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를 반납하고도 연차휴가근로수당을 달라!?

인천에 위치한 모 제조업체, 현재 연차휴가근로수당과 관련하여 노사 간의 갈등으로 위기의 국면에 직면해 있다. 올해 들어 회사의 불황타개책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작년에 발생한 연차휴가를 전원 반납한다는 약정을 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퇴사하는 한 직원의 퇴직금산정과 관련하여 지난해에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퇴직금산정에 포함시키느냐라는 문제로 노사간에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연차휴가를 반납했지만 연차휴가근로수당청구권까지 반납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 그러나 회사 측은 연차휴가청구권를 포기한 것이므로 연차휴가근로수당청구권도 당연히 포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어느 주장이 맞는 것일까.

근로기준법상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5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1년간 8할 미만 출근한 근로자와 재직년수가 1년이 안된 근로자는 월 개근시 1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최초 1년을 초과하는 매2년 마다 1일을 가산하도록 하고 그 상한선은 25일로 하고 있다.

이렇게 발생한 연차휴가는 그로부터 1년간 연차휴가 청구권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소멸시효는 1년이다. 그렇지만 1년이 지나 연차휴가청구권이 소멸되면서 연차휴가수당청구권까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즉, 연차휴가청구권이 1년이 지나 소멸되면, 그 소멸되는 시점으로부터 연차휴가근로수당청구권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회사의 경우 휴가반납의 의미가 연차휴가청구권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연차휴가청구권을 토대로 발생하는 연차휴가근로수당청구권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회사측은 휴가청구권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주장하는 반면에 노조는 휴가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동의한 것에 불과할 뿐이며, 휴가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연차휴가근로수당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주장이 옳은 지는 최종적으로 노동부나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결정 날 문제이지만, 통상적으로 휴가를 반납한다는 것은 휴가청구권자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공노무법인 부대표 박삼용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