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4호에서는 “약국개설자는 의약품의 제조업자, 수입자 또는 도매상이 아닌 자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폐업하는 약국개설자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하거나 처방 의약품이 없어 긴급하게 다른 약국개설자로부터 구입하는 경우를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 조항 제2호에서는 약국개설자는 의약품을 도매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위 조항에 의하면 약국 개설자가 다른 약국 개설자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특정 약국에서 특정 의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한 대신 가격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의약품을 구입한 후 의약품을 소진하기 위해서 다른 약국에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 이는 약국의 도매 행위로 위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체인 약국이나 약사회의 주도 아래 다수의 약국이 특매를 하는 경우에는 개개의 약국이 제약회사나 도매상과 거래를 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서 도매 행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재 성분명 처방이 실현되지 않아 의사의 처방 의약품 변경과 개봉의약품의 반품을 받아 주지 않은 도매상, 제약회사가 많아 각 약국마다 불용재고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각 약사회나 인터넷 업체를 통하여 재고의약품을 교환하거나 구입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교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행규칙에서는 처방 의약품이 없어 긴급하게 다른 약국개설자로부터 구입하는 경우만을 허용하고 있는 바, 엄격한 법적용을 하는 경우 재고 의약품을 처분하기 위한 교품 사업은 모두 위법하게 될 것입니다.

도매상이나 제약회사에 반품을 할 수 없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교환을 금지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낭비일 뿐만 아니라 약국개설자에게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매상의 영업으로 평가될 수 없는 제한적 범위에서 약국 사이의 의약품 거래가 가능한 방향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현행 법률상 허용되는 약국 사이에 개봉된 의약품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 용기나 포장에 ① 제품명 및 제조업자의 상호 ② 약국의 명칭 및 그 소재지 ③ 제조번호 및 사용 기한을 표시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