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협의 없는 일방적 희망퇴직이 정당한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00회사는 작년부터 경영이 악화되어 워크아웃을 실시, 채권은행 측 요구에 따라 인원을 감축하면서 인사기록 등을 토대로 감축 대상 직원 45명을 선정한 뒤 최근 이들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권고 했다. 그런데 이들 중 6명은 회사의 이러한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과연 이들의 요구가 받아 들여 질까.

근로기준법상 해고는 징계해고와 경영상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가 있다. 이중 정리해고는 산업구조 조정을 지원하는 동시에 근로자보호를 위해 1997년에 도입되었다. 정리해고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요건을 갖추어야만 한다. 첫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 회사가 해고 회피노력을 하였어야 한다. 셋째,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근로자 측에 60일 전 통보 및 성실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

위 회사는 워크아웃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지만 희망퇴직 권고 전 임금동결, 전직, 배치전환 등 해고회피노력을 다 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인사기록만을 토대로 한 대상자 선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한 것인지도 문제가 될 듯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근로자측과의 성실한 협의요건을 흠결하였다는 것이다. 근로자측이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요건을 갖춘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정리해고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단 하나의 요건을 흠결하더라도 부당해고가 되는 것이다. 위 회사의 경우는 두 번째 및 세 번째 요건도 문제가 될 듯하며 네 번째 요건은 아예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부당해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정리해고가 실체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와 같은 절차상의 흠결을 이유로 부당해고로 판정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 데, 이는 법률의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사업경영자라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의 기본적인 사항은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관계전문가의 조력을 받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인데, 이처럼 법률적 무지에 의한 독단적 결정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공공노무법인 부대표 박삼용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