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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혜자는 건물주"…약국에 번지는 매출 연동형 월세[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연동형 임대료'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여파가 약국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출액에 대비해 월 임차료를 책정하는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창고형·뷰티 약국 확산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겁니다. 연동형 임대료는 초창기 '수수료 매장'이라는 명칭으로 휴게소나 대형마트 내 약국들에 한해 적용돼 왔습니다. 그러다 처방 중심 일부 대학병원 문전약국과 클리닉 빌딩 약국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다, 최근에는 매약 중심 창고형·뷰티 약국으로 번지고 있는 거죠. 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에 대한 내·외국인 수요가 늘면서 기존 월세 계약을 매출 연동제로 변경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수혜자는 건물주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 매출 5억원, 임차료는 5000만원…실제 사례 보니 건물주들이 매출 연동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매출이 커질수록 임차료 역시 높아지다 보니 소위 '잠재 가능성'에 대한 투자라고 할 수 있죠. 대략 조제료 수입의 20~25% 수준에서 책정되던 처방 중심 약국과 달리, 창고형·뷰티약국은 총매출액의 5~10% 선에서 임차료가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산식을 대입해 보면 월 매출액이 5억원인 경우 임차료는 5000만원이, 월 매출액이 10억원인 경우 임차료는 1억원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보증금 규모에 따라서도 임차료 퍼센테이지(%)는 달라집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동 지역 매물을 한 번 볼까요? 명동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30개의 약국이 신규 개설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대표적인 약국 밀집 지역으로 꼽힙니다. 명동 신규 대형 약국 자리로 소개된 500평 규모 자리의 월세는 보증금 3억에 매출액 10%, 보증금 5억에 매출액 5% 조건으로 매물로 나왔습니다. 보증금이 적어질수록 월세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총 매출액이 아닌 일반의약품과 화장품의 매출액 대비 퍼센테이지를 각각 나눠 계산하는 방식도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일반약에는 퍼센테이지를 낮추고, 마진이 높은 화장품에 대해서는 퍼센테이지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창고형 약국들 역시 초기 렌트프리 이후 매출액 연동제로 월세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차료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매출액이 높아질 수록 월세 역시 증가하다 보니, 비약사가 약국 운영에 개입하는 사례 역시 공공연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한 창고형 약국에서는 건물주가 직접 약국 운영시간이나 품목 구성 등에 관여해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지방의 창고형 약국에서는 건물주와 약사간 입장차로 인해 약국 운영이 중단되는 사례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법원의 연동형 임대료 무죄 판단 이후 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들에게 방어 논리가 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건물주가 약국의 매출 장부와 POS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들여다 보며 경영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는 약국의 독립성을 결여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임차료의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간 합의에 의한 부분으로,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는 지적입니다. 일부 보건소에서는 임대차 계약서를 개설 등록시 요구하고 있지만, 연동형 임대료가 개설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거죠. 법원 무죄 판단했지만 1년 가까이 현장에서는 '의견 분분' 법원의 판단은 '건물주가 약국 매출 또는 처방 실적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지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약국 인사·재무·조제 행위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지휘·감독이나 의사결정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핵심 근거였습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약사 또는 한약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약국 개설 행위의 일부에 관여했다 하더라도 이를 주도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약국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다고 볼 수 없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약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에 대해 현장에서는 1년 가까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암암리 적용돼 온 방식이지만, 창고형 약국과 뷰티 약국에 까지 매출 연동제가 적용되면서 약국의 독립적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반응이 압도적입니다. 형식상 임대차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 약국의 수익 구조를 공유하는 공동 사업이나 동업 등에 가깝게 인식될 여지가 있어 약국 운영의 독립성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면대 약국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점차 협소해질 경우 직능의 기본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약국을 포함한 의료 관련 업종에서 매출이나 환자 수에 연동된 임대료 구조를 일종의 리베이트 또는 간접적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해석, 엄격한 시각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연방 차원의 반(反) 킥백법(Anti-Kickback Statute)은 의료 서비스 제공과 연계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동형 임대료 역시 법적 리스크가 있는 계약 구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를 두지 않고 있는 거죠. 물론 연동형 임대료가 초기 높은 고정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개설 약사 입장에서는 초기 안착을 돕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초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 건물주는 물론 임차인 역시 연동형 임대료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법률 전문가는 이같은 계약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임대료 정산을 위해 건물주 측이 일별·품목별 매출 내역 및 세무 자료 제출을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마진율이 낮은 일반약 대신 고마진 건기식·화장품 사입과 판매를 은근히 압박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품목별 마진 구조를 무시한 채 총매출 일괄 연동을 적용받을 경우 역마진 위험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전문가는 "창고형·뷰티 약국이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을 키우고 있지만 일정 부분 버블이 꺼질 경우 매출 연동형 임대료가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면서 "긍정적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커 해외에서도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약국가 역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했습니다.2026-10-07 06:00:52강혜경 기자 -
약국 간판 '창고·특가·최대' 금지된다…"표시 규제 강화"[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앞으로 약국 이름이나 간판, 광고에 ‘창고’, ‘마트’, ‘특가’, ‘최대’와 같은 표현을 쓸 수 없게 된다. 의약품 과다 소비를 부추기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문구를 엄격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약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오는 12월 23일 시행을 앞둔 개정 약사법에 맞춰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의 구체적인 제한 기준을 정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지 표현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약국 기능을 왜곡하는 표현으로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성격을 흐리는 ‘창고’, ‘마트’, ‘공장’ 등이 금지된다. 의약품 과다소비 유도하는 표현도 금지다. 의약품 오남용을 야기할 수 있는 ‘할인’, ‘특가’, ‘저렴’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소비자 오인을 유발하는 객관적 근거가 결여된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등 표현도 약국 광고에 쓸 수 없게 된다. 복지부는 향후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 후속 절차를 밟는 한편,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을 통해 변경된 규정을 적극 안내할 방침이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명칭과 광고는 단순한 영업 수단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라며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올바른 표시·광고 문화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2026-10-06 17:01:37이정환 기자 -
임총 추진 속 약사회 비대위 추인…이사회 동의 확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구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약사사회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됐던 대한약사회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사회 추인을 받았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1일 대한약사회관 4층 강당에서 제2차 이사회를 열고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추인에 관한 건’을 이의 없이 원안대로 가결했다. 집행부 중심의 비대위 구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추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이사회가 현 비대위 구성에 동의한 것이다. 대한약사회는 기존 비대위 체계를 바탕으로 약배송과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저지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안건 설명에 나선 노수진 총무이사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약배송 확대 발표 이후 현안별 대응체계를 통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노 이사는 “그동안 안전상비의약품 TF와 비대면진료 TF, 창고형약국 대응 TF 등 각각의 사안에 대해 준비해 왔다”며 “정부 발표 이후 각각의 TF가 따로 있는 것보다 통합해 대한약사회가 훨씬 힘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8월 26일 지부장회의와 29일 의장협의회에서 논의한 뒤 31일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가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비대위의 공식 명칭은 ‘비대면진료 약배송 및 편의점약 확대 저지를 위한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다. 연제덕 경기도약사회장, 김성진 전남약사회장, 최종석 경남약사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투쟁전략·정책개발·대외협력·홍보 등 분야별로 대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노 이사는 비대위 발대식과 전국약사 총궐기대회에서 약배송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상비의약품 문제의 중요성이 떨어지거나 대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에서 어떤 의제를 부각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 역시 약배송 못지않게 상당한 위기에 있고 총력을 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관련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희 회장은 공동위원장들과 각 팀이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대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사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권 회장은 “공동위원장들이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를 만나며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비대위와 힘을 합쳐 열심히 대응하고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 뒤 비대위 구성 추인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앞서 권 회장은 개회사에서도 비대위에 관한 이견을 인지하고 있다며 “충분히 듣고 설명하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대응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그는 이사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 달라”면서도 “논의를 마친 뒤에는 전국 9만 약사가 하나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이사 보선 및 상임이사 인준 안건도 통과됐다. 구현지 학술이사, 박상원 돌봄약료이사, 유주진 한약이사, 정동만 건강증진이사를 보선하고, 장보현 현 정책이사가 대외협력이사를 겸임하도록 했다. 약사 연수교육 규정 개정안과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 조직위원회 구성 추인 안건도 가결됐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는 한훈섭, 최미영 총회부의장, 문경희, 박근희 감사, 차용일 대전시약사회장, 유효성 울산시약사회장, 김성진 전남약사회장, 연제덕 경기도약사회장, 전용근 전북약사회장, 박상복 충북약사회장, 김동균 광주시약사회장, 이효선 강원도약사회장, 강원호 제주도약사회장 등이 참석했다.2026-10-01 15:17:22김지은 기자 -
