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리 규약의 의의

집합 건물의 관리규약은 최근에는 약국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점포에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막는 법률적 효력이 있는지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이나, 본래 관리규약을 통해 규율하고자 하는 내용은 각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의 이용에 관한 부분이 아니라 공유 대지나 공유 시설 등의 이용이나 공동생활에서 상호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 등을 설정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2. 관리 규약의 의결 정족수

자치 규약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단 집회(=입주자 전체 회의)에서 구분소유자 총수의 75%이상의 동의는 물론 의결권의 75%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의결권은 각 구분소유자의 지분 비율에 따라 정해지는데, 지분 비율은 전용부분의 면적 비율에 의하여 정해집니다. (법 제29조 제1항) 전용 부분이 작은 점포들의 소유자들 다수의 결의나 전용 부분이 큰 점포의 소유자들의 소수의 결의만으로는 자치규약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습니다. 예컨대 갑은 50%, 을은 30%, 병, 정은 각 10%의 지분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갑과 을의 동의만으로는 의결권의 80%로 의결권의 75% 이상의 동의 요건은 충족하나, 구분소유자 총수의 50%에 불과하여 구분소유자 총수의 75%이상의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 하여 자치 규약은 무효입니다. 반대로 을, 병, 정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구분소유자 총수의 75%로 구분소유자의 동의 요건은 충족하나, 을, 병, 정의 의결권의 합계는 50%에 불과하여 의결권의 동의 요건을 충복하지 못 하므로 자치규약은 무효입니다.



3. 특별한 이해관계인의 승낙

법 제29조 제1항 단서에서는 규약의 설정·변경 및 폐지가 일부의 구분소유자의 권리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때에는 그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특정 구분소유자가 이미 약국 개설 준비에 착수하였거나 약국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업종 변경을 금지, 제한하는 내용의 관리 규약을 제정, 변경하는 경우에는 위 구분소유자의 승낙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4. 관리 규약의 보관

관리단 집회에서 결의된 관리 규약은 모든 구분소유자에게 원본이나 사본을 교부할 필요는 없으나, 대표(=관리인)나 집회의 결의에 의하여 보관할 주체로 정해진 구분소유자나 그 대리인으로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자중 1인이 보관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관리 규약의 보관자는 구분소유자나 임차인은 물론이고 점포를 매수 혹은 임차하려고 하는 자와 같은 이해관계인이 열람을 청구하거나 자기비용으로 등본의 교부를 청구하는 경우 이에 응하여야 합니다. 위와 같이 이해관계인의 관리 규약에 대한 열람, 등사청구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점포를 추후에 매수한 자나 임차권을 양도받거나 전차한 자와 같은 구분소유자의 특별승계인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관리 규약의 제정 절차

가. 소집 통지

관리 규약을 제정, 변경하는 관리단 집회를 소집하고자 할 때에는 관리단 집회일보다 최소한 1주일 전에 회의에서 결의하고자 하는 사항, 집회 일시, 장소를 명시하여 각 구분소유자에게 통지하여야 합니다. 통지는 각 구분소유자가 통지장소를 따로 정하지 않은 이상 구분소유자가 소유하는 전유부분이 소재하는 장소(= 각 점포)로 발송하면 됩니다. 위와 같은 통지 절차는 의결 사항에 관하여 모든 구분소유자가 자신의 의견을 집회에서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지 여부, 즉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한 중요한 절차이므로, 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관리단 집회의 결의나 관리규약은 절차에 중요한 하자가 있는 경우로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집 통지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였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용증명의 우편을 발송하고, 상가의 입구와 같이 입주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건물 내의 적당한 장소에 소집 내용을 게시하고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구분소유자 전원이 관리단 집회에 참석하여 위와 같은 소집 절차에 거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하여 동의를 한 때에는 그 절차를 생략하여도 효력을 발휘합니다.

