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차등지급이 법률에 저촉되는 지 여부

조 사장은 최근 뜻밖의 상황에 직면하였다. 얼마 전 퇴직한 직원 한명이 퇴직금을 차별적으로 지급받았다면서 거칠게 항의를 해 온 것. 조 사장이 20년 넘게 운영해온 이 회사는 퇴직금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근로자가 5년 이상 장기근속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퇴직금은 법에서 규정된 평균임금이 아니라 본봉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지만, 5년 이상 근속을 하게 되면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수준을 넘게 된다. 예외적으로 5년 미만 근속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과연 이 회사가 퇴직금차등제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일까.

·퇴직금차등제도설정금지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2항에서 규정된 것으로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하나의 사업안에 차등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으로서, 이를 위반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의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퇴직금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30일 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도록 의무지우고 있다. 여기서 평균임금이란 가장 광의의 임금개념으로서 기본급뿐만 아니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및 연·월차 휴가수당 그리고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각종수당이 포함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본봉만을 기초로 산정한 이 회사의 퇴직금제도는 일단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법원 판례에서 “퇴직금 제도는 법정퇴직금 이상의 액수를 상회하는 이상 노사합의 또는 취업규칙을 통하여 임의로 계산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퇴직금액이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액수를 넘게 되는 이 회사의 5년 이상 장기근속자들에게는 합법적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회사의 5년 미만 근속자들만을 대상으로 법적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본봉이 아닌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는 것이 5년 이상 근속자들과 차별적으로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회사는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누진제 퇴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근속기간이 짧은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본봉기준이 아닌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도록 하여 법적기준을 보장하고 있는 내용은, 합법적인 퇴직금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으로서 사용자의 자의적인 집행의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퇴직금 차등제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다.

공공노무법인 부대표 박삼용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