허위진료로 9억원 편취…"거짓 청구 병·의원·약국 58곳 공표"[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실제 진료를 하지 않고 내원일수를 꾸며내거나 방사선 촬영 횟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을 거짓 청구한 병·의원·약국 58곳의 명단이 일반에 공개된다. 이들 기관이 타낸 부당 금액만 총 46억여 원에 달하며, 한 곳에서 최대 9억 원 넘게 가로챈 사례도 적발됐다. 거짓청구 기관은 병원 2개소, 의원 36개소, 치과의원 10개소, 한의원 8개소, 약국 2개소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1일부터 6개월간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한 요양기관 명단을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관할 지자체·보건소 누리집에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거짓 청구 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요양급여비용 총액 대비 거짓 청구 비율이 20% 이상인 곳들로, 사전 통지와 20일간의 소명 절차 및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의 재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이들 기관의 총 거짓청구 금액은 46억6993만 원이며 기관당 평균 8051만 원을 약 31개월에 걸쳐 부당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청구액이 1억 원을 초과한 기관도 11곳에 달했다. 적발 사례를 보면 모 의료기관은 환자가 실제 내원하지 않아 진료한 사실이 없음에도 진찰료와 한방 시술·처치료 등을 허위 청구해 17개월간 총 9억2737만 원을 타냈다. 다른 의료기관은 실제 촬영한 횟수보다 방사선 일반 영상 진단 횟수를 증량 청구해 36개월간 4538만 원을 편취했다. 복지부는 이들 기관에 부당이득금 환수와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형법상 사기죄로 고발 조치했다. 공개되는 항목은 의료기관의 명칭, 주소, 종별, 대표자 성명 및 면허번호, 위반행위, 행정처분 내용 등이다. 해당 명단은 2027년 3월 31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거짓청구 의심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를 지속하고, 행정처분과 별도로 명단 공표를 엄중히 집행해 건보재정 낭비를 막고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2026-10-01 10:21:38이정환 기자 -
창고·팩토리 약국 명칭 최소 200곳 영향권…혼란 불가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는 12월 23일부터 창고형·팩토리 약국 등 의약품 과소비를 유도하거나 소비자 혼란을 유발하는 표기를 약국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창고·마트' 표방 약국들의 상호 변경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간 창고형 약국에 단골로 사용되던 '메가'에까지 제동이 걸릴 경우 최소 200여곳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진다. 22일 기준 상호에 '메가'가 포함되는 약국은 전국적으로 128곳, '성지' 41곳, '제일큰' 30곳, '팩토리' 3곳, '도매' 2곳 등으로, 적어도 200여곳이 내년 6월 23일 전까지 명칭과 간판 등을 전면 교체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수정과 지식재산처 상표권 신규 신청 등까지 수반할 경우 비용 부담에 행정 부담 역시 가중될 전망이다. 사용 가능·불가능 명칭 기준, 핵심은 복지부령 창고형 약국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 약사법이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공포됨에 따라, 12월 23일부터는 신규 개설 약국에 창고·팩토리 등 명칭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12월까지 3개월간 기간이 남아 있지만 기존 약국들 역시 소급 적용의 대상이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진다. 가령 9월 22일 개설허가를 받은 경우라도, 내년 6월 22일까지 명칭 등을 변경해야 하다보니 두 번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약국이 선호하고 있는 '메가' 명칭 사용도 신중을 기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데일리팜이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신규 개설된 약국 가운데 명칭에 '메가'를 사용한 사례는 ▲1월 4곳 ▲2월 4곳 ▲3월 3곳 ▲4월 7곳 ▲5월 3곳 ▲6월 9곳 ▲7월 16곳 ▲8월 13곳 ▲9월(22일 기준) 6곳 등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 범위'일지는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1월까지 입법예고가 완료됐던 안에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등 배타성을 띤 절대적 표현의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 ▲'창고형', '마트형', '성지' , '특가', '할인' 등의 용어를 사용해 다른 약국보다 자기 약국이 제품의 다양성 및 가격 경쟁력이 우월하거나 유리하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 등을 담고 있다. 사용이 불가한 명칭을 일일이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등'에 방점을 둬, 지자체에 재량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메가팩토리약국·제일큰약국 상호 어떻게? 팩토리·제일큰 같은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메가팩토리약국, 제일큰약국 등은 영향권에 속할 전망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로서 '메가팩토리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새찬의 경우 명칭 변경은 물론 정보공개서 수정, 상표권 신규 등록 등까지 행정 부담을 안게 된다. '메가'까지 대상에 포함될 경우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메가타운약국과 메가온누리약국 등도 대상이 된다. 전국적으로 메가타운약국은 23곳, 메가온누리약국은 4곳이다.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메가팜프라자약국', '메가헬스팜약국', '메가웰니스약국' 같이 메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약국들 역시 '팜프라자약국', '헬스팜약국', '웰니스약국' 등으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명칭을 수정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소비자로 하여금 가격 할인 등을 암시하고 약국간 과당 경쟁을 야기할 수 있는 명칭 사용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는 복지부와 달리 공정위는 약국 개설자의 표시·광고행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신규 진입을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경쟁능력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량권 어디까지 인정되나' 관건 일선 약사들은 명칭 사용 제한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약국의 실질적 운영 방식(난매·사입가 이하 판매, 대량 유통 유도 등)이 아닌 '외부 표기·명칭 규제'에 머무르는 만큼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칭 사용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제어책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관건은 '복지부령'과 복지부령에 일일이 나열되지 않는 명칭에 대한 '지자체의 재량권'이 얼마나 인정되는냐 하는 부분이다. 가령 앞서 경기도 한 보건소가 '창고형 약국' 플래카드를 철거하도록 명령한 것과, 약국 명칭에 '드럭컨테이너' 사용을 제한한 것과 같은 방식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에서도 '대전 최초 창고형 약국'에 대해 보건소가 시정을 요구하면서 '대전 최초 혁신형 약국'으로 수정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반발도 예상된다. 메가팩토리약국 역시 Factory가 아닌 'Phactory'를 사용하고 있어 이같은 부분에 대한 어필을 하거나 창고형 약국이 이슈화되기 전부터 '제일큰', '도매당' 명칭을 사용해 온 경우 등의 경우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2026-09-23 12:04:56강혜경 기자 -
원민경 장관 "의사 처벌 없다"…임신중지약 처방 불안 일축[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장관이 내년 1분기 내 약물 도입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배경과 추진 일정, 의료 현장의 쟁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도입되는 약물의 명칭에 대해 "흔히 '미프진'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 허가 심사를 받고 있는 정식 약품명은 '미프지미소'"라며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두 성분이 함께 작용해 임신 유지 호르몬을 차단하고 자궁 내막을 탈락시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입 시점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내년 1분기 정도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원 장관은 약물의 사용 방식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유통을 경계하며 철저히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을 거치도록 설계된다고 못 박았다. 원 장관은 "의료기관을 방문해 임신 주수를 확인하고, 여성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거쳐 '임신 9주 이내'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동안 관련 입법이 지연됐음에도 정부가 전격 도입을 결단한 배경에 대해 '불법 유통으로 인한 여성 건강권 침해'를 꼽았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K-의료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이 허용되지 않아 음성적인 경로로 불법 유통된 가짜 약을 복용하거나 용법·용량을 어겨 과다 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여성들이 많았다"며 "비 새는 천장을 고치는 동안에도 바닥은 젖는다는 인식 아래 여성들의 건강 침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법 미비에 따른 처벌 불안'과 '진료 거부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정부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상 처방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을 염려나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했다"며 "전국 1500여 개 산부인과 의료진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한다면 진료 거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며, 진료가 어려운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안내·전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등 국회 입법 과제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약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건강보험 적용 의지도 분명히 했다. 원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적극 검토하라고 권고한 바 있고, 영국·프랑스 등 다수 국가에서도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제약사의 보험급여 신청이 들어오면 보건복지부가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이며,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반드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원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임신중지 약물 현안 외에도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불법 사이트 6,683개 차단 성과 보고 계획을 밝혔으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및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범정부적 관심과 지원 체계 강화를 강조했다.2026-09-22 10:49:33강신국 기자 -
