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사건의 표시 부산고등법원 1994.5.20. 93나4731,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상급심판례
대법원 1995.9.5. 94다30867
가. 피고 부산지역근로자주택조합(이하 피고조합이라고만 한다)은 부산 북구지역에 위치한 8
개회사의 무주택 근로자들이 각 회사별로 결성한 단위 주택조합이 연합하여 1988.10.4. 설립
한 조합으로서 1989.5.2.경 부산지방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부산 북구 학장
동 산 64회 9필지상에 아파트 8개동 825세대 및 별지 제1목록 기재의 상가건물(이하 이 사건
상가건물이라고만 한다)등을 건립하여 이를 분양하였다.
나. 원고 김○순은 1990.4.12. 피고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건물 중 2층 207호 12.67㎡를 대
금23,617,394원에 분양받고 1991.10.30.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소외 문△국
은 1990.4.16. 이 사건 상가건물 중 지하층 447.18㎡를 대금 335,601,000원에 분양받고는 그무
렵 원고 윤동현에게 위 지하층 중 285.7㎡를 대금 285,000,000원에 전매하여 원고 윤동현은
1991.12.6. 위 지하층 중 매수부분에 상응하는 28570/44718지분에 관하여 그 명의로 소유권이
전등기를 경료하였다.
다. 한편 피고조합은 1989.11.21.에 열린 피고조합 임시대의원대회 및 그 후 열린 조합원 총회
의 결의를 통하여 위 아파트건립 등 조합업무를 사실상 주도해 온 피고 박♧용에게 그 공로의
대가로 이 사건 상가건물 중 3, 4층 부분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특별분양하기로 하였고 그에따라
피고 박○용은 1990.12.15. 피고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건물 중 3, 4층부분을 대금
270,784,245원에
분양받고 1991.9.18.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해 12.경 유통체인업체인 소외
신성유통주식회사(이하 신성유통이라고만 한다)에게 이 사건 상가건물 중 3층 301호 부분인
별지 제2목록 기재 건물부문을 임대하였다.
라. 원고 김○순은 1990.12.중순경 위 분양받은 2층 207호 점포에서 화장품판매점을 개업하였
고 원고 윤동현은 같은해 11.경 위 분양받은 지하층 점포에서 슈퍼마켓을 개업하여 현재까지
각 영업하고 있으며 위 신성유통 또한 피고 박○용으로부터 3층 301호를 임대받음과 동시에
슈퍼마켓을 개설하여 영업함으로써 그 취급업종과 품목이 별지 제3목록 기재와 같이 원고들
과 중복된다.
2. 원고들의 주장
이에 원고들은,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원고들 점포의 영업품목과 중복되는 업종을 취급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급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정을 하였음에도 이를 어기고 위 신성유통
으로 하여금 원고들과 경업하게 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하나 위 약정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였거
나 또는 원고들의 독점적 영업이익을 보장받을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나 불법행위를 하였고 그
로 인하여 원고들은 자신들 점포의 가격이 하락하고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재산적 손해가 계
속 발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도 입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에게 피고들 자
신 또는 제3자를 통한 동종영업의 금지와 그 부작위채무를 위반하여 위 신성유통경영의 점포
내에 설치, 비치한 청구취지 기재 시설물 등의 철거 및 제거를 구하고 아울러 1992.3.1.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 매출감소에 따른 수입상실액 상당의 재산상손해 및 위자료로서 원고 김○
순은 매월 금 1,000,000원 원고 윤동현은 매월 금4,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
을 구하고 있다.
3.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책임유무
가. 약정의 존부
갑제27, 28, 29호증, 갑제34호증의 2, 3, 4, 을제2호증의 1, 2, 을제4호증의 4의 각 기재에 변론
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피고조합은 이 사건 상가건물의 점포를 분양하면서 일부는 위 아파트주
민의 일상생활에 필요불가결한 몇몇 특정종류의 영업을 운영하도록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하
고 나머지는 업종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수분양자의 임의대로 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이른 바
자유품목으로 하여 분양한 사실,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상가건물의 수분양자들은 1990.10.
경 피고 박○용이 이 사건 상가건물 중 3, 4층 부분에 소비조합형식의 판매점을 개설하려고 계
획하고 있음을 알게 되자 위 판매점의 취급업종이 자신들의 업종과 중복되어 영업에 큰 타격
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위 3, 4층부분을 공개입찰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특혜분양하
였다는 등의 이유로 관계기관에 지정을 함과 동시에 업종을 중복되게 분양함으로써 영세상인
들의 생존을 위협케 한다고 호소하는 등 집단민원을 일으켰으므로 피고조합은 위 아파트 및
이 사건 상가건물 등의 준공검사를 받는데 급급하여 그에 장애되는 민원의 소지를 없애려고
원고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상가건물을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1990.11.16. 이 사건 상거건물
중 3, 4층을 분양함에 있어서 지하 및 1, 2층의 영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하 및 1, 2층과
는 전혀 경업이 되지 않는 품목만 선정하여 분양하겠으며 향후 10년간 지하 및 1, 2층의 영업
권에 지장이 없도록 적극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각서(갑제28호증)를, 또 같은해 12.12.에도 향
후 상가분양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상가건물내 3, 4층에서는 지하층 및 1, 2층의 지정된 업종의
품목과 중복되는 것은 절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갑제27호증)를 각 제공함으로써 이를
약정한 사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원고들은 피고 박○용 역시 원고들을 비롯한 기존 입주상인들에 대하여 피고조합과 마찬가지
의
약정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갑제46호증과 증인 김미향의 일부 기재 및 증언
은
각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없다(다만 피고 박○용이 피고조합에 대하여 기존
지정업종과 중복되는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였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 박○용이 원고들에게 위 약정을 하였음을 전제로 동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책임
을 묻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고, 한편 피고
조합이 원고들 주장의 약정을 하였음은 위 인정과 같은 바이므로 나아가 그 약정의 의미와 효
력을 살펴 피고조합에게 과연 채무불이행의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나. 원고 김○순의 청구에 관한 판단
을제4호증의 3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원고 김○순은 업종의 지정없이 용도를 자
유품목으로 하여 위 점포를 분양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자유품목으로 점포를 분양받
은 사람은 임의로 자신의 업종을 선택하여 영업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당초부터 업종경합으로
인하여 독점적 영업이익을 보장받을 수 없음을 감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만일
그 사람이 영업하는 품목은 무조건 다른 입주상인이 경업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의 선택에 따
라 이 사건 상가내에서 할 수 없는 업종이 무한히 많아져 개인의 영업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
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조합이 한 위 가.항 약정은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받음으로써 영업종류를 제한받
은 수분양자에 대하여 그 보상으로 같은 상가안에 동일업종의 점포를 허용하지 않도록 하겠다
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온당하다 할 것이므로, 위 원고와 같이 자유품목으로 하여
점포를 분양받은 사람에게는 위 약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피고조합이 위 원고가 선택한 화장품 판매업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별도의 약정을 하였
다는 취지의 위 증인 김미향의 증언부분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없다.
