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법상 상호 선정의 한계

상법 제18조에서는 상호의 자유로운 선정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제23조 제1항에서는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의 사용을 금지하여 상호 선정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S대학교 근처에서 “S대학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경영하는 경우라면, S대학교에서 위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S대학교에서 S대학약국의 상호 사용 금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일한약주식회사와 주식회사 천일약방, 수원에 개설된 수원 보령약국과 서울에 있는 보령제약주식회사에 관해서는 약국과 제약회사라는 업종의 차이를 중시하여 오인할 수 있는 상호로 보지 않은 판례도 있습니다.

타인의 상호를 부정한 목적으로 자기와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는 경우 상호권자는 그 사용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법은 상호의 배타적 사용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상호 등기를 규정하고 있는 바, 타인이 등기한 상호는 동일한 특별시, 광역시, 시, 군에서 동종영업의 상호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타인이 등기 상호를 사용한 경우에는 가해자의 부정 목적이나 손해를 받을 염려가 있음을 입증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약국의 상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본의와 다르게 제3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으므로, 동일한 지역 내에 선정 상호와 동일한 타인의 상호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약사법의 약국 상호의 한계

약국의 상호를 정함에 있어서 약사법 시행규칙에서는 ① 의약품도매상 또는 의약품제조업자의 영업소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② 한약ㆍ수입의약품 또는 특정질병에 관련된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 ③ 의료기관과 혼동할 우려가 있거나 질병명과 유사한 표시 ④ 특정한 의료기관과 동일한 명칭의 표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서울내과”라는 상호의 의료기관의 인근에 있는 약국의 상호로 “새서울약국”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살펴보면, 시행규칙에서는 동일 또는 유사 명칭의 사용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동일한 명칭의 사용만을 금지하고 있고 “서울”과 “새서울”로 상호의 유사성만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상호의 사용이 허용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위 시행규칙은 일반인들이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배타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상호의 사용을 금지하는데 입법 취지가 있고, 위와 같은 유사한 상호를 의료기관과 약국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 충분한 오인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호 사용이 금지된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입니다.


3. 약국 광고의 한계

약사법 시행규칙은 약국의 광고를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허용하면서 일정한 내용이나 방법의 광고를 금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내용의 광고만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엄격하게 광고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57조 제2항에서는 약국 광고에 담을 수 있는 내용으로 ① 약국의 명칭ㆍ위치ㆍ전화번호ㆍ인터넷 홈페이지 주소 ② 약사의 성명 ③ 한약조제표시 ④ 병ㆍ의원 처방조제 표시 사항 ⑤ 약국 개폐시간 및 공휴일에 약국을 운영하는 경우 그 일자 ⑥ 주차장에 관한 사항 ⑦ 약국개설자의 약국개설 경력만을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 시행규칙은 약국에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성이 있음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와 유사한 취지의 의료법 제46조 “누구든지 특정의료기관이나 특정의료인의 기능, 진료방법, 조산방법이나 약효 등에 관하여 대중광고, 명시적 기재, 사진, 유인물, 방송, 도안 등에 의하여 광고를 하지 못 한다.”는 규정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와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아 위헌 판결을 한 바 있습니다.(참조2003헌가3)

의약분업 시행 이후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들을 상대로 의료기관의 현관 앞이나 승강기 내부 등에 자신의 약국 위치를 알리는 간판을 설치하는 행위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에서는 환자를 자신의 약국으로 유인하는 부정한 방법에 해당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고 있으나, 엄격하게 광고의 내용을 제한하고 있는 약사법의 규정을 준수하면서 단지 약국의 위치를 알리는 광고를 하였다는 사유만으로 환자 유인 행위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약국의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