'창고·팩토리' 등 약국 명칭 금지…개정법 12월 23일 시행[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오는 12월 23일부터 창고형 약국, 팩토리 약국 등 의약품 과소비를 유도하거나 소비자 혼란을 유발하는 표기를 약국 명칭으로 쓸 수 없게 된다. 지자체에 법이 허용하지 않은 표기를 담은 약국 명칭으로 개설 등록을 신청하면 반려되는 셈이다. 이미 창고형 등 개정 법률이 금지하는 약국 명칭을 지자체로부터 승인받아 사용중인 약국은 내년 6월 22일까지만 해당 명칭을 쓸 수 있다. 내년 6월 23일 0시부터는 기존 창고형 명칭 사용 약국에 대해서도 명칭 금지 규제가 소급 적용된다. 소급 적용 시점 이전까지 기존 창고형 등 약국 명칭과 간판 등을 수정하는 행정절차를 완료하지 않으면 약사법 위반으로 지자체로부터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오늘(22일) 창고형 약국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 약사법을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공포한다. 이로써 약국을 개설하려는 약사(약국개설자)가 지켜야 할 약국 고유 명칭·표시 규제가 종전대비 강화된다. 개정 약사법은 약국개설자가 사용해선 안 되는 표시 기준을 약사법에 명시하고 부칙에서 시행일을 확정했다. 시행일은 정부 공포 후 3개월이다. 즉, 12월 23일 0시를 기점으로 개정 법이 시행된다. 특히 부칙에서는 법 시행 시점에 이미 창고형 등 법이 금지하는 명칭을 쓰고 있는 약국들에 대한 유예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조항도 담았다. 개정 법 준수를 위해 약국 명칭 변경 등록, 간판 교체 등 조치를 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 결과다. 금지되는 명칭을 사용하는 이미 쓰고 있는 약국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까지만 해당 명칭을 쓸 수 있다. 약국개설자가 쓸 수 없는 약국 고유 명칭 기준은 총 5개다. ▲의약품도매상 또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의 영업소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특정 의약품 또는 특정 질병에 관련된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 ▲의료기관과 혼동할 우려가 있거나 질병명과 유사한 표시 ▲해당 약국의 소재지와 1킬로미터 이내의 거리에 개설된 의료기관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해 해당 의료기관과 특수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표시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 오인 또는 의약품의 과다 소비를 유도하여 의약품을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표시다. 이 중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 오인 또는 의약품의 과다 소비를 유도하여 의약품을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표시'를 이미 사용중인 약국들은 법 시행일인 12월 23일부터 6개월까지만 해당 명칭을 쓸 수 있다. 내년 6월 22일까지가 허용되는 유예기간으로 6월 23일부터는 금지 명칭을 사용하면 위법이다. 이미 창고형 약국이나 팩토리 약국 등 법이 금지하는 명칭을 사용중인 약국들이 개정 법을 지킬 수 있게 합리적인 수준의 시간을 주는 차원이다.2026-09-22 06:00:56이정환 기자 -
JW중외 과징금 전액 취소된 이유, 무죄 아닌 산정 오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JW중외제약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299억원 규모 과징금을 전액 취소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법원이 JW중외제약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판단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와 골프 접대, 학회·심포지엄, 해외 학술대회 지원 등 상당수 행위에 대한 공정위 판단은 유지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임상·관찰연구 지원 역시 경제적 이익 제공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299억원의 과징금이 모두 취소된 결정적인 이유는 행위의 위법성보다는 '과징금 산정 방식'에 있었다. 시정명령은 그대로…과징금 산정 방식서 승패 갈렸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17일 JW중외제약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JW중외제약에 부과된 299억2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은 모두 취소됐다. 다만 판결 주문은 '원고 승소'가 아닌 '원고 일부승소'였다. 데일리팜이 해당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법원은 과징금 납부명령은 모두 취소하되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JW중외제약이 의료인들에게 제공한 각종 경제적 이익을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본 판단은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이를 토대로 과징금을 산정한 과정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판결 직후 일각에서는 법원이 임상·관찰연구 등 학술활동 지원을 리베이트로 인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판결문 내용은 이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공정위는 2023년 JW중외제약이 2014년 2월부터 자사가 제조·판매하는 62개 품목의 처방 유지·증대를 위해 전국 1545개 병·의원에 2만3965회에 걸쳐 70억8478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현금과 물품뿐 아니라 식사·향응, 골프 접대, 병원 행사 지원, 국내외 학술대회 참가 지원, 심포지엄, 임상·관찰연구 지원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3년 11월 과징금은 304억6400만원으로 결정됐고, 이듬해 2월 JW중외제약의 이의신청 과정에서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며 299억200만원으로 조정됐다. 최대 쟁점 '임상·관찰연구'도 위법성 판단 뒤집히지 않아 이번 소송에서 가장 첨예하게 맞붙은 부분은 임상연구와 관찰연구 지원이었다. 공정위는 약사법상 의무가 없는 연구자주도 임상연구와 관찰연구에 JW중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이를 의약품 판촉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JW중외제약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임상연구의 경우 회사 내부 절차는 물론 의료기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심의와 관리·감독을 받으며, 실제 학술적·의학적 목적으로 수행되는 연구를 일반적인 현금이나 향응 제공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공정위는 모든 연구를 일률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본사 판촉계획과의 관련성, 연구비 지급 과정, 처방 증가를 염두에 둔 내부자료 등을 토대로 판촉 목적이 인정된 21건을 위법행위로 판단했다. JW중외제약은 이의신청 단계부터 임상·관찰연구의 성격과 위반행위 기간 등을 다퉈왔다. 법원은 JW중외제약이 학술연구 자체의 성격을 들어 위법성을 부정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연구비 지원 역시 의료인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할 수 있고, 구체적인 목적과 집행 과정에 따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공정위의 기본적인 판단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일부 연구에 대한 '위반행위 기간'을 문제 삼았다. 일부 임상·관찰연구의 경우 공정위가 산정한 기간 전체를 위반행위 기간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보다 짧게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앞서 공정위도 JW중외제약의 이의신청 과정에서 일부 연구의 행위 종료시점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여 위반기간을 조정한 바 있다. 당시 JW중외제약은 연구계약 종료일이 아니라 실제 연구비가 마지막으로 지급된 시점 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정위는 일부 품목의 기간을 조정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학술연구 지원 자체를 위법 판단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일부 연구의 위반행위 기간을 다시 따져야 한다고 본 데 가깝다는 분석이다. "전사 차원의 리베이트 아니었다" 주장 배척…식사·학술행사 판단 유지 법원은 임상·관찰연구뿐 아니라 공정위가 문제 삼은 다른 판촉행위에 대해서도 JW중외제약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JW중외제약은 변론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위법한 판촉계획이 있었다고 본 공정위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식사나 골프 접대, 학술대회 지원 등 개별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사적으로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내부자료와 판촉계획, 실제 집행 과정 등을 종합하면 개별 영업사원 등의 독자적인 일탈만으로 보기 어렵고 회사의 의약품 판촉활동과 연계돼 있다고 판단했다. 학회와 해외 학술대회 지원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형식적으로 학술활동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방 유지·증대라는 판촉 목적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심포지엄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행사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제 내용을 들여다봤다. JW중외제약은 리바로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진행했지만, 법원은 행사 프로그램과 제품의 연관성, 실제 운영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일부 행사의 경우 프로그램 상당 부분이 해당 제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자사 제품에 대한 설명은 브로셔 등 별도의 홍보물을 통해 이뤄진 점 등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과징금 299억원 모두 취소한 핵심 판단은 '과징금 산정 방식' 299억원의 과징금이 모두 취소된 데에는 과징금 산정기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JW중외제약의 문제 행위는 2014년부터 장기간 이어졌고, 이 기간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정거래법 체계도 바뀌었다. 특히 2021년 12월 30일부터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과징금 부과기준이 달라졌다. 공정위는 일부 위반행위가 2021년 12월 30일 이후까지 계속됐다고 보고 변경된 기준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법원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기준 변경 전후에 걸쳐 이어진 행위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다시 따져야 하는 데다, 일부 임상·관찰연구의 위반기간 역시 수정할 필요가 있는 만큼 공정위가 계산한 299억200만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적정한 과징금을 직접 새로 계산하지는 않았다. 과징금 부과는 공정위의 재량이 개입되는 행정처분인 만큼, 법원이 공정위 대신 위법한 부분을 제외한 뒤 얼마의 과징금이 적정한지 임의로 정해 처분을 변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기존 처분 가운데 얼마까지가 적법한지를 특정해 일부만 떼어 취소하는 대신, 299억2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 전체를 취소했다. 동시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행위 상당수에 대한 위법성을 인정하며 시정명령 자체는 유지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299억원 전액 취소'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공정위의 리베이트 제재 자체가 취소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위반행위에 대한 판단과 과징금 산정에 대한 판단이 갈린 것이다. 대법원서 '학술지원' 공방 이어질 듯…과징금 재산정 과정서 감액 가능성 이번 판결이 최종 결론은 아니다. 공정위가 과징금 전액 취소 판단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서 과징금 산정기준과 위반기간에 관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이번 소송에서 시정명령을 취소하지 못한 만큼 상고를 선택할 여지가 있다. JW중외제약은 사건 초기부터 적법한 절차를 거친 임상·관찰연구까지 처방 증대를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주장을 이어갈 경우 정상적인 학술·연구 지원과 의약품 판촉을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 제공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가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고등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공정위는 판결 취지에 맞춰 과징금을 다시 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최종 과징금은 기존 299억200만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위반행위 기간이 단축되고 적용할 과징금 산정기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 입장에서는 실리적인 성과가 작지 않은 셈이다. 다만 실제 감액 폭은 공정위가 어떤 범위의 행위를 대상으로 어떤 기준을 적용해 다시 계산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다. JW중외제약은 해당 과징금을 이미 납부한 상태다. 향후 과징금이 재산정돼 최종 부담액이 줄어들 경우 기존 납부액과 새 과징금의 차액을 돌려받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과징금 부과처분이 취소되고 새로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존 납부액에서 새 과징금을 뺀 금액에 대해 환급가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026-09-21 06:00:58김진구 기자 -
