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소, 고발, 진정의 구별

가. 고 소

고소란 범죄의 피해자 또는 그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고소권자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소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형사소송법에 의해 범죄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및 친족, 지정고소권자가 있습니다. 고소권이 없는 자에 의하여 고소가 이루어지면 검찰에서는 사건을 각하하게 되므로, 고소를 하는 경우에는 본인이 적법한 고소권자인지 따지는 것이 필요하고, 고소권이 없는 경우에는 고발을 하여야 합니다. 인근 약국이나 의료기관에서 약사법에 위반된 행위를 하더라도 약사법은 개개 약사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인근 약사는 범죄의 피해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약사법 위반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것은 고소가 아닌 고발에 해당합니다.

나. 고 발

고발은 고소권자와 범인 이외의 제3자가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그 범인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바라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서 범죄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고발은 일반적으로 수사의 단서가 되는데 불과하지만 관세법 또는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경우와 같은 특별한 범죄에서는 행정기관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제기가 가능합니다. 고발은 고소와 달리 기간에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고발을 취소한 경우라도 다시 고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 진정 및 탄원

개인 또는 단체가 국가나 공공기관에 대하여 일정한 사정을 진술하여 유리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바라는 것이 진정이고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대하여 일정한 사정을 진술하여 도와주기를 바라는 의사표시가 탄원입니다. 고소·고발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신고하는 것이지만 진정·탄원은 대상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2. 고소의 기간

일반범죄의 경우에는 고소 기간에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검찰에서 “공소권 없음”이라는 불기소처분을 할 수 밖에 없으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고소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의 경우에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를 할 수 없고,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서 정한 친고죄의 경우에는 고소기간이 1년입니다. 여기에서 범인을 알게 된 날이란 적어도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알게 된 날을 의미하나, 반드시 범인의 주소, 성명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혼인빙자간음죄에서 범인을 알게 된 날이라 함은 범인이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음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합니다.


3. 고소의 방식

형사소송법에 의해 직접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구두로 고소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수사기관은 참고인 진술조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고소는 본인이 직접 혹은 변호사와 같은 대리인을 통하여 고소장을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서 민원실에서는 고소장을 접수한 후 해당 주무부서(수사, 형사, 방범, 교통과 등)로 전달하여 조사담당자를 지정하여 해당사건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4. 고소사건의 처리기간

경찰서에 고소를 하는 경우는 경찰관은 사법경찰관리집무규칙 제39조에 따라 2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야 하며 그 기간이 넘어가면 해당 사건은 관할 검찰청이나 지청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불구속사건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257조에 의해 검사는 고소, 고발을 수리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 공소제기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고발사건의 처리기간에 관한 위 규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적인 조항이 아니라 가급적 기간을 준수하라는 훈시규정에 불과하므로 3개월 경과후의 공소제기도 유효합니다.


5.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친고죄란 피해자의 명예나 의사를 고려하여 고소권자의 고소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게 규정된 범죄를 말합니다. 강간이나 간통죄, 혼인빙자간음죄 등 주로 성범죄가 이에 해당하는데 피해자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비로소 수사에 착수하고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면 수사도 종결해야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비교적 경미한 범죄인 모욕죄나 약사법상 환자의 비밀을 누설한 행위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하는 친고죄입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을 할 수 없는 범죄를 의미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는 도로교통법상의 재물손괴행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중 단순 폭행,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등이 있으며,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경우 검찰은 공소권없음,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하게 됩니다.


6. 고소와 무고죄

고소 사건에 관하여 검사가 무혐의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고소인의 무고혐의 여부를 판단하나, 무혐의처분을 한다고 하여 반드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죄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허위사실을 들어 고소하는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무고죄에서의 신고는 신고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거나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신고함을 말하는 것이므로,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데 불과하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7. 고소인의 권리

고소인은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고소사실을 진술할 권리가 있고 수사에 협조할 의무도 있습니다. 또한 검사가 고소사건을 불기소처분하게 되면 그 처분 통지를 받을 권리가 있고 불기소처분의 사유를 알고 싶으면 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불기소처분에 불만이 있으면 상급 고등검찰청과 대검찰청에 항고 및 재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