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저는 상가 건물 중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2층에 의원이 5개나 밀집되어 있어 약국 경영 상태가 양호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2층에 있는 의원들 중 치과 의원이 이전을 하면서 그 자리에 새로운 약국이 입점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층에는 의원과 약국만 존재하여 전용 통로가 개설된 경우로 약국 개설 등록을 할 수 없는데도 보건소에서는 약국 개설 등록을 허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약국이 개설되는 경우 저는 심대한 경영에 타격을 입게 되는데, 저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요?


1. 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의 문제

행정소송법 제12조 전단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는데, 이때 행정 처분에 의하여 직접 권리를 침해당하는 처분의 상대방은 당연히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됩니다. 그런데, 문의하신 약사님의 경우와 같이 행정청의 약국개설등록처분이 비록 명백히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지라도 과연 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 불과한 약사님이 상대방의 개설등록처분을 다툴 수 있는 원고 적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2.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

처분에 의하여 직접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은 제3자라 하더라도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원고 적격이 인정됩니다. 이 때 법률상 이익은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침해되고 있는 이익이 관계법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는 이익인 경우만을 의미합니다. 즉 행정청에 일정한 의무, 제한을 과하고 있는 관계규정 내지는 그 법 전체의 목적, 취지가 전적으로 공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부수적으로나마 관계인의 이익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 때에는 법률상 이익으로 인정되어 제3자의 원고적격이 인정되나, 당해 이익이 불특정 다수인의 이익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제3자의 이익은 사실상,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여 제3자의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3. 약사법에서의 제3자 원고 적격 부인

약사법 제16조 제5항은 의료기관과 약국이 상호 구조적․경제적․기능적으로 독립하여 운영되게 함으로써 의약분업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 위 조항을 포함한 약사법 및 관련 법령 등은 약사만이 일정 시설기준을 갖추어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약국의 개설 장소에 대한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등으로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을 방지하여 의약분업이 실질적으로 시행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에 기여하는 공익을 보호하고 있을 뿐, 이미 약국개설등록을 한 자에 대하여 과당경쟁의 배제 등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사익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일반적으로 제3자의 원고 적격이 인정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인근 약국이 약사법에 위반되어 개설 등록이 되어 약사님이 약국 운영에 심대한 타격을 입더라도 약사법은 개개 약사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원의 태도입니다.


4. 원고 적격 확대의 필요성

행정청의 명백한 위법한 행정 처분에 의하여 이익을 침해당하는 경우 취소소송의 원고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법한 행정 처분의 시정을 구하기 위한 어떠한 법률적 구제 수단을 갖지 못 한 채 일반 국민은 정치적 해결을 위하여 시위를 하거나 진정, 탄원을 하는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따라서 국민들의 행정청의 위법한 행정처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권리 구제 수단인 취소소송의 요건을 완화하여 법원이 적극적으로 실체적 판단을 하여 행정청의 자의적이고 위법한 행정처분의 시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