정부 신중론에 막힌 창고형 약국 규제…지자체 반려권만 통과[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외부 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불법 '면허대여(면대)' 의심 창고형 약국을 근절하기 위해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들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심사대에 올랐으나, 약사사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채 전진숙 의원안의 일부 조항(지자체 자료요청 및 반려 권한 신설)만 통과되는 데 그쳤다. 즉 과도한 규제라는 정부 신중론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는 서영석·전진숙·김윤·전현희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 4건을 병합 심사했고, 전진숙 의원안 일부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이번 소위에는 지자체 개설등록 단계에서 외부 자본 유입 여부를 사전에 철저히 검토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강력한 장치를 두는 안들이 포함됐다. ▲서영석 의원의 '창고·팩토리' 등 명칭 사용 금지 및 광고 사전심의 법제화 ▲김윤 의원의 시·도지사 산하 '약국개설위원회' 설치를 통한 사전 검토 ▲전현희 의원의 약사회 교육 이수 의무화 및 분회 의견 제시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현희 의원 법안은 서울 의약단체가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대안 반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자체의 과도한 재량권 남용 우려 및 기본권 침해 소지 등을 이유로 신중론을 견지하면서, 굵직한 사전 차단 핵심 조항들은 대거 제동이 걸렸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외부 자본의 경영 개입 계약 금지 조항 역시 향후 약사법 하위법령 위임으로 선회하면서 법률 본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날 유일하게 소위 문턱을 넘은 것은 전진숙 의원안의 일부를 수정 수용하여 신설된 약사법 제20조 제3항이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시장·군수·구청장은 약국 개설등록 전, 면허대여 등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설 신청자에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약국을 개설하려는 약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지자체의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보완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개설등록 신청을 반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자료제출에 불응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개설 금지 강행규정을 두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구체적인 반려 기준은 지자체가 재량을 갖고 결정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 현행 약국 개설 심사가 약사 면허 보유 여부, 의료기관 담합 우려 시설 해당 여부, 조제실 등 형식적 구비 요건만 확인하는 데 그쳐 은밀한 면대약국과 자본 유입형 창고형 약국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컸던 만큼, 이번 '자료요청 및 반려권' 신설은 최소한의 방어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2026-09-18 06:00:54강신국 기자 -
"조제 가능 약국은 여기"…약국 정보까지 틀어쥔 플랫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약국 뺑뺑이'가 플랫폼 업체에는 일종의 면죄부이자 치트키가 됐다. 민간 플랫폼은 비대면 진료 처방전을 거부하는 약국 리스트를 수집, 환자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는 근거로 '처방전 거부 민원센터'를 운영하며 약사들을 압박했고 직접 도매상까지 운영하게 하는 핑계가 됐다. 비진약품을 통해 약을 구입한 약국에 '조제확실' 배지를 달아주며 보건의료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 플랫폼에 정부가 이번에는 '약국별 구매·조제 여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약국 구매·조제 정보 '플랫폼'으로…약사들 반발 '민간 플랫폼과 공공시스템간 연계.' 올해 5월 정부가 약국별 구매·조제 여부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내놓은 이유다. 최근 1년간 비대면 진료 처방 이력이 있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약국별 해당 의약품에 대한 구매 또는 조제 여부에 관한 정보를 오픈 API 방식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정 의약품에 대한 구매나 조제 이력을 보유한 약국일수록 미보유 약국에 비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재고 보유 가능성이 높은 점에 착안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의약품 관리 종합 정보포털상 공급 데이터를 기준으로, 가령 A약국에 이소티논캡슐을 한 달 이내 공급된 내역이 있는 경우 1로, 두 달 이내 공급된 내역이 있는 경우 2로 표출돼 전달되는 방식이다. 조제 여부의 경우 DUR 점검 내역을 토대로 정보가 제공, 한 달 이내 DUR 점검 사실이 있는 경우 1, 두 달 이내 점검 사실이 있는 경우 2로 뜬다. 점검 내역이 없다면 0으로 제공된다. 사실상 약국의 실시간 재고를 볼 수 있거나, 약국의 기밀 정보라고 할 만한 데이터가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데이터가 플랫폼에서는 '조제가능성↑', '조제가능성있음' 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플랫폼은 개별 약제별 재고 여부와 조제 이력 여부 등까지도 이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처방약에 대한 재고가 모두 있는 경우 '조제가능성↑', 조제 이력이 있는 경우 '조제가능성 있음' 등으로 표출하는 방식이다. 약사단체는 정부의 약국별 구매·조제 여부 정보 제공이 일종의 '완장'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광주광역시약사회는 "약국 운영과 관련한 자료를 약국 동의 없이 민간 플랫폼에 제공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는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약국 정보 제공을 즉각 중단하고, 환자 불편 해소를 위한 근본 대안으로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선 약사들도 약국의 구매·조제 정보가 민간에 제공되는 부분은 플랫폼의 수직계열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개별 의료기관과 약국의 처방·공급·조제 데이터가 민간 플랫폼에 집적되는 데 더해 개별 환자들의 처방·조제 데이터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플랫폼의 수직계열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결국 집적된 데이터가 다시 노출 순서나 추천 알고리즘, 광고 단가 산정 등에 재활용되는 것은 물론 민간 보험사들에까지 연계돼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도 제약사들이 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확보하고 있는 처방·조제 데이터가 플랫폼에 집적될 경우, 플랫폼이 일종의 CSO가 돼 제약회사에 관련한 정보를 판매하거나 재가공해 보험회사 등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 자회사인 KB헬스케어는 2024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인수했다. '보험가입자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객 건강관리를 도와 손해율 방어가 가능하다'는 게 보험사 측 주장이지만, 반대로 보험사가 처방·조제 내역 등을 통해 가입자를 선별하거나 높은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플랫폼은 주 단위로 제공되는 정보를 일 단위로 제공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처방·조제 데이터 등 '민감정보' 판매·유출 가능성은? 또 다른 우려는 민감정보라고 할 수 있는 환자의 처방·조제 데이터의 판매·유출 가능성이다. 처방전에는 환자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 의료기관 명칭·전화번호·팩스번호·이메일주소, 처방 의료인 성명·면허번호, 질병분류기호, 약품명 등 광범위한 민감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이름·전화번호·집주소·이메일 등을 포함한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에도 국내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플랫폼이 외국 기업 등에 인수·판매되는 경우 국민들의 의료 데이터가 고스란히 넘어가는 위험 천만한 일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처방이 거래가 되고, 의약품이 상품이 되고, 환자는 플랫폼 고객이 되는' 상황을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에서 22만명의 민감 개인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되는 것과 같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있다. 강남언니 운영사인 힐링페이퍼는 상담 내역을 조회하는 연동 기능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 이름과 전화번호, 시술내역, 상담사진 등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1인당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고 금융사기 피해를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보험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피해자들 사이에서 단체소송이 추진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재가 '상품'으로…'공공플랫폼 도입' 한목소리 비대면 진료, 약 배송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재인 의약품을 '상품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의 판단이 아닌 환자의 요구가 의사의 처방권을 '처방 자판기'로 전락시키고, 약국의 선택권 조차 민간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좌우되는 프로세스에서는 진료와 조제의 판단 또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플랫폼의 수익원은 진료 정보 자체로 옮겨갈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 앱을 운영하는 한 업체는 올해 1월 의료 마이데이터 개인정보관리 특수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이용자의 전송 요구에 따라 의료기관·약국 방문 이력과 처방 의약품,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결과를 전송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개정법은 중개업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마이데이터 전문기관의 지위로 전송받는 정보는 그와 다른 경로이며 두 지위가 한 사업자에게 겹치는 상황을 규율하는 조항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제동 없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처방 부추기기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삭센다 등 전문의약품 가격을 그대로 노출해 홍보하고 있음에도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행정처벌 등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것. 