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저는 박약사로부터 권리금 1억원을 주고 층 약국을 인수하였는데, 같은 층에 있던 김내과의원이 인수한 지 2달 만에 박약사가 이전한 약국과 같은 건물로 이전을 하여 지금은 계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박약사를 권리금을 반환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요?

답 - 주식 양도 계약에서 주식을 양수한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경우 양수인이 양도인을 상대로 주가 하락분을 책임지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주식을 양수한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경우 양도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주가 상승분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 발생한 사정의 변경으로 인한 위험이나 수익은 양수인이 모두 부담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약사님이 약국을 양수한 이후 공교롭게도 의원이 개인 사정으로 의원을 이전하였다면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박약사가 책임질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약국의 권리 양도 계약에서 인근에 존재하는 의원의 평균적인 처방전 발행수가 권리금 액수를 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약국 거래 관행에서, 만약 박약사가 의원이 2달 후에 이전하기로 예정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약사님에게 알리지 않은 채 권리 양도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민법 제11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고 권리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권리 양도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의원 이전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고, 박약사가 의원 이전 계획에 대해서 몰랐다고 부인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책임이 약사님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전한 김내과의원의 김원장이 이전 계획이 미리 세워져 있었고 박약사에게 이전 계획에 대하여 알려 주었다고 증언을 한다면 박약사의 사기에 대해 입증할 수 있을 것이나, 위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 보아 김원장은 의원 이전 계획을 약국 양도 계약 체결 이후에 수립하였다고 박약사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입니다.

다행히 약사님의 경우에는 박약사와 김원장이 동일한 건물로 이전한 사실에 비추어 박약사와 김원장이 계약 체결 이전부터 의원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약사님에게 숨겼다고 사실상 강하게 추정되므로, 제약회사 직원이나 약국 직원들의 증언이나 기타 여러 정황 증거들을 들어 사기를 입증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약사님이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권리금을 반환받을 수 있음은 물론 임대인과 약사님의 임대차 계약은 유효하여 부담하게 되는 월세 상당의 금액을 손해배상으로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권리 양도 계약을 체결할 당시 양수인은 “김내과의원이 2년 이내에 이전하는 경우에는 권리금을 전액 반환한다.‘와 같은 특약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위와 같은 특약사항을 요구하는 경우 의원 이전 계획을 알고 있었던 박약사라면 권리양도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나, 덕분에 약사님은 지금과 같은 복잡한 법률 분쟁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