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예고수당

수원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정 사장은 최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회사가 경영난에 빠져 2차례 부도 후 결국 도산을 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근로자들은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요구하며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사의 도산으로 인해 소속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에도 과연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만 하는 것일까.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여야 하며 해고예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조 단서조항에서는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계속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 근로자 가족의 생활이 곤란해지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우리 근로기준법에 도입하였다. 이 제도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해고와 관련된 제도로서 정년퇴직, 임의퇴직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업이 양도되는 경우에도 고용관계가 승계되므로 사용자의 해고예고의무는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기업시설 전체가 경매로 다른 자에게 양도되는 것과 같이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해고예고의 의무가 있다. 또한 법인의 해산 폐업의 경우에도 해고예고가 필요한 것이 원칙이다.

해고예고의무가 면책되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 규정된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계속이 불가능한 경우’란 해고예고가 불가항력적이거나 기업의 부도 도산 등으로 사업의 계속이 불가능한 경우로 사회통념상 사업경영자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한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 데 그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면책사유인 ‘근로자의 귀책사유’란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정 사장이 운영한 사업체는 경영난으로 도산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해고의무의 면책사유의 하나인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계속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되므로 해고예고의무가 원칙적으로 면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사업경영자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노무법인 부대표 박삼용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