건약은 "전문약을 가격으로 비교해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는 의약품의 과남용을 부추기는 것으로, 수익을 찾아야 하는 사업자를 상대로 금지 항목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며 "수익을 얻을 필요가 없는 주체가 이를 담당하는 '공공플랫폼 마련'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약준모도 배달앱과 택시 플랫폼의 사례처럼, 초기에는 무료 서비스와 쿠폰으로 환자와 의료기관을 모은 플랫폼들이 시장을 독점한 이후에는 높은 중개수수료를 요구하게 되고 이 비용은 결국 의료기관과 약국을 거쳐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익을 내야 하는 플랫폼의 비급여 과잉진료, 의약품 오남용 마케팅은 의료를 상품으로 만들고 국가 건강보험 재정의 불필요한 낭비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업을 제한해 불공정 영업 행태와 특정 약국 몰아주기 등 편법 행위를 차단하는 '닥터나우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년 뒤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위고비, 마운자로에 대한 구매수량별 할인, 현금 할인 등을 통해 약국을 유인하고 있다. '조제확실' 배지를 달아주며 제휴 약국에 처방을 몰아주던 보건의료 생태계 교란 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재발방지는 커녕 현재도 수익화 모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의식 역시 팽배해지고 있다. 약준모는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해 보장성이 줄어들면 그 빈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것은 민간 실손보험"이라며 "플랫폼이 수집한 의료데이터가 민간 보험사로 넘어가고 민간보험에 의존하는 의료민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경우 대자본을 갖춘 기업형 약국과 배송망이 시장을 싹쓸이, 오랜시간 동네를 지켜온 동네병원과 약국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술의 발전은 공공성과 안전이 담보될 때 비로소 모두를 위한 혁신이 된다"며 "공공의료를 지키는 엄격한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약국체인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약국 체인업체 대표도 "오프라인에서 분산 보관되던 진료·조제·복약 정보가 단일 민간 플랫폼 사업자에게 집중되고, 집적된 데이터가 다시 노출순서와 추천 알고리즘, 광고 단가산정에 재활용될 경우 종속→영리화→불공정의 자기강화는 악순환될 수밖에 없다"며 "민간 기업에 대한 공공 데이터 제공이 플랫폼 독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국의 구매·조제 정보 제공은 재고돼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건약 대표를 맡고 있는 전경림 약사 역시 의료의 민영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 대표는 "의료데이터가 한 곳으로 모이고 민간기업의 접근과 활용이 확대되면 의료 정책의 중심 축 자체가 '어디에 어떤 의료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모아 어떤 서비스를 상품화할 것인가'로 옮겨 가게 된다"며 "특히 의료정보는 한 번 유출되거나 재식별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민감 정보로, AI기본의료와 디지털헬스케어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2026-09-16 12:03:11강혜경 기자 -
복지부 "과잉 규제"…창고형약국 방지법 소위 통과 '불투명'[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최근 외부 자본 유입 의혹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창고형 약국과 불법 면허대여(면대) 의심 약국 개설을 제어하는 법안들이 보건복지부 신중론 벽에 부딪히면서 국회 법안소위 통과가 불투명한 분위기다. 앞서 팩토리 등 창고형 약국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지자체 약국 개설등록 심사 단계에서 창고형 약국 심의를 강화하는 법안 4건이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 올랐지만 주무 부처 찬성 없이는 소위 의결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지역 약사회(분회)가 지자체에 약국 개설등록 관련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조항이 담긴 법안이라도 부분 통과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복지부가 해당 규정을 전향적으로 수용해 소위 의결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16일 복지위는 법안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전진숙, 김윤, 전현희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안을 병합심사할 계획이다. 이들 법안은 각각 ▲시장·군수·구청장의 개설등록 심사 시 필요 자료 요청 근거 마련 및 경제적 이해관계자의 경영 개입 계약 금지(전진숙 의원안) ▲시·도지사 산하 약국개설위원회 설치를 통한 사전 검토(김윤 의원안) ▲약국 개설등록·지위승계 전 약사회 교육 이수 및 지역 약사회 분회의 개설 의견 제시 근거 마련(전현희 의원안) 등을 담고 있다. 복지부는 이들 법안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과잉 규제 가능성을 이유로 법안 통과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소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복지부는 "창고형 약국의 면허대여 등 불법 개설·운영 문제 사전 예방 등을 위해 약국 개설 심사를 강화하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약국 개설 관련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음을 고려할 때 법안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특정 약국, 약사, 한약사 관련 광고에 사전심의를 법제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련 내용을 하위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다"며 "광고 자율심의기구·심의위원회 신설을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이를 두고 약사사회는 자본력을 앞세운 불법 면대약국과 창고형 약국 난립으로 인한 국민 건강권 침해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한 만큼 복지부가 일부 법안에 대해서라도 부분적으로 통과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전현희 의원안에 담긴 핵심 조항은 약국 개설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아닌 의견제출 권한인 만큼 복지부가 소위 통과에 전향적 입장을 개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현희 의원안은 지역 사정에 밝은 지역 약사회가 약국 개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해 면대약국 개설을 사전에 차단하고,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건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약사회 분회의 의견 제시는 행정청의 약국 개설 등록을 직접 제한하거나 거절하는 강제 규정이 아니라, 지자체의 전문적·실질적 판단을 돕기 위한 보완적 장치"라며 "과도한 규제나 진입 장벽으로 볼 수 없는 만큼, 불법 개설을 걸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사전 자정 기전으로서 이번 법안소위를 통해 반드시 제도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2026-09-16 06:00:59이정환 기자 -
외부 자본·면대 차단…창고형약국 규제법 4건 국회 심사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외부 자본 유입으로 약사면허대여 불법이 의심되는 창고형 약국 근절을 위해 약국개설 사전 심의를 강화하는 약사법 개정안 4건이 일제히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심사대에 오른다. 창고형 약국 개설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 속 약사사회 관심이 큰 법안으로 소위 심사 결과에 시선이 모인다. 제22대 국회 전반기 법안소위 심사 안건에 포함됐다가 최종적으로 심사되지 못한 제한적 성분명 처방 법안과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규제 완화 법안은 이번 소위 안건에서 제외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 여야 간사단은 오는 16일 제1법안소위를 열어 창고형 약국 규제 법안을 심사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창고형 약국 명칭 금지법이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추가로 대형 약국 관련 규제를 손질하는 법안이 소위 심사를 받게 된 셈이다. 이번 소위에 상정될 법안은 지자체 개설등록 단계에서 외부 자본 유입 여부를 사전 검토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게 큰 틀의 주요 내용이다. 복지위는 민주당 서영석, 전진숙, 김윤, 전현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할 방침이다. 서영석 의원안은 창고, 팩토리 등 표기를 약국 명칭에 쓰지 못하게 금지하고 약사와 한약사 관련 광고에 사전심의를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전진숙 의원안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약국 개설등록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외부 자본이 약국 경영에 개입하는 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게 목표다. 김윤 의원안은 시·도지사 산하에 약국개설위워회를 설치해 약국 개설 때 면허대여 여부, 약국 개설 장소 제한 규정 위반 등을 미리 검토해 불법 면대약국 개설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이다. 전현희 의원안은 약국 개설등록 전에 약사회·한약사회를 통해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약사회 분회가 약국 개설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해 면허대여 약국 개설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설계했다. 소위 상정될 4건의 법안 모두 외부 자본이 약국 경영을 좌우하는 사실상 면대약국을 차단하는 게 입법 목표지만, 다양한 쟁점이 대립해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신중론을 견지중인 바 소위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전반기 국회에서 소위 심사 명단에 올랐던 제한적 성분명 처방 법안과 안전상비약 품목 수 확대 법안 등은 이번 소위 심사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2026-09-12 06:00:54이정환 기자 -
미프진 원내조제 파장…엉뚱하게 번진 '분업 예외' 논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 후 원외 약국 조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약사사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의약분업 체계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전문의약품 조제는 원칙적으로 약사의 영역인데 특정 의약품의 안전관리와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일정 기간 의료기관 내 조제를 허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특히 약사들은 미프진 자체보다 정부가 특정 의약품을 대상으로 '원내조제 후 원외조제 전환'이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다른 의약품 도입 과정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경우 의약분업 원칙을 흔드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법적 공백을 왜 분업 예외로?"…약사사회서 반론 정부는 미프진 도입 초기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로 현행 형법상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대상은 여성의 자기낙태죄와 형법 제270조 제1항 가운데 '의사' 부분이다. 국회가 2020년 말까지 대체입법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부분은 효력을 잃었지만 같은 조항의 '약제사' 부분은 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남아 있다. 현행 조항은 약제사가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약제사는 형법 제정 당시 사용되던 약사 직역의 옛 명칭으로 이후 약사법상 명칭이 '약사'로 정비됐지만 해당 형법 조문에는 과거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어 현행 약사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가 받은 법률자문에서도 현행 법체계에서 약사가 임신중지 의약품을 조제하면 처벌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관련 법 정비 전까지 의료기관 안에서 미프진을 처방·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다. 병원 밖 조제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약사 처벌 조항 등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인 것이다. 