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약국, 보험등재 일반약 약가차액에 '골머리'
판매용 의약품 조제땐 손해…급여용 일반약 '무용론'
김정주 기자 2008-03-05 12:30:18
보험적용이 가능한 일부 급여용 일반약 품목들을 놓고 동네약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일부 일반약에 보험적용이 가능해 드물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들 제품은 대부분 유명품목들로, 거의 지명구매로 판매되고 있다.
때문에 동네약국들은 싼 가격의 급여용은 구비해 놓지 못하다 가끔 처방전이 유입되면 같은 제품의 비싼 비급여용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 결국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일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들 제품의 급여용·비급여용의 용량대비 사입가가 적게는 500~600원대에서 많게는 8000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국들은 업체와 차액보상과 반품 등으로 적잖게 골치를 썩고 있다.
이는 특히 처방전 유입이 적은 동네약국일수록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 때문에 영업사원과 마찰을 겪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비급여용 대체…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급여용 일반약 가운데 약국가에서 말하고 있는 품목들은 동국제약의 인사돌, 오라메디, 마데카솔, 바이엘코리아의 카네스텐크림, 한국얀센의 니조랄액(2%) 등으로 대부분 지명구매가 이뤄지는 유명 품목들이다.
이들 제품은 성분이 모두 같고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으며 가격, 용량, 케이스·설명서 유무 등에서만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보험용은 케이스 또는 설명서가 없으며 일반용보다 값이 싸다.
오라메디처럼 보험용 10g, 일반용 6g으로 출시돼 용량을 맞출 수 없어 일반용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그 외 카네스텐, 인사돌, 니조랄 등은 일반용 대체가 충분히 가능하다(니조랄은 이달부터 비듬치료 사용 시 전면 비급여).
즉, 카네스텐 20g 처방전이 발생됐을 때, 약국에 소분조제용 100g 제품이 없어 일반용 20g을 내놓게 되거나, 급여용 인사돌 500T가 없어 조제를 못할 경우 비급여용 PTP를 까서 조제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용을 소분, 가격을 대비시키면 그 차이만큼 손실분을 계산할 수 있으며 이때 약국은 조제료가 무색하게 된다.
이에 대해 약국가에서는 “구비해놓자니 처방이 안나와 반품할 것들만 창고에 쌓이고 비급여용으로 대체하자니 조제료를 고스란히 날린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올제약의 박트로반 10g의 경우 케이스·비케이스 타입으로만 구분, 둘 다 보험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가격 또한 동일하게 맞춰 이러한 혼선을 줄였다는 것이 약국가의 평가다.
손실 차액보상도 약국-업체 간 이견
여기서 약국가에 닥치는 문제는 손실에 대한 차액보상이다. 취재에 응한 동네약국들은 품목을 거론하며 “비용 손실분을 요구해도 제대로 보전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사실상 차액보상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A약사는 “업체에 차액분 보상을 요청했더니 ‘증빙을 위해 처방전을 보여달라’거나 ‘(일반용) 포장 케이스를 모아둬라’고 말해 그렇게 했으나 결국 보상을 안해주더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비자 인식. 급여용 일반약의 약값 차이를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생기면서 “통째로 사갈테니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A약사는 “심지어는 인사돌을 장기 복용을 하는 환자가 와서 ‘500정짜리가 훨씬 싸던데 그것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체들은 처방 근거자료만 구비하고 있으면 차액보상은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처방기록 등만 갖고 거래 담당자에게 요청만 하면 직거래, 도매 상관 없이 간단히 차액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약국가의 근거 보관을 당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보험용 제품 공급과 반품이 원활한 만큼 구비를 해 놓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있어 차액보상은 원활한 편”이라고 밝혔다.
근본 원인은 잘못된 보험등재 방식
약사들은 이 같은 문제에 일면 동감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인 보험등재 방식이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을 겪은 약사들은 급여용 일반약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대구의 B약사는 “실제로 가장 심각했던 것은 파스였다”고 경험담을 말하며 “이제 비급여로 풀렸기 때문에 파스로 골치 아플 일은 없을 테지만 나머지 제품들의 문제는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약국들이 많다”고 전했다.
부천의 C약사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일반약은 모두 비급여로 빼야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의 보험등재 방식에 있음을 지적했다.
