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저희 약국의 종업원인 정대리가 ① 의약품의 효능, 치료효과 등에 대하여 상담을 함과 동시에 일반의약품인 종합비타민제의 구입과 장기 복용을 권하였고, ② 약사인 제가 처방에 따라 조제한 약을 직접 전달하고 그 대금을 지급받았으며, ③ 약사가 다른 상담 업무로 바쁜 와중에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드링크 1병을 판매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정대리의 행위가 모두 약사법 제35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무자격자의의 의약품 판매 행위에 해당하는지요?


1. 약사법의 규정과 입법 취지

약사법 제16조 제1항, 제35조 제1항은 약사 또는 한의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의약품을 취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무자격자가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뿐만 아니라 약국에 대해서는 업무 정지 처분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약사법에서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의약품의 판매가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그 판매행위를 국민의 자유에 맡기는 것은 보건위생상 부적절하므로 이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약사에게만 일반적 금지를 해제하여 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하는 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2. 상담 및 구입 권유 행위의 위법성 검토

정대리가 의약품의 효능, 효과에 대하여 상담을 하고, 비타민제 구입을 권유하는 행위는 의약품의 판매와 시간적, 장소적으로 밀접한 것으로서 궁극적으로 의약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위 약사법 제35조 제1항은 약국개설자 아닌 자의 의약품 판매행위를 금지하고 있을 뿐 상담 및 구입권유와 같은 판매를 위한 행위 내지 판매행위에 부수된 행위까지 금지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의약품의 판매행위 자체와는 명백히 구별되는 상담 및 구입권유행위를 약사법 위반행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위와 같은 무자격자의 판매를 위한 상담이나 구입 권유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약사법에 예비 행위나 미수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여야 합니다.


3. 의약품 교부 및 대금 수령 행위의 위법성 검토

정대리가 약사님이 조제한 약을 환자에게 전달하고 대금을 수령한 행위에 대해 살펴보면, 정대리는 약국을 찾은 고객에게 직접 의약품을 제공하고 그 대금의 수령함으로써 비록 그가 의약품을 판매한 것 같은 외관을 보이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같이 약국에 있는 약사님이 환자의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정대리는 단순히 이를 환자에게 건네준 다음 미리 정해진 대금을 수령한 데 불과하므로, 약사님이 보조원인 정대리를 기계적, 육체적으로 이용한 데 그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정대리의 행위는 결국 약사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무자격자의 판매 행위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4. 드링크 판매 행위의 위법성 검토

일반인의 관점에서 약사법에서는 약국 개설자와 근무 약사만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약사가 아닌 정대리가 일반의약품인 드링크를 손님에게 건네주고 대금을 수령한 행위는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거나 형사 처벌을 하기 위한 조항은 엄격한 해석과 적용이 요구되므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약사법 관련규정에 비추어 보면 드링크제도 의약품에 해당하기는 하나, 일반국민들은 이를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 아닌 건강 음료수로서 기호품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고, 약국을 찾는 고객들은 자신의 기호에 맞는 특정한 드링크제 의약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은 실정이고, 대량생산되고 장기간 유통되어 온 드링크제의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의료계, 약학계 등에 거의 보고된 바 없어 그 사용으로 인한 국민보건위생상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약사법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의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의약품의 오남용으로 인한 국민건강의 위해를 예방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인바, 드링크제와 같이 국민보건 위생상 위험이 거의 없는 의약품을 판매함에 있어 반드시 약사의 개별적인 지시나 허가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정대리가 드링크제를 판매할 당시 약국에는 약사님이 바로 근처에서 상담 중이었으므로 가까이에 있었던 정대리가 약사님이 드링크제의 판매를 허락할 것으로 보고 손님에게 이를 판매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행위는 약사님의 묵시적 또는 추정적인 지시에 따른 판매라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정대리의 판매 행위는 실질적으로는 약사님이 의약품을 판매한 것이라고 법률상 평가할 수 있어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참조 98도1967)

그러나 무자격자에 의한 일반의약품 판매가 항상 약사법에 위반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약사님이 문의하신 구체적인 경우에 무자격 판매에 해당하지 않은 이유는 판매한 의약품이 드링크제로서 그 부작용이 거의 보고 되지 않아 위험성이 지극히 낮았고, 약사님이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어 판매 행위에 대한 지휘, 감독이 가능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의약품일지라도 부작용의 정도가 심각하고 발현 빈도가 높고 복용상 주의를 요하는 의약품을 판매한 경우나 약사가 약국에 근무하지 않아 약사의 지휘, 감독이 미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종업원이 독단적으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무자격 판매에 해당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