하지만 약사사회에서는 바로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법률자문 등을 통해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해하더라도 그 해법이 특정 전문의약품을 일정 기간 의약분업에서 제외하는 것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법률상 불확실성이 문제라면 관련 법을 정비한 뒤 기존 의약분업 체계 안에서 약국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는 주장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약사가 여성의 요청으로 낙태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닌 의사의 처방에 의해 조제하는 것인데 이것이 왜 불법이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신규 허가되는 위험도가 높은 의약품도 의약분업 예외가 돼야 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약사들이 우려하는 지점도 미프진이라는 하나의 의약품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을 계기로 안전관리 필요성이나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특정 전문약에 대해 일정 기간 원내조제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원외조제로 전환하는 방식이 제도적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프진의 특수성과 초기 안전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의료기관 내 조제의 근거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원내조제의 이유로 들고 있는 만큼 한시적인 분업 예외를 만드는 것보다 법적 공백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여·처방범위·가격·사용보고도…약사회 "관리체계 우선" 현재로서는 미프진 도입까지 제도적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따라서 약사회도 원내, 원외 조제에 대한 논의 이전 관련한 관리체계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원내조제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미프진 도입 이후 실제 적용할 구체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정해야 할 부분이다. 도입 초기 제도적인 문제로 비급여가 적용될 경우 환자 부담과 직결되는 가격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과제다. 처방 범위 역시 정리가 필요하다. 미프진 처방을 산부인과 의사로 제한할 것인지, 전체 의사에게 허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복지부로부터 관련 검토 내용에 대한 설명은 들었다. 관련 법률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해 약 2년간 원내 조제하고 안전성을 확인한 뒤 의약분업 원칙에 따라 원외 조제로 전환하는 방안이었다”며 “한시적 의약분업 예외가 필요한 만큼 고시에 종료 시점을 명시하는 일몰제 방식도 거론됐다”고 말했다. 현행 법적 공백 때문에 일정 기간 원내조제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판단이 나오더라도 이를 논의하기 위한 전제조건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게 약사회 측 시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2년 정도 한시적으로 분업에서 제외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사용보고와 관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반적인 대책이 정해지고 공개돼야 한다"며 "그런 부분이 납득되고 동의될 수 있을 때 약사회도 이번 제도 시행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허가와 사용 여부를 넘어 의약분업의 기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법적 공백과 초기 안전관리 필요성을 이유로 우선 원내조제를 허용한 뒤 관련 법을 정비할 것인지, 법적 불확실성을 먼저 해소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 기존 의약분업 틀 안에서 약국 조제를 시행할 것인지가 향후 미프진 도입 과정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2026-09-11 12:03:46김지은 기자 -
완전자본잠식 정우신약, 매각주간사 선정…계약 허가 신청[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정우신약이 매각주간사를 선정했다. 인가 전 인수합병(M&A) 추진을 신청한 데 이어 주간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법원 허가를 요청하면서 매각 절차가 한 단계 더 진행됐다. 10일 업계 따르면 정우신약 관리인은 지난 9일 대전회생법원에 매각주간사 선정 및 용역계약 체결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선정된 매각주간사의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제출된 서류명을 고려하면 후보 평가를 거쳐 매각 실무를 맡을 기관을 정하고 계약 체결을 준비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법원이 신청을 허가하면 주간사는 기업가치 평가와 매각 구조 설계, 인수 후보 물색, 매각공고와 입찰 진행 등을 맡게 된다. 정우신약은 지난 7월 29일 법원에 인가 전 M&A 추진 허가를 신청했다. 8월 18일에는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허가 신청서를 냈고 같은 달 28일 매각주간사 선정 평가위원회 구성을 변경했다. 이후 12일 만에 주간사 선정과 용역계약 체결을 위한 허가 신청으로 넘어갔다. 인가 전 M&A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에 앞서 외부 투자자나 인수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인수대금은 회생채무 변제와 사업 정상화 재원으로 활용된다. 매각주간사와의 용역계약이 허가되면 매각공고와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실사, 본입찰 등의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정우신약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법원 허가도 잇달아 신청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사업 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재료·부자재 구매대금과 직원 급여 지급, 퇴직자 미지급 퇴직금 지급 등에 대한 허가도 요청했다. 품질관리와 연구개발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품질관리 책임자 채용 허가를 신청한 데 이어 27일에는 연구·개발 직원 채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생절차와 M&A를 추진하면서도 의약품 생산과 품질관리 등 기존 사업은 이어가는 모습이다. 정우신약은 지난 6월 16일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대전회생법원은 7월 1일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기존 관리인이 사임하면서 선영규 관리인이 새로 선임됐다. 회사의 재무 상황은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 감소했다. 영업손실 37억7000만원과 순손실 47억4000만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상반기 -3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1억원으로 감소했다. 정우신약은 반기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회생계획이 아직 인가되지 않아 채무 감면과 출자전환, 만기 연장 등에 따른 영향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향후 법원의 용역계약 체결 허가와 매각공고 여부를 통해 인가 전 M&A의 구체적인 일정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2026-09-11 12:03:14이석준 기자 -
라켓 내려놓고 심폐소생술...코트서 빛난 심평원 팀워크[데일리팜=정흥준 기자]테니스 복식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의 호흡이다. 한 사람이 놓친 공간을 다른 사람이 채우고, 서로를 믿으며 다음 공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2년 동안 서로 다른 부서와 직급의 직원들이 호흡을 맞추며 팀워크를 쌓아온 사내 대표 동호회다. 데일리팜은 최근 심평원 본원에서 장신애 과장(35, 일차의료개발부)과 변재석 대리(29, 자동차보험심사센터 자보기준관리부)를 만나 테니스의 매력과 동호회 활동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쉽게 잘할 수 없어 더 재밌죠"...각기 다른 이유로 잡은 라켓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005년 설립돼 올해로 22년 차를 맞았다. 현재 회원은 약 50명이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퇴근 후 혁신도시 인근 사설 테니스장에 모이고 있다. 장신애 과장은 지난 2024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 약 10개월 동안 테니스를 배우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을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사내 동호회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는 총무를 맡아 동호회 운영을 돕고 있다. 장 과장이 꼽은 테니스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쉽게 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 과장은 “어제는 잘 맞았던 공이 오늘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며 “공 하나가 마음먹은 곳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는 순간 그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변재석 대리는 초등학교 시절 약 4년 동안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오랜 기간 라켓을 놓고 지냈지만, 지난 2024년 연말 심평원에 입사한 뒤 어린 시절 즐겼던 테니스의 재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어 가입을 결정했다. 변 대리는 “공이 라켓의 중심에 정확히 맞았을 때 느껴지는 타격감이 좋다. 경쾌한 손맛과 소리가 업무 중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준다”며 “복식에서 파트너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코트 위에서 살린 생명 테니스를 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두 사람에게 묻자, 올해 초 경기 중 발생했던 아찔한 응급상황을 떠올렸다. 장 과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6년, 변 대리는 중환자실에서 3년을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지난 4월 테니스 경기 중 코트 체인지를 하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장 과장과 변 대리는 곧바로 달려가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했다.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한 뒤 역할을 나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AED(심장 제세동기)도 사용했다. 장 과장은 “당황해서 맥박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순간적으로 헷갈렸는데 둘이 함께 확인하니 대응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일주일 전 심평원 소방교육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결국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을 받은 뒤 직접 심평원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환자 가족은 국민신문고에 고마운 마음을 남기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평원에 입사한 지 6년이 지나 임상에서 했던 일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그 뒤로는 우리가 안 오면 운동 못 나간다는 농담들을 하신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복지부 대회 작년 8강 진출...올해는 우승이 목표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의 목표는 이달 11일 열리는 보건복지부장관배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 우승이다. 새벽 일찍 코트를 잡아 연습할 만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작년에는 남자복식조가 단체전 8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올해는 작년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더 합류했다. 작년 성적을 넘어 우승까지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변 대리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즐겁게 경기를 치르면서 입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두 사람에게 테니스 동호회는 단순히 운동을 하는 모임만은 아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형성된 친밀감은 조직 안에서 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동호회 활동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사직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직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변 대리도 “수요일 퇴근 후 테니스를 치고 나면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직장 생활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며 테니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올해 대회 입상이라는 개인적 목표 외에도 동호회 차원에서 이루고 싶은 소박한 목표가 하나 더 있다. 장 과장은 “처음 생겼을 때 테니스 동호회로 부르기 시작해 별다른 명칭 없이 22년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회원들과 함께 우리 동호회만의 이름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2026-09-10 06:00:46정흥준 기자 -