같은 지역 D약사도 “잘못된 보험등재 방식으로 약국-업체 모두가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당국의 발 빠른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일부 일반약에 보험적용이 가능해 드물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들 제품은 대부분 유명품목들로, 거의 지명구매로 판매되고 있다.
때문에 동네약국들은 싼 가격의 급여용은 구비해 놓지 못하다 가끔 처방전이 유입되면 같은 제품의 비싼 비급여용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 결국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일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들 제품의 급여용·비급여용의 용량대비 사입가가 적게는 500~600원대에서 많게는 8000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국들은 업체와 차액보상과 반품 등으로 적잖게 골치를 썩고 있다.
이는 특히 처방전 유입이 적은 동네약국일수록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 때문에 영업사원과 마찰을 겪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비급여용 대체…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
급여용 일반약 가운데 약국가에서 말하고 있는 품목들은 동국제약의 인사돌, 오라메디, 마데카솔, 바이엘코리아의 카네스텐크림, 한국얀센의 니조랄액(2%) 등으로 대부분 지명구매가 이뤄지는 유명 품목들이다.
이들 제품은 성분이 모두 같고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으며 가격, 용량, 케이스·설명서 유무 등에서만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보험용은 케이스 또는 설명서가 없으며 일반용보다 값이 싸다.
오라메디처럼 보험용 10g, 일반용 6g으로 출시돼 용량을 맞출 수 없어 일반용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그 외 카네스텐, 인사돌, 니조랄 등은 일반용 대체가 충분히 가능하다(니조랄은 이달부터 비듬치료 사용 시 전면 비급여).
즉, 카네스텐 20g 처방전이 발생됐을 때, 약국에 소분조제용 100g 제품이 없어 일반용 20g을 내놓게 되거나, 급여용 인사돌 500T가 없어 조제를 못할 경우 비급여용 PTP를 까서 조제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용을 소분, 가격을 대비시키면 그 차이만큼 손실분을 계산할 수 있으며 이때 약국은 조제료가 무색하게 된다.
이에 대해 약국가에서는 “구비해놓자니 처방이 안나와 반품할 것들만 창고에 쌓이고 비급여용으로 대체하자니 조제료를 고스란히 날린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올제약의 박트로반 10g의 경우 케이스·비케이스 타입으로만 구분, 둘 다 보험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가격 또한 동일하게 맞춰 이러한 혼선을 줄였다는 것이 약국가의 평가다.
손실 차액보상도 약국-업체 간 이견
여기서 약국가에 닥치는 문제는 손실에 대한 차액보상이다. 취재에 응한 동네약국들은 품목을 거론하며 “비용 손실분을 요구해도 제대로 보전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사실상 차액보상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A약사는 “업체에 차액분 보상을 요청했더니 ‘증빙을 위해 처방전을 보여달라’거나 ‘(일반용) 포장 케이스를 모아둬라’고 말해 그렇게 했으나 결국 보상을 안해주더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비자 인식. 급여용 일반약의 약값 차이를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생기면서 “통째로 사갈테니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A약사는 “심지어는 인사돌을 장기 복용을 하는 환자가 와서 ‘500정짜리가 훨씬 싸던데 그것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체들은 처방 근거자료만 구비하고 있으면 차액보상은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처방기록 등만 갖고 거래 담당자에게 요청만 하면 직거래, 도매 상관 없이 간단히 차액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약국가의 근거 보관을 당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보험용 제품 공급과 반품이 원활한 만큼 구비를 해 놓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있어 차액보상은 원활한 편”이라고 밝혔다.
근본 원인은 잘못된 보험등재 방식
약사들은 이 같은 문제에 일면 동감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인 보험등재 방식이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을 겪은 약사들은 급여용 일반약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대구의 B약사는 “실제로 가장 심각했던 것은 파스였다”고 경험담을 말하며 “이제 비급여로 풀렸기 때문에 파스로 골치 아플 일은 없을 테지만 나머지 제품들의 문제는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약국들이 많다”고 전했다.
부천의 C약사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일반약은 모두 비급여로 빼야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의 보험등재 방식에 있음을 지적했다.
같은 지역 D약사도 “잘못된 보험등재 방식으로 약국-업체 모두가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당국의 발 빠른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정주 기자 (jj0831@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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