관리단 집회에서는 구분소유자 전원이 집회에 참석하여 동의하지 않는 이상 소집 통지에서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정한 사항에 관하여서만 결의할 수 있으므로, 관리 규약을 제정, 변경하는 집회를 하는 경우에 통지 사항에 관리 규약의 제정, 변경이 안건임을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나. 의결권의 행사

각 구분소유자는 관리단 집회에 참석하여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서면으로 집회 전에 미리 안건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임차인이나 구분소유자의 가족에게 위임하여 대신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관리단 집회의 의장은 통상 관리인(=대표자)가 될 것이나, 최초 집회의 경우에는 집회의 소집을 요구한 자나 연장자가 집회 참석자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의장이 될 것입니다.

다. 의사록의 작상

관리단 집회의 회의 내용에 관하여는 의사의 경과와 그 결과를 기재한 의사록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물론 속기사를 두어 회의에서 발언된 모든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나, 주요한 발언의 요지와 의결 사항에 관하여 정리하는 간이한 방식으로 의사록을 작성하여도 무방합니다. 의사록이 작성된 이후에는 의장과 구분소유자 2인 이상이 회의 내용과 같이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서명, 날인하여야 합니다. 의사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문서의 말미에 확인자의 서명, 날인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간인도 꼭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라. 서면 결의

법에서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75%이상의 참석으로 관리단 집회를 개최하여 의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80%이상이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관리단 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절차를 거쳐 관리단 집회를 소집한 경우에 비하여 서면 결의의 요건은 고작 5%의 동의라는 가중 요건을 두고 있으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종 업종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관리 규약을 제정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서면 결의가 현실적으로는 용이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6. 임차인의 결의에 의한 관리 규약의 효력

관리 규약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는 각 점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임차인이 아닌 각 구분소유권자이나, 현실적으로 관리 규약을 제정하면서 소유권자에 대한 통보나 결의 없이 대부분 입점자들이 모여 결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법원은 관리규약의 제정과정에서 구분소유자가 아닌 임차인이 일부 포함되어있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해당 점포 구분소유자의 대리인의 자격으로 의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판례는 관리규약 제정 과정에서 모든 구분소유권자에게 총회 소집이 통보되고 대부분 구분소유자가 참석하였으나, 일부 점포에서만 임차인이 참석한 경우 그 임차인에게 대리인의 자격이 있는 것으로 인정해 준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관리 규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구분소유권자들에게 총회 소집 통지를 하고 출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위임장을 받아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7. 미분양 점포의 의결권 행사

집합 건물에서 일부 점포에는 이미 입점이 이루어졌으나 나머지 점포들은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관리 규약 제정의 정족수를 산정에서 분양회사를 제외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에서는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는 전원으로써 건물 및 그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을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리단은 어떠한 조직행위를 거쳐야 비로소 성립되는 단체가 아니라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는 건물이 있는 경우 당연히 그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성립되는 단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집합건물의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져서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됩니다. 결국 분양회사는 미분양된 점포에 관해서는 입주자는 아니더라도 구분소유자에서 제외되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분양회사와 그 소유의 지분비율이 관리단규약 설정시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산정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분양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수분양자들과 그들만의 지분비율에 의하여 의결된 관리규약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집합건물법상의 유효한 관리단규약이 될 수 없습니다.


8. 분양회사에 의한 관리 규약의 제정

상가가 분양되고 상가자치위원회가 조직되기 이전에 분양회사가 장래 점포분양자들이 입점한 이후 분양자들 상호간이 관계에서 적용될 규약 내용을 미리 준비하여 각 점포분양 계약 때마다 승낙을 받는 것이 점포분양자 전원은 분양회사를 통하여 그 규약 내용을 점포 입점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전원의 상호관계에 적용될 규약으로 설정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상가 자치 규약의 서면 결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규약 내용이 역시 자치법규로서 상가 전체 점포구성원에게 직접 그 효력이 미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