[전문가 칼럼] 약사법 제2조는 무엇을 전제로 쓰였는가지난 8월, 약국을 둘러싼 세 개의 결정이 잇따랐다. 8월 초 보건복지부는 한약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일반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다는 공문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 등에 보내면서 벌칙과 행정처분 기준까지 명시했다. 8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은 한약사가 완제 한약제제를 처방전 없이 판매한 뒤 이를 '조제'로 보아 급여를 청구한 사건에서 그 청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8월 26일에는 '창고'나 '팩토리' 같은 약국 명칭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갈등의 핵심인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이 없다. 지난해 10월 15일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행법상 이를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대한약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논쟁은 대개 양쪽이 각자에게 유리한 문언을 골라 인용하는 데서 시작해 거기서 끝난다. 그런데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1994년 그 조문을 쓸 때, 입법자는 무엇을 전제로 하고 있었는가? 미리 밝혀 둔다. 필자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다. 이 글은 법리 해설이 아니라 그 전제를 다시 확인하자는 제안이다. Ⅰ. 1994년의 사회적 합의는 무엇인가? 한약사제도는 1993년 한약분쟁의 산물이고, 그 봉합의 조건이 한방의약분업이었다. 한의사가 처방하고 한약사가 조제하는 구조를 만들되 그 조제와 판매를 담당할 직역으로 한약사를 신설한다는 것, 1994년 약사법 개정은 그 사회적 합의를 조문으로 옮긴 작업이었다. 조문은 간명하다. 제2조 제1호는 "약사(藥事)"를 의약품의 제조·조제·감정·보관·수입·판매와 그 밖의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으로 정의하고, 제2호는 그 약사 업무를 한약 영역과 그 밖의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 한약사와 약사에게 맡긴다. 두 호를 겹쳐 읽으면 결론은 하나다. 한약사의 업무는 한약과 한약제제의 조제와 판매이고, 약사의 업무는 한약제제를 포함한 그 밖의 의약품의 조제와 판매다. 사실 정의 규정만으로도 답은 나온다. 판매를 따로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조문을 찾아 헤맬 이유가 없다. 정의규정만 제대로 읽어도 지금의 논란은 애초에 논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Ⅱ. 조제와 판매를 분리할 수 있는가? 지금의 다른 주장은 그 다음 지점을 파고든다. 제23조 제1항은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 범위에서 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고 적었는데 판매를 다루는 제44조와 제50조에는 그 문구가 없으니, 판매에는 면허 범위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3조가 말하는 '면허 범위'의 내용 자체가 제2조에서만 나온다. 제23조는 정의규정을 조제에 관하여 한 번 더 확인한 규정이지 면허 범위를 창설한 규정이 아니다. 확인 문구가 붙었는지 여부가 권한의 유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조제와 판매를 갈라놓고 읽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2조 제1호는 조제와 판매를 나란히 하나의 "약사(藥事)" 안에 넣었다. 한 개념으로 묶인 것을 떼어내 조제에만 면허 범위를 적용하고 판매는 제외하겠다는 해석은 정의규정을 반으로 자르는 일이다. 제44조가 판매 주체를 약국개설자로 적은 것도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를 막기 위함이지, 면허별 취급 범위를 새로 배분하려는 규정이 아니다. 약국 개설 제도의 취지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일반인의 약국 개설을 막는 이유는 약국이 면허를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약사 행위를 수행하도록 허용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개설권은 면허에서 나온 것이지, 면허와 별개로 주어진 영업권이 아니다. 면허에서 비롯된 권한이 그 면허보다 넓어질 수는 없다. 약국에서 이루어지는 조제와 판매가 모두 면허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그래서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귀결이다. Ⅲ. 조문이 굳이 적지 않은 것 여기까지는 1994년의 사정을 따지지 않고 조문만 읽어도 나오는 결론이다. 입법 당시의 전제를 함께 놓고 보면 그 결론은 한층 분명해진다. 조문의 침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의도적으로 열어둔 침묵과, 너무 당연해서 적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침묵이다. 1994년의 침묵은 후자다. 한방의약분업을 전제로 직역을 나누던 시점에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해열진통제와 감기약을 파는 장면을 상정한 입법자는 없었다. 이것이 추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법제처 해석에서도 확인된다. 2013년 법제처는 한약사가 한약·한약제제 외의 의약품에 대하여 제조관리자나 안전관리책임자가 될 수 있는지를 다루면서 될 수 없다고 회답했다. 당시 관련 조문은 그 자격을 "약사 또는 한약사"로 나란히 적고 있었지만, 법제처는 제2조 제2호의 정의규정이 약사법령 전체의 해석지침이 된다고 보았다. 개별 조문이 두 직역을 병렬로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정의규정의 업무범위 구분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제44조·제50조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해석이다. Ⅳ. 전제가 무너진 뒤 그러나 전제였던 한방의약분업은 30년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았다. 그사이 3,500명 안팎의 한약사가 배출됐으나 그 면허가 설 자리는 끝내 마련되지 않았고, 한약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한약사 개설 약국과 초대형 약국 사례까지 등장했다. 전제가 사라진 자리에서 조문의 침묵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태도도 갈렸다. 국정감사에서는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한 반면, 8월 공문에서는 조제에 관한 한 면허 범위 준수를 분명히 했다. 조제는 정리하면서 판매는 남겨둔 셈이다. 한약사 측 논거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앞서 본 문언 논거이고, 둘째는 약학과와 한약학과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이며, 셋째는 국가가 한방의약분업을 약속해 놓고 30년간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는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세 번째는 정당한 문제 제기다. 전제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은 분명히 국가에 있다. 그러나 전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전제 위에서 쓰인 조문의 의미를 바꾸지는 못한다. 계약의 일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계약서의 문구가 저절로 다시 쓰이지는 않는다. 이행되지 않은 전제는 이행을 요구하거나 제도를 다시 설계할 사유이지, 조문을 거꾸로 읽을 근거가 아니다. 면허의 경계는 조문에 박힌 금지 문구의 개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면허가 애초에 무엇을 담당하도록 만들어졌는가로 정해진다. 짚어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약사법 제2조는 어느 부처가 책상에서 만든 조문이 아니다. 1993년 한약분쟁이라는 격렬한 충돌을 거쳐 두 직역과 정부, 국회가 도달한 사회적 합의를 문장으로 옮긴 것이다. 1993년의 분쟁이 무엇을 대가로 봉합됐는지 기억한다면, 그 봉합을 임의로 뜯는 일이 무엇을 부를지도 짐작할 수 있다. 『전국책』에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가 있다.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도 세 사람이 거듭하면 사실이 된다는 뜻이다. 근거가 얕은 주장이라도 반복되고 확산되면 어느 순간 기정사실이 되고, 한번 굳어진 뒤에 되돌리는 데에는 처음 바로잡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든다. 법 해석에서 이 현상은 특히 위험하다. 의약품을 누가 다룰 수 있는가는 취향이나 여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공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잘못 굳어진 관행이 뒷날 "현실이 이러하니 법을 고치자"는 요구의 근거로 되돌아온다. Ⅴ. 결론 모두가 당연하게 여겼던 전제 위에서 쓰인 조문이, 그 전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정 직역의 목소리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있다. 처음의 뜻이 틀렸던 것이 아니라 처음의 뜻이 흐려진 것이다. 법령의 의미가 어느 직역의 목소리 크기에 따라 훼손되고, 그렇게 훼손된 해석이 진실로 굳어진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해석이 아니라 처음의 뜻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권한을 새로 빼앗는 일이 아니라 1994년 제2조에 이미 규정한 사실을 정부가 명확히 하고,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더 큰 혼란을 막는 길이다. 잘못 읽힌 조문을 바로 세우는 일은 어느 직역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 건강이라는 공익의 문제다. 미룰수록 치러야 할 비용만 커진다.2026-09-10 06:00:38데일리팜 -
800평이라더니 실상은 275평…보건소, 창고형약국 고발[데일리팜=강혜경 기자] 200평대 약국을 800평으로 부풀려 홍보에 나선 약국이 경찰에 고발됐다. 275평 약국이 '천안·아산 최대 규모 800평', '천안·아산 초대형 창고형 약국' 등 명칭을 사용해 지역 주민들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7일 지역 약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문을 연 충남 소재 창고형 약국에 대해 보건소가 경찰 고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데일리팜이 문제제기에 나섰던 '허가 275평, 간판은 800평...도 넘은 창고형약국 과대광고' 보도와 관련한 후속 조치다. 지역 보건소는 창고형 약국의 광고·홍보가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보건소 측은 "현장 및 자료 확인 결과 약국의 실제 영업면적은 908㎡(약 274.7평)에 불과함에도 '800평 최대규모' 문구를 게시해 실제 면적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를 표방한 위반사실이 확인됐다"며 "약사법상 약국 개설자는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과장하는 광고, 또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우월성을 암시하는 광고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고 해석했다. 약국은 소명 과정에서 '시행사의 고지 내용을 착오 반영했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의의무 소홀로 인해 주민과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인·유인할 우려가 있다고 최종 판단하게 됐다는 것.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의약품 유통관리 및 판매질서 유지를 위한 준수사항) 제2항 등에는 '사실과 다르게 또는 사실을 과장·축소·은폐해 표시·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비교 대상 및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기의 약국이나 자기의 약국에서 조제·판매하는 의약품이 다른 약국이나 다른 약국에서 조제·판매하는 의약품 보다 우월하거나 유리하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광고' 등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차 위반시 시정명령으로 행정처분은 미미하지만, 형사고발시 법 제95조(벌칙)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창고형 약국의 과대·과장광고에 대한 처분에 대해 지역 약국은 일정 부분 시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창고형 약국이 늘어나면서 '최대규모', '○○○평', '○○○대 주차 가능' 등 소비자들을 현혹할 만한 문구들을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경우 역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약국은 약국 외벽은 물론 네이버 플레이스, 인스타그램 등에 명시됐던 '중부권 최대규모 800평', '800평 최대 규모' 등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지역의 약사는 "이번 사례의 경우에도 약국 면적을 무려 3배 가까이 과장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장 큰 약국', '저렴한 약국'으로 인지하게 한 부분"이라며 "허용된 법을 넘어선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약사도 "착오였다고는 하지만 창고형 약국이 점차 엇비슷한 형태를 갖춰가다 보니 약국 면적, 취급 품목 수, 주차가능 대수 등을 앞세워 약국간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며 "창고형, 팩토리, 제일큰 등 소비자에게 의약품을 공산품으로 오인하게 하고, 오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명칭 사용에 대해 강력한 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6일에는 창고형, 팩토리 등을 약국 고유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이르면 연내 시행될 전망이다. 약국 상호 뿐만 아니라 간판 내 '창고형', '마트형' 등 표현도 금지되며, 기존에 금지되는 표시를 사용하고 있는 약국 개설자 역시 6개월간 유예기간을 두고 소급 적용을 받게 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약사법 개정은 최근 창고형 약국으로 인한 의약품 남용 우려 등 사회적 부작용 문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국민의 의약품 구매와 약국 방문 기준에 과도한 상업적 영향을 받지 않는 건전한 약국 판매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2026-09-08 12:10:17강혜경 기자 -
