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오랜 세월동안 효능 ,효과를 검증받은 박카스는 많은 골수팬을 가지고 있다.

우리 아빠도 그중 한명이였다.

 

편찮으셨던 아빠는 박카스를 만병통치약처럼 찾아 마셨다.

자고 일어났을때,TV보다가 ,입이 심심할떄, 온몸이 쑤시고 아플때 마다 박카스를 타오라고 하셨다.

커피도 아닌데 박카스를 타오라니...

아빠의 박카스 복용법은 , 빈 유리 글라스에 박카스 두병을 넣고 섞어 한번에 원샷하는 거였다.

이때 어떤 이물질(?)도 들어가선 안된다.

아무리 좋은 약도 남용하면 안될것같아 어린맘에 아빠 몰래 박카스 한병 반에 물 반을 섞어 가져갔다가 눈물이 쏘~옥 빠지게 혼이 난적도 있다.

아빠의 이 독특한 사랑때문에 엄마와 난 하루가 멀다하고 약국을 들락거렸다.

산중턱에 있었던 우리집에서 약국까지 왔다갔다하는 일은 여간 힘든일이 아니였다.

게다가 집으로 올라갈때  여러통의 박카스를 들고가다보면 비닐봉지가 쭈~욱 늘어져 손가락마디마디를 눌러 이 손 저 손으로 옮겨가며 간신히 들고가곤했다.

한겨울에도 땀이 비오듯했다.

딱히 되고싶은게 없던 내가, 반드시 약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다소 코믹하기까지하다.

약대를 졸업하고 바로 약국을 오픈했던것도 몸 좀 편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필요할때면 바로 ,원가에 마실수있어 나름 효도한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않나보다,

아빠는 얼마지나지않아 돌아가셨다.

힘들게 오르락내리락했던 일들이 추억이 됐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때가 그립다.

일하다보면 매일 박카스를 보게된다.

박카스를 보면 아빠 생각이 난다.

그리움이 박카스에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