따라서 위 원고로서는 그의 업종으로 화장품판매업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입주상인들의 업종
과 중복되었다 하여 피고조합에게 위 약정을 내세워 그 의무이행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라 수
는 없다 할 것이니 위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하겠다.
다. 원고 윤동현의 청구에 관한 판단
을제4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문△국은 당초 이 사건 상가건물의 지하층부분을 슈퍼마
켓으로 업종을 지정받아 분양받았고 원고 윤동현은 이를 그대로 승계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원고로서는 일응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는 하다. 그러므로 나
아가 위 약정의 효력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25호증의 기재와 당심증인 정갑덕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피고조합은 조합아파트 및 부속상가 등의 건립과 분양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건립된 아파트 등의 분양절차가 완료되면 그 설립목적이 달성되어 더 이
상 존립할 필요가 없게 되고 피고조합 스스로 위 상가에서 영업을 영위할 것도 아니므로 그로
써 피고조합의 업무도 사실상 종료하여 소멸할 운명에 있는 사실(피고조합은 1991.8.2. 해산하
여 현재 청산절차가 진행중이다), 피고조합은 위 상가의 분양과정에서 아파트입주자들의 주거
와 구매편의를 위하여 일부 상가에 대하여는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하기는 하였으나 분양으로
인하여 점포소유권이 수분양자에게 넘어간 이후에는 그 점포에서의 영업운영이 전적으로 당
해 점포소유자들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 지는 것이고 달리 피고조합이 점포소유자들의 의사
를 배제하여 사용, 수익을 제한하거나 관여할 아무런 근거나 권한이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피고조합의 성질이나 점포에 관한 권리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조합이 기존 입
주상인들에게 한 이 사건 약정은 단지 이 사건 상가건물의 3.4층은 지하층 및 1.2층의 수분양
자들이 지정받은 업종과 중복되는 업종으로는 분양하지 않겠다는 범위안에서만 실행가능한
것이고, 더 나아가 분양 이후에도 입주상인들의 영업권을 향후 10년간 적극 보호하겠다는 부
분은 상가에 관한 피고조합의 권리가 소멸된 이후 또는 심지어 피고조합 자체가 소멸된 이후
의 사항을 정한 것으로서 당초부터 피고조합으로서는 이행불가능한 것을 약정한 셈이므로 원
시적불능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약정은 피고조합이 위 상가의 3.4
층을 분양함에 있어 지하층 및 1.2층 점포에 지정된 업종과 동종업종으로는 분양을 하지 아니
함으로써 기존지정업종의 영업권을 보장하겠다는 범위안에서만 유효하고, 이를 넘어 분양종
료 이후의 영업권까지 보호하겠다는 약정부분은 불능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갑제37, 38호증, 갑제47호증의 6, 을제2, 3호즈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
면 피고조합은 이 사건 상거건물의 수분양자들에 대한 이 사건 약정을 전후하여 위 3.4.층을
분양받을 피고 박○용에게 직접 또는 조합회의를 통하여 그곳에서 지하층 및 1, 2층 점포의 지
정된 영업품목과 중복되지 아니하는 업종만을 취금, 운영할 것을 수차 고지하여 그 약속하에
1990.12.15. 피고 박○용에게 이를 분양한 사실(피고 박○용도 그 약속을 지키고자 처음에 약
1년 가까이 점포를 비워두고 있다가 1991.12.경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신성유통에게 이를 임대
하였다)을 인정할 수 있고 보면 피고조합으로서는 위 약정 중 유효한 범위 안에서는 그 의무
를 다하였다 할 것이고 그 이후 위 3.4층 점포소유자인 피고 박○용의 임대행위결과로 생긴 중
복영업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 및 피고조합 또는 제3자를 통한 동종영업금지의 부작위
이행과 경업점포시설의 철거를 구하는 위 원고의 청구는 결국 위 약정 중 무효인 부분에 기한
청구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원고 윤○현의 청구 역시 이유없다 할 것이다.
4.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유무
피고 박○용이 피고조합에 대하여 지하층 1.2층점포에 지정된 업종과 중복되는 업종의 영업
을 하지 않겠다고 약정하였음에도 그가 분양받은 상가를 타에 임대하여 그 임차인이 중복업종
을 경영함으로써 경업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들의 어떠한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할 정도로 사회정의 관념에 반하는 위법한 행
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
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심에서 추가
된 청구 및 확장된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
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