다른 환자 처방전 이면지로 재활용…약국 "어떻게 이런 일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의원이 다른 환자의 처방전을 재활용한 '불량 처방전'을 발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의원이 동일한 날짜에 진료를 본 환자의 처방전에 '엑스(X)'를 긋고, 뒷면에 다른 환자의 처방전을 발행한 것인데 약국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약사가 약국보관용 이면지 처방전을 받은 것은 지난 달 26일이었다. 처방전 양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살펴보던 중 뒷면에 다른 환자의 처방전에 엑스가 쳐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최초 작성됐던 처방전은 비대면 진료에 의한 처방전으로, 환자 성명·주민등록번호는 물론 환자 연락처까지 고스란히 명시돼 있었다. 이면지로 활용된 처방전은 제대로 된 양식 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코드, 환자 성명·주민등록번호, 의료기관 명칭·전화번호·팩스번호, e-mail 주소, 질병분류 기호, 처방 의료인 성명·면허번호 등이 각각의 위치에 명시돼 있긴 했으나 제대로 된 처방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A약사는 "종전에도 이면지를 활용한 처방을 받은 적은 있지만, 타인의 처방전을 이면지로 사용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단순 해프닝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타인의 처방 내역 등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유출하는 경우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19조(정보 누설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진단서·검안서·증명서 작성·교부 업무, 처방전 작성·교부 업무, 진료기록 열람·사본 교부 업무, 진료기록부 등 보존 업무 및 전자의무기록 작성·보관·관리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법 제21조(기록 열람) 역시 의료인, 의료기관의 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안전조치의무)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가 유출 등이 되지 아니하도록 내부 관리계획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부분에 저촉될 수 있는 것. 특히 건강, 병력 진료내역 등은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처방전에 이면지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보건복지부 유권해석도 존재한다. 처방전은 법정 서식이므로 법에 정한 규격 및 재질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유권해석의 내용이다. 이 약사는 "자칫 환자의 주민번호, 질병분류기호, 연락처 등이 다른 환자를 넘어 제3자에게 그대로 노출될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라며 "특히 뒷면이 비대면 진료였다는 면에서 의원가의 주의 역시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 전문 변호사도 "처방전에는 환자의 성명과 고유식별정보, 특정 질환을 유추할 수 있는 민감 정보 등이 총 망라돼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행정 편의나 자원 절약을 이유로 이면지를 처방전에 활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관리 소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9-05 06:00:54강혜경 기자 -
범부처사업단, STEP-UP 포럼…필수의료기기 제품화 지원[데일리팜=황병우 기자]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함께 서울 YTN 뉴스퀘어에서 2026 범부처 의료기기 STEP-UP 이니셔티브 통합포럼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필수의료기기의 연구개발 방향과 제품화 지원체계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개발 성과가 의료현장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과학, 평가기술, 표준화 지원 현황을 함께 점검한 것이 핵심이다. 필수의료기기는 국민 생명과 건강에 직결돼 의료현장에서 안정적인 확보와 공급이 필요한 의료기기를 의미한다. 기술 자립을 위한 선제적 연구개발과 제품화 지원이 필요한 품목군으로도 꼽힌다. 의료기기 STEP-UP 이니셔티브는 식약처와 사업단이 추진해 온 범부처 의료기기 제품화 지원 거버넌스의 새 명칭이다. 연구개발 과제의 기술성숙도를 기반으로 개발 단계를 분석하고, 초기 연구부터 제품화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규제과학과 기술지원을 연계하는 플랫폼이다. 포럼은 김법민 사업단장의 개회사와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김태형 사업단 본부장은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과 필수의료기기를 주제로 사업 추진 방향과 필수의료기기 개발 필요성, 지원 현황을 소개했다. 연구자 발표에서는 주요 필수의료기기의 국산화 개발 현황과 연구 전략이 공유됐다. 이식형 심장박동기 및 고정밀 리드, 완전 자기부상 방식 심폐용 혈액펌프, 혈액투석용 비중심순환계 인공혈관, 심폐수술용 혈관 튜브·카테터, 말초혈관 혈전 제거 카테터 등이 다뤄졌다. 분야별 전문기관들은 연구개발 단계별 제품화 지원 방안을 소개했다. 치료·진단 의료기기의 평가와 인허가 지원,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제과학 지원, 의료용품 전주기 기술지원 및 평가기술 개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신뢰성·보안 검증, 글로벌 초격차 기술 분야 표준개발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단은 올해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신규과제 106개를 선정하고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제별 개발 단계와 의료현장 수요를 반영한 지원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가 제품화와 현장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력과 후속 지원체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법민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장은 "의료기기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제품화와 의료현장 활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규제와 평가, 표준화 등을 함께 고려하고 제품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 과제를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단은 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기기의 선제적 개발을 지원하고, 연구자들이 개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연계한 지원체계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2026-09-04 13:21:45황병우 기자 -
'창고형' 메가타운약국 전국 확산…외부 자본개입설도 나돌아[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창고형 약국을 표방한 메가타운약국의 전국구 확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내 20곳까지 확장을 예고했던 메가타운약국이 단 6개월 만에 가맹약국을 21곳까지 늘리며 목표치를 넘긴 데 이어 현재도 경기 파주점 등이 개설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메가타운약국은 메가헬스케어가 메가팩토리약국을 본 따 만든 후발주자지만, 선발주자를 넘어서는 확장 속도를 보이면서 '대기업이 연루됐다'는 자본 개입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제는 확장 속도만큼이나 지역 약국들의 불만 역시 폭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출신 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된 프랜차이즈형 창고형 약국이 동네약국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A지점 개설자가 B지점으로 이동하거나, 3개월 만에 개설자가 변경되는 등의 사례도 나오면서 네트워크 가능성에 대한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매달 3곳씩 문 열었다" 6개월 만에 16곳 개설 행정안전부 인허가 시스템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인허가가 완료된 메가타운약국은 전국적으로 21곳이다. 3월 프랜차이즈 등록을 마친 이후 6개월 새 16곳이 추가로 개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7월에는 무려 6곳이 개설됐으며 6월과 8월에도 3곳씩 개설이 완료됐다. 전북, 대구, 충북, 경기에 한정되던 개설 지역 역시 경남, 충남, 인천, 경북, 대전 등 9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특히 경기의 경우 화성 2곳, 평택, 구리, 양주, 광주, 수원 등 7곳으로 가장 많고 충남 아산, 세종, 천안 등 3곳, 전북·대구·충북·인천 각 2곳 등으로 확인된다. 충북 청주와 경기 화성에서는 불과 10km, 18km 내 메가타운약국이 연이어 개설됐다. 차량 이동시 15~20분 거리에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는 창고형 약국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는 것. 이 약국들은 '메가타운약국' 또는 '메가타운약국 ○○점', '○○메가타운약국'이라는 공통 표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메가타운약국과 메가타운약국 ○○점이 각 10곳으로 가장 많고, ○○메가타운약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일선 약사들은 확장 속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연내 20여곳까지 점포를 확장하겠다'던 주장이 6개월 만에 목표치를 달성한 만큼 연말까지 30곳 가량 규모가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4월 메가타운약국은 ▲5월 진주점, 송도점 ▲6월 화성점, 경산점, 청라점, 아산점, 동탄점 ▲7월 세종점, 양주점, 대전점, 수원점 ▲8월 천안점, 포항점1, 포항점2 ▲9월 의정부점, 안산점 ▲10월 울산점, 동대구점 오픈을 예고하기도 했다. 매달 적게는 2곳에서 많게는 5곳의 점포를 확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지역 약사회 관계는 "4월 예고됐던 창고형 약국 지도가 상당부분 일치한다. 경산점, 수원점, 의정부점, 안산점, 울산점, 동대구점 등이 빠져 있지만 전국구로 확장했다. 인천 송도점의 경우 매출이 잘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지역에서도 프랜차이즈 형태 창고형 약국에 대한 약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자본 개입설 '솔솔'…농심 측 발끈 전국 확산에 속도가 붙으면서 거대 자본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형카페, 수입맥주 유통처부터 농심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힘을 받고 있는 주장이 농심 개입설이다. 일부 약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판도라약국을 선보였던 농심이 창고형 약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메가마트 내 창고형 약국이 높은 일매출 등을 기록하면서, 메가타운에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농심 메가마트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래메가마트 내 창고형 약국의 경우 약사에게 공간을 임차해 준 것으로, 약국 운영 등에 있어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무한 확장에 지역 약사회와 마찰 메가타운약국은 오는 5일 대전탄방점과 경기광주점을 오픈한다. 각 300평과 500평 규모로, 36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9일에는 수원판타지움점과 전북 군산 메가타운약국이 문을 연다. 아직까지 메가타운약국이 개설되지 않은 지역은 서울, 전남, 강원, 제주, 울산, 부산, 광주 등 7곳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 파주 등에도 신규 점포 확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이미 '메가타운약국 9월 중순 오픈'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져 있으며 인테리어 공사도 시작됐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운정신도시 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택했지만, 지역 내 운정빌리지약국과 인접한 메디타운약국 등이 있어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지역 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지점을 확대하면서 지역 약사회와 지역 약국들간 마찰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일부 점포의 경우 사입 자료 없이 의약품을 나눠쓰거나, 개설자가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등의 사례들이 있어 지속적인 주시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2026-09-03 11:59:14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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