방법으로 후일의 약화 사고 관련 소송을 대비하여야 할 것이며 ②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처방에 따른 조제를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후 조제를 거부하여 위험을 회피하여야 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조제를 거부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조제 거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